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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화. 내가 널 해칠 거 같아? (25/84)


25화. 내가 널 해칠 거 같아?
2022.12.26.


태혁은 눈꺼풀을 들어 올리며 나영을 쳐다보았다.

그녀는 경계심을 품은 눈으로 그를 바라보고 있었다.

마치 그가 섣불리 다가가려고 하면 그대로 가시덤불 속으로 숨어버릴 사람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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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는 내가 널 해칠 거 같아?”

그의 덤덤한 질문에 나영의 눈빛이 흔들렸다.

그녀가 너무 예민하게 반응했다는 걸 그녀 자신이 제일 잘 알았다.

남들은 그저 웃으며 넘길 수 있는 일에 그녀만 그러지 못하고 여전히 갇혀 사는 거 같아서 나영은 마음이 안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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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 할 일이 생각났어요. 그만 가볼게요.”

나영은 핑계를 대며 반도 안 먹은 도시락을 내려놓고 자리에서 일어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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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 이 장어를 우리한테 먹게 하려고 황 여사님이 뭘 했는지 알아?”

갑자기 장어 타령에 나영은 멈칫하며 그를 쳐다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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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

최태혁 교수는 젓가락으로 통통한 장어 한 마리를 들어 올리며 아주 진지하게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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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걸 안 먹고 그냥 가는 건 황 여사님의 용기와 희생을 욕보이는 거라고.”

장어에 용기와 희생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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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그럼 제가 장어값 드릴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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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리사한테 가장 치욕스러운 일이 환불이야. 너 그렇게 환갑 되신 황 여사님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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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았어요! 먹으면 되잖아요!”

그녀가 또 황 여사님을 상처입힌다고 말하려는 거 같아서 나영은 다시 자리에 앉아서 장어를 뜯었다.

그리고 불만스러운 눈으로 최태혁 교수를 쳐다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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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금 농담하신 거죠?”

용기니, 희생이니.

장어 때문에 그럴 리가 없지 않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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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아버지가 툭 하면 집에 있는 사람 쫓아낸다는 소리를 하는데, 이유는 딱 하나야.”

최태혁 교수는 마지막 장어를 그녀의 밥그릇 위에 올려주며 톡 쏘듯이 한마디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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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

나영은 꿀꺽 침을 삼켰다.

이 장어 때문에 황 여사님이 그 집에서 쫓겨나면 나영은 감당할 수 없을 거 같았다.

***

오승준은 먼저 커피를 들고 그의 방에 찾아온 태혁을 웬일이냐는 눈으로 쳐다보았다.

항상 그가 먼저 찾아가야 만날 수 있었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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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해가 서쪽에서 떴냐? 네가 무슨 바람이 불어서 날 먼저 만나러 왔어?”

태혁이 말보다 먼저 사 온 커피를 오승준에게 내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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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마 나 마시라고 사 온 거야?”

태혁이 맞다고 고개를 끄덕이자 승준은 이제 기분이 좋은 게 아니라 좀 불길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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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 나한테 부탁할 거 있지?”

태혁은 거리낌 없이 바로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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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 우리 집으로 들어와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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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뭐?”

승준은 말도 안 되는 소리를 들은 표정을 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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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멀쩡한 내 집 놔두고 내가 왜 네 집에 들어가!”

아직 대출금도 다 못 갚은 아파트였다.

그 집 대출금을 갚기 위해서라도 의사 생활을 10년은 더 해야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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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 같이 살면 좋잖아.”

최태혁 입에서 먼저 친구 소리 나온 건 처음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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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랑 내가 언제 친구였어! 그냥 대학 동기지.”

차현이랑 그랑 누가 더 친하냐고 물을 때는 무시하더니 이제 와서 친한 척하니 승준도 빈정이 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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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니야. 내가 차현이랑은 같이 못 살아도 너랑은 같이 살 수 있어.”

태혁이 그렇게까지 말하자 승준도 잠시 감동했다.

그런데 무언가 꺼림칙한 기분을 지울 수가 없었다.

아무리 생각해도 이 인간이 남한테 먼저 같이 살자고 말할 성격이 아니었다.

분명 꿍꿍이가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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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도 난 내 돈으로 산 우리 집이 좋아.”

그래서 승준은 딱 잘라 거절했다.

그날부터 병동에서는 오승준 교수를 쫓아다니는 최태혁 교수의 모습을 종종 볼 수 있게 되었다.

그로 인해 최태혁 교수가 여자보다 남자를 더 좋아하는 거라는 소문은 더욱 굳건해졌다.

그 일에 가장 신난 건 오승준 교수와 함께 살고 있었던 동생 승희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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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오빠 곧 최태혁 교수랑 동거하게 될 거 같아.”

나영은 자기 때문에 두 교수님이 그런 소문에 휩싸이게 된 걸 알기에 승희와 같이 좋아할 수가 없었다.

설마 최태혁 교수가 그리 적극적으로 오승준 교수를 설득할 줄은 몰랐다.

사실 좀 감동했다.

그녀의 부모님도 위험하게 혼자 살 바에는 차라리 불편하게 병원 숙소에 살게 두고 있는데, 최태혁 교수는 두 발 벗고 나서서 남을 괴롭히면서까지 그녀의 생활 환경을 개선시켜 주려고 하고 있었으니까.

아니, 설마 진짜 까망이 때문인가?

사람한테는 불친절해도 동물한테는 한없이 친절한 남자라니.

이걸 나쁜 남자라고 해야 할지 착한 남자라고 해야 할지 잘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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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혼자 살게 되면 너 우리 집에 들어와서 같이 살자.”

나영이 레지던트 숙소에서 지내는 걸 아는 승희가 먼저 그녀에게 같이 살자고 말해주었다.

나영은 웃으며 고맙다고 말했다.

같이 살 수 있는 룸메이트가 있으면 아버지도 더 반대하지는 못할 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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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환갑 되신 어르신 선물로 뭐가 좋을까?”

내일 드디어 황 여사님을 만난다. 그래서 나영은 선물을 준비할 생각이었다.

그리고 장어에 대해 꼭 물어볼 생각이었다.

최태혁 교수가 그녀를 놀린 건지, 진실인 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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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승희와 상의한 끝에 황 여사님 선물은 고급스러운 스카프를 사기로 했다.

그럼 백화점에 가서 쇼핑해야 하는데, 그녀는 도저히 백화점에 갈 시간이 안 되었기에 나영은 동생 찬스를 썼다.

휘영에게 부탁해서 백화점에서 스카프를 사서 병원으로 가져다 달라고 부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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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 선물인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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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 거 없고. 늦어도 내일 아침 9시까지 가져다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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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나 혹시 만나는 남자 어머니한테 환심 사려고…….]

뚝.

휘영이 쓸데없는 소리를 하자 나영은 바로 전화를 끊어버렸다.

환심은 무슨 환심.

그녀는 단지 황 여사님이 싸주신 도시락에 대한 감사의 표시로 선물하는 것이었다.

황 여사님은 최태혁 교수의 어머니도 아니었고.

그러고 보니 그는 황 여사님 이야기는 자주 했는데, 어머니에 대한 말은 한마디도 없었다.

그게 새삼 신경이 쓰였다.

휘영이 저녁 8시쯤 연락을 하자 나영은 병원 정문 앞에서 기다리라고 지시했다.

병동까지 선물을 가져다주면 편하겠지만, 사람들이 그녀의 동생을 보게 되는 건 불편했다.

그래서 일부러 그녀가 병원 정문까지 내려갔는데.

혼자 있어야 할 동생이 병원 간호사 두 명과 이야기하고 있는 걸 발견한 나영은 화들짝 놀라서 기둥 뒤에 숨었다.

하하 호호거리는 걸 보니 무슨 상황인지는 바로 감이 왔다.

나영은 간호사들이 떠날 때까지 기다렸다가 휘영이 혼자 남자 서둘러 정문 밖으로 뛰어나가서 휘영의 귀를 붙잡고 끌고 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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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 아파! 누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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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야말로 내가 근무하는 곳에서 감히 여자를 꼬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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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슨 소리야! 저 여자들이 먼저 말 걸었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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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마 내가 누나인 거 말했어?”

그녀가 추궁하며 귀를 세게 당기자 휘영은 절로 목소리가 높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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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 안 말했어! 안 했다고!”

나영은 휘영의 손에 들린 종이 가방을 빼앗듯이 가져와서는 그제야 잡고 있던 귀를 놓아주며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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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으로 병원에 얼씬도 하지 마.”

휘영은 기가 차서 반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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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나가 날 부려 먹어서 온 거거든.”

나영이 쌩하니 선물만 가지고 가버리자 휘영은 그녀의 등에 대고 외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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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수증 넣어뒀으니 선물 산 돈 꼭 보내! 내 용돈으로 산 거야.”

들은 척도 안 하고 가버리는 나영의 뒷모습을 보고 휘영은 혀를 찼다.

***

태혁은 수술이 아침 8시부터 있었기에, 황 여사를 건강검진센터로 안내하는 건 홍식이 맡았다.

병원 온 김에 같이 검진받으라고 했지만, 분명 홍식은 황 여사만 센터에 모시고 가서 튈 게 뻔했다.

수술을 끝내고 황 여사를 만나러 가야 하는 태혁은 평소보다 좋은 기분으로 수술방으로 들어갔다가 어시스트 자리에 서 있는 남호진을 보고 저도 모르게 움찔했다.

하필 오늘 너냐.

태혁은 집도의 자리에 서며 남호진에게 먼저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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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하자.”

실수하면 죽여버린다고 말하면 더 긴장해서 실수할까 봐 일부러 유하게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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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넵.”

대답만 잘했다.

오늘 수술은 복강경담낭절제술이었다.

보통 담낭절제술은 몸에 3, 4개의 구멍을 뚫고 수술하게 되는데, 오늘 태혁이 하는 수술은 배꼽에만 구멍을 뚫고 진행했다.

그럼 더 섬세하고 정교한 기술이 필요하지만, 그만큼 환자의 회복이 빠르고 수술 후 통증도 적었다.

오늘 수술할 환자는 20대의 여성이었기에 몸에 수술 흉터가 적게 남는 게 더 중요했다.

수술은 태혁이 남호진의 이름을 세 번 정도 부르고 끝이 났다.

태혁은 수술을 끝내고 바로 검진센터로 내려갔다.

이미 검진을 다 끝낸 황 여사가 검진센터 입구 의자에 앉아 있는 걸 발견한 태혁은 표정이 밝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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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 여사님.”

그가 부르는 소리를 듣고, 다소곳이 앉아 있던 환갑의 여인이 고개를 돌려 그를 쳐다보았다.

동그란 얼굴에 동그란 안경을 끼고 있는데, 쌍꺼풀이 깊게 팬 눈까지 동그래서 인상이 모난 곳 없이 부드러웠다.

키가 작은 황 여사는 의자에서 일어나도 그의 가슴에도 안 닿았기에 태혁은 그녀와 함께 다시 의자에 앉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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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쁠 텐데 뭐 하러 여기까지 왔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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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식이 자식 놀다가 늦을 게 뻔하니까요. 검진은 받으라는 거 다 받으셨어요?”

황 여사는 나이 드니까 검진받을 게 너무 많다면서 고개를 절레절레 저으셨다.

사실 황 여사보다 더 나이가 많은 할아버지는 돈 아깝다면서 검진도 2년에 한 번씩 받고 있었다. 주인이 그러니 직원 복지가 더 나을 리도 없었다.

그래서 황 여사의 검진은 그의 돈을 써서 매년 시켜드리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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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거면 그 아가씨랑 같이 오지.”

황 여사가 혼자만 온 그를 타박했다.

태혁 할아버지가 태혁한테 결혼 안 하면 유산은 한 푼도 없다는 소리만 입 아프게 했었지, 태혁이 먼저 여자 이야기를 한 게 처음이라서 황 여사는 어떤 아가씨인지 엄청 궁금했다.

태혁은 손을 들어 올리며 자신 있게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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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셋을 세면 저 엘리베이터 문이 열리며 나타날 거예요.”

검진센터 오는 길에 나영에게도 전화했는데, 지금 오겠다고 말했다.

그러니 대충 나타날 시간이 되었다.

황 여사는 그가 장난을 친다고 생각하고 믿지 않는 표정이었다.

태혁은 천천히 손가락을 접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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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

황 여사는 긴가민가한 표정을 지으며 엘리베이터 쪽을 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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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둘.”

태혁도 숫자를 세며 엘리베이터 계기판의 숫자를 주시하였다.

사실 저 엘리베이터에 나영이 탔을지 안 탔을지는 그도 장담할 수 없었다.

그런데 왠지 탔을 거 같았다.

진짜 탔으면 운명인 걸로.

나영의 동의도 없이 그 멋대로 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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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셋.”

띵.

그가 셋을 셌을 때 엘리베이터가 도착했다는 소리가 울리며 문이 활짝 열렸다.

그 안에서 걸어 나오는 하얀 의사 가운의 여의사를 보고 황 여사의 얼굴에 환하게 미소가 번졌다.

도자기 빚어놓은 듯이 뽀얀 피부가 사람들 사이에서도 눈에 띄었고, 머루알 같은 까만 눈동자는 청량하고, 버선코처럼 우아하게 뻗은 콧날과 갸름한 얼굴은 지나침 없이 그저 아름다웠다.

사람이 예쁘니 햇살도 그녀의 주위에 보석 가루처럼 뿌려진 듯 반짝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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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 예쁜 의사 아가씨 맞나?”

태혁도 걸어오는 그녀한테서 눈을 떼지 못하며 대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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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면 직접 물어보세요.”

아마도 아주 오래도록 이 순간을 기억하게 될 거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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