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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화. 질투 아냐? (19/84)


19화. 질투 아냐?
2022.1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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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혁은 차분하게 손을 뻗어 나영에게 자리를 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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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선 앉아.”

나영은 불신의 눈으로 그를 쳐다보다가 소파로 걸어가서 앉았다.

하지만 절대 팔짱을 풀지는 않았다.

마치 그가 납득할 만한 설명을 하기 전에는 절대 이 팔을 풀지 않겠다는 듯이.

태혁은 크게 기침하여 목소리를 가다듬은 다음 그녀의 뜻대로 설명을 시작했다.

그가 어쩌다 윤이나와 그런 소문이 나게 되었는지.

윤이나가 스토커 때문에 다친 일부터 시작해서 아주 상세히.

특히 이 일에 큰 책임이 있는 건 오승준이라는 걸 강조하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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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된 거야.”

설명을 다 끝냈는데도 그녀가 여전히 팔짱을 낀 자세로 그를 쳐다보고 있자 태혁은 불안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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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그때 소문이 사실이 아니라고 해명 안 하신 거예요?”

역시나 그녀는 소문에 대한 그의 태도가 잘못되었다고 지적해 왔다.

거기에 대해서는 그가 태어나는 순간으로 거슬러 올라가야 했다.

그가 얼마나 재수 없는 운명을 타고 태어났는지.

그래서 얼마나 지긋지긋하게 소문을 달고 살아야만 했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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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찮아서.”

그러나 태혁은 아주 짧은 한마디로 그 모든 걸 함축해 버렸다.

당연히 나영은 이해하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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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찮아서 그냥 윤이나 교수님이랑 사귀는 사이가 되신 거라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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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짜 사귄 게 아니라 사람들이 그렇게 말했을 뿐이라니까.”

태혁은 강조했다.

그는 단 1초도 윤이나와 그런 사이가 되고 싶었던 적이 없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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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여튼 제대로 해명 안 한 교수님 잘못도 있는 거잖아요.”

그녀의 말은 정확히 핵심을 찔렀고, 태혁은 부정할 수 없었다.

그가 되는대로 대충 살아온 게 설마 지금 이리 그를 궁지에 몰아넣을 줄이야.

태혁은 자신의 과거를 반성하면서 진심으로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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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으로는 절대 안 그럴게.”

그의 대답이 너무 황당해서 나영은 실소가 나왔다.

그녀는 바로 소파에서 일어나 문으로 걸어갔다.

그냥 가버리려고 하는 그녀의 등에 대고 태혁은 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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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도 아직 나한테 기회 두 번 있는 거 맞지?”

나영은 문고리를 손으로 잡고 고개를 돌리며 온기 없는 눈으로 그를 쳐다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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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으로 다 뱉는다고 말은 아니죠.”

탁.

나영은 그대로 떠나 버리고 문 닫는 소리만 허망하게 울렸다.

태혁은 핸드폰을 꺼내 차현에게 전화를 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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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으로 다 뱉는다고 말이 아니라고 하는 게 무슨 뜻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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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 닥치라는 뜻이잖아.]

태혁은 머리를 완전히 뒤로 젖히며 두 눈을 꽉 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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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차피 다 지나간 소문인데, 이게 그렇게 화낼 일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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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사람도 그 소문이랑 같이 사라졌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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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떠났던 건 그였지만, 이제 그도 다시 돌아왔다.

결국 그 소문 속 사람이 지금 모두 이 병원에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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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윤이나는 너무 음흉해서 내가 상대하면 더 골치 아픈 일만 생길 거야.”

사람들의 눈에 윤이나는 흠잡을 곳 없는 반듯한 의사였다.

반대로 그는 흠을 잡으려고 하면 끝도 없는 독사 교수였다.

그러니 사람들은 그의 말보다는 윤이나의 말을 더 신뢰할 것이 분명했다.

그 소문에 대해 그가 이제 와서 다시 끄집어내 사귄 적 없다고 해명한다면 오히려 윤이나는 버림받은 가련한 여자 행세를 할 가능성이 컸다.

그럼 그는 지금보다 더 최악의 상황에 빠져서 문나영과도 끝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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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여자가 진짜 네 말대로 음흉하다면, 과연 이대로 조용히 네가 다른 여자와 연애하는 걸 지켜보기만 할까?]

차현의 말에 태혁은 소름이 오소소 돋아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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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 나 어떻게 해야 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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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여자 마음을 받아주던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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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

태혁은 진심으로 소리 지르며 차현에게 화를 냈다.

***

최태혁 교수 연구실에서 나온 나영은 화난 마음이 사그라지지 않아서 평소보다 걷는 속도가 빨랐다.

최태혁 교수한테 정말 실망이었다.

결국 윤이나 교수가 아직도 저러는 건 그의 책임도 컸다.

그때 제대로 소문을 정리했으면 깔끔하게 끝났을 일이었다.

귀찮아서 못 했다는 말이 제일 기가 찼다.

사귄 적 없다는 그 한마디 하는 게 귀찮은 남자라면 앞으로 어떻게 될지 불 보듯 뻔했다.

역시 남자한테 큰 기대를 거는 것만큼 실속 없는 일은 없다고 생각하며 걸어가던 나영은 분주하게 돌아다니고 있는 승희를 발견하고 멈추어 섰다.

무슨 일이 있나?

나영은 승희에게 먼저 다가가서 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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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장관 외과에 무슨 문제 생겼어?”

승희는 그녀를 끌고 구석으로 가서 작은 목소리로 알려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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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별이 사라졌어. 그래서 지금 위장관 외과 사람들 총동원해서 찾는 중이야.”

지금 병원에서 가장 유명인이 갑자기 없어졌다는 말에 나영도 깜짝 놀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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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라졌다고? 설마 납치야? 그럼 경찰에 당장 연락해야 하잖아.”

유명인이니까 가능성이 없는 건 아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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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니저 말이 평소에도 혼자 잘 없어진대. 납치는 아냐. 그러면 안 돼. 그럼 큰일 나.”

승희의 담당 환자도 아닌데 너무 걱정하는 거 같아서 나영은 그냥 갈 수가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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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 나도 같이 찾아줄게.”

승희는 다른 사람들한테는 비밀이라고 신신당부하며 서둘러 은별을 찾으러 떠났다.

나영도 은별을 찾아서 움직였다.

은별이 정말 스스로 사라진 거라면 사람들 없는 장소를 찾아서 갔을 거 같아서 평소 사람들이 잘 안 다니는 장소들 위주로 둘러보았다.

막 비품실을 나와서 복도를 걸어가던 나영은 반대편에서 걸어오는 윤이나 교수를 보고 걸음이 멈추었다.

그녀는 은별의 담당의였기에 직접 은별을 찾고 있는 듯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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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 선생이 왜 여기 있어?”

의외의 곳에서 만난 그녀를 보고 윤이나가 먼저 말을 걸었다.

나영은 솔직하게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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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장관 외과에서 은별을 찾고 있다고 해서 같이 찾고 있었습니다.”

윤이나는 미소까지 지으며 그녀를 칭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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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쁠 텐데 남의 과 일도 발 벗고 도와주고. 보기보다 착하네.”

보기보다?

윤이나에 대해 안 좋은 감정이 있기 때문인지 그녀의 말이 거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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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응급콜 받아서 지금 돌아가 봐야 해. 그럼 도와준 김에 저쪽도 찾아줄래?”

윤이나가 방금 그녀가 걸어온 방향 쪽을 가리켰다.

나영은 알았다고 고개를 끄덕이고는 윤이나가 손으로 가리킨 연구동 쪽으로 걸어갔다.

직원들이 쉴 수 있게 마련된 외부 테라스가 있어서, 문을 열고 나가보았는데 사람이 없어서 몸을 돌렸다.

그런데 문의 유리창에 무언가 보여서 멈칫했다.

가늘게 피어오르는 저건 연기였다.

나영은 몸을 돌려 연기가 피어오르고 있는 화단 뒤의 작은 공간을 살펴보았다.

거기에 환자복을 입은 은별이 쭈그려 앉아서 담배를 피우고 있었다.

청춘스타가 흡연가라는 것보다 이 좁은 곳에 사람이 들어간다는 게 나영은 더 신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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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사람들이 전부 당신을 찾고 있어요. 은별 씨.”

그녀에게 들켜버린 은별은 미간을 구기며 담배를 바닥에 비벼 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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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담배 피운 거 소문내면 당신 고소할 거야.”

첫 마디가 고소라니.

나영은 은별이 간담췌 외과 환자가 아닌 게 정말 다행이라고 생각했다.

그녀가 아무리 유명해도 별로 부딪히고 싶지 않은 사람이었다.

나영은 승희에게 전화해서 은별을 찾았다고 알렸고, 승희는 바로 달려와서 감격한 표정으로 은별에게 그녀의 드라마를 빠지지 않고 다 봤다고 어필했다.

은별도 자기 팬 앞에서는 그래도 표정이 좀 누그러졌다.

나영은 승희에게 은별의 흡연에 대해 말해줘야 하나 고민하다가 그냥 입을 다물었다.

고소하겠다는 은별의 말이 무서운 게 아니라, 연예인이란 그녀의 직업을 고려했을 때 아는 사람이 많을수록 안 좋을 거 같았으니까.

***

모두가 은별을 말할 때 나영한테는 또 다른 스무 살 환자가 더 중요했다.

바로 이수지의 퇴원이 다가왔다.

중환자실 갈 정도로 애를 태웠던 이수지가 이제야 건강을 회복해서 퇴원할 수 있게 되었으니 주치의로서 감개무량했다.

이수지는 오전 11시에 퇴원 수속을 끝내고 병원을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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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원 정기 검진 잊지 말고 시간 맞추어서 꼭 와야 하는 거 알죠?”

그녀의 당부에 이수지는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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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생님이랑 병원 사람들한테 정말 감사해요.”

그녀야말로 이수지가 건강한 모습으로 퇴원해 주어서 정말 고마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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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태혁 교수님 한 번만 만나고 갈 수 있으면 좋겠는데, 지금 바쁘시겠죠?”

이수지가 마지막까지 최태혁 교수 이름을 말하자 그녀의 심장이 뜨끔했지만, 그녀도 일부러 안타깝다는 표정을 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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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 지금 수술실에 계실 거예요. 다음에 정기 검진 올 때 봐요.”

그건 3개월이나 뒤였기에 이수지는 아쉬운 표정을 짓다가 나영의 어깨너머를 보고 두 눈이 커졌다.

이수지가 손을 번쩍 들어 흔들며 외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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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생님! 저 퇴원해요!”

이수지가 이리 반가워할 사람은 한 사람뿐이라 나영은 고개를 돌려 뒤를 보았다.

최태혁 교수가 정문을 나와 두 사람이 있는 곳으로 걸어오고 있었다.

새하얀 의사 가운이 그가 걸을 때마다 펄럭였다.

백의의 천사가 아니라 백의의 전사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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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아요. 그래서 배웅 온 겁니다.”

최태혁 교수가 그녀의 옆에 서며 하는 말에 이수지가 감격한 표정을 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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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 정말요?”

그럴 리가 없다.

최태혁 교수는 환자 퇴원 날을 먼저 챙긴 적이 한 번도 없었다.

그래도 이수지가 많이 좋아하기에 나영은 입을 꾹 다물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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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에 가서 건강관리 잘해요. 괜히 더 나빠져서 오지 말고.”

그저 형식적인 작별 인사처럼 들릴 수도 있는데, 이수지의 눈시울은 금세 붉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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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생님. 마지막으로 한 번만 안아봐도 되나요?”

그는 대수롭지 않게 손을 내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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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볼 텐데, 마지막은 무슨. 그냥 악수나 해요.”

이수지는 사양하지 않고 그의 손을 두 손으로 꽉 움켜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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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생님. 사인도 해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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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당히 해요.”

결국 최태혁 교수한테 한 소리를 듣고서야 이수지는 택시를 타고 떠나갔다.

그녀와 최태혁 교수는 떠나는 택시를 한동안 바라보고 서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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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다고 제가 교수님 좋게 볼 거란 생각은 버리세요.”

이수지가 떠나자마자 그녀가 쌀쌀맞게 받아치자 태혁은 눈매가 가늘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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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말이야. 네가 윤이나 일로 나한테 화내는 거 질투 아냐?”

나영은 진짜 화난 눈으로 그를 째려보고는 먼저 몸을 돌려 병원 안으로 걸어 들어갔다.

최태혁 교수가 그녀를 따라오는 게 느껴졌지만 무시하고 앞만 보며 걸어가는데, 연속적으로 알람이 울렸다.

나영은 핸드폰을 꺼내 레지던트 단톡방에 올라온 글을 확인했다.

멈칫.

그녀가 멈추어 서자 태혁도 멈추며 그녀가 보고 있는 핸드폰 화면을 힐긋 훔쳐보았다.

레지던트 단톡방이 폭주할 때는 병원에 사건이 터질 때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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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예인이 담배를 피우든 말든, 무슨 상관이라고 이리 난리들이야.”

인터넷 익명 게시판에 은별 흡연에 관련한 글이 올라와서 시끄러워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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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예요.”

나영이 중얼거리는 소리를 들은 태혁은 고개를 내려 그녀의 옆얼굴을 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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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뭐?”

고개를 들어 그를 쳐다보는 나영의 얼굴이 창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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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라스 화단 뒤에 숨어 담배 피우는 은별 발견한 게 저라고요. 그런데 전 인터넷에 이런 글 안 올렸어요.”

태혁의 눈이 찌푸려졌다.

안 좋은 예감이 들었다. 그것도 아주 불쾌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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