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6화 약속의 무게 -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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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닉스가 갈 길이 바쁜 건 잘 안다.
10년 만의 5강, 심지어 4위까지 노릴 수 있는 상황이다.
하지만 오늘 경기는 우리한테도 중요한 경기다.
“한우 맛있겠다···.”
한우··· 때문은 아니고.
아오, 이주학 얘는 옆에서 계속 한우 얘기만 하고 있네.
아무튼 오늘 피닉스 전을 포함해 3연전이 총 세 번 남았다.
거기에 우천 취소 10경기, 미편성 경기 10경기를 포함해 29경기가 남았다.
매직넘버는 16.
시즌이 끝날 때까지 모르는 거긴 하지만 우리가 1위를 한다고 가정했을 때 가장 경계하는 두 팀이 있다.
바로 프렌즈와 피닉스.
프렌즈야 당연하다고 볼 수 있지만 피닉스를 뽑은 건 의외일 것이다.
피닉스를 뽑은 이유는 간단했다.
정보가 없다.
지금 5강 경쟁을 하는 스타즈, 돌핀스, 챌린저스, 피닉스 중 유일하게 단기전 정보가 없는 팀이 바로 피닉스다.
물론 피닉스가 한국시리즈까지 못 올라올 가능성이 컸다.
하지만 혹시 모를 변수를 없애고 싶은 게 우리 생각이었다.
그걸 제외하고도 5강 경쟁은 치열하면 치열할수록 좋다.
현재 5회 초, 점수는 2대0.
김호기가 내 홈런으로 낸 점수를 잘 틀어막고 있었다.
물론 위험했던 순간도 있었다.
오기택에게 안타, 황인재에게 2루타, 홍민우를 볼넷으로 내보낸 4회 말 1사 만루.
김호기가 침착하게 병살 유도를 해내면서 이닝을 끝냈다.
“공 빼는 거 많이 좋아졌다?”
“아흐, 아닙니다. 선배님 송구가 너무 좋아서 그런 거죠.”
“너도 그냥 수호처럼 형이라고 해. 언제까지 그렇게 부르려고.”
“그래도 될까요? 크흠. 치호 형.”
매번 채찍만 주던 최치호가 정말 오랜만에 이주학한테 칭찬하는 모습도 봤다.
하긴 좋아지지 않으면 이상할 정도로 이주학도 엄청나게 노력했다.
특히 가장 문제라고 지적받았던 송구가 꽤 좋아졌다.
역시 사람은 굴려야···.
“야. 그렇게 보지 마.”
“내가? 내가 뭘 했는데?”
“너 방금 눈빛이 수코님이랑 똑같았던 거 모르지? 진짜 소름 돋았어.”
그러면서 진짜 닭살이 돋은 팔뚝을 보여줬다.
“에이. 착각이겠지.”
눈치 하나는 귀신같네.
어쨌거나 김호기가 6이닝 1실점, 차재호가 5이닝 4실점 하면서 선발투수 맞대결에선 우리가 이겼다.
이제 경기는 후반, 3점 차 상황이라 필승조가 나왔다.
가장 먼저 몸을 푼 투수는 김동준.
이번 시즌 27홀드, 2.57의 평균자책점을 기록 중인 김동준은 확실히 믿을 수 있는 불펜이 됐다.
힘으로 윽박지르는 타입이라 가끔 홈런을 맞긴 하지만 주자를 쌓는 타입이 아니다.
그래서 필승조답게 시원시원하다고 좋아하는 팬들이 많았다.
오늘도 역시 깔끔하게 세 타자로 이닝을 끝냈다.
“아쉽네.”
“왜요? 오늘 공 진짜 좋았어요. 흠잡을 곳 없이 완벽했는데.”
“인재한테 한번 던져보고 싶었거든.”
김동준이 이런 말을 한 적은 처음이라 꽤 놀랐다.
“형이 그런 말 하니까 좀 놀랍네요.”
“놀랄 일인가? 인재가 너 빼고 제일 잘 치잖아. 너한테 던질 순 없으니까 내 공 테스트하기에 딱 좋지. 고등학교 때부터 한번 던져보고 싶기도 했고.”
아쉽지만 그 기회는 이용기에게 넘어갔다.
첫 두 타자는 잘 잡았지만 2번 타자에게 안타, 오기택에게 볼넷을 허용하면서 2사 1, 2루.
타석엔 황인재가 들어왔다.
오늘 3타수 3안타 2루타 두 개와 타점 하나.
좋은 타격감을 자랑하고 있는 황인재를 바로 상대할 순 없어서 마운드에 올라갔다.
“형. 괜찮으세요?”
내 말에 이용기가 멋쩍은 표정을 지었다.
“오늘 직구가 좀 날리네.”
이용기는 불과 작년까지 마무리 투수였다.
우리 불펜 중 가장 강한 구위를 가진 포심이 있었고 포크볼까지 장착하면서 포심의 위력이 더 좋아졌다.
이번 시즌에도 여전히 위력적인 공을 보여줬고 8회를 막는 셋업맨 역할도 완벽하게 수행했다.
문제가 생긴 건 최근이었다.
최근 급속도로 제구가 흔들리면서 불안함을 노출했다.
아마 적지 않은 나이와 9월에 들어서 급격하게 떨어진 체력 때문이 아닐까.
“슬라이더는 어때요?”
이용기가 고개를 저었다.
“던질 순 있는데 그것도 좀 그래.”
포크볼을 장착하고 거의 투 피치 투수가 된 이용기였으니 어쩔 수 없다.
“그럼 포심 제구될 정도까지 맞추면 구속이 어느 정도 나올까요?”
“음. 빨라야 135?”
느려도 너무 느리다.
황인재는 그렇다 쳐도 뒤에 있는 홍민우도 포심 하나는 기가 막히게 쳐내는 타자다.
오상엽이 4타자를 상대하는 방법도 있지만 벤치에선 어느 정도 이용기를 믿고 맡긴다는 판단이었다.
아무리 생각해봐도 남은 건 포크볼밖에 없다.
“포크볼로 가요.”
내 생각을 빠르게 말해주니 이용기의 표정이 묘해졌다.
“잘못하면 한 방이네. 나 때문에 한우 못 먹으면 애들이 난리 칠 텐데.”
그나마 8회 초에 1점을 내서 다행이다.
“홈런 맞아도 동점인데요. 괜찮아요. 우리 불펜이 더 세요. 만약 홈런 맞으면.”
슬쩍 황인재를 바라봤다.
“제가 하나 더 치죠 뭐.”
“든든하네. 우리 막내.”
“하, 진짜 왜들 그러실까. 그리고 저 막내 아니에요. 어제 올라온 애들도 있고 우주도 있잖아요.”
“알지. 오케이. 한 번 해보자.”
아까도 말했지만 이용기는 투피치 투수.
포심이 제구가 안 되면 남은 건 포크볼밖에 없다.
문제는 그 사실을 우리만 알고 있는 게 아니라는 거지.
제구가 날리긴 하지만 포심을 아예 안 던질 순 없다.
일단 초구는 포심.
“볼!”
전광판에 145km/h가 찍혔지만 딱히 의미 없는 숫자다.
방금 완전히 빠질 뻔했다.
“형! 괜찮으니까 조금만 릴렉스해요!”
이용기가 손바닥을 들면서 알겠다는 제스쳐를 취했다.
주자 진루는 막았지만, 황인재를 상대로 불리한 카운트로 시작하니 부담스럽다.
거기에 피닉스 팬들도 이용기가 흔들리는 걸 아는지 목소리가 점점 고조된다.
일단 여기서 반드시 스트라이크를 잡아야 한다.
“볼!”
하지만 잘 떨어진 포크볼에 황인재의 방망이는 나오지 않았다.
‘낮은 공은 아예 거르겠다는 거지?’
어쩔 수 없다.
볼넷으로 내보내는 한이 있어도 한 번 더.
“스트라이크!”
이번에도 황인재의 방망이는 나오지 않았다.
하지만 2구보다 약간 높았고, 프레이밍이 먹혔는지 스트라이크를 받아냈다.
황인재는 말없이 내 미트 위치를 가늠했다.
2볼 1스트라이크.
어디로 튈지 모르는 포심은 위험하다.
결국 다시 포크볼.
“볼!”
하지만 이번에도 참아내면서 최악의 카운트에 몰렸다.
이제 어느 정도 높게 오면 황인재의 방망이가 무조건 나올 거다.
내 사인을 본 이용기가 2루로 공을 뿌렸다.
“세이프!”
어차피 주자를 잡아내기보다 상황을 환기하기 위한 견제.
이후 한 번 더 견제한 이용기가 공을 던졌다.
-따악!
큰 소리가 들리고 순식간에 담장을 넘긴 타구.
간담이 서늘해지는 타구음이었지만 폴대 밖이다.
낮은 공에 반응이 없는 황인재를 끌어내기 위해선 결국 높게 던져야 했다.
그렇다고 포크볼을 던지는 건 위험했고 고민 끝에 선택한 건 슬라이더.
역시 포크를 노리고 있는지 약간 방망이 위에 맞았다.
큰 타구가 나왔지만 어차피 파울.
중요한 건 불리했던 카운트를 여기까지 끌고 온 거다.
3볼 2스트라이크 풀카운트.
나도 이게 미친 짓인 건 잘 안다.
하지만 내가 생각해낼 수 있는 최선의 수였다.
이용기 역시 이미 얘기가 된 거라 별다른 게 없긴 했지만 아마 속으로 비슷한 생각 중일 것이다.
조금만 높아도, 낮아도 위험하다.
정확히 내가 미트를 둔 곳에 와야 의미가 있는 공.
이내 이용기의 손에서 공이 떠났다.
일정한 궤적을 그리며 미트가 있는 곳을 향해 날아오는 공.
그리고 그 공은 아무런 방해 없이 미트 속으로 들어왔다.
“스트라잌 아웃!”
“나이스!”
절로 주먹을 쥐게 만드는 완벽한 공.
그 공의 구속은 134km/h.
구종은 포심이었다.
“미쳤다! 마지막 공 뭔데!”
“와, 나 진짜 소름 돋았어. 용기 형님! 살아 있네요!”
“다 수호가 해준 덕분이지. 고맙다 다들.”
더그아웃에 있는 선수들에게 환대받고 의자에 앉으니 몸에 힘이 쫙 빠지는 느낌이다.
“수호야.”
이용기 역시 환대받고 들어와 내 앞에 앉았다.
“마지막 공은 진짜 미쳤어요.”
“네가 사인 낸 건데 뭐.”
“저도 제정신으로 낸 건 아닌데 그걸 던졌다는 게 중요한 거죠.”
결국 황인재가 건들지 않았던 낮은 포크볼, 그 궤적과 완벽하게 똑같은 높이의 느린 포심을 던진 이용기의 승리였다.
만약 조금이라도 높았으면 포크를 노리고 나온 황인재의 방망이에 걸렸을 거고 반대로 낮았으면 볼이다.
하지만 루킹 삼진이라는 결과가 말해주듯 이용기는 완벽한 공을 던졌다.
“이건 집에 가서 다시 봐야겠는데?”
“저도요.”
흥분해서 보지 못했지만, 황인재의 표정이 궁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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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트라이크 아웃! 이용기, 황인재를 삼진으로 잡아내면서 위기를 탈출합니다!]
[하, 저 공은 진짜 웃음이 나오는 공이네요. 와, 황인재를 상대로 어떻게 저런 공을 던지죠? 대단합니다. 이용기!]
“하···.”
4대1, 2사 1, 2루에 황인재.
피닉스 팬이라면 누구라도 기대할 만한 타이밍이었고 황인재라면 능히 해낼 수 있는 타자였다.
하지만 결과는 134km의 공에 루킹 삼진.
실망한 건 피닉스 팬들뿐만이 아니었다.
오늘 경기를 직관하러 온 피닉스 구단주와 사장, 그리고 단장 박진수.
방금 저도 모르게 흘린 신음은 박진수의 것이었다.
반면 마린스 진영은 여유로웠다.
“저 친구가 올해 몇 살이지?”
“서른다섯입니다.”
“몸은 늙었어도 마음은 젊구먼. 자네라면 저런 공을 던질 수 있나?”
마지막 공을 떠올린 오민찬이 구단주를 향해 고개를 저었다.
“못 던집니다.”
그것도 오늘 3안타, 2장타를 친 황인재를 상대로?
절대 못 던진다.
하지만 이용기는 던졌고 결과로 증명했다.
그 이후 경기는 마무리됐다.
9회 초에 마린스가 추가점을 내진 못했지만 9회 말에 올라온 오상엽이 완벽하게 틀어막으며 그대로 경기 종료.
“오늘도 우리 승리구먼.”
“시끄럽고 빨리 가기나 해.”
작년에 이은 패배.
승리를 자신했던 박진수는 고개를 들 수 없었다.
“자네.”
구단주를 모시고 온 사장이 박진수를 불렀다.
“...예.”
어떤 쓴소리도 들을 각오가 됐던 박진수가 이내 들려오는 말에 놀랐다.
“오늘 경기, 회장님이 괜찮다고 하더군.”
“예?”
“회장님도 야구만 40년 넘게 보셨어. 우리 팀이 마린스에 비해서 부족한 부분이 많다는 것 정도는 알고 계신다. 8회 그 타석도 투수가 잘 던진 거지 타자 잘못이 아니란 것 정도는 아시고.”
“아···.”
“올해 5강에 들 수 있다면 확실한 지원을 약속하셨다. 그러니까 끝까지 최선을 다해봐.”
“예! 알겠습니다!”
“그래. 선수단에 고생했다고 전해주고.”
그리고 건네받은 건 한 장의 카드.
검은빛이 물든 카드의 정체는 두말할 것 없이 피닉스 구단주의 카드였다.
오민찬 역시 비슷한 상황이었다.
“오늘처럼만 하면 우승도 금방이겠어.”
사장의 설레발에 오민찬도 동의했다.
“예. 오늘 이겨서 매직넘버가 15, 아 방금 14가 됐습니다.”
프렌즈가 경기에서 패배하면서 마린스의 우승이 한 발 더 가까이 다가왔다.
“그래. 오늘 고생 많았네. 자, 받아.”
역시 카드를 건네받은 오민찬이 미소를 지었다.
“한도가 있을까요?”
“있겠나? 내일 경기에 지장 없을 정도로만 먹어.”
그 말에 오민찬이 씨익 웃었다.
“예. 적당히 하겠습니다. 적당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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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아악!
-따아악!
-따아악!
-따아아악!
모두가 떠난 구장.
적막해야 할 구장이 날카로운 타구음으로 가득 찼다.
“인재 형. 안 가세요?”
보다 못한 홍민우가 황인재를 불렀지만, 묵묵부답이었다.
황인재가 스윙을 멈춘 건 오기택이 직접 방망이를 뺏었을 때였다.
“뭐하냐.”
“...”
“야. 뭐하냐고.”
“특타하고 있었습니다.”
“그러니까 특타를 왜 하냐고. 오늘 끝나고 회식 있다는 소리 못 들었어?”
“들었습니다.”
“근데 특타를 왜 해.”
지금 황인재의 심정을 이해 못할 오기택이 아니었다.
오늘 경기, 나아가서 5강, 그리고 우승을 위해 황인재가 얼마나 노력했는지 잘 알고 있다.
그리고 오늘 황인재가 못한 건 전혀 아니었다.
4타수 3안타 1타점 2루타 2개.
마지막 타석, 가장 중요한 순간에 허무하게 물러난 건 맞다.
1루에 있던 오기택도 그 공을 보고 순간 굳을 정도였으니까.
하지만 이런 식으로 해결하는 건 오기택 생각에 옳지 못했다.
“민우야. 먼저 가 있어라.”
“아, 넵.”
눈치를 보던 홍민우를 보내고 오기택이 말했다.
“너 우승하고 싶다고 했지?”
“...예.”
“내가 우승 해본 적은 없지만 적어도 네가 이딴 식으로 행동하면 절대 우승 못해.”
“...”
“하나만 묻자. 우승은 왜 하고 싶은 건데? 김수호 때문에? 둘이 뭐 내기라도 했냐?”
“...”
“저 대단한 강주호 선배도 작년에 겨우 우승했어. 그 외에 우승 못한 선수들이 널렸다고. 근데 네가 이딴 식으로 행동하면서 우승을 바라?”
오기택이 한숨을 크게 내쉬었다.
“그래. 이해 못하겠지. 경기도 좆같이 못하는 새끼들이 좋다고 고기나 처먹으러 가고. 응? 근데 인재야. 4월에 민우가 울면서 나한테 왔던 건 아냐? 야구를 못하겠대. 너 때문에. 네가 너무 큰 기대를 하고 있는데 자기는 그거에 못 맞추겠다면서. 이게 맞냐?”
“...”
“너처럼 승부욕 넘치는 거? 좋지. 우승? 좋지. 근데 벌써 9월이다. 쉬지도 않고 달려왔어. 부담감 때문에 잠도 제대로 못 자는 애도 있어. 그래서 오늘 스트레스 좀 풀자는데 그게 그렇게 못마땅해?”
“그러니까 저 빼고 가면···.”
“넌 피닉스 아니야? 애들이 퍽도 네가 특타 한다는 데 잘 쉬겠다.”
“...”
“네가 좋든 싫든 넌 피닉스의 중심이야. 다른 건 몰라도 그건 잊지 마라.”
오기택이 말을 마치고 걸어갔다.
더그아웃까지 걸어간 오기택이 뒤를 돌아보고 말했다.
“마지막이야. 네가 지금 특타한다고 해도 말리진 않을게. 올 거야, 말 거야.”
그제야 황인재의 발이 떨어졌다.
“후, 새끼가 이 지랄을 떨어야 움직이네.”
애 키우기 힘들다.
작게 중얼거린 오기택이 출구로 향했다.
“아, 선배님.”
“먼저 가라니까 여기서 뭐 하냐?”
“하하. 그, 인재 형은···.”
슬쩍 오기택 뒤를 살핀 홍민우가 뒤에 따라오는 황인재를 보고 반색했다.
“형! 짐 저 주세요. 제가 들게요.”
황인재가 아무 말 없이 고개를 젓자 오기택이 황인재를 불렀다.
“황인재.”
눈짓으로 홍민우를 가리키자 어쩔 수 없이 짐을 홍민우에게 건넸다.
“가자.”
그렇게 도착한 고깃집.
“기택이. 오랜만이다?”
“...선배님이 여기 왜?”
“우리도 여기서 회식해. 자, 앉아. 여기 고기 죽이네.”
미리 온 손님, 마린스가 기다리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