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재능빨로 FA 천억 포수-183화 (183/203)

183화 약속의 무게 -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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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이 끝나간다.

이제 9월, 아직 가을이라고 하기엔 더운 날씨가 이어졌지만, 점점 시원해지는 바람은 그 열기를 식혀주기에 적절했다.

하지만 되려 그 바람이 열기를 더욱 후끈 달아오르게 만드는 일도 있었다.

예를 들어 순위 경쟁이 막바지에 접어든 프로야구가 있다.

대전 피닉스 파크.

8월의 마지막 날, 대전 피닉스와 창원 돌핀스의 3연전 중 2차전이 한창 펼쳐지고 있었다.

작년 이맘때쯤 피닉스는 마지막 5강의 희망을 살리기 위해, 돌핀스는 쫓아오는 프렌즈를 따돌리기 위해 경기를 하고 있었다.

하지만 불과 1년 사이에 많은 것이 변했다.

5위 피닉스와 7위 돌핀스.

6위 에이스와 단 반 경기 차이지만 5강에 든 피닉스였고 반면 돌핀스는 최대의 굴욕을 느끼고 있었다.

하지만 아직 충분히 따라잡을 수 있는 격차.

지난 돌핀스의 에이스였던 존 그레이가 떠나고 새롭게 돌핀스의 에이스가 된 잭 랜들의 손에서 공이 빠져나갔다.

-따악!

‘우익수!’

원하던 타구음이 들리자 잭 랜들이 손을 들고 우익수를 바라봤다.

그의 예상대로 우익수 최강민이 공을 쫓아가고 있었다.

워낙 힘 있는 타자라 외야수들은 이미 펜스 앞에서 수비를 하고 있었다.

분명 예상대로라면 최강민이 가볍게 잡을 만한 타구여야 했다.

하지만 최강민의 걸음은 멈추지 않았다.

펜스 앞에 도달한 그가 점프하면서 글러브를 뻗어봤지만, 공에 닿지 못했다.

그 장면을 보면서 잭 랜들은 메이저리그에 처음 발을 딛었던 시절이 떠올랐다.

불합리.

같은 인간으로 태어나 같은 시간, 아니 자신이 더 긴 시간을 노력했다.

하지만 불합리했다.

고작 21살이 된 황인재는 그의 노력을 비웃기라도 하는 듯 공을 뻥뻥 쳐 냈으니까.

그리고 같은 시간, 다른 장소에서 다른 투수 한 명이 같은 감정을 느끼고 있었다.

부산 사직 구장.

평일, 그것도 수요일 경기에도 거의 가득 들어찬 팬들은 미친 듯한 함성을 지르고 있었다.

그럴 만도 했다.

홈런이란 자고로 사람을 미치게 만든다.

그것도 본인 팀의 핵심 타자이자 21살의 젊은 포수가 때려낸 43호 홈런이라면 더더욱.

홈런을 맞은 투수도 미칠 지경이었다.

“저거까지 치면 난 뭐 먹고 사냐.”

이젠 욕도 안 나온다.

그냥 허탈할 뿐.

“존나 불합리하네.”

투수가 한 말은 함성에 밀려 누구에게도 닿지 못하고 사라졌다.

그렇게 뜨거웠던 프로야구의 여름이 끝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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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마린스 7 : 5 서울 챌린저스]

[마린스 80승 선착! 챌린저스에 위닝시리즈 확보하며 시리즈 우위!]

[김수호 43호 홈런! 황인재도 38호 홈런 치며 격차 좁혀.]

[작년만큼 뜨거운 5강 경쟁! 1위 마린스, 2위 프렌즈 말고는 전부 가능하다!]

[30경기 안팎을 남겨둔 프로야구, 마린스의 첫 정규시즌 우승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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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은 연일 축제 분위기였다.

딱히 거리에 나가지 않아도 내 주변 사람들만 봐도 알 수 있다.

특히 최근 들어 아빠가 야구장에 오는 빈도가 느셨다.

원래 아들이 야구 하는데 부담될까 봐 잘 안 오셨는데 어느 순간부터 나한테 말없이 오시는 것 같다.

아빠가 가는 곳은 외야, 그것도 제일 꼭대기에 가신다고 한다.

엄마한테 듣기론 거기가 제일 편하고 좋으시다나.

야구장에서 외야석은 제일 저렴하다.

그리고 돈을 내고 보는 프로 스포츠에서 가장 저렴하다는 건 상당히 불편하다는 뜻이다.

내가 이 사실과 외야석을 고집하시는 이유를 알게 된 건 얼마 안 됐다.

저번 주에 팬들에게 사인을 해주다 저 멀리서 나를 보고 계시던 아빠를 발견했다.

눈이 마주치자 금방 사라져서 정확히 보진 못했지만, 아빠가 분명했다.

당연히 집에는 아빠가 먼저 와계셨고 대화하려고 했지만 이미 주무시고 계셨다.

결국 아빠 대신 엄마한테 물었고, 올 시즌 초부터 이미 사직 야구장에 수도 없이 오고 가셨다는 걸 듣게 됐다.

외야석을 가신 건 혹시나 당신을 발견해 내가 부담을 느낄까 그러셨다고 들었다.

굳이 그러실 필요가 있나 싶었지만, 이해는 됐다.

내가 생각해도 난 그렇게 편한 아들은 아니었으니까.

“아빠. 주무세요?”

“어. 수호야. 그냥 뭐 좀 보고 있었다.”

안방에 들어가니 아빠가 급하게 모니터 화면을 끄시는 모습이 보였다.

[쳤습니다! 우측! 우측! 그대로 담장! 넘깁니다! 김수호, 시즌 43호 홈런!]

적막한 가운데 스피커에서 흥분한 캐스터의 목소리가 들린다.

“아니, 이건 그냥···.”

“보셔도 돼요. 뭐 어때요. 경기 다 끝났는데.”

아빠가 멋쩍은 웃음을 지으시면서 다시 화면을 켜시고 이번엔 제대로 영상을 껐다.

“요즘 아들이 잘하긴 하죠?”

“그럼. 누구 아들인데.”

아빠가 컴퓨터를 끄는 동안 의자에 앉았다.

이 방엔 잘 들어오지 않아서 몰랐지만, 주변엔 사인이 된 야구용품으로 빼곡했다.

그리고 가장 중심에 있는 건 내 사인이 된 기록구와 유니폼 등등.

첫 데뷔 경기도 그랬지만 나는 부모님께 그리 살가운 아들은 아니었다.

강주호가 집에 찾아와 부모님께 잘하라고 말했지만 사실 그 이후로도 크게 변한 게 없었다.

어떤 말을 해도 변명이겠지만, 그 변명이라도 해보자면 너무 바빴다.

특히 8월이 되자 체력적 한계가 느껴져서 집에 돌아오면 인사만 하고 자는 날이 많아졌다.

프렌즈와의 3연전을 스윕하고 팀 자체에 여유가 생긴 건 맞다.

하지만 내 체력도 그 경기를 기점으로 바닥을 찍었다.

그나마 선배들이 노하우를 알려주고 감독님이 체력 안배를 해주셔서 최근에 겨우 여유를 찾았다.

“그래서 무슨 일이니?”

“얼마 전에 저랑 마주치셨죠?”

“아, 그거? 마침 구장 근처에서 거래처랑 미팅이 있어서 갔다가 우연히 만났지.”

아빠는 기다렸다는 듯 우연을 가장했다.

“근데 일요일 밤 10시가 다 돼서 미팅을 하나요?”

내 말에 할 말을 잃으신 아빠 대신 말을 이었다.

“엄마한테 들었어요. 오늘도 경기 오셨다면서요?”

내 예상이지만 멀리서 보이지도 않는 홈런 장면을 집에서 다시 보고 계셨던 게 아닐까.

“네 엄마가 입 싼 건 알아줘야 해.”

“그건 맞죠.”

잠시 아빠 편을 들며 유대를 쌓았다.

“다음부턴 그냥 편하게 오세요. 굳이 외야 가시지 마시고.”

“괜찮아. 아빠는 외야가 좋던데? 요즘은 외야도 응원단 오더라? 눈치 안 보고 응원하기 좋아.”

“야구선수 아들 두고 왜 그러세요.”

주머니에서 이 방에 온 목적을 꺼냈다.

“내일 경기 표에요. 4자리니까 같이 오실 분 있으면 편하게 오세요.”

최근 구하는 게 하늘의 별 따기에 가깝다는 사직구장 테이블 석.

하지만 당신의 아들은 이 정도 능력은 있었다.

표를 보고 잠시 망설이던 아빠를 보며 말을 이었다.

“내일은 혼자 오시지 마시고 친구분들이랑 같이 오세요.”

“친구?”

“영석 아저씨도 있고 몇 분 계시잖아요.”

“있지. 근데 걔들이 올지 모르겠다.”

“안 오신다 그러면 제 이름 파세요.”

아빠의 손에 표를 올려 드렸다.

“내일 오시면 제가 꼭 재밌는 경기 보여드리겠다고요.”

내 말에 아버지가 표를 잡으셨다.

“고맙다.”

“아니에요. 꼭 오시는 거죠?”

“가야지.”

“약속하셨어요?”

“그럼. 누가 준 건데 꼭 가야지.”

그렇게 두 번, 세 번 확답을 듣고 나서야 겨우 방문을 열었다.

“주무세요.”

“그래. 너도 잘 자라.”

마지막으로 인사를 꾸벅하고

요즈음 들어갔던 타석 중 가장 어려운 타석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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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월의 첫 경기.

다행히 날이 좋았다.

적당히 습하고 적당히 해가 있는 날.

오늘 선발투수는 하스였다.

“고민이 있는 모양이군.”

“고민이라면 고민이죠.”

귀신같은 하스의 말에 소름 돋았다.

방금 아빠가 회사를 마치고 출발했다는 연락이 왔다.

어제 그렇게 호언장담을 한 만큼 오늘은 이기고 싶었다.

그게 조금 부담스럽기도 했고.

근데 굳이 꺼낼 말은 아니라 이 얘기 말고 경기 얘기를 꺼냈다.

“하스. 오늘 타자들이···.”

“경기 얘긴 자네가 알아서 하고, 고민이 뭔데 그러나. 원래 오늘 자네는 쉬는 날일 텐데 선발로 나온 것도 그렇고, 고민이 있는 것도 그렇고. 무슨 일 있나?”

“별거 아니에요.”

“수호. 괜찮다. 말해봐라.”

계속되는 하스의 질문에 그동안 있었던 일을 말해줬다.

내 말을 전부 들은 하스가 팔짱을 끼고 고개를 끄덕였다.

“잘했군. 역시 레타쿠가 인정한 사내. 정면 돌파야말로 레타쿠가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덕목이지.”

그게 저런 소리까지 들을 건 아닌데 칭찬해주니 좋긴 했다.

“수호. 자네는 약속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

“약속이요? 음. 지켜야 하는 거죠?”

“맞다. 그러면 약속을 지키지 않는 사람들이 가장 많은 곳이 어딘지 아나?”

약속을 지키지 않는 사람들이 많은 곳?

“글쎄요? 감옥?”

그러자 하스가 손가락으로 아래를 가리켰다.

“바로 여기. 너와 내가 밟고 서 있는 곳이다.”

“예?”

“처음에 이곳에 왔을 땐 놀랐다. 구장 곳곳이 거짓으로 얼룩져있더군. 나를 이곳으로 인도한 레타쿠도 놀란 모습이었다.”

“정말요?”

“그래. 거기에 사람들도 전부 거짓말에 익숙해져 있더군. 정말 최악이었지.”

그런 사람들이 그렇게 많다고?

“이해가 안 가는 표정이군.”

“음. 네. 솔직히 말하면 무슨 말 하는지 잘 모르겠어요.”

“우승. 그 거짓말의 이름이다.”

단번에 이해가 됐다.

“스포츠에서 매년 모든 팀이 팬들에게 우승하겠다고 약속한다. 하지만 그 약속을 지킬 수 있는 팀은 언제나 한 팀뿐이야. 지난 40년간 마린스가 쌓아온 거짓의 무게는 너무 무거웠다.”

맞는 말이다.

“하지만 너는 40년간 쌓인 그 거짓을 해결했다.”

“저 혼자 한 건 아니죠.”

“하지만 자네가 없었다면 절대 불가능했던 일이지. 그 거짓을 해결함으로써 자네의 말에는 힘이 생겼어.”

“힘이요?”

“그래. 약속을 지키는 힘. 대단한 능력이지.”

하스의 큰 손이 내 어깨를 두드렸다.

“그러니까 자네를 믿으면 된다네. 팬들이 언제나 자네를 믿는 것처럼.”

하스의 말은 항상 두루뭉술하고 초월적이다.

하지만 어떨 땐 이런 말이 힘이 된다.

“고마워요 하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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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들 오랜만이다.”

김수호의 아버지, 김진우는 정말 오랜만에 친구들을 만났다.

“우리가 진우 아들 덕을 다 보네.”

“그러니까. 그 어릴 때 야구 하겠다는 애가 이럴 줄 알았냐.”

“빨리 들어가자. 벌써 경기 시작했겠네.”

나이가 들고 가정을 이루고 속세에 치이다 보면 자연스럽게 친구와 연락이 뜸해지고 가끔 경조사를 전할 때 만나는 사이가 되는 경우가 많았다.

김진우와 그 친구들도 비슷했다.

지속해서 얘기하고 만날 거리가 있다면 모를까, 딱히 그런 건 없었다.

그나마 학창 시절, 항상 같이 야구장에 갔던 추억이 있었지만 마린스 성적이 바닥을 치면서 야구를 계속 보는 사람은 김진우밖에 없었다.

그래서 아주 자연스럽게 네 친구는 점점 멀어졌다.

그러다 작년 이맘때쯤, 오랜만에 연락이 닿았다.

-얘 진우 아들 아니냐?

김수호의 활약은 야구팬이라면 모를 수가 없었고 지금은 야구를 보지 않지만 세 친구 역시 계속되는 마린스와 김수호의 활약에 야구 기사 정도는 확인하게 됐다.

그러다 김수호가 친구의 아들이라는 걸 알게 됐다.

물론 그것도 잠시, 얼마 안 가 점점 관심이 시들해졌다.

친구들은 이제 과거만큼의 열정도 없었고 에너지를 야구에 태우기엔 짊어진 게 많은 가장이었다.

하지만 그 이후에도 종종 기사는 챙겨봤고 특히 마린스가 우승할 때는 경기까지 봤다.

그토록 바랬던 우승.

그걸 보자 피가 끓어오르는 게 느껴졌다.

그러다 보니 점점 마린스에 관심을 두고, 또 이번 시즌은 틈틈이 경기를 챙겨 보는 단계까지 됐다.

이런 사람들이 부산에 아주 많았다.

그런 의미에서 세 친구는 행운아였다.

지금 마린스의 가장 뜨거운 타자가 친구의 아들이었고 덕분에 정말 오랜만에 사직구장에 오게 됐다.

“오, 테이블 석 좋은데?”

“학생 때 생각나네. 그땐 돈도 없어서 테이블 석은 꿈도 못 꿨는데. 고맙다 진우야.”

“자, 빨리빨리 앉자.”

김진우도 오랜만에 보는 친구들이 반가웠고, 또 정말 오랜만에 같이 야구를 보러 오니 기분이 묘했다.

김진우 일행이 자리를 찾아 앉는 사이 공수교대가 끝났다.

이제 1회 말.

“수호 나오겠네?”

오늘도 3번 타자로 나선 김수호는 1회 말에 타석이 돌아온다.

친구의 말에 김진우가 약간 굳은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였다.

긴장된다.

가족을 제외하고 누군가와 같이 야구장에 오는 건 처음이었다.

김수호의 아버지라는 사실은 이미 유명해서 같이 가자는 사람이 많았다.

하지만 막상 자신이 누군가를 데리고 야구장에 오면 아들이 느낄 부담감을 생각해 한 번도 같이 온 적이 없었다.

오늘 경기도 친구들이 오면 좋겠다는 생각 반, 오지 않았으면 하는 생각 반이었다.

김진우가 생각하는 사이 경기는 빠르게 진행됐다.

이규영은 아웃이 됐지만, 박은성이 출루에 성공했다.

“오, 나왔다.”

그리고 김수호가 타석에 들어섰다.

그제야 김진우도 정신을 차리고 아들이 타석에 들어온 걸 봤다.

“김수호!”

“쌔리라!”

응원 단장의 선창에 들리는 팬들의 후창.

‘무슨 응원이....’

멀리서 봤을 때와 달라도 너무 다르다.

사람들이 아들을 부르는 이름은 너무나도 컸고, 뜨거웠다.

보는 김진우 자신마저 숨이 막힐 정도로.

작년 시구를 했을 때 테이블 석에 오긴 했지만, 그때 김수호의 위상과 지금의 위상은 너무 차이가 컸다.

하지만 김수호는 익숙하다는 듯 자기 루틴을 이어갔다.

이내 자세를 잡고 준비를 마쳤다.

경기에 집중한 김진우는 초구가 날아올 때까지 저도 모르게 숨을 참고 집중했다.

“스트라이크!”

멀리서 봐도 매서운 스윙이었지만 공에 맞지 않았다.

“스트라이크!”

그리고 두 번째 공도 헛스윙이었다.

‘괜히 왔나?’

씁쓸한 생각이 몰려왔다.

괜히 자신이 와서 부담을 준 게 아닌지, 어제 했던 말 때문에 되려 저런 스윙이 나오는 게 아닌지.

어느새 옆에 친구들이 앉아있다는 것도 잊은 채 경기에 몰입했다.

0-2의 불리한 카운트에 조마조마한 심정으로 김수호의 뒷모습을 쳐다봤다.

세 번째 공은 하나 넉넉하게 빼면서 볼.

그리고 네 번째 공.

-따아아악!

투수가 어떤 공을 던졌는지, 김수호가 어떻게 쳤는지 김진우는 알지 못했다.

하지만 공이 방망이에 맞는 순간 저도 모르게 일어났고, 공이 담장 밖으로 떨어지는 순간 손을 쭉 뻗으며 한 단어밖에 말할 수 없었다.

“와아아아아!”

그건 다른 사람들도 마찬가지였고, 김수호가 베이스를 돌더니 홈에서 정확히 김진우가 있는 곳을 쳐다보곤 고개를 숙였다.

“수호가! 김수호가 제 아들입니다! 하하하!”

아들을 자랑스러워하는 아버지의 목소리가 사직구장에 울려 퍼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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