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재능빨로 FA 천억 포수-151화 (151/203)

151화 뉴 페이스 -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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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린스 파죽의 4연승, 돌핀스에게 패한 프렌즈를 따돌리고 단독 1위!]

[시즌 첫 끝내기 김수호, 1아웃에도 과감했던 주루 이규영. 두 국가대표의 합작 승!]

[이맛현! 마린스, 3경기 0.00 1승 1세이브 오상엽, 0.400/0.500/0.467 1도루 6득점 이규영 효과 톡톡히 누려.]

[끝내기 주인공 김수호, ‘그 타구에 끝낼 수 있을지 몰랐다. 열심히 달린 이규영 선배에게 감사.’]

[이규영, 김수호의 인터뷰를 듣자 ‘수호가 존경하는 선배로서 최선을 다했을 뿐이다.’, ‘어제 수호의 타구를 잡을 만한 외야수는 나밖에 없다는 확신에 홈까지 뛰었다.’]

[이정훈 감독, ‘야구 참 쉽네요.’]

[선발과 타선의 힘으로 4연승 기록한 마린스, 유일한 불안 요소 불펜은 어쩌나.]

ㄴ 그래도 김동준, 이용기, 오상엽이면 리그 상위권 필승조 아니냐?

ㄴ 그게 다니까 문제지. 오상엽도 오늘 못 올라오고 어제도 김동준 연투 때문에 못 올라오니까 바로 불 지른 거 못 봤냐?

ㄴ 오상엽이 잘 던지긴 하는데 나이가 있음. 조절 잘 해줘야 댐.

ㄴ 진짜 선발들이 잘 던져줘서 이 정도지 한두 번 삐끗하면 그대로 불펜 붕괴된다.

ㄴ 아 어디서 좌완 불펜 한 명 안 떨어지냐?

ㄴ [마린스 갓상훈과 3+1년 10억 계약!]

ㄴ ㄲㅈ. 좌타자 한 명 잡으라고 계약한 건데 어제 볼넷 내주는 거 보고 혈압 올라 뒤질뻔 ㅡㅡ

ㄴ 왜 잡은 거냐 도대체.

ㄴ 걍 갓연석 믿고 좀만 기다리자. 성적 안 좋은 것도 아닌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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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리즈 스윕과 5연승을 노리는 마린스와 스윕만은 안된다는 생각으로 경기에 나선 울프즈의 3차전.

마린스의 선발 투수는 이호민, 울프즈는 천규만을 내세웠다.

이제 두 번째 시즌을 맞는 이호민과 프로 생활 15년 차에 들어선 베테랑 천규만의 대결.

양 팀 선발 투수를 비교했을 때 그래도 울프즈 쪽에 무게가 실린다는 평가가 많았다.

하지만 사람들이 간과한 게 있었다.

우선 이호민은 울프즈 타선을, 천규만은 마린스 타선을 상대해야 한다는 점이다.

어제 울프즈 선발 투수와 비교하면 득점이 만족할 만큼 나오진 않았지만, 언제든지 폭발할 수 있는 게 바로 마린스 타선이었다.

물론 울프즈의 1번부터 7번 타자들은 여느 팀과 비교해도 꿀리지 않는 타자들이었다.

하지만 이호민도 겨울 동안 놀고먹기만 한 게 아니었다.

긴 듯 짧았던 우승의 여운이 끝나자 이호민이 김수호를 찾아갔다.

“수호야. 네 생각엔 내가 계속 선발로 뛰려면 뭐부터 해야 할 거 같냐?”

“너? 음. 우선 체력부터 길러야지. 우리 둘 다 풀시즌은 한 번도 안 해봤잖아. 그리고 변화구도 하나 더 있으면 좋지? 오프스피드 피치 정도?”

“그치? 구속은?”

“더 끌어올리면 좋지. 근데 너무 거기에 매몰되진 말고.”

이호민 역시 김수호의 말과 생각하는 바가 비슷했다.

그렇게 비시즌 동안 이정훈 감독과 함께 선발로서 부족한 부분을 집중적으로 연마한 결과, 100% 만족스럽진 않지만 그럭저럭 괜찮은 비시즌을 보냈다.

이후 스프링캠프에서 담금질을 통해 변화구를 가다듬었다.

그리고 개막 이후 벤치에 앉아 자기 동기들이 활약하는 걸 보며 이 순간을 기다려왔다.

그렇게 기다리고 기다린 순간이 찾아왔다.

시즌 첫 선발 등판인지는 몰라도 몸이 거짓말처럼 가벼웠다.

작년 막바지엔 우승을 향한 의지로 버텼다면 이젠 의지까지 나설 일이 없을 것 같은 몸 상태에 얼른 공을 던지고 싶은 마음을 겨우 숨겼다.

그렇게 시작한 경기.

다른 사람들이 그의 몸 상태를 알 수는 없었지만, 이호민만의 방식으로 증명해냈다.

-퍼어억!

“스트라이크!”

“와아아아아!”

이호민의 손을 떠난 공이 순식간에 미트 속으로 사라졌다.

‘What?’

예상치 못한 속도에 당황한 조지 애서튼이 급하게 전광판을 쳐다봤다.

157km.

이호민이 빠른 공을 던지는 투수란 건 잘 알고 있다.

하지만 예상보다 더 빠르고 날카롭게 느껴졌다.

그나마 공이 한 가운데로 들어온 걸 보면 제구가 그다지 좋은 편은 아니었지만, 그 단점을 무마할 만한 구속이었다.

김수호 역시 공을 받고 살짝 미소를 지었다.

‘준비 제대로 했는데?’

질릴 정도로 받아본 이호민의 공이었고 이것보다 더 빠르게 던질 수 있다는 것도 안다.

하지만 그 공을 연습이 아닌 실전에서 던질 수 있느냐는 다른 성질의 문제였다.

그게 바로 김수호가 미소를 지은 이유였고.

‘좋아. 정신 못 차릴 때 계속 가자.’

연이은 빠른 공 승부.

-딱!

“파울!”

-딱!

“파울!”

조지 애서튼도 나름 타이밍을 잡기 위해 방망이를 쉬지 않고 돌렸지만, 몸쪽을 파고 드는 공에 저도 모르게 살짝 뒤로 물러났다.

-퍼억!

“스트라잌! 아웃!”

“슬라이더? 145km?”

궤적을 보면 슬라이더가 맞는데, 구속은 다른 주장을 하고 있다.

아무튼 그렇게 물러난 조지 애서튼 이후 다음 타자들도 별다른 대처를 하지 못하고 물러났다.

-따악!

반면 마린스의 공격은 시작부터 뜨거웠다.

어제 승리의 주역이었던 이규영이 좌익수와 중견수 사이에 떨어지는 안타를 치고 그대로 2루까지 질주했다.

“세이프!”

슬라이딩조차 필요 없는 깔끔한 2루타.

그리고 어제 마지막 타석에서 번트 실패로 약간의 짐이 있던 박은성이 곧바로 그 실패를 만회했다.

-따악!

높게 솟구친 타구에 우익수와 중견수, 2루수가 한데 모여봤지만, 공은 그 가운데에 떨어졌다.

그 사이 리드를 유지하며 눈치를 보던 이규영이 잽싸게 3루로 들어가면서 김수호 앞에 무사 1, 3루라는 맛있는 밥상이 차려졌다.

아무리 베테랑이라는 천규만이라도 이 상황에서 태연할 순 없는지 애꿎은 로진백만 만지며 마음을 안정시키려고 노력했다.

프로에서 15년을 던졌다는 건 본인만의 무기가 있다는 뜻과 같다.

그 역시 한때 이호민처럼 빠른 공으로 승부를 보던 시절이 있었다.

하지만 나이를 먹으면서 느려지는 구속에 선택지는 많지 않았다.

그나마 그가 내세울 만한 건 꽤 괜찮은 변화구들과 있는 힘껏 던지면 140km가 간당간당하게 나오는 포심뿐.

그리고 지금 이 상황을 냉정하게 바라볼 수 있는 눈이었다.

원하는 구종과 코스가 나올 때까지 포수의 사인에 고개를 저은 그가 긴 고민 끝에 공을 던졌다.

“뛰었다!”

공을 던지려는 순간 들리는 소리에도 꿋꿋하게 자신의 공을 던진 그가 투구 이후 자세를 바로잡았다.

“볼!”

그리고 포수가 던진 공은 2루가 아니라 그에게로 향했다.

사전에 약속된 플레이.

초구에 느린 커브를 선택한 만큼 2루 승부 대신 1루 주자가 뛰면 홈을 노리는 3루 주자를 잡아내기로 한 작전이었다.

공을 받은 천규만이 3루에서 기회를 엿보던 이규영을 노려봤지만, 이규영은 주루 스페셜리스트.

거기에 돌핀스에서 이 작전을 수없이 해본 이규영은 빠르게 3루로 돌아갔다.

여기까진 울프즈도, 마린스도 원하는 결과를 얻었다.

마린스는 병살의 위험을 없애고 득점권에 두 명의 빠른 주자가, 그리고 울프즈 역시 1루가 비어있는 이점을 활용했다.

“볼!”

“볼!”

“스트라이크!”

“볼!”

변화구 승부 끝에 김수호가 방망이 한 번 휘두르지 않고 1루로 걸어 나갔다.

이로써 주자는 가득 찼다.

김수호도 상대 투수가 정면승부를 하지 않을거라는 건 잘 알고 있었다.

반면 울프즈로서는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다.

무사 2, 3루에서 타율 5할, ops가 1.7이 넘는 김수호를 정면으로 상대하는 건 말 그대로 미친 짓이다.

그렇다고 강주호가 만만하다는 건 아니다.

야구는 상대적이다.

비록 3할 5푼에 ops 1.0의 타자지만 김수호보단 나았다.

만루에서 상대적으로 걸음이 느린 김수호와 강주호의 병살을 노릴 수도 있었고.

하지만 천규만이 베테랑이라면 강주호는 한국 야구에 살아있는 전설이었다.

-따악!

지금 이 상황에서 어떤 스윙을 해야 하는지, 상대 배터리가 어떤 선택을 할지 대충 짐작이 된 상태로 타석에 들어선 만큼 가볍게 방망이를 휘둘렀다.

높게 뜬 공이 그대로 우익수에게 잡혔지만 그사이 2루, 3루 주자가 모두 태그업.

“세이프!”

“세이프!”

희생플라이로 선취점을 기록했다.

‘후, 홈런 아닌 게 어디냐.’

아웃카운트와 점수를 맞바꾼 만큼 최규만이 얕은 한숨과 함께 다음 타자가 들어오는 걸 바라봤다.

오준혁 역시 만만한 타자가 아니다.

그래도 김수호와 강주호보단 나았다.

포수와 사인을 교환하고 던진 초구와 동시에 이변이 발생했다.

“뛰었다!”

“스트라이크!”

1루 주자인 김수호가 완벽한 타이밍에 도루를 시도했다.

이번엔 포심을 던졌고 주자도 김수호인 만큼 포수도 2루를 향해 쐈다.

하지만 김수호의 스타트가 너무 좋았고, 반면 송구는 약간 빗나갔다.

거기서 끝이 아니었다.

방금 전 이규영처럼 눈치를 보던 박은성이 포수가 공을 던지자 곧바로 홈으로 향해 뛰었다.

“세이프!”

김수호는 도루 성공.

그리고 더블 스틸을 시도한 박은성은.

“세이프!”

급하게 던진 공이 허무하게 뒤로 빠지자 여유롭게 홈으로 들어왔다.

그리고 공이 빠진 틈을 타 김수호가 다시 3루까지 들어가면서 마린스 주자들이 울프즈 내야를 완벽하게 흔들었다.

-따악!

그리고 들리는 경쾌한 타격음.

“아웃!”

“세이프!”

다시 멀리 뻗은 플라이에 김수호가 홈에 들어오면서 무사 만루에서 안타 없이 3득점.

‘시발. 경기 시작부터 이러냐.’

투수로서는 최악의 결과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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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캬. 역시 가르치는 맛이 있다니까? 어떠냐 이 형님의 꿀팁이?”

“좋긴 하네요.”

어제 이규영의 강의가 헛된 건 아닌지 꽤 좋은 타이밍에 도루를 성공시켰다.

“그래도 제 스타일은 아니에요.”

난 그냥 홈런 치고 느긋하게 홈에 들어오는 게 좋다.

1회 말 무사 1, 3루에서 굳이 도루를 시도한 건 시즌 초반이기도 했고 이규영의 합류로 연습했던 다양한 전략을 실험하고자 한 벤치의 의지였다.

내 도루는 덤이었고.

아무튼 결과는 최고였다.

오늘 결과는 좋았지만, 많이 쓸 수 있는 작전은 아니다.

하지만 쓸 수 있다는 것만으로 충분했다.

발로서 다득점을 만들어낼 수 있다는 사실 만으로 상대 팀으로선 신경 써야 할 요소가 늘어났다는 뜻이니까.

특히 내 경험상 포수의 머리가 꽤 아플 거다.

나도 돌핀스의 이규영과 박광민을 상대할 때마다 골머리를 썼던 기억이 있다.

아무튼 1회부터 3점을 낸 만큼 이호민의 부담을 덜어줄 수 있게 됐다.

당장 상대해야 할 타자가 만만한 타자는 아니거든.

“그렇게 뛰어대면 안 힘드냐?”

“제가 힘들어야 투수가 편하죠.”

“나도 좀 편하게 만들어주라. 홈런 한 번만 칠게. 어때?”

“저희 아니어도 칠 팀 많잖아요.”

“하. 마린스가 이런 팀이 아니었는데.”

김규완이 혀를 차고 방망이를 몇 번 왔다 갔다 거리더니 타격 준비를 끝마쳤다.

매년 타율 3할 20홈런은 기본으로 치는 김규완인 만큼 준비한 게 많다.

일단 반갑다는 의미로 빠르게 하나.

-퍼어억!

“스트라이크!”

초구부터 나온 방망이였지만, 공을 맞히지 못했다.

구속은 159km.

“쯧, 존나 빠르네.”

1회 투구 이후 이호민의 몸이 완전히 풀린 느낌이다.

연속으로 같은 코스에 요구한 빠른 공에 다시 한번 방망이가 끌려 나왔다.

“파울!”

이제 준비한 걸 써먹을 때가 됐다.

‘하나 떨구자.’

이호민의 슬라이더도 작년보다 더 좋아졌지만, 이번 시즌이 기대되는 이유는 구속이 더 빨라진 것도, 슬라이더가 더 좋아서도 아니다.

“스트라이크 아웃!”

132km.

포심과 거의 30km 가까이 차이 나는 체인지업에 방망이를 헛돌린 김규완이 헛웃음을 지었다.

“하준이 같은 놈이 또 있네. 너네 다 해 먹어라. 아오.”

김규완이 더그아웃으로 들어가고 다음 타자가 타석에 들어왔지만, 김규완도 제대로 타이밍을 잡지 못한 공을 다른 타자들이 단번에 적응하는 건 불가능했다.

“스트라이크 아웃!”

“스트라이크 아웃!”

연속 세 개의 삼진, 그리고 드디어 뚫은 160km의 구속.

“오늘 왜 이렇게 멋있냐?”

“좀 지렸냐?”

“지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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