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재능빨로 FA 천억 포수-139화 (139/203)

139화 인연 -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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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고래 : ㅋ

이규영의 짤막한 카톡을 보고 헛웃음이 나왔다.

설마 마린스랑 계약할 줄은 몰랐는데.

계약 조건을 들어보니 단장님이 작정하긴 했다.

오민찬에게 이규영이 메이저리그에 관심 있다는 건 말해놨지만, 이번 계약은 사실상 2년 계약이라고 봐도 좋은 수준이었으니까.

하긴, 저 정도로 파격적인 제안이 아니라면 한 팀의 간판타자가 팀을 옮기는 건 쉽지 않은 일이다.

마린스로서도 승부수를 던진 거였다.

마린스로 이규영이 온 이상 기존 주전 외야수들의 포지션 변경은 어쩔 수 없는 일이다.

우리 외야를 보면 아마 이준이 백업으로 가고 박은성이 좌익수로 옮길 거다.

박은성도 준수한 수비와 꽤 넓은 수비 범위를 자랑했던 만큼 좌익수 전향은 걱정 없다.

주전 좌익수였던 이준은 백업으로 가게 될 거다.

이런 말 하긴 그렇지만 주전 이준과 백업 이준이 주는 어감은 느낌이 달랐다.

단어 하나만 바뀐 것뿐인데 팀 뎁스가 엄청 두꺼워진 느낌이 든다.

이제 외야 하나만큼은 다른 팀들에 전혀 꿀리지 않는 라인업이 완성됐다.

돌고래 : 그래서 그 사람은 언제 소개해줄 건데.

나 : 저도 물어봐야 해서 최대한 빨리 말해볼게요.

돌고래 : 최대한 빨리 ㄱㄱ

이규영의 재촉에 최현우에게 물어보니 꽤 반기는 눈치였다.

-좋습니다. 저도 이규영 선수한테 꽤 관심 있었거든요.

“정말요?”

-예. 이규영 선수면 KBO에서 메이저리그에 통할만 한 몇 안 되는 선수죠. 아무래도 빠른 발이랑 수비가 되면 최소한 백업으로나마 활약할 수 있으니까요.

“타격은 어떨까요?”

-그걸 위해서 제가 있는 거니까요. 그래서 요즘 계속 고기 먹고 계시죠?

“...예. 지금도 먹고 있어요.”

사람이 하루에 5끼를 먹을 수 있다는 걸 요즘 몸으로 깨닫고 있다.

-그럼 다음에 이규영 선수까지 해서 같이 보시죠.

최현우와의 전화를 끊자마자 곧바로 이주학한테 전화가 걸려왔다.

“어. 왜.”

-야! 너 모른다며!

아오, 깜짝이야.

“갑자기 뭔데?”

-이규영 선배가 마린스 온다는 거 왜 말 안 했어!

“나도 기사 보고 알았어.”

-그래? 아무튼 이규영 선배 좀 소개해줘. 너 친하잖아.

“어차피 곧 있으면 만날 텐데 좀 기다려.”

-야! 우리사이에 이러기냐!? 아, 제발!

“우리사이가 뭔데.”

-마린스를 우승으로 이끈 세 명의 20살 루키. 기사 못 봤냐? 이미 우린 뗄 수 없는 사이야.

보긴 했는데 본인 입으로 저 말 하는 건 좀 그렇지 않냐?

“그래서 왜 그러는데? 나도 이규영 선배한테 말은 해놔야 할 거 아냐?”

-이규영 선배가 또 우리랑 같은 센터라인이잖아. 거기에 나랑 스타일도 비슷하고. 돌핀스 만날 때마다 말 걸어보고 싶었는데 무서워서 못했어. 이번 기회에 제대로 배워보려고. 됐지?

확실히 이규영은 이주학 스타일의 타자 중 가장 고점이라고 봐도 됐다.

같은 좌타자에 빠른 발, 그리고 수비가 중요한 포지션까지.

그만큼 배울 게 많은 건 어찌 보면 당연한 일이었다.

거기에 둘이 말 많은 것도 비슷했다.

내가 포수인데 이규영, 이주학이 연속으로 들어와서 떠들어대면?

어후, 끔찍해라.

“오케이. 내가 말은 해볼게.”

-땡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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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부터 최대어가 움직였지만, FA 시장은 이제 시작이다.

이규영의 계약이 성사된 다음 날, 꽤 놀랄만한 계약이 성사됐다.

[(단독) 포수 최대어 최필주, 4년 최대 65억 창원 돌핀스행]

ㄴ 돌핀스 돌았냐? 최필주한테 65억?

ㄴ 와 ㅋㅋㅋㅋ 백퍼 패닉 바인데?

ㄴ 한국시리즈 때 포수 차이가 크긴 했는데 아무리 그래도 최필주 65억은 아니지;;

소고기를 먹으면서 뉴스를 보는데 깜짝 놀랐다.

포수 최대어인 최필주가 거액의 계약을 따내며 창원으로 향했다.

“이건 의왼데?”

최필주가 10홈런 이상은 거뜬히 칠 수 있는 포수지만 그건 어디까지나 스타즈 홈이라 가능하다는 얘기가 많았다.

그래도 최민규보단 확실히 잘하는 선수지만, 이규영의 빈자리를 메우기엔 부족했다.

하지만 이규영마저 놓친 상황에 손을 놓고 있을 순 없으니 그나마 타자 중 최대어인 최필주를 선택한 것 같다.

다만 최필주 이후 시장은 잠잠했다.

아직 FA 미계약자는 많았지만, 아무래도 최대어로 꼽을만한 선수는 이제 둘밖에 남지 않았다.

프렌즈 불펜 이신영과 돌핀스 불펜 오상엽.

둘 중 한 명만 마린스에 와도 든든할 거 같은데.

확실히 FA로 영입하기엔 위험부담이 있는 불펜 포지션이라 조금 길어지는 듯했다.

그 사이 KBO 시상식이 열렸다.

“이번 시즌 MVP는.... 부산 마린스 허하준입니다! 축하드립니다!”

“허하준 선수는 6월에 복귀했지만 5연속 완봉승, 노히트노런과 퍼펙트게임 등의 기록을 하며 소속팀 부산 마린스를 우승으로 이끄는 등 대단한 활약을 펼쳤습니다.”

허하준과 황인재가 경쟁을 펼쳤지만, MVP는 허하준에게 돌아갔다.

그래도 전 경기 출장하며 맹활약한 황인재가 6월에 복귀한 허하준보다 더 대단하지 않냐는 의견이 있었지만, 아무래도 연속 완봉이나 노히트노런, 퍼펙트게임 등 기록의 임펙트에 밀린 감이 있었다.

황인재도 꽤 여러 기록을 세웠지만, 내가 곧바로 깨버려서.

나?

나는 이번 시즌 규정타석을 못 채워서 후보에도 못 들었다.

그래도 우승은 했으니까.

시상대에 오른 허하준이 싱긋 웃으면서 마이크를 잡았다.

“제 꿈이 한국시리즈 MVP랑 정규시즌 MVP를 둘 다 받는 건데 이번에 이룰 줄은 상상도 못 했습니다. 전부 응원해주신 팬 여러분과 저희 선수단. 그리고 제 공을 받아준 수호 덕분이라고 생각합니다. 감사합니다.”

그 외에도 허하준이 승률, 평균자책점왕을, 이젠 마린스 소속이 된 이규영이 도루왕을 수상하며 시상식을 마무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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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무리 훈련이 끝나기 직전, 나눠서 훈련했던 마린스 1군과 2군이 처음으로 만났다.

사실 2군 선수들에게 김수호는 익숙하면서 어려운 존재였다.

자신들과 같이 몇 개월 동안 2군에서 뛰다 갑자기 1군으로 가더니 우승까지 이뤄낸 김수호가 대하기 편할 리 없었다.

그래도 말을 걸고 싶은 건 어쩔 수 없는 사람의 심리.

가장 처음으로 용기를 내 김수호에게 다가간 선수가 있었다.

“수호야.”

“어, 김성준 선배님?”

“기억하네?”

“당연하죠. 이번에 전역하셨다는 건 들었어요. 축하드려요.”

다가가면서도 자신을 기억할까 조심스러웠던 김성준이지만 이내 김수호가 자신을 기억하자 어깨가 펴졌다.

김수호가 2군에서 포수로 출전할 때 상무 포수로 김수호에게 친절하게 대해줬던 것이 이렇게 돌아왔다.

“그때는 포수 잠깐하고 말 줄 알았는데.”

“저도 그랬어요. 이렇게 보니까 엄청 반갑네요.”

김성준은 오민찬이 부임하자마자 선수단을 살피던 중 가장 아쉬워했던 자원이었다.

그나마 마린스 포수 중 가장 포텐셜이 있어 보였던 선수였지만 군대에 가 있으니 방법이 없었다.

그래도 상무에서 좋은 성적을 보여줬고 백업 포수로서 충분한 가능성을 보여준 선수라 다음 시즌 1군 합류가 유력한 포수였다.

오랜만에 만난 회포를 풀고 김성준이 조심스럽게 물었다,

“그, 혹시 부담이 안 되면 나중에 1군 투수들 어떤지 말해줄 수 있어?”

“선배님.”

“어?”

김성준이 긴장하자 김수호가 웃었다.

“당연하죠. 언제든지 물어보세요.”

“하, 고마워.”

김수호가 2군에서 오민기에게 폭언을 당할 때 용기 내 감독에게 오민기의 만행에 대해 말해줬던 김성준이었다.

그리고 김수호 역시 그 사실을 알고 있었다.

그렇게 과거의 인연이 만나고 새로운 선수들도 용기를 내 김수호와 다른 선수들에게 다가갔다.

특히 이번 신인드래프트에서 전체 1위로 지명된 박우주가 가장 선두에 섰다.

“안녕하십니까! 박우주입니다!”

이미 고등학교 시절 상대 팀으로 김수호와 만난 적이 있는 박우주였지만 그때와 마음가짐이 달랐다.

그땐 단순히 투수와 타자였다면 이젠 미래에 배터리를 이룰 사이였으니까.

재학시절 황인재 – 김수호로 이어지는 타선은 이호민을 비롯한 투수들에겐 공포의 대상이었다.

그때 이미 김수호의 재능을 엿봤던 박우주는 저 두 명이 프로로 진출한 뒤 팀을 우승으로 이끌었다.

1년 전 투수 최대어였던 이호민에 뒤지지 않는 재능으로 이미 메이저리그에서 계약이 왔던 박우주인 만큼 마린스에서도 절대 놓치지 않기 위해 애썼다.

메이저리그냐, 아니면 마린스냐.

오민찬은 고민을 하는 박우주를 설득하기 위해 마린스 경기에 초대했다.

그리고 허하준과 호흡을 맞추는 김수호를 보고 마음을 굳혔다.

‘저 선배랑 같이하면 한 단계 올라갈 수 있다.’

이호민만 봐도 1년 전과 현재를 비교하는 게 미안할 만큼 차이가 났다.

거기에 마린스의 투수들이 전체적으로 한 단계 위로 올라간 모습을 보였고, 박우주는 연약한 마린스 투수진을 뚫을 자신감이 충만했다.

당장 공을 받아달라 하고 싶지만 겨우 참아내며 다음을 기약했다.

그렇게 새로운 얼굴들이 김수호를 비롯한 1군 선수들에게 모습을 비췄고 가장 마지막으로 이규영이 선수단에 인사하기 위해 구장에 들렀다.

프로에 들어와 돌핀스를 제외한 유니폼을 처음 입어보는 만큼 약간 어색한 표정으로 선수단을 바라봤다.

“반갑습니다. 마린스 유니폼을 입게 된 이규영입니다.”

국가대표 중견수의 합류였다.

선수단 중 누구도 싫어하는 사람이 없었다.

“크, 규영이. 내가 검은색이 잘 어울린다고 했지?”

“언제 그러셨어요?”

“내가 다 마음속으로 말했지. 여기서 보니까 더 반갑네.”

특히 마지막 불꽃을 태울 준비를 하는 강주호가 이규영의 합류를 환영했다.

“저 왔는데 뭐 환영 케이크 같은 것도 없습니까?”

“케이크? 그런 건 없고 고기나 먹으러 가자.”

“선배님이 쏘시는 거죠?”

“야. 나 벌써 올해만 세 번 쐈다. 이번에 돈 좀 벌었는데 네가 한턱쏴야지. 안 그러냐?”

“저 연봉만 따지면 선배님보다 적습니다. 총액만 많지 거지에요 거지.”

팀 내 고액연봉자 둘이 서로 거지니, 돈이 없니 하는 모습을 보던 다른 선수들의 표정이 벙쪘다.

그때 이규영이 다른 선수들과 얘기하는 김수호를 발견하고 말했다.

“야! 김수호! 스읍, 새끼가 빠져가지고! 선배가 왔는데 퍼뜩 와서 인사해야지!”

“왔어요?”

“왔어요? 와, 나한테 밥까지 사주면서 선배님, 선배님이 마린스에 오셔야 합니다 라면서 설득했던 건 기억 안 나냐?”

“제가요?”

“스읍. 그래. 내가 이해해야지. 너무 부끄러워하지 마라.”

그러면서 몰래 김수호의 옆구리를 찔렀다.

‘그래. 뭐 한 번 정도는 맞춰줘야지.’

그 모습을 본 김수호가 속으로 한숨을 내쉬고 말했다.

“선배님 와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그래 인마. 이 선배님이 다 해줄 테니까 너무 걱정하지 말고.”

김수호가 받아주자 기분이 좋아진 이규영이 웃으면서 김수호의 어깨를 감쌌다.

이규영의 넉살에 분위기가 더 좋아지자 이주학이 쭈뼛거리면서 다가왔다.

“선배님, 저 문자로 인사드렸던 이주학입니다.”

“어, 그래 주학이. 반갑다. 일로 와.”

왼쪽엔 이주학, 오른쪽엔 김수호의 어깨를 감싼 이규영이 이 상황이 마음에 드는 듯 웃었다.

그리고 서로 눈이 마주친 김수호와 이주학이 눈짓으로 대화했다.

‘원래 이러시냐?’

‘어. 좀만 참아.’

“아오, 핏덩이들 데리고 내가 뭐 하는 거냐. 쯧, 연봉 너무 적게 받은 것 같은데? 그래도 센터라인은 이 선배가 책임질 테니까 이제 걱정하지 말고.”

그리고 그 모습을 본 선수단은 생각했다.

적어도 시즌 중에 조용한 날은 없겠구나 하고.

그렇게 이규영이 마린스 선수단에 융화되기 시작할 즈음, 새로운 얼굴이 마린스에 합류했다.

[(단독) 돌핀스 오상엽, 새 둥지 틀다! 부산 마린스 와 계약 합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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