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89화 순금처럼 깨끗한 (2)
[오늘은 이곳에서 쉬는 게 좋겠네.]
전선을 돌아다니며 봉사하는 주작을 위해 도시마다 지어진 탑. 그곳에 우리는 발을 내디뎠다. 주작이 탑 지붕에 안착한 후, 테라스로 꼬리를 내리면 그를 잡고 천천히 내려가는 식이었다.
“받아 주마. 뛰어내려도 좋다.”
“네, 대전사!”
“대, 대전사. 저희도…….”
“다 큰 놈들이 약한 척인가? 알아서 내려와라. 너희가 진정 노르다인이면.”
물론 베르세르크나 나같이 점프 한 번으로 내려갈 수 있는 자들은 그렇게 내려갔다.
자칫했다간 수십 미터 아래로 추락할 짓이었으나, 테라스가 워낙 커서 무섭지는 않았다. 상공에서의 전투가 워낙 많았다 보니 새삼스럽다는 감각도 좀 있었고 말이다.
내 다리가 테라스의 난간을 밟아 선 채 그 아래를 가만 구경했다.
“…나리는 무섭지도 않습니까요?”
“그다지.”
곧 데스브링거를 비롯해 계명과 떨거지 셋이 테라스를 밟았다. 소녀는 베르세르크의 손길에 의해 진즉 내려온 상태다.
[다 내려갔어?]
“예!”
그런데 이러면 주작은 어떻게 들어오는 거지?
나는 난간을 여전히 밟고 선 채로 테라스를 둘러보았다. 보편적인 테라스치고는 크지만, 주작의 몸집에 비하면 한없이 작은 공간이 눈에 들어왔다. 의문이 더욱 짙어졌다.
[좋아, 그럼 나도 들어간다.]
하나 다음 순간, 주작의 몸이 서서히 줄어들기 시작했다. 마치 붉은 안개를 청소기로 빨아들이는 것만 같았다.
상공에 퍼져 있던 열기가 압축되고 축소되며 하나의 형태를 띠었다.
[와, 장난 아니게 답답해!]
이건… 불이 형태 없는 에너지체라는 점을 이용한 건가.
나는 인간 형태로 뒤바뀐 불꽃과 그 불꽃을 지탱하는 옷을 보며 원리를 대충 가늠해 보았다.
문외한의 눈이기에 확신할 수 있는 건 없지만, 대충 저 옷이 구속복 같은 작용을 한다는 건 알 것 같다. 주작의 기운이 그 안으로 억압된 게 느껴진다.
[이걸 어떻게 참고 사는 거야?]
“…고생하는군.”
[히잉.]
저쯤 되면 코르셋으로 허리를 조인 수준이 아니라 조그만 상자에 욱여넣어진 것쯤 되지 않을까.
정말이지 이래저래 주작도 고생이다. 내 눈이 조금 짠해졌다.
“오, 뭐야. 잘도 어마어마한 에너지를 감당하고 있네. 뭐로 만든 거예요?”
하나 우리 중엔 주작의 심정에 아무런 관심이 없는 사람도 있었다. 마로 시작해서 터로 끝나는 사람이었다.
“갑자기 나타난 걸 보면 이면의 공간에 수납했다가 원할 때마다 소환하는 구조 같은데…….”
[응? 어… 그런 건 물어봐도 잘 모르겠는데… 인간들이 만들어 준 거거든.]
답답하다며 크라바트를 만지작거리던 이가 고개를 갸웃거렸다. 그때마다 꽃처럼 피어난 불꽃이 일렁였으나, 부리나 눈 따위가 사라진 덕택에 표정을 읽기는 더욱 어려워졌다.
[아, 원한다면 옷을 마른 인간을 소개해 줄 순 있어.]
“오, 소개해 줘.”
“어… 그 옷을 지은 인간이 아직 살아 있는 겁니까요?”
[열기를 영구적으로 감당할 만한 소재가 딱히 없다 보니, 일정 기간마다 해져서 못 쓰게 되거든. 그래서 옷을 짓는 재단사와 마법사는 매 시대마다 있는 편이야.]
그래도 말투가 낭랑하니 기분 나쁜 것 같지는 않아 보인다. 나는 난간에서 툭, 내려왔다, 옆에서 조마조마해하던 데브가 그제야 안도의 숨을 내쉬었다.
어차피 뒤로 넘어가도 라텔을 갈고리로 변형해서 걸어 버리면 그만인데. 나는 쫄보처럼 구는 데브를 보며 그 머리를 가볍게 톡 쓰다듬었다.
사르륵.
“둘은 잘 오고 있을지 의문이군.”
“뭐… 잘 오고 있지 않겠습니까요? 둘 다 신전 소속 나으리들인데.”
“그건 그렇다만…….”
나는 주작을 따라 산호와 호박 주렴을 걷어 내며 안으로 들어섰다. 얼굴이 비칠 정도로 반질거리는 대리석 바닥이 먼저 밟히고, 화려한 문양의 타일이 빈틈없이 깔린 벽이 두 번째로 보였다.
“…화려하군.”
“우와아아아아.”
“세상에, 대전사님! 돌들이 빛나요!”
“나, 남쪽 사람들은 다 이렇게 사는 거냐?”
“그러겠냐고요.”
그 뭐냐, 술탄이 존재하던 나라가 오스만 제국이었던가? 살짝 그곳이 연상되는 기분이다. 타일의 색이 다채롭고 원색에 가까우며, 금과 보석을 아낌없이 박아 넣었단 느낌에서 특히 그렇다.
거기에 정자처럼 구성한 공간 안의 카우치형 침대나, 방 전체를 빙 둘러 흐르는 못, 곳곳에 장식된 도자기나 금촛대 같은 걸 보면… 역시 사치스럽던 지구의 제국들이 떠오른단 말이지.
[미리 말하는데, 나는 이런 거 요구한 적 없어. 인간들이 멋대로 꾸며 둔 거지.]
주변을 둘러보던 우리의 시선을 느낀 것인지, 주작이 억울한 목소리로 항변했다. 딱히 뭐라 할 생각은 없었는데. 나는 그의 항론을 인정해 주기로 했다.
“그래.”
[진짠데……!]
아니, 그렇게 통탄하지 않아도 이미 알겠다니까.
“그런데, 이거 다 주작님한테는 의미 없는 거 아닙니까? 그 상태로 있는 것도 불편해하시는데 이런 장식물 같은 건… 더 쓸모없을 것 같은데.”
[맞아. 쓸모없어.]
“그럼 왜 이렇게……?”
[아까도 말했지만, 인간들이 멋대로 꾸며 둔 거라니까. 이런 게 있으면 내가 자주 들를 거라고 생각했나 보지.]
“엥.”
[내가 도시에 머무르고 있으면 아무래도 악마 걱정은 덜게 되잖아?]
“아… 그런 의미였습니까요. 그런데 뇌물이 하필이면…….”
[모든 생물은 자길 기준으로 생각하는 법이니까. 그네들 입장에선 이게 정답인 것처럼 보였나 보지. 정작 나는 아무 생각 없지만.]
나는 이것들을 만들고, 또 채웠을 인간들─아마 부호들일 테지─을 생각하며 한 도자기 앞에 몸을 세웠다. 주작이 없을 때도 잘 관리가 되는지 먼지 하나 없는 자기는 나를 매끄럽게 비추었다. [그레트헨.] 주작과는 다른 목소리가 잠시 들려왔으나, 그것은 금방 내 귀 바깥으로 흘러 나갔다.
[아무튼 편히 쉬어. 나도 회복하기 전까진 전선에 못 내려가니까─]
똑똑.
주작이 우리에게 휴식을 권하던 그 때, 방의 문이 두드려졌다. 아까부터 탑을 열심히 오르던 기척들이 있던데, 그들인가 싶었다.
[들어와.]
“귀하신 분을 뵙습니다.”
곧 문이 열리고 흐트러짐 하나 없는 차림의 중년 남성과 그 시동들이 모습을 드러냈다. 십몇 층을 단숨에 올랐을 텐데도 다들 옷깃 하나 삐뚤어진 바가 없다니. 참으로 대단한 사람들이 아닐 수 없다.
“누구냐?”
“가, 가이니르. 조용히 해.”
“우와… 옷에도 반짝거리는 게 많아요.”
“돈 많은 인간이라 그렇다.”
그렇게 내가 그쪽을 보며 감탄하는 사이, 그쪽도 우리를 염탐했다. 티 나지 않는 곁눈질로 우리의 수와 모습을 파악하는 솜씨가 제법이었다.
“외람되오나, 그분들은…….”
[나를 도와준 인간들이야. 얘네는 용사랑 같이 다니는 애들이고, 얘넨 떠돌인데 남쪽에 정착하고 싶대. 도와 달라면 도와줘.]
“분부대로 하겠습니다.”
[아, 그리고 지금 용사랑 그 동료 중 하나가 말을 끌고 성으로 오는 중일 거야. 마중 좀 나가 줄래? 말들은 탑에 내려 줄 수 없어서 부득이하게 바깥에다 내려다 주고 왔거든.]
“마땅히 그리하겠습니다.”
[내가 없는 동안 전선 상황이 어떤지 보고도 준비해 줘. 다만 여기에 하루 이상 있을 것 같으니까 전선이 급박한 수준만 아니면 식사 이후로 미뤄 줄래?]
“예.”
그래도 주작 덕분에 상황이 꼬이는 일은 없었다. 중년 남성이 손짓을 하자 주변에 있던 사람 중 하나가 서둘러 탑을 내려갔다.
“그 외에 명하실 게 있으신지요.”
[어… 맞다. 하얀까마귀 마탑주와 금풍이란 이명의 대현자도 데려와. 특히 전자는 반드시 끌고 오고. 저항한다면 무력을 써도 좋아.]
“…알겠나이다.”
오는 동안 흰까마귀에 대한 사안을 잊었는가 했더니, 그건 아닌가 보다. 나는 순식간에 살벌해진 주작의 말투를 보며 도자기를 들여다보느라 굽혔던 허리를 슬쩍 폈다.
[그레트헨!]
며칠째 무시당하는 목소리가 또 한 번 울려 퍼졌다. 역시, 나는 그것에 귀 기울이지 않았다.
꼬르륵.
한데, 상황에 맞지 않게 누군가의 배에서─나는 아니었다─굶주림을 알리는 신호가 울려 퍼졌다. 장내에 있던 대부분의 사람들이 소리가 들린 쪽으로 눈동자를 굴렸다.
“가, 가이니르 아니다!”
“이 미친놈아……!”
파미르랑 바우티야가 고생이군.
나는 뒷목 잡는 이들을 보며 품에 손을 집어넣었다. 베르세르크 뒤에 찰싹 붙어 있던 소녀가 자기 배를 쥔 채 귀를 발갛게 물들인 걸 보았던 까닭이다.
“자.”
“……?”
이것도 벌써 다 먹어 가네. 나는 거의 비어 있는 사탕 주머니를 보며 가까운 시일 내에 보충할 것을 다짐했다.
“…감사합니다.”
물론 지금은 소녀에게 나눠 주는 것이 우선이지만.
나나 베르세르크 몫 음식을 절반씩 더 나눠 받으면서 좀 더 포동포동해진 뺨이 사탕을 앙 물었다.
[…마지막으로 얘네 먹을 것 좀 가져다줄래?]
다행히 소녀의 배는 사탕 외에 다른 것으로 채워질 수 있을 듯했다.
“어째 사람 부르는 것보다 음식이 오는 게 더 빠르네요.”
[마탑이 멀어서 그래. 아마 두 사람보다도 용사가 먼저 도착할걸?]
마탑이 왜 이 탑과 먼 곳에 설치됐는지 예상이 간다면, 그건 마법사에 대한 편견이 너무 과한 것일까.
나는 주작과 데스브링거의 대화를 들으며 시종들이 가져다준 의자에 앉았다. 덜컥. 의자 외에도 시종들은 상과 그릇, 식기 등을 계속해서 나르고 있다.
“그릇이 하얗고 반질거려요… 꼭 눈을 얼려서 만든 것 같아.”
우리가 내려가서 먹었으면 편했을 텐데, 다들 그럴 생각을 안 해서 저들이 여기까지 옮겨 주네. 여러모로 고생이다.
나는 시종들을 안쓰러운 눈으로 보며 다른 이들에게 손짓했다. 서 있던 놈들이 주섬주섬 자리를 하나씩 꿰차기 시작했다.
“성주 앞으로 불려 간 것도 아닌데 이런 격식이라니. 체할 것 같습니다요…….”
“너무 신경 쓰지 마라.”
나는 마침 나와 베르세르크 사이에 앉은 소녀를 보며 그 무릎에 냅킨을 얹어 주었다. 소녀가 그걸 왜 얹냐는 눈빛을 했지만, 치우지 않았으니 됐다.
“먼저 전채 요리를…….”
“그릇 위로 이상한 걸 덮어 놨네요. 남쪽 사람들은 다 저렇게 먹어요?”
“몰라. 이상해…….”
“밥이 안 보인다. 가이니르 배고프다.”
“음식 덮개라는 거다, 바보들아. 음식 식지 말라고 덮어 둔 거야.”
“저러면 안 식어요?”
“생각보다는.”
항상 생각하는 건데, 사람 사는 건 다들 비슷하단 말이지. 추운 지방이니 코스식으로 구성되는 건 역시 어쩔 수 없는 걸까?
[설명은 됐으니까 그냥 나르고 가. 요리해 준 애한텐 고맙다고 전해 주고.]
“예.”
나는 설명 없이 밥들을 내려 주고, 뚜껑을 회수해 가는 이들을 보며 본격적으로 수저를 들었다. 바깥에서 안쪽으로 집는 예절은 여기도 똑같았기에 별로 어려울 것 없었다.
나와 마이스터, 계명, 주작만이 정확히 바깥 수저를 집었다.
“뭐, 뭐가 많아요…….”
“어려우면 스푼과 포크만 써도 된다. 그리고 지금 건 손가락으로 집어 먹어도 괜찮… 지만 손은 먼저 닦고 집어라.”
잘라야 할 게 있다면 어차피 양쪽 어른들이 다 잘라 줄 텐데 뭐. 나는 전채로 나온 무화과샐러드를 입에 넣으려다, 아차 싶어졌다.
다들 손은 닦았을까? 애초에 옆에 놓인 대접이 손 닦으라는 용도인 거 알고 있나?
“너희도 손 닦았나?”
“…아니요?”
“어, 손 닦아야 해… 요?”
“더러운 놈들.”
“…각자 왼쪽에 물이 채워진 볼이 있을 거다. 거기다 손 넣고 닦으면 된다.”
“그거 마시라고 둔 거 아니었나?”
…베르세르크!!
[인간들은 손을 씻어야 하는구나. 불편하겠네.]
할 짓 없다고 신전에서 책 읽다가 식사 예절을 알게 돼서 다행인 건지, 아닌 건지.
나는 종을 울려 대기하던 시종을 불렀다. 방 안에서 대기하던 이었다 보니 상황 설명할 것도 없었다.
그는 주전자로 바로 물을 보충해 주었다. 식수였지만 뭐… 손 닦는 용도로 써도 상관은 없을 것이다.
“여긴 정말 규칙이 많네요…….”
“높으신 분들 식사법이라서 그렇습니다요. 우리 같은 촌뜨기들은 그냥 스푼으로 퍼먹으니 너무 외우려 노력하지 마십쇼.”
“아, 진짜요?”
“예.”
나는 축축해진 소녀의 손을 내 냅킨으로 닦아 주곤 무화과샐러드도 입에 넣어 주었다. 와삭. 비스켓 위로 잼에 절인 무화과를 올린 음식이라 그런지 소녀가 아주 좋아했다.
“맛있다…….”
“내 것까지 먹을 테냐?”
“전채는 원래 많이 먹는 게 아니지만…….”
맛있으면 더 먹어야지. 나는 내 것도 소녀에게 밀어 주었다. 순식간에 두 개의 무화과샐러드를 얻은 소녀가 양 볼을 오물거리며 방긋 웃었다.
“가이니르도 더 먹고 싶다…….”
“기다려, 뒤로도 계속 나올 거니까.”
“아, 이걸로 끝나는 게 아니에요?”
“사람이 이것만 처먹고 살겠냐?”
“다 모르겠고, 저는 그냥 한껏 차려 두고 마음껏 먹는 게 편한 것 같습니다요. 높으신 분들은 뭐 이리 깔짝깔짝 먹는지.”
[그냥 한 번에 다 내오라고 할까?]
“제발요.”
“어휴, 먹을 줄 모르는 놈들.”
그사이, 이런 식사법에 익숙지 못한 이들로 인해 주작이 종을 울렸다. 귀족식 식사에 통달해 있을 마이스터는 어째 불만인 듯하지만, 수로 밀려서 막지는 못했다.
[앞으론 완성하는 대로 올려. 양도 좀 많이 주고.]
아니, 눈치를 보면 그도 이런 방식이 썩 편하진 않은 듯 보인다. 그냥 그렇게 먹을 줄 아니까 왜 바꾸냐고 투덜댄 거지.
결국 뼛속까지 오만함뿐인 계명만이 모든 놈들을 한심하게 쳐다보았다.
“경이로울 만치, 천박해.”
아니, 말까지 한 걸 보면 적당히 한심한 것도 아닌 모양이다. 진짜 경멸스러운 모양인데.
“와! 밥이다!”
그치만? 내 알 바는 아니지.
“계속 나올 테니 급하게 먹진 말아라. 체한다.”
나는 전채 다음으로 나온 수프를 가볍게 떠먹으며 신난 소녀를 적당히 제지했다. 베르세르크는 이런 걸 막지 않는 타입이라 내가 하지 않으면 할 사람이 없었다.
“아, 미친! 가이니르, 튀잖아!”
“벌써 다 먹었다… 더 없나?”
“가이니르으…….”
“나랑 아는 척하지 마라, 너네.”
저쪽은… 다 큰 성인이고 마이스터와 계명이 있으니 어떻게 되지 않을까. 나는 그 두 사람이 경멸하면 경멸했지, 도와주지 않으리란 걸 알면서도 그들을 외면했다.
솔직히, 다 큰 성인 뒤치다꺼리하는 건 너무 귀찮았다. 내 손이 뒤에 물러서 있던 시종에게 손짓했다.
“저쪽 세 명에겐 수프를 한 접시씩 더… 아니, 두 접시씩 추가해 주고, 앞으로 저쪽에게 가는 양은 두 배로 늘려 주겠나.”
“예.”
그러다 시종 너머에 앉아 나를 보는 데브와 눈이 마주쳤다. 청년의 손에는 박박 다 긁어 먹은 수프 그릇이, 그 눈에는 부족함을 호소하는 울망함이 있다.
“…이쪽에도 수프 한 접시만 더 주면 고마울 것 같군.”
“네.”
아니, 나도 따지고 보면 평민인데 왜 내가 도맡고 있냐.
어처구니가 잠시 실종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