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76화 그 두 눈으로 (2)
격자 무늬가 있는 하얀 천장이 보였다. 쉐엑쉐엑. 귓가 어딘가에는 누구의 것인지 모를 숨소리가 연신 울려 퍼지고 있다.
쉐에엑.
아니, 그건 정말 남의 것이었을까?
“제발…….”
절박한 기도가 귓가를 간질였다. 울음기가 가득하여 먹먹하기 짝이 없지만, 그래도 아는 목소리였다.
“제발 뭐라도 말 좀 해 줘…….”
선비, 선림이. 항상 전교 5위권 안에 들었음에도 수능 전날 사고를 당했단 이유 하나만으로 재수를 해야 했던, 하나 그 순간에도 울지 않았던 대나무 같은 친구.
그런 네가 우는 건 두 번밖에 본 적 없어. 모두 내가 사고를 당했거나 그 여파로 삶을 낭비할 때의 일이었지. 그런데 이번 사건으로 총 세 번이 되어 버렸구나.
도저히 널 볼 면목이 없다.
“야, 야. 장난치지 마. 네가, 네가 장난치는 건… 이미 쓰러졌던 것 한 번으로 족하다고…….”
신발, 이장화. 아닌 척 눈물이 많아서 가르치는 학생들이 입시에 성공할 때마다 우릴 불러 놓고 질질 짜던 놈.
그래도 네가 우는 날은 그 원인이 기쁨일 때뿐이 없었는데, 내가 그걸 또 망쳤어. 미안해. 미안해. 미안해…….
“아, 아주머니. 지금, 지금… 흐으, 깨어나서.”
닭강정, 강정희. 두 달 뒤에 여행 갈 거라고 그렇게 자랑을 했었는데, 정이 많은 네 성격상 그 여행은 아마 취소됐겠지. 너는 친구가 쓰러졌단 소식을 듣고도 여행 일정을 유지할 정도로 신경 줄이 두껍질 못했으니까.
사실, 편히 놀러갔다 와도 난 상관없는데.
“야, 제발, 제발 일어나라. 아 이번에 새 찻잎도 구했다고. 블렌딩도 네가 딱 좋아할 스타일이라서…….”
찻잎광인, 김태균. 너는 꿈에서도 그렇도 이 순간에도 그렇고, 나를 찻잎으로 낚으려 하네. 내가 너처럼 찻잎에 미친 인간인 줄 아는 거야 뭐야. 물론 내가 좋아할 스타일로 블렌딩됐다는 차는 좀 궁금한데…….
아.
우리가 이렇게 가까운데, 왜 우리는 닿을 수 없지?
나도 너희에게 무언가 말하고 싶어. 보고 싶었다고, 정말 보고 싶었다고 목이 찢어져라 외치고 싶어. 너희가 하는 모든 말에 대답하고 싶어. 정말 괴로웠다고, 그동안 진짜 힘들었다고 상담하고 위로받고 싶어. 걱정 끼쳐서 미안했다고 사과도 하고 싶어.
정말 진심으로 그러고 싶어.
“무슨 사태가, 아─”
“비켜 주세요. 동공 반응을 봐야──”
그렇지만…….
“환자분, 정신이─”
촤르르륵. 기분 나쁜 소리가 영혼 깊숙한 곳에서 울려 퍼진다. 아직 이곳에 돌아와선 안 된다는 양, 나의 영혼을 어딘가로 데려가려는 소리다.
‘약속해.’
하여 나는 나를 이끄는 그 거대한 힘에 저항하며 가까스로 입술을 달싹였다. 오래된 성대가 목소리를 내 주었는지 내 주지 않았는지는 알 길이 없다. 어쩌면 호흡기에 가려져서, 간호사에 가려져서 이마저도 전달되지 않았을지 모르고.
‘반드시.’
그렇지만 그런 불확실함에 주저하기엔 너무 오랜 기다림이라서. 이마저도 얼마 남지 않은 기회이고 시간이어서.
나는 이번에야말로 잊지 않고자 그 얼굴들을 최대한 눈에 담았다. 부모님이 자리에 계시지 않는단 것도, 차오르는 눈물에 그들의 윤곽선이 부예진다는 것도 아쉬웠으나, 그보단 기억하고자 하는 절절함이 더 컸다.
‘반드시 일어날게.’
아, 가자마자 기록으로 남겨 둘래. 이젠 틀리게 그리지 않을 거야. 결코 그러지 않을 거야.
‘기다려 줘.’
절대, 너희를 잊지 않아.
다시 돌아와서 마주할 그날까지, 절대로.
촤르르륵!
혐오스러운 사슬 소리가 나를 휘감았다.
.
.
.
“허억!”
그리고 아주 짧은… 그러면서도 아주 긴 시간의 흐름 끝에 나는 흉곽 안쪽에 공기가 가득 차는 느낌을 받았다. 숨 쉬기가 어째서인지 가빴으나, 그보다는 흐르는 눈물을 닦는 게 먼저였다.
“아…….”
얘들아, 얘들아, 얘들아…….
나는 쉼 없이 차오르는 눈물에 몇 번이고 뺨을 닦고 눈가를 비볐다. 눈물샘이 고장 나기라도 한 기분이었다. 그리운 얼굴이 망막에 맺혀 도저히 지워지지가 않았다.
[아이고… 진짜 고생이 많았나 보네.]
“아흐…….”
사실 거기서 돌아오고 싶지 않았어. 아이의 삶을 구해 준다고 했지만, 아무래도 좋아졌으니 그냥 거기서 그대로 깨어났으면 했어. 우는 친구들의 뺨을 정말 닦아 주고 싶었어…….
[그래…….]
하지만 그게 안 된다는 걸 알았다. 영혼에 새겨진 무언가가 나를 끌어당기고 있다는 걸 알아, 무슨 짓을 해서라도 다시 이곳으로 불려 올 것을 직감했다.
그래서 인사밖에 할 수 없었고, 그래서 더욱 서러웠다.
역시, 나는 돌아가고 싶다.
나의 집에.
내 그리운 세계에.
[더 울어도 돼…….]
나는 알 수 없는 누군가의 도닥임을 받으며 한참을 그 품에 안긴 채 울었다. 그렇지 않고선 도저히 배길 수 없었다.
[이곳에선 널 볼 사람이 아무도 없으니, 마음 편히 울어도 돼…….]
“흐흑, 흐으으.”
해일 같은 슬픔이 꾸역꾸역 눈과 입에서 토해졌다. 영원히 메마르지 않을 설움이고, 입에 맞지도 않는 알콜로 희석시키고 싶은 울분이었다.
“얘들아…….”
그런 그리움이었다.
헤아릴 수 없는 시간 동안 작달비가 내렸다.
[자, 이제 좀 진정했어?]
“…네.”
얼마나 울었을까. 나는 한참 만에 누군지 모를 품에서 고개를 떼었다. 히끅. 너무 운 나머지 생긴 딸꾹질이 나를 덮쳐 왔다.
[푸흐흐흐. 자, 물.]
히끅. 내가 한 번 더 딸꾹질을 하자 상대가 푸시시 웃었다. 비웃음이었다면 기분 나빴을 것이나, 푼수도 그런 푼수가 없는 미소라서 나도 피식 웃고 말았다.
“감, 감사합니다.”
목이 완전 잠겼네. 나는 내 잠긴 목을 주무르며 그가 건네는 물잔을 받았다.
사르륵. 물을 마시기 위해 자연히 몸을 젖히자, 내 어깨에 얽혀 있던 길고 긴 천 자락이 나가떨어졌다. 신전 문양이 박힌 스톨Stole이었다.
[무얼. 네가 해 준 것에 비하면 이건 사례의 축에도 들지 못할 텐데.]
나는 그 자색 스톨을 물끄러미 보다가 그의 얼굴에게로 다시 고개를 돌렸다. 구리 같은 붉은빛이나 청금석 같은 푸른빛, 먹 같은 흑빛, 목련 같은 흰빛, 금 같은 노란빛 따위가 감도는 털이 가장 먼저 보였다.
그 뒤로는 머리에 달린 뿔이, 그다음으로는 털 사이에 돋힌 용비늘이, 마지막으론 희끄무레하여 홍채를 구분할 수 없는 눈이 시야에 들어왔다. 은색인지 백색인지 홍채와 흰자위의 경계가 옅은 눈은 눈길의 방향을 영 구분할 수가 없다.
“…당신은 누구고, 여긴 어딥니까?”
[음? 아. 미안. 소개를 먼저 했어야 했는데.]
그래도 사람이 무섭게 느껴지진 않았다. 홍채가 잘 안 보일지언정 눈매 속에 담긴 상냥함만은 참으로 선명하게 다가온 탓이었다.
[나는 게스타스.]
그리고 그는 기어이 자신의 이름을 소개했다. 샤기족 특유의 짐승 같은 얼굴과 별빛처럼 반짝이는 하얀 눈 뒤로는 거꾸로 뒤집힌 세계수가 하늘을 향해 뿌리를 뻗고 있다.
[신을 모욕하고 거짓을 선동한 최초의 용사야.]
현실이 아닌 기묘한 공간이 나를 반겼다.
“최초의… 용사?”
[아, 별거 아니야, 별거 아니야. 신경 쓰지 마.]
아니, 그게 어떻게 별게 아닐 수 있는데. 나는 게스타스의 말에 미묘한 표정을 짓고 말았다. [진짜 아닌데.] 상대는 그런 내 마음을 아는지 모르는지 여전히 푼수처럼 웃기만 할 뿐이다.
“…그렇군요. 그럼 제가 여기 있는 이유는?”
[그거야… 내가 낚아채 왔으니까?]
그건 또 뭔 소리야.
나는 우주와는 또 다른 느낌의 검은 하늘을 보았다. 별 하나 없었지만 저편의 거대한 세계수가 스스로 빛을 발하는 덕에 어둡다는 느낌은 들지 않았다. 조금 신기하다.
“좀 더 자세한 설명이 필요한 것 같은데요.”
[으음… 자세한 설명이라고 해도 말이지…….]
내가 주변을 돌아보는 동안, 굴곡진 대지─나무에서 뻗어 나온 가지의 한 가닥이었다─에 엉덩이를 붙인 이가 머리를 긁적였다.
[네 몸이… 정확힌 네가 여기서 쓰고 있던 몸이 이번에 죽기 직전까지 갔잖아? 그래서 네 영혼이 원래 몸으로 돌아가고자 홀라당 나가 버렸거든.]
“아… 그럼 제가 봤던 건 역시……?”
[진짜지. 비록 이곳의 육체가 살아남에 따라 계약이 부활해서 다시 잡혀 오긴 했지만.]
역시, 그건 꿈이 아니었구나. 겨우 말랐던 눈물샘이 또다시 자극받았다. 함에도 끝내 울지 않은 건 입술을 꽉 지르물고 고개를 쳐든 노력 덕이었다.
습윤해진 눈이 끝내 흐르지 않고 정면을 보았다.
“…그럼 지금 제가 여기에 있는 건.”
[계약에 따라 그 몸으로 돌아가려던 걸 내가 잠깐.]
“아…….”
낚아채 왔다는 게 그 소리였구나. 나는 이제야 상대의 말을 이해했다. 이곳이 어딘지, 상대의 정체가 정확히 무엇인지는 여전히 잘 모르겠지만 말이다.
“그럼 절… 이렇게 빼돌리신 이유는?”
[너와는 꼭 이야기해야 했으니까.]
“이야기?”
[네가 이 세상에 보여 준 헌신에 대한 감사, 강요된 희생에 대한 면구, 보호해 주지 못한 것에 대한 사죄… 그 모든 것들 말이야.]
그러나 내가 이곳에 불려 온 건 결코 가벼운 사항 때문이 아닐 것이다. 나는 그것을 즉감했다.
“…그렇군요.”
또한 그런 감이 들자마자 어깨가 절로 펴지고 허리가 꼿꼿이 섰다.
“그래서, 당신의 말은 누구의 대변인가요?”
그제야 거대한 게스타스의 눈이 내 눈높이와 제대로 맞아떨어졌다.
[…이 세상의 창조신. 세상의 유일한 주신. 혹은 이 세계 자체.]
그리고 그 얽힌 시선 속에서 게스타스는 울듯 웃었다.
[그리고 ‘나’와 다르지만 ‘나’와 동일한 존재. 지금부터 이어지는 말은 전부 그들을 대표하여 전하는 말이야.]
아, 바닥으로 자라나는 가지에 맺힌 수천 개의 열매가 어째서인지 나를 보는 양했다. 익숙한 기분이었다.
* * *
모험가가 깨어나지 않는다. 육신은 재생을 거의 마쳐 평소의 빛깔을 되찾은 상태인데도 그랬다. 인퀴지터의 가슴이 초조함으로 물들기 시작했다.
“…소녀는, 아직인가?”
심지어 그녀는 모험가만 살펴볼 수도 없는 입장이었다. 그녀의 치료가 다급한 이들이 무려 둘이나 된 까닭이다.
“가장 중요한 내장 부분은 수복을 완료했지만… 안타깝게도 완벽히 나으리란 보장은 없습니다.”
신성력은 만능이 아니다. 예컨대 잘리고 으깨진 사지를 복원할 수는 있어도 그 뒤에 찾아올 정신적 여파까진 막아 주지 못하는 것처럼, 망가진 뇌를 재생시켜 줄 수는 있으나 망가졌을 때의 소실되었을 무언가까지 없애 주진 않는 것처럼 말이다.
“지금은… 소녀를 믿는 수밖에 없습니다.”
하므로 엄동설한에 수 시간이나 방치되었을 소녀가 신성력으로 해결할 수 없는 무언가의 상해를 입었다면, 그땐 어쩔 수 없다. 소녀가 스스로의 힘으로 이겨 내기만을 기다리는 수밖에는.
“죄송합니다, 베르세르크.”
“…아니, 네가 사과할 일이 아니다. 네 잘못이 아니니까.”
그런 인퀴지터의 설명에 베르세르크의 눈이 힘을 잃었다. 무언가 텅 비어 보이는 그녀의 얼굴은 어째서인지 오래된 유적지를 연상케 한다. 곧이라도 무너질 것만 같다.
“베르세르크…….”
“가 봐라. 한 사람이 더 남아 있지 않나.”
“아……!”
하지만 크레바스에 둘러싸인 유적지는 그 어떤 이의 접근도 허가하지 않았다. 인퀴지터는 결국 베르세르크 위로하기를 포기한 채 뒤로 물러났다.
“늦어져서 미안하다.”
“댁이 늦고 싶어서 늦은 것도 아닌데요, 뭐.”
다만 물러난 후에도 모험가에게 갈 순 없다. 인퀴지터의 발길이 한쪽 구석에 앉아 있는 데스브링거에게로 닿았다.
“완전히 부러졌군…….”
아니, 부러지다 못해 거의 으깨진 것에 가까워 보인다. 인퀴지터는 제멋대로 돌아가 있는 데스브링거의 팔을 확인하며 저도 모르게 혀를 내둘렀다.
“동상도 심해… 이 정도면 엄청 고통스러웠을 텐데.”
이 와중에 진행된 동상은 온몸을 잠식하고 있어, 정상적으로는 사지를 절단해도 목숨을 장담하기 힘들 지경이다.
그들을 위해 뛰었을 데스브링거의 노력이 가늠되는 듯해, 인퀴지터의 눈시울이 붉어지고 말았다.
“뭐 그런 얼굴입니까요. 안 죽었으면 된 거지.”
“죽기 거의 직전이란 게 문제인 거다, 이 망종!”
그래도 이 정도면 문제없이 치료할 수 있다. 그녀는 그것에 실로 안도하며 힘을 끌어올렸다. 손바닥에서 뻗어 나온 금빛이 너울거리며 데스브링거에게로 흘러 들어갔다.
“망종.”
“왜요?”
“그래서 이건 무엇에게 당한 상처냐.”
동상의 원인이야 뻔하다. 다만 팔의 상처는 대체 어쩌다 난 것일까? 안개 괴물은 물리력을 발휘하지 않으니 분명 다른 것에게 당한 것일 텐데, 그런 놈이 이 설원에 존재했단 말인가?
“…그냥, 짐승한테 좀 당했어요.”
“그래……?”
이곳에 짐승이 존재하는지는 둘째 치더라도, 정말 한낱 짐승이 그를 이리 만든 걸까? 하지만 어떻게? 팔이 이렇게 으스러졌을 정도면 그의 상체도 멀쩡하긴 어려웠을 텐데…….
“그건 왜 묻는데요.”
“…아니다. 말하기 싫으면 됐다.”
하나 인퀴지터는 그녀의 의문을 그저 묻기로 결정했다. 이유는 별것 없었다. 데스브링거가 묻지 말아 달란 표정을 하고 있었다.
“…내 쪽도 질문이 있는데요, 나리는 왜 쓰러지셨습니까요?”
“그건…….”
“…또 무리하신 겁니까요?”
파고 들어간다면 이야기가 세세해질 수는 있으나, 요약한다면 저 말도 맞다. 인퀴지터는 고개를 무겁게 끄덕였다. “…빌어먹을.” 데스브링거가 분한 얼굴로 입술을 지르물었다.
“…일은 잘 끝났고요.”
“아마도.”
유백색 실타래 덕에 균열은 봉합되었다. 명이 경각에 달한 모험가와 함께 설원이 멀뚱히 남겨질 뻔했던 것도 갑자기 나타난 뼈상어 덕에 이곳 안전지대까지 도달할 수 있었고.
파아아아.
거기에 고개를 들어 한쪽 구석을 보거든 은은한 빛을 뿜어 가며 무언가에 집중하는 용을 볼 수 있으니. 주작의 희생과 모험가의 혼수상태… 같은 점만 제외한다면 상황 자체는 일단락된 게 분명했다. 그러니까, 아마도.
“…이제 어찌해야 할지.”
다만 상황이 일단락된 것과 앞으로의 전망은 별개인 법이라.
모험가가 계속 깨어나지 않는다면 그땐 어찌해야 하는 걸까. 주작의 희생으로 인해 그들은 돌아갈 방법을 잃었는데, 그건 또 어찌 해결해야 하는가.
청년의 한숨이 얼어붙은 동굴 안을 푸우 맴돌았다.
[뭐가 그리 고민이야?]
“주작께서 돌아가셨으니 이제…….”
[엥, 난 아직 안 죽었는데.]
“그분께서 돌아오시지 않으시는 걸 봤는데 무슨 소… 리……?”
[……?]
그러다, 인퀴지터는 제 어깨 근처에서 날개를 파닥이는 조그만 새를 발견했다. 놀랍게도 그 새의 몸은 불꽃으로 이뤄져, 주변에 따끈한 열기를 전달 중이다.
“어……?”
그러니까, 그건 주작이었다.
“에엑─?!”
살아 있어!? 인퀴지터의 비명이 동굴을 또 한 번 때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