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53화 왼눈이 뜨이지 않고 (1)
“이게 사람 사는 곳입니까요……?”
본격적으로 노르다 지방에 발을 들인 지 이틀.
털 망토를 똘똘 두른 데스브링거가 몸을 파르르 떨었다. 팔다리 굵기가 두세 배는 될 정도로 껴입었건만 그래도 추운 모양이었다.
“야, 축복 좀.”
“…축복을 물 달라 하듯 부탁하는 사람은 당신뿐일 겁니다.”
“당장 내가 죽게 생겼는데 알 바냐?”
데스브링거가 그 꼴인 만큼 힘들어하는 건 마이스터도 매한가지였다.
에루탤크가 보온 마법을 둘러 주고, 다니엘과 인퀴지터가 돌아가며 축복을 내리지 않았다면 그는 진즉 말 위에 뻗어 있었을 것이다.
“말도 못 다니는 날씨가 말이 되냐고요…….”
“사막에서도 말은 못 다녔다만.”
“대신 낙타가 있었잖습니까!”
“대신 이 지방에선 순록이나 개 썰매를 타고 다닌다 들었다. 유니콘 혈통들의 말도 멀쩡히 다니고 있고.”
“아잇, 진짜, 대충 알아먹으란 말이에요.”
그렇지만 그들의 곡소리도 이해는 간다. 가호를 받은 나조차 ‘어라? 기온이 주식 그래프처럼 떨어지는 것 같은데?’라는 심정이 왕왕 드는데, 가호까지 없는 저들은 어떻겠나.
“눈 아래 돌이 많다. 걸려 넘어지지 않도록 조심해라.”
“앗, 알겠습니다!”
“명심하겠습니다.”
거기에 이 땅은 그저 춥기만 한 곳이 아니다. 눈이 정강이까지 쌓일 만큼 폭설도 같이 내리는 곳이었지.
또한 행군에 있어, 눈이란 건 단순히 추위만을 증거하지 않는다. 얕게 쌓였을 때는 미끄러움을, 높게 쌓였을 땐 헤쳐 나갈 때의 저항감을 선사하는 또 하나의 장애물일 뿐.
“경, 힘드시면 바꿔도 괜찮습니다.”
“난 괜찮으니 후열에나 신경 써라. 넘어질까 무섭군.”
그런 점에서 선두에 선다는 건 적잖은 체력 소모를 요구했다. 무릎까지 쌓인 눈을 다리 힘으로 밀어내려면 평상시보다 더한 힘이 드는 까닭이다.
뭐, 나야 남는 게 튼튼한 몸뿐이라 크게 어렵다는 감상은 안 들었지만서도.
“노르다 지방 초입도 이렇게 추운데, 세상의 끝은 얼마나 추울지 감도 안 잡힙니다요…….”
“…거긴 진짜 물 마시려고 꺼낸 통이 얼어 있는 거 아니야?”
“물을 끓여 가도 소용없을 것 같긴 합니다요.”
나는 검을 이용해 눈을 양옆에 퍼트렸다. “끓이면 더 빨리 얼 거다.” 그러는 내 머릿속에는 영하 삼십 도인가 하는 날씨에 뜨거운 물을 흩뿌리던 영상이 흘러간다.
“네?”
“정확힌 원리는 나도 모른다만, 뜨거운 물이 더 빨리 언다고 알고 있다. 그러니 식수를 데워 갈 생각은 접는 게 나을 것 같군.”
허공에 뿌리자마자 물이 순식간에 얼었었지, 아마? 이름은 잘 기억 안 나지만 무슨무슨 효과니 한 걸 보면 과학적으로도 정립된 현상이었던 것 같고.
“진짜냐?”
“그래.”
물론 세계의 끝이 북극 같은 장소면 이 현상도 별 의미 없을 거다. 따뜻한 물이든 차가운 물이든 알 게 뭐야. 영하 사오십 도 아래에선 모두가 평등하게 얼어 버릴 텐데.
“네 고향에선 그랬어?”
“…그렇게 말하니 좀 이상하군. 다만 고대부터 알음알음 전해져 오던 지혜긴 했다. 여기라고 다를 것 같진 않군. 열역학의 개념은 통용되는 것 같았으니까.”
“그래? 이거 제법 흥미로운데…….”
파삭.
나는 일행이 동태가 되어 버리는 건 아닌가 걱정하며 걸음을 멈췄다. 눈을 헤치고 걷던 부츠의 앞코에는 질척거리는 흙이 약간 묻어 있다.
“이따 번 설 때 얘기하자.”
“너와 나는 번 서는 시각이 다르다만.”
“나 번 설 때 네가 일어나면 되잖아.”
“어이없군. 양심은 남쪽에 두고 왔나?”
나는 그걸 보며 손가락을 튕겼다. 화르륵. 내 발치부터 염화가 일며 수십 미터를 쭈욱 나아갔다. 쌓인 눈을 태우고 가려졌던 대지를 드러나게 하는 불길이었다.
“모험가님?”
“경?”
마기의 움직임 때문에 가장 먼저 알아차린 두 사람이 미어캣처럼 고개를 갸웃거렸다.
나는 대답하는 대신 살짝 비켜 보였다. 우리 앞에 펼쳐진 땅은 얇은 얼음장으로 뒤덮인 늪지였다.
“…돌아가야겠군요.”
“내가 가장자리를 찾겠다. 기다려라.”
이래서 불꽃을 허투루 쓸 수 없다니까. 나는 마력량을 가늠하며 주변 눈을 죄다 녹이고 다녔다. 늪지가 쓸데없이 넓어서 길을 찾는 건 제법 걸렸다.
“이럴 줄 알았다면 길잡이를 데려올 걸 그랬군.”
“죄송합니다… 노르다 지방에 들어가서 구하는 게 더 나을 줄 알았는데.”
“나한테 사과하지 마라. 그건 모두가 긍정한 사항이었지 않나.”
나는 시무룩해하는 인퀴지터의 머리통을 쓰다듬어 주는 대신, 갸름한 뺨에 사탕을 밀어 넣었다. 젖살이 빠진 거야 어쩔 수 없지만, 추위로 인한 열량 소모가 뺨을 더 마르게 하는 것만큼은 용납하고 싶지 않던 까닭이다.
“헛, 감사합니다.”
“그래. 너희도 받아 가라.”
매번 뻣뻣하게 고마워하는 인퀴지터 귀여워.
나는 흐뭇한 마음으로 나머지에게도 사탕을 돌렸다. 편애가 안 좋은 건 애들을 키울 때뿐 아니라 동료들을 대할 때도 적용되기 때문이다.
“감사합니다.”
“사탕을 얼마나 산 거야?”
“가, 감사합니다요.”
“…….”
나는 에루탤크에게까지 사탕을 건넨 후, 말고삐를 쥐었다. 나나 인퀴지터 외의 인간은 모조리 거부하는 까탈스러운 말, 프레드릭의 고삐였다.
푸륵.
“…기다려.”
와중에 머리는 얼마나 좋은지, 인간끼리만 간식 먹었다고 또 난리다.
나는 후열의 말들을 일별한 후, 은근슬쩍 프레드릭의 입가에 손을 가져다 대었다. 손바닥 부분엔 자그만 블랙베리 몇 알이 올려져 있다.
“그만.”
이 자식, 손까지 먹으려 하면 어쩌잔 거야. 나는 가죽 장갑에 늘어지도록 묻은 침을 털어 내곤 남은 건 불로 태워 없앴다. 장갑이 금세 뽀송뽀송해졌다.
“도시까진 얼마나 남았지?”
“아, 잠시만요.”
여긴 온통 눈뿐이라서 길을 찾기가 너무 어렵단 말이지. 어차피 길도 안 보이겠다, 나침반을 따라 우직하게 걸어온 우리에게도 딱히 할 말이 없긴 한데.
“지도 대로라면 곧 마을 하나가 보여야 하는데…….”
“연기가 하나도 안 보이는 게 좀 불안하군요.”
“그러니까요… 푸헹취!”
마이스터처럼 뻔뻔하질 못해, 축복도 없이 버텨 온 데스브링거가 크게 재채기했다. 훌쩍. 이어지는 소리는 누가 들어도 코를 먹는 소리다.
“킁, 일단 저기로 계속 가 봅시다. 지도에선 저 동산만 넘으면 마을이 하나 있다고 했거든요.”
저러다 감기 걸리겠네. 나는 품에 있던 구슬을 손안에서 두어 번 굴리다가, 뒤로 휙 던졌다.
“어엇.”
“10분 뒤엔 돌려주도록.”
어우, 구슬 빼자마자 추위 몰려오는 것 봐라.
노르다 지방에 들어서고부터 다들 나를 미친놈처럼 보던 이유를 알겠다. 추위에 비해 내가 진짜 옷을 가볍게 껴입어서 그랬던 거였다.
나는 가호의 힘이 얼마나 거대했는지를 몸소 깨달으며 망토의 틈새를 여몄다. 가오 때문에 철회할 수 없는 10분이 꼭 천 년처럼 느껴지는 순간이었다.
“오, 저기 마을이 있는데요?”
그래도 모든 고난엔 끝이 있는 법이다. 적어도 마을의 흔적을 발견했을 때에 우리는 그렇게 생각했다.
“어라…….”
“…폐허군요.”
“사람들이… 떠난 겁니까?”
안타깝게도, 간신히 찾은 마을은 정상이 아니었다. 마당이고 길이고 소복이 쌓인 눈이나 썰렁한 집들이 그것을 증명했다.
이건 더 이상 마을이 아니라, 사람들이 떠나가고 남은 흔적이다.
“대체 왜 이렇게 됐는진 모르겠지만… 일단 안전을 확인하고 머물 터를 찾는 걸 우선하겠습니다.”
“알겠습니다.”
“시간을 아끼기 위해 2인으로 나눠 수색하지요. 에루탤크는 저와, 모험가님은 망종과, 이단심문관님은 대명장님과 짝을 짓는 게 좋을 것 같습니다. 그 과정에서 대처할 수 없는 위협과 마주하시거든 소지하신 신호탄을 쏴 올려 주시면 됩니다. 수색 시간은 20분으로 지정하겠으며 그 후엔 여기로 모여 머물 터를 결정하겠습니다. 반론 있습니까?”
“어, 어?”
“제가 보기엔 괜찮은 것 같습니다.”
“좋습니다. 그럼 저희 조는 이쪽으로 가겠습니다. 모험가님 조는 이쪽 거리를, 이단심문관님 조는 반대쪽 거리를 맡아 주십시오.”
“네.”
하나 인퀴지터의 지시가 말해 주듯, 지금의 우리에겐 비바람을 피할 수 있는 공간이 더 절실하다. 리더의 명령에 따라 찢어진 인원이 각자 할당된 수색 구역으로 향했다.
조원 분배야 크게 문제 될 여지 없었기에 반발은 하나도 일지 않았다.
“을씨년하군.”
“그러게요…….”
여섯 명과 네 마리의 말이 내던 소리가 1/3으로 팍 줄자 세상이 한결 고요해졌다. 눈이 흡음의 성질을 가지고 있다 보니 더 그런 기분이었다. 바스락. 마치 두 명의 인간과 말 한 마리가 내는 발소리만이 세상의 모든 소리인 것 같다.
“사람의 흔적은 정말 없나?”
“글쎄요. 눈에 덮인 환경은 저도 처음이라서…….”
“그런가.”
“그, 그래도 사람이 없는 건 맞는 것 같습니다요. 발자국이나 사용감이 느껴지는 길 따위가 영 안 보이는 걸 보면.”
그렇단 말이지…….
나는 데스브링거의 추론을 들으며 집 하나하나를 살폈다. 통나무와 석재, 눈으로 쌓아 올린 집은 층고가 낮고 창문들이 작았다.
“말들이 머물 만한 공간이 없군.”
“여긴 말을 안 쓰니까 어쩔 수 없죠. 집 하나를 터는 수밖에는.”
“흠.”
거주하는 사람이 전부 떠나간 이상, 집 하나를 개조하는 건 일도 아니다. 여섯 명이 편히 쉴 만한 크기의 집과 말 네 마리가 들어갈 수 있는 너비의 집이 연달아 붙어 있는 장소가 과연 존재하는지가 이제 유일한 관건이지.
쿠당탕.
“……?”
그때 멀지 않은 곳에서 약간의 소음이 들려왔다. 나무 가구가 넘어졌을 때의 소리와 흡사한 소음이었다.
“나리.”
그 소리를 듣자마자 데스브링거의 귀가 빼쪽 서고, 상체가 살짝 낮아졌다. 나를 부르는 목소리에는 저것이 동물인지 사람인지 묻는 말이 생략되어 있다.
“인간이다.”
그리고 내 기감은 그의 기대를 훌륭히 충족시켰다.
동물이라면 2족 보행 특유의 묵직하면서도 가벼운 기척을 못 내지. 오랜 경험에 걸쳐 도출된 답안은 아마도 정답일 터였다.
“뒤를 치겠습니다요.”
“그래.”
나는 데스브링거가 편히 움직일 수 있도록 프레드릭의 고삐를 잡아 거리의 중심만을 밟았다. 그림자에 녹아든 이를 신경 쓰지 못하도록 상대의 시선을 끌기 위해 하는 짓거리였다.
“나와라.”
물론 해당 행위에는 약간의 자신감도 섞여 있다. 아무렴 누가 나오든 설마 내가 당하겠는가? 나를 노리는 쪽이 되레 뒈지겠지.
“지금 나온다면 손대지 않겠다.”
나는 망토로 인해 거치적거리게 된, 그리하여 없애 버린 투헨더 대신 허리춤의 롱소드를 집어 들었다. 망토 새로 튀어나온 검날이 눈에 반사된 빛을 쪼개며 누천 개의 빛을 뿌렸다. 순은보다 흰빛이었다.
“두 번 권하지 않는다.”
좋아, 그래서 언제 튀어나오려나. 솔직히 안 튀어나올 것 같긴 한데.
나는 조금 고민하다가 고삐를 내려 두었다. “누가 널 공격하려 들면 발로 까 버려.” 혹시 몰라 둔 충고에 프레드릭이 투레질을 푸르륵 했다. 당연한 걸 왜 말하냐, 뭐 그런 의미 같았다.
탁탁.
하여간 머리 하난 기똥차게 좋다니까. 나는 프레드릭의 목덜미를 가볍게 쓸어 주곤 기척이 느껴지는 오두막으로 다가갔다. 문이 잠겨 있었으나 큰 문제는 아니었다.
우드득!
힘 조금 주는 순간, 문짝이 그대로 뜯겨 나왔다.
“흐이익!”
동시에 안쪽에서 새된 소리가 흘러나왔다. 우당탕탕! 도망치다가 물건 작살내는 소음은 덤이었다.
삐그덕!
아무튼 내 두 번째 발소리와 뒷문 열리는 소리가 겹쳤다.
그리고 내가 네 번째 걸음을 디뎠을 때, 대차게 구르는 소리와 함께 데스브링거의 목소리가 울려 퍼졌다. “잡았다!” 제압 성공을 향한 즐거움이 목소리 이면에서 묻어났다.
“잡았나.”
“옙.”
나는 천천히 방을 가로질러, 뒷문으로 향했다. 하나 문보다는 창문에 가까운 크기의 나무판이 나를 가로막았다. 위로 들추는 식의 출구였다.
“음.”
예전 컨셉은 가오 때문에 못 썼겠지만, 지금은 괜찮겠지.
나는 조금 볼품없더라도 몸을 살짝 구겨서 그 구멍을 통과했다. 그 과정에서 허리가 완전히 접혀야 했지만 그래도 뭐, 아예 불가능하진 않았다.
“잠깐, 살, 살려 주십─”
“아, 쫄지 마, 쫄지 마. 아직까진 죽일 생각 없으니까”
어쨌거나, 내가 꾸깃꾸깃 나오는 동안 데스브링거는 사로잡은 상대를 단단히 결박하는 중이었다. 지붕에서 뛰어내리며 기습했던 건지, 상대는 데스브링거에게 단단히 깔아뭉개진 채다.
“그렇지만 비협조적으로 나오면 나도 손이 좀 험해질지 모른다?”
“사, 살려만 주십시오…….”
“아이고, 많이 살고 싶나 보네, 친구야. 그럼 대답해 봐. 여기 있는 건 너 혼자냐?”
“그, 그건…….”
“머리 굴리는 소리 들린다?”
그렇게 상대의 두 손을 완전히 묶은 데스브링거는 갑작스럽게 칼날을 잡았다. 단순히 칼집에서 뽑은 정도가 아니라 상대의 목에 칼끝을 쿡 찌르는 식이었다.
“……!”
헛숨 들이켜는 소리가 내 귀에까지 닿았다.
“자, 잠깐.”
“잠깐은 없어. 말해. 너 혼자야? 아니면 더 있어?”
목숨이 경각에 달하자 상대가 다급히 타임을 외쳤지만, 글쎄다. 데스브링거는 그에 응하지 않고 도리어 칼을 더 세게 눌렀다. 아직까진 피를 보지 않는, 하나 여기서 더 나아가면 피를 볼 수도 있게 될 세기였다.
“이, 있습니다! 있어요!”
“좋아. 그럼 걔네는 어딨어?”
“그건…….”
“망설여?”
“다른! 다른 곳에 있습니다!!”
별개로 서슴없는 살해 협박은 참 효과적인 협상 수단이구나. 나는 그 사실을 새삼 깨달으며 두 발짝 떨어진 곳에 똑바로 섰다. 제압당한 이가 무슨 짓을 하든 바로 개입할 수 있는 거리였다.
“위치.”
“여, 여기서 멀지 않은 곳에 있습니다.”
“방향.”
“이쪽, 이쪽입니다!”
그런데 지금 얘가 어딜 가리키냐. 저긴 마이스터랑 다니엘이 간 방향 아니냐?
“…나리.”
“다녀오지. 뒷일은 맡기겠다.”
“제, 제발 자비를. 절대 이상한 짓 안 하겠습니다. 제발 살려만…….”
인퀴지터랑 에루탤크가 향한 쪽이었으면 차라리 안심했을 거다. 에루탤크는 몰라도 인퀴지터는 기습에 당할 실력이 절대 아니니까.
하지만 다니엘과 마이스터는 조금 다르다. 다니엘도 유능한 사람인 건 분명 맞지만… 어떤 변수가 터져도 대처할 수 있는 힘이 있느냐면 그건 또 아니기 때문이다.
하물며 그 옆엔 생일반인이나 다름없는 마이스터까지 있으니, 원.
“누가 죽인댔냐? 가만히 있어. 줄만 더 묶을 거니까.”
차라리 다니엘 혼자였으면 걱정이 좀 덜 됐을 텐데, 과연 다니엘이 마이스터를 지키며 싸울 수 있을까? 나는 그에 대한 의문을 품으며 다리에 마력을 둘렀다.
“프레드릭도 챙겨 다오.”
“옙.”
내 몸이 부웅 소리를 내며 하늘로 뛰어올랐다.
“나, 날았어?!”
“예에. 그러니 괜히 깝칠 생각은 마십쇼. 진짜 뒈집니다.”
“저런 건, 대전사나 할 수 있는 일인 줄 알았는데…….”
목표는 한 덩어리가 되어 있는 네 개의 기척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