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45화 신께 고하리라 (3)
주작은 거대한 날개로 얼음이 엉겨 붙은 산을 넘고, 용암이 흐르는 설원과 유빙이 흐르는 바다를 뛰어넘었다. 그러자 빙하뿐이 없는 백색 세계가 펼쳐졌다. 세계의 끝이고, 차원을 가르는 장벽의 시작점이었다.
[오… 숭고한 용이여.]
그렇지만 세계의 끝에서 그를 기다리던 건 우주 저편의 존재들과 그것들을 죽이는 용의 손톱, 그리고 죽음에 한없이 가까워진 용뿐이 없었다. 파헤쳐진 가슴팍에서 끝없이 흐르는 저주가 나무의 가지처럼 갈라져 땅 안으로 흘러들어 갔다.
[누가 그대를 이렇게 만들었나?]
손톱들을 도와 우주 저편의 것들을 간략히 쓸어버린 주작은 날개를 접은 채 잠든 용의 머리에 턱을 얹었다. 심장을 빼앗긴 친우는 더 이상의 온기를 품고 있지 않았으나 개의치 않았다. 주작은 이 용이 얼마나 숭고하고 헌신적이었는지 기억하는 존재였다.
[누가 그대의 사명을 망쳤나?]
하늘이 열리고 땅이 생겨났던 이래, 용은 이곳을 한 번도 떠난 적이 없다. 혹시 모를 외부의 침략자를 막기 위해 스스로를 바친 까닭이다.
[대체 누가 그대를…….]
비늘을 벽으로, 뿔을 가시로, 이빨을 수문장으로, 마지막 남은 손톱과 발톱은 병사로.
그렇게 자유를 바쳐 이룬 장벽이건만 어째서 그는 심장이 뜯겨 잠들었나. 마다했어도 되는 사명을 지킨 대가가 어찌 이리 허무한가.
[…외부의 것이 그대를 이리 만들었을 리 없다.]
가장 비통한 것은 이 용의 심장을 뜯어 간 존재가 외적일 리 없다는 확신이었다.
[무도한 외적이 범인이었다면 필히 그대의 목숨마저 끊었을 것이니. 심장을 가져간 존재는 필히 이 땅의 존재일 것이다.]
주작은 한참 만에 머리를 떼어, 가지처럼 흘러가는 저주를 보았다. 그 저주는 이 땅에 한정되어 있었고 어느 핏줄에 제한되어 있었다. 용의 심장 조각을 품은 혈통이었다.
주작의 눈이 가늘어졌다.
[…어리석은지고.]
악마에게 홀려 저지른 것이든, 우둔함에 의한 우발적 범죄든 저주를 풀어 줄 의향따윈 없다. 그것들은 대가를 치러야만 했다. 설사 그것이 선조가 저지른 죄의 대가일지라도.
[친우여, 고는 흩어진 심장과 심장을 이어 붙일 수 있는 인간을 데려오겠노라. 하니 조금만 기다려 다오.]
주작의 날개가 다시 펼쳐졌다.
* * *
“이건 좀 괜찮네.”
도시에 도착했다. 당연하지만 가장 먼저 행한 건 월동 준비였다.
“이건 너무 두꺼운데…….”
“너 북쪽 추위 겪어 봤어?”
“…아뇨?”
“그럼 닥치고 이걸로 해. 불편한 건 나중에 바꿀 수 있는데, 얼어 죽는 건 되돌리지도 못하니까.”
다만 의외로 데스브링거는 이때 도움이 되지 못했다. 그도 추운 지방에서 산 경험이 없기는 매한가지였던 까닭이다.
반면 어렸을 때에 한정하더라도 마이스터는 경험이 있는 사람이었다. 그는 극성스러울 만큼 옷의 두께를 챙겼다.
「그것보단 그게 더 좋아요.」
‘이거?’
또한 파우스트 역시 이런저런 조언을 주었다. 이상한 일은 아니었다. 북부에 속한 도시에서 기사의 이름을 하사받았다는 건, 달리 말해 북부에서 그만한 활약을 보였단 의미지 않은가.
활약하는 과정에서 북부에 대한 경험이 쌓이는 건 당연한 수순이다. 나는 소년의 조언을 달게 받았다.
‘이건 너무 얇지 않나?’
「추우신 게 싫으시다면 더 두꺼운 걸로 고르셔도 되긴 해요. 그렇지만 저는 이 정도로도 충분히 견딜 만했어요.」
‘그래?’
「정 안 될 것 같으면 몸에 불을 덮는 수도 있으니까요.」
‘아하…….’
하긴, 분노가 불 속성이고 그런 분노를 담은 육신이다. 추위 내성이 붙는다고 해도 딱히 이상할 것 같진 않다. 자고로 불 타입은 얼음 타입에 강한 것이 국룰 아닌가.
‘꼭 불이 아니더라도 나한텐 구슬이 있으니까…….’
「아, 그렇네요.」
거기에 나한텐 해룡의 구슬이 있다. 추위 자체를 차단해 주는 게 아니라 물이나 얼음 따위가 품고 있는 냉기로부터 보호해 주는 것에 가깝지만… 눈이 주는 한기만 덜어져도 버티긴 수월할 것이다. 나는 방한을 상대적으로 덜 신경 쓰기로 했다.
「아, 앞으로도 지금처럼 단검을 따로 구비하고 계실 거라면, 다한랭지용 제품으로 교체하는 게 좋아요.」
‘그래?’
「예. 자칫하면 무기가 깨질 수 있거든요.」
아, 확실히 금속이 추위에 약하다는 이야긴 있지. 그럼 대장간도 들러야겠네.
나는 파우스트의 조언을 받아 가며 가죽옷 몇 개만 뒤적였다. 전부 디자인 확인용이었다.
“너는 볼 만큼 봤냐?”
“대충은.”
“하여간 몸이 좋으면 머리가 필요 없다니까.”
“네가 할 말은 아니다.”
좋은 머리를 두고도 몸을 쓰는 인간이 뭐라는 거야.
“됐고, 이거면 되겠는데.”
아무튼 이걸로 쇼핑은 끝이다. 두 사람은 준비해 온 가방에 옷을 집어넣었다. 옷은 숙소에 가서 갈아입을 요량인가 했다.
“경!”
“모험가님!”
그때, 신전에 들른다던 두 사람이 우릴 향해 달려왔다. 다급함이 서려 있는 게, 아무래도 무슨 일이 터진 듯했다.
“아, 사건이 그치질 않네.”
마이스터의 말에 전적으로 동감하는 바다.
“그래서, 노르다 지방으로 급하게 가야 한다고?”
“예…….”
빠르게 아크메이지까지 데려온 우리는, 여관에 있는 방 한 칸에 모였다.
돈이 없는 것도 아니겠다, 사람들이 많은 식당에서 나눌 만한 이야기도 아니겠다. 값을 치르고 잠깐 대여한 10인실이었다.
“일단, 난 상관없다.”
“그, 그러십니까?”
“애초에 노르다 지방이 첫 목표였다. 베르세르크가 고향으로 돌아간다 했고, 그녀의 고향은 노르다 지방이니까.”
“쟤가 상관없다면 나도 괜찮아. 이참에 세상의 끝 좀 구경해 보지, 뭐.”
“그, 저도… 괜찮습니다. 보고는 드려야겠지만요.”
베르세르크가 정말 고향으로 돌아갔는지, 아직도 그곳에 남아 있을지는 미지수다. 그러나 맨땅에 헤딩하며 수소문하는 것보단 그녀가 남긴 말을 따라 움직이는 게 좀 더 그녀를 찾기 편할 터다.
내가 노르다 지방을 첫 번째 여정지로 잡은 이유였다.
“한데 참 신기하군… 때마침 이런 부탁이 들어오다니.”
한데 이게 또 이렇게 흘러갈 줄은 몰랐네.
“노르다 지방까지 잘 부탁한다. 그대들이 그 부탁을 받아들일 때에 한정된 일이긴 하지만.”
나는 태곳적 짐승이 신전을 통해 전했다는 부탁을 두고 눈을 가늘게 떴다.
북쪽에 있다는 용이 빈사 상태라 치료가 필요하다니. 그를 치료할 수 있는 존재가 인퀴지터뿐이라니.
우연이라면 신비롭고 필연이라면 그저 우습다. 벽에 기댔던 내 등이 떼어졌다.
“…별개로 이번엔 부디 제대로 된 아군이었으면 좋겠군.”
“아, 앗.”
해룡도, 육귀도, 비류호도. 겪은 게 있다 보니 영 불안하단 말이지.
“인류의 편에서 오랫동안 싸워 온 존재니 너무 걱정 말게.”
“…그러지요.”
그렇지만 원래 설마가 사람 잡는 거라고요, 아크메이지님.
나는 아크메이지의 말에 미묘한 수긍을 내놓은 후, 발도 땅에서 떼었다. 불안하든 말든 전반적인 사정은 다 들었으니 먼저 자리를 떠도 되지 않을까 하는 판단이었다.
“어, 어딜 가십니까?”
“내 방에. 아니면 내가 더 들어야 할 게 남아 있나?”
“그건 아닙니다.”
“그럼 나는 떠날 채비를 하겠다. 출발 시각이 정해지면 말해라.”
그도 그럴 게, 이 사태는 여정의 경로가 겹칠 뿐, 내가 도울 필요는 없는 일이었다. 노르다 지방에 도착하는 즉시 나는 베르세르크를 찾아 떠날 거고, 저들은 태곳적 짐승의 부탁을 들어주러 갈 테니까.
그러니 당장 자세한 형편을 들을 필요는 역시 내게 없다. 들어 봤자 도와주고 싶은 마음만 커질 텐데, 그게 내게 좋은 일도 아니고.
“나도 준비해야겠네. 젠장, 좀 늘어지게 자 보나 했더니.”
“조금만 참아라.”
그래도 급한 상황인 듯하니 일정 정도는 맞춰 줘야지.
나와 마이스터는 각자 잡은 독방으로 돌아가 짐을 꾸렸다. 정오에 도착하여 짐을 풀지도 않고 장비를 구하러 갔던 참이라 특별히 싸야 할 건 없었다.
‘이러면 단검은 나중에 구해야 하나.’
「어차피 여기서 살 수 있는 단검은 제대로 된 한랭용이 아니에요. 괜찮아요.」
‘아, 그러냐.’
그럼 옷만 바꾸면 되는 건가? 나는 코트를 벗어 침대 위에 펼쳐 보았다. 디자인은 이미 떠올려 둔 바가 있어 변환은 큰 고뇌를 동반하지 않았다.
사르르륵. 코트가 망토로 변하고, 모피 재질로 바뀌었다. 안쪽에 껴입던 셔츠도 비슷했다. 이놈의 셔츠, 안 그래도 눈에 띄고 불편해서 매번 바꾸고 싶던 참이었다.
나는 셔츠를 검정색 갬비슨Gambeson으로, 코트는 후드가 달린 모피 망토로, 장갑과 바지, 부츠는 조금만 더 두께가 있는 것으로 바꾼 후 다시 껴입었다.
그 과정에서 마이스터가 선물해 준 신성력 투과 아이템의 위치도 조금씩 바뀌었는데, 크게 이상해지진 않았다. 술 없이 밋밋한 검정색 견장은 갬비슨에 달아도 썩 어울렸고, 과대야 가죽 허리띠 위에 한 바퀴 두르면 그만이었기 때문이다. 나머지야 적당한 위치를 찾아 달아 두면 끝이었고.
「건틀릿도 벗거나 가죽 재질로 바꾸는 게 좋을 것 같아요. 그레트헨께서 동상에 걸리는 일은 없겠지만… 남들이 보기엔 이상할 거예요.」
“아, 오케이.”
더 이상 오른팔에 집착할 이유도 없다. 나는 파우스트의 조언을 바탕으로 팔 대부분을 덮던 건틀릿을 없애고, 팔뚝 대부분을 덮는 길이의 가죽 장갑을 만들었다. 당연히 왼쪽 오른쪽 동일한 제품이었다.
“아.”
이참에 안대도 바꿔야겠다.
나는 끼고 다니던 안대를 풀어 디자인을 고민했다. 모든 게 밝혀진 지금 안대를 끼고 다닐 이유는 더 이상 없지만, 그럼에도 끼고 다니고 싶었던 까닭이다.
물론 이것에 특별한 이유가 있거나 하진 않다. 그저 반반 머리에 반반 눈을 하고 다니기가 좀 부끄러워, 하나라도 가리고자 하는 발악이지.
아무렴, 반반 머리에 반반 눈은 컨셉 짤 땐 재미있을 수 있어도 제정신으로 일상에서 하고 다닐 만한 것은 아니었다.
하므로 최소한 한쪽 눈만큼은 가리고 싶다. 색 변경은 눈치 보이기도 하고 만에 하나를 위해서라도 못 바꾸는 상태니까, 하다못해 가리기만이라도.
또똑
“들어와라.”
“저, 나리. 괜찮으시다면 오늘 바로 출발해도 되느냐 이야기가 나왔는데…….”
“알았다. 나가지.”
그렇게 내가 모든 준비를 마쳤을 때, 타이밍 좋게 데스브링거가 찾아왔다. 생각보다 빠른 방문이었다.
“…벌써 바꿔 입으셨네요.”
“그건 너도 마찬가지 아닌가.”
지금 아니면 바꿔 입을 시간이 없다 판단한 모양이지. 나는 데스브링거가 갈아입은 옷을 쓱 확인했다. 전체적으로 두꺼워지고 털 장식이 조금 추가된 것을 빼면 예전이랑 큰 차이가 없다.
“쉬지 않아도 괜찮겠나?”
1층으로 내려가며 본 인퀴지터도 그랬다. 갑옷 자체를 바꿔 입긴 아깝다 여긴 것인지, 안쪽에 갬비슨과 털가죽을 추가하고 끝냈다.
뭐, 옷을 겹겹이 껴입어야 하는 관계로 갑옷을 늘리는 과정에서 가로 비율이 좀 증가하긴 했지만 말이다.
“괜찮습니다. 그 이전에 주작께서 최대한 빨리 올 것을 부탁하셨던지라.”
참고로 그녀 역시 쇠 장갑만큼은 교체했다. 해룡의 비늘이 섞인 금속도 동상만은 피할 수 없는가 했다.
“그, 모험가님이야말로 괜찮으시겠습니까?”
“나보단 마이스터를 걱정하는 게 좋을 것 같은데.”
나는 턱짓으로 터벅터벅 내려오는 상대적 일반인을 가리켰다. 티는 안 낼지언정 피곤하긴 했는지 그의 눈은 살짝 거뭇해진 상태다. 묵직하기 짝이 없는 털옷이 그의 피로를 더한 것처럼 보였다.
“북쪽은 이게 싫어. 옷이 무겁다고…….”
“옷이 무겁기보단 네 하체가 부실한 거겠지.”
대장장이를 겸하며 체력도, 근력도 일반인보다 월등하게 됐지만, 그럼 뭐 하나. 평상시 돌아다닐 일이 없어서 하체는 비실비실한데.
“시끄러워. 말은 잘 탄다고.”
“말이라도 탈 수 있는 건 분명 다행인 일이지.”
연구실과 공방, 마탑만 왕복했을 인간에게 오랜 승마를 가능케 할 다리 근력이 있다는 건 분명 경이로운 일이다. 나는 그 점에 고개를 대충 주억여 주었다. 마이스터가 묘하게 발끈한 얼굴이 되었다.
“죄송합니다, 마이스터님.”
하나 그는 내게 화내지 못했다. 우직한 인퀴지터가 고개 숙인 까닭이다.
“됐어요, 일정 촉박해진 게 댁 잘못도 아니고.”
마이스터가 김샌 얼굴이 되었다.
“벌써들 나왔나?”
그사이 옷이 묘하게 두꺼워지고 망토를 추가한 아크메이지가 합류했다. 옷 무늬가 바뀐 걸 보면 아예 다른 옷인 것 같은데, 색은 한결같아서 조금 웃겼다.
아크메이지님은 남색 지향이구나.
“제가 제일 늦었군요. 죄송합니다.”
“다니엘 이단심문관까지 왔으니, 바로 출발하면 될 것 같습니다.”
“하루 다 안 머물렀는데, 숙박비 환불 가능하려나?”
“돈이 부족한 것도 아닌데, 그냥 가세.”
“…그래도 아낄 돈은 아끼는 게 좋죠. 먼저들 나가 보십쇼. 제가 돈 받아 올 테니까.”
아무튼 이제 진짜 갈 때다. 나는 익숙하지 않은 망토 자락을 펄럭이며 여관을 나갔다.
* * *
“오래된 존재시여, 그것들은……?”
[숭고한 용에게 반환해야 할 것들이다. 썩지 않도록 눈과 얼음을 계속 퍼 나르라.]
주작은 조각을 품고 있는 시체들을 모조리 찾아, 가장 가까운 도시로 날랐다.
마음 같아선 회수하는 족족 용에게 돌려주고 싶었으나 현실적으로 용과 그 사이의 거리는 너무 멀었다. 흩어진 조각도 너무 많아서 하나 찾을 때마다 왕복했다간 이동 시간이 수색 시간보다 더 길어질 판이었다.
“아, 알겠습니다.”
하여 주작은 당장 돌려주고자 하는 욕망을 접고, 심장을 이어 붙일 때를 대비한 사전 작업에 착수했다. 시체에게서 심장 조각을 분리하는 일이었다.
[당장은 이것이 다인가…….]
그의 불꽃으로 시신을 녹이되 심장 조각은 남긴다. 다소 까다로운 작업이었으나 주작은 어떻게든 해냈다. 그의 친구가 걸린 문제다 보니 저절로 그게 가능해졌다.
[이제 하나만 끝내면 되겠군.]
그렇게 수십 개의 시신이 심장 조각으로 화하고, 주작은 마지막 시체에 손을 뻗었다. 얼음 속에서 건져 낸 인간의 시체는 살아 있을 때의 모습 그대로 보존된 상태다. 빳빳하게 얼어 버린 백금색 머리카락이 바스락 소리를 내며 부서졌다.
“오래된 존재시여!!”
하나 그가 그 시신에 손을 뻗기도 전, 그에게 장소를 제공한 인간이 주작을 불렀다. 이유는 찾을 것도 없었다.
[쯧, 하필이면.]
삿된 것이 도시로 몰려오고 있구나. 주작은 구둣발 소리가 나도록 땅을 세게 디뎠다. 불편한 심기가 고스란히 드러나는 소리였다.
[성을 대표하는 자여, 만일 이 싸움이 길어진다면 그대는 고를 대행하여 신의 대리자를 맞이하라. 또한 신을 대리하는 자에게 이르되, 이 시신과 이 조각들을 가지고 세계의 끝으로 가라 전하라.]
“예?”
[명심하라. 북쪽 전선에 어떠한 불행이 닥친들, 신의 대리자는 반드시 세계의 끝으로 가야 한다. 또한 그 전까지 이 조각들과 시신은 결코 망가져선 안 된다. 그렇지 못하면 세상이 위험해지리니. 그대는 이를 뼈에 새겨 그들에게 전해야만 하느니라.]
하지만 주작은 전선을 지켜야만 했다. 그것이 그가 정한 그의 의무였으므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