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2화 만약 (10)
에쿠아는 떠나가는 이의 모습을 바라보았다. 느슨하게 내려 묶은 밀빛 머리카락이 조금 어색했으나 고작 그뿐이었다.
꼿꼿이 펴진 등과 허리에서 느껴지는 강직함은 전과 하나도 달라지지 않았으니. 외관이 바뀌고, 특징이 가려졌어도 그는 여전히 그들이 아는 기사다.
아마 영원히 그러할 것이다.
【그래서, 진정 끝까지 안 나서실 건가요?】
[흥.]
또한 이 솔직하지 못한 존재도 그들의 영원한 지주가 될 것이다. 에쿠아는 산군의 등허리에서 슬금슬금 기어 나온 거북이를 두고 쿡쿡 웃었다.
[뭐가 예쁘다고 나서?]
【육귀께서도 솔직하지 못하시군요. 저분의 편의를 위해 그리 손을 쓰셨으면서.】
[아니, 그건…….]
[히히. 그냥 인사하시는 게 어떻십니까. 언제 또 볼지 모르는데.]
산군의 발언에 육귀가 콧방귀를 뀌었다.
[내가 뭣하러 또 봐.]
그게 진심이 아니란 건 에쿠아도, 산군도 잘 아는 바였다. 그들은 또 한 번 웃었다.
[그럼 또 안 보실 깁니까.]
[안 봐. 안 볼 거야. 이 정도 해 줬으면 됐지, 왜 또 봐?]
[그런 분이 아이템에 가호도 걸어 주십니까.]
[아잇. 그건 돈 쓴 거 아까우니까 걸어 준 거고.]
글쎄다. 육귀나 산군에게 무가치한 것들을 꼽으라면 제법 수위에 존재할 것이 바로 인간들의 화폐일 텐데.
또한 화폐가 정말 아깝단들, 육귀 입장에서 갓 회복한 힘과 비교하면 반드시 뒤로 밀릴 수밖에 없는 게 화폐다. 즉, 받을 사람을 생각한 게 아니고서야 겨우 회복한 힘을 소모하면서까지 가호를 부여할 이유가 없단 말이다.
하므로 에쿠아는 육귀의 말이 거짓일 것이라 판단했고, 그로 말미암아 은은히 웃었다.
[왜 웃어?]
【전 본래 웃고 다니는 편입니다만…….】
[아잇, 이 꼬맹이가.]
오, 물론. 그렇다고 해서 또 한 번 【진솔하지 못하시군요.】 따위의 발언을 하진 않았다.
암, 당장 웃음만 봐도 화내는 육귀에게 뭣 하러 생각한 바를 다 고한단 말인가. 에쿠아에겐 앉아서 매 벌 생각이 전혀 없었다.
[아오, 진짜. 이걸 벌할 수도 없고.]
뭐, 상대는 이미 그 웃음만으로 그의 생각을 다 읽어 낸 모양이지만.
산군과 에쿠아가 한통속이 되어 또다시 샐쭉 웃었다.
[근데요, 대체 무슨 가호를 내려 주신깁니까?]
[…알 것 없어!]
[이이이잉.]
[에잇, 진짜 드러워서.]
산군의 애교에 육귀가 침을 퉤 뱉곤 몸을 꾸물꾸물 웅크렸다. 지끔껏 내뱉은 말과 달리, 그가 계속해서 응시하는 곳은 기사가 떠난 특정 방향뿐이다.
[…태산에 짓눌려도 구겨지지 않고, 심해에 휩쓸려도 우그러들지 않으며, 용암에 빠져도 녹지 않는 단단함.]
[…오?]
[딱 그것만 부여했다.]
역시, 아닌 척해도 육귀는 기사를 아끼는 게 맞았다. 밥 좀 챙겨 가라고 산군에게 눈치 주던 것부터 저 두 개의 아이템이 어떤 순간에도 망가지지 않도록 힘을 써 주기까지 하다니.
[완전 좋은 거잖습니까, 그거. 역시 조상님은 기사님을 좋아하시는─ 아얏!]
[이 애송이가 몇 번 봐줬더니, 계속 기어오르지!]
[아, 비늘 들기 금지! 비늘 들기 금지!!]
에쿠아는 투닥거리는 두 존재를 두고 풋풋하게 웃었다. 자신이 좋아하는 사람이 다른 사람에게도 사랑을 받고 있단 건 역시 기분이 좋다.
[히이잉. 맨날 지만…….]
[네가 매를 버는 거야.]
[히이이이잉.]
하니 그런 그분께 앞으로도 행운만이 따르길. 세상이 그분을 축복해 주길.
에쿠아는 운명에 기도하며 발걸음을 돌렸다. 이제 돌아갈 시간이었다.
* * *
“하, 이제야 좀 숨통이 트이네!”
맹렬한 흰바람, 멀록은 챙이 엄청나게 커다란 모자를 누르며 기지개를 폈다.
“그러게요…….”
그의 탈주를 말리긴커녕 따라 나오는 것으로 공범을 자처한 수석마법사도 비슷했다.
수석마법사는 기지개 대신 양손으로 입을 막으며 감격을 온몸으로 표현했다. 살갗에 닿은 햇빛과 바람이 어지간히 영광인 양했다.
“역시 사람은 햇빛을 좀 쐬고 살아야 해.”
“그럼요, 그럼요.”
“돈이 아무리 좋다지만 골방에 열흘 넘게 갇혀 있는 건 절대 무리라고!”
“옳소, 옳소!”
하나 그들의 지난날을 듣거든, 모두 두 사람의 반응을 이해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아무렴 저 둘은 쏟아지는 아이템 제작 의뢰로 인해 무려 스무 날을 저 지하에서만 보내야 했다. 그렇게 보냈음에도 여전히 의뢰가 산더미처럼 남아 있어 최소 열흘은 더 갇혀 있어야 할 상황이기도 하고 말이다.
“자, 그럼 어서 전진! 나만의 담요를 구하기 위해 전지인!!”
“전지이인!!”
그러나 사람이 총합 삼십 일을 지하에서만 보내는 게 말이 되나?
최소한 흰바람은 그것을 용납할 수 없었다. 보조로서 덩달아 감금당한 수석마법사 또한 같은 마음이었다. 그들에겐 자유가 필요했다. 바깥 공기를 쐴 자유, 마탑 내에서 유행하기 시작한 담요를 살 자유, 뭐 그런 것들이.
“근데 담요를 파는 곳이 어디랬더라?”
별개로 너무 일에 치여 살아서인가. 목적지가 기억이 안 난다. 흰바람의 말에, 따르던 수석마법사가 돌부리에 걸려 넘어졌다.
“…치리티 상단이요.”
“아, 그랬지. 나도 나이를 먹었나 봐. 요즘 이런 걸 깜빡깜빡한다니까.”
글쎄… 정말 나이 먹고 기억력이 감퇴한 거면 마탑 내부에서 도는 마법 재료 4천 개의 목록을 먼저 까먹지 않을까. 수석마법사는 그런 생각을 했으나, 입 밖으로 굳이 내진 않았다. 저런 말을 하면 ‘그냥 네가 멍청한 거 아니니?’라고 할 사람이 흰바람이었다.
“음. 그보다 치리티 상단이면… 귀여운 꼬맹이도 볼 수 있겠네!”
“귀여운 꼬맹이요?”
“왜, 돌봐 주기로 한 그 꼬마.”
비록 의뢰자가 수배범이 돼 버렸지만, 그렇다고 입을 싹 씻은 채 의뢰를 내팽개칠 순 없다. 그때 받은─정확히는 그쪽에서 받지 않기로 한─돈이 돈이므로 당연했다.
“정기 보고만 보면 충분히 잘 지내는 모양이지만 말이지.”
악마기사는 아이가 제대로 자립할 때까지 신경 써 달라고만 했을 뿐, 감시해 달라곤 안 했으므로 세세한 일상까지는 모르겠다. 애당초 상단에 아이를 꽂아 넣을 때, 마탑의 이름을 동원하는 대신 지인의 지인의 지인을 통하는 바람에 소식 들을 라인도 딱히 없었고.
그렇지만 종종 심부름꾼을 보내어 확인해 본 바 아이는 여전히 밝고 활기찼다. 개인 명의로 상단에 투자를 좀 해 줬더니 의식주도 많이 개선된 듯─상단주가 직원 복지에 관심을 가지는 사람인 건 물론 행운이었다─했고 말이다.
하면 의뢰를 날로 먹은 수준까진 아니지 않을까? 아이가 워낙 정착을 잘해서 흰바람이 손쓴 건 많이 없다지만, 그래도.
“여기에 용돈까지 좀 쥐여 주면 그래도 체면 구기진 않지 않을까?”
“주는 용돈양에 따라 다르겠죠?”
“요즘 버는 돈도 많겠다, 한 오십만 갈쯤 주고 오지, 뭐.”
돈 쓸 시간이 없어서 문제지, 늘어난 의뢰와 폭증한 아이템 가격으로 인해 자산은 계속 불어나는 중이다. 그런 상황에서 사비로 오십만 갈쯤 동원하는 게 뭐 대수랴. 아이템 하나만 팔아도 저 두 배에 달하는 금액이 들어올 텐데.
“고작 오십만 갈만요?”
“마음 같아선 백만 갈 주고 싶은데, 그쯤 되면 부담스럽다고 거절할 것 같단 말이지.”
“그건 그래요.”
오십만 갈도 사실 용돈치곤 굉장히 많은 금액이나… 이 정도는 그래도 억지로 쥐여 줄 수 있을 것이다. 일반인의 생활비를 모르는 마법사들은 태평히 그런 생각을 했다.
“어서 오너라!!”
그사이, 그들의 발이 치리티 상단건물 바로 앞에 닿았다. 신난 흰바람이 문을 걷어차며 우렁차게 외쳤다. 마법사를 상징하는 로브가 펄럭이자 건물 내부의 사람들이 혼비백산했다. 그러는 도중에도 굽어지는 허리와 울려 퍼지는 인사말은 거의 본능이다.
“인사는 됐고, 패턴 담요 의뢰 넣으러 왔는데.”
“네, 네!”
“아 그렇지. 여기에 대삼림 출신 직원도 있다 들었는데. 걔도 불러 줄 수 있을까? 대삼림에 대해 물어보고 싶은 게 있거든.”
“네. 당장 데려오겠습니다.”
아카타의 이름을 모르는 건 아니나, 여기서 이름을 거론해 봐야 아이만 곤란해질 것이다. 하여 흰바람은 아이와 모르는 사이인 척 아이를 불러들였다.
“응접실로 안내해 드리겠습니다.”
“그래.”
다행히 직원들은 그 얄팍한 가림수에 넘어간 모양이다. 정신을 겨우 수습한 이들이 길을 안내했다.
딸랑.
그쯤 흰바람도, 수석마법사도 지나쳤던 입구 쪽 문이 또 한 번 열렸다. 들어온 건 손님인 듯했다. “무슨 일로 오셨나요?” 남는 직원 하나가 그 손님을 상대하기 위해 움직였다.
“와.”
“왜 그래?”
물론 손님이 추가로 왔다고 해서, 흰바람이나 수석마법사가 관심을 가지고 살필 이유는 없다. 결국 지나갈 사람에 불과하니까.
“아뇨, 그게. 지금 들어온 사람 키가 엄청 커서요.”
그러나 관심을 안 주기엔 상대의 덩치가 너무 눈에 띄었다.
수석마법사가 감탄하고, 흰바람이 뒤이어 고개를 돌렸다.
“미들족 중에서 저 정도로 큰 사람은 정말 보기 드문데. 거의 뭐 머리 하나는 웃도네요.”
“…….”
저런 체격을 타고나는 건 단순히 개인의 운으로 될 게 아니다. 성인이 되어서도 성장하는 특질이 있다면 또 몰라, 못 먹고 자라는 집안의 사람이 저만큼 크는 건 어려우니 말이다.
하물며 수석마법사의 눈에 보이는 마법 도구만 해도 벌써 두 개였다. 은테 안경과 한쪽 귓바퀴에 자리한 이어커프.
자세히 살펴보기 전까진 어떤 마법 아이템인지 알 수 없겠으나, 아이템을 가지고 있다는 점에서 최소한 범인은 아닐 것이다.
“용병인가? 무기는 없는데…….”
다만 몸선을 가리는 망토 때문에 싸움꾼이라고 확정하기도 좀 뭐했다. 등이나 허리에 무기가 매달려 있지 않은 사람이라 더 그랬다.
도리어 부드러운 밀빛 머리카락과 온후한 녹안, 허여멀건 피부, 안경의 조합을 보고 있자면 평생 학문만 탐구한 샌님이 연상되기도 하는지라. 여러모로 모호한 청년이었다.
“…30년.”
하지만 수석마법사는 그 이상으로 생각을 이어 나갈 수 없게 되었다. 옆에 있던 대현자가 이해할 수 없는 단어를 읊조리며 부들부들 떠는 게 발견된 까닭이다.
수석마법사는 당황했다.
“대현자님?”
흰바람은 심지어 그의 말소리를 듣지도 못하는 눈치였다. 흰바람의 몸에 이는 떨림이 좀 더 강해지고, 들어왔던 손님이 자신을 응대하는 직원에게 해사히 웃었다.
대현자가 주먹을 콱 움켜쥐었다.
“내가 30년만 더 젊었어도!”
“예?”
“그러기만 했어도 당장 데이트 신청하는 건데!!”
아. 그래. 들꽃처럼 소박한 인상의 미인이 취향이라며 맨날 투덜거리는 분이셨지. 수석마법사의 눈이 짜게 식었다.
* * *
“그러기만 했어도 당장 데이트 신청하는 건데!!”
깜짝아. 나는 갑자기 울려 퍼진 외침에 당황했다가, 그 외침의 주인을 보곤 또 한 번 당황했다. 흰바람이 왜 여기 있어?
“예, 예. 갑시다.”
“안 돼, 안 돼, 안 돼! 데이트는 못 해도 보는 건 괜찮잖아! 이런 미인 흔하지 않다고!!”
“민폐입니다, 대현자님.”
“안 돼, 내 미이이이인!!”
그러나 천만다행히도 흰바람은 나를 알아보지 못한 눈치다.
나는 멋쩍게 볼을 긁었다. 반억지로 받은 거긴 하지만… 안경과 이어커프의 효과가 확실히 좋긴 좋다. 나는 무의식적으로 안경테를 매만졌다. 서늘한 금속에서 어쩐지 따스한 온기가 느껴졌다.
“하하… 그래서 누굴 찾으신다고요?”
“아, 아카타란 아이가 이곳에 있다고 들어서…….”
“아 아카타요.”
별개로 내가 이곳에 온 목적은 이뤄야겠다. 나는 흰바람과 마주치지 않게 최대한 빨리 떠날 것을 다짐하며 아카타를 찾았다.
“죄송합니다. 그 아이는 먼저 찾은 손님이 계셔서…….”
“…그렇습니까?”
하나 그것은 방해받았다. 선객이 있었던 탓이다.
“무슨 일을 하기에 선객까지……?”
“얼마 전까진 배달 일에 집중했습니다만, 상단주님의 특명이 내려지며 그쪽을 먼저 처리하고 있습니다.”
“위험한 일은 아니겠죠?”
“그럼요.”
특명이라고 한 이상 자세한 사항을 듣는 건 어렵겠지.
하나 상단주가 직접 일을 맡길 정도면 적어도 상단 내에서의 위치가 나쁘지만은 않으리라. 아카타를 언급하는 직원의 얼굴도 흐뭇함만 가득한 게 따돌림당하는 눈치도 아니고.
거기에 손님까지 먼저 찾을 정도다. 이 정도면 아이가 착실히 성공으로 나아가고 있노라 봐도 되는 거 아닐까.
“그럼… 다른 부탁을 하나 드려도 되겠습니까?”
그렇게 생각하니 무언가 뭉클해지기 시작했다. 내가 그 아이에게 해 준 거라곤 약간의 후원─그마저도 남의 손에 맡긴─뿐인데, 그것만으로도 묘한 뿌듯함이 손에 차는 것이다.
“어떤 부탁인지에 따라 다른데…….”
“아카타에게 전해 달라 부탁받은 물건이 있는데, 제가 바로 가 봐야 해서 그렇습니다. 이것도 어려울까요?”
“아, 그 정도라면 어렵지 않지요.”
하지만 나아가는 아이들에게서 대견함을 느끼지 못하는 것도 이상한 일일 것이라.
나는 빠듯이 차오르는 자랑스러움을 기분 좋게 받아들이며, 들고 있던 보따리를 직원에게 넘겨주었다. 직원이 바구니 안쪽을 보더니 눈썹을 살짝 들었다.
“전달할 때 어떤 이름을 대면 될까요?”
“아, 그건…….”
내 시선도 그를 따라 안쪽으로 말려들어 갔다. 예전에 들렀던 가게에서 또 한 번 사온 보들보들하고 색색깔의 고운 실들.
“실팔찌. 잃어버렸다고, 미안하다고 하면 알아들을 겁니다.”
뭘 줘야 할지 몰라서 사 온 것들이긴 하지만, 그래도 좋아할 거라 믿어 본다. 실팔찌 만드는 게 취미인 것처럼 보였으니까.
“귀찮으실 텐데, 부탁 받아 주셔서 감사합니다.”
아니더라도… 최소한 잘 쓰지 않을까? 나는 그런 믿음과 함께 입술을 움직였다.
너무 오랫동안 얼굴을 굳히고 다녔더니 웃는 게 도리어 어색해지는 시간이 와 버렸지만… 그래도 이상한 형상은 아닐 것이다. 내게 마주 웃어 준 직원의 눈동자에 ‘왜 저래?’라는 느낌이 안 떠올랐으니 말이다.
딸랑.
좋아. 그러면 이제 가 볼까.
나는 직원의 배웅을 받으며 건물을 도로 나왔다. 아카타의 얼굴을 보지 못한 건 조금 아쉬웠으나, 동시에 안도감도 좀 들었다.
아무렴, 이 얼굴로 만나면 그땐 성격을 어떻게 잡아야 한단 말인가. 변장 자체도 캐붕의 영역인 마당에 내 원래 성격까지 내보였다간 아카타의 멘탈이 터져 버릴지도 모르는데.
그렇다고 변장한 채로 원컨셉을 연기하는 것도 좀 이상하다. 방금 말했지만, 변장 자체가 캐붕의 영역이니까.
하니 그럴 바에야 이렇게 엇갈리는 것이 나을지도 모르지.
나는 그런 생각과 함께 왔던 길을 되짚어 걸었다. 오늘 하루는 이곳에서 묵고 내일부터는 악마기사의 과거를 쫓을 것이다.
“처음은 역시 가장 가까운 만하펠트의 체체바토르부터려나…….”
그리고 그 추적의 첫걸음은 동부의 기사학교들이 될 것이다. 악마기사가 동부의 검술, 그것도 정규교육을 받은 게 티가 난다는 것이 진실이라면, 그리고 그의 가족이 진정 기사였다면 그쪽이야말로 흔적이 많이 남아 있을 테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