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1화 괴로움으로 가득해 (4)
꾸악.
아크메이지는 베르세르크가 맡기고 간 거북이의 울음소리에 미간을 살짝 구부렸다.
“배고파서 우는 건가……?”
아까부터 계속 우는데, 이게 무엇을 의미하는 건지 모르겠다. 그도 그럴 게, 아크메이지는 실험에 쓰이는 것 이외의 짐승을 키워 본 적이 단 한 번도 없었다.
다른 말로는 동물의 울음소리가 어떤 의미를 품고 있는지에 대한 지식이 없다. 실험에 잘 쓰이지도 않는 거북이라면 더더욱.
꿱.
그사이, 거북은 엉금엉금 기어 병동을 탈출하려 들었다. 사방에서 인력 부족을 호소함에, 베르세르크가 손 보태 주겠다며 떠난 방향이다.
“어딜 가나.”
꾸엑.
마음은 가상하지만 보내 줄 수 없다.
그녀는 거북을 집어 다시 무릎 위에 얹었다. 사방을 돌아다니는 사람들에게 밟혀 죽을 수도 있고, 자칫하면 식량 취급 받으며 냄비로 향할 수도 있기에 어쩔 수 없었다.
“거북 수프가 되고 싶지 않다면 가만히 있게.”
암, 온갖 문제가 산재한 와중에 식량 부족 문제마저 대두되자, 그 비싼 군마까지 잡아먹을 궁리를 하고 있는 마당─물론 정말 그러진 않을 것이다. 그보단 수송용으로 쓰는 게 더 이득이니까─이다.
한데 그런 상황에서 어린 거북이라고 식량 취급을 피할 수 있을 리 있나. 군마보다 먼저 냄비로 들어갈 확률이 크다.
조심해야 했다.
꿱…….
다만 우연인지, 아니면 거북이가 정말 말귀를 알아먹기라도 한 것인지.
그 뒤로 거북이 그녀의 무릎 위를 탈출하려 드는 일은 없었다. 그저 끊임없이 울 뿐이지.
“아크메이지님, 식사하세요.”
“아, 고맙네.”
와중에 한숨 돌릴 만한 순간이 왔다. 상황이 아무리 다급하다고는 하나, 치료사들도 인간인 만큼 필수로 주어지는 식사 시간이다.
“그래도 음식을 할 거리가 있긴 했나 보군.”
“도시 반절은 남아 있으니까요.”
음식을 나눠 주던 이가 어깨를 으쓱였다. 그의 입에선 주인이 없는 집으로부터 징수해 왔다는 말의 다른 표현이 흘러나온다.
뭐, 도시의 절반이 증발해 버리고 모든 주민이 대피한 초유의 사태에서 자기네 집 멋대로 털었다고 화내는 사람은 물론 없겠지만 말이다.
“하지만 이것도 여유분이 얼마 없어서…….”
하나 남아 있는 집으로부터 물자를 거두는 것에도 한계는 있다. 도시와 피난처 사이의 거리도 거리고, 모든 집이 식량을 비축해 두는 것도 아닌 까닭이다.
거기에 물자를 옮기는 행위에도 인력이 필요하다. 지금 벌어지는 사건 중 대다수가 노동력 부족으로 골머리를 앓고 있는 걸 고려하면, 참 답이 안 나오는 상황이었다.
“어쩔 수 없지.”
그러나 없는 인력을 허공에서 만들어 낼 능력은 마법사에게도 없다. 아크메이지는 그 지점을 안타까워하며 수프를 입에 넣었다.
악마기사의 앞을 지키고 있을 그 청년은 음식을 받았을까.
…악마기사는 다시 그들과 함께할 수 있을까. 바쁠 땐 미처 떠올리지 못했던 상념은 덤이었다.
『나는 믿음에 보답하지 못했으니, 확실한 처형을 준비하라고.』
수프를 뜨던 손가락이 점차 느려졌다. 속이 허하고, 가슴은 돌덩이가 앉은 양 답답해졌다. 목구멍을 무언가가 막은 것 같았다.
꾸엑.
“그건 무엇입니까?”
그동안, 그녀의 무릎에서 파닥거리던 거북이가 심부름꾼의 시선을 끌었다. 그녀는 그제야 상념에서 빠져나왔다.
“…아, 거북이일세. 누가 잠시 지켜 달라고 맡기더군.”
“이 상황에서 동물을…….”
저거 하나면 한 사람은 더 먹일 수 있을 것 같은데. 심부름꾼의 눈은 그리 말하고 있었으나, 아크메이지는 애써 외면했다.
그녀도 동일한 의견인 것과 별개로, 이 거북은 베르세르크가 맡긴 것이었다. 남의 것을 함부로 다룰 자격은 그녀에게 없다.
꾸익.
별개로 계속 우는 게 배고파서일지 모르니, 뭐라도 줘 봐야겠다.
아크메이지는 거북이가 무엇을 먹을 수 있나 고민하다가, 수프에 있던 채소 덩이를 하나 건져 보았다.
푹 익은 당근은 흐물흐물했으나, 외려 그렇기에 저 어린 거북이가 더 먹기 좋을 것 같았다. 그러니까, 아마도?
꿱.
그러나 거북은 고개를 훽 돌리는 것으로 거절했다. 수프에 담겨 있던 온갖 채소도, 하다못해 빵도 그랬다.
아크메이지는 물고기를 잡아다 줘야 하는 건가 고민하며 거북이 거절한 음식을 제 입에 넣었다.
꿻.
거북이 울음소리가 슬슬 귀뚜라미 울음소리와 동급이 되어 갔다.
* * *
“구원군이 도착했습니다!”
그렇게 골머리를 앓아 가며 빠듯한 시간을 보내길 일주일. 드디어 타 도시에서 보낸 지원군이 도착했다.
“마침내 왔군.”
“아, 드디어 약이…….”
“하, 이제 쉴 수 있는 건가……?”
지난 일주일간 죽을 만한 사람들은 이미 다 죽어 버렸으나, 여전히 환자는 넘쳐 난다.
그러다 보니 일주일째 강노동을 하고 있던 치료사들과 사제들은 이번 소식을 진정 구원 보듯 했다.
아크메이지도 비슷한 심정이었다. 사람을 살려야 한단 책임감으로 움직이는 것도 정도껏이지, 이들도 인간인 이상 슬슬 쉬어야 할 때가 되긴 했다.
“잠깐, 지원 규모 좀 보고 오지.”
“넵.”
와중에 마력이 다 떨어져서 치료도 못 하는 상황이다. 그녀는 이 시간을 이용해 구원군의 규모라도 파악하기로 했다.
보충될 인력이나 의약품의 양도 중요하지만 그 외의 것도 얼마나 되는질 알아야 대책을 세우든 말든 하므로 당연했다.
베르세르크를 대신해 여전히 맡고 있는 거북이─베르세르크는 구조 및 사냥, 물자 노획 등에 동원되느라 바빴다─가 그녀의 옷자락 안에서 꾸왁 하고 울었다.
“물자 옮기는 것 좀 도와주십시오!”
“옷, 옷은 어디다 두면 됩니까!”
“식량, 식량 둘 곳 좀 말해 주십시오!”
한데, 그녀는 구원군 쪽으로 향하던 와중 물자 보급이 벌써부터 이뤄지는 걸 목격했다.
가져온 물건의 양과 종류를 성주에게 알려 주는 것이 먼저일 터이나, 그들 보기에 베뮈르헨의 시민들 상황이 워낙 안 좋았나 보다. 담당자가 혀를 차며 손짓으로 물자 보급을 지시하는 게 보였다.
신전의 사람들도, 모험가나 일반인─물론 못해도 상단이나 그밖의 단체에 소속되어 있긴 할 터이다. 저들이 설마 쌩 민간인을 데려오진 않았을 테니까─도 의약품으로 추정되는 걸 들고 구호소를 찾는 중이다. 대충 보기에도 적잖은 수량과 인력이라, 조금은 마음이 놓였다.
“멈춰! 멈추세요! 식량은 적절히 배분될 것이니 달려오지 마십시오! 그 자리에 계세요!”
다만… 그렇게 물자가 곳곳으로 이동되자, 일부 급한 민간인들이 눈을 뒤집은 채 달려왔다. 병사들이 제지했으나 쉽게 말려지진 않았다.
“우리 애가 굶고 있다고요!”
“너흰 먹을 만큼 먹었지만, 우린 아니야!”
“이번에도 병사들만 다 먹는 거 아니야!?”
하나 그들의 심정이 이해가 안 가는 것도 아니다. 성주가 일을 할 수 있는 자들, 즉 병사 같은 고급 인력 위주로 식량을 배급시킨 건 사실인 까닭이다.
물론 자원은 한정되어 있고 먹여야 할 사람들은 많다 보니 성주 입장에서도 차등 지급은 어찌할 도리가 없었겠지만… 그게 일주일을 내리 굶어야 했던 사람들의 마음을 달래 주진 못할 것이다.
‘처지가 이래서 우리가 굶어야 한다’며 상황을 이해하는 것보다 ‘고위 계급이 독식하고 있다’라고 무작정 원망하는 것이 더 쉽기도 하고 말이다.
“물자는 계속 들어오고 있습니다! 그러니 진정─!”
“그게 언제 올 줄 알고! 우리도 달란 말이야!”
“이젠 더 이상 굶기 싫은─”
“비켜라, 병사.”
“잠깐, 기사님…….”
“죽기 싫으면 물러나라! 반항하는 자는 처형한다!”
“……!!”
더불어 이해하는 것보다 원망하는 게 쉬운 건 기사나 병사도 마찬가지다. 암 우선순위로 배급받았을 뿐, 그들도 풍족하게 먹지 못한 건 매한가지지 않던가.
하물며 그들은 시민들을 보호하기 위해 채운 배 이상으로, 심지어 잠도 미뤄 가며 노동하는 일이 잦았다. 예민해지기 딱 좋단 이야기다.
예컨대, 굶은 시민들의 불만을 ‘그래도 안전하게 보호받은 주제에 투정?’이라 받아들일 정도로.
“다시 말한다, 물러나라!”
결국 인내심이 다한 기사를 필두로 병사들이 무기를 뽑아 들었다. 성주가 저것을 허락했는지는 잘 모르겠으나, 민간인들이 주춤주춤 물러나는 효과는 확실했다.
소요 사태가 서서히 사그라들기 시작했다.
“…빌어먹을 귀족 새끼들!”
“애초에 귀족이랑 신전들이 비류호 님을 죽이지만 않았어도…….”
그러나 그게 정말 사그라든 것일까?
당장 눈에 보이지 않는다고 없어진 건 아니다. 해산하는 사람들의 말소리만 들어도 확실히 알 수 있다.
사람들의 불만은 쌓일 대로 쌓였다. 베뮈르헨이 머맨과의 전쟁을 자주 벌이고, 그로 인해 시민들 전부가 군대와 친밀한 편이라도 해도 마찬가지다.
삶의 터전이 송두리째 날아간 지금, 서로를 배려할 수 있는 사람들은 너무도 적다.
“성주가 악마를 보호하고 있다던데…….”
“뭐? 그게 정말이야?”
“정말 귀족 나으리들이랑 신전이 악마에게 넘어간 건 아닐까……?”
별개로 요즘 낭설이 퍼지고 있다더니 정도가 너무 심하군.
아크메이지는 쑥덕거리는 사람들의 말을 엿들었다가 그대로 눈살을 찌푸렸다.
저게 완전한 거짓이 아니라, 약간의 진실을 기반 삼아 부풀어진 말이란 게 더 문제였다.
왜곡된 진실은 그럴싸한 거짓보다도 더 위험하다. 부분 인정을 전체 시인으로 받아들일 어리석은 자들은 세상에 참으로 많았으므로.
“큰일만 안 나면 좋겠는데…….”
구원군이 도착한 이상 최악은 피할 수 있을 거라 생각하지만……. 혹시 모른다, 어떤 일이 벌어질지는.
하다못해 그들에겐 아직 악마기사에 대한 문제도 남아 있지 않던가. 그가 일주일이 넘도록 깨어나지 않아서 잠잠해졌을 뿐이지, 모두가 그를 잊고 있지는 않을 것이다.
신전이라면 더 그렇다. 슬슬 고민을 할 때가 왔다.
“그래, 큰일만…….”
하나 그녀가 고민을 한다고 결단을 내릴 수 있을까?
“…….”
최초의 폭주에서 그녀가 악마기사의 생존을 긍정한 것은 악마기사가 악마를 제어할 수 있을지도 모른다고 생각해서였다.
그러나 이번 일로 하여금 그녀는 깨달았다.
그건, 그 악마는. 제어할 수 있다는 가능성 하나만으로 두고 보기엔 너무나도 위험했다. 빌어먹게도 그것은 이용해 먹고자 남기는 것조차 불가능할 만큼 강했단 말이다.
“…하여간, 젊은 것들은.”
하나 동시에 그 악마를 품은 사람은 끝까지 사람들을 구하려 했고 또 그걸 성공시켰으면서 “미안하다”라고 말하는 사람이다. 그런 사람을, 그런 사람을 포기하는 건 정말 옳은 일인가?
악마기사를 존경하는 용사에게 ‘그를 죽일 준비를 해야 한다’라고 말하는 것 역시 정말 맞는 일이고?
젊은이들이 이렇게까지 희생했는데, 여기서 더 희생을 요구하는 게 정말로 맞아?
“늙은이를 너무 고생시키는군.”
결국 다시 원점이다.
그녀는 선택할 수 없다.
“너무 고생시켜…….”
그녀가 감히, 그럴 수 없었다.
히이잉.
“아크메이지, 이건 뭐냐.”
그녀가 잉크에 젖어 드는 종이처럼 서서히 슬픔에 물들어 갈 무렵.
누군가가 말과 함께 아크메이지 근처에 멈춰 섰다. 사냥감을 한껏 짊어지고 있는 베르세르크였다.
“…지원군이 왔네.”
“아아.”
그녀에게 구원군에 대해 미리 들었던지라, 베르세르크는 길게 묻지 않았다. 대신 며칠 전 시민이 반환한 악마기사의 말을 톡톡 쳤다.
프레드릭이 화를 내지 않는 걸 보면, 지난 며칠간 제법 친해진 듯하다.
“일 있으면 불러라. 한 시간 정도는 배급소에 머물러 있을 테니.”
“알았네. 아, 거북이는 어쩔 텐가.”
“음… 내가 데려가지.”
“그러겠나?”
베르세르크가 프레드릭과 친해진 것처럼, 아크메이지도 이 작은 거북에게 제법 정이 들긴 했지만… 주인이 데려간다는 것에 반대할 이유 없다. 그녀에게 순순히 거북을 넘겼다.
베르세르크가 등장할 때부터 삐옥삐옥 울던 거북이가 팔다리를 파닥이며 반겼다.
하지만 그렇게 빈 자리가 조금 허전하긴 해서.
그녀는 베르세르크가 물러가자마자 다시 몰려드는 슬픔에 주머니를 만지작거렸다. 거북이 있던 자리였다.
“거기서 뭐 해.”
“…청산호.”
“많이 피곤한가 보지?”
“자네만 하겠나.”
그나마 다행인 것은, 아직 사방에 일거리가 가득하단 것이다. 아크메이지는 우울에서 빠져나와 새롭게 말 건 이를 응시했다.
여즉 운신 가능 판정을 못 받았는지, 여전히 호위에게 업힌 꼴인 청산호였다. 지난 일주일간 종종 본─전령으로 쓰였다─호위는 가볍게 묵례했다.
“자넨 왜 왔나.”
“촉매 가져온 게 있나 싶어서.”
아크메이지는 손을 살짝 드는 것으로 호위의 묵례를 받아 주는 한편, 청산호가 등장한 이유를 물었다.
예상했지만 그는 물자 보급을 두고 얻을 게 있나 기웃거리는 것이었다.
“자넨?”
“구원군의 규모 좀 알려고 왔네. 그래도 당장 숨이 트일 수준은 돼서 다행이군.”
그러나 저들이 과연 촉매를 가져왔을까. 다른 도시랑 계속 교신을 해야 하니 통신 마법에 쓰일 재료 정도야 챙겨 왔겠지만, 다른 것까지 챙겨 왔을지는 의문이다.
청산호도 그걸 아는지 나서서 물으려 들진 않았다. 아마 성주가 보고받은 후, 그에게 물어보려는 것 같다.
“별개로 상단이 많이 보이는군.”
“글쎄. 기부가 아니겠나? 물자를 가장 많이 가지고 있는 건 보통 상인들이니.”
“하. 기부? 상인들이 어디 그런 걸 할 종자들인가.”
“상인들이 이득을 좇는 자들이긴 하나, 그래도 사람인데 이런 재난 앞에서 돈을 우선시하는 자들만 있겠나.”
별개로 이 친구는 예전부터 인간 혐오가 참 심하단 말이지.
아크메이지는 신랄할 정도로 인간에게 기대치를 낮게 잡는 청산호를 보며 머리를 긁적였다.
이번에 그리다나에 뒤통수를 제대로 맞아서 그 정도가 더 심해진 것 같기도 하다. 그들의 배신에 충격받지 않은 사람이 누군들 있겠냐마는, 아무튼.
“뭐… 미래를 본 투자라든가, 그런 의도도 없잖아 있겠지. 자네에게 은혜를 입힐 수 있는 일이 흔한 건 아니니.”
“그런 의도가 없잖아 있는 게 아니라, 그게 대부분일 거다.”
“그래… 솔직히 그렇겠지. 하지만 그런 위선이라도 없는 것보단 낫지 않은가?”
하나 오늘따라 사람의 밑바닥에 불쾌감을 더 많이 드러내는 것 같다는 감상은 있다.
아크메이지는 청산호의 불퉁한 눈썹을 보며 의아해했다.
“왜 그러나? 인간은 원래 기대하면 안 된다던 사람이.”
“이번 일을 겪고 나니 그래도 좀 깨끗해 보이는 놈들이랑만 거래할까 싶어서 그런다. 하지만 아무래도 글러 먹은 것 같은… 음?”
역시 그리다나 때문에 그런가. 아크메이지는 납득하며 청산호의 동그래진 눈을 따라 시선을 돌렸다.
딱히 눈에 띄는 건 없었다. 기껏해야… 예전에 아카타를 맡겨 둔 상단 또한 이번 행렬에 동참했다는 것 정도? 여기까지 일찍 온 점이나, 아카타가 없는 걸 보면 아마 다른 지부겠지만 말이다.
“왜 그러나?”
“…세상엔 예외란 게 하나쯤은 있는 모양이야.”
“……?”
“상계 쪽엔 본질이 더러운 녀석들밖에 없다고 생각했는데.”
아크메이지는 청산호의 말에 눈을 껌뻑이다가, 대충 납득하기로 했다. 뭔진 모르겠지만, 본질이 좋은 사람이 하나 보였나 보지.
“거래 잘하게.”
어쨌거나 생각한 게 맞다면 그건 축하해 줘야 할 일이다. 그녀는 큰 고민 없이 무운을 빌어 주었고, 청산호도 그것을 순순히 받아들였다.
“아크메이지님! 대현자님!!”
누군가가 그들을 다급히 부르짖지 않았다면 아마 답변까지 나왔을 것이다.
“깨어났어요, 깨어났다고요!”
“……!”
저편에서 창백하게 질린 데스브링거가 그들을 찾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