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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인공이 컨셉충이면 곤란한가요-217화 (217/389)

217화 세상은 (2)

하, 정말로? 정말 이대로 먹히겠다고? 장난해?

「…저 때문에, 정말 고생 많았어요.」

빌어먹을! 이러면 네 영혼도 저놈에게 먹혀!

「정말로… 정말로 미안─」

내 말 듣고는 있는 거냐, 망할 인간!

「닥쳐, 쓰레기. 내가 이분께 사과하고 있잖아. 끼어들지 마.」

새파란 애송이가……!

* * *

괜찮을까.

그리 묻는 누군가에게 그녀는 대답하고자 했다. 차라리 싸우다 죽으면 그건 호상일 것이라고.

하지만…….

“안다, 어떠한 죽음도 호상이 될 수 없다는 것쯤은.”

결국 먼저 나온 답은 그것이다. 노르다 전사들이 싸우다 죽는 것을 자랑스럽게 여김을 알아도 그랬다.

노르다 전사들이 숭상하는 죽음과 그녀가 깨닫고 만 죽음은 달랐고, 그 차이는 평생토록 좁혀지지 않을 예정이었다.

설사 그녀가 노르다 전사로 살다 노르다 전사로 죽는다 해도.

“복된 죽음이라니, 그딴 게 세상에 있을 리 없지.”

죽음은 그저 잊히는 걸 근사하게 포장한 단어일 뿐이다.

그리고 잊히는 건 세상으로부터 지워지는 것이지, 처음부터 없던 것처럼.

신랄하게 뇌까린 그녀의 눈꺼풀이 부르르 떨렸다. 콰앙! 그녀의 몸은 터져 나오는 물살과 그를 따라 추락하는 파편들을 밟고 뛰어오르는 중이다.

펄럭.

허리춤에 두른 두꺼운 천자락이 둔하게 펼쳐졌다.

캬악!

퍼억!

무너지는 성벽 끝자락에 서서, 그녀는 자신을 베려는 머맨을 발로 통렬하게 찼다. 머맨의 머리가 살짝 으깨지며 반동으로 그녀의 몸이 떠올랐다.

다음으로 그녀의 발바닥에 닿은 건 장애물을 부수고 전진하던 괴수의 목덜미다.

거북이의 목을 나선으로 죄는 뱀의 몸뚱이가 미끌미끌했다.

캬악!

그녀는 얇은 신발창 아래에 미끄러질 것 같은 감각이 느껴지자마자 팔을 움직였다.

순식간에 파지법과 손목, 팔뚝의 각도를 비튼 그녀의 손이 창을 수직으로 휘둘렀다.

사각.

착지와 거의 동시에 돌아간 창이 뱀의 가죽을 훑었다. 안타깝게도 긁힌 건지 아닌지는 확인조차 불가능했다.

살점이 쩍 갈라지지 않는다면 생채기가 났든 아니든 둘 다 무의미하지만 말이다.

“후.”

거기에 지금은 한 텀 물러나야만 하는 상황이다.

[어딜 가니.]

[내가 이곳에 있는데.]

[내 동생.]

주위로 날아든 세이렌들부터가 그렇다. 저것들이 동시다발적으로 공격하면 아무리 그녀라도 힘겨워질 수밖에 없다.

해서 그녀는 한마디씩 얹는 것들에게 불쾌감을 느끼되 뱀을 밟고 달리는 걸 우선시했다. 뱀의 몸뚱이가 두꺼워서 그녀 하나는 충분히 뛸 수 있었다.

…그래서 오늘 죽을 거니?

그쯤 되어 또다시 누군가가 묻는다. 그녀의 입술이 달싹였다.

“그럴지도 모르지.”

고집스러운 한마디는 아까부터 앵무새처럼 반복해 온 것이다.

그녀는 비늘과 비늘 사이, 틈에 창날을 박아 보며 숨을 뱉었다.

[추워, 추워. 너무 추워…….]

[구해 줘. 나 좀 구해 줘…….]

비록 창날은 뱀에게 큰 상처를 입히지 못했으나, 그녀의 몸은 창대를 지지대 삼아 잠시간 다리를 띄웠다. 퍼억! 발끝이 세이렌의 날개 관절을 연속으로 후려쳤다.

타닥.

이어 바닥에 다리가 다시 디뎌졌을 때, 그녀는 창을 빠르게 뽑아 휘둘렀다.

창날과 막대 끝에 얻어맞은 것들이 핏줄기를 흘리며 뒤로 물러났다.

쿠웅!

“……!”

그때 거친 흔들림과 함께 거대 괴수가 성벽을 제대로 돌파했다.

등딱지 부분이 두 개의 성벽에 걸쳐 걸렸던 걸, 끼인 부분을 죄 무너트리며 그대로 무식하게 전진한 것이다.

튕겨 나갈 뻔한 그녀의 손이 빠르게 뱀의 몸뚱이를 잡으려 했다. 그러나 너무 미끄러워 그녀는 차라리 공격하려 드는 세이렌을 이용했다.

다가오는 녀석의 목울대를 치고 몸통을 밟아 뛴 그녀의 손이 거북이의 가죽을 잡았다.

뱀이 감싸고 있는 거죽에는 해초와 산호, 온갖 조개가 자라나 있어 손잡이로 쓸 만한 건 참으로 많았다.

촤아아악!

문득, 그녀 아래로 바닷물이 시원하게 들이치는 모습이 보였다. 파도가 칠 때마다 안으로 들어오는 구조기에 양이 많진 않았다.

갸르르륵.

그러나 그것의 진짜 문제는 물의 양이 아니라 물과 함께 들어오는 것이다.

다리가 없는 머맨들─최초의 해류에 휩쓸려 강제로 들어오게 된─은 펄떡이며 바다로 돌아가려 하고, 다리가 있는 녀석들은 진흙을 묻히며 앞으로 내걸었다.

쿵, 쿵, 쿵.

이 와중에 괴수도 멈출 생각이 없다. 느렸지만, 덩치가 덩치라 인간의 기본 걸음보단 빠르단 게 참으로 난처했다.

이대로라면 도망친 병사들이 따라잡힐지도 모른다.

그녀는 추가로 접근해 오는 세이렌을 찌르며 아래쪽을 힐끗 보았다. 당장은 거리가 좀 있지만 그래도 병사들은 시야에 걸쳐 있었다.

도망이 늦은 자들도 있고, 명령을 받아 시민들의 대피를 돕는 무리도 있어서 그렇다.

“…머리를 노려야겠군.”

하니 어쩔 수 없나. 그녀는 생물이라면 대부분 약점인 머리를 노리기로 했다.

몸뚱이와 이어지는 몸뚱어리엔 칼날도 박히지 않는 게 실정이니, 그나마 여린 살이 있는 입을 공략하는 게 낫겠다. 그런 노림수도 없잖아 있는 판단이었다.

그리고 그러기 위해선 위로 올라가야 한다.

그녀는 뱀이 나선으로 길을 제공해 줘서 고맙다 생각하며 위로 우다다 달렸다.

캬아아아!

그러자 뱀이 길게 울었다. 그것도 자신의 몸뚱이를 타고 오르는 불청객의 존재를 알아챘나 보다.

뱀의 몸뚱이가 낭창낭창 휘기 시작했다.

탁!

“─!”

그래도 어떻게든 이끼와 해초들을 붙잡고 떨어지는 신세만은 면해 봤는데… 대신 들고 있던 창이 떨어졌다.

그녀의 눈썹이 구겨졌다.

이제 사용할 수 있는 건 두 개의 맨손뿐이다.

* * *

나야말로 물었을 텐데?! 네 영혼이 영원히 구원받지 못해도 상관없느냐고!

「하, 그걸 지금 네가 묻는 건가? 네가? 다른 누구도 아닌 네가─!!!」

주도권을 넘겨, 애송이!

「꺼져! 어차피 구원받지 못할 인생, 네놈을 나락으로 떨어트릴 수 있다면 뭔들 못 할까! 결코, 결코 네놈이 살아 돌아가게는─!」

* * *

“먼저 대피해라!”

“젠장, 곧 따라갈 테니 살아 있으십쇼!”

인퀴지터는 그 말을 남긴 후, 악마기사의 말을 타고 달렸다. 제 주인에게로 가자고 해서일까.

평소 몰래 다가가면 고개를 획 돌리던 녀석은 오늘따라 협조적이다. 바짝 낮춘 몸 위로 바람이 쏟아지고, 사람들이 피난하며 차차 비기 시작한 거리가 휙휙 지나쳤다.

“아아아아악!!”

“혀어어엉!!”

캬르르륵!

그리고, 어느 순간부터 악마가 보이기 시작했다.

첫 타자는 사자의 머리, 곰의 발, 껍데기를 뒤집어쓴 황소의 몸. 타라스크Tarrasque였다. 드래곤의 아종으로서 북부 전선에서나 나올 법한 고위 악마기도 했다.

“멈춰라!!”

갑자기 타라스크가 나온 이유는 무엇일까. 그녀는 넘실거리는 마기와 연관된 일일지 가늠하다가, 이어지는 비명에 생각을 끊었다.

지금 신경 써야 할 건 타라스크에게 당하고 있는 사람들이다. 타라스크의 발밑에 무수히 깔린 시체를 두고 그녀의 손이 메이스를 치켜들었다.

캬아아아아악!

“흐압!”

그녀의 금빛 막에 사람들을 공격하려던 악마가 그대로 막히고, 인퀴지터는 그대로 전속력으로 전진했다.

말이 공포에 질려 멈추기라도 했다면 낭패였을 텐데, 악마기사의 말은 주인을 닮아서 그런지 아주 겁이 없었다. 다행이었다.

그극!

심지어 적당한 타이밍에 발목을 돌려 그녀가 타라스크를 치기 편하게 해 준다.

인퀴지터는 눈을 부릅뜨고 메이스를 휘둘렀다. 금빛 막이 해제되자마자 메이스가 막에 얼굴을 문대고 있던 타라스크의 사자 머리를 후려쳤다.

콱!

고강한 힘에 타라스크가 함몰된 머리로 부웅 날아갔다. 물론 힘을 아끼기 위해 신성력을 조금 덜 실었더니 한 방에 죽지는 않았다.

뇌진탕이 온 사람처럼 타라스크가 비틀비틀 몸을 일으켰다.

“가자!”

푸르륵.

이 기회를 놓칠 수 없다. 그녀는 말을 재촉하여 녀석에게 접근한 뒤, 적당한 타이밍에 옆으로 틀어 버리는 말로부터 뛰어내렸다.

쾅!

양손으로 잡은 메이스가 타라스크의 머리를 내려찍어, 그대로 으깨 버렸다. 푸르륵. 조금 옆에 멈춰 선 말이 도도하게 울었다.

“흐, 흐아아…….”

“다치셨습니까!”

이 타라스크에게 몇 명이나 죽은 건지. 그녀는 이미 사망한 자들에겐 묵념과 애도를 표하며 황급히 산 사람들에게 다가갔다.

어린 형제와 다른 일행으로 보이는 모녀. 이렇게 네 명이 끝이었다.

“치료해 드릴 테니 당장 도망가십시오! 건물에 바짝 붙어 가며 달려가면 악마에게 덜 발각됩니다.”

그녀는 급한 상처만 적당히 회복시켜 준 후, ‘짐은 버려서 몸을 가볍게 하는 걸 권한다’라는 말까지 덧붙이고 말에 올라탔다.

영리한 말은 이곳이 위험하다는 걸 깨닫고 그녀에게서 한시─전투 상황 빼고─도 멀어지질 않았다.

“가자!”

이런 말이 다치기라도 하면 악마기사께서 슬퍼하시겠지.

그녀는 어느 정도 위치에 다다르면 말을 돌려보내기로 결정 내렸다. 혼자 돌아갈 때가 사뭇 걱정이긴 하나, 그녀와 함께 저 불구덩이로 들어가는 것보단 훨씬 나을 터였다.

혹시 모르니 가호 정돈 걸어 줘야겠지만.

크르륵.

푸힝.

“악마─ 헉!”

…그러나 가호까진 필요 없을지도 모르겠다.

그녀는 갑자기 튀어나온 스켈레톤들을 처리하다 말고, 뒷발차기로 악마 하나를 뽀개 버리는 말을 보며 감탄을 금치 못했다.

이럴 때까지 잡념을 가지고 싶진 않지만, 악마기사가 정말 그 같은 말을 데려왔다 싶었다.

그렇지만 그 상념도 오래가지 못했다.

“으으아아!”

“가겠습니다!”

한 블록 걸러 한 블록마다 비명 소리가 들려왔다. 아니다. 갈수록 줄어들었다. 그저 시체만이 한가득일 뿐이었다.

“듀라한Dullahan!”

그런데 이게 뭔가. 그녀는 타라스크에 이어, 듀라한까지 발견한 후 무척이나 꺼림직한 생각이 들었다.

아무렴 타라스크도 그렇고 듀라한도 그렇고, 저들은 결코 쉽게 볼 수 없는 악마였다.

타라스크는 소환을 위해선 수백의 제물을 요구하고, 듀라한은 탄생에 있어 전장에서 머리 잘려 죽은─사인이 반드시 그것이어야만 했다─기사의 시체가 필요한 까닭이다.

하니 이 짓거리를 벌인 악마계약자들이 아무리 준비를 많이 했어도 저 둘을 동시에 내보내기란 힘겨울 것일진대…….

콰앙!

그녀는 기사의 시체로 만들어진 만큼 기교가 뛰어난 듀라한의 검술을 오롯이 방패로만 막았다. 그러곤 듀라한의 연격이 끝났을 때, 냅다 신성력으로 눌러 찍었다.

힘을 아껴야 하긴 하나, 듀라한은 아끼면서 상대하면 너무 오래 걸릴 적이었다. 시간도 천금인 상황인 만큼, 잘 판단해야 했다.

콰직!

인퀴지터의 메이스가 듀라한의 얼어붙은 심장을 깨부쉈다.

끼익, 끽!

이 와중에 그렘린Gremlin까지 등장한다.

그녀는 고블린과 비슷한 하급 악마를 두고 이를 갈았다. 지금은 차라리 고위급 악마가 나았다. 그건 한 마리라서 그녀 혼자 감당하면 그만이니까.

그렇지만 일반인이 감당 못 할 정도로만 강하고 수가 많은 하급들은…….

“가, 감사합니다.”

“가십시오!”

한 마리라도 새어 나가면 저 남자는 물론 말도 위험하다.

인퀴지터는 고위급 악마 둘의 출현에 이어 악마가 어디서 이리 몰려오는지에 대한 의구심을 뒤로 미뤄 둔 채 외쳤다.

“이 말도 데려가십시오! 기사의 것이니 신전이나 성에서 일하는 자에게 인계하면 됩니다! 반드시 인계해야 합니다!”

“아, 아, 알겠습니다!”

시민이 과연 저 늠름하고 귀해 보이는 말을 돌려주려 들까? 그녀는 갈등하다가, 시민의 얼굴을 빠르게 외웠다.

회색 머리카락, 청색 눈. 앞으로 있을 온갖 사건으로부터 이 기억을 유지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였다.

“너도 저 사람과 함께 도망쳐라. 여기까지 고마웠다.”

푸륵.

그래도 저 애가 머리가 좋으니 조금 안도가 된다.

그녀는 평소만 말을 안 들을 뿐, 이럴 땐 기가 막히게 대화가 통하는 말을 두고 신성력을 표출했다. 금빛 막이 그렘린들을 막아섰다.

“으아아아아!”

그사이, 말은 시민을 태운 채 달리기 시작했다. 우아아아아. 승마 배운 적도 없이 습보부터 시작하게 된 가련한 이의 비명 소리가 골목에 울려 퍼졌다.

저러면 악마들의 시선을 끌 텐데. 그 충고까진 차마 할 수 없었다.

그녀는 메이스를 집어넣은 채, 방패를 휘두르는 것으로 그렘린의 머리통을 박살 내며 꾸준히 앞으로 전진했다.

더 이상 생존자는 없는지 비명 소리는 이제 들려오지 않았다.

“……!”

대신 공기가 달라지기 시작했다. 더운 숨이 호흡기로 파고들고 후끈거리는 열기가 살갗을 살살 긁는, 그런 공기였다.

멀게만 보였던 불의 거인이 이제 코앞이었다.

“악마기사…….”

저것을 막으러 갔던 이는 지금 어디 있을까. 혹시 저곳에, 저 어딘가에 다른 사람들처럼 몸을 누이고 있는 건…….

쿠악!

깡!

그녀는 좁은 틈 사이로 쏟아져 나온 기괴한 괴물에게 반사적으로 방패를 휘둘렀다. 오랜 단련으로 개발된 반사 신경이 상대를 부정형不定形의 무언가라 판단 내린 탓이다.

그리고 부정형의 무언가는 방패의 옆면으로 파고들어 오는 경우가 종종 있다. 결코 막아선 안 됐다.

철퍽!

“미믹Mimic!”

그녀는 메이스를 다급히 뽑아 들어 대응할 준비를 했다.

무언가를 담을 수 있는 용기나 좁은 틈에 자리 잡아 가까이 온 것을 삼켜 버리는 미믹은 상대하기 제법 까다로운 악마 중 하나였기 때문이다.

암, 미믹은 슬라임Slime의 아종 개체이니. 닿는 순간 금속 종류를 제외한 모든 게 녹아 버리는 경험을 하고 싶지 않다면 절대로 접촉을 삼간 채 핵을 파괴해야 했다.

가끔, 정말 최악의 것들은 금속마저도 녹여 버릴 때가 있긴 하지만서도.

“후.”

그러면 이것도 신성력으로 밀어붙일까? 하지만 여기 오면서 쓴 힘이 너무 많다. 저곳의 마기는 조금도 줄어들지 않았음에도!

그녀는 다시 열이 오른 신체를 두고 이를 악물었다.

가야 할까, 아니면 이곳에 멈춰 서서 나오는 악마들만을 죽여야 할까. 애초에 그녀가 저곳을 혼자 감당할 수는 있을까?

혼자서 결정하기엔 너무도 무거운, 그러나 그녀가 오롯이 결정해야 하는 무게가 그녀의 어깨를 짓눌렀다.

아크메이지가, 하다못해 앞서 나가는 것으로 선택지를 없애 버리는 악마기사가, 그도 아니면 의논하는 것으로 그녀의 부담을 덜어 줄 뺀질이가 있었으면 좋겠다.

인퀴지터의 입술이 앙 다물렸다.

[왜 거기 멈춰 서 있니?]

그리고 악마가 그녀를 불렀다. 미믹은 그 물음이 있은 직후 멈춰서, 공격할 의향을 더는 내비치지 않는다.

[어서 대악마를 죽이러 와야지, 용사님.]

정말이지, 악마의 속삭임이었다.

* * *

…거기 누구 있어?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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