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8화 다음에 (1)
‘분노가 올 거다.’
[…그럴 리가 없다.]
‘분노는 오고 말 것이다.’
[이 몸이 부정한 육신마저 먹은 이유가 무엇인데……!]
‘너를 죽이러 올 것이다.’
[나는 비류호다! 대악마의 힘까지 얻은! 그런 내가 한낱 인간에게 질 리가 없어!]
‘네가 이길 수 없는 존재가, 온다.’
[이 몸이 질 리가……!]
“비류호?”
휙!
비류호는 본능적으로 손톱을 세운 채 몸을 돌렸다. 가까스로 멈춰 선 손 앞에는 그가 소유하기로 한 인간이 있다.
“…무슨 문제라도.”
핏기가 가시는 대신 핏줄 자체는 검게 물든 인간이 충혈된 눈으로 비류호를 바라보았다. 그 뺨엔 방금 일로 새겨진 혈선이 있다.
[이런. 내가 널 다치게 했구나.]
비류호의 가슴이 미어졌다. 다른 누구도 아닌 제게 난 상처란 점이 약간 마음에 들다가도, 이 연약한 것을 죽일 뻔했다는 사실이 애달픔을 가져온 것이다.
그리고 그렇게 품에 안겨 버린 레온 소성주는…….
지랄하네, 라고 생각했다.
그뿐인가? 갈수록 냄새가 역겨워진다는 감상도, 그마나 곱던 외모마저 망가져 간다는 조소도 함께였다.
품에 안긴 그의 얼굴이 무감각하게 주변으로 시선을 돌렸다. 귓가엔 비류호의 말이 몇 마디 더 다가왔으나 뇌리에 새겨지진 않았다.
그저 썩어 가는 주위의 대지만 눈에 담길 뿐이었다.
차라리 비류호를 죽이는 게 맞는 걸지도 모르겠어.
그는 처음만 해도 풍성했던 수림을 떠올렸다. 어떻게 지금까지 발견되지 않았는가, 하고 충격 먹었을 정도로 풍요롭고 울창하던 숲이었다.
그래서인가. 사는 짐승들도 진득한 생명에 영향을 받았는지, 그것들의 덩치는 크고 더없이 날랬다.
마치… 일개 짐승 주제에 마력이라도 품은 것처럼, 인간이 언어도 정립하지 못했던 시절의 짐승들처럼 영험했단 말이다.
하나 그 모든 것이 몰락하는 데는 해가 여섯 번 뜨고 지는 것으로 충분했다.
영험해 보이던 짐승들이 숨겨 둔 마기를 꺼내 들고, 숲 전체가 부패하며 독을 품는 건 고작 엿새면 충분했단 말이다.
때문에 그는 금방 깨달을 수 있었다. 이대로 가면 그 자신은 얼마 되지 않아 죽으리란 걸.
이건 당장 그의 손등만 봐도 확신할 수 있는 사항이다.
검은 핏줄. 사람이라면 한 번쯤은 배우는 마기침식의 전형적인 증상이 그의 피부를 전부 채우고 있었으니까.
그러나 그는 그것이 오히려 달가웠다. 암, 애착 인형 취급이나 받으며 썩은 숲 중간에 멀거니 앉아 있는 것은 너무 힘들었다.
지루함이나 불편함을 떠나, 숨 쉬기가 힘들고 머리가 어지럽거나 몸이 두들겨 맞은 것처럼 아프단 점에서 말이다.
그러니 마기침식으로 일찍 죽는다면 오히려 호상이다. 그는 그런 자조나 하며 비류호를 살짝 밀어냈다.
[왜 그러느냐.]
거절의 의미로 이해한 비류호의 눈동자가 표독스러워졌다. 익숙한 전개였다.
레온은 말없이 비류호의 손을 잡고 그나마 풀잎이 살아 있는 곳으로 이끌었다. 몸을 누이기 좋은 장소였다.
[쉬고 싶었더냐.]
멍청한 짐승. 그는 알아서 오해하고 알아서 푸는 비류호를 두고 풀숲에 드러누웠다. 주변이 썩어 간다는 것도 인지하지 못하는 주제에 그에게만은 제법 너그러운 짐승이 같이 누워 주었다.
그마저도 괴로웠다. 그가 옆에 있기를 바라는 사람은 백금색 머리칼이 아니라 까만 머리칼을 가지고 있었다.
“왜 떠나셨습니까?”
[응?]
“과거, 우리로부터 모습을 감추셨잖습니까.”
[아아.]
…상념을 잊는 데는 잡담이 최고다. 그는 간신히 시야 한편에 드리우는 잔상을 잊었다.
[별거 아니다. 그저 다가오는 죽음을 유예하기 위함이었을 뿐이니.]
“…예?”
그 대가로 울분과 분노만이 차오를 건 예상치 못했다고 해도 말이다.
[그래, 대지 아래를 기는 거북이도 불멸을 받았건만 어찌 이 내가 죽어야겠느냐. 오직 나야말로 영원을 누릴 권리가 있거늘.]
“그럼, 땅이 메마른 건……?”
[세상에 흘러가야 할 생명을 내가 좀 취했을 뿐이다. 그것들에게도 영광일 테지. 덧없이 스러질 생명이 되는 것보단 이 몸의 피와 살이 되는 게 더 값질 것이니.]
그는 차오르는 비참함에 손으로 눈가를 가렸다. 손이 파들파들 떨리는 게 살가죽 너머로도 느껴졌다.
[물론 둥지로 쓰던 숲에 마력이 고이며 부작용이 여럿 일긴 했지만… 그래도 괜찮지 않으냐? 그리하여 너를 만나게 되었으니.]
그러나 그 순간에도 그를 자극하는 말은 멈추지를 않으니.
레온은 주변에 널브러진 나뭇가지를 잡아, 저 목에 꽂으면 비류호가 죽을지 고민해 보았다.
그게 불가능하단 걸 앎에도, 이렇게라도 하지 않으면 견딜 수가 없었다. 이렇게라도 하지 않으면…….
[네가 나를…….]
쾅!
폭음이 울려 퍼졌다. 예전에 한 번 그러했던 것처럼.
“……?”
[무슨…….]
또한 그때처럼, 숲 한편이 뒤집어지며 파편을 튀기고 먼지바람을 일으켰다.
썩어 버린 나무로 인해 적갈색을 띤 먼지바람 사이에선 전쟁의 깃처럼 검은 옷자락이 나부낀다.
“찾았다.”
[네놈……!]
성의 화원과 참으로 닮은 순간이었다.
“이번엔 놓치지 않겠다.”
다른 것이라곤 오직 단 하나.
“버러지.”
기사는 그때처럼 호랑이를 놓치지 않을 것이다.
* * *
[크허어엉!]
“어딜!”
적갈색 혹은 보랏빛으로 물들어 악취만을 풍기는 숲 한가운데에 방패가 내리꽂혔다.
동시에 방패를 중심으로 거대한 금빛 막이 퍼져 나가며 호랑이의 앞발을 막아섰다. 쾅! 굉음이 울려 퍼졌다.
텅!
막은 것도 모자라 신성력의 막은 호랑이를 뒤로 물렸다. 내 검이 움직인 건 바로 그때였다.
내 검이 허공과 그 너머의 살갗을 베었다. 비류호가 거대한 짐승의 모습에서 바로 인간의 형상으로 돌아가지 않았다면 그 상처는 더 깊었을 거다.
[인간들이!]
“거짓말쟁이! 전우는 거짓말쟁이다! 호랑이는 베르세르크에게 양보한댔으면서!”
그러나 비류호가 피해야 할 건 내 검뿐이 아니다. 버서커가 할버드를 크게 휘두르며 비류호가 있던 자리를 찍었다.
그것이 훌쩍 뒤로 피하면 특유의 강인한 근력으로 할버드를 빠르게 꺾어, 그 몸짓을 쫓아가는 건 덤이다.
촤르륵!
“엇!”
그사이, 누구 PTSD 자극하는 소리와 함께 희푸른 사슬이 레온 소성주를 낚아챘다.
경험해 본바, 허리만에 줄이 묶여 당겨지면 굉장히 토할 것 같은 기분이 되고 멍도 심하게 들지만… 그래도 저곳에 있는 것보단 나을 거다.
암, 인간과 거대 호랑이를 왔다 갔다 하는 존재와 그에 대적하는 인간 셋 사이에 일반인의 몸으로 껴 있으면 그게 더 스릴러 아닌가.
[감히! 내 것을!]
“흐하핫! 어딜 보는 거냐!”
“어리석은! 그는 당신의 것이 아니다!”
덤으로 비류호의 시선도 빼앗을 수 있고.
“이제.”
[……!]
“분수를 알았나?”
내 검이 검은 반월을 세 갈래 토해 냈다. 소성주를 되찾기 위해 이쪽으로 달려오던 비류호가 다시 뒤로 물러난 건 덤이다.
저번보다 전체적으로 탁해진 빛깔의 존재가 이를 세웠다.
[인간 따위가!!!]
쟤는 본인이 탐내는 존재도 인간이란 걸 잊고 있나 보다. 특별한 장미라서 그렇다고 하면 어쩔 수 없지만.
“상태가 심각하군. 어서 후방으로 나르게.”
“왐마야. 이거 약부터 먹여야 하는 것 아닙니까?”
“약이라면 여기 있습니다.”
“…미아?”
“손 안 가는 남자가 되겠다더니, 결혼도 하기 전에 약속을 어겼네?”
“미, 미아.”
그러나 소성주는 이미 이쪽으로 넘어왔고, 비류호에게 다시 돌아갈 일도 없다.
나는 데브와 캄버러의 소성주─칼 들고 같이 가겠다며 찾아왔을 땐 제법 놀랐다. 모두의 복수를 대표하겠다는 기개엔 결국 허락할 수밖에 없었지만─가 레온 소성주를 데려가는 걸 확인한 후 검을 둥글게 휘둘렀다.
바닥과 수직이 되게, 팔운동을 하듯 원형으로 움직인 검이 허공에 까만 얼룩들을 남겼다. 허공에 검 모양 마크를 찍어 낸 것처럼 마력의 자국을 남긴 거다.
그리고 내 검이 반 바퀴를 돌다가 땅과 수직이 되게 섰을 때, 나는 검을 수평으로 들어 올렸다.
휘익. 허공에 남았던 검은 얼룩들이 90도 틀어지며 정면을 노렸다.
“죽인다.”
‘죽여.’
종로에서 뺨 맞고 한강에서 눈 흘기는 사람처럼, 이곳에서 발화한 게 아닌 응어리가 얼룩에 슬금슬금 더해졌다.
‘제길. 슬픔의 반만 분노했어도, 지금쯤…….’
쉐액!
마력의 칼날들이 수십 개의 화살처럼 앞으로 쇄도했다.
버서커의 빈틈을 노리던 거대한 짐승의 어깨와 앞발에 마력창들이 꽂혔다.
“으하하하!”
연이어 금빛 막이 인간으로 변한 비류호를 짓눌렀고, 그 막을 깨부수며 버서커가 할버드를 내리찍었다.
비류호가 다급히 팔을 들어 막았다. 묵색 날이 비류호의 팔뚝 절반을 파고들어 갔다.
“좋아, 좋아. 베는 맛이 있어야지!”
“하압, 갑니다!”
아, 겹쳤나.
나는 버서커가 공격하는 타이밍에 맞춰 뛰었다가, 인퀴지터가 야구방망이 휘두르듯 금빛 막을 휘두르려는 걸 보았다.
피할까? 아니, 그러긴 싫다.
서걱!
“악마기사!?”
나는 앞으로 쏘아져 나가는 힘을 그대로 검에 실어, 비류호의 다리를 베었다.
그 대가로 인퀴지터가 형성한 신성력 막에 같이 처맞았으나… 메이스에 직격당한 것보단 피해가 덜했다.
치이이익.
그러니 괜찮다. 옷이 좀 탄 것도 결국 복구될 거니까.
“끼어들지 마라! 둘 다!”
“악마기사, 괜찮으신, 베르세르크! 이건 장난이 아닙니다! 다 같이 힘을 합쳐야 합니다!”
“으이이익!”
그보다 단합력 참 개판이네. 이렇게 협력해서 싸운 일이 드물었으니 어쩔 수 없다면 어쩔 수 없는 결과지만.
아무렴, 이 셋이서 다 같이 한 놈을 상대한 전적은 모비 딕뿐이다.
그마저도 모비 딕의 몸체가 크고 움직임이 많지 않아서 각개격파 하는 느낌에 가까웠고.
더구나 인퀴지터는 환경을 보정하느라 전투에 제대로 임하질 못했다. 하니 그것으로 하여금 합이 맞게 됐다면 그게 더 놀라운 일이다.
“내가 잡는다니까!”
나는 예정된 개판을 보며 검을 고쳐 쥐었다.
와중에 비류호는 더욱더 빡친 얼굴이었다.
하기야 견제로 인해 지나갈 수도 없고, 빈틈을 노리자니 셋이나 돼서 만만치 않고, 정작 상대들은 자기가 잡겠다며 아웅다웅 다투는 중이다. 여기서 화가 안 나면 그게 보살이겠다.
[일단 저 인간들을 쫓… 숲의 짐승들이!]
거기에 쫄들까지 말을 안 들어서야.
아, 말을 안 듣는 게 아니라 못 듣는 건가? 오면서 마주치는 족족 다 죽였으니까.
다들 마력이랑 신성력을 아주 야무지게 먹던데.
덕분에 한동안 잊고 살았던 마기… 마력… 어쨌든 변질된 짐승들 찾을 걱정도 덜었다. 누가 봐도 여기가 근원지일 테니까.
서걱!
각설하고, 비류호가 열받든 말든 그냥 넘어가 줄 의향은 내게 없다.
[크읏!]
“아앗, 전우여!”
나는 투헨더 대신 장검을 빼 들고 마력을 쳐부었다. 쾅쾅쾅! 비류호의 손톱과 부딪칠 때마다 요란한 소리가 울렸다.
“다음부턴 절대로 네 말을 안 믿을 거다! 나한테 넘겨준댔으면서!!”
내가 언제. 본인이 오는 길에 넘겨 달라고 외쳤을 뿐, 난 수긍한 적 없다.
그리고 지금도 알아서 잘 챙겨 먹고 있잖아.
나는 할버드가 나와 비류호 둘 다를 공격 범위에 넣는 걸 보고 재빠르게 뛰었다. 졸지에 2:1 구도에서 1:1:1 삼파전이 된 것 같지만 뭐, 어떤가 싶다.
“어, 어, 어떻게 해야.”
우리가 덩달아 얻어맞을까 봐 공격을 멈춘 인퀴지터가 발을 동동 굴렀다.
“이젠 싸움 순번까지 정해 줘야 하나.”
처음부터 낄 타이밍을 못 잡아 낸 아크메이지는 한탄한 지 오래다.
“베르세르크가 먼저 벨 거다.”
“해 봐라, 할 수 있다면.”
내 선언에 버서커가 할버드를 톤파처럼 팔 바깥쪽에 가드를 형성하듯 잡았다.
자루를 짧게 잡아 보통의 검만 한 길이가 앞으로 튀어나오고, 팔꿈치 뒤로도 자루가 길게 이어졌다.
쾅!
나보다도 더 굵은 허벅지가 땅을 박찼다. 도끼를 닮은 날이 아래에서 위로 대각선 긋기를 행했다.
비류호가 물러나면 팔뚝을 굽혀, 팔꿈치 너머로 튀어나온 자루를 이용해 허리를 치고 명치를 찍으려 든다. 이어 물 흐르듯 파지법을 바꿔 도끼날로 내려찍는 연계까지.
그렇지만 비류호에게 숨 돌릴 틈을 주지 않는 그 작태야말로 내가 끼어들기 편하다.
나는 버서커를 방해하지 않고 내가 버서커에게 방해받지도 않는 위치를 찾아 검을 휘둘렀다. 비류호가 버서커의 내려찍기를 피한 직후였다.
서걱!
[이 벌레가……!]
버서커가 휘말릴까, 검기를 쏘아 보내는 대신 검에만 마력을 둘러 베었다.
하나 위기를 알아챈 비류호가 거대한 짐승으로 변하며 앞발을 내주자, 그 판단은 조금 틀린 것이 되었다.
인간형이었다면 몸뚱이가 반으로 갈라졌을 것이나, 짐승형이 되니 앞발 70cm가량 베는 것으로 그친 까닭이다.
깊은 상처지만, 비류호의 크기를 고려하면 꼭 그런 것도 아니었다. 여기서 그칠 검격이 아니니 너무 아쉬워할 것까진 없지만 말이다.
“너!”
반면 내 얍삽한 행각에 버서커는 와락 화를 냈다. 알 바 아니었다.
나는 장검에 마력을 더욱 퍼부은 후 검을 뒤로 당겼다가 앞으로 밀듯 움직였다.
검날만큼이나 좁고 세밀하게 응축된 봄바드가 비류호의 목덜미를 꿰뚫었다.
중심을 관통한 게 아니라 옆 부분을 조금 깊게 스친 정도지만 비류호 입장에선 제법 서늘했을 것이다.
“저건 베르세르크 거다!”
버서커 역시 가만히 있진 않았다. 그녀는 봄바드의 반동으로 찰나간 멈춰 선 나를 지나쳐 할버드를 휘둘렀다. 길게 잡은 할버드가 한 번 회전하고, 두 번 회전한 후 세 번째에 비류호의 앞면을 휘갈겼다.
콰앙!
버서커가 뛰쳐나가기 전 나를 공격하기 위해 비류호가 내뻗은 앞발이 그녀의 할버드와 부딪쳤다.
촤악!
기어이 할버드 날이 비류호의 앞발을 관통하며 그것을 찢고 나아갔다. 호랑이 발이 염소 발굽처럼 두 개로 나뉜 건 덤이었다.
발가락 사이 발등이 찢어진 고통에 비류호가 뒤로 성큼 물러나며 가느다랗게 울었다.
[인간 따위가, 인간 따위가……!]
거기에 나와 버서커에게 무시를 당할 대로 당하며 쌓인 설욕까지 있으니.
[용서하지 않겠다!]
기어이 비류호가 분노를 표출하기 시작했다.
못돼 먹은 성정과 달리 그래도 이쁘긴 했던 백금빛의 털이 회청색으로 차차 물들었다.
[절대로, 절대로!]
쩌저적.
심지어 뱃가죽 한가운데서부턴 빛조차 먹어 치우는 칠흑이 비류호의 본신을 차차 갉아먹기 시작하니.
콰과과과각!
왜 안 쓰나 싶었던 식물 급속 성장 능력이 발동되며 수십·수백 줄기의 넝쿨을 피웠다. 나와 버서커가 밟고 있던 대지까지 포함된 거대한 영역에.
[죽음을 내리겠다!]
뭐 했다고, 2페이즈?
그런 생각이 머릿속을 스치고 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