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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인공이 컨셉충이면 곤란한가요-146화 (146/389)

◈146화 모든 것이 순리대로 (6)

나는 적당히 바깥을 돌다가 두어 시간쯤 흘렀을 때 돌아갔다.

그쯤 되면 사건도 마무리되고 대화도 끝물이지 않을까 하는 판단이었다.

“왔나?”

그리고 그건 과연 틀리지 않았다. 나는 또 사고를 쳤느냐는 눈길을 대가로 사태의 요약본을 들을 수 있었다.

대충 에드니엄 소성주에게 문제가 생겨 그쪽에 다녀와야 할 것 같다는 이야기였다.

“보통 상황이었다면 이런 개인적인 부탁은 외면했겠네만… 하필 캄버러 소성주가 제법 근거 있는 이야기를 들고 와서 말일세.”

아크메이지는 이 퀘스트가 그렇게 달갑진 않은 눈치다.

내가 사고 친 입장이라서 그런 것 같기도 하고, 겉보기에 이 퀘스트가 개인 간의 문제(연애)인 점이라서 그런 것 같기도 하다.

“에드니엄 소성주와 서로 주고받는 편지에서 은어로 도와 달란 요청이 왔다더군. 그것도 동물 털을 동봉한 상태에서.”

나야 뭐, 연애 문제는 퀘스트 단골 소재인지라 별생각 없다.

아무렴, 게이머라면 파발꾼 역할 한 번쯤은 다들 해 봤을걸? 전령이 뭐야, 가끔은 선물 자체도 직접 발품 팔아 구해 줘야 하는 상황도 있다고.

“문제는 소성주의 말에 따르면, 에드니엄 소성주에겐 동물 알레르기가 있다지 뭔가. 그것도 제법 심한.”

하지만 컨셉이라면 확실히 아크메이지 이상으로 이 일을 싫어할 것 같긴 하다. 내가 왜 그딴 걸 해야 하냔 반응이지 않을까?

“하여 본인도 동물을 가까이 하는 법이 없고, 성 사람들도 새나 고양이들이 성에 들어오지 못하도록 주의한다는데… 이상하지 않나? 그 정도로 알레르기가 심한 사람이 ‘요즘 자주 놀러 오는 고양이의 털’이라며 동물 털을 동봉한 채로 서간을 보낸 것이. 하물며 은어로는 위기 상황임을 알리고 있는데.”

그런 점에서 이번 설명, 나쁘지 않다.

연애 문제고 뭐고 끼어들 만한 냄새 술술 풍겼다. 아크메이지가 그래서 받아들인 거긴 하겠지만.

“에드니엄 소성주에게 캄버러의 짐승 사태에 대한 정보가 있는 걸까요?”

“확신할 수는 없지요. 그러나 사람이 평소와 다른 행동을 이유 없이 하는 경우는 드문 만큼, 가능성은 충분하다고 생각합니다. 만일 없다 해도 상관없고 말입니다. 마력 먹은 짐승의 출처를 찾기 위해 모든 방위를 조사해야 하던 참이니.”

“베르세르크는 무슨 소린지 모르겠다. 그래서 가면 되는 건가?”

“당장은 그렇네.”

“이번에 모습을 드러냈던 가증스러운 놈의 꼬리를 아직 못 잡았는데…….”

‘에드니엄으로 가자’에 의견이 모이는 듯하자, 인퀴지터가 눈썹을 살짝 일그러트렸다. 내가 보기엔 그다지 분개할 필요 없는 부분이었다.

솔직히 이런 전개라면 에드니엄 가자마자 알아서 튀어나올 것 같거든.

흔한 클리셰에 맞춰 궁예질을 좀 해 보자면, 에드니엄의 성주 일가가 나쁜 놈이고 그들과 손잡은 악마가 이번에 나한테 깝쳤던 그놈이려나?

아니면 에드니엄 성주 일가는 무고하되, 암약한 무리가 있고 그놈들이 신전 침입자랑 한패일 수도 있겠지.

“그들은 일단 이 사람들에게 맡겨 두지요. 신전에 배신자가 없음은 인퀴지터 본인이 밝혀내시지 않았습니까.”

“…예. 그렇지요. 그들을 믿어야겠지요.”

다만 확실한 것은.

그놈 꼬리는 에드니엄에서 잡을 수 있을 거란 점이다. 이곳이 아니라.

“그럼 결국 에드니엄으로 가는 겁니까…….”

이야기가 결론에 다다르자 지금껏 말 없던 이가 드디어 발언했다. 데브였다.

“그렇게 된 것 같네. 혹시 문제 있는가?”

“아뇨, 문제까진 아니고.”

“…꺼림직한 점이 있다면 말해 주게. 내가 놓치고 있는 것일 수도 있으니.”

“그런 거 아니라까요.”

…그러고 보니, 휴델렌을 출발할 적에도 이거랑 비슷한 대화가 있지 않았나? 그때도 데브가 에드니엄은 안 가는 거 맞냐고 물었는데.

혹시 에드니엄에 안 좋은 기억이라도 있나?

“정말인가?”

나는 잠시 원작 속 도적의 스토리를 떠올렸다.

데브의 과거사가 그것과 일치하는진 모르겠으나, 비슷하다면 확실히 에드니엄은 꺼려질 수밖에 없을 거다.

“우리 때문에 굳이 참을 필요 없네. 가기 싫다면 그냥…….”

“아, 아니라고 하잖습니까!”

가족이나 다름없던 이를 잃은 곳일 테니까.

“너…….”

“……!”

데브가 일행에 대한 분노로 언성을 높인 건 이번이 처음이던가? 덕분에 분위기는 단숨에 싸늘해졌다.

인퀴지터는 눈이 동그래지고 아크메이지조차 제법 당황한 눈치인 것이다.

버서커는, 음. 거긴 논외로 치자. 팔로 얼굴을 괸 채 하품이나 하고 있으니까.

“…아니라고 하는데, 왜 계속 묻는 건데요.”

정작 화낸 사람 역시 경혹하긴 매한가지였다.

이렇게까지 감정적으로 대응할 생각은 데브에게도 없었는지, 그는 다급하게 목소리를 낮추며 우물쭈물하다 말을 덧붙였다. 그다지 효과는 없었다.

드르륵.

결국 데브가 도망치듯 방을 빠져나갔다.

“…저, 저 망종이?! 아니면 아닌 거지, 왜 소리를 지르고……!”

그로 인해 어안이 벙벙해졌던 이들 역시 다시 말을 할 수 있게 되었다. 인퀴지터가 당황을 벗어나 ‘쟤 왜 저래?’를 시전한 것이 그 증거다.

“자 자, 인퀴지터. 아니라고 말했지만, 목소리를 높인 이유가 무엇이겠습니까.”

“이유가 있단 말입니까? 그럼 그냥 말하면…….”

“세상 모두에겐 타인에게 밝히기 싫은 비밀이 하나씩은 있노라 설명드렸지요?”

“그건…….”

그보다 이걸 어쩐다.

성숙한 이야 혼자만의 시간을 가지게 해 주면 알아서 회복해 오지만, 데브는 사람 하나 따라가서 토닥여 주고 위로해 주는 게 더 나을 듯한데.

그러나 인격자 아크메이지는 도화선에 불 붙인 당사자다. 더불어 인퀴지터가 추가로 불 붙이지 않도록 교육에 열중하고 있기도 하고.

그럼 나? 이따위 컨셉이 따라가 주겠냐?

“크어어어.”

심지어 버서커는 곯아떨어진 상태다. 위로고 뭐고 가능할 것 같지가 않다.

아주 글러 먹은 파티였다.

* * *

레비아탄은 판데모니엄이 연결해 준 이를 두고 눈을 가늘게 접었다. 어깨와 목을 감은 뱀은 혀를 낼름거리며 작게 불만을 토로하는 중이다.

허기질 때가 되었거니와 앞에 먹음직한 인간이 있는데도 먹지 못한다는 게 퍽 마음에 안 드는가 보다.

[조금만 참으렴. 저 인간이 마음에 드는 답을 내놓지 않으면 네게 넘겨줄 테니.]

하나 인간 앞에 있는 것이 불쾌한 건 저도 마찬가지다.

레비아탄은 사역마를 어르는 척 은근한 협박을 내놓았다. 가만히 듣고 있던 인간이 희게 웃었다.

배짱 하나는 참 두둑한 인간이었다.

[그래서, 내가 원하는 건?]

“여기 있습니다.”

그래도 원하는 걸 가져왔다면 봐줄 의향은 충분하다.

레비아탄은 인간이 내미는 것을 받아 들었다. 첫 번째는 금속으로 만들어 단단히 밀봉한 병이고, 두 번째는 종이 다발이었다.

[잘도 가져왔군.]

대가로 내건 것이 크긴 하지만, 그래도 그렇지 하루 만에 공수해 올 줄이야. 특히 악몽의 조각은 사막까지 건너 나태를 마주해야지만 얻을 수 있었을 텐데.

“신용이야말로 저희의 모든 자랑이니까요.”

[허튼 소리.]

욕망 앞에 신용만큼 무가치한 것도 드물다. 레비아탄은 코웃음 치며 두 번째 것을 들었다.

이쪽도 제법 놀라웠다. 고작 하루의 시간만을 내줬을진대 이만큼이나 두꺼운 종이 다발을 가져온 건.

누구 한 명의 인생을 온전히 파악하기엔 얄팍하나, 그가 원하는 정보를 손에 넣기에는 충분한 굵기였다.

레비아탄의 얼굴이 흡족해졌다.

[값이나 받아 가도록.]

그러나 원하는 걸 얻었다면 그에 마땅한 대가를 치러야 하는 법이다. 레비아탄은 손을 들어 자신의 눈가를 받쳤다.

후드드득.

곧 눈에서 물방울들이 떨어져 내렸다. 흘러내리는 순간 진주처럼 영롱한 빛깔을 품은 채 굳어 버리는 눈물이었다.

세상에는 머맨이 흘리는 눈물로 알려져 있는, 그러나 오직 대악마의 눈에서만 만들어지는 보석이기도 했다.

[이것으로 거래는 끝이다.]

“확인하였습니다.”

한번 흘리기 시작한 눈물은 바라지 않더라도 쉽게 그치지 않는다.

레비아탄은 계속해서 보석이 만들어지는 걸 내버려 둔 상태로 병을 챙기고 손에 쥔 종이를 넘겼다.

그동안 인간이 그가 흘린 눈물보석들을 회수했다.

“혹시, 그 인간이 다음 기사로 선택된 걸까요?”

한데 종이를 어느 정도 넘겼을까. 모든 보석을 회수한 인간이 조심스럽게 질문해 왔다.

레비아탄의 눈썹이 삐죽 올라갔다.

[난, 네게 질문 같은 걸 허락하지 않았거늘. 당돌하기 짝이 없구나.]

“이런 ‘질시’라면 허용해 주실 듯하여.”

쉐엑.

당돌함과 분수를 모르는 것은 종이 한 장 차이다. 때문에 뱀은 저것을 당장이라도 먹게 해 달라는 듯 혀를 낼름거렸으나…….

[네 말이 맞다.]

레비아탄은 저런 것들이 보기 싫지 않았다.

권력을 향한 욕망이든 뭐든 간에, 제가 가진 것을 빼앗기지 않기 위해 남을 시샘하고 견제하는 질투야말로 참 저열하고 그 무엇보다 선명하지 않은가.

[나는 관대하니 네놈의 같잖은 견제는 허용해 주도록 하지.]

물론 그 감정의 종류로 인해 인재를 두고 판데모니엄과 협력하거나 다툴 일이 잦긴 하지만… 좋은 건 좋은 것이다.

적나라할 정도로 감정에 솔직한 인간들이 있었기에 그들이 이 자리까지 올 수 있던 것이니까.

[더불어 이따위 것이 기사로 뽑힐 일은 없다.]

“역시, 그렇군요.”

해서 레비아탄은 친히 답을 내주었다. 아주 약간의 친절이었다.

인간이 미묘하게 안도한 얼굴을 했다.

[왜, 이것이 너를 제치고 기사로 지명될까 조바심이라도 나더냐?]

“조바심이라니요… 그럴 리가 있나요.”

[어줍잖은 거짓은 관둬라. 내가 어떤 악마인지 잊은 게 아니라면.]

두 눈에 노골적으로 떠 있는 욕망은 대악마의 선택을 받아 72기사가 되려는 자의 것이라.

그것뿐이었다면 제 알 바 아니나, 보통 저런 욕망엔 자신보다 먼저 권력을 잡은 자에 대한 시새움도 함께하는 법이다.

[아까워……. 네 탐욕의 크기보다 질투가 더 컸다면 내 아래로 두었을 텐데.]

“영광입니다.”

마음 같아선 질투심을 더 부추기고 싶으나, 인간 하나를 가지고 놀자고 마음에도 들지 않는 이를 기사로 삼고 싶진 않다.

고작 저깟 것을 얻자고 판데모니엄과 불화를 일으키고 싶지도 않고.

[어디 한번 잘해 보거라. 네가 어디까지 갈 수 있을진 모르겠지만.]

하여 레비아탄은 소유욕을 지그시 접어 낸 채, 마지막까지 읽은 종이를 내려 두었다.

[하나, 내 마음에 든 너에게 충고 하나 내리니.]

화르륵.

책상 가운데서 공기를 데우던 화로가 종이를 낼름 집어삼켰다.

[네 주인 또한 욕망으로 가득 찬 악마임을 잊지 말아라.]

어디 탐욕의 아랫것들이 만든 상단 아니랄까 봐, 참 신기하고 재미난 것이 많았다.

* * *

다행이라고 해야 할지. 저녁이 됐을 때 데브는 멀쩡한 얼굴로 돌아왔다.

마음을 제대로 추슬렀는지, 그는 아크메이지에게 사과도 했다. 아크메이지는 그 사과를 받기보다 역으로 제가 더 잘못했노라 사의했지만 말이다.

그리고 그 저녁마저 지나 밤이 되고, 그 밤이 또 지나 해가 떠올랐을 때.

우린 에드니엄으로 출발했다. 그를 위해 거칠 장소는 그제 밤을 보냈던 백묘 능선이다.

“맹수의 출몰 빈도가 더 는 것 같군.”

한데 아크메이지의 말마따나, 맹수가 확실히 늘어난 기분이긴 했다.

그제 밤만 생각해도 확실하다. 마지막에 와르르 나왔을 때 빼면, 차라리 그때가 습격이 덜했다.

“…좀 이상한데요? 밤에 더 나오면 나왔지, 낮에 더 나오는 건 이치에 안 맞는데.”

“밤엔 이것보다 덜 나왔나?”

“예에.”

“기이하군.”

모든 사건에는 원인이 있다. 인간의 일이 아니라 자연의 일이면 특히 더 그렇다.

비구름도 물이 태양열 따위로 증발하여 수증기가 되기에 만들어지는 것이고, 바람도 대류 현상이 있기에 부는 것이니까.

“어쩌면 자네들이 뜬금없이 무리의 습격을 받은 것과 연결된 걸지도 모르겠어.”

“악마가 배후에서 조종하는 걸까요?”

“불가능한 일은 아니지요.”

아크메이지는 손가락으로 사슬을 불러내어 승냥이 몇 마리를 묶었다. 그녀의 뒤에는 말들이 간신히 날뛰지 않고 버티는 중이다.

“아니면 다른 문제가 있을지도 모르고 말입니다.”

“그, 렇─.”

퍼억!

“─군요!”

그녀의 어시스트를 빌어 인퀴지터가 배트처럼 메이스를 휘둘렀다. 야구공 대신 동물의 몸뚱이가 날아갔다.

“우왁! 나한테 쏘면 어떡합니까!”

“아, 실수다.”

“실수면 다입니까!?”

데브도 놀지 않았다. 그는 팔딱거리며 본인에게 날아온 승냥이 사체를 피한 뒤, 단검 투척으로 딜을 넣었다.

솜씨가 제법이라 대부분 머리 같은 급소에 칼날이 박혀 들어갔다.

와지끈!

“크하핫! 죽어라!”

“…투사 나리는 아주 신나셨구만요.”

“으하하하하!!”

뭐, 그래도 슬슬 마무리인가. 나는 버서커가 무너트린 나무를 피해 마지막 승냥이를 베었다.

간지 챙길 겸, 위생 챙길 겸 피를 최대한 피하면서 베었더니─많이 죽여 보니까 슬슬 어딜 베어야 피가 안 튈지 감이 잡힌다─주변 상황에 비해 나만 유독 깨끗한 상황이 되었다.

이래도 말들은 나를 제일 싫어하겠지만 말이다.

초반엔 그래도 괜찮았던 것 같은데, 왜 날이 갈수록 나만 슬 피하는 건지.

날 먹이 삼으려는 놈들은 그래도 괜찮은데, 말 같은 초식동물들은 날 싫어해서 조금 슬프다.

피 냄새 때문인가? 역시 피 냄새인가?

“후, 이제 끝입니까?”

“음! 식전 운동으로 딱이었다!”

“당연하게 밥 먹을 거라 생각하시는 겁니까요.”

“태양이 머리 위에 왔다. 그러면 점심 먹어야 하는 거 아닌가?”

“음? 아, 벌써 정오입니까?”

“그렇군. 확실히 밥때가 되긴 했어. 그래도 자리는 옮기는 게 어떻겠나? 피가 말라붙은 곳에서 먹을 순 없으니.”

“피가 어때서? 베르세르크는 잘 모르겠다.”

“…피 냄새를 맡고 동물들이 더 몰려들면 귀찮아질 것 같아서 그런 걸세. 밥 먹다가 습격을 받으면 음식이 망가질 수도 있지 않나. 말들도 위험하고.”

“아하.”

별개로 아크메이지가 슬슬 버서커 설득 요령을 터득한 것처럼 보인다면 그건 기분 탓일까.

물론 버서커가 의외로 다루기 쉬운 편이긴 했다.

단순할 정도로 직선적인 사고관 때문인가. 논리적으로 설파하면 대부분 납득해 주거든.

가끔 무언가─대부분 싸움─에 꽂히면 설득이 안 통하는 게 문제지.

“그럼 물가를 찾아보겠습니다요.”

“부탁함세.”

어쨌거나 이걸로 휴식이 거의 확정되었다.

나는 검에 묻은 핏물을 털고 검집에 넣었다. 찰칵. 미약한 소음과 함께 내 발목이 돌아갔다.

스으으.

그를 갈음하듯 정오가 되도록 물러가지 않는 안개가 희뿌옇게 발목을 휘감았다. 한 치 앞도 안 보일 정도는 아니지만 수십 미터 앞쪽은 가려 버리는 연무였다.

“으, 이놈의 안개는 옅어질 기색이 없네.”

“이번엔 안 밀어 줄 거다.”

“지금 밀어 달라고도 안 합니다. 이따 밥 먹을 때나 해 주십쇼.”

소설이나 만화나, 게임 같은 곳에 등장하면 꼭 독이든 적이든 부정적인 것 하나쯤은 품고 올 듯한, 그런 것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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