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2화 그걸로 충분한 (7)
“들었는지 모르겠지만, 마력이 마기로 변질된 지대의 조사를 허락받았답니다!”
만두 두 마리와 버서커의 텐션에 휘말리듯 안 휘말리듯 나절을 보냈을까.
모두가 모여 저녁 식사 할 겸 토의할 기회가 났다. 말이 토의지, 사건이 얼추 마무리되고 대화의 방향이 잡히며 앞으로의 일을 통지하는 자리에 가까웠다.
특히 마탑을 주도하는 흰바람의 의사를 말이다.
“안타깝게도 산군께서 태어난 장소는 이미 정화가 되어서, 자타브에 남아 있는 곳만 가능하다더라.”
“자후카야란 뱀을 양성하는 곳 말인가?”
“응! 어차피 자타브가 저주항아리를 어디서 받았는지 조사도 해야 하니까, 잘된 거지.”
“그럼 자타브에 가는 겁니까?”
맹렬한 흰바람의 말에 인퀴지터가 잠시 손을 들었다. 그녀의 질문에 흰바람의 눈이 아크메이지와 잠시 시선을 교환했다.
“저야 상관은 없지만─!”
“제 생각엔 안 가는 것이 좋겠습니다.”
“이쪽이 그렇다네요!”
“어째서……?”
뭐지. 딱 봐도 연계 퀘스트 각인데, 왜 안 가?
일행 모두가 반대 의견을 표하는 아크메이지에게로 시선을 모았다. 아, 버서커는 아무래도 좋다는 양 저녁밥을 먹고 있으니 제외하도록 하자.
“이단자가 있을 수 있습니다. 한데 왜…….”
“그 가능성이 현저히 낮기 때문입니다.”
아크메이지가 흰바람에게 눈짓을 했다. 그녀의 시선을 받은 흰바람의 눈매가 빙글 휘었다.
“지금 심문 중인 자타브 지휘관의 말에 따르면, 그 물건은 야밤을 틈타 족장의 집에 침입한 이방인이 두고 갔다고 해요.”
“족장을 죽인 게 아니라 저걸 두고 갔다라. 그럼 족장은 어떻게 저걸 알고 썼답니까?”
“그냥 두고 간 게 아니라 족장과 대화를 하고 갔으니까.”
흰바람은 자타브 지휘관이 한 말 중 필요한 것만 쏙쏙 골라 깔끔히 요약했다.
“족장이 깨어나길 기다린 이방인은, 족장이 깨어나자마자 대화를 시도했다 해. 족장이 고함을 치며 외부에 구원을 요청했으나, 아무도 듣지 못한 채 족장만 제압되었고.”
“그럼… 그 상태로 거래한 겁니까?”
“말이 거래지, 그냥 두고 간 꼴에 가까워요. 용사님. 단지… 자길 죽일 수 있었음에도 안 죽인 점에서 정말 적인가 아닌가 긴가민가한 상태로 가지고 있었을 뿐이고.”
“그래서 이번 기회에 털어 버린 거겠네요.”
“정답! 참고로, 그 이방인은 카티나에서 뽑히지 않을 것 같다면 쓰라고 했다네. 족장은 그걸 믿지 않고 지금 쓴 거고.”
“…족장들을 전부 죽이려고 한 걸까요?”
“글쎄요. 그건 저도 잘 모르죠. 그렇지만 지금 말만 들으면 썩 연관된 고리는 안 보여서요.”
확실히. 이것만 들으면 자타브는 그냥 이용당한 쪽이다. 저지른 게 있어서 피해자라 보긴 좀 힘들지만, 어쨌든.
“하나, 지휘관의 말만 신용할 순 없습니다.”
그래도 인퀴지터의 말마따나 이게 물러날 일이냐면 그다지? 나는 아크메이지에게 고정한 시선을 물리지 않았다.
흰바람이 우리의 개입을 거절했을 것 같진 않으니, 이건 전적으로 그녀의 뜻이 아닐까 하는 예상 때문이었다.
“인퀴지터의 말이 맞습니다. 그러나 인퀴지터, 이 일이 꼭 인퀴지터가 나서야만 해결되는 일은 아닙니다.”
“그건…….”
“이미 신전에는 연락해 두었습니다. 마탑에도 충분한 인력이 있고 말입니다. 반면 저희는 어떻습니까?”
“저희에게 문제가 있습니까?”
“당장 문제가 있는 건 아닙니다. 그러나 없는 것도 아니지요. 아무렴, 저희가 어디 제대로 쉰 적 있습니까?”
역시 아크메이지가 반대한 게 맞았다. 그것도 제법 타당한 이유로.
“하루 이틀 쉰 걸 이야기하는 게 아닙니다. 저희의 여정이 이어져 오는 몇 달 동안, 마음 놓고 푹 쉰 적이 없다는 걸 말하는 겁니다.”
하긴… 게임에야 굳이 휴식용 스토리를 끼울 필요가 없다 보니─게임 자체가 휴식 시간 때 하는 취미 활동이거니와 어차피 플레이어가 알아서 중간중간 딴짓 하니까─생각 안 하고 있었을 뿐, 현실적으로 보면……. 그래. 슬슬이 아니라 옛저녁에 쉴 시간이 되긴 했다.
체력이야 중간중간 하루 이틀 쉬었다고 해도, 정신적으로 쌓이는 피로 또한 무시 못 하거든.
더구나 체력적으로의 휴식도 좀 애매한 감이 있다. 목숨을 내걸면서 싸우고 그랬는데 정작 쉬는 시간은 길어야 사나흘이지 않았나.
나야 뭐 2주씩 디비 잤다지만 그걸 휴식이라 보긴 좀. 쟤네는 또 그 기간 동안 쉬지 않고 일했다는 듯하고.
또 사나흘 쉬는 것마저 제대로 안 쉰 적이 많다. 컨셉 때문에 강제로 일을 찾았든, 사건이 먼저 찾아와서 휴식도 제치게 된 것이든 뭐든 간에.
이제 정말 제대로 쉴 때가 되긴 했다.
“우리만이 할 수 있는 일을 하기 위해, 지금은 쉬어야 할 때입니다.”
컨셉이 협조해 줄지가 문제지.
“…전 찬성입니다요.”
와중에 가장 먼저 데브가 찬성표를 던졌다. 체력적으로 약점이 있는 게 그이니 이상할 것도 없다.
“베르세르크는 체력 문제 없다. 싸움이 더 좋다.”
“여기보단 마을에서 대련하는 게 뒤처리도 편하고, 끝나고 술 한잔하기도 좋지 않나?”
“그럼 베르세르크는 마을로 간다.”
버서커는 술 한잔에 바로 넘어갔다.
“전 잘 모르겠습니다만…….”
그리고 인퀴지터는…….
“아, 참고로 악마기사에게 독의 후유증은 없는지, 심장 근처를 찔렸는데 그것이 완전히 나았는지 검사하고자 휴식을 청하는 것도 있습니다, 인퀴지터.”
“예?! 독이요?!”
“다, 당장 쉬는 게 맞는 것 같습니다!!”
“엥. 전우여, 언제 심장 뚫렸나?”
야.
* * *
차라리 자타브 쪽에 동행하면 했지, 크게 다쳤었다는 이유로 쉴 컨셉이 아니다.
그래. 컨셉은 그랬다.
“갑시다, 악마기사!”
아크메이지의 온갖 교묘한 설득─을 빙자한 협박: 자네 크게 다치면 마력을 끌어다 쓰느라 봉인구 박살 나는 거 아나?─과 흰바람의 거부,─혹시라도 악마가 날뛰면 어쩌려 그래. 봉인구부터 다시 제대로 만들고 오자!─ 마지막으로 일행의 완강한 고집에는 컨셉도 패배할 수밖에 없었다.
사실 나도 좀 패배하고 싶던 부분이고.
아무렴, 쉰다잖아! 휴일을 준다잖아! 졸지에 365일 과몰입하면서 긴장 놓으면 안 되는 처지의 내가 어떻게 거부를 해!
【돌아가시는 겁니까?】
해서 결국 다음 날 아침, 휴델렌으로 돌아갈 채비를 꾸리게 되었다.
배웅으로는 대족장과 세르항의 제사장, 비가볼의 임시 족장이 나왔다.
아카타도 우리와 함께 가야 하는지라 같은 자리에 있게 되었다. 흰바람도 중요한 게 다 해결되었겠다, 마탑을 너무 오래 비웠다며 우리 쪽 일행에 합류했고 말이다.
[잉, 벌써 가십니까. 안 되는데.]
어제 제사장들과 함께 본인이 사는 늪으로 돌아갔다던 산군은 덤이었다. 특유의 능력으로 몰래 나온 듯하다.
[아이, 제사장 안 거치고 대화할 수 있는 사람은 손님밖에 없단 말입니다. 좀만 이따 가심 안 됩니까. 제사장들은 뭐만 하면 산군이시여 산군이시여 하니까는 대화가 안 된다 아입니까.]
마력에 민감한 마법사들이 그쪽을 힐끗힐끗 보긴 했지만, 정체를 대충 눈치챈 듯 대놓고 이야기하진 않았다.
그 틈을 타 뱀이 심심하다며 내 눈앞에서 데굴데굴 굴렀다. 산군이라더니 멋이라곤 정말 조금도 없다. 어떻게 자기가 뽑은 대족장만큼도 못하냐.
【저, 저번에도 제대로 모시지 못했는데 이번에도 이렇게 빨리 돌아가실 줄은…….】
와중에 일처리를 능숙하게 해내고 지혜롭게 상황을 해결하던 대족장은 어디로 갔나 싶다.
대족장이 안절부절못한 채로 나를 빤히 보았다. 발그레한 볼이 그 나이대 아이 같아, 잠시 기묘한 느낌이 들었다.
【그는… 보다 정밀한 검사를 받을 필요가 있어서 일찍 돌아가는 것뿐입니다.】
【…그렇군요.】
이 애는 이미 자신의 자리에 적응한 듯 보이고 오히려 그에 대해 자부심도 가지고 있는 듯하니, 거기다 대고 어린 나이에 벌써 무거운 짐을 지고 있다 뭐다 하는 건 모욕이겠지.
하나 저 대족장이 아이로서 지낼 수 있는 시간을 잃어버린 것 자체가 안타까운 건 정말 어쩔 수 없다.
【검은천둥뱀이시여, 산군께 인정받은 분이시여.】
함에도 이미 대족장이기에.
【당신께서 우리에게 베푼 친절과 평화를 위한 노력을 우리는 오랫동안 기억할 것입니다. 그렇지요, 비가볼 임시 족장님?】
【물론입니다.】
나는 의젓하게 예를 올리는 이와 말을 통역해 주는 제사장을 두고 몸을 돌렸다.
내 인생만 해도 고달프거늘, 거기다 대고 잘하고 있는 이를 동정할 여력은 없다.
“자, 가지.”
어쨌거나 한참 후에─한 시간까지는 안 가고 십여 분 정도─아크메이지가 드디어 몸을 돌렸다. 대화가 완전히 매듭지어진 것이다.
이제 떠날 시간이다.
“마을로 돌아가면 먼저 해독제부터 만들어야겠습니다. 여기 독은 빨리 처치 안 하면 훅 가는 것들이 많다고요.”
“으하핫. 베르세르크는 독에 지지 않는다! 나한텐 줄 필요 없다!”
“본인만 종이 다른 것처럼 굴지 마십쇼. 객기도 정도껏이지.”
“진짜다만… 아까도 거미한테 물렸는데 멀쩡하다!”
“…그걸 왜 지금 말해요, 미친 인간아!!”
“어, 얼른 가까이 오십시오! 해독하겠습니다!”
“세상에. 당신 인간 맞아? 나 신체 조금만 떼어 주면 안 돼??”
“댁은 왜 또 연구 의욕을 불태우는데요!!”
“…이것 참. 마을에 가서 휴식하기로 한 게 바른 선택이었던 것 같군. 그보다 크흠, 【어디 불편한 곳은 없는가.】”
【아… 저, 전 괜찮아요.】
【그래. 언제든 말하게.】
악마를 잡으러 가는 게 아니라면 굳이 앞에 설 이유 없다. 길도 모르고.
해서 나는 가장 후미에 붙은 채 바보들의 전진을 지켜보았다.
[근데요, 우리 애 좀 잘하는 것 같지 않습니까. 애가 조금 어리긴 하지만, 쟤 나이 먹을 때까진 저도 살아 있을 거고.]
뭐, 님 가면 나 대화할 사람 없다며 심심함에 기어코 따라온 뱀 탓도 있다. 대답 한 번 안 해 줬는데도 옆에서 재잘재잘 떠드는 게 정말 심심했나 보다.
[흠. 그래도 조금 마음은 쓰이네요. 대족장, 그거 어리광도 못 부릴 자린데 괜찮으려나. 지가 나서서 지지해 줄 테니까 딴 놈들이 깝치는 거는 걱정 안 해도 될 긴데.]
그러다 문득, 내가 두고 온 것이 하나 떠올랐다.
마을이 슬슬 시야에서 완전히 사라졌을 때의 일이었다.
“……? 어디 가나?”
“두고 온 것이 있다.”
“같이 갈─.”
“먼저 가라.”
“…그래. 그러지.”
[엥. 뭐 두고 오셨습니까? 가져다드릴까요?]
물질적으로 두고 온 게 아니라서 말해도 소용없다.
나는 뱀에게 시선으로 눈치를 준 후 쌩하니 뒤를 돌았다. 바보들이 뒤늦게 내 유턴을 알아차리고 따라오려 했지만 아크메이지가 잘 말려 주었다.
그사이, 나는 빠른 걸음으로 마을로 총총 돌아갔다. 우리가 떠난 후에도 자리를 뜨지 않았는지, 꾸물꾸물 돌아가는 대족장의 모습이 보였다.
【……? 아.】
“검은천둥뱀이시여. 무슨 일이라도…….”
아까부터 생각한 건데, 검은천둥뱀은 내게 붙여 준 별명이려나.
간지나서 마음에 드노라 사유하며 대족장과 제사장 사이에 섰다.
“가슴보호대를 찾으면 땅에 파묻어라.”
이 사람들이 가져갔는지도 확실치 않고, 그게 맞더라도 돌려받긴 글렀으니 충고라도 해 주고 가야지.
그건 남을 구하기 위해 주문한 물건이지, 남이 다치라고 제작한 물건이 아니다.
나는 가슴보호대가 뭔지 묻는 제사장에게 조금 더 상세히 설명해 주었다. 그게 폭탄이란 건 말하지 않았다.
어차피 심장만 날릴 수 있는 세기로 만들었기에 땅 1m 어림만 파서 묻어도, 큰 문제로 번지지 않을 거다.
“그리고…….”
꼭 이것만 얘기하려 온 건 아니다.
내겐 여기 온 이유가 하나 더 있다. 나는 인벤토리에 손을 넣었다.
“받아라.”
이미 반짝거리고 고운 것들은 다 내준 상태지만 그렇다고 남에게 주지 못할 것만 있지도 않다.
나는 오면서 골라 둔 물건을 대족장의 손에 얹어주었다. 나무를 깎아 만든 피리였다.
오는 동안 내가 빠르게 단검으로 긁어 내서 뱀 모양도 살짝 음각되어 있다. 산군을 모시는 이들이니까 뱀 좋아할 것 같아서 새긴 무늬다.
“그것은…….”
[히히.]
【피리다…….】
뱀 저놈이 이거면 충분히 선물 될 거라고 했으니 괜찮겠지. 자기가 엿들어 보니까 날, 음. 나랑 대화해 보고 싶었다고 했던 것 같으니까.
보다 정확히는, 대화 수준이 아니라 내가 마력을 두르고 싸울 때의 모습이 보고 싶다거나 그에 대한 이야기를 해 보고 싶다에 가까웠지만 정리하자면 그렇다.
“뱀이 주는 것이다.”
[에. 제가 주는 거 아니라 손님이 주시는 거면서.]
그러나 이 컨셉이 어디 부드럽게 말 나눠 줄 성격인가?
하니 이걸로 만족해라. 물론 내가 주면 캐붕이니까 산군이란 변명을 대 보겠다.
[으음. 뭐… 상관은 없지요. 히히.]
나는 뱀의 히죽거림을 들으며 몸을 다시 틀었다.
이제 진짜 가 버릴 거다.
【아, 잠깐─!】
쾅!
몸에 까맣게 둘러진 마력이 마치 천둥처럼, 돌풍처럼 숲 사이를 스쳐 지나갔다.
【가 버리셨어…….】
【…두 번째로 보는 모습이지만, 역시 놀랍군요.】
한편, 남겨진 이들은 바람처럼 왔다가 바람처럼 가 버린 이를 두고 어리벙벙한 얼굴을 했다. 그럴 수밖에 없었다.
이 대삼림에 커다란 영향을 끼친 전사는 등장도, 활약도, 퇴장마저도. 완전히 제멋대로였다.
【검은천둥뱀의 전설에 이야기가 하나 더 추가되겠습니다.】
【그러게요.】
그러나 그렇기에 더 신비하다.
제사장은 몇 세대를 거쳐 전설로 승화될 존재의 자리를 지켜보았다.
【이번 대족장은… 절대로 정통성 문제가 거론되지 않겠습니다. 기쁘시겠군요, 비비아 제사장님.】
【당연하지요.】
갑작스레 나타난 검은천둥뱀은 세르항의 사람들을 구하고 그의 부족을 구하고 유력 후보였으나 문제를 품고 있던 자타브와 비가볼 부족의 골칫거리를 제거하며 두 개의 부족 또한 구원하되 대족장의 자리에 맞지 않음을 입증해 주었다.
그 상황에 개입한 산군께서는 검은천둥뱀이 구했던 세르항의 족장을 대족장으로 만들었으니.
또한 검은천둥뱀마저도 떠나기 전 세르항의 족장에게 무언가를 남기고 갔다. 그것도 뱀이 새겨진 물건을.
대족장 아니면 가질 수 없는 뱀의 무늬를.
【기쁘십니까?】
【…예? 예?】
제사장은 피리 속 음영으로 인해 꼭 까맣게 보이는 뱀의 각인을 힐끗 보았다.
이것이 전해지거든, 이 이야기에 분란을 일으킬 자가 있을까?
그들의 신앙인 산군과 그런 산군께서 저를 대하듯 하라 명한 검은천둥뱀의 선택을 무시할 자가, 감히.
【선물이 마음에 드십니까?】
【아… 예. 너무너무 좋습니다.】
이것으로 대족장은 그 어떤 시기보다 가장 강한 권력을 행사할 수 있게 될 것이다.
그리고 그녀가 아는 에쿠아라면 그 누구보다도 현명하게 사람들을 이끌어 나가겠지.
분명 번영이 찾아올 것이다. 미래로 나아갈 수 있는 번영의 시대가.
【어머니께서 선물을 주셨던 날처럼, 너무너무 기쁩니다.】
하지만, 그 모든 것이 의미 없더라도 상관은 없을 것 같다.
비비아는 모처럼 모든 걸 내려 둔 사람처럼 환하게 웃는 아이를 두고 본인 또한 슬그머니 미소 지었다.
저 피리의 가치는 에쿠아의 미소만으로도 충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