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주인공이 컨셉충이면 곤란한가요-90화 (90/389)

◈90화 말하고 싶어 (6)

마탑에 먼저 들르기로 했으나 상황이 달라졌다.

나는 당장 신전까지 동행했다. 껄끄러움이고 자시고 내 용 사체가 어떻게 됐는지 봐야 했다!

“이건…….”

그 결과 내게 보여진 것은 수많은 비늘 조각과 뿔이었다.

“1/4이라곤 하나 용의 눈과 살점은 마탑과 성주가 탐을 내어 뿔과 비늘 위주로 챙겼네.”

뿔과 비늘뿐인 이유는 아크메이지가 설명해 주었다.

그건 별로 상관 없었다. 눈이나 살점에 어떤 사용처가 있는진 모르지만, 무기를 제작할 거라면 이쪽이 더 나았다. 아크메이지도 그걸 고려해서 배분을 한 것 같고.

다만 벌어진 문제는…….

“색이 달라졌습니다?”

“투명해졌군…….”

내가 지상으로 끌고 왔던 용의 사체는 본래 전체적으로 탁한 빛깔을 띠고 있었다. 누가 보아도 ‘오염’, ‘타락’, ‘부정’을 떠올릴 수 있었단 소리다.

그러나 지금 마주한 것들은 만두 두 마리의 말마따나 색도 달라졌고 다소 투명했다. 유리처럼 투명했단 소리는 물론 아니고 그만큼 맑은 색이었단 소리다.

“어디서 본 색 같은데…….”

“해룡이 본래 띠는 색 같네.”

“아! 확실히! 아크메이지님 말이 맞습니다. 저희가 죽인 용과 달리 저흴 도와주었던 해룡은 이렇게 예쁜 색을 띠고 있었죠.”

“확실히 그랬던 것 같기도 하고…… 근데 왜 뜬금없이 그 상태로 변해 버린 겁니까?”

“그건…… 아직 짐작 가는 게 없네. 조사해 봐야겠지.”

보석처럼 청명한 빛깔이 더없이 곱긴 하다. 그런데 보관하는 동안 색은 왜 바뀐 것이며, 바뀌어도 왜 하필 이렇게 고운 색으로 바뀐 건지는 모르겠다.

검푸른 색은 그래도 검정색이 기조라 봐 줄 만하기라도 했지, 이런 쨍한 파란색은 나랑 안 어울린다고!

“그래도 다행입니다요. 누가 훔쳐 가거나 망가졌거나 뭐 그런 걸 상상했는데.”

“신전에서 허투루 보관할 것 같은가!”

아니야, 다행이 아니야. 컬러 팔레트가 맞지 않아. 컬러가 안 맞는다고.

나는 속으로 말할 수 없는 절망을 뇌까리며 망연히 비늘에 손을 가져다 댔다. 치이익. 염산에 손이 닿은 것처럼 연기가 일며 내 손이 타기 시작했다.

“……!”

서둘러 손을 떼었다. 장갑 덕분에 손바닥은 멀쩡했지만 손가락엔 옅은 화상 자국이 난 이후였다.

“무슨!”

“괜찮으십니까?!”

나는 상처 입은 손을 거두며 비늘을 노려보았다. 내 손을 태웠던 비늘은 수증기 같은 연기만 살포시 올릴 뿐, 멀쩡했다.

“이게 대체…….”

대현자라 불리는 아크메이지도 이번 사태만큼은 예상 못 했나 보다. 그녀는 하늘색 눈을 크게 뜨며 내게 다가왔다.

“설마?”

그녀는 내 손에 난 상처와 비늘을 번갈아 보더니, 덥석 비늘 조각을 집어들었다. 내 손이 탄 걸 봐 놓고도 망설임 없이 저지른 짓이었다.

“아크메이지님!”

“엑, 법사 나리?!”

그러나 그녀의 손은 멀쩡했다. 파란 비늘은 백색 털 속에 얌전히 쥐여 있기만 했다.

“자네도 잠시 손을 대어 보게. 내 생각이 맞다면 부상 입을 일은 없을 걸세.”

“예에…….”

아크메이지의 요청에 데브도 그것을 만져 보았다. 살짝 겁이 났는지 검지로 톡 건드는 수준이었지만, 생각했던 그런 일은 벌어지지 않았다.

확신을 얻은 이가 비늘 조각을 제대로 건네받아 만지작거렸다.

“괜찮네요……?”

“대관절 무슨 일입니까? 어째서 악마기사께만…….”

마지막으로 비늘을 만진 인퀴지터도 멀쩡했다. 결국 나만 화상 입었단 소리다.

마음에 상처가 났다. 왜 나만……?

“아무래도 마기 때문인 것 같네.”

아크메이지가 그런 나를 달랬다. 그 잠깐 사이에 추론을 마쳤는지 그녀의 말은 술술 이어졌다.

“해룡과 같은 태곳적 짐승들에게 부정은 독이나 마찬가지일세. 하여 그들에겐 부정을 거부하는 힘이 있지. 마치 신성력처럼.”

“잠깐, 그렇다는 건…….”

“다만 우리가 죽인 용은 부정으로 인해 타락한 상태였네. 악마기사가 만졌을 때 별 반응 없던 것도 그 때문이겠지.”

손을 드는 것으로 데브의 입을 잠시 막은 아크메이지가 마지막 추론을 이었다.

“하나…… 신전이 그것을 보관하는 과정에서 사체에 깃들었던 부정이 천천히 정화됐다면, 그리하여 다시 부정을 거부하는 힘을 되찾았다면 어떻겠나. 그런 거라면 비늘이 제 색을 되찾은 것도, 악마기사만 타격을 입은 것도 대강 해명이 되네.”

특별한 근거는 없으나 정황상 딱 들어맞는 추측이었다. 졸지에 소재 아이템에게도 거부당하게 돼 버렸지만.

“…그런, 거였군요. 이해했습니다.”

잠시만. 이렇게 되면 어떻게 되는 거지? 소재 아이템이 나랑 상극이라면…… 이 소재로 만든 무기나 아이템도 나랑 상극인 거 아니야?

“…난 타락하지 않은 해룡과도 접촉했다. 부정을 거부하는 힘이 있다면, 그땐 왜 멀쩡했던 거지.”

나는 혹시 모를 가능성에 매달렸다. 아무렴 컬러 안 맞는 거야 도색하면 그만이지만, 아이템 자체가 나랑 상극이라면 뭐 써먹을 수도 없지 않나.

그것만은 막고 싶었다. 난 용의 비늘로 만든 장비를 쓰고 싶었다!

“그건 해룡이 자네를 용인했기 때문이라 추측되네. 당장 자네가 인퀴지터와 접촉한다고 상처 입지 않는 것과 같은 맥락이지.”

그러나 아크메이지가 들이대는 진실은 가혹했다.

“다만 부산물의 경우 힘을 운용할 머리가 없네. 때문에 항시 힘을 분출하고 있고…… 그 때문에 화를 입은 것이겠지.”

비유가 너무 찰떡 같아서 이해 못 한다는 변명도 댈 수 없었다.

나는 아크메이지의 말을 전부 들은 후, 착잡한 심정으로 비늘을 내려다보았다. 컬러도 안 맞아, 사용해 봤자 대미지만 입어. 서러움이 물밀듯이 올라왔다.

내가 이 개고생을 하고 얻은 게 사용도 못 할 소재 아이템뿐이라니. 지난 한 달간 고생해서 얻은 게 내가 쓰지도 못하는 소재라니!!

“그, 죄송합니다. 악마기사. 제가 신전에 맡기자는 말만 안 했어도…….”

“인퀴지터의 잘못이 아닙니다. 설마 이런 일이 벌어질 줄 누가 알았겠습니까.”

김치만두가 내 눈치를 살살 보았다. 데브도 비슷한 생각인지 쉽사리 말을 열지 않았다. 그게 더 서러웠다.

내 귀한 소재가 날아갔다는 게 너무 잘 와닿았다.

“…….”

아니야, 아니야. 쥐구멍에도 볕 들 날이 있다고. 오히려 기회 아닐까? 나랑 상극이란 건 악마에게도 상극이란 거잖아.

이걸 잘 이용하면 악마 잡는 데 효과적인 무기가 만들어지지 않을까? 칼 손잡이만 다른 소재를 쓰면 나도 잡을 수 있을 거 아냐! 어차피 칼날은 내가 만질 일 거의 없고!

나는 떠오른 생각에 잠시 희망이 생겼다. 요컨대, 방어구는 버리고 무기 하나만 딱 만들자는 희망이었다.

“이걸로 무기를 만든다면, 악마에게 효과적일 것 같나.”

“…효과적이고 말고.”

그럼 하나만 만들자! 검 하나만 만들자! 파란색은 도색으로 가려 버리면 되니까!

“한데…… 그, 자네가 쓸 생각이라면 조금 어렵지 않겠나?”

왜?!

“다른 거 다 제치더라도 자네가 힘을 싣는 순간 반발력으로 폭발하거나 할 확률이 클 텐데.”

…신은 죽었어!!

* * *

인퀴지터는 몰려드는 미안함과 죄책감에 안절부절못했다. 모험가 길드에도 맡길 수 있었건만, 보안을 핑계로 신전에 맡기자 한 건 그녀였던 까닭이다.

그러나 그게 독이 되어 이런 상황을 만들 줄이야.

이쯤되면 차라리 도둑맞은 게 더 나았을 것 같다. 그건 되찾을 수라도 있지, 이건 되돌릴 수가 없지 않나.

“좀더 연구한다면…… 인위로 타락시킬 수 있을지도 모르네.”

“……! 그런 게 가능하단 말입니까?”

“어렵진 않지요.”

일부러 부정을 만들고 타락시킨다니. 그녀는 반사적으로 눈살을 찌푸렸다가, 비늘을 가만 내려다보는 악마기사를 보며 폈다.

부정은 분명 정화시켜야 할 것들이지만…… 타락은 절대 용서해선 안 될 것이지만…….

애초에 저 용 사체의 주인은 악마기사였다. 그가 본인이 쓸 수 있게 만든다는 걸 그녀가 막을 순 없다.

그 부정과 타락이 남에게 피해를 끼치는 것이 아니라, 본인이 사용하여 남을 구하기 위함인 만큼 더더욱 그렇다.

생리적인 거부감은 정말 어쩔 수 없지만.

“고─귀하신 사제님은 싫으신가 보죠?”

“그, 그런 말은 안 했다……! 난 단지 그런 방식이 있다는 게 조금 꺼려져서……!”

아무 말도 안 했는데 저 뺀질이는 왜 또 시비인가!

그녀는 이를 앙다물고 도적을 노려보았다. 허리춤엔 악마기사가 내주었다는 검이 달랑거렸다. 그게 더 짜증났다!

이유는 그녀도 잘 모르겠지만…… 어쨌든 악마기사에게 인정받았다며 제게 자랑한 이후 저 얼굴만 봐도 얄미워 죽을 것 같았다.

“자네……!”

그때 아크메이지님이 경악했다. 뺀질이와 시시비비를 가리던 인퀴지터의 고개가 조건반사적으로 돌아갔다.

치이익.

악마기사가 화상을 무릅쓰고 비늘을 다시 쥐고 있었다.

“나리!”

“악마기사!”

“자네 미쳤나?”

그들이 다급히 불렀지만 악마기사는 비늘을 내려 두지 않았다. 대신 손에 마력을 끌어올렸다. 평상시 오른팔에만 머물던 마기가 마력과 뒤섞여 왼팔을 타고 흘러나왔다.

치이이익.

비늘과 솟구친 검은 기운의 대립이 심화되었다.

텅!

끝내 비늘 조각이 산산조각 나며 사방으로 튕겨져 나갔다.

붉게 녹아 내린 손가락과 구멍이 숭숭 뚫린 장갑이 보였다.

“이건 못 쓰겠군.”

딱 보기에도 심각한 상처였으나 악마기사의 표정은 평온했다. 오히려 그는 튕겨 나간 비늘을 건조히 응시하며 무언갈 계산하는 듯 보였다.

“이, 이런 우악스러운 방법으로 시험해 볼 것까진 없지 않나. 손 내주게.”

“아직이다.”

그는 다친 손으로 튕겨 나간 것이 아닌 다른 비늘을 쥐었다.

“나리!!”

“소, 손이 다칩니다!”

“받아라.”

다행히 악마기사는 그것을 오래 쥐고 있지 않았다. 대신 그의 손에서 떨어져 나온 비늘은 허공을 날아 그녀의 손에 안착했다.

“신성력을 담아 봐라.”

“예?”

악마기사의 주문은 다소 뜬금없었으나 인퀴지터는 저도 모르게 그 말을 따랐다. 악마기사가 그녀에게 지시를 내릴 때는 대저 급박한 상황이 많았기에, 무의식적으로 행한 일이었다.

“……!”

그녀가 불어넣은 신성력이 예상했던 것보다 더 환한 빛으로 뿜어져 나왔다.

이건, 별의 금속으로 제련한 방패나 메이스에 비견될 수준이었다. 신성력에 적합하다. 아니, 오히려 증폭하는 것 같기도 했다.

비록 받아들이는 기운 자체는 조금 적었지만.

“어떻지.”

“그, 신성력이 증폭되는 것 같습니다.”

인퀴지터는 해당 감상을 토씨 하나 빼지 않고 그대로 전달했다. 아크메이지에게 여전히 손을 내주지 않은 악마기사가 그것을 가만 듣더니, 다른쪽으로 손을 뻗었다.

뺀질이 쪽이었다.

“아!”

도적은 제게 뻗어진 손을 두고 잠시 고민하다가, 허리춤에 달고 있던 검을 뽑아 건네주었다.

“저, 나리. 상처는 치료하시는 게.”

처음으로 도적의 말에 동의하고 싶었지만, 악마기사는 언제나와 같았다. 그는 덤덤히 왼팔로 검을 받아 쥐곤 검에 마력을 불어넣었다.

이동한 마력이 검에 맺혔지만 특별히 강해진다거나 하는 느낌은 나지 않았다.

“…그쪽이 더 효율적인가.”

작은 중얼거림 끝에 검이 다시 도적에게로 돌아갔다. 다음으로 잡힌 건 악마기사가 옷 안쪽에 매달고 다니는 단검이다.

까앙!

마력을 휘감은 채 비늘을 후려친 단검이 부러졌다. 그 대가로 비늘 역시 금이 갔지만 쪼개진 수준까진 아니었다.

부러진 단검이 바닥으로 내팽겨쳐졌다.

“갑옷으로 만들어라. 그러면 쓸모는 있을 테니.”

“예?”

인퀴지터는 악마기사의 말을 듣고 잠시 혼란에 빠졌다. 그가 무엇을 시험해 봤다는 건 알겠으나, 그 결론이 갑옷 제작이라니.

뜬금없는 건 둘째 치고 그게 가능한가 싶었다. 양이 되는지도 의문이거니와 그렇게 만들어진단들 악마기사는 사용하지 못할 것이기 때문이다.

그는…… 몸에 부정을 품고 있으니까.

“…자네, 설마?”

그러나 그녀와 달리 아크메이지님은 무언갈 알아챈 듯했다. 인퀴지터는 서둘러 그녀에게 눈빛으로 물었다.

악마기사의 사고는 언제나 그녀의 상상을 초월해서 그녀만으론 의도를 알아낼 수 없었다.

“인퀴지터에게 넘겨줄 생각인가?”

남의 추론을 듣는다고 해서 바로 이해할 수 있느냐면 그것도 아니었지만.

* * *

나는 울고 싶은 마음을 억누른 채 왼손을 내려다보았다. 이 모양 이 꼴을 두고 내가 저걸 계속 다루겠다 외치면 그건 그냥 멍청이지.

“갑옷으로 만들어라. 그러면 쓸모는 있을 테니.”

그러니 뭐 어쩔 수 있나. 나보다 더 잘 쓸 수 있는 사람한테 넘겨주는 수밖에는.

“인퀴지터에게 넘겨줄 생각인가?”

“네? 제, 제게 주신단 말입니까?!”

나는 고기만두보다 반응이 더 좋은 김치만두를 두고 청산별곡의 가사를 외웠다.

그래도 쓰린 속이 쉽게 나아지진 않았다. 데브 때는 본토에 남은 재료로 또 만들면 된다는 대안이 있었던 반면, 지금은 그게 없기 때문일 것이다.

“어, 어어째서.”

그러나 그걸 이유 삼아 내가 쓰겠노라 고집하는 건 더 어리석은 행위다.

나는 저것으로 만든 무기를 100% 활용할 수 없다. 스킬을, 마력을 담을 수 없다는 건 그런 의미였다.

반면 인퀴지터는 저것과 상성이 너무 좋다. 증폭된다는 시점에서 말 다한 거다.

이건 인퀴지터에게 가야 하는 소재다.

“…정말로 그녀에게 줄 생각인가.”

아니, 그럼 내가 누굴 주겠어.

하다못해 저거 타락시키고 내가 쓰더라도 인퀴지터만 한 효율이 안 나온다는 게 방금 입증됐는데.

나는 데브에게 넘겨준 검에 마력을 불어넣었던 순간을 회상했다. 검은 부드럽게 마력을 받아들이긴 했지만 증폭까지 해 주진 않았다.

효율은 인퀴지터의 압승이란 소리다.

물론 효율이 떨어지더라도 내가 쓰는 방안 역시 있다. 그러나 내 컨셉이 과연 인위적인 타락을 반길까?

“약해 빠진 몸뚱이에 걸치면 적어도 방해는 덜 되겠지.”

더불어 나는…… 솔직히 인정하자. 일반 철검으로 용도 썬 시점에서 내게 무기는 의미 없다.

체력 10짜리 몹을 잡는데 10대미지를 넣든, 100대미지를 넣든 결과는 같지 않나. 함에도 스펙 업을 노린 건 게이머의 욕구일 뿐이고.

그러나 인퀴지터는 다르다. 쟤는 무게 때문에 가끔 갑옷을 벗고 다니는 녀석이다.

나처럼 폭발적인 딜이 아니라 안정적인 버티기로 승부하는 부류인 이상 치명적인 페널티가 아닐 수 없다.

한데 해당 소재는 철보다 가볍다. 이걸로 갑옷을 만든다면 벗고 다닐 일은 줄어들 거다. 당연히 장비로 인한 페널티도 덜어질 것이고.

거기 딜 박히는 거 보니까 인퀴지터가 이거 입으면 내가 폭주했을 때 제압하기도 한결 수월해질 텐데…….

이 정도면 역시 투자하는 게 맞다.

“자네…….”

“아, 악마기사…….”

“기사 나리…….”

맞는데…….

“알겠네. 자네 뜻이 그러하면 존중해야지.”

“가, 감사합니다! 제, 제가 이런 걸 받아도 될진 모르겠지만 더 열심히 하겠습니다!”

“나리 은근 통이 크시네요.”

…결정 내린 걸 되돌리진 않겠지만 억울해!

내 용비늘 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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