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주인공이 컨셉충이면 곤란한가요-76화 (76/389)

◈76화 이러지 말라고 (1)

룩콴은 사력을 다해 도망쳤다. 그녀를 막으려 드는 이들이 있긴 했으나 다급히 상황을 알리러 나온 이들 잡지 말라 외친 덕에 붙잡히는 일은 없었다.

그렇게 한 층, 두 층, 세 층을 내려가 빈 객실을 찾았다. 보다 면밀히 검토한다면 이보다 더 좋은 은신처가 많겠으나, 노골적인 악의에 노출된 정신은 그럴 여력이 없었다.

그녀는 한 번도 숨을 공간이라 여겨 본 적 없는 장롱에 박혀 숨을 몰아쉬었다. 두려웠다. 두려워서 미칠 것 같았다.

지금까지 마주했던 그 어떤 위기보다도 이 순간이 너무 두려워서…….

“꼭꼭 숨어라, 머리카락 보일라.”

그녀가 층을 내려갈 때부터 움직이기 시작해, 해당층까지 따라잡은 이가 드디어 같은 복도에 들어선 모양이다.

“쥐란 놈이 물어도…… 개미 놈이 물어도…….”

멀리서부터 느린 노랫가락이 울려 퍼지기 시작했다. 룩콴의 손이 그녀의 입을 틀어막았다.

“꼼짝도 말고 달싹도 마라…….”

느리고 느린 가락은 끼익, 끼익 열리는 문소리와 함께 천천히 그녀가 있는 객실로 다가왔다.

겹쳐 오는 발소리는 여러 개이되 독보적으로 앞서 있는 건 딱 하나뿐이었다.

“머리카락 보이면, 그대로 잡힌다.”

그리고, 끝내 마지막 자락이 그녀가 숨은 방 앞에서 멈췄다. 끼익. 객실 열리는 소리가 유독 선명했다.

또각, 또각, 또각.

방 안으로 들어온 걸음소리는 딱 하나라.

룩콴은 장롱 속 몸을 움츠린 채로 숨을 삼켰다. 숙련된 도둑의 신체는 미세한 진동조차 허락하지 않아, 잘만 하면 이 위기를 넘길 수 있다는 기대를 주었다.

탁.

그러나 세상은 아무래도 그녀의 편이 아닌 듯했다. 발소리가 정확히 장롱 앞에서 멈췄다.

스윽.

기어이 장롱 문이 열리고, 그녀가 숨은 공간에 얄팍한 빛줄기가 내렸다. 틈새로 비치는 빛 일부를 가린 채 서 있는 건 당연하게도 그녀를 지배한 공포의 주인이다.

“…….”

회색눈이 그녀를 가만 내려다보았다.

“…꼭꼭 숨어라.”

그리고, ‘달칵’하며.

문이 닫혔다.

“머리카락 보일라.”

악마가, 아마도 악마일 것이.

점차 멀어져 갔다.

* * *

쓰으으읍. 깜짝이야아아.

샤기족, 그러니까 반인반수라서 그런가 어둠속에서 눈이 번쩍번쩍 빛나는 게…… 각오하고 열지 않았다면 눈 마주치자마자 비명 질렀을 성싶다.

아직도 심장이 콩닥거린다.

하, 그래도 내가 장롱 열어 본 거 복도 애들은 모르겠지? 장롱 여닫는 소리도 안 나게 노력했는데.

제발 안 들켰다고 해줘. 내가 뒤져 본 곳은 안 뒤져 볼 거라는 믿음 하나만 가진 채 방 일일이 다 확인하고 있는 거란 말이다.

“흐응. 없네에.”

나는 복도로 나가며 필사적으로 새로 잡은 컨셉을 연기했다.

실망한 듯 고개를 옆으로 늘어트리는 게 그 대표적인 연기였다.

나이 서른 넘게 처먹고 어린애들이나 떨 애교를 부리자니 뺨이 좀 뜨거웠지만, 어떻게든 참았다. 이걸 티 내면 날아갈 모가지는 나뿐이 아니다.

“사람을 풀어 드릴까요?”

“지금, 내게 질문했어?”

그리고, 크흠. 사실 애교 떠는 게 창피한 거라기보단 준비되지 않은 날것의 컨셉을 내보이는 게 부끄러운 거니까.

진짜 컨셉충은 컨셉이 갑자기 바뀌어도 소화해 낼 줄 알아야 하는 법이다. 물론 여기다가 ‘이 모든 게 현실이었습니다’ 한 방 넣는 순간 수치심으로 침몰되겠지만.

크아악. 우주야 도와줘! 내 체면을 살려 줘……!

“그, 그런 것이 아니─.”

푹!

나는 답을 끝까지 듣지 않고 검을 그 목에 냅다 박았다.

내가 술래잡기에 집중하는 사이 조금 느슨해졌던 공기가 다시 팽팽해졌다.

“또, 질문할 사람?”

질문해라 질문해. 복도에서 대기 타던 놈들 전부 죽일 놈이잖아. 날 기어이 1인 2역하게 만든 놈들이잖아.

반 강제로 대악마 연기를 하게 만든 네놈들, 용서치 않겠다.

“없어?”

그러나 내 바람과 달리 나서는 이는 하나도 없었다.

나는 고개를 기울이며 눈매를 가늘게 접었다. 동시에 그 타이밍에 맞춰 필사적으로 상태창을 살폈다.

레벨 오르면 자동으로 올라가는 스테이터스들은 알 필요 없고, 제일 하단에 추가된 문장이 빠르게 내 명치로 날아와 꽂혔다.

「※ 특수 상태 이상(마력폭주)에 걸려 있습니다. 회복 때까지 스킬을 사용할 수 없습니다.」

말할 필요도 없겠지만, 저것이 내가 비푸릿을 죽이지 않고 1인 2역 똥꼬쇼나 하게 만든 원인이다.

나 스킬 못 쓴다.

“아쉽게…….”

아니, 스킬뿐인가? 마력으로 사용하던 모든 꼼수가 금지당했다. 아까 시도해 봤다가 핏물만 올라온다는 걸 경험했으니 확신할 수 있다.

즉, 나는 이제부터 적진 한가운데서 정직하게 신체 능력만으로 버텨 내야 한단 소리다.

그리고 내가 보기에 그건 성공 가능성이 많이 낮아서 말이다…….

내가 적들의 오해를 붙잡는 건 필연적인 일이 될 수밖에 없다.

상황 파악을 위해 안 깨어난 척 엿들었던 말로 보아, 오해를 잘만 이용하면 일이 재밌게 돌아가겠다는 계산도 있었고.

암, 쟤네가 내 안의 악…… 마를 깨울 의식을 했고, 그래서 깨어난 게 대악마일 거라고 찰떡같이 믿고 있으면 그걸 이용해 줘야 제맛 아닌가.

물론 모든 계산을 마치고 눈뜬 후, 정확힌 ‘마력폭주’ 알림을 본 후 일이 다소 꼬였다는 건 부정 않겠다.

난 연기로 주요 인물 다 모아서 바로 쓸어버릴 생각만 했지, 이런 쇼를 하게 될 줄은 몰랐어…….

뭐, 게임 딴에는 플레이어의 의식을 꺼버릴 순 없으니까 그냥 ‘마력폭주’ 형태의 페널티로 준 것 같지만.

“이 방에도 없네.”

나는 생글생글 웃으며 마지막 방에서 나왔다. 악마기사 컨셉 때문에 한동안 안 웃다가 갑자기 웃으려니까 눈가랑 입가에 경련이 오는 기분이었다.

힘들다.

“질렸다, 그만할래.”

“저희가…… 고양이를 잡아오겠습니다.”

“싫은데.”

나는 슬슬 내 (컨셉의) 패턴을 학습한 듯한 이를 똑바로 보았다. 장난감을 빼앗길 위기에 처한 아이처럼 날 선 짜증과 얄팍한 분노를 미소 대신 담은 건 덤이다.

“너는 노는 법을 잘 모르는구나.”

그렇지만 이런 표정도 너무 길게는 않는다.

나는 다시 미소를 장착하고, 발언한 이의 어깨에 팔을 두르며 그 귓가에 최대한 나긋나긋 속삭였다.

“살 수 있나 안도하는 사냥감을 잡는 것만큼 재밌는 것도 없어.”

“그, 그렇습니까.”

“그럼.”

으음, 내가 봐도 좀 모럴 없는 악당 같아. 좋아.

그렇지만 여기서 끝내면 아쉬우니까.

“봐 봐, 이렇게…….”

“예?”

서걱!

“안도한 순간 들어온 칼날에 비치는 표정만큼 아름다운 게 어디 있어.”

마력을 담지 않아도 사람 목을 가를 힘은 있어서 다행이다.

나는 성대가 단번에 잘려, 소리조차 못 내는 이를 차갑게 응시했다. 조금 잔인한가?

‘그래 봤자 적이지.’

나는 상대에게 둘렀던 팔과 그 손에 들린 단검을 회수하며 뺨의 핏물을 닦았다. 성에 또 하나의 고깃덩이가 추가되었다.

“포르투갈은 아직도 그 자리에 있어?”

“…의식 장소로 가셨습니다.”

“그래?”

포, 포…… 씁. 놀리려 한 건 아닌데 진짜 포르투갈밖에 생각 안 나네.

어쨌든 난 스스로를 포네글자라 소개했던 이를 회상했다.

내 기억이 잘못된 게 아니라면, 그 작자의 안면은 자크라티 성주님이 꼭 좀 죽여 달란 얼굴과 동일했단 말이지.

다만 비푸릿이 아니라 포네글자라 스스로를 지칭한 건…… 음. 혹시 악마추종자들 사이에서 새로 부여받은 별칭이나 이름 같은 건가?

왜, 앞에 72기사란 부연 설명도 있었잖아. 원작에선 이런 거 없었던지라 확신은 못 하겠지만, 72기사는 아무래도 솔로몬의 72악마에서 따온 것 같으니까. 악마란 공통점상 대충 맞지 않을까.

“안내해 줘.”

“…영광입니다.”

“72기사는 더 없어?”

음, 판타지 짬밥으로 이리저리 가설을 붙여 보곤 있지만 진짜를 귀로 듣는 것만큼 좋은 건 없지.

나는 은근히 정보를 떠봤다.

아무렴, 왜 72기사라 붙여졌는지는 안 궁금해도 72기사쯤 되는 적이 도시에 더 있는가는 중요한 문제였다. 리트라이를 하게 되더라도 뭘 알고 죽으면 다음 시도가 편해진다.

“비프론스와 나베리우스께서 자리하십니다.”

역시나 더 있군. 걔넨 많이 세려나…….

“본래는 가미긴과 모락스께서도 함께하실 예정이었습니다만…….”

“다만?”

“…두 분은 타타라라는 도시의 괴멸을 주도하던 과정에서 사망하셨습니다.”

근데 지금 뭐라고?

“도시를 괴멸시키다가, 죽었다?”

나…… 나도 모르는 사이에 네임드를 죽였던 건가? 물론 거기서 벌어진 사건 스케일상 네임드 한둘 껴 있을 만하긴 한데.

나는 예전에 뭣도 모르고 맛있다며 까먹었던 게맛살이 사실 킹크랩으로 만들어졌단 이야길 들은 사람처럼 어리벙벙해졌다.

좋긴 좋은데 뭔가, 뭔가 오묘한 기분이다. 네임드가 있었는데 없어졌습니다도 아니고.

“흐음, 그래…… 이미 죽은 건 어쩔 수 없지.”

“죄, 죄송합니다.”

“응? 거기서 죽은 게 너희야? 왜 사과를 해.”

그래도 나한테 있어서 손해는 아니니까.

나는 단검을 손가락 사이에서 휙휙 굴렸다. 미소를 머금은 얼굴과 달리 내 머릿속은 복잡한 상념으로 휙휙 사고가 돌아가는 중이다.

“아니면, 죽고 싶어?”

“아, 아닙니다!”

나는 쫄아 버린 이들에게 추가로 겁을 주며 판단을 내렸다.

일단 72기사는 확실하게 악마숭배자들의 간부급이다. 그런 놈들마저 나를 윗대가리로 모시는 점이나 사탄 직속 수하니 뭐니 했던 걸 보면 대악마는 최상위급 서열이고.

“도, 도착했습니다.”

문제는 다른 지점에서 발생한다.

포네글자가 나보고 ‘분노’를 배알한다고 한 지점이나, 예전에 아크메이지가 일곱 대악마니 뭐니 한 걸 고려하면 대악마의 모티브는 아마도 칠죄종일 터.

근데 내가 기억하기로 칠죄종 중 분노를 담당하는 건 다름 아닌 사탄이다. 우연찮게도 우리가 목표하고 있는 최종의 최종의 최종보스님도 이름이 사탄이고.

…설마 ‘오른팔에 악마가 깃든 몸에 빙의했습니다만 사실 오른팔의 악마가 최종보스였던 모양입니다’라는 라노벨 전개는 아니겠지?

“열어.”

내 한 마디에 문이 열렸다. 내가 받았던 성내 지도만 따르면 중앙 정원으로 이어지는 문이었다.

그러나 악마숭배자들이 점거하고 개조한 결과, 중앙 정원은 더이상 중앙 정원이 아니게 되었다.

“오셨습니까.”

그곳은 이미 하나의 도살장이 된 지 오래였다.

컨셉에 이입하지 않았다면, 조금 토하고 싶어졌을지도 모르겠다.

“24번째 기사, 나베리우스가 위대하신 분을 뵙습니다.”

“‘분노’시여, 비프론스입니다.”

나는 가까스로 학살 장면에서 시선을 떼, 동시다발적으로 내게 다가온 이들을 힐끗 살폈다.

나베리우스는 허여멀건 피부의, 굉장히 귀티나게 생긴 미청년이었고 비프론스는 기미 가득한 피부의 여인이었다.

최소한 수배서로 접했던 인상과 억광 년은 떨어져 있다. 이 둘은 비푸릿이 아니다.

그럼 역시 포네글자가 비푸릿이려나. 저런 특징이 설마 세상에 두 사람이나 존재하진 않겠지?

“어, 엇.”

별개로 나베리우스가 자연스럽게 절을 하자, 삐딱하게 인사하던 비프론스가 그 하는 것을 두고 내 눈치를 굉장히 보기 시작했다.

…내가 절 안 하면 죽일 것처럼 보였나? 질문하면 죽이지만 태도 가지고 시비 걸진 않는데.

“사냥이 만족스러우신 듯합니다.”

한편 내 뺨에 잔뜩 묻은 피를 보고 포네글자가 지레짐작해 왔다. 룩콴을 죽이고 튄 피라 또 오해했는가 싶다.

그래 주면 나야 좋지만!

“고양이가 잘 숨어서, 제법 할 만하네.”

여기서 마력폭주가 풀린다면 얼마나 좋을까. 나는 사람의 목을 실시간으로 베어 파낸 구덩이에 피가 흐르도록 하는 걸 보며 입술을 파르르 떨었다.

지금 풀린다면 이 지방에서 가장 위험한 놈들 모가지를 뽀각뽀각 할 수 있을 텐데. 언제 풀린다는 기한 명시도 없이 그냥 ‘스킬 못 씀’이라고만 하니 조금 초조하다.

“…근데 이것들은 뭐야?”

나는 그런 감정을 꾹꾹 누르며 혈향 짙은 곳을 둘러보았다. 시체 동산의 반대편에는 목이 베여 피 흘릴 운명 앞에 놓인 산 자들이 존재했다.

그리고 그중 특히 내 눈길을 끄는 건 간수복을 입고 있는 자들이라.

혹시 우리 애들이 끌려왔나 철렁했던 마음은 면면을 확인한 후 사라졌다. 누군진 모르지만 일단 우리 파티원은 없다.

그 사실 하나가 나를 얄팍히 위로해 주었다.

“복도에 있던 애들이랑 옷이 같네.”

밧줄로 손이 묶인 채 무릎 꿇고 있는 간수복의 사람 등을 꾹꾹 밟으며 나는 물었다. 답은 비프론스에게서 돌아왔다.

“용사가 침입할 것이니 경계를 강화하라 했음에도 감히 말을 따르지 않은 것들입니다.”

그렇다는 말은 우리 애들이 아직 안 잡혔단 걸로 해석해도 되려나? 제발 그러면 좋겠는데.

“용사?”

“어리석은 자들이 부풀려 추켜세울 뿐, 알멩이는 보잘것없는 애송이입니다.”

…우리 김치만두가 솜털 보송한 꼬맹이는 맞지만 알멩이는 굳세고 튼튼하거든?! 적대 진영이라고 함부로 말하네. 두고 봐라. 가장 먼저 목 따고 만다.

“그래?”

나는 꾹꾹 밟고 있던 이를 걷어찬 후 몸을 돌렸다.

“그건 좀, 관심이 가네.”

속에도 없는 말을 내뱉는 건 너무 익숙해서 크게 신경 쓸 것도 없었다.

“그럼 여기에 용사가…….”

그러다 잠깐. 내 시선이 간수(였던 것) 바로 뒤쪽에 닿았다.

시발. 작아서 이제야 봤는데, 이곳에 애들이 있었다. 십 대 중후반도 아니고, 기껏해야 대여섯 살 먹었을 애들이.

심지어는 갓난쟁이까지.

“…있는 거야?”

눈앞이 잠깐 점멸했던가. 아니면 붉어졌나. 나는 분노가 정수리까지 닿아 뒷골이 당기는 기분을 아주 간만에 느껴 보았다.

말을 끝까지 이은 것도 기적이었다. 목에 뻐근히 힘이 들어가며 눈가가 홧홧해졌다. 분노의 열기였다.

아니, 정말 불꽃이었다.

“워, 원하신다면, 바로 잡아오겠습니다.”

나는 오른팔에서 터져 나온 검은 기운에 돌아가려는 시선을 최대한 고정했다. 아득히 들려오는 맑은 파열음은 안중에도 없었다.

“아니야.”

참자, 참자. 지금 터지면 앞서 연기한 게 뭐가 되냐. 컨셉질 한두 번 해보는 것도 아니고.

무엇보다 여기서 쟤네들 찌른다고 저 애들 다 구할 수 있는 상황도 아닌걸. 데리고 피할 힘도, 보호한 채 적을 모조리 무찌를 힘도 지금은 없잖아.

“그럴 필요 없어.”

그러니 참자. 싸워도 애들한테 피해만 갈 게 분명하니까 참아.

참아.

“근데 애들이 좀 많네?”

참아…….

“저, 저것들은 드래곤에게 바칠 제물입니다. 아시다시피, 그 강대한 마수는 보통의 피로 만족하지 못하니까요.”

‘참아?’

「※ 특수 상태 이상(격노)이 생성됩니다.」

「격노│격노를 제외한, 걸려 있는 모든 상태 이상을 무효화하며 추가 상태 이상을 무시합니다.

특정 행동을 할수록 광기 게이지가 차오릅니다.」

검은 기운이 더욱 기세를 키웠다.

‘지금이라면 무엇이든지 할 수 있어.’

그런 생각마저 들 정도로, 화려하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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