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8화 처음부터 (3)
푸른달 와티아는 바람손을 눈에 담는 순간 이를 꽉 깨물더니 얼굴을 헝클어트렸다.
바람손도 마찬가지였다. 갈색 눈동자가 바람부는 갈대밭처럼 울렁였다.
“살아 있어서 다행이다.”
“나도, 나도 마찬가지야.”
두 사람은 서로를 꽉 끌어안은 채 서로의 등을 두드렸다. 그리 긴 포옹이 되진 않았지만 그 짧은 시간만으로 그들 사이를 엿볼 수 있었다.
“그보다 너는 왜 이곳에…… 아, 그렇군! 본토로 사람을 보낸다더니 기어코 해냈나 보지? 하긴, 저렇게 강한 데도 내가 들어 본 적 없다는 게 신기하던 참이었다. 네가 데려온 사람이었던 거로군!”
동시에 푸른달은 내 정체─출신?─을 쉽게 알아챘다. 그녀도 바람손이 맡았던 임무를 알고 있었던 모양이다.
나를 보는 그녀의 눈이 한결 푸근해졌다.
“거기에 사람들도…….”
물론 그 푸근함은 다음 순간 끊겼다. 바람손과 나, 포로로 잡혀갔던 사람들에게 빼앗겼던 시선이 인퀴지터에게 닿은 탓이다.
그것도 하필이면 사람들을 치유하느라 신성력을 발휘하고 있는 인퀴지터에게.
“교단 놈이─!”
쩌렁쩌렁한 분노가 우렁차게 뻗어 나갔다. 바람손이 고생할 차례였다.
* * *
“내가 똑똑히 지켜보겠다, 교단의 개!”
다행히 몇 분 뒤. 바람손의 필사적인 설득 끝에 푸른달이 납득하는 데 성공했다.
물론 ‘납득’만 했을 뿐이다. 그녀는 여전히 감정이 식지 않은 듯, 대화가 끝나자마자 몸을 휙 돌렸다.
분함이 그녀의 입술 끝에서 짓이겨졌다.
“준비해라! 본거지로 돌아간다!”
한편 인퀴지터를 맹렬히 쏘아보던 그녀의 부하들이 사람들에게 손짓을 시작했다. 기대했던 대로 우리의 고민거리를 나서서 떠맡아 주는 것이다.
대신 그 대가로 노새와 마차를 챙기긴 했는데…… 그건 그냥 내주기로 했다. 우리보단 저들에게 더 유용할 테니까.
“한시름 덜었네요.”
데브가 옆에서 쪼그려 앉은 채 툭 말했다. 그게 사람들 안전 문제 해결을 말하는 것인지, 아니면 푸른달을 설득한 걸 뜻하는 것인지는 알 수 없다.
“죄송합니다, 저 때문에.”
“알면 잘하십쇼.”
“네놈에게 한 말이 아니다.”
“뭐요? 나한텐 안 미안하단 겁니까?”
“그, 그건!”
글쎄, 인퀴지터가 내게 죄송할 게 있나? 푸른달의 적의는 오롯이 교단을 향할 뿐, 나나 데브는 포함되지 않았다.
물론 바람손 때처럼 내가 중간에 끼어들어서 뭐라 했을 땐 사나운 시선을 좀 받긴 했는데, 그건 내 잘못이니까.
“이봐.”
그러던 차, 푸른달을 말리느라 진땀을 뺀─사실 그도 인퀴지터를 여즉 용서한 입장이 아니니 더 말리기 힘들었을 거다─바람손이 다가왔다. 그의 낯빛은 진이 빠진 사람처럼 다소 허얬다.
“괜찮다면, 저들을 본거지까지만 호위해 주면 안 될까. 숲에 악마들이 얼마나 많은지 알잖아. 지금만 해도 쳐들어오는 것들이 여럿이고.”
그건 푸른달이 언성을 너무 높여서 소리를 듣고 몰린 것 같은데. 내가 컨셉 망할을 외치면서도 억지로 개입했던 게 그 때문이었고.
“그리고…… 뒤에서 따라올 교단에 대해서도 알려 줘야 해. 와티아 성격상 저 양반만 있는 줄 알 테니까.”
그렇군. 근데 잠깐. 한 사람 있다는 걸로 이렇게까지 화낸 거였다고? 진짜 이야기 못 들은 상태에서 뒤쪽 무리와 마주치면 난리 나겠는데.
“어, 전 별로 상관없습니다만. 오히려 저놈 신문하기도 편할 테니 오히려 좋긴 한데.”
“나도 괜찮다.”
두 사람이 빠르게 긍정하면서도 내쪽을 힐끗 살폈다. 내가 사람들의 보호 따위 알 바냐며 떠나 버릴 걸 걱정하는 게 분명하다.
“무엇보다 대항군이면 몬타타의 상황에 대해 잘 알고 있을 거야. 들를 가치는 충분할 거라 생각하는데.”
바람손도 그 부분에 속을 태우는 건 매한가지라. 그는 빠르게 말을 이었다.
그도 슬슬 내 컨셉이 움직이는 매커니즘을 파악한 것 같다. 감정에 호소하기보다 효율(적으로 악마를 사냥할 방법)을 제시하다니.
「❖ 자크라티를 겨냥하는 송곳니
∎ 비푸릿 일당의 근거지 찾기 11 / ?
∎ 비푸릿 일당의 근거지 제거 11 / ?
∎ 선택: 푸른달을 도와 사람들 호송
∎ 보너스: 비푸릿 살해」
심지어 선택일지언정 퀘스트까지 추가되었으니.
“쯧.”
당연히 수락하는 수밖에 없었다.
나는 돌아가게 생긴 것에 혀를 한 번 찰지언정 혼자 떠나려는 자세는 거둬 들였다. 그것에 제 설득이 먹혔음을 깨달은 이가 안도의 숨을 내쉬었다.
“…그럼 가자.”
딱 맞게, 푸른달 일행은 사람들을 추슬러 이 장소를 떠나고 있다.
우리 네 사람이 뒤꽁무니에 붙었다.
* * *
“절벽으로 보였던 곳에 입구가 있는 것도 모자라, 그 안에 만이 있을 줄이야…… 심지어 이거, 생각보다 규모가 큰뎁쇼?”
“…다행이군. 이렇게나 많은 이가 살아남았다니.”
몇 시간을 걸어 도착한 본거지는 예상했던 것보다 더욱 거대한 크기를 자랑했다. 십 몇 척의 배가 즐비해 있고 수백 명의 사람이 오갈 정도였다.
푸른달의 표정이 자부심에 휩싸였다.
“도시인들은 모르는 해적들만의 비밀 항구다. 상황이 상황인 만큼 대항군의 기지 겸 민간인들의 대피소로 사용 중이지.”
확실히, 그럴 만했다.
입구가 넓지 않아서 수비에 굉장히 용이한 데 준비마저 단단히 해두었다. 이 정도면 어지간한 성보다 더 안전할 것이다.
둥.
「숨겨진 항구」
「❖ 자크라티를 겨냥하는 송곳니
∎ 비푸릿 일당의 근거지 찾기 11 / ?
∎ 비푸릿 일당의 근거지 제거 11 / ?
∎ 선택: 푸른달을 도와 사람들 호송
∎ 보너스: 비푸릿 살해」
북 울리는 소리와 함께 지명과 퀘스트가 갱신되었다.
“해적들이 많이 넘어갔다며. 넘어간 놈들도 이곳을 아는 거 아니야?”
“아, 걱정 마라. 아는 해적이라고 해봤자 우리 형제들뿐이야. 그리고 내가 알기로 우리 형제 중에서 배신자는 나오지 않았다.”
“그럼 다행이고.”
그렇지만 방금 그 말은 배신자가 생긴다는 플래그인데.
기우로 그치면 좋겠지만 어째 감이 안 좋다.
“일단, 이곳의 책임을 맡고 있는 놈에게 말을…….”
“와티아 누님! 돌아오셨소!”
“치마와냐. 오냐, 네 형도 데리고 왔다!”
“응? 또 누구…… 아니, 이게 누구야! 수리야 형님 아니오!”
“치마와! 너도 이곳에 있었나!”
“하핫, 누님 따라왔소!”
왜 감이 이렇게 더럽지. 오른팔이 간질간질한 게 그 느낌을 배로 만들었다. 당장이라도 일이 터질 것만 같았다.
“그보다, 형님은 왜 이리 타이밍 안 좋을 때 오시는 거요?”
“해적이 어디 그런 거 아냐?”
“으하핫, 그건 그렇소.”
“뭐냐, 이건 또.”
“뭐긴, 나는…… 잠깐, 라홍? 허, 라홍이 이곳도 있었어? 심지어 저쪽엔 꼴초놈 배도 있네. 나참, 넘어가지 않은 해적들은 다 여기 있나 보지?”
“해적만 있다 뿐일까. 사람들을 보호하느라 도시군도 일부…….”
“푸른달, 바람손. 네놈들끼리 이야기는 그만두고 뒤에 있는 거나 설명하지. 왜 교단의 문장을 단 여자가 있는 거지?”
“응? 진짜잖아? 형님! 어떻게 된 거요!”
“자자, 진정하고. 내 말 좀 잠깐 들어─.”
쨍강쨍강쨍강.
“……!”
정정하겠다.
「❖ 자크라티를 겨냥하는 송곳니
∎ 비푸릿 일당의 근거지 찾기 11 / ?
∎ 비푸릿 일당의 근거지 제거 11 / ?
∎ 선택: 악마의 습격 막기
∎ 보너스: 비푸릿 살해」
일이 터졌다.
“악마다! 악마가 날아오고 있다!”
“이쪽으로 접근하는 배가 열 척! 등록된 배들이 아닙니다!”
종소리와 함께 보고가 이어졌다. 산발적으로 들려오는 비명과 절규는 이곳에 오기 전 겪은 절망의 증거일 테다.
“어떻게 이곳을!”
“망할, 결국 이곳도 들켰나.”
“…하필이면 이때!”
“역시 형님 온 타이밍이 안 좋다니까.”
지금 이 자리에 있던 선장들이 제각기 한마디를 뱉은 후 다시 고개를 들었다.
“너희, 입구를 막아! 그리고 너희! 사람들을 안내해!”
“예!”
“당장 무기를 가져오고 전투를 준비해라! 악마가 온다!”
“무기를 가져와!”
“너희도 어서 무기 챙겨!”
선장이라 함은 망망대해에서도 사람들을 이끌어 뭍으로 향하는 길을 찾는 자들이니. 그들은 이번에도 필사적으로 생로를 찾아 명령을 내렸다.
저희의 존재는 잠시 잊은 듯했다. 그럴 만한 사건이기도 했고.
“두목, 무법자! 아, 푸른달까지! 4번 선창으로 어서 오십시오! 경비대장이나 다른 선장께선 이미 모이셨습니다!”
“당장 가겠다!”
“바람손! 너도 와!”
선장들은 우선되어야 할 명령을 내린 직후, 서둘러 어딘가로 달려갔다. 아마 이곳에 있는 선장들이 전부 모여 대책을 토의하려는 것일 테다.
“악마기사.”
그때, 달려가려던 바람손이 몸을 틀어 내 팔을 잡았다.
마땅히 잡기 전에 손을 빼냈다. 언제나와 같은 반응에 바람손이 찌푸리듯 웃는 건 덤이다.
“부탁한다.”
“필요 없다.”
“으핫, 그래.”
부탁은 무슨. 그런 거 없어도 죽이게 해달라고 빌어야 할 판인데 뭐.
나는 그런 잡념과 함께 앞으로 나아갔다. 바람손이 달려간 방향과 달랐다. 선창이 목적이었다.
“저도, 함께하겠습니다.”
어어, 마음대로 해라. 근데 사제랑 같이 싸운다고 나까지 화살 맞고 그러진 않겠지?
“저는 선장들 대화 좀 엿듣고 오겠습니다요.”
“엿, 엿듣다니!”
“어떻게 싸울 건지는 알아야 하는 거 아닙니까. 들으면서 취약할 것 같은 부분 알아올 테니 먼저 싸우고 계십쇼!”
“…그런 거라면, 알겠다.”
고지식한 인퀴지터가 끝내 납득하며 데브를 보내 주었다. 내 걸음은 이미 선창을 향해 직진 중이다. 아무도 우릴 말리지 않았다. 그럴 정신이 없어서.
“너흰 누구야? 처음 보는 얼굴인데!”
“바람손이 보내서 왔다.”
“바람손? 어, 그쪽도 새로 합류했나? 근데 옷에 왜 교단의 문장이…….”
나는 인퀴지터가 진실을 고백함으로써 준비하던 해적에게 혼란을 선사하는 걸 보며 검을 뽑았다.
“배에 타! 배가 못 들어오도록 만을 막아야 한다!”
운좋게, 만을 막고자 출항하려는 배가 내가 디딘 선창에 있었다.
“이렇게 타도 되는 겁니까?”
“그럼 남아라.”
“타, 타겠습니다.”
나는 해적인 척 자연스레 섞여들어가 승선했다. 물론 일은 하지 않았다. 할 줄도 모르거니와 컨셉상 어울리지도 않았다.
“너희 안 돕고 뭐해!”
물론 인퀴지터는 도우려고 했다. 기술이 없어서 실패했을 뿐.
“시발, 넌 왜 탄 거야!”
“싸, 싸우려고 탔…….”
“염병, 용병이야?!”
“일단은, 모험가다.”
“젠장, 그럼 방해되지 않게 저리 비켜서 있어!”
“아 알았다!”
아이고 우리 만두 옆구리 터지겠네.
나는 내가 탄 배를 포함해 3척의 선박이 동시에 만을 나가려는 걸 보며 그런 생각을 지껄였다. 긴장을 풀기 위한 가벼운 사색이었다.
“노를 저어!”
배가 출발했다.
“충돌에 대비해!”
그리고 곧 반강제로 멈춰 섰다. 쿵! 갑판이 크게 울리며 콰직콰직하고 뱃전 일부가 부서져 나갔다.
“됐다!”
배와 배가 부딪치며 일어난 사고였으나, 선원들은 오히려 기뻐했다. 아무렴 사고라도 의도된 것이라면 기뻐할 수밖에 없을 테다.
“만이 막혔어!”
“어서 자리 잡아!”
비밀 항구가 자리한 만의 입구는 2척의 배가 교차해서 통과할 수는 있나 싶은 폭이었으니. 3척의 배가 나가는 순간 서로 부딪치며 끼어 버리는 건 필연이다.
다르게 말하면 배 자체가 바리케이드가 되어 만을 막아 버린 셈이다.
배수의 진이었지만 이것만큼 효과적인 것도 없다.
다가오는 열 척의 배가 이곳을 통과하려면 이 배를 부숴서 가라앉히거나, 이 배에 건너온 후 남은 바다를 헤엄쳐 항구에 다다르는 수밖에 없을 테다.
캬아아악!
그쯤 되어서 날아오는 악마들이 슬슬 보이기 시작했다. 가고일은 기본에, 드래곤을 닮은 악마, 독수리처럼 보이는 괴물도 있었다.
「와이번│한 쌍의 날개로 창공을 날아다니며 다리로 사냥감을 낚아채는 악마. 화살촉을 닮은 꼬리에는 독이 흐르는 개체가 있다.」
「하피│맹금류의 몸에 사람의 얼굴을 가진 악마. 추한 얼굴에서는 지독한 악취가 풍겨온다.」
어찌나 수가 많은지. 새우깡 얻어먹으러 사람들 많이 다니는 길가에 모여드는 갈매기 떼 내지 비둘기 무리를 보는 기분이었다.
“비, 빌어먹을. 수가 너무 많아.”
“젠장, 버틸 수 있는 건가?”
배 열 척에 하늘을 수놓은 악마 떼. 그것을 목격한 선원들이 무기를 다잡으면서도 덜덜 떨었다.
만을 막는 데 성공할 때만 해도 높았던 사기는 병력 차이에 다시 떨어지고 있다.
“정신 차려라, 이놈들아! 우리에게 선택지는 없어! 무조건 버텨!”
그러나 이름 모를 선장─일반 선원이라기엔 옷차림이 너무 화려했다─이 보트에 의지해 이쪽에 합류하자 전의가 다시 올랐다.
“하핫, 다들 나 기다렸나?”
심지어 긴 곱슬머리에 얼핏 금빛처럼 보이는 밝은 갈색 눈동자의 미청년, 무법자 치마와도 전열에 합류했다.
“다들 신나게 즐기자고!”
“오우!”
상황에 맞지 않게 방정맞은 말투였으나 그것이 오히려 효과가 좋았다. 너무 무거운 일은 때론 억지로라도 가볍게 여겨야 마음이 편해진다.
해적들이 화살과 칼을 장비한 채 결전을 준비했다. 슬쩍 돌아본 항구는 민간인들을 한쪽으로 대피시킨 채 그곳을 지키고자 진을 형성하고 있다.
“악마기사.”
한편, 인퀴지터가 등 뒤에 메고 다니던 방패로 중앙 갑판을 쿵, 찍었다. 그녀의 몸 안에 내제된 신성력의 일부가 선명히 느껴졌다.
꾹꾹 눌러담은 것 중 미세하게 흘러나온 것만 감지한 것인데도 참 짙고 부담스러웠다. 조금은 불쾌한가 싶을 정도로.
“이 뒤로 아무도 보내지 않겠습니다.”
“오, 온다!”
“화, 활을!”
“쏴라!”
그러나 불쾌함도 잠시. 그 한마디가 그리도 든든하더랬다.
인퀴지터가 버티고 있는 이상, 사람들이 너무 많이 죽어서 GAME OVER 당하는 일은 없을 것이다. 아마도.
“그러니, 마음껏 날뛰십시오!”
“피해!!”
가장 먼저 배에 다다른 와이번이 내게 표홀히 내리꽂혔다.
캬아아악─!?
서걱!
내리꽂히던 자세 그대로, 놈의 몸뚱이가 둘로 쩍 갈라졌다. 쿵. 두 개의 고깃덩어리가 갑판 위를 구르고 있으면, 내 손에는 은백색 광채의 도신이 들려 있다.
“……!”
“아, 악마가…….”
끼이익. 시미터가 내는 금속음이 이제는 익숙했다.
“혀가 드디어 쓸모를 찾았나 보군.”
“……!”
인퀴지터의 얼굴이 화악 밝아짐과 동시에, 내 몸이 공중으로 뛰어올랐다. 쾅. 하피의 목덜미가 군홧발에 밟혔다가 미간을 찔리며 그대로 추락했다.
“나의 검에게 승리를.”
펄럭
이어 떠오른 내 몸이 꼬릿깃처럼, 혹은 날개처럼 세 갈래의 밑단을 나부끼거든.
그것은 상공에서 벌어지는 무도회의 서막을 알리는 것이다.
“악마에게 죽음을……!”
하늘에서의 학살이 시작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