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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인공이 컨셉충이면 곤란한가요-67화 (67/389)

◈67화 처음부터 (2)

뒤로 돌아가라 말한 것이 무색하게도 인신매매단─아마 비푸릿 일당일─을 전부 족치는 건 굉장히 쉬웠다.

첫 일격에 한 놈 죽이고, 참격으로 여섯 놈의 상체를 날리고, 마차를 뛰어넘어 놈들이 반응하기 전에 전부 죽여 버렸기에 그런 것일 수도 있지만 말이다.

“다 처리한 거야?!”

“악마기사!”

“워우, 피바다 봐라.”

내 말대로 돌아오려다가 중도에 경로를 직선으로 변경한 걸까. 대각선 방향에서 세 사람이 후다닥 달려왔다.

나는 핏물을 털어 내며 운 좋게 살아 있는 한 놈을 들어 올렸다.

쿵.

“커헉!”

그놈의 몸뚱이가 막 달려오던 인퀴지터의 앞에 떨어졌다.

“이놈은…….”

“저승길에 발 걸치고 있네. 흠. 이봐요, 이거 목숨 좀 붙들 수 있어요?”

“가능은 하다. 그러나 이것을 치료할 필요 있나?”

“살려 둘 이유가 없긴 한데, 죽여도 정보는 얻고 죽여야지 않겠습니까.”

“그건…… 맞는 말이군. 기다려라.”

“말만 할 수 있음 됩니다요.”

아, 좋아요 좋아요. 시키지 않아도 스스로 척척 하는 만두들 좋아요.

나는 찹쌀만두 같이 대응하는 이들을 두고 시선을 돌렸다. 하면 이제 저를 구원자인지, 단순한 살육자인지 의심하는 얼굴들이 앞에 있다.

“이제 괜찮아.”

이때 앞서야 할 사람은 바람손이다. 갈색 피부와 늘어진 귀걸이, 땋은 머리카락과 뱃사람 특유의 체향에 사람들의 눈매가 조금 누그러졌다.

“이제 괜찮아요.”

“…당신은.”

“…자크라티에서 온 지원 인력이야. 그러니 걱정할 거 없어. 살아 돌아갈 것만 생각해 둬요.”

그는 서둘러 사람들의 안색과 처지를 살폈다. 다들 고생깨나 했는지 뺨이 좀 꺼져 있고 눈이 죽어 있었다.

마차 안의 아이들도 비슷한 상황이었다.

“일단 족쇄를 풀어야 하니까 열쇠를…….”

“아이들부터, 아이들부터 구해 주십시오!”

“애들 먼저 풀어 주세요! 제발!”

“…걱정 마. 그쪽도 당연히 풀어 줄 거였어. 그렇지만 열쇠가 필요하긴 매한가지─.”

“물러나라.”

“……?”

열쇠 그까짓 거 뭐 꼭 찾아야 하나. 길이 없다면 길을 만들면 되는 거지.

나는 마력을 손과 다리에 두른 채 철창을 잡았다. 끼이익. 창살이 커튼처럼 양 옆으로 밀려나기 시작했다.

마력강화가 어디까지 대미지를 올려주나 시험해 보면서 터득한 기술이다.

“우와아아.”

눈 뜨란 말이 없어, 주변 소리를 듣고 눈 한쪽만 슬그머니 떴던 아이들이 탄성을 질렀다.

“뭐, 뭐야?!”

“나리 진짜 인간을 초월하셨습니까……?”

“핫, 그런 수가 있었군요! 저도 돕겠습니다.”

내가 아이들이 빠져나올 틈새를 마련하는 동안, 목숨줄을 단단히 이어 붙인 인퀴지터가 마차에 묶인 쇠사슬을 붙잡았다.

그 사슬들은 마차 뒤꽁무니와 붙잡힌 사람들에게 각각 연결되어 있다.

“설마 손으로 할 건 아니죠?”

“나라도 맨손은 아직 무리다!”

“아직?”

그녀는 한 손으론 쇠사슬을 팽팽히 쥐고, 한손으론 메이스를 들었다.

“잠깐, 아직 무리라는 건…….”

쨍강!

메이스가 쇠사슬을 후려친 순간, 쇠사슬이 쭉 당겨지는 대신 그대로 끊어졌다. 붙잡은 힘과 내려친 힘이 워낙 강해서 벌어진 일이었다.

심지어 신성력조차 평소처럼 뿜어대며 쓴 것도 아닌데.

“…미친.”

“…와, 깝치면 안 되겠다.”

저건 나도 놀라운데.

김치만두야 다음부터 날 상대하면 신성력도 빼고 메이스도 빼주라. 아니, 힘쓰는 일 자체를 빼줘라…… 저거 한 대 맞으면 진짜 뼈도 못 추릴 것 같아.

“근데 저거 부숴도 족쇄는 결국 풀어야 하는 거 아닙니까?”

별개로 그 행동이 크게 의미가 있었냐면 그건 아닌지라. 운신의 자유가 생기긴 했는데 어차피 족쇄를 풀면 알아서 생길 자유였다. 예컨대, 헛고생이다.

“헛.”

젠장, 멍청이도 아니고 이 몽총이 같은 녀석. 어리바리한 게 언제나처럼 귀엽구나…….

“나와라.”

“힉!”

각설하고, 아이들을 꺼낼 차례가 됐다.

나는 창살을 벌리다말고, 그중 하나를 뚝 뜯었다. 박혀 있던 판자 일부가 같이 뜯겨져오긴 했지만 구멍은 훨씬 넓어졌다.

이 정도면 누구든 홀가분하게 출입이 가능할 테다.

나는 뜯겨진 부분을 칼로 빠르게 다듬은 후 구멍으로부터 두 걸음 떨어졌다. 아이들이 주춤주춤거리더니 큰 아이들부터 차례로 나오기 시작했다.

성격도 다들 좋아서, 먼저 나온 아이들은 뒤따라 나올 아이들을 도와주기도 했다.

“마야!”

“아빠!”

그때 막 마차에서 내린 아이를 누군가가 불렀다. 데브가 철사로 족쇄를 막 따주고 있던 사내였다.

“해룡님 감사합니다, 바다여 감사합니다…….”

“아빠아.”

사내는 족쇄가 풀리는 대로 아이에게 달려가 품에 안았다. 이제 서너 살 됐을까 싶은 아이는 짜리몽땅한 팔을 휘둘러 아빠의 얼굴을 꽉 끌어안는다. 젖살이 있어야 할 나이임에도 마른 뺨이 유독 눈에 잘 들어왔다.

울고 싶다.

“엄, 엄마…….”

“아저씨…….”

“친타.”

“나디네, 이리 와라.”

그 아이를 필두로 다른 아이들도 제각기 본인들의 인연을 찾아가기 시작했다.

그 수가 딱 절반이었다. 남은 아이들은 부모도 아는 어른도 없는지 우두커니 눈물만 뚝뚝 흘렸다.

“빌어먹을…….”

그것에 바람손이 마른세수를 했다. 데브도 말없이 족쇄를 따주고 있긴 하지만 표정이 굳은 건 똑같았다.

“저, 열쇠를 가진 사람을 아는데…….”

때마침 한 아이가 내게 슬그머니 말을 걸어왔다. 굉장히 용기 있고 똘똘한 아이였다. 내게 말을 거는 건 것도 그렇고 우리에게 필요한 것을 정확히 집어낸 것도 그렇고.

“누구.”

“머리에 빨간 두건을 쓰고…… 매부리코에 사마귀가 난 미들족 여자예요.”

그런 사람이 있던가.

나는 아까 폭풍처럼 몰아치던 때를 떠올렸다. 당한 사람이라면 몰라도 헤집은 입장에선 당시의 면면이 잘 기억나지 않았다.

음, 아니면 혹시 맨 처음에 죽였던 그 사람인가?

종족과 성별을 통해 거르다보면 소거법으로 남는 게 그 사람밖에 없어.

“…그래.”

좋아. 그럼 이건 곧 확인해 보도록 하고.

나는 아이를 물끄러미 내려다보았다. 진짜 가슴 아플 정도로 작은 아이였다. 마음 같아서는 잘했다고 마구 칭찬해 주며 무언가를 잔뜩 먹여 주고 싶다.

“…….”

그렇지만 어림도 없죠? 나는 오른팔을 움찔거리다가 끝내 몸을 돌렸다.

문득, 피로 질척이는 사방이 눈에 들어왔다. 죽이는 광경 자체는 목격 못 했다곤 하지만 시체는 눈에 담았겠지.

입안이 어쩐지 썼다.

짤랑.

그래도 예상은 틀리지 않아서, 내가 맨 처음 죽였던 작자에게 열쇠꾸러미를 얻을 수 있었다. 사람들 풀려나는 속도가 가속화됐다.

“이제 어떡하지?”

다만 문제는 그 다음이었다. 이 사람들을 감당할 여력이 없다.

“지금까지처럼 이들만 남겨 두고 갈 순 없어. 여긴 목책조차도 없다고.”

당연하지만, 여기까지 오며 우린 많은 이를 구했다. 무너트린 산채가 열 개인 만큼 구출한 이의 목숨은 세 자릿수를 넘겼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그들 전부를 보호할 능력이 안 되는 바.

우리는 뒤따라올 이들을 믿고 그들을 산채에 남겨 뒀다. 그곳이라고 안전한 건 아니나, 최소한 바깥으로 나가는 것보단 낫다는 판단하에서였다.

그러나 이들은? 여유가 없다고 두고가기엔 상황이 너무 안 좋다.

지리적 이점도 없고, 이슬을 피할 천장도 없으며, 먹을 것도 부족하다.

결정적인 건 방책의 부재였다. 숲과 평야를 어슬렁거릴 짐승들을 피할 수단이 없었다.

“두고 가면 죽을 확률이 높습니다.”

인퀴지터마저도 그리 발언했다. 맞는 말이었다. 그냥 짐승도 위험한 판에, 이 땅을 돌아다니는 건 악마화된 짐승이었다. 일반인들이 그들과 맞닥뜨리거든 필시 떼죽음을 당할 터였다.

“그렇지만 전 산채로 돌아가기엔 거리가 너무 멀지 않습니까?”

“──!”

그런데, 내 귀로 어떤 소리가 닿았다.

데브의 목소리와 겹치는 바람에 딱 이거다, 라고 정의할 수 없긴 한데…… 기이하게 그 소리가 거슬렸다.

“그렇다고 이들을 그냥 보낼 순 없어. 무엇보다 여긴 애들이 너무 많아.”

“저도 알긴 아는데…….”

나는 휙 손을 들어올렸다. 토론을 벌이던 세 사람의 시선이 내게 닿았다. 입 다물란 신호라는 건 기가 막히게 알아들었는지, 더이상의 말은 없다.

“──!”

또 들렸다. 거리가 멀어서 짓뭉개진 채 들려오긴 했지만, 확실하다. 그건 사람의 목소리였다.

내 몸이 즉시 자리를 박찼다.

“나리?!”

“제발 귀띔 같은 건 해줄 수 없는 거야……?”

“저, 저도 가야, 아니 사람들이. 그치만.”

“일단 제가 가볼 테니 댁들은 여기 사람들이나 보호하고 있어봐요!”

“크, 크읏. 마, 맡기겠다! 그분께 폐를 끼치면 당장 네놈의 멱을 따리라!”

“…너흰 잘도 저 양반에게 맞추는구나.”

바람손이 내 뒷담을 알차게 까는 듯하지만 우리 만두들은 잘하고 있으니까.

나는 마음 놓고 대지를 내달렸다. 발자국이 쿵쿵 찍힐 때마다 몸이 쭉쭉 공기를 가르고 나아갔다.

“달려! 멈추면 안 돼!”

그리고 기어코 소리의 근원지가 눈에 들어왔다. 대략 열댓 명으로 이뤄진 사람 무리와, 그들을 쫓는 여우 일가였다.

마계화의 영향을 받았는지 시뻘건 눈의 그것들은 몸도 늑대만 해져서 굉장히 위협적으로 보였다. 육신에 화살을 몇 개씩 달고 있으면서 아무 문제없다는 듯 달리고 있는 상태라 더 그랬다.

“……! 사람……?”

달리던 와중 선두에 있던 이와 눈이 마주쳤다. 무시했다. 내 몸이 바닥을 강하게 밟고 공중으로 떠올랐다.

“무슨─!”

깨앵!

포물선을 그리며 사람 무리를 뛰어넘는데 성공하면, 이제 내 앞에는 여우 일가가 있으니.

나는 시미터를 뽑았다. 발도하며 대각선 위로 그어진 검이 여우 한 마리를 베었다.

이어 부드럽게 유턴을 한 검이 다시 아래에서 위로, 아까와는 방향만 달리해서 대각선베기를 행했다. 내게 막 달려들던 작은 여우의 몸이 동강 났다.

세 번째로는 내려치기. 제일 작은 것의 몸을 세로로 양분한 검이 마지막으로 앞을 향해 돌진했다.

최후의 표적은 끝에 도열해 있던 수컷 여우였다.

푸욱!

나를 물어뜯으려던 수컷 여우는 대신 칼날만을 머금은 채 절명했다. 입가를 넘어 뇌를 관통했을 검이 핏줄기와 함께 뱉어졌다.

털썩. 여우의 거대한 몸이 바닥에 널브러졌다.

“여우들이 다 죽었어…….”

“그렇게 안 죽던 녀석들이 어떻게…….”

어쩐지 몸에 화살이 많이 박혀 있더라니. 이 사람들이 공격했던 거구나.

나는 어쩌면 당연했을 사실을 새삼 확인하며 검을 회수했다. 시선에 맞춰 수평으로 든 검은 살짝 비틀린 기분이 난다.

주운 검이니 고장난다고 해도 할 말은 없지만.

“저, 그, 당신은 누구십니까?”

조금 잠잠해졌나 싶었을까. 선두에 있던 사람이 내쪽으로 천천히 다가오며 말을 걸어왔다.

흰색에 가까운 밀빛 머리카락과 날카로운 눈매, 뾰족한 귀에 주렁주렁 달린 뼛조각이 눈에 띄었다.

철컥. 내 검이 유려하게 돌아 검집으로 돌아갔다.

“네 알 바 아니다.”

나는 오히려 당신네들이 더 궁금한데.

여우에게 쫓기고 있었다곤 하나 무장 상태가 보통이 아니다. 다들 검을 하나씩 들고 있는 것만 봐도 알 수 있는 사실이다.

더구나 일부에게선 바람손이랑 비슷한 냄새가 난단 말이지…….

혹시 해적인가?

“나리!”

발소리 하나 없이 목소리가 하나 추가되었다. 그 은밀함에 사람들이 소스라치게 놀라며 고개를 돌렸다. 무기가 그쪽으로 향한 건 덤이었다.

“하이고, 왜 이렇게 빠르십니까요.”

그러나 데브는 이상한 곳에서 참 담대한 녀석이라. 그는 제게 시선이 몰리든 말든, 칼 끝이 향하든 말든 태평히 말만 걸어왔다.

“이건 또 뭡니까. 악마? 그 거리에서 이 소릴 듣고 잡으러 온 거였습니까?”

데브는 징하다는 말 하나 없이 내게 비슷한 뜻을 전달하는 데 성공했다.

“그리고, 어라 이 사람들은…….”

이제야 데브의 고개가 저쪽으로 돌아갔다. 정말 이제 발견해서 본 건지는 글쎄. 나는 아니라고 생각한다.

“댁들은 누굽니까?”

어쩌면 나 때문에 뒷전으로 미뤄 둔 척조차 데브의 안배인지도.

“…후. 나는 푸른달 와티아. 본직업은 해적이지만…… 지금은 임시로 대항군의 행동대장을 맡고 있다.”

왜, 바람손 얼굴도 알아본 쟤가 다른 해적 얼굴도 알고 있을지 누가 알아.

“대항군?”

“그래, 대항군. 아직 소식을 못 들었나 보지? 비푸릿과 그 휘하 해적들에게 저항하고자 만들어진 집단이다. 보다 정확히는 그 새끼들에게서 사람들을 보호하기 위해서.”

푸른달은 그리 말하며 내쪽을 힐끔 보았다.

“우린 지금 끌려간 사람들을 찾고 있는데…… 혹시 여유가 된다면 도움을 청해도 될까?”

“우리가 누군 줄 알고 그리 말하십니까요. 비푸릿 일당이라고 생각하진 않습니까?”

“날 구한 것도 모자라 저 악마 같은 짐승을 죽인 사람이? 퍽이나. 그 새끼들이었다면 날 죽게 방치했을 거다. 그리곤 가루를 뿌려 대며 저 짐승들로부터 유유히 도망쳤겠지.”

푸른달이 정보를 쉽게 말해 주는 건지, 그냥 데브가 대답이 나올 수밖에 없는 질문을 골라서 하는 건지.

덕분에 지식이 덩달아 늘어간다. 의병이 활동한다거나, 그 의병에 해적·민간인 할 것 없이 소속돼 있다거나, 비푸릿 일당에게 저 짐승들을 피할 방법이 있다는 것 따위의 지식이.

“그렇습니까요.”

“그래서, 대답은? 만약 대가가 필요한 거라면─.”

“데려가라.”

그리고 그것만 알면 솔직히 다 안 거 아닌가 싶다. 데브야 좀 더 자세한 사정을 캐고 싶겠지만 내쪽은 이걸로 이미 상황 파악 끝이라.

거기에 푸른달이 말하는 ‘끌려간 사람들’은 아무리 봐도 우리가 지금 임시보호하는 그 집단 같단 말이지.

그들을 받아 줄 단체가 있다면 오히려 환영이다.

“뭐?”

“데려가라고 했다.”

“……??”

나는 그 말을 남기고 뒤를 돌아 왔던 길을 되짚었다. 전적으로 데브가 해결해 줄 것을 믿는 행위였다.

“…그, 당신들이 찾는 사람들. 저희가 아까 전에 구한 것 같아서 말입니다.”

“뭐어?”

것봐! 데브가 해준다니까!

“일단 보러 가시죠?”

“그, 그러지…….”

상부상조이되 내 인성만 바닥으로 떨어진 듯한 타협이 극적으로 이뤄졌다.

“어, 이제 온 거야? 대체 어딜 갔던…… 와티아 누나?”

“…수리야? 정말 수리야 너냐?”

“…맙소사, 탐색하러 몬타타에 갔다가 소식이 끊겼대서 걱정했었는데, 여기 있었던 거냐고!”

“빌어먹을, 누가 할 소리를! 망할 동생 놈이!”

조금 더 간다면 신의 농간인가 싶을 형제 상봉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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