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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인공이 컨셉충이면 곤란한가요-29화 (29/389)

◈29화 선택의 결실 앞에서 (4)

“심각하군요. 모험가 길드는 아직 보지 않았으나, 그쪽도 신전과 크게 다를 것 같진 않습니다.”

인퀴지터는 그리 말하며 빠르게 걸음을 놀렸다.

“아마도 그렇겠지요.”

아크메이지가 그녀의 의견에 동의해 주었다.

“일단, 악마기사를 만난 후 이야기를 나눠 봐야 할 것 같습니다. 그분도 하수도로 가자고 하실 것 같지만…… 음? 네놈?”

그러다 잠깐. 그녀는 여전히 꼴보기 싫은 이와 마주쳤다.

“어째서 혼자 있는─.”

“빨리 따라가는 게 좋을 겁니다요.”

“…뭐?”

“기사 나리, 혼자 하수도로 가셨습니다.”

간과할 수 없는 발언이었다.

“이런…….”

“그분을 혼자 보냈나!”

“그럼, 뭐. 따라갑니까? 애초에 이쪽 일은 그게 아니거든요?”

“하, 그래. 범죄자에게 무엇을 기대하겠나!”

“내가 범죄 저지르는 거 본 적도 없으면서 매번 범죄자, 범죄자……!”

“그럼 네놈이 범죄자가 아니면 무엇─!”

“그만!! 지금 중요한 건 그게 아니지 않습니까!”

“……!”

메이지의 호통이 있고 나서야 그녀는 아차 했다. 목하 우선해야 할 일은 저 도둑과 입씨름하는 것이 아니라 앞서간 악마기사를 따라잡는 일이었다.

“그이 성격상 휴식은커녕 보급조차 제대로 갖추지 않고 떠났을 터. 어서 찾아야 합니다.”

맞는 말이다. 가능하면 최소한의 정비를 갖추고 지하도로 내려가고 싶었으나, 이렇게 되면 그를 먼저 따라잡는 게 우선이었다.

“…이 일이 해결된 후 마땅한 죄를 묻고 말 것이다.”

“하, 물을 죄는 있고?”

그건 또 부정할 수 없는 이야기라.

그를 만난 곳이 도적과 강도가 가득한 장소였고, 첫 등장이 꼭 습격하려 드는 것 같았기에 도적이라 부를 뿐, 실제로 그가 범죄를 저질렀는지는 알지 못했다.

그녀가 저치의 범죄 행각을 목격한 건 고작 사적 보복이 다였다. 그마저도 대상이 악마계약자란 시점에서 다소 무의미한 경향이 있고.

하지만, 하지만 그럼에도 인정하고 싶진 않다. 악마기사와는 다른 케이스였다.

악마기사는 ‘악마’를 몸에 품었을 뿐, 그 본인은 더없이 청렴하고 강직했다. 죄를 범하기 가장 쉬운 입장임에도 스스로의 의지로 버텨 냈단 이야기다.

반면 저치는 어떤가? 저치가 있었던 골목은?

‘악마’를 담지 않아도, 그들과 계약하지 않아도 인간은 죄를 범할 수 있다. 어떤 의미로는 그게 더 악질이었다. 그들은 올바르게 살 수 있음에도 본인의 편의와 쾌락 따위를 위해 악을 택한 것이니까.

그래서 그녀는 저 이를 용납할 수 없었고, 함에도 확실하지 않아 혼란스러웠다.

그녀는 명확히 증명된 죄를 심판할 수 있을지언정, 죄를 저질렀을지도 모를 대상을 대하는 법은 익히지 못했다.

“…기억해 두겠다.”

해서, 그녀는 결국 그런 말밖에 할 수 없었다.

신전 밖의 세상은 여즉 이다지도 어려웠다.

* * *

“생각했던 것보다 약한데…….”

사실 다들 위험하다고 말리길래 좀 쫄긴 했었다. 하나도 아니도 다들 겁주니까 좀 불안했다고 해야 하나.

함에도 들어온 건, 언제나 그렇듯이 메타적인 이유였다. 밸런스 패치를 심각하게 못하지 않는 이상, 몬스터의 레벨이 급격하게 올라갈 일은 드물지 않은가.

레벨이 많이 올라도 그렇다. 이때까지 대부분 일격, 이 격이면 처리됐다. 어지간하면 못 죽일 정도는 아닐 터였다.

그렇다고 대가리부터 박은 게 현명한 행위가 되진 않겠지만.

“길 찾기가 더 어렵잖아…….”

다행히도 사냥 자체는 아무런 문제가 없었다. 단지 길 찾기가 문제였을 뿐.

“후…….”

몇 시간이나 흘렀을까. 셋, 넷? 아니면 다섯?

피로도는 100을 찍은 지 오래고, 그 외엔 시간을 짐작할 만한 물건이나 시스템이 하나도 없다. 그저 오래되었겠거니 여기는 게 다였다.

지도도 그렇다. 한 구역만 탐색했던 저번과 달리 이번엔 도시 전체의 지하도를 수색하는 거라 지도에 표기하며 진행해도 범위 좁히기가 힘들었다.

심지어 이 망할 악마 새끼들이 새로 굴도 뚫어 둬서…….

그래도 멈출 수는 없다. 여기서 포기하기엔 온 길이 너무 아까웠다. 이쯤 되니 이게 게임을 하는 건지 사서 고생을 하는 건지 헷갈리긴 하지만, 어쨌든 아깝다 이 말이다.

그런 연유로 나는 잡념을 지우며, 뺨에 묻은 핏방울을 닦아 냈다.

옷이야 시간이 흐르면 자동으로 깨끗해지니 상관없다지만, 살갗에 묻은 건 또 제외라서 너무 찝찝했다.

사타구니까지 핏물에 척척해진 채로 몇 시간이나 견뎠기에 더 그랬다.

「적의를 품은 대상이 반경 20m 이내에 존재합니다.」

그러나 색적스킬이 한 번 울면, 그런 불쾌함도 내던져야 한다.

나는 반사적으로 무기를 휘둘렀다.

콰직!

검게 물든 검이 구울의 목을 반쯤 잘라 내고, 제 발은 구울의 배를 걷어찼다. 하면 적과 거리가 벌어지며 목에 박아 넣었던 칼날도 뽑힌다.

서걱!

그 다음으로 이어지는 건 당연히 그 뱃가죽을 반으로 가르는 행위다. 그래야먄 구울은 온전히 죽어 재로 화했다.

「적의를 품은 대상이 반경 20m 이내에 존재합니다.」

가장 근접해 있던 적이 발각·처리됨에 따라, 이어서 다음 대상이 표기되었다.

세 걸음 앞, 코너. 곧 튀어나온다. 달리는 소리로 보아 종류는 아마 삼목구일까?

그렇다면?

저는 활시위를 당기듯이 어깨를 뒤로 향하고 검을 수평이 되게 잡았다. 일순 피 묻은 검신에 검은 기운이 줄기줄기 뻗었다.

「스팅거│무기에 마력을 두른 채 전방에 마속성 찌르기를 행한다.

효과: 마력 6 소모. 전방 범위에 들어온 적을 270%의 대미지로 공격.」

미습득 스킬 사용이 가능함을 깨달은 이래, 참격보다도 먼저 체득한 스킬이다. 아무래도 동작이 가장 편해서.

커엉─!

콰직!

튀어나온 삼목구는 끝까지 짖지도 못한 채 머리통이 박살 나 죽었다. 덕분에 확인 사살할 필요는 없었다.

“퉷.”

뭐, 육편이 계속 입에 들어가는 건 감수해야 한다. 으, 찝찝해.

나는 살점의 기름과 끈끈한 체액이 묻은 검을 털며 혀를 계속 움직였다. 그러다 문득, 귀 한가운데 참방거림이 하나 박혀 왔다.

‘온다.’

「적의를 품은 대상이 반경 20m 이내에 존재합니다.」

가끔, 색적스킬이 늦게 발동되는 때가 있다. 혹은 제 직감, 본능 따위가 스킬보다 우선되는 순간이.

나는 다급히 몸이 시키는 대로 검을 제 앞에 두었다. 대각선으로 기울여, 무언가를 막아 보이는 자세였다.

까앙!

악마의 것이라고 하기엔 너무도 매끄러운 손톱─철제 무구─이 칼날에 막혔다.

“하!”

“칫.”

사람? 사람인가?

나는 검은 연기와 함께 뒤로 물러나는 자를 확인했다. 전체적으로 인간형이었는데 외관이 썩 정상적이진 않았다. 암, 검게 변한 혈관이나 핏줄이 선 흰자위, 백태가 낀 눈동자는 솔직히 산 사람보단 시체의 것 같지 않나. 혹은 마기 침식이 한계에 달했을 때의 모습 같기도 하고.

「뱀파이어│자의로 마기 침식을 받아들여, 인간이 아닌 악마로 변한 자들. 이성을 유지하기 위해 남의 생명을 갈취한다.」

그런 내 궁금증을 해결하듯 창이 정보를 내놓았다. 인간이길 포기한 자들. 컨셉이 딱 싫어할 부류였다.

“악마에게 넘어간 버러지인가……!”

하여 흔쾌히 분노해 주었다. 찰박. 저편으로 물러났던 적이 오수를 밟으며 내게 달려들었다. 검은 안개가 풀풀 흘리는 그것은 어쩐지 익숙하고, 동시에 짜증났다.

“죽어라, 배반자!”

배반자는 무슨. 그쪽에겐 받은 것도 없는데, 배신 운운하는 것도 웃기다.

그런 말 할 거면 좋은 아이템 하나 내놓고 하라고! RPG 주제에 나 여기서 장비템 하나 먹어 본 기억 없으니까!

물론 줘봤자 컨셉 이미지 유지한다고 안 바꿀 거지만!

챙! 채챙! 챙!

손톱과 닮은 무기를 낀 적이 날카롭고 집요하게 품을 노렸다. 지금까지 봐왔던 어떤 적보다도 날랜 움직임이었다.

그러나 아무리 빨라도 내가 보고, 반응하지 못할 만큼은 아니다.

그거면 충분했다.

나는 검을 오묘하게 움직이는 것으로 손톱을 전부 막아 내며 품에 손을 집어넣었다. 빠르게 거치대에서 단검 하나를 뽑아낸 손이 앞으로 그것을 던졌다.

“……!”

적의 눈동자가 일순 커지고, 나를 노렸던 손이 다급히 본인의 급소를 가렸다. 팅! 나이프가 손을 둘러싼 철판과 부딪치며 튕겨 나갔다.

그러나 그것으로 동작이 무너졌다. 나는 롱소드를 들지 않은 오른손을 뻗었다. 콱! 적이 올린 가드 사이를 교묘히 파고든 손이 적의 목덜미를 붙잡았다.

“컥!”

숨 삼키는 소리가 울려 퍼지길 찰나. 나는 적을 손으로 고정시킨 상태에서 칼을 내리찍었다.

푸욱!

살점 파고드는 소리와 함께 롱소드가 적의 심장께를 꿰뚫었다. 만약 심장이 안 찔렀더라도 각도상 주요 장기가 전부 상했을 것이다. 절대 못 살아남는다.

“배신, 자가─!”

그러나 죽음을 각오한 적이 끝까지 발악하려 들었다. 내 팔을 움켜쥔 적이 조금이라도 상처를 내고 가겠다는 양 손톱을 살갗 아래로 박아 넣으려 든 거다.

으드드득!

“커어어억!”

한데 내가 그걸 뻔히 보면서 봐줄 이유가 있나.

나는 억지로 힘을 주어 칼날을 옆으로 그었다. 뼈 으스러지는 소리와 근육이 파열되는 소리가 뒤섞이며 끝내 옆구리로부터 검신이 몸을 드러냈다.

털썩.

바로 절명한 적을 내던지고. 나는 오른팔을 확인했다. 다행히 건틀릿 위에 자국만 남았을 뿐 부상은 없었다. 이런 걸 노리고 설정한 건 아니지만 참 다행이었다.

다리에 붕대를 벌써 하나 쓴지라, 하나 더 쓰면 아까웠다.

“좋아, 그럼 이제 길은…….”

나는 요긴히 써먹는 단검을 회수하며 고민했다.

적이 있는 곳에 길이 있을 거란 판단 끝에 기척이 몰린 곳만 쫓아온 결과물이 이 상황이라.

그리고 방금 엘리트급 몬스터가 처음으로 등장했다. 쓸모없는 구역에서 상위 몹이 등장할 리 없으니 결국 여기까지는 감이 맞았단 소리다.

“여기겠지.”

또한 뱀파이어는 방금 오른쪽 코너에서 튀어나왔다. 높은 확률로 다음 길은 여기다.

그그그극.

그래도 혹시 몰라, 벽에 롱소드를 긁어 흔적을 남겼다. 돌벽이었다면 불가능했지만, 지금은 식물의 뿌리인지 뭔지 모를 까만 가닥들에게 뒤덮인 상태라 얼마든지 자국을 새길 수 있었다.

푸욱.

“잡았다.”

그때 무언가가 뒷목에 박혔다. 따끔한 반경이 작은 걸 보면 관통했거나 베인 건 아닌 듯한데.

「적의를 품은 대상이 반경 20m 이내에 존재합니다.」

그보다 이 게임은 뭐가 문제기에 색적스킬 발동이 제멋대로야. 어쩔 땐 20m에 들어온 순간 칼같이 울리면서, 어쩔 땐 뒤가 잡히도록 안 울린다.

혹시 적에게 대응하는 스킬이라도 있는 건가? 아니면 스킬 레벨 부족? 어느 쪽이든 확실히 좀 해줬으면 좋겠다.

“그레첸, 어째서 배신했는지는 모르겠지만…….”

나는 빠르게 차오르는 중독 수치를 확인하고, 아직 미처 넣지 않은 단검을 건틀릿 사이로 살살 굴렸다. 뒤에 있는 적에겐 내 몸통에 가려져 이 짓거리가 보이지 않을 테다.

“이젠 다시 그분의 품으로─.”

그리고 중독 수치가 90에 접어든 순간, 나는 몸을 휙 돌려 단검을 휘둘렀다.

“커억!”

목소리가 들리는 위치로 키를 어렴풋이 예상해서 휘두른 건데, 빙고다. 정확히 목을 베었다.

팅!

롱소드를 든 손으론 빠르게 뒷목에 박힌 것을 빼냈다. 독침이 바닥에 튕겼다가 이내 오수 아래로 가라앉았다.

“커, 커읍!”

그러면 남은 건 독침을 박은 놈 처리뿐이지?

나는 목을 부여잡고 출혈을 막으려 드는 이를 보고, 검을 똑바로 쥐었다. 등불에 비친 적의 눈동자가 공포로 절여지며 그만하라는 듯 손을 뻗어 왔지만 알 바 아니었다.

“지옥에 떨어져라.”

나는 적의 수급을 취했다. 전리품으로 가지기엔 너무 징그러워서 그냥 버렸지만 어쨌든.

「적의를 품은 대상이 반경 20m 이내에 존재합니다.」

“…시발, 뱀파이어랑 암살자 하나만 데리고 저런 괴물을 상대하라면서 우릴 보낸 거야?”

“시간을 끌라는 것도 정도껏이지……!”

그런데 그사이에 새로운 적들이 추가되었다. 음침로브를 안 쓴 걸 보면 악마계약자는 아니고, 그냥 힘 좀 쓰는 근접 계열 적들이려나? 귀찮다면 귀찮고, 반갑다면 반갑다.

“스스로 목을 내밀러 왔나.”

그도 그럴 게, 이렇게까지 우르르 나와 주면 내가 길을 정확히 찾았다고 확신할 수 있지 않은가!

“좋다. 전부 그 목을 쳐내 주마, 벌레 놈들아!”

마중 감사다, 이 자식들아!

* * *

“사제님, 무사하셨군요!”

“어이, 무기 치워!”

“당장 길을 열어 드려!”

“예…….”

인퀴지터는 사람들의 환대를 받으며 하수관을 빠져나왔다. 아크메이지는 사람들의 부축을 받으며 이미 방어선 너머로 올라간 상태다.

“혹 다치신 곳 있으십니까?”

“저는 괜찮습니다. 다만 아크메이지님이…….”

“큰 부상은 아니니 걱정마세요, 사제님.”

그런가. 그렇지만 부상을 입은 시점에서 이미 형편은 좋지 않았다.

“죄송합니다, 인퀴지터. 제가 좀 더 빠르게 반응했더라면…….”

“아크메이지님의 탓이 아닙니다. 처음부터 무리한 돌입이지 않았습니까.”

아크메이지는 원래 몸을 쓰는 부류의 사람이 아니다.

더구나 지난 며칠 간 그들의 행적은 어떠했지? 근 일주일 간 푹 쉰 기억이 하나도 없다. 밤에 제때 잔 적도 드물며 식사도 날림으로 해치운 채 끝없이 움직였단 말이다.

보통의 마법사라면 이미 골병들고도 남았다. 단지 아크메이지의 종족이 샤기기 때문에, 우월한 체력과 빠른 반사신경을 타고나는 샤기족이었기에 여즉 버텼을 뿐이다.

“오히려 저야말로 죄송합니다. 제가 조금만 더 빨리 움직였더라면…….”

반면 그녀는 어떤가? 신성력은 약간의 고통이 따를지언정, 그 대가로 그녀에게 거의 무한하다시피한 체력과 악마에게 굴하지 않을 무력을 주었다.

그녀의 의지만 무너지지 않는다면 세상 모두가 쓰러질 순간에도 그녀는 싸울 수 있단 이야기다.

함에도 정신적 피로 하나를 못 이겨 아크메이지를 향한 공격을 허용했다. 용사로서도, 이단심문관으로서도 실격이었다.

“…저, 찾으러 가신다는 기사님은…….”

하물며 무리한 진입의 원인이 된 목표조차 이루지 못했다. 인퀴지터는 이를 아득 깨물며 고개를 저었다.

“찾지 못했습니다.”

그가 나아간 흔적 자체는 발견했다. 추적마법까지 갈 것도 없이, 도살당한 악마들의 시체가 표지판처럼 놓여 있는데 못 보는 게 외려 이상했다.

“너무, 너무 안으로 깊이 들어가셨습니다.”

다만 그래. 그의 전진 속도가 너무 압도적이었을 뿐이다.

그가 정리하며 넘어갔음에도 다른 악마가 그 자리를 채울 만큼 적의 숫자가 많았을 따름이고.

“이 늙은이는 밖에 남을 걸 그랬습니다. 제가 인퀴지터의 발목을 잡았군요.”

“아닙니다. 저 혼자 들어갔다 해도…… 결국 혼자 나왔을 겁니다.”

이번 진입의 목적은 악마기사를 따라잡아 설득한 후, 바깥으로 데려 나오는 것이었다. 당장 지하도를 탐색하기엔 너무 지쳤던 까닭이다.

해서 정비의 시간을 가지고 제대로 수색을 하자고 제의하려 했는데…… 하, 설득의 기회조차 얻지 못한 게 지금이다. 이제 그들의 선택지는 하나뿐이었다.

“쉬시지요, 아크메이지님. 다섯 시간 후 진입하겠습니다.”

무리하게 진행하여 피해를 더 입느니, 그들끼리라도 휴식을 취한 후 체력을 회복해 들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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