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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인공이 컨셉충이면 곤란한가요-23화 (23/389)

◈23화 돌이킬 수 없는 (2)

나는 아크메이지를 힐끗 보았다. 인퀴지터가 하는 소리를 도저히 못 알아듣겠던 까닭이다.

그렇지만 아크메이지는 다른 의미로 심각한 표정─내게 도저히 해설해 주지 않을 듯한─이라. 나는 이를 뿌득 갈며 얼굴을 짚었다.

“…네놈에게 언어를 낭비하는 재주가 있음을 새삼 깨닫게 하지 마라.”

“정상으로 돌아오셨군요!”

진짜 뭐라는 거야.

나는 얼굴을 짚지 않은 손으로 얼얼한 명치를 쓰다듬었다.

진짜 쟤 때문에 위기감 다 가셨다. 컨셉상 화를 내야 하긴 하는데 도저히 화도 못 낼 정도였다.

진짜 어이가 없다.

“…저, 많이 아프십니까?”

그걸 말이라고…….

아니야, 됐다. 더 강한 통증이 있으면 약한 통증은 덮인다고, 명치의 아릿함 덕분에 불안감이 많이 덜어졌다.

그리고 그건, 내가 생각하기에 훨 나은 방향이었다.

아무렴, 로그아웃……에 대한 공포에 잠식되어 아무것도 못 하느니, 뭐라도 하면서 시간을 보내는 게 정신엔 훨 낫지 않겠는가.

“죄송합니다.”

나는 김치만두를 착잡하게 노려봐 주곤, 차린 정신으로 할 일을 찾았다. 마침 내겐 퀘스트가 있었다.

물론 이게 정말 옳은 선택인지는 모르겠는데…… 가만히 있는다고 달라지는 건 없다. 영양제 다 떨어질 때까지 마냥 가만히 서 있을 것도 아니니까.

다른 건 몰라도 퀘스트를 하다보면 시간은 잘 가겠지.

“가십니까?”

“네놈의 혀는 무엇을 위해 존재하는 부위지?”

“가시죠!”

인퀴지터가 해맑게 내 뒤를 따랐다. 아크메이지는 여즉 심각한 얼굴이다.

거기에 내가 잠시 주변 소리에 관심을 껐던 사이 대체 무슨 대화를 나눴는지, 경비병들도 은근슬쩍 우릴 뒤따랐다. 일부긴 하지만 경비병이 붙었단 점에서 공권력이 따라붙었단 거나 다름없었다.

“악마기사.”

나는 느릿느릿 차오르는 HP창을 확인하며 다리를 빠르게 놀렸다. 보폭으로 그것을 겨우 따라잡던 아크메이지의 입이 마침 열렸다.

“정말, 괜찮은 건가?”

이 양반은 또 왜 이래. 나는 그냥 로그아웃을 하려던 것뿐인데 다들 대체 무슨 오해를 하는 거냐고.

이러다 내가 로그아웃이라도 하면 그동안은 악마에게 먹혀 있다는 설정 튀어나오는 거 아냐?

“정말로 아무 문제없는 건가?”

됐고, 일단 대답은 줘야 하는데…… 일단 여기서 로그아웃 소리를 낼 수 없으니 저들의 오해를 이용하긴 해야겠다.

하면 이럴 땐 어떻게 반응하는 게 좋을까. 예민하고 신경질적인 데다가 트라우마를 자극받은 상태의 이는 뭐라 대답할까.

“내게 신경 쓰지 마라.”

나는 오른팔을 꾸욱 붙잡았다. 아크메이지의 표정이 더욱 굳었다. 인퀴지터도 비슷했다.

다만 김치만두는 희망이라고 해야 하나, 신뢰를 기반으로 반짝이는 반면, 아크메이지는 내가 무너질 걸 상정한 눈빛에 가까웠다.

NPC들 성격 차이 한번 더럽게 잘 표현됐다.

“어찌 신경 쓰지 않겠는가. 차라리…….”

“내게, 신경 쓰지 말라 했다……!”

예전에 인퀴지터가 내 오른팔을 붙잡으려 했을 때와 비슷하게, 나는 날선 반응을 내세웠다.

감정도 그때와 닮은 것만 골랐다. 자기혐오와 공포, 분노.

“…네놈들이 할 일은 악마를 죽이는 것이고, 내가 할 일 또한 악마를 죽이는 것이다.”

으하학. 재밌다.

“그건 자네도 포함인가?”

그렇지만 이런 식으로 훅 치고 들어오시면 좀.

예상했고, 유도한 반응이긴 하지만, 이렇게까지 직설적으로 들어올 줄은 몰랐단 말이야.

“당연한─.”

“무슨 소리를 하시는 겁니까, 아크메이지님. 악마기사께서 악마가 될 리 없잖습니까.”

……?

“전 악마기사를 믿습니다. 당신의 굳건한 이성과 단단한 정신력을 신뢰합니다. 당신은 절대 악마에게 넘어가지 않을 사람임을, 저는 확신합니다.”

어어, 그래. 플레이어니까 절대 넘어갈 일이 없긴 하지. 근데 넌 나에 대해 뭘 안다고 그렇게 소신하냐.

“그러니 흔들리셔도 됩니다. 제가 기다리겠습니다. 버텨 보이겠습니다. 당신이 깨어날 때까지.”

…얘 진짜 왜 이래? 내가 뭘했다고 혼자서 신뢰를 그렇게 쌓은 거야? 너 왜 나 몰래 내적친밀감 쌓냐 진짜? 스토리라지만 너무 과하지 않아?

진짜 뭐야??

“…외눈깔은 내가 아니라 네놈이었나 보군.”

돌겠다. 난 몰라. 이건 내 잘못 아니다. 게임사 잘못이다. 스토리 캐릭터 강제로 붙여 주겠답시고 호감도 설정을 이상하게 짠 너네 잘못이라고!

“어, 저는 두 눈 다 멀쩡합니다.”

“…인퀴지터, 저기서 말하는 외눈깔은 정말 애꾸눈을 뜻하는 게 아닙니다.”

“헛, 그런 겁니까?”

…와중에 쟤는!!

“엇, 예고는 하고 뛰어 주십시오!”

“…늙은이 좀 배려해 줄 생각은 없는 겐가.”

몰라 이 김치만두야! 신전 가서 쌓인 폭력성을 풀어야 한다고! 다 이 빌어먹을 게임 탓이야!

* * *

인퀴지터는 타락자를 한시라도 더 세상에 내버려 둘 수 없다는 듯 앞서 나가는 이의 등을 가만 보았다.

사실, 안 된다느니 로그아웃이라느니 하는 악마기사의 말을 온전히 알아듣지는 못했다.

다만 그녀는 그의 창백한 낯과 파르르 떨리는 입술, 깨진 유리창처럼 금 가 버린 눈동자에서 명백한 공포를 읽었을 뿐이다.

한데, 악마기사처럼 강건한 이가 두려워할 만한 게 무어가 있겠나. 용조차도 베어 내는 막강한 기사에게 공포를 선사할 수 있는 게 얼마나 되겠어.

그녀의 생각에는 단 하나밖에 없었다. 그의 팔에 깃들어, 언제든 악마기사를 잠식해 버릴 수 있는 것. 오른팔의 악마.

하지만 안타깝게도, 그녀가 그에 대해서 할 수 있는 건 없었다. 그녀에겐 악마기사의 팔을 잠식한 악마를 정화할 능력도, 악마와 겨루고 있을 기사의 영혼을 도울 힘도, 하다못해 그를 응원할 말주변도 없던 까닭이다.

그녀가 가진 것이라곤 오직 이단심문관으로써 쌓아 온 무력과 과분한 용사의 문장, 신성력, 마지막으로 악마기사란 사람의 견고함을 알아볼 시간뿐이었으니.

하므로, 그녀는 믿기로 했다.

『희생된 자에게도 그 말을 해보지 그래.』

비록 힘은 험하고 태도가 불량할지라도 그 누구보다 고결하게 헌신하는 이를 의심하지 않기로 했다.

『너흰 정보를 누가 가져다 줘야만 악마를 잡나?』

선택된 용사보다도 더욱 용사 같은 그를 신뢰하기로 했다.

『악마는…… 전부 죽어야 마땅하다……!』

그가 결코 악에게 굴종하지 않을 것임을 알기에, 그를 신의하기로 했다.

다행히, 그녀에겐 악마기사가 악마에게 잠식되더라도, 그가 정신 차릴 때까지 견디고 버틸 수 있는 무력이 있었다.

『네 머리카락을 돌아보면서 입 간수 잘해야 할 거다.』

…당신이 먼저 내게 나아질 기회를 베풀어 주었기에, 그녀 또한 타인에게 그런 기회를 주는 사람이 되고자 노력할 수 있었다.

비록 아직은 많이 부족하더라도.

* * *

「소몬: 신전」

두웅, 하는 종소리와 함께 신전에 도착했다. 낮이라 그런가. 밤에 도착했을 때보다 더 많은 사제가 고개를 내밀었다.

물론 그중엔 나를 악마로 오해한 자도 나왔다. 내게 소리치기 전에 안면을 익힌 사제들이 알아서 처리해 줬지만.

「❖ 불길한 전조

∎ 신전으로 이동

∎ 악마계약자와 내통한 배신자들 찾기」

그런데 이제 내통한 배신자를 어떻게 색출하지.

“오셨습니까, 대리자…….”

내가 방법을 두고 고민할 즈음, 인퀴지터가 메이스를 바닥에 찍었다. 쿵. 둔중한 울림이 신전 입구에 울려 퍼졌다.

그녀의 얼굴엔 여기까지 오며 보여 줬던 맹함이 조금도 보이지 않는다. 일에 들어가면 정말 철저해지는 이단심문관이었다.

“해당 신전에 소속된 모든 이를 예배당으로 집결시키십시오.”

“예?”

“이단심문관으로서 내리는 명령입니다. 어떤 이유에서든 빠지는 것은 허락하지 않습니다. 한 명도 빠짐없이 데려와야 할 겁니다.”

“그, 무슨…….”

“아크메이지께서는 예배당에 결계를 쳐주십시오.”

“예. 제게 맡기시지요.”

“부탁드립니다.”

…이제 보니 이 퀘스트, 내가 안 해도 알아서 진행될 것 같다. 나는 롱소드의 칼자루를 만지작거렸다.

여기서 내가 할 일이 있다면, 그건 아마 도망치거나 반항하는 것들을 잡는 일이겠지.

예컨대, 저기 눈 굴리며 슬쩍 빠지려는 놈 같은 거.

“언어를 이해하는 능력이 부족한가 보군.”

“무, 무슨 말씀을…….”

“아니면, 신의 선택을 의심할 만큼 신앙조차도 가지지 못했나?”

이놈이 진짜 배신자인지 그냥 아는 이들에게 이 소식을 알리러 가는 건지는 알 수 없다.

근데 어째 기분이 찜찜하더란 말이지.

나는 최대한 스산한 목소리를 내며 사제를 내려다보았다. 목소리 연기는 크게 몰입할 것도 없는 일이고, 표정은 애초에 생겨 먹은 게 냉하도록 디자인한지라 겁주기는 아주 쉬웠다.

“도움에 감사합니다, 악마기사.”

“감사 따위 논하지 마라. 난 네놈을 도운 게 아니라 타락자를 잡으려 한 것뿐이니.”

와중에 하나 더 빠져나가려 하네. 잡았다 요놈.

“어째서 저런 걸…….”

“악마를 품고 있는데…….”

악마의 힘을 품은 이가 감시하고 제한하는 게 다소 고까운지, 사제들의 눈깔이 험해졌지만 난 신경 쓰지 않았다. 컨셉에게도 니들은 타락자야 타락자. 알아?

“들어가라, 했을 터다.”

“……!”

감시에 관한 스킬 없는 건 좀 아쉽네. 색적을 올리면 좀 도움 되려나… 아, 맞다. 스킬. 나 레벨업했지.

근데 색적 트리를 더 찍는다고 해도 범위가 20m에서 30m 되는 정도라. 차라리 도망치는 이들을 쫒을 수 있게 추적 관련 트리를 쌓는 것도 좋아 보인다.

사실 가장 좋은 건 협상 트리에 있는 거짓간파겠지만 그건 스킬 포인트 부족으로 당장 찍기 불가능하니까.

음. 생활스킬에서 의외로 쏠쏠한 게 많단 말이지? 공격스킬은 아직까진 브레이커와 그라운드 크래쉬면 충분…… 맞다. 스팅거 버그. 그것도 있었는데.

하. 이 게임 묘하게 버그가 많단 말이지. 제일 빡치는 버그는 역시 로그아웃쪽이지만…….

나는 미간을 좁히는 것으로 아픈 골치를 마음껏 표출했다. 표정 썩히는 건 얼마든지 해도 캐릭터 붕괴가 아니란 점에서 제법 마음에 들었다.

“전부 모였습니까?”

각설하고, 한참만에 예배당이 가득 찼다. 물론 도중에 도망치려던 이들도 몇 있었고, 소식을 전해 듣지 못해 일하던 이들을 수색하는 작업도 있었다.

인퀴지터가 데려오고, 나중에 지원까지 온 도시의 경비병이 아니었다면 시간은 더 걸렸을 거다.

“연락이 닿지 않아 찾고 있는 자가 일곱 정도 있긴 하지만, 그 외는 전부 있습니다.”

“좋습니다.”

예배당의 신상 앞에 선 인퀴지터가 숨을 느리게 뱉곤 직후 방패로 바닥을 내려찍었다.

희번뜩, 하고 뜬 녹안이 그 푸르른 색상과 반대되는 붉은 광기를 머금었다.

“지금부터 이단심문관의 권리로 재판을 시작합니다.”

…왜 도적이 이단심문을 무서워했는지 알겠다. 악마 사냥할 때도 악바리가 되곤 했지만, 타락자 앞에선 정말 돌아 버리는 게 이단심문관들이었다.

“모든 이가 죄를 시험받을 것이요, 죄가 없는 자들은 풀려날 것이며…….”

여기가 그나마 신성력이 존재하고, 악마라는 적이 명확히 실존하는 세계관이니 망정이지. 아니었다면…….

이야. 게임 무서웠겠는데. 뭐, 그런 게임도 해보면 그 나름의 재미가 있긴 하지만.

“감히 신의 종으로 위장한 채 삿된 짓을 저지르던 부정자들은 정당한 심판을 받게 될 것입니다.”

“그, 무슨……!”

“조용!”

이단심문 선언에 신전이 소란스러워졌다가, 이내 쥐 죽은 듯 고요해졌다.

“해당 신전에 소속된 이단심문관들부터 나오십시오. 이곳을 몰래 나갈 생각은 하지 않는 게 좋을 것입니다.”

그녀의 부름에 이단심문관들이 하나둘 나왔다. 김치만두가 그렇듯이 다들 인간미가 조금씩 결여된 인상이었다. 그러니까, 사회생활 못하게 생겼다.

“…심문에 동원된 자가 절반이군.”

한데 아크메이지가 저들 중 누군가를 알아보았다. 새벽에 있던 신문 때 익힌 안면일 테다.

그리고 그건, 어쩌면 그들이 타락자일 수 있단 이야기가 된다.

「❖ 불길한 전조

∎ 악마계약자와 내통한 배신자들 찾기

∎ 배신자들 제압·제거 0 / ??」

나는 퀘스트창에 추가된 임무를 보며 칼자루를 쓸었다. 그리고 뽑았다. 아크메이지는 내 행위를 힐끗 볼지언정 말리지 않았다. 그저 주문을 미리 외워 둘 뿐이었다.

“신의 힘을 발휘하야, 당신의 독실함을 증명하십시오.”

그리고 인퀴지터가 그 말을 뱉은 순간.

“젠장!”

아크메이지가 가리켰던 이들 전원이 그녀에게 덤벼들었다.

“본색을 드러내는가! 부정자들!”

서걱!

내 검날이 그들 둘을 베고, 남은 둘의 공격이 아크메이지의 사슬에 묶였다. 콰직! 인퀴지터의 메이스가 한 놈의 머리를 함몰시킨 것도 거의 동시였다.

“으아아악!”

“허억!”

“무, 무슨!”

비명 소리와 핏물이 예배당에 흘렀으나 신상은 조용했다. 외려 인퀴지터의 신성력은 더욱 강해져, 그 몸 자체에서 빛이 흘러나오는 것처럼 보이기도 했다.

“잡아라!”

그리고 반발짝 늦게, 인퀴지터에게 덤비지 않았던 이단심문관들이 나섰다. 그들의 메이스가 타락자 위로 떨어졌다. 순식간에 남은 한 놈의 사지가 뭉개졌다.

그들의 메이스에는 미약하게나마 신성력이 흐르고 있다.

“다들, 조용.”

투둑

새빨간 머리카락을 베일처럼 드리운 인퀴지터가 속삭였다. 나지막한 목소리임에도 그것은 기이하리만치 선명해서, 모두가 입을 꾹 다물었다.

“이단심문은 계속될 것입니다. 모두의 무고가 증명될 때까지.”

그런데 이쯤 되니 뭐라고 해야 할까. 지금 상황에 한해 게임이 뭘 보여 주려고 하는지 모르겠다는 생각이 잠깐 들었다.

뭐, 광신도들의 일상? 판타지 속 종교재판의 진행?

그런 건 아무래도 좋다. 게임에서 어떤 사건이 나오든, 그게 의도적으로 차별과 혐오, 역사 왜곡 따위를 조장하지 않는다면 대부분 즐길 수 있으니까.

다만 내가 말하고 싶은 건, 사건의 주도권을 왜 플레이어에게 주지 않느냐는 것이다. 게임을 하는 건 난데, 왜 NPC가 주역이 되어 이끄냐고.

이런 사건을 넣을 거면 차라리 플레이어가 사제 직업을 택했을 때나 넣지. 그랬다면 더 재밌게 즐겼을 텐데.

그 지점 하나가 다소 아쉽다.

쿵쿵.

그때 닫힌 예배당 문으로부터 노크 소리가 들려왔다. 문을 지키던 경비병이 문에 귀를 붙이더니, 슬쩍 열어 준 것도 다음 일이었다.

“여, 나리. 제가 왔습죠.”

“……?”

근데 도적, 네가 왜 들어와.

“은혜, 갚는다고 했지 않습니까.”

거기에 손에는 왠 포승줄을 들고 있……어?

“신전에서 도망치던 일곱. 전부 데려왔는데, 어떻습니까? 정말 필요 없습니까?”

…그냥 컨셉질하려고 내줬던 악마계약자 한 놈이, 배신자 7마리로 불어서 돌아오는 거 실화냐.

“…아니. 생겼다.”

“그렇죠?”

나는 굴비처럼 포승줄에 줄줄이 엮인 도망자들을 노려보았다.

「❖ 불길한 전조

∎ 악마계약자와 내통한 배신자들 찾기

∎ 배신자들 제압·제거 11 / ??」

카운트가 순식간에 올라갔다. 아주 흡족한 일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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