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주인공이 컨셉충이면 곤란한가요-18화 (18/389)

◈18화 무지의 대가로 (4)

악마계약자를 신전까지 끌고 오자, 사제들은 신문을 위해 그를 가장 안쪽의 공간까지 데려갔다.

나? 나는 바깥에 남았다. 신문이 어떻게 진행되는지 구경하고 싶긴 한데, 신전 깊은 곳으로 들어가려니 HP가 깎이더라고.

비단 HP만 깎이는 게 아니라 오감으로도 무언가가 나를 막는 게 느껴졌다. 유리벽처럼 딱 막기보다는 공기 자체가 나란 존재를 거부하는 느낌? 숨쉬기 불편해지는 느낌?

그래서 그냥 포기했다. 왜 저 안쪽으로 가면 숨쉬기가 불편해지는지는 의문이나, 일단 즐기려 하는 게임 아닌가.

거북함을 참아 가며 할 생각은 없다. 하물며 마차처럼 강제도 아니고, 심문 관련 스킬도 없는걸.

“…….”

근데 김치만두랑 단둘이 있게 될 줄 알았으면 그냥 들어갈 걸 그랬다. HP 깎이는 것도 차는 속도랑 엇비슷해서 몇 시간은 버틸 수 있을 것 같았는데.

나는 이쪽을 슬쩍슬쩍 훔쳐보는 인퀴지터를 외면하며 롱소드를 손질했다. 트루 투헨더에 비해 예기가 많이 떨어진지라 한번 손볼 필요가 있었다.

싸악. 싸악. 싸악.

잡화점에서 산 숫돌로 칼을 쓱쓱 갈았다. 스킬이 따로 없는 만큼 처음부터 보정을 주는지 손이 알아서 움직였다.

우당탕.

제가 그러고 있으니 꾸벅꾸벅 졸던 인퀴지터가 본인 메이스와 방패를 꺼내 들었다. 자도 되는데 구태여 손질을 시작하는 게 어째 저를 따라하는 것 같아, 절로 주먹이 말렸다.

과도하게 귀여운 걸 보면 반작용으로 폭력성이 증가한다는 이론을 언제 본 적 있는데, 정말 맞는 말인가 했다.

“오래 기다렸습니다.”

귀여움으로 인한 폭력성이 한계에 치닫기 전, 다행히도 아크메이지가 돌아왔다.

머리카락이라 해야 할지 갈기라 해야 할지. 어쨌건 길게 자란 정수리쪽 털 아래로 보이는 얼굴이 다소 미묘한 감정을 표출했다.

“아크메이지님!”

“오…… 무기와 갑옷을 손질하는 것은 본인의 목숨을 살리지요. 잘하셨습니다. 한데…….”

메이지는 그리 말하며 슬쩍 주변을 돌아보았다. 나는 그 시선의 원인을 알 것 같아, 고개 숙인 채 칼만 갈았다.

그래. 예배당에서 무기 손질하는 역시 좀 그렇지. 나도 알아.

근데 컨셉은 신에 반하는 악마를 죽이기 위한 준비인데 그걸 앞에서 했다고 신이 설마 화내겠냐 생각할 것 같았어.

“…일단 자리를 옮기시지요. 나눌 말이 있습니다.”

각설하고, 아크메이지가 온 건 역시 신문이 끝나서였다. 마침 나는 검 손질이 다 끝난 상태라, 어렵지 않게 자리를 떴다.

물론 분위기는 절대 풀지 않았다. 컨셉이는 아직 기분 풀릴 때가 안 됐다.

“일단, 신문 결과는 아직 소득이 없습니다.”

“그렇습니까…….”

그러면 대체 왜 나온 거야. 물론 지금까지 걸린 시간만으로도 게임치곤 정말 오래 걸린 거긴 한데.

“역시 악마에게 영혼을 판 자답군요. 구역질 날 정도로 질기고 끈덕진 것이.”

맞춤 대사를 고르는 사이 인퀴지터가 얼굴을 찌푸린 채 사납게 으르렁거렸다. 평소엔 참 순둥하고 어리바리한 김치만두인데 악마쪽만 관련되면 어째 맹견이 다 되는 것 같다.

“소득이, 없다고.”

하지만, 악마에 한해선 내가 더 지랄견이다! 핫하!

“그걸 말이라고 고한 건가?”

나는 최대한 스산한 분위기를 내고자 목소리를 꽉 눌렀다. 단어 하나하나 끊어 말하듯 악센트를 주는 것도 잊지 않았다. 그러면 사람이 굉장히 빡친 듯한 느낌이 되기 때문이다.

“진정하게. 소득이 없다곤 했으나, 아직이란 말도 하지 않았나. 시간이 부족해 알아내지 못한 것뿐, 금방 무언가를 알아낼 걸세.”

그래서 그게 언제인데. 보상 줄 때처럼 막 몇 시간 기다리고 그래야 하는 거야? 아니면 뭐 깨고 와야지 답이 나온다든가?

그러면 안 되는데. 나 곧 풀다이브 끝나는데.

「❖ 마을에 숨어든 악

∎ 주교와 대화하기」

나는 아크메이지를 노려보는 척 퀘스트창을 훑어 보았다. 여전히 갱신되지 않았다.

“내 인내심이 끝나기 전에 성과를 가져와야 할 거다.”

이러면 어쩔 수 없지. 퀘스트 진행이 막힌 이상, 풀릴 때까지 다른 거라도 하는 수밖에.

아, 근데 원작 때 드라우거 사건의 진행 방향을 알고 있어서 그런가. 쟤네들끼리 신문하게 내버려두는 거 좀 불안한데. 파티원 두고 가는 기능은 왜 없는 거냐.

“역시 제가 나서는 게…….”

“아닙니다, 인퀴지터. 인퀴지터의 실력은 의심하지 않으나, 용사가 직접 나서면 입을 더욱 다물 가능성이 큽니다.”

“그렇습니까?”

“예. 용사에게 직접 고문을 받았단 건 저들에게 있어 일종의 명예…… 트로피나 다름없으니까 말입니다.”

모르겠다. 뒤통수 맞으라고 하면 맞아야지. 할 일 없이 시간만 보낼 바에야 다른 퀘스트 찾아본다.

나는 떠드는 이들을 뒤로한 채 신전을 나섰다. 새벽이라고 부르기도 이른 시각의 거리는 여즉 어둡고 축축했다.

“앗, 어딜 가시는 겁니까, 악마기사?”

슬쩍 개별 활동을 시도해 봤는데 이게 또 발각되네. 나는 뒤늦게 후다닥 쫓아오는 두 NPC를 보며 걸음 속도를 좀 더 높였다. 어림도 없었다.

“무언가 일이라도 있나?”

아크메이지도 따라붙어서 슬쩍 말을 걸었다. 둘다 내 목적을 알아내기 전까진 계속 저런 눈깔─호기심에 반짝여서 부담스러운─을 할 기세였다.

너무 현실적인 NPC의 폐해였다. 보통 게임이었으면 그냥 졸졸 따라다니기만 할 텐데.

“…빌어먹을, 너흰 정보를 누가 가져다줘야만 악마를 잡나?”

“……!”

“오…….”

적당히 둘러댄 말에 왜인지 두 사람이 감명 깊다는 얼굴을 했다.

“그건, 굉장히 뜻깊은 말이로군. 한 수 배웠네.”

…방금 한 말에 대체 어떤 뜻이 있었는데?

“역시 당신이란 분은……!”

난 그저 플레이어로서 퀘스트 하나가 막혔으니 당연히 다른 퀘스트를 찾아가려던 것뿐이었다. 시간 낭비는 질색이니까, 사이드퀘나 하다못해 레벨링이라도 하려 했지.

근데 그런 플레이어의 부지런함이 저 둘에겐 다르게 와닿은 모양이다.

아까와는 다른 의미로 초롱초롱해진 시선 두 개가 등에 박혀 왔다. 부담스러웠다.

“한데 지금은 밤이라서 수소문하기도 어렵지 않습니까?”

그것엔 밤이 무슨 상관이야, 라고 대답하고 싶었으나 차마 그러지 못했다.

보통 RPG는 밤이라고 해봤자 하늘만 어두워지고 몬스터 좀 강화되는 정도로 그치지만, 이 게임은 상점이나 온갖 것들도 문을 닫거든. 그러니까, NPC들이 퇴근을 한다고.

즉 퀘스트도 못 받고 대화를 통한 정보도 얻기 힘들다. 과한 현실성이 가져온 또다른 단점이었다.

그러나 내겐 마지막 수단이 하나 남아 있었다.

「소몬: 모험가 길드」

“소몬 모험가 길드에 오신 걸 환영합니다…….”

모험가 길드는 24시간 운영이었다.

“아…… 그런가. 모험가 길드에는 많은 의뢰가 모여들지…… 그중엔 악마와 관련된 것도 있을 수 있고. 내 생각이 너무 짧았어.”

아크메이지의 말은 반쯤 흘려들었다. 스토리로 인한 자동 호감도 보정이라도 있나 보지. 그렇지 않고서야 별 이상한 것마저 감탄할 리 없다.

“무슨 일로 오셨나요?”

한편, 피곤한 인상의 NPC가 창구에 앉은 채로 용건을 물어왔다. 정확히는 모르겠지만 아마 사무관일 터였다.

“의뢰. 악마에 관한.”

“아…… 모험가님이셨군요. 그러면 일단 모험가 패부터 확인하겠습니다.”

저처럼 다크서클을 달고 있는 NPC는 안경을 고쳐 쓰며 모험가 패를 가져갔다. 철로 만들어진 패가 NPC의 손끝에서 이리저리 돌아갔다.

“인증됐습니다, 모험가님.”

그는 늘어지는 어투로 무기력하게 뇌까렸다.

“악마에 관한 의뢰는 몇 개 없는데…… 음, 악마의 것으로 의심되는 것도 괜찮으신가요?”

그렇지만 태도와 능력은 꼭 비례하란 법이 없다.

나는 NPC가 말해 주는 의뢰 리스트를 확인했다. 의뢰서를 보여 주면 좋을 텐데, 구태여 구술로 풀어 주는 건 다소 불편했다.

“이 도시 내, 혹은 도시로부터 하루 거리 이상은 제외해라.”

해서 3번째 설명을 들을 즈음, 미리 제한을 걸기로 했다.

“한 장소에 몇 주 이상 머물러야 하는 것도 빼도록.”

“네에.”

NPC도 이렇게 조건을 제시하는 게 편한지, 한결 나은 얼굴로 의뢰서를 뒤적였다.

“그리고 말로 하지 말고 그냥 의뢰서를 내게 보여라.”

“어……? 글을 읽으실 수 있으신가요?”

…이 세계, 문맹률이 높다는 설정인가 보다.

설정 자체는 이상할 것 없지만, 그게 플레이어에게 미친 영향이 다소 불편한 쪽이라 나는 뒷골이 조금 당겼다. 따지고 보면 나도 문맹이되 게임 시스템이 번역을 제공해 줘서 읽을 수 있는 거긴 한데…… 역시 불편하네.

“이건…… 새롭군요. 현자님께서 여정의 용이함을 위해 모험가 등록을 시키신 줄만 알았습니다. 한데 길드에서 정보를 얻는다는 선택지도 있었군요.”

“허허, 따지자면 저는 전자의 의도로 등록을 권한 게 맞지만 말입니다. 모험가 길드를 이런 식으로도 쓸 수 있다니…… 현역 모험가의 노숙함은 따라갈 수 없군요. 진정한 배움은 탑 바깥에 있음을 다시 한번 깨닫고 갑니다.”

제가 그것들을 살피는 동안, 뒤쪽에서 인퀴지터와 아크메이지가 수군거렸다. 둘다 찐 모험가 출신이 아니라 그런지 모험가 길드를 써먹는 것에 충격이 좀 큰 모양이었다. 사실 이해는 잘 안 가지만.

팔락.

각설하고, 저는 의뢰서를 뒤적이는 NPC에 집중했다. 의뢰서 열몇 개가 지나갔는데도 따로 분류되는 게 하나 없었다.

“저…….”

내가 표정을 와장창 찌푸리고 있자, NPC가 눈치를 보며 눈동자를 데굴데굴 굴렸다.

“해당 조건에 부합하는 의뢰가 딱 하나 있습니다. 한데…… 해당 의뢰는 이미 신전에서 나선지라…….”

뭐라고. 하나뿐이라고? 심지어 신전에서 나섰다고?

“일단 보여는 드리겠습니다. 누구든 가장 먼저 해결한 쪽에 보수를 지급하겠노라 성주님이 선언하신 의뢰니까요…….”

나는 미간을 펴지 않은 채 의뢰서를 받았다. 요 근래 도시에서 원인 모를 사망자 속출. 피해자들은 다양한 방식으로 사망. 공통적인 증언은 범행 장소에서 풍기는 악취…….

너무 익숙한 내용에 한계까지 모였다 생각했던 미간이 더 우그러들었다.

“이건 이미 해결했다.”

잠깐. 근데 이거 보수가 자그마치 50만 갈인데? 신전에서 이거 보수를 주려나……? 어째 안 주고 본인들끼리 꿀꺽할 것 같은데…….

“네?”

“……?”

제가 사무원과 나누는 대화가 궁금했는지 아크메이지랑 인퀴지터가 슬쩍 뒤로 다가왔다. 물론 나는 그들을 안중에도 두지 않고 의뢰서를 돌려주었다.

신전 운운하는 건 당연히 생각도 안했다. 그건 가오가 안 사니까.

“그것 외엔 정말 없나.”

“예에. 악마가 나타나면 도시군이 나서서 토벌하니까요. 변경이라 악마 자체가 많지 않은 것도 있고요.”

쓰읍. 그런 설정이란 말이지. 그럼 사냥터 자체가 아예 없겠네? 그래서 관련 노가다형 사이드 퀘도 없는 거고?

참나. 게임이 참 희한해. 악마 잡는 게임에서 정작 악마 나오는 사냥터를 근처에 안 만들어 둔 게. 이게 가당키나 하나?

나는 빠르게 머리를 굴리면서도 다소 막막해졌다. RPG는 원래 퀘스트 깨는 거랑 사냥하는 맛으로 하는 건데 그 두 개가 빠지면 뭐 하나 싶어서였다.

“그렇다면 이런 건 있나? 갑자기 사라진 사람이라거나, 이유 없이 날뛰는 사람이 늘었다거나…… 평소와 조금 달라진 일들 말일세. 꼭 의뢰가 아니어도 되니 소문으로라도 들은 게 없나?”

제가 고민에 빠져 있자 슬그머니 아크메이지가 끼어들었다. NPC가 당황했다가 저와 아크메이지, 인퀴지터를 번갈아 보았다.

“의뢰로는 딱히 없던 것 같은데…… 그보다, 세 분은 일행이신가요……?”

“동행일세.”

“그렇군요…… 하면 두분도 모험가신……?”

“맞네.”

아크메이지와 인퀴지터도 본인들의 모험가 패를 내밀었다. NPC가 그것을 더듬더듬 만지더니 이내 눈을 휘둥그레 떴다.

“마, 마탑의 현자님과 이단심문관님이셨군요.”

“너무 놀랄 것 없네. 그래서 소문도 들은 바가 없나?”

“어어…….”

NPC는 갑자기 빠릿빠릿해져선 머리를 좀 붙잡았다. 그리곤 얼마 안 가 탄성을 내질렀다.

“그, 별거 아닐 수도 있습니다만, 요즘 소매치기가 많이 줄었다고 한 모험가들이 떠드는 걸 들은 적 있습니다.”

“소매치기 말인가?”

“예에…… 그뿐만 아니라 동냥받고자 거리를 어슬렁거리던 비렁뱅이도 많이 줄었다더군요.”

NPC는 거기까지 말하곤 확실하지 않다며 뒤로 뺐다. 본인은 그들에게 신경 써 본 적이 없어서 정말인지는 모르겠다는 게 논지였다.

“그것 외엔 달리 잡히는게…….”

“아니, 그걸로 충분하네.”

그러나 아크메이지 말마따나 그거면 족했다. 게임에서 저런 건 무조건 플래그였다.

“악마 새끼가 더 있나 보군.”

퀘스트로 안 뜨는 게 조금 걸리긴 하지만, 이 게임의 전적을 생각하면 아직 아니라 확신하기도 그렇다. 게이머가 아닌 컨셉상의 심정만 따지면 제법 의심할 만한 부분이기도 하고.

해서 나는 음산하게 추측을 늘어놓았다. 인퀴지터도 저와 비슷한 사고를 했는지 아미가 치켜올라가며 이글거리는 열기를 담는다.

“신의 은혜를 잊은 망종이 이 도시에 여즉 남아 있단 말입니까.”

나와 김치만두가 눈 돌아갈 상태가 되자 아크메이지가 골치 아프다는 듯 이마를 짚었다. 그러나 저희의 의견을 부정하진 않는 게, 그녀도 가능성을 인정하는 듯했다.

“…악마가 도시에 있습니까?”

그 사이에 끼인 채 새로운 깨달음만 얻은 건 사무관이었다. 그는 눈을 동그랗게 뜨며 어버버거렸다.

“확실하진 않네. 그러나 조사해 볼 가치는 충분하지. 그래서 말인데, 혹시 관련 정보가 더 들어오거든 신전으로 연락을 넣어 줄 수 있겠는가?”

아크메이지는 거기까지 말하곤 뒤늦게 깨달았다는 듯 한마디를 덧붙였다.

“혹시 모르니 신전에 공문을 넣어 두지. 자네 상사에게도 부디 말을 전해 주시게.”

“그렇게 해주시면 감사할 겁니다.”

졸지에 일거리를 떠맡은 사무관의 표정이 떨떠름해졌다. 그렇지만 내 일은 아니었으므로 나는 살포시 외면했다. 어차피 저 사람보다 내가 해야 할 일이 더 많았다.

“하면…… 소매……치기들이나 걸인들을 직접 만나 그들의 증언을 들어 봐야겠습니다.”

예컨대 방금 김치만두가 말한 일 같은 거. 나는 저걸 발로 뛰어서 들어야 하니까 말이다.

「❖ 불길한 전조

∎ 소매치기와 대화하기 0 / ?

∎ 비렁뱅이와 대화하기 0 / ?」

그때 내 시야 한쪽에 불투명한 창이 떠올랐다. 기존에 진행하는 것과 별개의, 또 하나의 퀘스트였다.

역시 예감이 맞았다.

“…인퀴지터의 말씀이 맞습니다. 그들을 가장 먼저 만나, 이야기를 듣는 게 우선이겠지요. 그들 일은 그들이 제일 잘 알 테니.”

“한데…… 그들을 어떻게 만나야 합니까? 거리에 돌아다니면 됩니까?”

인퀴지터가 다소 떨떠름하게 물음에, 나는 퀘스트창을 따로 치우며 속으로 부정했다.

원작과 같게 유지됐다면, 아마 아닐걸.

“그래도 가능은 합니다만, 본디 들보다 산에 꿩이 많고 바다에 물고기가 많은 법이지요.”

아무렴, 소매치기나 비렁뱅이는 대체로 빈민인 경우가 많고, ‘영웅전설’은 그런 이들에게 외따로 거주 구역을 내주었다.

“빈민가로 갑시다.”

가난하지만 악에 받친 자들이 살아가는 판자촌, 일명 ‘빈민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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