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장야여화-431화 (431/649)

431화. 정보 교환 (2)

페로몬류의 향수? 장목화에게도 낯설지 않은 이야기였다. 동시에 그녀는 상대의 말에 담긴 함축적인 의미도 파악할 수 있었다. 그가 사용한 것은 다른 능력이라는 것이었다.

아무래도 포카스가 그 능력을 알려주고 싶어 하지는 않는 것 같아, 장목화도 본론으로 돌아와 웃으며 말했다.

“오레이가 죽은 뒤, 장군님은 퍼스트 시티 정국의 변화에서 중요한 역할을 맡았음에도 불구하고 마커스에게 어떤 비밀이 있는지는 모르셨나 봅니다.”

- 분명 어느 정도의 공헌을 하긴 했지. 하지만 자네들이 상상하는 것만큼 중요한 역할은 아니었네. 그 당시 혼란의 시대를 겪었던 수많은 사람이 아직 다 살아있으니까.

포카스는 위엄있는 태도를 유지하고 있었으나 말투는 꽤 부드러웠다.

“그렇습니까.”

성건우가 간단하게 대꾸했다.

“퍼스트 시티 원로이자 경험도 풍부한 장군이시면서 왜 마커스의 비밀을 알려고 하시는 거죠?”

장목화가 물었다.

- 자네들이 알 필요는 없지.

포카스도 성건우처럼 간결하게 대꾸했다.

그러나 장목화는 이 베테랑 장군 앞에서도 전혀 주눅 들지 않았다.

“저희가 입수한 건 굉장히 중요한 정보입니다. 그걸 장군님께 알려드려야 할 이유를 한 가지 대십시오.”

포카스는 일찍이 이에 대해 생각해둔 듯 적당한 속도로 답했다.

- 돈과 물자는 자네들에게 있어 그다지 큰 가치를 갖지는 않겠지.

‘누가 그럽니까? 저희 주머니 사정은 최근에야 겨우 넉넉해졌고, 그래도 테렌스한텐 6천 오레이나 빚진 상태인데요. 그건 작은 빨강이에게 걸린 현상금 5분의 3밖에 안 돼요.’

장목화가 속으로 중얼거렸다.

물론 구조팀은 본질적으로는 이상을 추구하는 팀이었다. 수장인 장목화와 중요 팀원인 성건우부터가 모두 이상주의자기 때문이었다.

포카스가 말을 이었다.

- 난 두 가지 방면 보수를 제공할 수 있어. 첫째, 자네들은 앞으로도 해야 할 일들이 있을 거야. 그 일을 하는 데 필요한 도움을 제공해주지.

아무 구속력도 없는 약속처럼 들릴 수도 있겠지만, 내 과거를 이해한다면 난 한 약속에 대해서는 반드시 지키는, 단 한 번도 약속을 어긴 적이 없는 사람이라는 걸 알 수 있을 거야.

둘째, 정보에 대한 대가로 나 역시 자네들에게 두 가지 정보를 주겠네. 훗날 자네들의 안위에 관한 정보야.

장목화는 가타부타 다른 말 없이 그냥 웃으며 물었다.

“저희가 가짜 정보를 팔 것에 대해서는 걱정 안 되시나요?”

포카스는 턱을 살짝 쳐들었다.

- 내가 자네들과 만나 교류하는 방식을 택했다고 해서 이 방식만 가지고 있는 건 아니라고. 나한테는 정보의 진실성을 확인할 충분한 능력이 있어. 날 믿어봐, 자네들이 나와 이렇게 평등하게 대화할 수 있는 건 내가 일을 크게 벌이고 싶어 하지 않기 때문이야.

“맞아요, 한 장군이 갑작스럽게 피습 당해 무덤에 묻히는 건 확실히 아무런 일도, 큰일도 아니죠.”

성건우는 말싸움으로는 누구에게도 진 적이 없었다. 이는 죽는 한이 있더라도 일을 크게 벌이고 말겠다는 뜻이었다.

포카스의 눈이 가늘어지는 사이, 장목화가 불쑥 웃음을 터뜨렸다.

“거래하죠.”

너무나 호쾌한 그녀의 답에 포카스은 제때 반응하지도 못했다.

뒤이어 장목화가 덧붙였다.

“하지만 한 가지 조건이 더 있어요. 6천 오레이입니다.”

6천 오레이? 한 가지 조건이 더 있다는 말에 정신을 잔뜩 집중했던 포카스는 그만 맥이 탁 풀렸다.

핵탄두 같은 전략 무기를 거래하는 와중 대량의 무기, 석유, 배터리, 식량 등의 조건과 함께 ‘소설책 한 세트’를 요구받은 것 같은 느낌이랄까. 혹은 기나긴 흥정 끝에 딱 10오레이만 할인받은 것만 같았다.

그러나 그런 감정도 포카스의 판단에 어떤 영향을 미치지는 않았다. 그는 빠르게 그 제안에 응했다.

- 좋아. 휴고 편에 맡겨 두지.

장목화는 꾸물거리지 않고 ‘메시아’라는 암호를 포함해 마커스에게서 얻은 모든 정보를 상대에게 전달했다.

포카스는 만족스럽다는 듯 고개를 끄덕였다.

- 훌륭해. 내가 약속한 두 가지 정보를 말해주지.

첫째, 질서의 손은 곧 자네들 정체를 파악할 거야. 둘째, 질서의 손뿐만 아니라 다른 세력들도 자네들을 찾고 있어. 그중에는 내가 보기에도 위험한 이들이 적지 않지. 그러니 당분간은 최대한 외출을 삼가고 다른 이들과의 만남을 피하는 게 좋을 거야.

이렇게나 빨리? 장목화는 고개를 살짝 끄덕이며 다른 질문을 던졌다.

“퍼스트 시티에서는 왜 마커스와 아비아를 죽여 이러한 비밀을 완전히 매장하려 하지 않는 거죠?”

- 그랬다가는 더 나쁜 결과가 나타날 테니까.

포카스의 답은 상당히 모호했다.

말을 마친 그가 느릿하게 자리에서 일어났다.

- 도움이 필요할 때 어디에서 날 찾아야 할지는 알고 있겠지.

* * *

컴퓨터를 챙겨 안전 가옥으로 돌아가는 와중, 장목화가 전해준 이야기를 듣고 용여홍이 화들짝 놀랐다.

“저, 정말로 정보를 팔았다고요? 회사 의견도 구하지 않고요?”

그 정보의 중요성은 이사회에 오를 정도로 높았다.

장목화는 피식 웃었다.

“회사에서 정보 판매를 금지하지는 않았잖아.”

뒤이어 웃음을 거둔 그녀가 정색을 하고 일렀다.

“외부 상황은 수시로 바뀌어. 모든 일을 회사 지시에 따라 처리할 수는 없지. 그럴 여유도 없고. 회사에서 사전에 하면 안 된다고 한 일이 아닌 이상, 크게 머뭇거리거나 주저하지 않아도 돼.

게다가 위험한 상황에 처해 앞으로의 일이 어떻게 진행될지 알 수 없는 이런 때에는 한 사람의 도움이라도 더 받을 수 있는 게 낫지.”

백새벽이 고개를 끄덕였다.

“아비아도, 불모지 13호 유적 내 비밀 실험실도 굉장히 위험한 존재에요, 포카스 장군을 선두에 세우는 것도 그렇게 나쁜 일만은 아니죠.”

“들었지? 이건 내가 한 말 아니다. 흑심을 품은 건 작은 흰둥이야.”

그렇지만 장목화가 웃는 걸 보면 그녀 역시 같은 생각이었던 것 같았다.

“돌아가서는 각 방면에 세세한 부분들 다시 정리해보자. 우리가 현재 만들어둔 안전 가옥이 유출될 위험이 있는지, 꼼꼼하게 확인해봐야겠어.”

* * *

레드울프 구역, 로스타 스트리트 19호, 질서의 손 본부.

상황의 진척은 월, 시어도어, 콘스탄츠 등이 예상했던 것보다 훨씬 빨랐다. 얼마 지나지 않았는데도 목표의 실제 신분이 이미 다 드러났다.

“애쉬랜드인이네.”

“서시월, 장우병, 전하얀, 고지용⋯⋯.”

“전하얀을 제외한 나머지가 맨 처음 받은 임무는 위드 시티에 기록돼 있어. 작년 일이야. 이건 이들이 어느 대형 세력 출신이라는 뜻이야.”

한창 이야기를 나누던 도중, 갑자기 월의 눈빛이 굳어졌다.

이 서시월 팀은, 현재 자신들을 잡는 임무를 맡은 상태였다.

시어도어는 밀려드는 황당함에 곧장 분노를 표했다.

“이 자식들, 우리가 의뢰한 그 임무를 접수했어! 무슨 수작이지?”

그야말로 일종의 도발이었다. 심지어는 모욕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그때, 콘스탄츠가 잠시 고민하다 말했다.

“이런 방식으로 우리한테 잘못된 정보를 전달하려 한 건가?”

질서의 손 구성원 여럿이 동조했다. 굉장히 그럴 법한 이야기였다.

한 치안관이 웃으며 말했다.

“그렇게밖에 설명이 안 되네. 설마 우리가 내건 현상금을 얻으려고 그런 건 아닐 것 아니야?”

“하하하!”

질서의 손 구성원 모두가 웃음을 터뜨렸다.

분위기는 다시 원상태로 돌아왔다. 도발을 당했다고 생각한 이들은 더 적극적으로 사냥꾼 길드에서 제공한 자료를 토대로 유용한 단서를 탐색했다.

“북안 뭇 산 흰 늑대 사냥 임무도 접수했어.”

“전진 캠프 주둔군들한테 연락해서 그들을 아는지 확인해봐야겠군.”

“이 자식들, 위드 시티 쪽에서 온 게 틀림없어.”

“또 다른 자료를 보면 반 지성교와 껄끄러운 사이인 것 같은데? 전에 포카스 장군을 도와 그 사이비 교도들을 추포했대. 그래, 바로 원로가 구세군, 반 지성교와 결탁했다는 사실을 밝혀냈을 때 현장에 있었어.”

여러 질서관 조수와 치안관은 머리를 굴려 가며 토론에 열기를 더했다.

그 사이 월은 반 지성교 체포라는 단어에 집중했다.

그때였다. 불현듯 전에 있었던 일을 떠올린 월이 황급히 시어도어를 돌아보았다. 심장이 맹렬하게 박동하고 있었다.

쾅!

갑자기 테이블을 내리치며 모두의 입을 다물린 월이 시어도어를 돌아보며 목소리를 낮게 깔았다.

“진짜 신부 사망 사건 기억하나?”

오랜 시간 질서의 손 구성원으로 살아온 시어도어는 개인의 능력으로 지금의 지위에 이른 사람이었다. 그는 월의 말을 듣자마자 의중을 알아차렸다.

목을 틀어 시선을 돌린 시어도어가 진지한 표정으로 되물었다.

“서시월, 장우병 팀이 저지른 짓이라고 생각하는 건가?”

시어도어는 이 순간만큼은 월과의 사이도 크게 신경 쓰지 않았다.

“그들한테 그럴 동기가 있어. 능력도 있고!”

당시의 사건을 떠올려 본 월은 그 스타일이 격투장 정보 도난 사건과 매우 비슷하다고 생각했다.

두 사건의 범인은 사전에 상세한 계획을 세웠고, 집행 과정에서 굉장히 확고한 의지를 드러냈으며, 심리 상태도 매우 침착했다. 거기다 현장을 벗어날 때도 각 방면을 세세히 고려해 추적할 만한 단서도 거의 남기지 않았다.

만약 뜻밖의 사건이 발생하지 않았다면, 우연히 그들이 윌 자신과 마주치지 않았다면 이 팀은 절대 이렇게 간단하게 특정되지 않았을 터였다.

콘스탄츠가 조용히 중얼거렸다.

“정말 대단하네. 진짜 신부는 아주 오랫동안 방자하고 오만하게 굴어왔지. 이렇게 죽게 될 줄은 상상도 못 했을 거야.”

한창 또 이 사건에 대해 교류하는데, 전진 캠프의 주둔군 몇몇이 전보에 답신을 보내왔다.

전보 해석을 맡고 있던 치안관이 저도 모르게 목소리를 높였다.

“그, 그자들에게 군용 외골격 장치가 무려 세 대나 있다는군! 거기다 로봇도!”

“뭐?”

모두의 눈이 휘둥그레졌다. 너무나 충격적인 이야기였다.

서시월 팀의 실력은 상상보다 훨씬 더 강하다는 뜻이었다.

만약 이 정보를 파악하지 않은 채 무턱대고 체포하러 나갔다면, 현장에 있던 질서의 손 구성원 중 상당수가 순직했을지도 몰랐다.

시어도어도 자신이 없었다. 그의 능력은 로봇에게는 무용지물이었다.

짧은 침묵 후, 콘스탄츠가 한숨을 푹 내쉬었다.

“나머지 임무 기록도 마저 살피자고. 다른 단서가 숨겨져 있을지 모르니.”

* * *

그린올리브 구역, 한 안전 가옥 안.

구조팀 다섯 팀원은 사냥꾼 신분과 관련한 각종 사항을 살피며, 지금까지 남아있는 잠재 위험이 있을지 확인했다.

“여태 완수한 임무에서 너무 많은 정보가 드러나네.”

용여홍이 미간을 찌푸린 채 말했다.

성건우가 웃었다.

“장우병이 처리한 일이 성건우랑 무슨 관계가 있다고?”

갑자기 테이블을 내리치며 모두의 입을 다물린 월이 시어도어를 돌아보며 목소리를 낮게 깔았다.

“진짜 신부 사망 사건 기억하나?”

오랜 시간 질서의 손 구성원으로 살아온 시어도어는 개인의 능력으로 지금의 지위에 이른 사람이었다. 그는 월의 말을 듣자마자 의중을 알아차렸다.

목을 틀어 시선을 돌린 시어도어가 진지한 표정으로 되물었다.

“서시월, 장우병 팀이 저지른 짓이라고 생각하는 건가?”

시어도어는 이 순간만큼은 월과의 사이도 크게 신경 쓰지 않았다.

“그들한테 그럴 동기가 있어. 능력도 있고!”

당시의 사건을 떠올려 본 월은 그 스타일이 격투장 정보 도난 사건과 매우 비슷하다고 생각했다.

두 사건의 범인은 사전에 상세한 계획을 세웠고, 집행 과정에서 굉장히 확고한 의지를 드러냈으며, 심리 상태도 매우 침착했다. 거기다 현장을 벗어날 때도 각 방면을 세세히 고려해 추적할 만한 단서도 거의 남기지 않았다.

만약 뜻밖의 사건이 발생하지 않았다면, 우연히 그들이 윌 자신과 마주치지 않았다면 이 팀은 절대 이렇게 간단하게 특정되지 않았을 터였다.

콘스탄츠가 조용히 중얼거렸다.

“정말 대단하네. 진짜 신부는 아주 오랫동안 방자하고 오만하게 굴어왔지. 이렇게 죽게 될 줄은 상상도 못 했을 거야.”

한창 또 이 사건에 대해 교류하는데, 전진 캠프의 주둔군 몇몇이 전보에 답신을 보내왔다.

전보 해석을 맡고 있던 치안관이 저도 모르게 목소리를 높였다.

“그, 그자들에게 군용 외골격 장치가 무려 세 대나 있다는군! 거기다 로봇도!”

“뭐?”

모두의 눈이 휘둥그레졌다. 너무나 충격적인 이야기였다.

서시월 팀의 실력은 상상보다 훨씬 더 강하다는 뜻이었다.

만약 이 정보를 파악하지 않은 채 무턱대고 체포하러 나갔다면, 현장에 있던 질서의 손 구성원 중 상당수가 순직했을지도 몰랐다.

시어도어도 자신이 없었다. 그의 능력은 로봇에게는 무용지물이었다.

짧은 침묵 후, 콘스탄츠가 한숨을 푹 내쉬었다.

“나머지 임무 기록도 마저 살피자고. 다른 단서가 숨겨져 있을지 모르니.”

* * *

그린올리브 구역, 한 안전 가옥 안.

구조팀 다섯 팀원은 사냥꾼 신분과 관련한 각종 사항을 살피며, 지금까지 남아있는 잠재 위험이 있을지 확인했다.

“여태 완수한 임무에서 너무 많은 정보가 드러나네.”

용여홍이 미간을 찌푸린 채 말했다.

성건우가 웃었다.

“장우병이 처리한 일이 성건우랑 무슨 관계가 있다고?”

장목화도 자기 생각을 밝혔다.

“그래, 그런 임무들을 통해 우리의 일부 경력을 짐작하고 실력을 파악할 수는 있겠지만, 지금의 우리에게 실질적인 위협을 가하지는 못해. 우리가 지금 당장 경솔하게 튀어 나가 그 사람들이랑 싸울 것도 아니잖아.”

그녀의 말뜻은 간단했다. 그것들은 전부 이미 잘려 나간 정보이니, 구조팀이 현재 몸을 숨긴 위치까지 발각당하지는 않으리라는 것이었다.

“그렇죠.”

용여홍이 안도의 한숨을 작게 내쉬었다.

이때, 백새벽이 또 다른 잠재 위험을 지적했다.

“우린 임무를 접수했을 뿐만 아니라 의뢰하기도 했어요.”

“맞아, 그들이 혹시 웨트의 집에 찾아가지는 않을까요?”

용여홍은 또다시 가슴이 졸아들었다. 자신들 때문에 부모, 배우자, 자식을 잃은 불쌍한 가정이 끌려드는 것을 원치 않았다.

“조사를 받긴 하겠지. 근데 그 사람들을 난처하게 하진 않을 거야. 그 사람들은 우리가 누군지 모르잖아. 우린 어떤 임무를 맡아 피해자 가정에 위로금을 전달한 사냥꾼처럼 행동했었고. 서로 아무 관계도 없어 보여. 실제로도 그렇고. 질서의 손이 이렇게 간단한 일까지 파악하지 못할 린 없어.”

장목화가 용여홍을 위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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