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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대타경-662화 (662/712)

662화. 다사다난한 시기

이내 원웅은 심문 결과를 가지고 궁에 들어가 원경제에게 보고했다.

원경제는 즉시 제공들을 소집하여 어서방에서 소조회를 열었다.

쾅!

원경제는 노발대발한 용안으로 탁자를 세차게 쳤다.

“야경꾼이 무지막지하게 재물을 착취하고 선량한 백성의 고혈을 짜내 가족이 사방으로 뿔뿔이 흩어지게 한 뒤에도 여전히 놓아주지 않고 악랄하게 착취하며 백성의 딸을 더럽혔다……. 하급 관리의 재앙과 적폐가 이미 오래되었는데 본디 문무백관을 감찰해야 하는 야경꾼이 이미 이 정도까지 부패했을 줄은 생각지 못했다. 짐은 가슴이 미어지는구나. 짐은 위연에게 아주 실망했다. 짐은 국사로 그를 대했거늘 그는 국적이 되었다.”

좌도어사 류홍이 대열에서 나와 급히 말했다.

“폐하, 위 공과 관련된 일로, 이런 큰 사건은 응당 삼사에서 공동 심의해야 합니다. 원웅 한 사람만의 말을 들어서는 안 됩니다.”

그는 위연의 심복이었다. 이 사건에서 그는 혐의를 피해야 했고, 위당 구성원 모두 혐의를 피해야 했는데 원경제가 배척하여 이 사건에 개입할 수 없었다.

원경제는 냉소를 지었다.

“삼사가 공동으로 심문하면 결과를 낼 수는 있는가? 복비 사건 때 너희가 태자를 심문하여 무슨 결론을 냈었지? 전부 위아래로 책임을 전가하는 것들이었지.”

제공들은 순간 대답할 말이 없었다.

왕 재상이 대열에서 나와 나지막이 말했다.

“폐하, 이 사건은 중대합니다. 이는 규칙에 맞지 않사옵니다. 삼사가 심문하게 해주십시오.”

병부시랑 진원도가 즉시 나서서 반박했다.

“경찰 때 야경꾼 관아에서 위로는 금라부터 아래로는 동라까지 뇌물 수수로 투옥된 적이 있었지요. 부패한 풍조가 이미 오래되었습니다. 위연은 이미 죽었으니 법을 어기고 뇌물을 받아먹은 이 변절자들의 비호도 사라졌습니다. 신은 지금이 바로 야경꾼을 철저하게 조사하여 고질병을 쓸어버릴 절호의 기회라고 생각합니다.”

원경제는 더 이상 그를 쳐다보지 않고 원웅을 주시했다.

“원 경, 짐이 지금 즉시 야경꾼 관아를 자네에게 맡길 테니 제대로 조사하여 반드시 고질병을 쓸어버리고 짐에게 깨끗한 야경꾼 관아를 돌려주거라.”

원웅은 미친 듯이 기쁘나 감정을 겉으로 드러내지 않고 소리 높여 말했다.

“네!”

* * *

제공들이 뿔뿔이 흩어진 뒤, 병부상서가 빠른 걸음으로 왕 재상을 쫓아가 목소리를 낮추었다.

“재상 대인, 지금 어떻게 하는 게 좋을까요?”

아주 명확했다. 폐하는 이 기회를 빌려 위 공의 체면에 먹칠하려 했다. 야경꾼 관아의 갖가지 ‘어둠’을 수면 위로 끌어올리는데, 명색이 야경꾼의 지도자인 위연이 깨끗할 수 있겠는가?

그때가 되면 무슨 충무든 무슨 공작이든 생각조차 할 수 없었다.

왕 재상은 동문서답하였다.

“침묵하는 사람이 점점 더 많아지고 있다는 걸 알아차렸는가?”

병부상서는 낯빛이 변했다.

왕 재상은 담담하게 말했다.

“자네 사람들을 잘 챙기게. 관리 사회에서는 사람이 떠나면 인정도 사라지는 법. 긴 세월 동안 뒤집히지 않는 이치일세.”

이 노인은 고개를 돌려 황궁을 쳐다보았다. 얼굴에는 지친 기색이 역력했다.

* * *

원웅은 마차를 타고 황궁을 나섰다. 그는 어사대(御史臺)로 돌아가지도 않고, 새로 부임한 관리마냥 횃불처럼 기세등등하게 야경꾼 관아로 곧장 달려가지도 않았다.

“야경꾼을 가장 잘 아는 건 역시나 야경꾼이지. 가장 빠르게 일을 처리하고 싶으면 그자의 도움이 빠질 수 없어.”

원웅은 눈을 가늘게 뜬 채 손가락으로 무릎을 조용히 두드렸다.

그는 마차 바퀴가 덜컹거리는 사이, 황성을 나와 내성에서 반 시진을 달려 한 저택에 도착했다.

주부!

* * *

경찰이 있던 해에 야경꾼 은라 주성주는 죄 없는 소녀를 더럽히려다가 동라 허칠안의 단칼에 중상을 입었다. 후에 그는 상처가 너무 심해 수련 경지가 절반은 못 쓰는 꼴이 되었더랬다.

허칠안은 위연에 의해 야경꾼 감옥에 갇혔고 7일 뒤 요참형을 선고받았다.

마침 상백 사건이 터지자 위연의 암시하에 회경이 원경제에게 허칠안을 수석 수사관으로 추천하였다. 원경제는 그가 공적을 세우면 죄를 사해주겠다고 허가하였다.

허칠안은 상백 사건이 끝난 뒤 여유롭게 죄에서 벗어났다. 주성주의 부친인 금라 주양은 화를 가라앉히지 못한 채 제당에 빌붙어 야경꾼을 팔아넘겼다.

이 보복 행위는 기운의 아들인 허칠안이 뜻하지 않게 제당과 무신교 주술사의 음모를 파헤치면서 끝이 났다.

사건이 끝난 뒤, 주양은 파면되어 야경꾼 관아에서 쫓겨났다. 본래 위연의 뜻대로라면 주양은 지금까지 살 수 없었다.

하지만 원경제가 주양을 억지로 지켜내 병부 장고(掌故)의 한차(閑差)를 주어 지금까지 줄곧 살아 왔다.

원웅은 나무 의자를 밟고 마차에서 내려오더니 고개를 들어 주부의 편액을 쳐다보았고 내심 감개무량했다.

“폐하께서 정말 광범위하게도 안배하셨군.”

원웅은 주부 대문에 이르러 자신의 신분을 밝히고 문지기가 저택으로 들어가는 걸 지켜보았다.

이내 체구가 우람한 주양이 직접 문을 나와 맞이하였다. 청량한 웃음 속에 놀람과 의아함이 은근히 묻어났다.

“원 도어사가 누추한 집에 방문하시다니 정말 영광입니다.”

원웅이 웃으며 고개를 저었다.

“주 대인 실례하겠소.”

시선이 저택 안으로 향했다.

주양이 즉시 말했다.

“얼른 들어오십시오.”

두 사람이 응접실에 앉았다. 주양은 하인에게 가장 좋은 차를 내오라고 명령하였다. 주인과 손님은 차를 홀짝 마셨고 원웅이 물었다.

“아드님의 몸 상태는 어떠하오?”

그들이 입을 떼고 나눈 첫 대화가 이거였다. 주양은 경험이 풍부한 사람답게 마치 무언가를 깨달은 듯 어쩔 수 없이 고개를 저었다.

“자식놈이 그날 허씨 놈한테 칼을 맞고 중상을 입어 심장과 폐를 다쳤습니다. 상처가 완치된 후에는 고질병을 얻어 무도의 길이 끊겼지요.”

주성주는 당시에 막 연기경에 들어서서 수련 경지가 높은 편이 아니었기에 목숨을 건진 것만으로도 행운이었다.

이렇게 심한 부상은 틀림없이 고질병으로 남을 터였다. 수련 경지가 높을수록 생명력이 더 강했기에 주양 자신이었다면 그 정도 부상은 3일이 채 되지 않아 완쾌됐을 것이었다.

“그 역시 오래 날뛰지 못하겠군.”

원웅은 ‘헤’하고 소리 내더니 단도직입적으로 말했다.

“위연이 무신교 총단에서 전사한 일을 주 대인도 들었겠지.”

주양은 눈에 쾌감과 증오가 스쳤고, 냉소를 지으며 말했다.

“잘 죽었습니다. 이게 바로 자연의 순리이자 인과응보이지요.”

주성주는 천부적인 자질이 가장 뛰어난 아들이었다. 그는 일찍이 이 아들이 솜씨를 물려받아 다음 금라가 되길 바랐기에, 모든 힘을 쏟아 양성하였다. 그는 23세에 연기경이 되었으니 장차 전도가 유망하였다.

모조리 허칠안의 손에 의해 망쳤다.

주양은 위연이 발탁한 자로 산해관전역 때 위연의 눈에 띄어 한 발 한 발 승직하였다. 그는 4품에 들어섰을 때 금라가 되었다. 위연이 베푼 은혜가 태산과도 같았지만, 바로 이러한 이유로 그는 위연을 더 미워했다.

그가 이렇게 여러 해 동안 여러모로 애를 쓰며 충성을 다했는데 동라 한 놈만 못하다니?

부정을 범한 관리의 안식구를 더럽히는 게 뭐 어떤가. 아주 사소한 일일 뿐이었지만 위연의 마음은 도리어 외부인에게 치우쳐졌기에, 여러 해 동안의 감정이 헛된 상태가 되었다.

“위연의 인과응보가 왔으니 야경꾼의 인과응보도 올 차례요.”

원웅은 차 뚜껑을 쥐고 찻잔 가장자리를 긁으며 말했다.

“주 대인 역시도 상황을 역전시킬 때가 되었소.”

주양은 눈을 가늘게 뜬 채 이글이글한 눈빛으로 원웅을 주시하였다.

“원 도어사 대인, 무슨 말씀이신지요?”

원웅은 빙그레 웃으며 그를 바라보았다.

“폐하께서 나더러 위연의 자리를 이어받아 야경꾼 관아를 맡으라고 하시면서 내친김에 야경꾼 내부의 부정부패를 숙청하라고 하셨소. 모두가 알다시피 야경꾼 관아는 위연 독재 체제로, 그가 20년 동안 손에 꽉 쥐고 외부인은 파리조차 들여보내지 않았소.”

주양은 천천히 고개를 끄덕였다.

원웅은 어쩔 수 없이 말했다.

“내가 풍조를 숙청해야겠지만 수하에 병사가 없는 장군은 아무것도 할 수 없소. 일부는 남기고 일부는 잡아야 하는데 주 대인의 도움이 필요하오.”

주양은 난감한 표정을 지으며 어쩔 수 없이 말했다.

“위연이 저를 파면하고 야경꾼 관아에서 내쫓았으나 이건 저와 위연의 원한입니다. 관아에 있는 형제들과는 무관하지요. 원 대인, 이는 저를 아주 곤란하게 하는 겁니다.”

‘그러면서 그날 형제들을 그렇게 거리낌 없이 팔았다고?’

원웅은 차를 홀짝 마시더니 허허허 웃었다.

“이번에 주 대인을 찾아온 데는 일이 하나 더 있소. 애당초 대인 부자 두 사람이 위연의 박해를 받아 어쩔 수 없이 야경꾼 관아를 떠났소. 지금 위연은 이미 죽었으니 벗어야 할 누명을 벗을 수 있고, 뒤집어야 할 사건 역시 당연히 뒤집어야 하오. 본관이 폐하께 청하여 대인의 복직에 도움을 줄 작정이오. 또한 주 대인이 본관을 도와 야경꾼 관아를 잘 관리할 수 있길 바라오.”

주양은 마침내 웃음을 띠며 말했다.

“원 대인께서는 어떤 자들을 남기고 싶고 어떤 자들을 잡고 싶으신지요?”

원웅이 여유 있게 말했다.

“당연히 부정부패의 풍조를 이룬 자들이오. 본관은 그자들이 전부 위연의 심복이라고 믿소.”

두 사람은 서로 마주 보고 웃었다.

* * *

거리를 순찰한 동라들이 삼삼오오 줄지어 야경꾼 관아로 돌아왔다.

송정풍과 주광효 역시 그 속에 있었다. 그들은 관아의 하급 관리가 불러 돌아온 참이었다.

이유는 아직 몰랐다. 하급 관리는 그저 조 금라가 밖에 있는 모든 야경꾼을 소집하니 관아로 돌아오라고 했다.

“조 금라가 우리를 뭐하러 불러들였지?”

“아마도 급한 일이겠지. 분명히 급한 일일 테야.”

“정말 다사다난한 시기구먼.”

동라들은 목소리를 낮추고 이야기를 나누었다. 그들은 너무 많은 말을 하지는 않았다.

위연의 죽음은 야경꾼들에게 받아들이기 어려운 충격이었다. 그들은 마치 하룻밤 사이에 정신적 지주를 잃은 듯했다.

그리하여 며칠 동안 관아의 분위기가 아주 무거웠다.

그 남자는 평소에 호기루에서 나오지 않지만, 그래도 그가 있기만 하다면 야경꾼 머리 위의 하늘은 무너질 리가 없었다.

지금 이미 연신경인 송정풍은 차를 한 모금 마셨고, 까닭 없이 허칠안이 아직 야경꾼에 있었을 때의 나날을 떠올렸다.

그때 그와 주광효 그리고 허칠안 세 사람은 낮에 거리를 순찰하고(거리를 돌아다니고), 점심에 휴식하는 한 시진 동안 기루에 들어가 노래를 들었다. 그 시간에는 허리춤의 돈주머니가 텅 비고 사람도 어수룩해지지만, 정말 즐거웠다.

허칠안이 하는 말에 따르면, 젊을 때 방탕하지 않으면 나이 들어서 한없이 눈물을 흘린다고 했다.

이 자식은 분명히 저속한 무사인데 항상 무슨 뜻인지 모를 말을 몇 마디 내뱉곤 했다. 하지만 그는 늘 그것이 아주 대단한 말이라고 생각했다.

또, 허 은라가 고작 시 몇 구절로 부향 낭자를 반년 넘게 탐했다는 사실은 야경꾼 관아에서는 지금까지도 여전히 수수께끼였다.

그러나 지금 부향 낭자조차 병으로 죽었다.

고작 1년 사이에 사람이 온데간데없이 사라졌다.

아마 야경꾼이 아직 전부 돌아오지 않은 듯했다. 송정풍과 주광효가 춘풍당에 앉은 지 이미 이각이 되었다.

송정풍은 지금 연신경이었다. 야경꾼 관아에서 보기 드문 젊은 준걸이라고 할 만했다. 허칠안만큼 놀라운 정도는 아니었지만, 위연이 아직 있었을 때 관아에서는 송정풍을 양성할 계획이었다.

위연은 타고난 자질이 뛰어나고 너무 큰 악행을 저지르지 않은 야경꾼이라면 모든 힘을 쏟아 양성하곤 했다. 이는 그가 줄곧 지켜온 기준이었다.

하지만 송정풍은 경험과 공로가 부족하여 줄곧 동라로 지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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