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절대타경-651화 (651/712)

651화. 위연의 옛일

한참 뒤, 장개태는 탄식하였다.

“자네 가게.”

평소에는 경솔하게 웃지 않던 검객이 쓴웃음을 지었다.

“나는 자네가 여전히 5품임을 하마터면 잊을 뻔했네. 형제들 모두 자네를 최정상급 고수라고 여기지. 우리보다 강한 그런 고수 말일세. 나는 다른 이에게 이 비밀을 알리지 않을 걸세. 음, 나는 자네가 원군을 요청하러 갔다고 말하겠네. 자네에게 비장의 패가 사라졌으니 더 이상 남아 있는 건 적절하지 않아. 내일 노이혁가는 틀림없이 자네가 죽기만을 바랄 것이네. 복수든 사기 진작을 위해서든 말이야.”

그는 성벽 옆으로 걸어가 한 손으로는 성가퀴를 짚더니, 한 손으로는 먼 곳에서 모닥불을 피우는 적군을 가리키면서 입꼬리를 올리고 말했다.

“보게. 지금 군심이 이미 안정되었네. 노이혁가가 있는 이상, 강국의 군심은 흐트러질 수 없어. 내일 더 치열하게 공성할지도 모르고, 더욱이 목숨을 아까워하지 않을지도 모르네.”

“제가 떠나면 어렵사리 응집된 사기가 또 흩어질 겁니다.”

허칠안은 고개를 저었다.

“자네는 당연히 원군을 청하러 가야 하네. 조정에 통지하러 가야 해. 이 도사는 검을 부려 비행할 수 있으니 속도가 빠르잖나. 원군이 오기 전에 내가 최대한 막을 걸세.”

“저는 가지 않겠습니다. 위 공께서 여기에 남아 계시고, 저희 형제들 역시 이곳에 남아 있으니 저 역시 이곳에 남아야 합니다. 만약 저희가 간다면 후방의 백성들은 어떡합니까? 40년 전에 무신교는 상주, 형주, 예주 3주를 대량 학살한 적이 있습니다. 이를 다시 되풀이해서는 안 됩니다.”

이 남자는 말을 할 때 안정적이고 차분했다.

모든 일은 결국 그 본분에 따라 결론이 나는 법.

전부 좋은 귀결점이었다.

‘원군은 없다. 원군이 있을 리가 없어. 너희가 보지 못하는 거야…….’

허칠안은 입을 벌렸으나 결국에는 차마 이 진실을 그에게 알리지 못했다.

이때 그는 한 장수가 한 손에 칼을 쥐고 성벽 위에서 천천히 걸으며 고함치는 모습을 보았다.

“옥양관 밖에 상주의 백성이 있다. 우리는 이미 물러서려 해도 물러설 곳이 없다. 이는 무신교의 최후 반격이다. 이번 공성을 버티기만 하면 승세를 다질 수 있다. 우리에게는 조정의 지원군도 있으니 반드시 지원군이 올 때까지 버텨야 한다.”

그 장수는 즉시 허칠안을 쳐다보더니 분발하였다.

“허 은라가 있으니 무신교는 공성할 생각은 단념해라! 그 노이혁가가 내일 다시 와도 분명히 살아서 돌아가지 못할 것이다!”

주위 병사들의 눈빛이 갑자기 반짝였다.

오늘 허칠안이 노이혁가와 온 힘을 다해 싸우고 소고도홍웅을 죽여 적군을 물리쳤다. 이는 모두가 다 본 장면이었다.

역시 허 은라다웠다. 그 검은 정말 대단했다.

허 은라가 있으면 무신교는 걱정할 필요가 없었다.

그는 항상 사람들을 안심시키고, 항상 일을 깔끔하게 처리하였다.

그는 지금껏 대봉 백성들을 실망시킨 적이 없었다.

허칠안은 기대하는 눈빛 속에서 묵묵히 앞으로 나아갔다. 그는 사람이 없는 구석에 가서 먼 곳에 진지를 구축한 적군을 내려다보며 멍하니 넋을 잃었다.

방금 그 병사들의 숭배하는 눈빛은 그를 좀 부끄럽게 했다.

“자네 갈 건가? 가지 않으면 아마 죽을 걸세.”

뒤에서 소탈한 차림새의 이묘진이 나타났다.

허칠안은 한참을 침묵하더니 웃으며 대답했다.

“내가 갈 것 같은 사람이오?”

“자네 망설이는군!”

이묘진은 고개를 저었다.

“방금 장개태의 제안을 거절하지 않았어. 아닌가?”

그는 책 한 권을 그녀 앞에 내던졌다.

이묘진은 고개를 숙이고 보았다. 거의 책표지만 있는 얇은 책이었다.

“다 썼소. 딱 한 장 남았소.”

허칠안은 먼 곳을 바라보며 목소리를 낮추었다.

“나는 가고 싶지 않소. 하지만 비장의 패를 다 써버렸소. 사람은 자신의 결점을 인정해야 하는 법. 나의 가장 큰 결점은 바로 강하지 않다는 것이고.”

조위가 준 법술 서적은 이미 다 써버렸다.

한 장만 남은 건 유가의 언출법수였다.

아무리 쓸모있는 물건이라도 언젠가는 그 쓰임을 다하는 법이었다. 그는 초주에 급히 간 이후로 충분히 아껴 썼지만, 이렇게 오래 쓰다 보니 거의 다 써버렸다.

“자네가 채시구에서 두 국공을 베어 죽일 때는, 어째서 자네 스스로 강하지 않다고 생각하는 걸 보지 못했지?”

이묘진은 눈앞에 있는 이 남자의 어깨가 잠시 떨린 걸 똑똑히 보았다.

그녀는 눈빛에 애석함과 비통함을 담아 그를 바라보면서 말했다.

“위연이 죽은 뒤 자네의 등이 마치 끊어진 것 같네. 비록 아무 일도 없었던 것처럼 태연한 척하지만, 나는 느낄 수 있어. 당황한 거야. 이 뒷배가 사라지니 자네는 무슨 일을 하든 자신감이 없어진 거지.”

밤바람은 뼈에 사무치는 듯한 한기를 머금고 휙휙 불어왔다.

허칠안은 목소리를 낮추었다.

“그대 말이 맞소. 예전에 내가 의기양양할 수 있었던 이유는, 내게 너무 많은 뒷배가 있었기 때문이오. 위 공께서는 항상 나를 도와 조정 측의 압박을 무마시킬 수 있었고, 관리 사회의 음모를 막아줄 수 있었소. 내게 가장 좋은 자원을 주었소. 나는 무슨 의문이 있든 무슨 어려움이 있든 무슨 해결하지 못할 난관이 있든…… 첫 번째로 떠오르는 게 그를 찾아가는 거였소.

자련 요도가 나를 겨냥했을 때도 말이오……. 위 공은 전부 나를 대신해 처리하셨소. 그가 있으면 나는 어떤 일을 해도 전혀 걱정이 없었소. 국공을 베어 죽인 뒤 황제는 참고 또 참았지. 지금 생각해보면 감정 때문만이 아니라 그 속에는 나를 위해 비바람을 막아준 위 공 역시 계셨소. 그는 결코 기력이 없는 서생이 아니오. 경성 전체가 내가 그가 두텁게 신임하는 심복임을 알았지. 황제 역시 그를 꺼렸고. 하지만 그가 갑자기 간다고 하고가버렸소. 나, 나는 너무 가슴이 아프고 막막하오…….”

그 모습은 여전히 반듯했지만, 이묘진의 눈에는 또 쓸쓸해 보였다.

자세히 헤아렸을 때, 얼핏 보면 그는 도와주는 이가 많고 뒷배가 많았다. 하지만 사실 그가 진정으로 의지할 수 있는 사람은 위연뿐이었다.

감정의 목적은 불분명하여 믿을 수 없었다. 신수는 그의 몸을 빌려 단수를 온양하면서 깊은 잠에 들겠다면 깊은 잠에 들었다. 위연만이 은혜를 계산하지 않고, 요구대로 다 들어주고 그를 위해 비바람을 막아주었다.

그의 품격, 그의 명성, 그의 드높은 기세 모두 누군가 그를 위해 압력을 막아주었다는 전제하에 가능했다.

이묘진은 입술을 깨물었다.

잠시 뒤 그가 쉰 목소리로 말했다.

“지원군이 있을 리가 없소. 선황이 분명히 그 가운데서 방해하면서 차일피일 질질 끌 것이오. 결국에 지원군이 도착한다고 해도, 이 자들은 볼 수 없을 것이오. 하지만 나는 말할 엄두가 나지 않소. 내가 말을 내뱉으면 군심이 처절하게 흩어질 테니까. 허나 나는 확실히 노이혁가를 이길 수 없소. 보통 병사들은 아무것도 알지 못하오. 천진난만하게 내가 무적인 줄만 알지……. 가시오. 나는 혼자 있고 싶소.”

‘알고 보니 그 남자가 그에게 정말 이렇게 중요했구나. 그 남자를 잃으니 그가 순식간에 무너질 정도로 중요했어. 그는 성을 지키는 병사들의 믿음이자 버팀목인데 그의 버팀목은? 그의 버팀목이 무너지자 그는 당황하고, 두려워하고, 자신감이 사라졌다. 더 이상 처음처럼 생기가 넘치고 활력이 넘치지 않는다.’

이묘진은 암담함과 실망을 안고 떠났다.

허칠안은 성벽 위에 앉아서 먼 곳의 밤빛을 조망했다.

먼 곳에서는 모닥불이 활활 타오르고 별이 촘촘히 흩어져 있었다.

불빛 속에 도살자들이 숨어 있었다.

그는 스산한 밤에 한참을 멍하니 서 있다가 위연의 서신을 꺼냈다.

위연이 죽자 그의 마지막 요행 심리가 사라졌다. 그는 드디어 유언을 볼 수 있었다.

* * *

허칠안, 이변이 없는 한 이건 내 최후의 필적이 될 테지. 내가 자네에게 이 세상은 자네가 상상하는 것보다 훨씬 잔혹하다고 말했던 일을 아직 기억하는가. 이번에 군대를 거느리고 출정한 건 무신을 봉인하기 위함이네. 유가 성인이 그해 무신을 봉인하였고 초품의 비밀에 영향을 미쳤는데 서신으로는 자네에게 너무 많은 걸 말할 수 없어. 유가 성인이 세상을 뜬 뒤 천여 년 동안 무신은 힘을 비축하여 1차로 봉인을 뚫었네.

이는 중원, 인족 나아가 구주에게 재난이지. 오늘날 유가는 쇠약해져 이미 무신을 봉인할 힘이 없네. 산해관전역 이후 감정은 세상일에 관여하지 않더군. 나는 처음부터 끝까지 그가 무얼 하고 싶어 하는지 이해할 수가 없었네. 대봉 국력이 쇠약해진 오늘날, 무신을 봉인할 자가 나 아니면 또 누가 있겠는가? 우리 세대의 지식인은 세상을 위해 입심(立心)하고, 백성을 위해 입명(立命)하고, 선현을 위해 계속해서 학문을 탐구하고, 만세를 위해 태평을 여는 자들이네……. 이건 자네가 했던 말이지. 조위가 나를 데리고 아성전에 갔었네. 참 잘 얘기했네. 역시 내가 선택한 후계자다워.

이 전쟁 이후, 무신교가 어쩌면 모든 힘을 다해 반격할지도 모르네. 나는 상주, 형주 예주 3주에 피가 흘러 강이 될 것임을 예견하네. 그들은 대봉의 기운을 흔들기 위해 선황과 안팎으로 협력하여 대봉의 마지막 기운을 흩트릴 걸세. 자네의 능력이라면 이미 이 비밀을 알았겠지. 자네는 내가 중시하는 사람이야. 나는 자네에게 시종일관 가장 높은 기대를 걸었어.

중원이 동요하는 건 이미 불가피하네. 자네는 대봉의 마지막 희망이며 대봉의 기운 절반이 자네의 몸에 있네. 만약 자네가 마음속으로 어떤 결정을 내렸다면, 조위를 찾아가게. 내 물건이 그에게 있네.

허칠안은 시야가 흐려진 듯했다. 그는 이 서신을 넘기고 두 번째 장을 보았다.

* * *

자네는 줄곧 내 옛일을 알고 싶어 했지? 인생은 뜻대로 되지 않는 일이 태반이지. 하지만 마음이 통하는 자와 할 얘기는 많지 않네. 자네에게 그 많지 않은 얘기를 해 보지. 내 본적은 예주로 부친께서는 예주 지부였지. 40년 전, 무신교가 상·형·예주 3주를 공격하였고 밤낮을 쉬지 않고 학살을 자행했네. 우리 온 가족은 그 학살에 죽었지.

모친께서 나를 마른 우물에 밀어 넣어 이 화를 면할 수 있었네. 나는 우물 속에서 이끼와 벌레를 먹으며 7일 동안 숨어 있다가 비로소 나왔지. 무신교는 군대를 철수하였고, 눈에 보이는 건 전부 상처 입은 대지와 시체뿐이었네. 나는 직접 가족을 묻었네. 그때는 순박하고 천진하여 인생을 어떻게 살아가야 할지 몰랐고, 목숨을 저버릴 생각까지 있었지. 하지만 증오의 불길로 나는 이를 악물고 버텼네. 나는 맨발로 수십 리를 걸어 경성으로 가 상관가(上官家)에 빌붙었네.

상관배(上官裴)는 내 부친의 가장 친한 벗이자 동창이었네. 두 사람은 어릴 적에 유학길에 올랐다가 산적을 마주쳤는데 내 부친이 목숨을 아끼지 않고 그의 목숨을 구했지.

상관가에 온 첫날, 나는 평생의 진실한 사랑을 만나게 되었네. 아름다운 봄날, 꽃이 만발한 화원에 공기 중에는 마음을 편안하게 하는 향기가 뒤섞여 있었지. 나무 그늘 아래, 어떤 소저가 꽃을 꺾으며 미소를 짓고 있었네……. 그 순간, 나는 벼락을 맞은 듯했고 이 여인은 장차 내 평생 지키고 소중히 여겨야 할 사랑이 되었네. 그녀는 상관석설(上官惜雪)로 다시 말해서 후의 황후였지. 그 당시 나는 그녀가 이번 생에 얻을 수 없는 여인이라는 걸 알지 못했네. 어쩌면 나의 운명은 그녀를 만난 그 순간부터 이미 정해져 있었을지도 모르네.

상관가에 있던 몇 년 동안이 내 인생에서 가장 즐거운 시절이었네. 상관배는 나를 아들처럼 대했어. 아니, 친아들보다도 잘해주었지. 나는 그를 따라 공부하며 밤낮으로 쉬지 않았네. 장차 과거에 합격하여 공명을 얻어 그녀를 아내로 맞이하기를 갈망하였지.

정덕 30년, 정덕제가 서거하고 원경이 황위를 계승하면서 황제는 비를 택했네. 상관배는 이날을 오랫동안 기다렸어. 당시의 그는 그저 작은 어사였기에 위로 올라가기만을 갈망했지. 뛰어난 자태의 석설이 그의 중요한 패로 그는 석설을 궁에 들일 작정이었네. 어쩔 수 없이 나는 그녀와 사사로이 도피하고자 경성을 떠나 우리를 찾을 수 있는 사람이 아무도 없는 곳으로 가려고 했네. 나는 관직을 포기하길 원했고, 그녀는 부귀영화를 포기하길 원했어.

하지만 나는 그 당시 그저 일개 서생으로 도망 나온 지 얼마 되지 않아 잡혀서 돌아왔네. 나는 그날을 영원히 잊지 못할 거야. 내 부친이 목숨을 아끼지 않고 구해줬던 내 부친의 가장 친한 벗인 상관배, 그자가 말끝마다 내가 위씨 집안의 독자라고 말하며 사람을 시켜 나를 거세했네.

‘그녀를 사랑하는 것 아니냐? 그렇다면 네가 영원히 그녀와 함께하게 해주지. 후궁은 아주 위험하고 살기가 가득하니 네가 정말 그녀를 사랑한다면 그녀를 지켜라…….’

이게 상관배가 내게 한 마지막 한 마디네. 크나큰 치욕은 이에 그치지 않았네. 나는 운명을 받아들이기에는 마음이 편치 않았네. 하여 고통이 가라앉은 뒤 애써 무도를 배우기 시작했지. 완벽한 남자가 될 수 있기를 바랐고, 그녀를 데리고 황궁에서 떠날 수 있길 바랐네.

원경 6년, 나와 그녀의 옛일을 누군가가 원경에게 알렸고, 내가 그녀와 사랑을 나눈다고 헐뜯었네. 원경은 크게 노해 황후를 폐위하고 죽이려고 했지. 마침 당시에 북방의 독고 장군이 세상을 떠나고 오랑캐가 침략하여 북경이 대혼란이었네. 나는 바로 군령장을 썼네. 개선하지 못하면 돌아오지 않겠다고 말이야. 그게 내 출세의 시작이네…….

그후 나의 수련 경지가 점점 높아졌고, 원경은 그녀를 확실히 손아귀에 넣었네. 산해관전역에서 개선한 후 나는 이미 전국적으로 무적이 되었지. 원경은 그녀를 몰래 숨기고 나를 불러들여 그녀의 목숨을 담보로 위협하면서 나에게 수련 경지를 스스로 포기하라고 압박했네. 나는 응했어. 감정은 내가 시야가 좁고 감정에 얽매였다고 욕했고 나는 반박하지 않았네. 내 인생에서 가장 암담했던 때, 그녀가 나의 세계를 밝게 비추었네. 그녀가 바로 나의 빛이었지.

그후 20년, 나는 직접 상관배를 죽이고 복비 사건을 빌어 국구를 죽이고 상관가의 혈통을 끊었네. 지난 일 역시 단번에 갚았지. 권력이 세지면서 나는 점점 대봉을 위해 무언가를 하고 백성을 위해 무언가를 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어. 나는 환관의 몸으로 조당에서 20년 동안 참고 견디며 형세가 점점 나빠지는 이 나라를 구제하고자 했고 점점 그녀를 보러 가지 않게 되었네……. 남편이 나라를 위해 몸을 바치는 건 다행스러운 일이야.

말하자면 결국 나는 그녀에게 미안하네. 나는 본래 이번 생에 혈혈단신인 줄 알았는데 경찰이 있던 해 자네가 나타나면서 즐거워졌네. 어찌 됐든 나는 외로운 사람이 아니라며 쾌재를 불렀지. 유일하게 아쉬운 건 결국 자네가 부르는 그 노래를 들을 수 없다는 것이네. 아주 재미있는 곡인데 말이야. 허나 내 인생은 아쉬움이 너무 많아 이것들에 얽매이지 않기로 했네. 위연 다음으로 대봉이 허칠안이 있기를 바라네. 위연!

후……. 허칠안은 서신을 태우고 손을 펼쳐 바람에 날려 보냈다.

그는 성벽 위에서 밤새 앉아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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