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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대타경-419화 (419/712)

419화. 나한테서 유용한 정보를 뽑아낼 수 있는 자는 없다 (3)

낙옥형이 벌떡 일어서서 소리쳤다.

“돌아오십시오!”

그녀는 난폭하게 손을 내밀고 움켜쥐어 담벼락 위에 있는 황갈색 고양이를 손 안으로 빨아들였고, 연못가의 석가산에 내동댕이쳤다. 그녀가 반짝반짝 아름다운 눈으로 주시하면서 빠른 속도로 캐물었다.

“상대가 누구입니까? 얼마나 자신 있답니까? 일단 천인 간의 전쟁에 휘말리면 발을 빼고 싶어도 어렵다는 걸 아셔야 합니다.”

그녀는 말하는 동시에 눈을 깜박이며 황갈색 고양이를 예의주시했다. 집중하면서도 절박했다.

“생소하지 않은 자이네. 심지어 자네는 그와 쌍수를 고려한 적도 있지.”

황갈색 고양이는 헝클어진 털을 핥더니 여유롭게 말했다.

낙옥형의 반짝이던 눈빛이 어두워졌다. 그녀는 화를 내며 말했다.

“그는 고작 6품 무사입니다. 설령 불문의 금강신공이 뒷받침하더라도 기껏해야 5품 전투력입니다. 그리고 초원진과 이묘진은 평범한 4품 이상이고요.”

황갈색 고양이는 급하지도 느리지도 않게 천천히 말했다.

“화내지 말게. 허칠안의 금강신공은 평범한 무사에 비할 바가 못 되네. 나는 심지어 4품 무사의 육신이 꼭 그보다 강하지 않을 수도 있다는 의심을 했어.”

낙옥형이 냉소를 지으며 말했다.

“의심하신다고요?”

황갈색 고양이가 고개를 끄덕였다.

“왜냐하면 이묘진이 전력으로 검을 휘둘렀음에도 그의 털끝 하나 건드리지 못했기 때문이야.”

낙옥형은 어리둥절했다. 황당하기 그지없다는 생각만 들 뿐이었고, 증명을 요구하는 듯 반문했다.

“이묘진이 전력으로 검을 휘둘렀는데 그의 털끝 하나 건드리기 어려웠다고요?”

황갈색 고양이가 고개를 끄덕였다.

낙옥형은 경악을 금치 못했다.

* * *

위연은 호기루에서 남궁천유의 보고를 다 듣고 칭찬하며 고개를 끄덕였다.

“자네 잘 대응했네. 천인 간의 전쟁에 참여하는 건 백해무익해. 본디 도문의 분쟁인데 제삼자가 억지로 개입하면 망신을 자초하는 셈이지.”

양연은 ‘음’하고 소리 내더니 말했다.

“인종 검법은 더할 나위 없고, 천종의 도법은 기이하지요. 일대일로 붙는다면 천유는 어느 누구도 두렵지 않겠지만, 2대 1로 붙으면 반드시 패합니다.”

남궁천유가 담담하게 말했다.

“경성에서 동시에 두 사람을 상대할 수 있는 4품은 없네. 양천환의 전송 진법이 어쩌면 불패의 자리를 차지할지도 모르지만, 일단 맞붙으면 열 수를 넘길 수 없을 걸세.”

전투는 술사의 특기가 아니다.

위연이 말했다.

“3일 뒤, 천인 간의 전쟁에 자네 금라들 전부 가서 보게. 견문을 넓히는 셈 치고. 도문 고품의 전투는 보기 흔치 않잖나.”

* * *

해 질 무렵. 허칠안은 날카로운 고양이 울음소리를 듣고 소리를 따라 보았다. 으슥한 구석, 나뭇가지 위에 웅크리고 앉은 황갈색 고양이가 보였다.

황갈색 고양이는 살짝 입을 벌려, 물고 있던 도자기 병을 허칠안의 손바닥에 떨어뜨렸다.

뻥…….

그가 나무 마개를 비틀어 열고, 코끝을 대고 냄새를 맡으니 형용하기 어려운 향기로운 냄새가 코 안을 파고들었다.

“낙옥형이 말하길 자네가 전력투구하기만 한다면, 성공하든 실패하든 청단은 자네 것이라 했네.”

황갈색 고양이가 말했다.

‘이게 생겼고, 3일 뒤에 있을 전투까지 더하면 나의 불패금신은 틀림없이 한 단계 더 올라가겠지. 이호와 사호 쌍방이 다치는 일을 막을 수도 있으니 일거양득이야…….’

허칠안은 얼굴에 희색이 만연하여 감개무량해하며 말했다.

“국사께서는 정말 돈이 많군요.”

‘아줌마, 저 분투하고 싶지 않아졌어요.’

황갈색 고양이는 나뭇가지 끝에 서서 허칠안을 내려다보며 말했다.

“지피지기면 백전백승이라고, 초원진과 이묘진 모두 고수니 나는 자네가 정보들을 좀 습득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하네만.”

‘저도 그렇게 생각해요. 조금 이따가 이묘진한테 몰래 정보를 알아보고 싶을 정도예요…….’

허칠안이 말했다.

“도사님, 말씀하시지요.”

“자네도 알다시피 인종의 검법은 초원진이 스스로 창조한 양검의(養檢意)로 자네도 숙달했으니 그에 대해선 내가 딱히 할 말이 없네. 중요한 건 이묘진이지. 자네는 천종의 도법에 관해 무지하지 않은가.”

“격물치지이지요.”

허칠안이 말했다.

“격물치지라……. 허, 아주 적절하게 묘사했군.”

황갈색 고양이는 기침 소리를 내더니 말을 이어갔다.

“이묘진 역시 비검을 아주 잘 다루네. 이는 도문 7품의 식기(食氣) 가 가져다주는 신비함이지. 도문 5품 금단(金丹)은 모든 허상을 깰 수 있고, 세상의 혼탁함을 두려워하지 않지. 따라서 자네의 불문 사자후는 이묘진에게 효력이 없네.”

허칠안은 고개를 끄덕였다.

“그리고 뇌법(雷法)과 오행법술(五行法術)이 있네. 이 법술들은 하늘이 내린 좋은 시기와 지리적 이점과 맞물려야 해. 결전 지점이 위수(渭水)이니 자네는 수행법술(水行法術)을 조심하면 돼.”

황갈색 고양이가 말을 마치고 심각한 표정을 보였다.

“천종의 핵심 법술은 천인합일로 현화(現化)하는 능력을 갖추고 있네. 세상 만물에 영혼을 부여하고 그것들과 연계지어 자신의 명령을 듣게 만들지. 간단하게 말하자면 자네의 칼이 자네 칼이 아닐 수도 있고, 자네의 허리띠가 갖은 힘을 들여 자네를 교살할 수도 있네. 자네 발 옆에 있던 돌멩이가 갑자기 튀어 올라 자네 무릎을 치는 셈이지. 심지어 자네 손이 갑자기 자네 뺨을 때릴 것이야.”

‘제기랄, 천종 법술이 이렇게 쩐다고? 이게 소위 말하는 <세상에는 충성이라고 할 것이 없다. 다만 나를 만나지 않았기 때문이다>인가? 내 눈에는 모든 사람이 반역자인데?’

허칠안은 깜짝 놀랐다. 그는 천종의 화려한 수법에 부러움을 금치 못했다.

그는 금련 도사와 작별하고 바로 방으로 돌아와 청단을 삼키고 약력(藥力)을 단련했다.

* * *

3일이라는 시간이 눈 깜짝할 사이에 지나가고 희미하게 먼동이 텄다. 초원진은 일어나 일사불란하게 옷차림을 단정히 하고, 패검을 등에 메고 내친김에 왕년의 동창을 도와 이불을 잘 덮어 두었다.

어제 두 사람은 한밤중까지 술을 마셨다. 친한 벗은 하는 말마다 그가 계략에 빠졌다면서 암시했다.

사실 초원진은 조정의 많은 자들에게 있어 천인 간의 전쟁이 ‘인종’의 뿌리를 뽑을 좋은 기회임을 알았다.

많은 이들은 인종이 사라지기만 하면 폐하가 부지런히 정무를 돌보고, 더는 허무맹랑한 불로장생을 추구하지 않으리라고 여겼다.

“자네는 몰라. 나는 10년 전에 알았네. 인종이 없다고 해도 다른 도사가 있을 테고 다른 국사가 있을 테지. 설령 이 모든 게 없다고 해도 원경제는 평소처럼 도를 닦을 것이네. 장생을 갈망하는 그를 누구도 막을 수 없어.”

초원진은 고개를 저으며 방을 나섰다.

* * *

그는 저택에서 나와 높은 하늘의 야경을 보았고, 길가에는 체구가 크고 기골이 장대한 항원이 서 있었다.

“허 대인이 저를 들여보내 주었습니다. 빈승이 검객과 함께 가겠습니다.”

항원은 양손을 합장했다.

초원진은 아무 말 없이 고개를 끄덕이고, 항원과 어깨를 나란히 하고 갔다. 한참을 걷다가 그는 고개를 옆으로 돌리고 중년의 승려를 쳐다보며 말했다.

“무슨 말을 하고 싶으신지요?”

항원은 초원진이 등에 멘 검으로 시선을 옮긴 뒤 목소리를 낮추고 말했다.

“빈승은 이 검을 칼집에서 뽑지 말라고 부탁하고 싶습니다.”

초원진은 대답하지 않았다.

“그건 천종에게 예의가 아닙니다. 또한, 이묘진에게도 예의가 아니고요.”

그가 말했다.

항원은 괴로운 얼굴을 했다.

* * *

황궁. 금군 대열이 화려한 마차 두 대를 호송하며 궁성을 나섰고, 황성을 가로질러 성 밖으로 몰았다.

임안은 차창 발을 젖혔다. 거리에는 행인이 드물었다. 아침을 파는 노점에서 김이 무럭무럭 났고, 고소한 냄새가 임안의 코를 파고들었다.

그녀는 저도 모르게 평민의 아침밥을 한번 맛보고 싶은 충동이 들었다.

앞에 있는 마차 안에는 회경이 앉아 있었다. 그녀가 이번에 출궁한 건 회경의 덕이었다. 황궁 전체에서 태자와 회경만이 어떠한 방해도 받지 않고, 자유로이 경성을 출입할 수 있었다.

다른 황자와 황녀는 이런 자격이 없었다.

임안은 구경하는 일을 좋아하기에 천인 간의 전쟁을 놓치고 싶지 않았다. 본래는 개자식한테 몰래 성 밖으로 데리고 나가달라고 할 작정이었다. 그녀는 평범하기 그지없는 젊은 부인으로 위장하고, 그를 따라 위수에 가서 구경할 계획이었다.

누가 알았을까. 개자식이 그녀를 고무공으로 삼아 회경에게 발로 차 버렸다.

다행히도 회경이 그래도 의리가 있어 그녀를 데리고 성 밖으로 나가길 원했다.

“흥, 나중에 내가 개자식을 어떻게 응징할지 보라고.”

임안은 분한 생각을 했다.

그녀는 그가 뭐 하러 갔는지 몰랐다.

* * *

회왕부에서 저택의 시위가 총출동하여 금사남목으로 만든 호화로운 마차를 빼곡하게 둘러싼 채 황성을 떠났다.

* * *

허신년은 허부에서 아주 일찍 일어나 말을 끌고 ‘다그닥다그닥’ 큰길을 따라 나아가다가 모퉁이에서 길가에 정차한 호화스러운 마차를 한 대 보았다.

십여 명의 시위가 양쪽을 지켰다.

차창 발이 젖혀지자 왕 소저의 아리따운 얼굴이 보였다. 그녀는 빙그레 미소 지으며 말했다.

“허 대인, 마차에 타셔서 차 한잔 하시지요.”

전시가 이미 지났고, 허신년은 현재 한림원 서길사다. 그는 더 이상 일개 평민이 아니었다.

올해의 일갑은 유난히 체면이 깎였다. 그 기세를 전부 천인 간의 전쟁에 빼앗겼다.

경성 백성들의 관심사조차 도문의 분쟁으로 옮겨갔다. 백성들은 천인 간의 전쟁이 일갑자에 한 번이라 대다수 사람은 한평생 한 번밖에 마주칠 수 없다는 사실을 듣더니 생각을 바꾸었다. 과거는 3년에 한 번이니 어느 것이 더 중한지는 한눈에 훤히 알 수 있었다.

왕 소저는 이 기회를 틈타 허신년에게 천인 간의 전쟁을 같이 보자고 초청했고, 허신년은 이번에 거절하지 않았다.

왕 소저는 아주 기뻤다.

* * *

허신년은 마차에 오른 뒤 여종에게 물을 따르라고 서둘러 분부하였고, 웃으면서 말했다.

“저희 아버지의 말씀을 들으니 천인 양종의 제자 모두 아주 대단한 고수래요.”

그녀는 생각하더니 비교 대상을 찾아서 말했다.

“야경꾼 관아의 금라 못지않다더군요. 그리고 천종 성녀의 미모가 꽃처럼 아름답다고 들었어요. 경국지색의 미인이래요.”

허신년은 차분하게 고개를 끄덕였다.

왕 소저는 그의 지나치게 냉담한 태도에 맥이 약간 풀렸다. 그녀는 의사를 떠보며 말했다.

“신년은 천인 간의 전쟁에 관심이 없나요?”

그녀는 말 한마디 없이 신년이라고 불렀다.

허신년은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

“나는 천종 성녀가 어떤 사람인지 안다오. 그녀가 경성에 온 후 줄곧 우리 저택에서 묵고 있거든.”

왕 소저는 깜짝 놀라 눈을 크게 뜨고 말했다.

“농담하지 마세요. 천종 성녀가 어떻게 신년의 저택에 있을 수가 있죠? 당, 당신은 그녀와 오래전부터 알던 사이인가요?”

천종은 강호에서 아주 유명한 종파다. 허부의 지위로는 아무리 해도 천종 성녀와 관계를 맺기란 불가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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