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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대타경-418화 (418/712)

418화. 나한테서 유용한 정보를 뽑아낼 수 있는 자는 없다 (2)

지종은 아무것도 부족하지 않지만, 돈이 부족했다.

허칠안은 손을 비비더니 친절한 미소를 지었다.

“도사님, 너무 정 없이 말씀하십니다. 저희는 한 조직인데 제가 도사께 터무니없이 요구할 수 있겠습니까? 도사님께는 청단이 없지만, 인종에게는 있지요. 도문에서 인종이 대부호인 걸 누가 모릅니까.”

황갈색 고양이는 오랫동안 망설이더니 주저하며 말했다.

“시도해보겠네. 황혼 전에 자네에게 답을 주지.”

허칠안은 황급히 고개를 끄덕였다.

“급하지 않습니다. 내일도 괜찮습니다. 천인 간의 전쟁은 3일 후니까요.”

황갈색 고양이는 그를 상대하지 않고, 화단을 지나쳐 사라졌다.

“금련 도사 이 능구렁이. 항상 후배들 빼먹는 일을 즐긴단 말이야. 무임승차보다 더 과해.”

허칠안은 우물우물 말했다.

소위 청단은 신체의 본질을 바꾸고, 근육과 뼈를 튼튼하게 하는 단약이다. 이 말은 써서 곪으면 강호에서 대력완을 파는 자들이 이런 말로 자신의 약을 형용하는 걸 경시한다고 말할 수 있다.

하지만 신체의 본질을 바꾸고 근육과 뼈를 튼튼하게 한다는 청단의 의의는 일반적인 의미와는 다르다. 청단은 6품 동피철골경의 무사의 방어력을 비약적으로 발전시킬 수 있다.

“내 금강신공이 한계에 다다랐다. 신수 승려의 정혈이 아직 일부 남았지만, 아무리 해도 내 것으로 바꾸지 못하겠다. 몸속에 가라앉았다면 낭비니까…….”

허칠안은 이 점에 대해 특별히 위연에게 가르침을 청했다. 물론, 그는 단기간 내에 금강신공을 어떻게 비약적으로 발전시킬 수 있을지만을 물었는데 위연이 그에게 두 가지 길을 가르쳐 주었다. 실전 경험과 청단.

“전에 나는 금강신공을 어떻게 소성(小成) 경지까지 끌어올릴지 고민했었는데. 오늘 황갈색 고양이가 나를 찾아와 도와 달라고 했을 때 갑자기 생각의 물꼬가 트였다……. 다른 각도로 생각해 보면 나의 강한 기운과 관련 있는 거 아닌가? 나는 돌파가 필요하고, 청단과 사투가 필요한데 이묘진이 마침 천인의 약속을 이행하러 경성에 왔잖아.”

* * *

“무슨 방법입니까?”

원경제가 눈을 반짝이며 연못 가운데 떠 있는 절세미인을 바라보았다.

낙옥형은 붉은 입술을 살짝 벌리고 도도함 속에 부드러움을 띤 채 말했다.

“사람을 파견해 이번 천인 간의 전쟁을 저지하면 됩니다. 동년배여야 하고, 천종의 보복을 두려워하지 않는 자여야 하지요.”

원경제는 미간을 찌푸리고 침음하며 말했다.

“억지로 관여하면 천종 세력이 반드시 사람을 보내 잘못을 따질 겁니다. 어쩌면 내기하는 방식으로 개입할 수도 있고요.”

낙옥형은 고개를 끄덕이더니 다시 고개를 가로저으며 부드러운 목소리로 말했다.

“내기가 일단 성립되면 죽어서야 멈출 것입니다. 대가가 너무 커요. 폐하께서는 이 일로 젊은 천재를 손해 볼 필요 없으십니다.”

이는 자신을 천인 간의 전쟁에 개입시킨 셈이다. 본래는 천종과 인종의 약속인데 지금은 3자 간의 약속이 되었다.

천종과 인종의 싸움에는 까닭이 있다. 그들은 규칙을 준수한다. 하지만 억지로 개입해 들어오는 사람은 천종의 눈에 골칫거리다.

천종의 반응은 두 가지에 지나지 않을 것이다.

첫째, 이묘진에게 속전속결을 명하고, 이에 천종은 어느 정도의 ‘도움’을 준다.

둘째, 사문의 손윗사람이 직접 와서 일을 그르친 놈의 뺨을 쳐 죽인다.

여기에 몸을 보존하고 물러날 가능성은 존재하지 않는다. 당신이 만약 약속을 깨고 결투에서 물러나고 싶다면, 우선 목적을 달성하지 않았기에 천인 간의 전쟁은 예정대로 진행될 것이다. 다만 며칠 늦춰질 뿐이다.

그다음으로 천종의 도사가 동의할 거라고 할 수는 없다. 그때 가면 결국에는 뺨 한 대로 약속 깬 놈을 쳐 죽일 것이다. 광명정대하고 이치와 근거가 있는 뺨 한 대다.

원경제는 들은 체 만 체하고, 낙옥형의 얼굴에서 시선을 옮겨 사천감 방향을 멀리 바라보며 말했다.

“그렇기에 사천감의 양천환이 가장 적임자이군요. 천종의 보복을 두려워하지도 않으면서 초원진과 이묘진을 상대할 충분한 능력이 있으니.”

낙옥형이 고개를 살짝 끄덕였다. 원경제의 말이 옳다. 양천환이 가장 적임자다. 그보다 더 적합한 사람은 없다.

“짐이 즉시 사람을 보내 감정과 의논하겠습니다.”

원경제는 손짓하여 뜰 밖에서 공손히 기다리던 늙은 태감을 불렀고, 사천감에 가서 사람을 모셔 오라고 분부했다.

* * *

양주향의 시간이 흐른 뒤, 늙은 태감이 파견한 시위가 보고했다. 감정의 대답은 이러했다.

<양천환은 관성루 지하에 억눌려 있으니 폐하께서는 다른 인재를 선택해 주십시오.>

이 결과는 원경제와 낙옥형이 예상한 대로지만, 여전히 다소 실망스러웠다.

“감정은 지금껏 ‘규칙’으로 정해진 일만을 했습니다. 그밖에는 논할 수 있는 인정이 없지요.”

원경제는 고개를 저으며 매우 유감스러운 어조로 말했다.

감정은 해야 하는 일은 한 가지도 빠트리지 않지만, 하지 말아야 하는 일은 설령 황제라고 해도 부릴 수가 없었다.

“짐이 다시 방법을 좀 생각하겠습니다.”

원경제는 말을 마친 뒤 가마를 타고 황궁으로 돌아갔다.

원경제가 떠나자 낙옥형은 가볍게 탄식했다.

* * *

원경제는 황궁으로 돌아온 뒤 어서방에 앉아 일각을 깊이 생각하더니 붓을 쥐고 명단을 쓰고는 말했다.

“태감, 가서 명단에 있는 자들을 불러 입궁토록 하게.”

* * *

남궁천유는 환관의 안내를 받으며 광장을 지나 어서방으로 들어왔다.

그가 힐끗 훑어보니 선홍색 양탄자에 경갑(經甲)을 입은 청년이 두 명 서 있었다. 그밖에 다른 사람은 없었다.

이 두 사람은 남궁천유도 알았다. 금군에서 복무하는 자들로 한 명은 훈귀 세가 출신이고, 한 명은 두각을 나타낸 평민 출신 무사였다.

그 두 사람은 남궁천유를 보더니 의아해했다.

남궁천유는 그들과 전혀 친분이 없고, 본래 성격이 어둡고 괴팍하여 인사하지 않고 잠자코 옆에 섰다.

얼마 지나지 않아 원경제가 들어왔다. 그는 걸으면서 세 사람을 살피더니 마침내 그들 앞에 멈춰서고 나지막이 말했다.

“짐이 왜 너희 세 사람을 궁으로 불러들였는지 아는가?”

남궁천유는 아랑곳하지 않았고, 평민 출신 무사는 고개를 살짝 끄덕였다. 훈귀 세가의 청년은 읍을 올리고 말했다.

“폐하께서 명을 내려 주십시오.”

원경제가 고개를 끄덕이고 천천히 말했다.

“3일 뒤가 바로 천인 간의 전쟁이다. 짐은 너희가 나서서 저지할 수 있길 바란다…….”

그는 이 일의 장단점을 세 사람에게 알린 뒤에 물었다.

“너희 중에 원하는 자가 있는가? 마지막 결과가 어떠하든지 간에 관직을 한 등급 올려 줄 것이다.”

이 세 사람은 경성에서 가장 젊은 4품 무사이자 조정에 속하는 4품 무사였다.

4품 무사는 밖에서 보기 드물다. 대봉 13주 중에 한 주(州) 땅에 있는 4품 무사는 손꼽을 정도다. 하지만 경성은 대봉 권력의 핵심으로서 4품 고수의 수가 상상한 것보다 훨씬 더 많았다.

그러나 3품 무사는 진북왕 한 명뿐이었다. 팔다리가 절단돼도 다시 살아날 수 있는 3품 무사는 이미 평범한 사람의 범위에서 벗어나 4품과는 하늘과 땅 차이였다.

남궁천유는 여전히 무표정이었다.

평민 출신 무사는 눈 속에 어렴풋이 분노가 스쳤다. 그리고 훈귀 출신 무사는 기탄하고 신중했다.

원경제가 나지막이 말했다.

“관직을 두 등급 올려 주겠다.”

평민 출신 무사의 눈에 분노가 더욱 거세졌다. 훈귀 출신 무사는 약간 마음이 움직이는 듯했으나 결국에는 고개를 저으며 목소리를 낮추고 말했다.

“폐하, 용서해 주십시오. 소직의 능력이 미천하여 감당할 수 없습니다.”

평민 출신 무사가 따라서 읍하고 말했다.

“소직, 감당할 수 없습니다.”

원경제는 여느 때와 같은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이더니 말했다.

“남궁천유는 남고, 너희 둘은 물러가거라.”

두 사람은 안도의 한숨을 내쉬고 어서방에서 물러났다.

원경제는 옥좌로 천천히 걸어 돌아갔고, 잠시 기다렸다가 입을 떼고 말했다.

“그 두 사람 중, 한 사람은 짐이 인종을 위해 나서는 것이 불만이더군. 결국은 도를 닦는 짐이 불만이겠지. 다른 한 사람은 목숨을 아끼더군. 이미 부귀영화를 누리고 있으니 도문 양종의 분쟁이 끼어들고 싶지 않겠지.”

남궁천유가 원경제를 똑바로 쳐다보며 말했다.

“폐하께서 저를 남기셨는데 제가 나설 거라 생각하셨는지요?”

원경제는 고개를 끄덕였다.

“남궁천유, 나는 네 신분을 알고 네가 무엇을 원하는지도 안다.”

남궁천유의 눈동자가 갑자기 수축했으나 재빠르게 평소처럼 회복했다.

원경제가 그를 주시하며 말했다.

“네가 짐을 대신해 이 일을 수습해 주기만 한다면, 짐이 네게 이만 정예병을 빌려줄 수 있다.”

남궁천유의 표정이 동요했다. 그는 아주 흔들리는 듯했으나 결국에 거절을 선택하고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

“폐하, 저는 위 공과 약속했습니다. 그가 제게 이름을 돌려주기 전까지 저는 그를 떠나지 않겠습니다. 게다가 이묘진과 초원진, 어느 누구도 저는 두렵지 않습니다. 하지만 두 사람이 만약 손을 잡는다면 저도 어찌할 도리가 없지요. 예정대로 천인의 약속을 이행하기 위해 그들은 틀림없이 먼저 손을 잡고 제삼자를 도태시킬 겁니다. 제가 원치 않는 게 아니라 제 능력이 부족합니다.”

원경제도 강요하지 않고, 손을 흔들었다.

남궁천유는 읍을 올리고 어서방에서 물러났다.

원경제는 침울한 표정을 하고 분부했다.

“짐은 어찌할 도리가 없으니 알아서 처리하라고 국사에게 알리거라.”

* * *

영보관에서 젊은 환관이 몸을 굽혀 인사한 뒤, 잦아드는 목소리로 말했다.

“국사, 폐하께서도 어찌할 도리가 없다고 하십니다. 경성에 있는 젊은 4품 고수 모두 천인 간의 전쟁에 개입하기를 원치 않습니다. 아시다시피 폐하께서도 그들에게 강요하기 어려우시지요.”

낙옥형은 눈을 뜨지 않고 담담하게 말했다.

“본좌 알겠네.”

환관은 더 머무를 엄두를 내지 못하고, 읍한 뒤에 재빠르게 떠났다.

일각이 흐른 뒤, 소원(小院) 담벼락에 길고 가느다란 체형의 황갈색 고양이가 나타났다. 고양이는 호박색의 세로 눈동자로 연못 위의 여인을 그윽하게 주시했다.

“사매!”

낙옥형은 고개를 들지 않고, 약간은 싫어하는 듯한 어조를 띠고 말했다.

“뭐 하러 오셨어요?”

황갈색 고양이는 약간 망설이더니 상의하자는 어조로 운을 띄웠다.

“물어볼 게 있네. 인종에 청단이 있는가? 이 단약은 제련하기 어려워 그 가치가 아주 높잖…….”

낙옥형이 미간을 찌푸리며 말을 끊었다.

“이 단약이 보기 드문 줄 아시면서 물어보십니까? 지종 도수한테 청단이 왜 필요합니까?”

황갈색 고양이는 좀 난감했다.

“사매 눈에 빈도는 그저 음식 챙겨 가는 가난한 친척인가? 내가 청단이 필요한 게 아니라 누군가를 대신해 구걸하러 온 걸세.”

낙옥형이 ‘허’하고 소리 내더니 비웃으며 말했다.

“사형은 가난한 친척이 아니라 후안무치한 못난 도사예요. 제 부친이 예전에 청단 한 가마를 제련한 적이 있지요. 두 알은 원경제가 가져가고 저한테 있는 건 마지막 한 알입니다. 하지만 이 단약은 제련하기 어렵고 진귀하여 사형께 드릴 수 없습니다. 사형이 지서 파편과 교환하지 않는 이상 말이죠.”

‘지서 파편을 어찌 자네에게 줄 수 있겠나. 인종은 사용할 줄도 모르는데…….’

황갈색 고양이는 속으로 비아냥거리면서 애석해하며 말했다.

“됐네. 본래 나는 사매에게 조력자를 찾아 주려 했네. 천인 간의 전쟁을 늦출 수 있는 조력자 말이야. 상대가 딱 한 가지를 요구했는데 그게 바로 청단일세. 사매가 동의하지 않으니 빈도도 어쩔 수 없이 거절해야겠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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