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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대타경-372화 (372/712)

372화. 안심하게 하는 동료

그들은 사람을 어떻게 찾을지 한 차례 상의한 끝에 세 가지 방면에서 착수하기로 결정했다.

하나, 허칠안이 야경꾼의 신분을 이용해 관아의 하급 관리, 지방 도시의 민병을 동원하여 수색한다.

둘, 금련 도사와 초원진은 검(물건)을 부려 비행할 수 있으니, 주성(主城) 주변의 소도시와 촌락을 책임진다.

셋, 항원 대사는 성에서 강호 인사, 시정의 백성들을 찾아가 상황을 알아본다.

“오호는 남강 사람이고, 귀엽고 간드러지게 생겨 외모 특징이 뚜렷하니, 만난 적만 있다면 분명 기억할 걸세.”

금련 도사가 말했다.

‘귀엽고 간드러지게 생겼다라…….’

허칠안은 쌈지 안에서 부스러기 은전을 한 움큼 꺼내 항원 대사에게 주며 말했다.

“사람들을 찾아가 상황을 알아보는 가장 좋은 방법은 은자이고, 그다음은 주먹이지요. 항원 대사께서는 두 가지 방법을 병행하셔도 됩니다.”

항원은 은자를 받고 고개를 끄덕였다.

* * *

상주 관할 내에는 8개 주와 16개 군현이 있다. 주성인 상성(襄城)에는 15만 넘는 인구가 있다. 물론 경성과 필적할 수는 없지만, 일등으로 큰 성인 셈이다.

허칠안은 날이 밝자마자 종리를 데리고 성으로 들어갔다. 거리에는 생계를 도모하는 노점상과 일찍 일어나 서둘러 일하는 수공업자를 제외하면 일반 백성들은 아직 일어나지 않았다.

오히려 기루와 대중 연예장 같은 유흥업소는 일찌감치 문을 열었다.

오입쟁이들이 하품하며 나와 쌀쌀한 새벽바람에 몸을 부르르 떨며 각자 뿔뿔이 흩어졌다.

‘경성과 비교했을 때 상성의 대중 연예장은 어떤지 모르겠네. 노래는 듣기 좋은지, 여인들은 생기발랄한지 말이야…….’

허칠안은 행인을 붙잡고 부아 방향이 어딘지 물었고, 매우 인정미 없이 기루와 대중 연예장을 뒤로했다.

그는 부아로 들어가 은라의 요패에 힘입어 상주 지부를 만났다.

지부는 이(李) 씨로 배가 불룩하게 튀어나온 중년이었다. 그는 아주 예의를 차리며 허칠안을 접대했다.

허칠안은 차를 마시며 말했다.

“본관이 남강 출신의 여인을 찾으려고 합니다. 젊고, 꽃처럼 아름다운 미모에 외모가 특색 있어 분간하기에 아주 쉽지요. 이 지부께서 사람을 움직여 찾아 주시길 바랍니다. 소식이 생기면 바로 성문 입구에 공고를 붙여 주셨으면 합니다. 본관이 그걸 보고는 자연히 찾아오겠습니다.”

이 지부가 고개를 끄덕였다.

“허 대인, 안심하십시오. 본관이 반드시 말씀하신 대로 처리하겠습니다.”

허칠안은 그제야 만족하며 차를 한 모금 마시더니 이어 물었다.

“요즘 상성 관내에 무슨 이상한 일이 발생했는지요? 혹은 기괴한 인물이 근처에서 싸웠다든지요.”

이 지부는 생각하더니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

“없습니다.”

허칠안이 간 후, 이 지부는 동지(同知)를 불러 이 일을 그에게 전했다.

“이건 뭐 해변에서 바늘 찾기 아닙니까? 물론 남강 인사가 외모 특징이 뚜렷하다고는 해도 이렇게 큰 상성에서 어떻게 찾나요?”

동지는 죽도록 고생만 하고 좋은 소리 못 듣는 고된 일이라는 걸 듣자마자 책임을 전가하고 싶어졌다.

이 지부가 손사래를 쳤다.

“경성에서 온 은라이니 거절할 수는 없잖나. 대충 찾는 시늉만 하면 되네.”

말을 마친 그는 갑자기 미간을 찌푸리더니 말했다.

“은라 허칠안이라……. 이 이름과 호칭이 아주 귀에 익는단 말이지. 어제 조정에서 보내온 관보를 가져오게.”

어제 부아는 조정에서 보내온 관보를 한 통 받았다. 사천감과 서역 불문의 두법에서 대승을 거두었으니 각 주(州) 각 부(府)에 이 일을 널리 알리라고 분부했다.

이 지부는 관보를 전달받은 후에 글자 한 줄을 뚫어지게 보면서 한참을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은라 허칠안이 사천감을 대표해 두법하다.>

‘정말 이 거물이 왔군…….’

이 지부는 동지를 쳐다보더니 나지막이 말했다.

“이 일을 즉시 가서 처리하게. 반드시 마음을 다하고 최선을 다해야 할 것이야.”

그는 손가락으로 관보를 가리켰다.

“방금 나간 그 은라가 바로 관보에 쓰인 거물일세.”

“소직 반드시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동지가 연신 고개를 끄덕였다.

* * *

해가 서서히 중천에 솟았다. 허칠안은 종리를 데리고 성안을 여러 바퀴 돌며 강호 인사들만 골라 알아보았지만, 아무런 소득이 없었다.

‘이치상으로는 만약 오호가 정말 지종의 요도를 맞닥뜨렸다면 그녀는 아마 십중팔구 잡혔을 것이다……. 금련 도사가 우리를 데리고 사람을 찾는다니, 모래사장에서 바늘 찾기 아닌가? 오호가 지종 요도의 손에서 도망칠 수 있다고 여기지 않는 이상 말이다. 그러니까 우리를 데리고 와서 단서를 따라 오호를 찾으려는 거겠지. 그렇다면 상성 관내에 분명 전투 흔적이 남을 것이다.

하지만 내가 부아에서 살핀 상황에 근거했을 때는 만약 누군가 그 격렬한 전투를 목격했다면, 진작에 관아에 보고했을 테고 부아가 모를 리가 없다. 물론, 이 지부가 진실을 숨기고 얘기하지 않았을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는다. 하지만 내가 성안에서 오랫동안 알아봤어도 괴상하고 놀라운 소문을 들은 적이 없다. 백성의 입이 정보 전달 면에서 가장 빠른 경로라는 걸 알아야 한다……. 역시나 기루에 노래를 들으러 가는 게 낫겠어.’

허칠안은 마음속으로 생각하면서 종리를 데리고 기루로 들어갔다.

“반나절을 알아보러 다니니 배고픔과 갈증을 견디기 어렵군요. 저희 들어가 잠시 쉬면서 목도 좀 축이고 배도 좀 채우자고요.”

허칠안은 이렇게 해명했다.

종리는 잠시 망설이다가 순순히 따라 들어갔다.

“손님, 안으로 드시지요.”

기루 안 청의 사동이 친절하게 맞이하며 허칠안과 종리를 대당으로 안내했다.

“2층의 좋은 별실을 골라 술과 안주, 과일을 준비하게.”

허칠안은 손가락에 부스러기 은전 한 알을 꼽아 튕기면서 마치 익숙한 장소에 온 듯 능숙한 말투로 말했다.

“늘 가던 별실로 2호와 5호더러 오라고 하시오. 저녁에 그녀 둘을 데리고 나갈 것이오.”

청의 사동은 종리를 몇 번 훑어보더니 애매한 미소를 지었다.

“손님, 위층으로 모시겠습니다.”

일반적으로 이렇게 여인을 데리고 기루에 들어온 자는 순수하게 노래를 듣고 연극을 보려 한다. 하지만 예외도 있다. 바로 바깥 여인을 기루로 데리고 와서 노는 걸 좋아하는 자들이다.

이런 여인은 대부분 출처가 불분명하기에, 그들은 그녀들을 집으로 데리고 가기 난감하니까 기루를 선택한다.

‘이 손님은 수려하고 비범해 보이는데 의외로 겉치레에 신경 쓰지 않는 여인을 좋아하네…….’

청의 사동은 속으로 비아냥거렸고, 날렵한 발걸음으로 허칠안을 2층으로 안내하면서 별실을 밀어젖혔다.

“너희가 찾고자 하는 사람이 누구야?”

종리는 음식을 먹으면서 작은 소리로 물었다.

“지종의 금련 도사가 창립한, 은밀한 조직의 구성원이요.”

허칠안은 호구가 자신의 프라이버시를 까발릴까 봐 전혀 두렵지 않았다.

종리는 오물오물 음식을 씹었다. 허칠안은 여전히 그녀의 얼굴을 볼 수 없었다. 음식을 먹을 때 드러나는 볼그스름한 입만 볼 수 있었는데 의외로 입술 모양이 아주 예뻤다.

“그의 원신이 불완전하네.”

종리가 갑자기 말했다.

“무슨 말인지요?”

허칠안은 어리둥절했다.

종리는 대답하지 않고 계속해서 말했다.

“교방사에 있는 자네 애인처럼 원신과 육신이 들어맞지 않아.”

허칠안이 한참을 침묵하던 끝에 고개를 끄덕이고 정상적인 말투로 ‘아’하고 소리를 냈다.

“너희들이 가지고 있는 그 법보가 지서인가?”

종리가 다시 물었다.

허칠안은 고개를 끄덕였다.

“지서는 먼 옛날부터 더없이 진귀한 보물이지. 듣건대 먼 옛날 인황 시대로 거슬러 올라갈 수 있는 천지가 창조한 법보라지. 허나 나중에 깨졌다더군.”

종리가 말했다.

“어떻게 깨졌나요?”

허칠안은 흥미가 생겼다.

“감정 스승께서 하시는 말씀을 들었는데 음, 그는 아마 도존(道尊)이 깨부쉈다고 짐작하시네.”

종리가 술을 한 모금 마시더니 설명했다.

“사천감에 도록(圖錄)이라는 법보가 있네. 구주 법보의 정보를 전문적으로 기록해둔 것인데 감정 스승님께서 직접 편찬하셨지.”

이 법보는 아주 중요하다. 금련 도사가 당파를 깨끗이 청산하려는 계획과도 연관 있다. 만약 지종 요도의 손에 들어가면 그 결과는 상상조차 할 수 없을 터였다. 어쨌거나 누구도 2품 도수의 손에서 지서 파편을 빼앗을 거란 확신이 없지 않은가.

‘도사가 초조해 미칠 지경일 텐데, 우리 앞에서는 티를 내지 않았군…….’

허칠안은 속으로 남몰래 생각했다.

* * *

금련 도사는 발밑에 종이학을 밟은 채 무거운 표정으로 아래쪽의 대지를 스쳐 지나갔다. 허칠안의 추측이 맞았다. 그는 확실히 좀 초조했다.

오호가 전서를 답하지 않을 때, 그는 이미 예감이 좋지 않았다. 지서 파편의 연락이 두절되자 금련 도사는 문제가 생겼음을 깨달았다.

오호의 운이 이렇게 형편없는지 누가 예측할 수 있었겠나. 그녀는 수련 경지가 낮지 않다. 설령 지종의 요도를 맞닥뜨렸을 때 싸워서 이길 수 없다 해도 도망칠 수는 있지 않은가…….

자련의 교훈을 얻었으니, 지종 요도는 분명히 예전처럼 지서 파편을 쥐고 일일이 소지자들을 찾아다니지 않을 것이다.

계속해서 지종에 감출 가능성이 아주 농후하다.

파편을 다 모을 수 없으면 그의 계획은 반쯤 실패하는 셈이다.

현재 오호가 지종의 손에 들어가지 않았기를 기도하는 수밖에 없다. 이래야만 오호를 구할 수도 있다. 지서 파편은…….

“운명으로 정해진 일이란 말인가?”

금련 도사는 속으로 긴 한숨을 내쉬고, 씁쓸한 미소를 지었다.

다른 한편, 초원진은 아주 빠른 속도로 비검을 밟고 미끄러져 나갔다. 그의 시력으로는 한 번 훑기만 해도 어디서 전투가 벌어졌는지 아주 분명하게 볼 수 있었다.

“만약 지서 파편을 찾지 못한다면, 가까스로 정상적인 전서를 회복한 천지회는 다시 조용히 칩거해야 하고, 감히 소리를 내지 못하겠지. 이렇게 되면 서로 정보를 교환하기에 불리하고, 어느 정도 감정이 생긴 구성원들 사이가 점점 멀어질 거야. 무엇보다 금련 도사의 계획은 성공시키기 어렵겠지. 게다가 우리는 그의 당파 숙청을 돕겠다고 약속했는데 다른 형태로 위험이 높아졌어.”

이때 지서 파편 소지자들은 동시에 진동을 느꼈다.

[이: 나는 강주(江州)에 가서 사건을 하나 조사한 뒤, 다시 경성으로 가는 길에 악독한 세력을 소탕할 계획이네. 음, 천인 간의 전쟁은 며칠 미루게. 나는 전시 이후에 경성에 올 것이야.]

‘전시 이후면 20일 후니까 엄청 늦은 셈은 아니군…….’

초원진은 사실 속으로 이묘진이 정말 곧 4품을 돌파할 듯하니 차일피일 미루는 거라 어슴푸레 짐작했다.

“그녀가 천인 간의 전쟁에 별로 자신이 없다는 걸 의미한다. 나한테는 좋은 일이지. 하지만 만약 그녀가 순조롭게 4품을 돌파한다면 생사를 논하는 전쟁을 피할 수 없음이 자명하다.”

[육: 오호에게 일이 생겼네. 그녀가 상주에서 사라졌고, 금련 도사님은 지서 파편 간의 감지를 잃었네. 지종 요도에게 잡혀갔을 가능성이 아주 높네.]

몇 초간 침묵이 흘렀고, 이호의 전서가 띄엄띄엄 왔다.

[이: 지종 요도에게 잡혀간 게 확실한가? 상주라고? 금련 도사님 역시 상주에 계신가? 내가 바로 갈 테니 함께 오호를 찾아보세. 그녀가 실종된 지 여러 날이 지났는데 금련 도사님은 단서를 찾으셨는가? 이 소저는 어쩜 그렇게 재수 없는 것인가? 남강 고족의 윗사람들은 머리가 어찌 됐나? 세상 물정 모르는 소녀가 먼 타국으로 가는데 보호하는 사람 하나 파견하지 않는다니. 오랑캐는 오랑캐군…….]

이호는 부모처럼 쉴 새 없이 지껄였고, 모두가 그녀의 다급함을 알아차렸다.

[일: 만약 상주에서 지종 요도를 맞닥뜨렸다면, 분명 전투가 벌어졌을 테니 현지 관아에 도움을 요청하게.]

이때, 금련 도사가 문자를 보냈다.

[구: 이호, 자네는 올 필요 없네. 의미 없어. 사호와 육호 역시 상주에 있네.]

몇 초 후, 금련 도사는 다시 한 번 문자를 보냈다.

[구: 진인사대천명 아닌가.]

누구라도 글자 행간에서 도사의 어쩔 수 없음을 알아차릴 수 있었다. 순간, 천지회 구성원들의 마음이 묵직해졌다. 요도 손에 법보가 들어갔을까 봐 걱정되기도 하고, 오호의 생명과 안전도 염려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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