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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인형 오토마톤-327화 (에필로그4) (327/329)

327화 - 오토마톤과 함께하는 에필로그! (4)

캐롯은 이제 공방 문을 박차고 달려 나갔다.

“내 이 마녀를 좀 만나보고 올게! 아니, 잠깐만! 어떻게 만난다고 했었지?”

“광장 분수대에 가면 식수 안내판이 있다. 매번 실패하는 아리에테의 말에 따르면 거기서부터 시작이야.”

“좋아!”

호다닥 광장으로 달려간 캐롯은 분수대 주변의 안내판을 살폈다.

여행자와 그 승용물에게 식수를 제공한다는 안내문이었는데, 그걸 한참 들여다보던 캐롯이 손바닥을 마주쳤다.

“세로 드립이네. 이거!”

앞 글자를 세로로 읽으니 이상한 글이 나왔다.

‘동쪽 가장 추운 그림자.’

잠깐 생각하던 캐롯은 다시 와다다 달려갔다.

동쪽 가장 추운 곳이면 해가 떠도 성벽에 그림자가 지는 곳! 성벽 끝!

“아하하! 쉽네!”

뛰어가는 캐롯을 알아본 사람들이 외쳤다.

“캐롯! 캐롯이지? 어디 가냐?”

“지금 바빠!”

동쪽 3번가 가장 끄트머리, 성벽 끝에 다다르자 벽돌에 뚱딴지같은 글자가 새겨져 있는 걸 발견했다.

-아르곤 최고의 스위츠는 무엇인가?

“그걸 내가 어떻게 알아!”

캐롯이 역정을 내다가 언젠가 투나와 비타가 하던 이야기를 떠올렸다.

자연스레 어떤 사람의 이름이 떠오른다.

“로엔그린?”

다시 호다닥 달린 캐롯이 상점가를 뒤져 로엔그린 부인의 가게를 찾았다.

거기서 또 아는 사람을 만났다.

“캐롤?”

앞치마를 하고 나온 남자였는데 익숙한 얼굴이었다.

눈을 동그랗게 뜬 캐롯이 되물었다.

“허쉬? 너 허쉬야? 여기 로엔그린 부인의 과자 가게 아냐?”

“뭐야, 캐롯이었냐? 돌아왔다는 소식 들었다. 그리고 로엔그린 부인은 우리 할머니야.”

그와의 인연을 떠올린 캐롯이 기 막혀 하며 물었다.

“이런 번듯한 가게가 있으면 얌전히 가업이나 이을 것이지 무슨 모험가를 한다고 난리를 부렸어?”

“이 자식, 여전히 짜증 나는 꼬마네.”

허쉬가 눈썹을 세웠다.

하지만 더 화를 내진 않고 담담히 이야기했다.

“당시엔 과자나 구우면서 살고 싶지 않았다. 됐냐?”

신기한 것을 본다는 듯이 바라보던 캐롯이 퍼뜩 정신을 차렸다.

“됐고, 너희 할머니 어딨어?”

시큰둥한 얼굴로 허쉬가 대답했다.

“5년 전쯤 돌아가셨는데.”

“크윽! 너라도 상관없어! 아르곤 최고의 스위츠는 뭐야?”

그러자 할머니를 대신해 가업을 이은 허쉬에게 마녀 고르곤이 심어놓은 트리거가 작동했다.

그는 유리 진열장 안에 보관 중인 케익을 가리켰다.

“산딸기 타르트, 우리 가게에서 제일 잘나가지.”

대부분 여기서 막힌다.

당췌 산딸기 타르트를 뭐 어쩌란 거야?

미래 연산은 이런 상황에서 별 도움이 되지 못했기에 캐롯은 자포자기하는 심정으로 손가락을 내밀었다.

“하나 줘봐. 캐롤 가져다주게.”

“음, 이게 허브 티랑 그렇게 잘 어울린데.”

응?

허리를 숙여 큼직한 타르트를 꺼내 포장하는 허쉬에게 캐롯이 되물었다.

“무슨 허브 티? 어디 허브 티?”

“3번가 마녀 공방에서는 찻잎도 취급하는 걸로 알고 있어.”

그제야 캐롯이 이 황당한 수수께끼에 대해 눈치챘다.

이런 구조였구나! 고르곤!

뒤를 이어 마녀 공방으로 달려가 오랜만에 몰리와 에리스를 만난 캐롯은 그녀들과 수다를 떨다가 고르곤이 심어둔 힌트를 찾아 또다시 이리저리 돌아다니기 시작했다.

결국 해가 뉘엿뉘엿 떨어질 무렵,

선물 가방을 양손에 한가득 쥔 캐롯이 도착한 곳은 원래 마녀 공방이 있던 자리로, 지금은 무기점으로 바뀌어 있었다.

점장 근육 대머리가 조그만 꼬마를 알아보았다.

요즘 유명하다 보니 모르는 사람이 없을 정도였다.

“캐롯이잖아? 어쩐 일이냐? 뭐 찾는 거라도 있어?”

찡그린 얼굴의 캐롯이 의미심장한 말을 던졌다.

“캐롯이 오후의 티 타임 상대를 찾는다고 전해주쇼.”

근육 대머리가 히죽 웃더니 카운터 안쪽으로 캐롯을 불러들였다.

무기가 잔뜩 쌓인 창고의 문을 열자 저편에 문이 하나 더 있었다.

그걸 열고 들어가니 푸르른 초원이 펼쳐졌다.

밖의 하늘은 석양이 지고 있는데 이곳은 아직도 푸르다.

캐롯이 바락 소리를 질렀다.

“고르고오온!”

잠시 후 저편 초원의 언덕에서 누군가가 올라섰다.

하얀 가운에 두 손을 찔러넣은 마도 과학자풍의 마녀 고르곤이었다.

힌트를 얻기 위해선 가게의 무언가를 사야 했기에 양손에 종이 가방을 잔뜩 든 캐롯을 보고 고르곤이 깔깔거렸다.

“오랜만이네. 찾아오는 게 어렵진 않았지?”

“도시 투어 상품으로는 아주 그만일 거야. 그런데 이거 통과하는 사람이 있긴 해?”

“그럼, 꽤나 있지. 심심한 부인들에겐 아주 인기 만점이라고? 무려 그 백작 부인도 우리 가게 단골이시지.”

이제 방주 도시 아르곤에 마녀가 얹혀살고 있다는 사실은 부인들 사이에선 공공연한 비밀.

오히려 더 어려진 것처럼 보이는 고르곤은 오랜만에 캐롯을 만나 퍽 즐거워 보였다.

하지만 어쩐 일인지 표정에 미안함이 묻어 나온다.

“아무리 나라도 드래곤을 상대로 널 빼 오는 건 무척 어려운 일이었지 뭐니.”

“그 표정은 뭐야? 우리가 언제 그렇게 끈적거리는 관계였어? 누가 도와주지 않아서 섭섭할 정도로 내몰린 적은 없거든?”

캐롯이 되레 정색하자 고르곤의 얼굴에 음흉한 웃음꽃이 슬그머니 피어올랐다.

히죽 웃던 그녀가 주머니에서 뺀 손으로 턱을 만지며 되물었다.

“마력 엔진에서 특이한 기운이 나오네. 네 안의 그거 뭐야?”

“맞아! 이거 말인데…….”

퍼뜩 정신을 차린 캐롯이 고르곤에게 다가가자 그녀는 두어 발 뒤로 물러섰다.

“왜 그래?”

“너 캐롯 맞지?”

빡친 캐롯이 바락 외치자 평소엔 숨겨져 있던 무시무시한 기운이 터져 나왔다.

“아! 맞다고! 이 마녀야!”

“어머나 세상에! 드래곤 피어를 막 뿜어내잖아? 아하하!”

머리카락이 곤두서는 위압감에 주눅이 들기는커녕 고르곤은 희열에 찬 폭소를 터트렸다.

큼직한 햇빛 가리개와 우아한 테이블이 차려진 언덕 위, 맞은편에 앉아 자초지종을 들은 고르곤이 중얼거렸다.

“음, 그렇게 된 거구나. 볼 것도 없네. 네 안의 그건 드래곤 하트야. 정확히는 드래곤의 순수 마력을 담은 데미 드래곤 하트쯤 되려나?”

자기 몫의 찻잔을 내려다보던 캐롯이 얼빠진 얼굴을 들었다.

“뭐라고? 무슨 하트?”

“드래곤 하트, 용의 심장, 마력의 결정체. 마왕령의 괴물들에게 생기는 핵석의 일종이지.”

“그게 왜 나한테 있어?”

고르곤이 히죽 웃었다.

“널 일깨우려고 그 드래곤이 뭔가 수를 쓴 것 같은걸? 후후후! 이제 거의 영구 동력 기관으로 움직이는 사탄의 인형이 되었구…… 오보봅?”

“이상한 소리 맛!”

도끼눈을 뜬 캐롯이 테이블에 올라가 두 손으로 고르곤의 뺨을 눌러 버렸다.

오리입을 빠끔거리며 히죽 웃음 지은 고르곤이 덧붙였다.

“화를 내거나 불안해지면 방어기제로 엔진에서 드래곤 피어가 솟아 나오니까 조심하렴.”

분노, 불안, 숲에서 마족들을 처음 봤을 때 다들 캐롯을 두려워했다.

반면 안면이 있는 모르핀이나 도시에 도착하고부터는 아무렇지도 않았는데.

그건 아마도 주인님들의 안부를 전해 듣고 마음을 놓았기 때문일 것이다.

의문이 풀린 캐롯이 가슴에 손을 얹고 중얼거렸다.

“왜 이런 짓을 한 거지? 적당히 마력만 주입하면 되는데.”

큼직한 찻잔으로 얼굴의 반을 가린 마녀가 속삭이듯 중얼거렸다.

“친구가 필요해서 그랬을지도 모르지. 우리는 영원을 살아가니까.”

“엉? 뭐라고? 잘 안 들렸어.”

캐롯이 고개를 들자 고르곤은 잔을 내리고 으흐흐히히 노골적인 욕심을 드러냈다.

“뭣하면 뽑아줄까? 세상에 데미 드래곤 하트라니! 군침 도는걸?”

눈썹을 곧추세운 캐롯은 당연히 거절했다.

“놉! 이게 있으면 이제 충전할 필요 없다는 거잖아? 개꿀이네! 하여튼 이거 물어보러 하루 종일 온 도시를 쏘다녔어. 너무 늦으면 아리에테가 또 난리 부릴 거야. 오늘은 일찍 가볼게.”

용무를 간단히 한 캐롯이 서둘러 자리에서 일어났다.

같이 몸을 일으킨 고르곤이 일러주었다.

“프리패스가 생겼으니 이젠 그냥 찾아와도 돼.”

언덕을 달려 내려간 캐롯은 허공에 매달린 문을 벌컥 열면서 마녀에게 손을 흔들었다.

“조만간 또 올 테니 이 드래곤 피어 막을 방법이나 좀 찾아봐 줘!”

“에에에? 공짜로오?”

“돈 줄게, 이 마녀야! 하여간 방법이나 찾아!”

짜릿한 살기가 또 뿜어져 나오자 고르곤은 머리털이 곤두서는 신선한 기분을 다시 한 번 느낄 수 있었다.

캐롯이 돌아가고, 우후후 웃으며 언덕 위에 서 있는 고르곤의 곁으로 누군가가 슬금슬금 모습을 드러냈다.

앞서 놀러와 있던 투나와 샤를이었다.

“오오오! 오오! 드, 드래곤 피어! 괴, 굉장했어요!”

고개를 돌린 고르곤이 투나를 보면서 손가락으로 캐롯이 사라진 문을 가리켰다.

“저 드래곤 피어 캔슬러 하청줄게. 반띵 어때?”

“호, 호오옵? 저, 정말로요?”

“사실 내가 하고 싶은데 요즘 좀 바쁘거든?”

“할게요! 우효오-!”

오랜만에 재미난 연구거리가 생겨서 즐거워진 투나를 가만히 지켜보던 고르곤이 슬쩍 의중을 떠보았다.

“너야말로 따로 떨어져 나와서 이렇게 숨어 지내도 괜찮겠니?”

“우후히히! 제겐 계, 계획이 다 있거든요.”

그저 둘을 위해 자리를 피해준 것으로 생각했는데 그게 아닌가 보다.

눈을 동그랗게 뜨고 있던 고르곤이 갑자기 히죽 있었다.

“어머나! 그건 나도 그런데.”

두 마녀는 각자의 안경을 밀어 올리며 음흉하게 흐흐헤헤 웃어댔다.

그로부터 수일 후, 캐롯은 수도 왕궁에도 초청되어 그때까지도 정정한 보이드 자작과 함께 드래곤 슬레이어의 탄생을 알리는 선포식과 더불어 알지도 못하는 여러 훈장과 상장을 잔뜩 받게 되었다.

행사에는 올해 17살이 된 이젤리아 그란프라스 국왕도 국빈으로 참석하였는데, 그는 7년 만에 다시 마주한 캐롯을 보고 소스라치게 놀란 표정을 지었다.

말끔한 정장 차림의 캐롯이 와하하 웃으며 그를 올려다보았다.

“안녕, 왕자님! 와, 몰라보게 멋진 어른이 되었구나?”

파티장에서 마주한 캐롯을 보고 입을 뻥긋거리던 청년은 약간 서글픈 표정을 머금었다.

“정말로, 그대는 정말로 인형이었구나.”

멋지게 성장한 그의 앞에서 캐롯이 치맛자락을 펼치며 무릎을 살짝 굽혔다.

“본 자동인형은 언제까지고 이 모습 그대로 당신의 추억과 함께할 것입니다.”

그러곤 발딱 몸을 일으킨 캐롯이 허리를 숙이며 귀엽게 윙크를 찡긋했다.

“춤추는 오르골 인형과 한 곡 추실래요? 전하.”

“음.”

서로 키 차이는 심하지만 둘의 손 정도는 어쨌든 맞닿았다.

지켜보던 르클레르가 악단에게 손가락을 빙글빙글 돌리자 파티장에 곧 경쾌한 음률이 흐르고 이웃 나라의 국왕과 인형 소녀의 댄스 배틀이 시작되었다.

정부 고관에 이웃 나라 국빈까지 참석한 파티장은 드래곤 슬레이어라는 막대한 위명을 가진 자동인형의 춤 실력으로 한결 분위기가 가벼워졌다.

너무 밝은 느낌이라서 꺼리는 자들도 있었으나 파티장의 귀족 영애와 부인들만큼은 캐롯에게 고마워했다.

풋풋한 이젤리아 국왕 전하의 산뜻한 미소를 감상할 다시없을 기회였으니까.

게다가 어쩐지 저 훈훈한 얼굴에서 뭔가 아련하고도 홀가분한 분위기마저 떠올라 그를 바라보는 뭇 영애들의 마음을 흔들어 놓았다.

파티가 끝나고도 정규 행사 일정은 며칠간이나 이어졌다.

다만, 귀족들의 행태에 대해서 잘 알고 있는 아리에테는 필요 최소한의 일정에만 참석한 다음 곧바로 수도를 떠나 아르곤으로의 귀환길에 올랐다.

이상하리만치 빨리 떠나 버리는 기분을 떨칠 수 없었으나 단장인 아리에테가 워낙 살기등등하여 크랭크도 입 다물고 있던 것을 캐롯이 모두를 대표해 불평을 늘어놓았다.

“그래도 오랜만에 수도까지 올라왔는데 구경도 제대로 못했네. 너도 본가에 한 번쯤 들러야 하지 않았어? 엄마 안 보고 싶어?”

돌아가는 차량 안, 팔짱을 끼고 앉아 있던 아리에테가 모두가 들으란 듯이 중얼거렸다.

“미안하군. 나는 모친과 사이가 좋지 못하다. 괜히 눈앞에 나타나서 헛소릴 지껄이면 참지 못하고 패 버릴 것 같아서 자리를 피하는 거다.”

긴 한숨을 내쉰 그녀가 다시 한 번 동료들을 살폈다.

“나는 우리 모험단이 더 소중하다.”

겨울 기사단 단장의 복잡한 가정사는 이미 유명한 이야기였던지라 다들 입을 다무는 것으로 각자의 이해심이 얼마나 넓은지 선보였다.

이제 아리에테는 창밖을 노려보며 혼잣말을 중얼거렸다.

“나는 그런 부모가 되지 않을 거다.”

이 숨쉬기 무거워진 공기를 환기하고자 캐롯이 곁에 앉은 크랭크를 희생양으로 삼았다.

“넌 어때? 장모님인데.”

부릅!

무언가 입을 열려던 크랭크는 아리에테의 눈빛 공격에 입을 다물었다.

그리고 딴청을 피웠다.

“어, 음. 날씨가 참 좋은걸.”

“그렇지. 그게 올바른 대답이다. 참고로 내 미모에 대해서도 대답해 봐라. 저번처럼 호박이라고 하면 가만두지 않겠다.”

“독호박.”

언젠가 수도에서 돌아올 때 놀림받은 기억을 떠올린 아리에테에게 크랭크는 적절히 맞수를 두었다.

그녀 역시도 분위기를 풀어보려고 던진 말이었으나 갑자기 울화통이 터져 버렸다.

뿌직!

“크으으래에에엥크으으읏!”

잠시간 아리에테가 크랭크의 목을 조르려고 난동을 부리는 통에 이동 차량이 뒤뚱거리자 모험단의 살림살이를 책임지고 있는 부단장 리슐리에가 버럭 주의를 주었다.

“사이 좋은 거 다 알고 있으니 그만 좀 꽁냥거려요!”

“무엇? 사이가 좋은 건 사실이지만 모욕은 참을 수 없다! 독호박이라니! 이 깡통 거인이! 네 분에 넘치는 이 미모를 인정하지 않겠다는 말이냐! 나를 좀 더! 소중히 여기란 말이다!”

캐롯이 아리에테의 의중을 간파하더니 손가락을 튕겼다.

“아하! 사랑받고 싶은 거로구나! 단장님 은근 소녀틱하네?”

파티의 여성진들이 갑자기 맞장구를 쳤다.

“그럼요! 맞아요! 사랑하는 여자는 전부 소녀라고요!”

“크랭크 씨가 너무 무뚝뚝해서 단장님이 애정결핍에 걸린 거예요!”

운전석 옆자리에서 지도를 펴보던 리슐리에가 다시 한 번 분통을 터트렸다.

“거기! 흔들거리니까 차 안에서 너무 심하게 움직이지 말아요!”

하지만 이참에 눈이 돌아간 아리에테에겐 아무것도 들리지 않았다.

“애를 넷이나 낳았지만 나는 아직 젊다! 그러니 나를 좀 더 예뻐하란 말이야!”

애정결핍 여기사 아리에테가 그의 목을 조르자 팔짱을 한 크랭크는 낮은 신음성을 흘렸다.

“끄으음, 스, 승모근에 좋은 자극이 되고 있…….”

“그만그만! 크랭크 기절했어!”

“크, 크랭크 씨! 인공호흡! 인공호흡!”

“어억!? 여, 여보야!”

“안돼! 투구 벗기지 마!”

“으아악!”

아르곤을 향해 달리는 수송차량에서 난데없는 대환장 파티와 함께 끔찍한 비명성이 울려 퍼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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