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자동인형 오토마톤-35화 (35/329)

오토마톤과 함께 하는 흑마도사 토벌대! 35

한바탕 소란이 끝나고 야영지에 남은 캐롯은 주변 순찰 겸 함께 온 오토마톤들을 살펴보러 돌아다니다가 길드의 전설적인 오토마톤 울파를 만나게 되었다.

“뭐 하는 거지?”

야영지에서 좀 떨어진 강가에 서 있던 울파는 가죽 끈으로 만든 슬링에 돌을 올리고 빙글빙글 돌리더니 과녁을 맞히는 연습을 하고 있었다.

짝! 빠각!

가죽 끈이 허공을 때리는 소리와 동시에 과녁으로 세워둔 바위에서 돌이 깨져 나간다. 날아가는 것은 눈에 보이지 않을 정도로 빨랐다.

“와! 너 그거 잘하네?”

캐롯이 박수를 쳤다. 뒤를 돌아본 울파는 다시 허릴 숙여 돌을 슬링에 올리더니 빙글빙글 돌리기 시작했다. 쫄래쫄래 걸어서 근처로 다가간 캐롯은 날아가는 돌을 보다가 물었다.

“전에 고블린이 그걸 쓰는 걸 봤어. 나는 해보니까 잘 안되던데. 연습 많이 했나봐?”

훙훙-! 짝! 빠각!

“그렇다. 나는 연습 중.”

“오! 노력파구나?”

적당한 돌을 주워들고 허리를 편 울파는 고개를 돌렸다. 평범한 양산형 마스크, 하지만 긴 방열 가발은 오렌지색으로 화려했고, 입고 있는 전투복은 전문 브랜드의 고급품이었다.

“나에겐 중거리 공격 능력이 부족하다. 그래서 연습 중.”

쪼그려 앉은 캐롯이 바닥에 돌맹이를 주워보며 말했다.

“활을 사용하는 것이 났지 않아?”

“활은 이미 사용가능. 그것을 사용하지 못할 경우의 수를 대비한다.”

잠시 그를 올려다보던 캐롯이 입을 헤 벌렸다.

“와! 너 되게 똑똑한 오토마톤이다.”

“나의 가치를 올리는 것은 마스터가 아니라 바로 나.”

훙훙-! 짝! 빠각!

돌은 이번에 엉뚱한 방향으로 날아갔다. 울파는 끓어진 가죽 슬링을 들어보였고, 자리에서 일어난 캐롯이 하하 웃으며 손을 내밀었다.

“인간용으로 만든 건 우리 출력을 견딜 수 없어. 그거 이리 줘봐.”

울파는 선선히 끊어진 가죽 슬링을 캐롯에게 넘기고 새 슬링을 꺼내려 했는데 캐롯은 그것을 요령껏 수리해서 다시 돌려주었다.

“자.”

잠시 그것을 들여다보다가 손을 뻗어 받아든 울파는 다시 캐롯을 보았다.

“어떻게?”

“응? 아, 우리 주인님이 이런 거 곧잘 해. 옆에서 보다보니 어지간한 건 따라하겠더라. 너 매듭 할 줄 몰라?”

“매듭? 모른다. 나는 전투기술만 배웠다.”

“아. 그렇구나. 끈을 이렇게 두 번 꼬아서 이렇게 당기면 자 봐봐. 묶이지? 그런데 이건 오래 못쓰겠다. 아예 쇠사슬로 만들어야겠는데?”

“매듭, 배워야 할 것이 늘어간다. 나의 배움의 끝은 어디인가? 언제 끝나는 것인가?”

“배움에 끝이 어디 있어? 80먹은 영감도 8살 먹은 애기한테 배울 것이 있다는 세상에 말이야.”

“끝은 없는 건가?”

“네가 이제 그만이라고 생각할 때가 끝인 거지.”

덜컥!

연산능력을 넘어서는 논리충돌을 일으킨 울파가 멈춰 버렸다. 가죽 슬링을 손에 든 채 석상이 되어버린 울파를 캐롯이 몇 번 불러보았지만 울파는 대답하지 못했다.

“끝을 내가 결정한다.”

한참 후 울파가 다시 정신을 차렸을 때, 캐롯이 있던 자리에서는 작은 돌무더기가 쌓여 있었다. 딱 슬링에 올려 쏘기 적당한 크기였다.

돌멩이 하나를 주워들고 잠시 그것을 내려다보던 울파가 고개를 돌린다.

“하지만 오늘은 이걸로 끝.”

몸을 돌린 울파가 야영장으로 향했다.

그리고 그런 울파의 뒷모습을 멀리서 지켜보는 사람들이 있었다.

“저거 상당히 괜찮은데?”

“그렇죠? 인간이 날리는 거랑 전혀 달라요. 탄체가 눈에 안보여요. 비거리도 엄청나고.”

토벌대를 이끌고 있던 경비대소속의 대원들이 두런두런 이야기를 나눴다. 그들은 함께 서있는 경비대 오토마톤에게 비슷한 짓을 시켜보았다.

훙훙훙~! 짝! 휘이잉!

처음에는 잡는 법도 어색했지만 몇 번을 가르쳐 주자 10발 째부터는 꽤 그럴 듯하게 직사로 돌을 날릴 수 있게 되었다.

“이게 되네?”

가능성이 싹트자 다들 두근거리는 표정을 지었다. 최고참 경비대원이 몸을 돌렸다.

“대장님은 어디 계시지?”

대원에게 이야기를 전해들은 토벌단장은 당장 일을 진행시켰고, 경비대원들은 토벌대의 모든 오토마톤을 불러 모아 슬링을 연습시켰다.

때문에 크랭크가 갑자기 바빠졌다.

“슬링 말입니까?”

“그렇습니다. 만들 수 있겠습니까?”

“물론입니다만. 재료가···.”

문득, 그가 바닥에 널 부러진 오크가죽과 부산물들을 보았다. 그의 눈에 광기가 깃든다.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인력이 필요한데, 조금 도와주시렵니까?”

“뭘 하면 되겠습니까?”

당장 경비대와 모험가들이 밤의 숲속을 뒤지고 다니며 오크와 고블린을 사냥했다. 크랭크는 잠도 안자고 그것들의 가죽을 벗겨 연기로 훈제시키고 다시 가열하는 등의 일련의 과정을 거쳐 단단한 오크 가죽을 성형했다.

“이렇게 해도 되나? 원래 가죽 만들기는 과정이 많은데 말리는 시간도 있고,”

“맞습니다. 하지만 급하니 당장 쓸 수 있을 정도만 해봅시다. 내일 아침 이동 중에 조립해서 정오까지 완성해야 합니다.”

“제길 밤샘하겠군!”

불만을 드러내는 모험가가 있는가하면, 신이 난 모험가도 있었다.

“오토마톤에게 슬링을 쏘게 할 거라면서?! 재미있겠군! 사람이 덜 죽어나가는 방법이 있다면 난 뭐든 해보겠어!”

“오크가죽 벗겨왔습니다!”

“거기 내려놓으시오! 그리고 야식을 만들어주시오! 배가 고프면 일을 못해!”

“잠깐 기다려 보십쇼. 맥주를 좀 가져오겠습니다. 안주는 오크고기 입니다!”

“으하하하! 신나는 군! 이런 분위기 너무 좋아!”

그렇게 사람들이 힘을 모아 급행으로 가죽을 말리고 손질해서 오크가죽 슬링을 만들었다.

“이거 몇 개 만들어야 해요?”

이튿날 아침부터 마차에 앉아 이동하는 중에 팔자에도 없는 가죽가공업을 배우게 된 초보 모험가들이 물었다. 크랭크는 빠른 손놀림으로 슬링을 만들면서 말했다.

“오토마톤에게 쥐어줄 정도만 있으면 됩니다. 저는 예비까지 약 50개 생각합니다. 최종 조립은 제가 할 테니 여러분들은 도중까지만 묶어주시면 됩니다.”

“예!”

이윽고 점심시간, 크랭크의 마차로 오토마톤들이 모여들어 1대당 2개씩 오크가죽 슬링을 받아들었다.

“슬링을 받은 오토마톤은 경비대원을 따라 저쪽으로 이동!”

그들이 도착한 곳은 대로 근처의 강가로 토벌대에서 슬링을 쓸 줄 아는 모험가들이 기다리고 있었다.

그들은 오토마톤들에게 슬링을 다루는 방법을 설명했다.

“여기를 이렇게 걸고, 이 줄을 잡는 거다. 그리고 이렇게 돌려서···. 줄을 놓으면!”

훙훙~! 짝!

돌이 포물선을 그리며 꽤 멀리 날아가 강물에 퐁당 빠진다. 캐롯을 포함한 오토마톤들은 처음엔 좀 어려워했지만 모험가들이 끈기 있게 가르치자 점심시간이 끝날 무렵에는 엄청난 연출을 보여주었다.

“준비! 돌려!”

경비대 포함 모두 19대의 오토마톤이 일렬로 서서 오크 가죽 슬링을 휙휙 돌리기 시작했다. 바람소리가 들릴 정도였다.

훙훙훙훙~! 휭휭휭!

“쏴라!”

짜자자자자작!

퍼퍼퍼퍼퍼펑?! 쿠콰콰콰콰!

돌은 보이지 않을 속도로 날아가 강물에 쳐 박혀 거의 폭발 수준의 물보라를 일으켰다. 보고 있던 모험가들이 환호했다.

“이얏호우!”

“우와!”

“으하하하! 이게 되네!”

“밤샘한 보람이 있군!”

멀리서 그 위력을 보고 있던 토벌단장이 고개를 돌려 카우보이모자를 쓴 로마니를 보았다. 그는 놀라운 표정으로 웃고 있었다.

“어떻습니까?”

“시작이 울파의 연습이라니···. 놀랍습니다. 하루 만에 이게 이뤄졌다는 것도요.”

“길드 쪽에 굉장한 친구가 있습니다. 손재주만큼은 인간 드워프라고 불러도 될 정도지요.”

“인간 드워프? 아! 그 덩치 큰 친구도 여기 있나 보군요?”

뒷짐을 진 토벌단장은 흐뭇하게 웃어보였다.

“크랭크! 슬링 남는 거 있어요?! 우리도 저거 배워보고 싶어요!”

“그럴 줄 알고 재고는 넉넉하게 준비했습니다.”

“와! 멋져요!”

“배워두면 써먹을 데가 옵니다. 포기하지 마십시오. 그리고 오토마톤의 저 위력과 비교하지 마십시오. 당신은 인간입니다.”

동료를 따라온 여신관이 받아든 가죽 슬링을 보고 물었다.

“이거 혹시···.”

“맞습니다. 오크가죽입니다.”

질린 여신관의 손이 부들부들 떨렸지만 그걸 떨어뜨리거나 버리지는 않았다. 오히려 힘 있게 쥐었다.

“감촉은 나쁘지만, 기분은 나쁘지만, 도구에는 감사해야 합니다. 우리를 도와주고 있으니깐요.”

그 말이 마음에 드는지 크랭크가 웃었다. 투구 안쪽으로 부드러운 그의 눈매가 슬쩍 보인다고 여신관은 생각했다.

그렇게 오토마톤 슬링의 엄청난 위력에 흥분한 몇 모험가가 크랭크를 찾아와 여분의 슬링을 받아 연습을 시작했다.

“재고는 충분합니다만 혹시 모르니 몇 개 더 만들어놔야겠군요. 급하게 만든 거라서 오래 쓸 물건이 못됩니다. 더구나 오토마톤의 경우엔 3~5발 정도가 한계 일겁니다. 돌아가면 대장간에 의뢰해서 강철제로 만들어보고 싶군요.”

그의 곁에서 팔짱을 하고 있던 제이크가 걱정스레 고개를 돌렸다.

“그 전에 크랭크는 좀 자야하지 않습니까? 어제 밤샘 했는데.”

“죽으면 얼마든지 잘 수 있습니다.”

“안 돼-! 죽으면 안 돼!”

어디서 날카로운 소리가 빽 들리는가 싶더니 목에 슬링을 건 캐롯이 뛰어와서는 크랭크의 손을 잡아 당겼다.

“이젠 너 없어도 돼! 눈 좀 붙여! 인간들은 자지 않으면 죽는다고!”

“그럼 4시간만.”

크랭크는 마지못해 마차의 짐칸에 드러누웠고 즉시 기절했다. 덕분에 이동 중의 마차가 비좁아졌지만 아무도 불만을 드러내지 않았다.

이틀 후, 아르곤 모험가 길드는 산속 깊숙한 곳에 자리 잡은 흑마도사길드를 침공했다.

흑마도사길드는 산속의 돌산을 깎아 수 십 개의 구멍을 뚫어 마치 벌집 같은 모양으로 만들어져 있었다.

새벽, 지형 탐색을 마치고 흑마도사 길드가 보이는 언덕에 올라선 오토마톤들이 일렬로 도열했다. 그 중엔 인간 모험가들도 다수 섞여 있었다.

“불화살! 발사!”

투투퉁!

경비대에서 길드에 불화살을 쐈다. 화살 끝에는 불만이 아니라 기름병도 같이 매달려 있어서 불길을 멀리서도 잘 보였다.

경비대원이 외쳤다.

“슬링! 돌려!”

오토마톤과 인간들이 슬링을 돌리자 바람이 부는 소리가 난다.

훙훙훙~! 훙훙휭휭휭휭-!

“쏴라!”

쯔자자자자작!

거의 동시에 슬링의 끈이 공기를 때리는 소리가 퍼지고 새벽 여운 속에 불길로 위치를 표시한 곳으로 돌덩이가 쏟아져 들었다.

콰쾅쾅쾅쾅!

무른 재질의 바위인지 돌에 맞은 곳이 폭발하며 터져 나간다.

“발사 후 즉시 차탄 장전! 준비된 자들부터 발사!”

뒤에서 대기 하고 있던 모험가들이 돌을 올려주자 오토마톤은 그대로 슬링을 돌려 무차별 적으로 쏴대기 시작했다.

뒤에서 보고 있던 토벌단장이 참지 못하고 주먹을 불끈 쥐어 올리며 외쳤다.

“전장의 신은 포격이다! 으하하하하! 쏴라! 쏘고쏘고 또 쏴라!”

쯔자자자자작!

슬링의 끈이 공기를 때리는 소리와 함께 돌이 날아가 길드 거점을 분쇄하기 시작한다.

“캬으아야으아아아악!!!!!”

정체를 알 수 없는 노호성이 들리는가 싶더니 돌산에 뚫려있는 수많은 구멍에서 괴생물체가 쏟아져 나오기 시작했다.

“적이다! 마법사! 라이트!”

대기하고 있던 마법사들이 주문을 외쳤다.

“라이트!” “라이트!”

“라이트!”

경비대원들도 스크롤을 찢어 광원을 확보했다.

언덕위에서 강렬한 빛이 비춰지자 돌격하던 괴생물체가 움찔했다. 그걸 보고 모험가들이 치를 떨었다.

인간과 몬스터의 일부분을 짜깁기 해놓은 것 같은 모양의 괴물들이었다.

보고 있던 토벌단장이 침을 튀기며 외쳤다.

“키메라다! 저 불쌍한 것들의 행진을 멈춰라! 원거리 공격수단을 가진 자는 자의적 판단에 따라 거점방어! 쏴라! 오토마톤 슬링의 재장전 시간을 벌어야 한다!”

투투투투투투퉁!!!!!

활과 자동석궁 같은 원거리 공격 수단을 든 사람들이 달려와서 비탈을 기어오르는 괴물들에게 쏘아댔고 마법사들도 각종 공격마법을 난사하여 괴물들의 등반을 막았다.

퍼퍽?! 콰쾅!

“캬으아아!”

“꽤에에엑?!”

파이어 볼을 맞고 폭사해버리는 괴물과 비탈에서 굴러 떨어져 팔이나 다리가 부러지는 괴물들을 행태를 눈여겨보던 누군가가 외쳤다.

“저것들 방어력이나 강도가 생각보다 약해!”

“그렇군! 모양만 흉측하지 강도는 재료가 된 동물에 머물러 있다! 충분히 상대가 가능하다! 멈추지 말고 쏴라!”

고개를 돌린 토벌단장은 다시 목이 터져라 외쳤다.

“오토마톤 슬링부대는 멈추지 말고 발사! 괴물과 저 놈들의 거점을 포격하라!”

쾅! 쾅쾅쾅! 쾅!

수 십 발의 슬링 포탄이 쏟아지자 달려오던 괴물들을 비롯해서 흑마도사길드 거점은 돌산의 일부분이 무너질 정도로 박살이 나버렸다.

“단장님! 준비한 돌 포탄이 바닥났습니다! 슬링도 반수 이상 끊어졌습니다!”

“마력수정폭탄을 5발 준비해라! 슬링에 올리고 동시 발사! 흑마도사 놈들의 퇴로를 끊는다! 표적은 여기여기여기여기여기다! 먼저 불화살로 목표를 지정해라!”

경비대원이 포격지점을 표시한 지도를 들고 뛰어갔다. 다른 경비대원들은 마차의 상자에서 수정구슬을 꺼내왔다. 크랭크가 몬스터 돌산을 폭파시킬 때 사용한 그것이었다.

투투투퉁!

불화살 5발이 날아가 목표지점을 표시했다. 그리고,

훙훙훙훙훙~!!

“쏴라!”

짜자자작!

슬링에서 쏘아져 나간 마력수정폭탄은 5개 지역에서 밝은 빛을 번쩍이며 동시다발적으로 대폭발을 일으켰다. 그야말로 지진이 일어날 정도였다.

쿠구구구구궁···!!!!!!

먼지 구름이 걷혀지자 엉망이 된 지형이 나타났다.

“가져온 수정탄 몇 발 더 터트리면 완전히 다져버릴 수 있겠는데요?”

토벌단장은 그러고 싶었지만, 뒤를 힐끗 돌아보았다. 그곳에는 로마니가 팔짱을 하고 서 있었다.

“그건 안 돼. 슬슬 해가 떠오를 때가 됐는데···.”

하늘을 바라보았지만 구름이 잔뜩 끼어있어 해가 떠도 충분한 광원을 확보하긴 힘들 것 같았다. 혀를 찬 토벌단장이 외쳤다.

“진입한다! 백병전을 준비하라! 경비대 하드스킨 오토마톤이 선두를 맡는다! 101호! 102호! 103호! 돌입을 준비하라! 이어서 토벌대도 투입 준비!”

기다렸다는 듯이 모험가들이 괴성을 질렀다.

“이얏호우!”

“가즈아!!!!”

“이제 돈 벌러 갈 때인가?”

쿵···! 쿵···! 쿵···!

미쳐 날 뛰는 모험가들 사이로 후드를 뒤집어 쓴 거인들이 움직이자 묵직한 발걸음 소리가 들린다.

“뭐야? 저 친구들은?”

“돌입 준비를 서둘러 주십시오! 그리고 지나가게 길을 비켜 주십시오!”

인솔자 제이크가 소리를 지르며 정리를 한다.

슬링을 쏘기 위해 일렬로 섰던 오토마톤들이 자리를 비켜주자 일반 오토마톤보다 머리 하나 더 크고 전신에 중장갑을 부착한 하드스킨 오토마톤 3기가 나섰다. 경비대원들이 그 후드를 벗기자 묵직한 투구와 다부진 마스크가 드러났다.

“우와···! 하, 하드스킨 오토마톤이야. 멋지다.”

“나도 실물로는 처음 본다. 분위기가 장난이 아닌데? 저런 게 진짜 오토마톤이야?”

완전 전투용으로 설계 제작되어 구조 자체가 일반 오토마톤과는 전혀 다른 이들은 아르곤에서도 몇 대 없는 것으로 이번 토벌을 위해 마왕군 접경지 임시휴전선에서 빌려온 것들이었다.

완료 보고를 받은 토벌단장이 주먹을 쥐고 목이 터져라 외쳤다.

“돌입! 가라! 아르곤의 자랑스러운 강철의 기사들아! 악의를 처단하고 정의를 실현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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