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5장 (10/187)

5장. 버그

[ 야마라자의 권능을 익히시겠습니까? ]

생각지 못한 팝업창에 당황할 때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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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다시 알 수 없는 오류창이 연달아 뜨더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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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르륵!

손에 쥔 책에 불이 붙었다.

불은 나를 해치지는 않았으나, 책은 순식간에 불타 없어졌다.

“……대체.”

이게 대체 뭐란 말인가.

그냥 오류창도 이상한데, 무려 ‘다른 염라’에 관련된 오류라니.

-대왕님.

그때 바리가 불렀다.

-저 몸을 쓰세요.

그제야 놀람이 가라앉고 주변이 보였다.

야마라자를 담았던 거대한 몸 외에도 평범한 가짜 몸이 주변에 여럿 흩어져 있었다.

-대왕님이 쓰시던 몸보다는 조금 더 좋을 거예요.

그래, 그러고 보니 내가 쓰던 몸은 심장을 찔려서 못 쓰게 됐다.

혹시 몸을 고친다면 또 모르겠지만, 심장이 뚫린 몸에 빙의하면 그대로 꼴까닥 소멸하겠지.

그러니까, 새 몸이 필요한 건 맞지만.

저 몸을 진짜 써도 되는 걸까.

“…….”

일단 빙의부터 풀었다.

그런데 바리 몸에서 나온 직후.

“우웁!”

주도권을 되찾은 바리가 끝내 핏덩이를 토해냈다.

“바리!”

깜짝 놀라서 돌아보니, 아이가 하얗게 질린 얼굴로 손을 젓는다.

“신경 쓰지 마세요.”

그럴 수 있을 리가.

나는 착잡해져서 아이를 살폈다.

가족을 구해달라고 했던가.

대체 무슨 일로 이런 어린애가 험한 꼴을 겪게 된 걸까.

나이에 맞지 않게 침착한 모습에 더욱 마음이 쓰였다.

“전하는 몸이 없어져서 어쩐대?”

어느새 다가온 호구별성이 물었다.

부적에 묶여 있는 것 빼곤 다친 곳 없이 멀쩡하다.

“제가 풀어 드릴게요, 마마.”

아무렇지 않게 입가를 훔친 바리가 호구별성에게 다가갔다.

“박수가 죽었으니, 사실 이제는 아무 기능 없는 종이 쪼가리지만요.”

본인이 만든 주술이라더니, 모든 뒤처리가 능숙했다.

호구별성이 풀려나는 것을 지켜보다 바닥에 있던 가짜 몸 하나에 현신했다.

출처가 출처인지라 좀 찝찝했지만, 현신하고 보니 우주질서보존회가 줬던 몸과 크게 다를 바 없었다.

[ 이제연 (염라) ]

* 권능 – 권선, 징악, 죽음, 사후세계

* 스킬 – [L]명부, [L]도산지옥(비활성), [L]화탕지옥(비활성), [L]한빙지옥(비활성)

* 체력 26/26

* 근력 31/31

* 마력 27/27

* ……

오히려 이전에 쓰던 몸보다야 훨씬 나았다.

그래 봐야 여전히 허접하지만.

“……그놈들.”

새 몸을 움직여 보는데 문득 의문이 든다.

“이런 건 대체 어디서 난 거지?”

주변에는 내가 현신한 것 외에도 가짜 몸이 꽤 많았다.

게다가 가짜 몸뿐만 아니라 온갖 잡동사니들이 섞여 있었다.

“……재료 아이템인 것 같은데?”

그중에도 유독 튀는 것들이 있었다.

주먹 크기의 보주.

영롱하게 빛나는 게, 척 봐도 보통 물건이 아닌 듯했다.

“동이 트기 전에 원하는 것을 얻게 해 드리겠다고 했었죠.”

바리가 말했다.

“보주가 다섯 개 있을 거예요. 그중 세 개를 가져가셔야 해요.”

가짜 몸들과 재료 아이템들을 가리키면서.

“세 개만 가져가라고?”

욕심을 부리겠다는 건 아니지만, 이유가 궁금해서 물었더니 바리가 단호한 얼굴을 했다.

“네, 세 개요. 다섯 개 전부는 안 돼요. 우주가 허락한 것 이상을 얻으면 반드시 화가 되는 법이니까.”

그러다가 본인도 좀 딱딱하다고 느꼈는지, 희미하게 웃어 보였다.

“어차피 세 개로도 충분하실 거예요.”

보주 세 개로 백억을 얻는다고?

저게 뭔데?

“나머지 재료 아이템도 비슷한 비율로 가져가세요.”

바리가 계속 말했다.

제가 본 것에 한 치의 의심도 없는 태도로.

“보주에 비하면 큰돈은 아니지만 그럭저럭 도움이 되실 거예요.”

반신반의해서 고개를 갸웃했다.

마고할미를 모신 무당이 헛소리를 할 리는 없지만, 쉽게 믿기지 않는 것도 사실이었다.

“남은 가짜 몸도 몇 개 가져가세요. 결국 다 필요하게 되실 거니까.”

그래, 뭐.

몸이 파괴되면 현신할 수 없으니까 여분을 쟁여 두면 좋겠지만.

“……이게 대체 뭔데?”

궁금함을 참을 수 없어, 나는 바로 보주에 손을 뻗었다.

[ 오색찬란한 진흙(E) ]

뜻밖에도 에픽 등급이다.

재료에도 에픽이 있었나?

말 그대로 재료 아이템인지라, 보통은 아무리 귀한 재료라도 유니크가 끝이었을 텐데.

“네, 여와의 권능을 품은 아티팩트예요.”

설명이 이어졌다.

“진흙으로 인간을 빚어냈다는 대륙의 신, 그 신의 힘으로 몸을 만든 거죠.”

“……!”

그렇다는 건, 결국 이 가짜 몸을 그 박수무당이 직접 만들었다는 건가?

우주질서보존회가 직접 유통하는 특수 아이템을?

“사흘 뒤 축시에 경매장에 접속하시면 30억에 보주를 사겠다는 자가 있을 거예요. 그때 꼭 파셔야 해요. 어차피 대왕님께는 쓸모없는 물건이고, 그걸 사겠다는 인간도 더 이상 없으니까요.”

거기까지 말하고, 바리는 한숨을 내쉬었다.

“예, 사실 무당을 부리던 자가 보주를 회수하려는 거예요. 가지고 있어 봤자 전설의 주인에게 원한만 살 뿐이죠.”

그런데 듣다 보니 의문이 생겼다.

“30억이면 3개는 90억인데?”

큰돈이지만 아직 100억에는 10억이 모자랐다.

차라리 보주를 다 팔면 150억이 될 텐데, 왜 3개만 팔라는 걸까?

“네, 그렇죠.”

내 말에 바리가 고개를 끄덕였다.

“다시 말씀드리지만, 반드시 우주가 허락한 만큼만 가지셔야 해를 피하실 수 있어요.”

자신이 믿는 것에 한 치의 의심도 없이.

“그렇게 하셔도, 어차피 가져야 할 것은 모두 갖게 되실 테니까.”

***

왜에에에엥.

사이렌이 요란하게 울었다.

엉성하게 그려진 폴리스라인 안으로 거한 여럿이 분주하게 움직였다.

‘신고’를 받고 출동한 우주질서보존회 ‘안보팀’이었다.

검은 재킷에 흰 셔츠를 입은 ‘행정팀’과는 반대로, 안보팀은 흰 재킷에 검은 셔츠 차림이었다.

그럼에도 거구에 선글라스를 낀 것은 다 똑같아서 그냥 색만 바꾼 NPC 같았다.

하긴, 저게 원래 모습도 아니라지만.

“이제연 씨?”

열일하는 우주공무원 사이에서 누군가 걸어왔다.

“신고자시죠?”

거구의 공무원 사이에서도 더욱이 크고 우람한 여자였다.

그런데 산처럼 다부진 용태가 어쩐지 낯설지 않았다.

“어…… 구청장님?”

먼저 봤던 지구청장 조옥희 씨와 똑같은 모습이었으니까.

차이가 있다면 이쪽은 얼굴에 흉터가 있다는 정도.

선글라스를 꼈는데도 다 가려지지 않을 만큼 크고 길게 찢어진 흉터였다.

“아니요, 우주질서보존회 안보팀장 조금희입니다.”

그녀가 손을 내밀었다.

“청장님과 닮았다는 소리는 많이 듣습니다.”

닮긴 개뿔, 그냥 디자인 재탕이면서.

속으로만 대꾸하며 그녀와 악수했다.

“확인 결과 근방에서 버그가 발견되었습니다.”

보고가 이어졌다.

“신고하신 대로 인간이 반영구 빙의체를 제조하는 버그였죠.”

“버그요?”

“예, 반영구 빙의체는 원래 우주질서보존회에서만 만들 수 있으니까요.”

“……?”

설명해달라는 뜻을 담아 쳐다보니 팀장이 한숨을 쉰다.

“그러니까, 버그란 이런 겁니다.”

뭔지는 몰라도 ‘버그’라는 명명 자체가 불길한데.

“저희라고 해서 무에서 유를 만드는 것은 아닙니다. 엄연히 존재하고 있던 우주의 인과를 조금 비트는 것뿐.”

듣자니 이랬다.

‘살자’라는 말이 있다고 치자.

그러면 우주질서보존회는 ‘ㅅ,ㅏ,ㄹ,ㅈ,ㅏ’ 이 자모음의 조합을 ‘자살’이라고 바꾼다.

‘살자’와 ‘자살’이라니.

인간한테야 저게 어떻게 똑같냐 싶지만 우주 차원에서는 태고의 자모음을 건드리지 않았으니 결국 똑같다는 것.

또한 ‘살자’를 ‘자살’로 만들었으니 같은 원리로 누군가 ‘자살’을 ‘자랏’ 같은 엉뚱한 말로 비트는 것도 가능한데, 이게 바로 버그다.

‘살자’를 조금 비틀어 ‘자살’로 만들려고 했는데, 다른 누군가 개입해서 ‘자랏’으로 만드는 것이.

즉, 그 박수무당은 결국 그걸 해냈다.

우주의 법칙을 비트는 일을.

“필드에 주술을 섞었기 때문에 가능했습니다. 그래서 오류가 발생했죠.”

그래서 마을에 처음 왔을 때 오류창이 뜬 걸까?

“아시다시피 필드에서는 법칙이 바뀝니다. 그래서 우주질서보존회만 가능한 반영구 빙의체도 제작할 수 있었던 거지요. 공간의 법칙을 조작해서요.”

팀장이 어깨를 으쓱인다.

“조금 놀랍긴 합니다. 지구 차원에서 이 정도로 우주 인과를 비틀 거라고는 저희도 예상하지 못했거든요.”

심각함이라고는 전혀 없는 태도로.

“원래도 아주 없던 일은 아닙니다. 인간이 쓰는 주술이란 결국 우주 인과를 조금 비트는 것이니까요.”

“……그럼 오늘 같은 일이 또 일어날 수 있단 겁니까?”

저 말은 결국 인간이 주술로 시스템을 조작할 수 있단 말이 아닌가.

하긴, 생각해 보니 그 박수 놈도 귀불 필드에 자기 주술을 더했었다.

난 그게 헌터 시스템과 무속 신앙이 공존하게 된 건 줄 알았는데, 그냥 일부 유저가 핵을 써도 내버려 두는 것에 가까웠다.

아니, 생각할수록 어이가 없네.

뭔 게임에 버그 뜬 것처럼 말하는데, 이곳은 엄연히 수십억 지구인이 사는 현실이지 않은가!

이놈들 진짜, 외계인 티를 이딴 식으로 내?

“아, 물론 오늘 발생한 버그를 그냥 둬서는 안 되지요. 그래서 저희 안보팀이 있는 게 아니겠습니까.”

팀장이 천연덕스럽게 대답했다.

“오늘 발견된 버그는 안보팀이 확실히 처리했습니다.”

별일 아니라는 말이 계속 이어졌다.

“용의자가 건드린 인과의 수준을 정확히 파악했습니다. 그들 수준에서 다시 도달할 수 있는 응용법까지 완벽히 파훼했으니 걱정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마치 ‘니들이 잔재주를 부려봐야 결국 우리 손바닥 안’이란 말처럼 들렸다.

나는 그냥 잠시 팀장을 노려봤다.

하여튼 한 가지는 확실했다.

이 외계인들이 아주 재수 없다는 것.

“다시 한번 신고 감사드립니다.”

팀장이 말을 이었다.

“책정된 버그 신고 포상금은 1,000만 우주화입니다. 원화로는 10억 정도군요.”

“……!”

보주를 팔아서 얻을 90억에, 포상금으로 받을 10억.

바리가 말한 대로, 동이 트기 전에 100억이 손에 들어왔다.

“또한 우주질서보존법에 따라 신고자의 신변은 보호될 터이니 용의자들이 선생님의 존재를 알게 될 일은 없을 겁니다.”

아아, 그래.

이런 뜻이었구나.

나는 비로소 바리의 뜻을 이해했다.

박수를 쓰러트리긴 했지만, 우리는 전설급 필드를 망치고 보주와 아이템을 가로챈 상태였다.

그런데 우주질서보존회가 우리의 신변을 보호해줌으로써 우리의 정체를 들킬 일이 없어진 것이다.

만약 아이템을 전부 챙기고 신고를 하지 않았다면, 우주질서보존회의 보호를 받지 못해 곧바로 전설급 각성자에게 쫓겼을지도 모르는 일이다.

-가져야 할 만큼만 가져야 한다.

-그래야만 해를 피할 수 있다.

이것이 바로 무당 바리가 뜻을 이루는 방식이었다.

“혹시 또 불법 유통 현장을 발견하신다면 신고해 주십시오.”

팀장이 당부하는 걸 듣고 있으니 좀 웃겼다.

지금 내가 쓰고 있는 몸도 원래 이들이 회수해야 할 불법 유통 아이템이니까.

그걸 모를 리가 없는데도 나한테는 아무런 추궁이 없었다.

이 개거지 같은 우주 세금 버러지들은 허술하게 일하는 것 하나는 아주 일관적인 모양이었다.

내가 신고한 것 외에 뭘 더 하겠다는 생각은 1도 없다는 거니까.

이건 뭐, 일처리가 허술한 게 되레 복이 됐다고 해야 하나.

저렇게 대충 일하니까 버그 같은 게 생기는데, 그 버그 덕에 나는 새 몸에 포상금까지 살뜰히 챙겼으니.

이 무슨 우주의 농간인지.

“그럼 또 뵙겠습니다.”

내 심정이야 어쨌든, 안보팀장은 가볍게 목례하고는 팀원들에게로 돌아갔다.

나는 그 뒷모습을 물끄러미 보다가.

“…….”

뒤쪽에서 나를 지켜보던 바리를 향해 몸을 돌렸다.

버그도, 우주질서보존회도, 지구인으로서는 어처구니없는 일이었지만.

이 모든 것을 열흘 전부터 알았다면, 저 애가 정말 엄청난 만신인 것만은 분명했다.

“……대왕님.”

눈이 마주친 바리가 입을 열었다.

“저는 정말로, 제가 바칠 수 있는 모든 것을 바쳤어요.”

신을 받아 망가진 몸으로도 고통을 드러내긴커녕 의연하던 지금까지와는 달리, 가늘게 떨리는 목소리로.

“그러니, 이제 제발, 저희 가족을 구해주세요.”

나는 잠시 바리를 응시했다.

당연히 도와야 했다.

도의적인 이유는 물론이고, 이 정도의 능력자라면 마저 인연을 쌓는 게 당연하다.

“무슨 일이 있었는지 말해줘.”

내 말에 바리는 잠시 머뭇거리더니.

안보팀을 한 번 돌아보고는 다시 입을 열었다.

“……저를 키워주신 할머니와 할아버지께서는 도사셨어요.”

목소리가 작아진 게, 안보팀을 의식하는 듯했다.

“도사는, 인간을 벗어나 우주의 이치를 쫓는 자들이죠.”

도사라.

나도 존재는 알고 있었다.

각성자가 게이트 이후 신처럼 권능을 부리게 된 자들이라면.

도사는 게이트 전부터 주술과 무구로 신의 권능을 흉내 내던 자들이다.

도사는 신을 모시는 무당과도 다르다.

신의 힘을 빌리는 무당과 달리, 도사는 우주의 도를 깨우쳐 직접 신이 되려던 자들이니까.

“한반도 전체를 뒤져도 그분들만큼의 도사는 쉽게 찾을 수 없을 거예요. 게이트 후로 웬만한 인재는 그냥 각성했을 테니까요.”

하긴, 시스템으로 각성할 수 있다면 굳이 도를 닦을 필요는 없겠지.

“그래서 그 박수무당이 저희를 찾아온 거예요. 반영구 빙의체를 만들고 신을 깨우는 주술을 손에 넣기 위해.”

나를 묶었던 주술도 바리가 직접 만든 거라고 했고.

뛰어난 도사는 정말로 우주질서보존회의 시스템에 개입할 수 있나 보다.

그게 어느 정도까지 가능한지는 모르겠지만.

“그 박수무당이 찾아왔을 때, 미리 앞날을 보셨던 할머니와 할아버지께서는 제게 도망치라고 하셨지만.”

끔찍한 기억이 떠올랐는지 바리가 작게 몸을 떨었다.

“저는…… 두 분과 다른 가능성을 봤어요. 여기서 도망치면 할머니와 할아버지를 다시는 만날 수 없게 되지만, 저는, 제가 본 건…….”

그럼 바리는 조부모와 다른 미래를 봤다는 뜻이다.

……그렇다면 결국 예지 능력에도 차이가 있다는 건데.

그걸 능력자들의 ‘실력 차이’라고 봐도 될지는 모르겠다만.

“도망치지 않고 협조하는 척한다면, 두 분을 되찾을 수 있을 거라는 미래.”

바리가 말한 대로 내가 100억을 얻는 미래는 실현됐다.

이제 남은 것은 내가 이 애의 가족을 구하는 것뿐이다.

“조부모님은 어디 계시는데?”

내 물음에 바리는 잠시 침묵한 끝에.

“……이쪽을 봐주세요.”

뜻밖에도 인벤토리에서 무언가를 꺼냈다.

금줄에 부적으로 봉해 놓은, 척 봐도 심상찮은 기운이 담긴 단지를.

“……!”

그 단지가 무엇인지 깨달은 순간, 나는 경악했다.

“잠깐…… 너, 진심이야?”

바리가 보통의 소녀가 아니라는 거야 이미 알고 있었지만, 설마 이 정도일 줄은 몰랐기 때문에.

5장. 버그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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