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3장 (3) (6/187)

3장. 신화의 계승자(3)

귀불이 있다는 사찰 앞.

“귀불은 그 박수가 부리는 거라고?”

사정을 들은 호구별성이 눈을 동그랗게 떴다.

“네, 아까 명부 스킬로 봤거든요.”

레전더리 스킬인 명부는 효과가 두 개인데, 그중 하나가 대상이 현재 활성 중인 풍문을 보여주는 것이었다.

덕분에 나는 그놈이 여기서 뭘 했는지, 왜 마을이 엉망진창인지 알게 되었다.

[ ‘사령의 주인’ ]

- 분류 : 무용담(E)

- 권능 : 사령술(死霊術)

- 내용 : 여자 11명, 남자 11명, 아이 11명의 원혼을 모아 사령의 주인이 되었다.

- 효과 : 필드 생성 시 고급 사령술 가능, 보유한 사령에 법칙의 핵을 심을 수 있다.

“그러니까, 놈은 제 사악한 무용담으로 귀불을 부리면서, 그걸 던전이라고 속여 헌터들을 유인한 거죠.”

추측한 것을 마저 설명했다.

“원래는 던전을 돌아서 카르마 포인트를 모으는 게 정석이지만, 필드에서는 헌터를 죽여서 카르마 포인트를 모을 수 있으니까요.”

“으흠.”

호구별성이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 그래서 지금 네가 얼굴이 썩었구나.”

“……네?”

그런데 호구별성이 불쑥 예상치 못한 것을 짚었다.

“……티 났어요?”

좀 머쓱해져서 물었다.

이거, 내가 일이 어떻게 돌아가는지 눈치챘다는 걸 그 박수무당도 알고 있다면 곤란한데.

“아니, 아까 그놈 앞에서는 딱히 안 이상했는데.”

걱정 말라는 듯 호구별성이 손을 내저었다.

“애써 감출 필요가 없는 상황에선 눈빛부터 달라지네.”

새삼 그녀가 날 면밀하게 살피고 있다는 게 느껴지는 말이었다.

가볍게 말하는 듯하지만, 나를 내려다보는 눈은 저승에서 왕이 될 자신이 있느냐 묻던 그 눈과 조금도 다르지 않다.

그게 뭐랄까, 나도 모르게 시험받는 기분인지라…… 괜히 좀 의식이 됐다.

“근데 그놈이 그렇게 대단한 놈이었어?”

그걸 알아차린 건지 호구별성 쪽에서 먼저 말을 돌렸다.

“아무리 그래도 귀불을 부리려면 보통 실력이 아니겠지만.”

실제로도 ‘보통’은 아니었다.

무용담을 가진 헌터는 드무니까.

그런데 그녀는 또 다른 걸 느꼈나 보다.

“……그래도 걔보다는, 구석에 있던 여자애가 찐이었거든.”

이런 말을 덧붙이는 걸 보면.

“그 박수는 여자애 발끝도 못 미칠걸?”

“여자애요?”

“그래, 거기 애 한 명 있었잖아. 못 봤어?”

물론 보긴 했다.

중학생 정도로 보였던 작은 여자애.

어른들 사이에서 혼자만 어린 애였는데, 똑같이 무채색의 한복을 입고 있던지라 잠깐 눈이 갔다.

내가 박수무당한테 집중하는 사이 호구별성은 그 애를 더 눈여겨본 모양이다.

“하긴 넌 무당은 잘 모르겠다. 요즘 애들은 딱히 엮일 일이 없으니까.”

그녀가 마저 말했다.

“근데 난 마마잖아. 무당의 역량은 한눈에 알지. 3천 년 사는 동안 받아먹은 굿판이 몇 갠데.”

그 말에 문득 그녀가 ‘신화적 존재’라는 사실을 실감했다.

헌터 시대 이전까지 분명 신이나 무당은 미신에 불과했는데도 그녀는 계속 신화의 시대를 살아온 것처럼 말했다.

마치 줄곧 존재해 온 세계의 이면을, 단지 내가 몰랐을 뿐이었던 것처럼.

“…….”

……사실 이런 위화감은, 죽은 이후 간혹 느꼈던 것이다.

저승이야 생전에는 알 수 없으니 그렇다 치더라도.

나는 분명 신이 없던 현대 이승을 기억하는데, 신들은 이승에서도 계속 존재해왔다는 듯 말했으니까.

하긴, 50년 가까이 신들과 살아온 나도 이제는 신이 없던 때가 희미할 지경이지만.

“하여튼 내 눈엔 그 박수보다 여자애가 찐이야.”

호구별성이 재차 말했다.

결국 무용담을 가진 놈보다 더 대단한 게 있다는 말인데.

예상치 못한 변수에 인상을 찌푸렸다.

그렇다고 한들 딱히 해야 할 일이 바뀌지는 않는다.

“일단은.”

짧게 생각한 뒤 다시 입을 열었다.

“놈이 준비한 귀불을 잡으러 가죠.”

“아무튼 가자고?”

의외라는 듯 호구별성이 팔짱을 꼈다.

“괜찮겠냐? 함정이라며.”

“원래라면 그랬겠죠.”

길게 설명할 것 없이 검 한 자루를 꺼내 보였다.

“하지만 그게 그런 식으로 만들어진 ‘필드’라면, 굳이 제가 물러설 이유도 없거든요.”

그 순간 호구별성의 눈빛도 변했다.

“이야, 너 그 칼 받았었냐?”

곧바로 검을 알아보는 걸 보니, 그녀는 확실히 저승을 잘 알고 있었다.

“핏덩이가 어째 왕 자리를 덜컥 받더라니, 나름 믿는 구석이 있었구나?”

***

[ (!) 공간의 지배법칙이 바뀝니다. ]

귀불 필드에 들어섰다.

[ ‘금불사’에 입장하셨습니다! ]

- 영향력 : 100%

- (!) 해당 필드의 등급은 ‘무용담’입니다.

- 해체 조건 : 금승(金僧)의 살생을 막으십시오.

팝업창이 가리키는 영향력은, 필드에 깃든 ‘무용담’의 영향력이 ‘100%’라는 뜻이다.

이곳에서 나가려면 조건대로 법칙을 부수고 법칙의 핵을 없애야 한다.

그게 필드와 던전의 공략법이다.

“…….”

그런데 들어오자마자 예상보다 훨씬 큰 내부에 놀랐다.

밖에서 볼 때는 분명 열 평은 될까 했던 작은 사찰이었는데, 막상 들어오니 이상하게도 운동장만큼 넓었다.

벽마다 붙은 기괴한 탱화 때문일까.

알록달록한 단청마저 괜히 음산했다.

향이 피어오르는 불단에는 녹이 슨 귀불이 벌겋게 눈을 빛내고 있었는데, 필드의 크기가 워낙 커서 한참 멀게 느껴졌다.

“……이 정도로 큰 필드일 줄은 몰랐는데.”

필드의 크기는 보통 무용담의 위력에 비례했다.

그런데 이렇게 공간 크기를 바꿀 수준이라니, 대체 얼마나 대단한…….

“환각이네.”

옆에선 호구별성이 말했다.

“그 박수가 잔재주를 부려놨구나.”

그새 두 눈을 녹색으로 빛내면서.

“전하, 저 불상을 태우려면 환각에 속지 말아야 할 거다.”

그녀가 불단의 귀불을 가리켰다.

“보이는 대로만 가면 절대 못 닿아. 사실은 저기가 아니니까.”

그러니까, 무용담으로 공간을 키운 게 아니라 작은 필드에 환각을 일으키는 주술이라는 건가?

이걸 곧바로 알아보다니.

그녀가 무속에 능통하다는 사실을 새삼 깨달았다.

“그럼 누나는 주술에 안 걸리는 거예요?”

“음, 그건 아니고 이렇게 어설픈 건 딱 보이는 정도지.”

그녀가 어깨를 으쓱였다.

“난 원래 굿판이 엉터리면 바로 죽여버렸거든. 그게 신벌이니까.”

과연, 호환 마마의 마마다운 말씀이셨다.

“……어쨌든 그새 시스템과 주술을 섞어 쓰는 자들이 생겼단 거군요.”

헌터 시대가 열린 지 이제 50년.

이제 그들은 무속까지 부활시킨 모양이었다.

어찌 보면 ‘우주 신화 대통합’이라는 이름에 걸맞게.

그때였다.

“전하, 조심해라!”

갑자기 불쑥, 뭔가가 덮쳐 왔다.

채앵!

반사적으로 검을 휘둘렀다.

금속이 부딪치는 소리에 한발 늦게 대상을 확인했다.

“……마네킹?”

일단 마네킹과 비슷한 외형이었다.

크기와 모양도 인간과 같았다.

다만 잘려나간 팔에서는 피 대신 금속이 흩날렸다.

스님인 양 몸에 걸친 장삼 또한 금박이다.

그래, 이게 해체 조건의 ‘금승’인가 보다.

외팔이 된 금승이 다시금 달려들었다.

채앵!

이번에는 깔끔히 목을 노렸다.

팔이 잘렸을 때는 잘만 움직이더니, 목이 잘린 금승은 풀썩 쓰러졌다.

목이 급소인가?

금승이 쓰러진 순간, ‘100%’였던 공간의 영향력이 ‘99%’로 바뀌었다.

금승의 살생을 막으라는 해체 조건에 맞게.

“이야, 우리 대왕님 솜씨 좋은데?”

지켜보던 호구별성이 박수를 쳤다.

“역시 그 칼, 괜히 받은 게 아니었구나?”

그러더니 또 검에 호기심을 보였다.

“근데 그거 오관영감이 주는 거잖아. 어쩌다 발설지옥 차사한테 갔어?”

오관, 반가운 이름에 살짝 웃었다.

호구별성의 말이 맞았다.

이 검, 검수엽(劍樹葉)은 검수지옥의 오관대왕께서 내려주신 검이었다.

“그분이 제 스승 중 한 분이셨거든요.”

“엥? 오관영감이? 어쩌다?”

사정은 이랬다.

내가 속한 발설지옥은 죄인의 혀를 뽑아서 그 혀에다 밭을 가는 엄청난 지옥이었다.

그런 무시무시한 곳인 만큼, 발설지옥의 차사들은 모두 무기 없이 맨손으로 죄인의 살점을 뜯는 장사들이었다.

당장 강림 형만 해도 인간 시절부터 삼백 차사를 전부 때려눕혔다던 또라이였으니까.

그런 곳에 스무 살까지 도련님(?)으로 큰 내가 왔으니.

우리 대왕님께서는 발설지옥 형들에 비해 가느다란(?) 날 보고 영 못쓰겠다고 판단하셨다.

-제연아.

그러고는 단호히 말씀하셨지.

-너 유학 가라.

맨손으로는 못 싸울 것 같으니, 무기라도 배우라는 뜻이었다.

그리하여 도산지옥(刀山地獄)의 진광대왕, 검수지옥(劍樹地獄)의 오관대왕, 그리고 변종이지만 거해지옥(鋸骸地獄)의 태산대왕까지 모두 내 스승님이 되셨다.

말하자면 지옥 최고의 웨폰마스터들에게 무기를 배웠단 것.

“뭐…… 지옥 안에 또 지옥이 있음을 배우는 시절이었죠.”

잊고 있었던 기억이 떠오르자 등줄기가 서늘해졌다.

도, 검, 톱, 날붙이를 든 대왕님들께 무슨 횟감처럼 후드리찹찹 난도질당했던 그 시절이.

이미 죽어서 또 죽지도 못했던 그 참혹한 나날이.

“…….”

어쨌든 그렇게 구른 덕에 나도 검만큼은 어디 가서 아쉽지 않게 됐다.

“이게 몸은 엉망인데.”

검수엽을 고쳐 잡으며 말했다.

“공격 속도는 또 그대로네요.”

두 번의 휘두름은 단순히 금승을 쓰러트린 것으로 끝나지 않았다.

내게 이 쓰레기 몸을 어떻게 써야 할지도 알려줬다.

“체력, 근력, 마력…… 그냥 다 엉망이지만 속도만큼은.”

원래라면 속도도 가짜 몸의 스탯을 올려야만 제대로 낼 수 있었을 것이다.

몸이 기술을 따라가지 못할 테니까.

그런데 지금 나는 영체였던 차사 시절만큼 움직일 수 있었다.

아마 염라가 된 나의 ‘권능’ 덕이겠지.

내게는 권선과 징악, 사후세계, 그리고 ‘죽음’의 권능이 있으니까.

상태창에서 읽은 ‘죽음’에 대한 설명은 이렇다.

-죽음은 한순간일지니, 세상 무엇도 피하지 못하리라.

그때였다.

“아니, 저놈이?!”

바닥을 구르던 금승이 다시 움직였다.

“미친, 분열했어!”

목, 팔, 몸통이 각각 다시 새로운 금승이 되었다.

그뿐 아니라 ‘100%’에서 ‘99%’로 떨어졌던 영향력이 다시 ‘100%’로 차올랐다.

아니, 금승이 셋이 되어서인지 ‘100%’를 넘어 ‘102%’가 되어버렸다.

원래라면 100%를 넘는 표기는 있을 수 없는데도.

“……그래, 이런 거란 말이지.”

상황이 파악됐다.

분명 필드의 해체 조건은 ‘금승의 살생을 막는 것’이다.

그러나 단순히 금승을 쓰러트리는 건 정답이 아니다.

벨 때마다 분열할 뿐이니까.

결국 금승은 단순한 눈속임이었다.

“누나!”

세 금승이 일제히 달려드는 순간.

채앵! 챙! 채앵!

전부 목을 쳐내며 호구별성에게 소리쳤다.

“귀불 좀 태워주세요!”

목을 잘랐으니 다시 여섯 개로 분열할 것이다.

“이거 다 귀불이 부리는 거니까!”

결국 문제는 귀불이다.

해체 조건은 ‘금승의 살생을 막는 것’이지만.

이 필드의 법칙은 ‘귀불이 금승을 부린다’일 테니.

그러니까 나는, 환각에 걸리지 않는 호구별성이 귀불을 태울 때까지 금승을 치워주면 된다.

“야, 네가 다 맡을 수 있겠어?”

금승이 분열하는 게 신경 쓰이는지 호구별성이 물었다.

“괜찮아요. 오히려 좋습니다.”

돌아보지 않고 다시 검을 휘둘렀다.

사실 아무것도 모르는 헌터라면 절망했을 것이다.

금승을 쓰러트릴 때마다 ‘영향력’은 더 오르는 데다가, 환각 때문에 핵을 가진 귀불한테는 닿지도 못할 테니까.

결국 우릴 부른 박수는 그런 식으로 무수한 헌터들을 죽여 카르마 포인트를 모아 왔겠지.

하지만 이번엔 다르다.

내 검은 딱 그런 놈들을 벌하는 검이었으니까.

“이 몸으로 어디까지 가능한지, 한번 재봐야겠어요.”

마음을 먹자 그에 공명하듯 검이 희미한 검기를 뿜었다.

몸이 약해졌어도 손에 감기는 감촉은 여전했다.

검수엽은 여전히 악을 벌하는 검이었다.

내게 금승은 딱히 위협적이지 않았다.

애초에 귀불을 지키는 눈속임이니까.

근력이 한 자리인 몸으로도 단칼에 목을 벨 수 있다.

그러니 이것은 기회였다.

체력과 근력은 모자라되 속도는 그대로인 몸으로, 내 검술을 어디까지 복원할 수 있는지 시험할 수 있는 판.

“그래, 알았다. 전하.”

별일 없겠다고 판단한 듯 그제야 호구별성은 귀불 쪽으로 뛰어갔다.

“그 칼 받았으면 뭐, 걱정 없지.”

호구별성이 중얼거리는 소리와 동시에 금승 네 개가 달려들었다.

채앵! 챙!

채앵! 채앵!

거침없이 놈들의 목을 베어냈다.

한데 벨 때마다 분열하는 속도도 빨라지는 걸까?

잠깐 숨을 고르는데 또 놈들이 달려들었다.

어느새 열댓 개로 늘어난 금승에, 문득 스승이셨던 오관대왕님의 말씀이 떠올랐다.

-제연아, 넌 우리의 검이 무엇을 그리는지 아느냐.

검수지옥.

칼날의 나무로 된 숲을 다스리는 왕이 가르친 검.

-나무다. 수많은 잎사귀가 하나로 얽힌 날카로운 칼의 나무.

다른 사람을 위험에 빠뜨린 자들을 심판하는, 열 개의 지옥에서도 가장 자비 없는 검.

-휘몰아치는 칼날의 돌풍을 그리되, 그것이 결국 하나라는 사실을 기억해라.

채앵!

챙!

채애앵!

목이 베인 금승은 금세 분열해서 덤벼들었고, 그 즉시 또 한 번 목이 잘렸다.

-여럿이지만 결국 하나야, 그게 우리 검수지옥의 검.

오관대왕님의 말씀을 곱씹는 사이, 어느새 금승이 서른 개까지 분열했다.

-수많은 업을 한 번에 돌려주는 검이다.

그분의 가르침이 떠올라서였을까?

서른 개의 금승이 일제히 달려드는 순간.

지나간 과거의 한 장면이 겹쳐 보였다.

“……아.”

그래, 이렇게.

오관대왕의 차사 서른 명이 일제히 내게 달려들던 순간이.

“……검수지옥 형, 누나들.”

이제는 다시 볼 수 없는 나의 형제자매들.

그들 전부와 맞붙던 때.

채앵! 챙!

……그렇게 서른 명의 검수지옥 차사를 한 번에 꺾음으로써, 오관대왕님께 이 검수엽을 하사받았던 그때가.

챙! 채앵! 채앵! 채애애애앵!

수십 수백의 적들을 끊임없이 베고 찌르는 것.

몇 번을 벨지라도 모든 획이 하나로 이어지는 검수지옥의 초식.

도망칠 곳 없는 칼날의 나무.

그걸 완벽히 소화함으로써, 나는 서른 명의 차사를 전부 꺾고 검수지옥 최강의 차사가 되었으니.

그래, 나는.

그 후 검으로는 어떤 차사에게도 지지 않았다.

음…… 한 명 빼고.

채앵! 챙! 채애애애애앵!

‘서른 명의 차사를 일초에 베어낸, 검수지옥의 일등 차사.’

서른 개의 금승을 베며 그것이 재현된 순간이었다.

[ (!) 당신의 카르마에 ‘검수엽(劍樹葉)’이 권능이 반응합니다. ]

기다리던 팝업창이 떴다.

[ (!) ‘검수엽(劍樹葉)’에 깃든 ‘영웅담’이 깨어납니다. ]

검수지옥의 초식을 펼침으로써, 검수엽에 깃든 ‘영웅담’이 깨어났다는.

그래, 설마.

나도 이 검이 ‘영웅담급 무기’가 되어 인벤토리에 들어올 줄은 몰랐으니까.

신화가 현실이 된 시대.

어떤 무기에는 무기 자체에 무용담이나 영웅담이 깃들어 있다.

또한 무기에 깃든 영웅담은, 소유자의 이해도에 따라 위력이 달라진다.

[ (!) 검수엽(劍樹葉)에 당신의 영웅담, ‘검수발아(劍樹發芽)’가 새겨집니다. ]

그러니 지금 깨어난 영웅담은, 검을 쥔 순간 완성된 나의 이야기였다.

[ ‘검수발아(劍樹發芽)’ ]

- 분류 : 영웅담(E)

- 시전자의 마력을 전부 소모하여 지옥의 칼날나무를 발아한다.

- (!) 시전자의 영웅담 이해도에 따라 위력을 달리합니다.

- (!) 해당 영웅담 이해도 : 100%

‘검수엽’은 검수지옥의 오관대왕이 후계로 인정한 단 한 명의 차사에게만 내리는 검이었으니까.

3장. 신화의 계승자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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