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1장 (2/187)

1장. 헌터 출신 저승차사

“늦기 전에 환생해라, 제연아.”

염라대왕의 삼일장이 끝나던 날, 상주였던 강림 형이 말했다.

환생?

나는 술을 홀짝이며 말했다.

“형, 저 지금 환생하면 모기예요.”

자살하고 말단 차사로 구른 지 49년, 인간은커녕 개돼지로도 태어날 수 없는 짬이었으니까.

그 말에 형이 픽 웃으며 대꾸했다.

“내가 그냥 인간 시켜주마.”

가벼운 투였지만 그의 말에는 환생…… 죽음의 끝을 결정짓는 신의 위엄이 담겨 있었다.

염라가 없는 이상 으뜸차사인 그가 저승의 최고신이니까.

하기야 이제 정말 둘밖에 안 남은 마당에 의미가 있겠냐마는, 그래도 이제는 환생까지 그의 권한이었다.

그는 그것을 당연하게 입에 담았다.

“넌 다시 인간이 되어도 잘 살 거다.”

인간이라.

나는 대답하지 않았다.

49년 전, 내가 아직 인간이었던 무렵이 어제 일처럼 생생하기 때문이었다.

이제연.

발설지옥 소속 말단 차사.

21+49세, 인간으로 치면 벌써 고희(古稀).

나는 저승에서 유일하게 헌터 시대를 겪은 차사다.

또한 헌터 시대와 비(非)헌터 시대를 모두 겪은 마지막 세대이기도 했다.

70년 전, 중소기업 사장의 아들로 태어난 나는 제법 유복한 유년기를 보냈다.

그런데 내가 딱 스무 살이 되던 해, 불행히도 세계 곳곳에 던전이 열렸다.

던전.

현실과 기담이 섞인 기묘한 공간.

듣도 보도 못한 괴물이 튀어나왔고, 곧이어 헌터라 불리는 각성자들이 괴물을 때려잡으며 득세했다.

예고 없이 시작된 헌터 시대.

시스템에 따른 새로운 질서가 잡힐 때까지, 그로부터 1년은 그야말로 지옥도였다.

국가가 전복되고 법과 제도가 유명무실해졌으니까.

나는 그때 부모님을 잃었다.

아버지는 경호원으로 고용했던 헌터에게 살해당했다.

곧이어 어머니도 몬스터가 뿜은 독에 중독되어 돌아가셨다.

나와 네 명의 동생들은 그렇게 고아가 되고 말았다.

그 많던 재산도 난리 통에 어디론가 증발했다.

갓 스물이었던 나는 동생들을 먹여 살리기 위해 막노동판을 전전했다.

곱게 자란 도련님이었던 내게는 그야말로 청천벽력 같은 나날이었다.

그러다가 스물한 살, 뜻밖에도 헌터로 각성했을 때.

비록 최하급이었지만 기뻤다.

동생들을 먹여 살릴 길이 열렸으니까.

부모님이 돌아가신 이후, 나는 처음으로 희망을 가졌다.

행복도 느꼈다.

동생들도 나를 자랑스러워했으니.

그런데 세상 물정을 몰랐던 게 문제였다.

희망을 품고 첫 임무에 나갔던 나는 그대로 브로커에게 속고 말았다.

탐색대인 줄 알고 지원했던 팀이 사실은 인신 공양을 위한 제물이었던 것이다.

그렇게 속아서 들어간 던전이었다.

29명의 헌터가 산 채로 괴물에게 먹혔다.

30명의 각성자를 바쳐야만 진짜 던전이 열린다고 했다.

그래서.

마지막 제물이 되기 직전, 나는 자살했다.

‘내가 먼저 죽으면 놈들은 던전을 열지 못할 거야.’

그때의 나는 그것이 유일한 복수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잘못된 판단이었다.

겨우 이틀 만에 서른 명의 헌터가 다시 한번 희생됐을 뿐이다.

30명이든, 60명이든, 혼란기에 목숨값은 똑같이 후졌으니까.

그런데 자살했던 나는 뜻밖에도 저승에서 죗값을 치르게 됐다.

자살하는 바람에 다른 사람들까지 위험에 빠뜨린 죄로 저승차사가 되고 만 것이다.

징악의 권좌에서 나를 내려다보며, 염라대왕께서는 이렇게 말씀하셨다.

-쯧쯧, 새파랗게 어린놈이 천 년은 굴러야 다시 인간으로 환생하겠구나.

상관없었다.

나는 이미 인간의 생에 미련이 없었으니까.

그렇게 나는 별로 원치 않는 다음 생을 기약하며 말단 차사가 됐다.

그런데 내가 처음으로 맡은 혼령은 어린아이들이었다.

내가 죽고 얼마 못 가 한날한시에 굶어 죽은 내 어린 동생들.

쫄쫄 굶은 채로 나를 기다리다 죽은 그 불쌍한 녀석들.

“……형, 전 이승이 싫어요.”

한참 만에 내뱉듯이 말했다.

반세기가 지나도 내게는 좋은 기억 하나 없는 헌터 시대였다.

그런데 또 인간이 되라니, 염병, 차라리 모기가 되고 말지.

“…….”

강림 형은 특유의 서늘한 눈으로 나를 내려다보더니.

“……싫은 게 아니라.”

술잔을 들며 입을 열었다.

“무서운 건 아니더냐?”

낮게 깔린 목소리가, 그의 눈빛처럼 사늘히 파고들었다.

“사는 게 무서워서 죽음을 택했으니, 그 마음이 어디 가셨겠느냐.”

그 말에 문득 49년 전 포승줄을 들고 찾아온 그를 곱씹었다.

-묶여서 끌려갈 것이냐, 네 발로 따라올 것이냐.

그때도 그는 내게 물었다.

-생이 무거워서 도망친 놈이, 죽음이라고 얌전히 따를까.

내가 도망치려 들 게 훤하다는 듯이.

그러나 포승줄에 묶인 모든 죄인이 그러했듯, 나 역시 그를 벗어날 수 없을 것이라는 냉엄한 신의 얼굴로.

“……형은 어쩌실 건데요.”

결국 말을 돌렸다.

그의 말대로 아직도 생이 무서워서.

“…….”

서슬 퍼런 눈이 나를 담았다.

인간을 꿰뚫는 눈으로, 그는 말을 돌린 나를 추궁하지 않고 넘어가 주겠다는 듯 피식 웃었다.

“죄인을 잡아 와야지.”

형이 대답했다.

“대왕님을 시해한 놈들을 내 다시 오랏줄에 묶어올 것이다.”

저승의 최고신이 되었음에도 끝까지 차사로 남겠다는 말이었다.

“…….”

지옥의 지배자 염라마저 살해한 놈들이었다.

그런데도 기어이 그들을 치러 가겠다는 게 어떤 의미인지 나는 분명하게 알고 있었다.

생이 두려운가, 죽음이 두려운가.

그의 물음이 무거운 것은, 그는 정말로 생도 죽음도 두려워하지 않기 때문일 것이다.

그래서 그는 죽음의 끝에서도 서슴없이 복수를 선택했다.

인간과 달리, 신의 끝은 정말로 끝이라는 것을 알고 있음에도.

그게 강림차사였다.

“49일이 되기 전에 한번 들르세요, 형.”

나는 한참이 흐른 뒤에야 간신히 대답 아닌 대답을 했다.

“인사는 하고 가셔야죠. 저도 그때까지는 환생 안 할 테니까.”

형은 대답 없이 술잔을 마저 기울였다.

그래도 사실 알아들었을 터였다.

49일은 저승에서 무척 특별한 주기니까.

“형이 오시든, 안 오시든.”

나는 말을 이었다.

“……49일째엔 제가 술 한잔 올릴게요.”

잠깐의 침묵.

술잔을 비운 그가 탁 소리가 나게 그것을 내려놓았다.

“어림없는 소리.”

입은 웃고 있으나 눈은 여전히 서늘했다.

계속해서 서늘하게 나를 관통했다.

“내가 돌아왔을 때 네가 아직도 남아 있다면, 그때는 내 직접 너를 포승줄에 묶어 환생문 밖으로 던져버릴 것이다.”

끌려갈 것이냐, 제 발로 갈 것이냐 묻던 그때와 같은 눈이었다.

“살아라, 제연아.”

그 눈으로 수많은 죽음을 집행했던 그가, 이제는 한 번의 생을 명했다.

“죽음은 끝이 아니야. 그게 이 땅의 신화다. 그러니 다시 삶에 맞서는 것, 그것이 이 저승에서 너의 마지막 일이다.”

그런데 그렇게 변함없이 단호한 태도로 명을 남기고도, 뻗어온 손은 어쩐지 서툴게 내 머리칼을 스쳤다.

이마에 닿는 죽음의 체온은 언제나처럼 차가웠다.

다만 목석같던 그가 왜 지금 손을 뻗는지 알 것 같아 나는 잠시 그 거칠고 투박한 손이 가시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

그렇게 48일째가 되었다.

나는 아직도 텅텅 빈 저승을 청소하는 중이었다.

불씨가 꺼진 화탕솥을 닦아 내고, 이끼가 낀 도산지옥의 칼날을 벼려 냈다.

먹이가 없어 굶어 죽은 독사지옥의 뱀들도 적당히 파묻었다.

혼자서 저승 구석구석을 청소한 지 48일.

썩어도 준치라고 온갖 지옥이 휘황찬란했던 저승은 제법 번듯해졌다.

……비록 가동이 중지된 놀이공원 같은 처량함이 감돌았지만.

“…….”

이번에는 환생문 차례였다.

걸레통을 들고 환생문 앞에 서니 새삼 회한에 잠겼다.

49년 전, 원통한 마음으로 죽은 동생들을 데려왔을 때였다.

뜻밖에도 지장보살께서 우리를 맞이하셨다.

인자한 얼굴로 막내를 업더니 배가 고프다는 녀석들에게 과자를 쥐여주셨다.

그러고는 멀찍이 서 있던 내게 귀띔하셨지.

-너희 부모님은 먼저 환생하셨다.

-좋은 인연은 끊이지 않으니…… 돌고 돌아 다시 행복한 가족으로 만날 것이다.

나는 자살을 옹호하지 않는다.

애초에 자살한 죄로 차사가 되었으니 당연한 일이었다.

그러나 세상의 어떤 삶은, 죽음에 이르러서야 비로소 위안을 얻기도 했다.

그것이 자살이든, 병사든, 아사든, 다른 비참한 죽음이든, 이승에서 겪은 모든 불합리가 저승에서라도 풀리기를 바라는 삶도 분명히 존재했다.

공명정대한 사후세계를 믿는 것.

수천 년이 지나도록 저승 신앙이 끝나지 않은 것은 그런 이유일 것이다.

그런데 이제 그 신앙마저 끝났다.

죄인을 엄벌하던 염라는 헌터에게 죽었고, 가엾은 영혼을 돌보던 지장보살은 어디론가 사라졌다.

사람들이 더 이상 징악도, 구원도 믿지 않기 때문이리라.

환생문을 닦으며 생각했다.

내일은 강림 형이 오기로 한 날이다.

형은 내게 환생을 명했지만 나는 딱 하루만 더 그를 기다릴 셈이다.

돌아온 형에게 포승줄에 묶여 던져진대도 상관없다.

어차피 환생하면 다 잊힐 테니까.

그러나 형이 끝내 돌아오지 않는다면, 나는 이곳에 강림차사의 묘를 세울 것이다.

그마저 결국은 잊게 될지라도.

그리고 환생할 것이다.

형의 말이 맞았다.

죽기 싫어도 삶이 끝나듯, 살기 싫어도 죽음은 끝이 난다.

죽음의 끝에 이어지는 것은 또 한 번의 생이다.

그것이 이 땅의 신화였다.

그러니 저승의 차사인 나는 마땅히 그것을 따라야 했다.

……대신 인간은 싫고, 역시 그냥 원칙대로 모기가 될 거다.

모기가 돼서 헌터들의 고혈을 쪽쪽 빨아먹어야지.

꼭 밤에만 피를 빨아서 헌터들의 꿀잠을 방해할 거야.

애도 열심히 만들어서 대대손손 그놈들을 귀찮게 할 테다.

그렇게 피비린내 나는 복수를 다짐하며 열심히 환생문을 닦을 때였다.

“……?”

쿠쿠쿵.

무언가 무너지는 소리가 들리더니 쩌저정, 허공이 갈라졌다.

그러고는 삐용삐용, 사이렌이 울리면서 정체를 알 수 없는 새까만 구가 나타났다.

[ ---치이익---지구 양식에 맞춰 변환 중입니다---치이이익--- ]

괴상한 노이즈를 일으키던 구체는 무슨 고무찰흙처럼 허공에서 쭉쭉 늘어나더니, 이윽고 내가 아는 어떤 모양으로 변했다.

그러니까, 무슨 집채만 한 불도저 모양으로.

“뭐야, 저게?!”

갑자기 나타난 불도저에 울적함도 잊고 고함이 터졌다.

이 미친 불도저가 내 눈앞에서 염라대왕의 묘를 밀어버리려는 게 아닌가!

“뭐야, 뭐냐고!”

걸레를 내동댕이치고 불도저를 향해 달려갔다.

내가 정성껏 닦아놓은 대왕님의 봉분이 처참하게 부서지기 직전이었다.

이런, 미친! 남의 무덤을 불도저로 미는 놈이 어딨어!

듣도 보도 못한 개짓거리에 나는 불도저 앞을 막아섰다.

그런데.

[ 우주 공무 수행 차량 ]

불도저를 보자 말문이 막혔다.

어처구니없는 팻말이 떡하니 붙어 있지 않은가.

“아, 선생님, 거기 서 계시면 안 됩니다!”

그러더니 불도저 안에서, 마찬가지로 [우주 공무 수행]이라 적힌 옷을 입은 거한이 불쑥 고개를 내밀었다.

조폭처럼 까만 색안경을 낀 놈이었다.

“선생님, 공문 보셨잖습니까!”

공문?

“오늘부터 저승 철거 작업이 시작되니까 빨리 퇴거하시라고요!”

철거?

퇴거?

뭔 소리야, 이게!

나는 뭔 개 풀 뜯어먹는 소리냐며 거한을 쳐다봤다.

그러자 거한은 문을 열더니 크게 한숨을 내쉬었다.

아, 잠깐만.

나 저 한숨 왠지 익숙한데.

저승 안 간다는 진상 혼놈 만난 내 모습 같은데.

……이상한 데서 저놈 진짜 공무원이 맞구나 실감할 때였다.

거한이 돌연 뭔 문서 하나를 내밀었다.

[ 우주질서보존회 ]

수신자 : 지구 행성 저승

제목 : 지옥 및 지구 행성 저승 시설물 철거 요청

1. 우주질서보존법 제292조에 따라 더 이상 기능하지 않는 저승 시설물의 자진 철거를 요청합니다.

2. 기간 내에 철거되지 않을 시 우주질서보존회에서 직접 철거 작업에 착수할 수 있습니다.

3. 철거된 저승 시설물은 우주질서보존법 제182조에 따라 정당한 금액으로 변상됨을 알립니다. 끝.

“…….”

공문을 쥔 손이 부들부들 떨려왔다.

이거 완전 미친놈들이었다.

아니, 자기들이 뭔데 저승을 철거한단 말인가.

보상금은 개뿔, 2만 년 동안 쌓아온 신화를 어떻게 돈으로 바꿔!

“무슨 소리야, 이 땅이 어떤 땅인데!”

나는 씩씩대며 불도저에 달려들었다.

“아, 진짜! 내가 이래서 공무원 때려친다니까!”

그러자 거한도 질 수 없다는 듯 불도저 문을 열고 나왔다.

우주 질서인지 뭔지, 공권력을 짊어진 자의 통한이 엿보이는 작태였다.

그때였다.

일촉즉발, 49년 경력의 저승 공무원과 우주 뭐시기 공무원이 격돌하려는 순간.

콰아아앙!

이번에는 무슨 폭음이 들리더니.

“야, 저승! 너네 망했다는 게 사실이냐?!”

웬 여자가 튀어나왔다.

길게 늘어진 머리칼에 한복 저고리, 무릎 위로는 빨간 치맛자락을 휘날리며.

“……!”

동시에 번지는 축축하고 소름 끼치는 독기에, 내 눈은 절로 그녀를 주목했다.

녹빛이 도는 검은 소매와 붉은 치마가 어지러이 나부꼈다.

우아하게 호선을 그리는 그녀의 몸은 기이하게도 썩어가는 주검과 핏물을 연상시켰다.

그런 게 아름다울 수 있다는 것이 되레 꺼림칙한, 그런 섬뜩한 부조화에 나는 그녀가 누구인지 바로 알아챘다.

“……호구별성?”

호구별성.

오래전에 자취를 감춘 천연두의 신.

인간은 두려워하다 못해 ‘마마’라고 높여 불렀던 신.

유사 이래 수만 명을 죽음으로 몰고 갔던 역병의 신이 형형한 독기를 두르고 죽음의 땅에 찾아왔다.

“……이건 또 뭐야?”

나와 눈이 마주친 호구별성이 인상을 찌푸렸다.

“차사야? 못 보던 놈인데.”

서슬 퍼런 강림 형과는 또 다른, 하지만 똑같이 신의 것이 분명한 암녹색 눈이 형형하게 나를 쏘아보았다.

그제야 조금 정신이 들었다.

어쨌든 상대는 신이었다.

나 같은 가짜 신과 달리 정말로 오래된 신.

일단 예의를 차려야 했다.

“발설지옥 막내 차사 이제연입니다, 마마. 저승에 온 지는 49년 됐습니다.”

“49년?”

내 말에 호구별성이 눈을 동그랗게 떴다.

“진짜로 핏덩이였네! 무덤에 털은 났냐?”

“…….”

털이 아니라 풀인데요, 라는 말은 목구멍으로 삼켰다.

안 그래도 독기가 흉흉한데 괜히 밉보일 것 없지.

“됐고, 니네 아빠 어딨어?”

그런데 곧바로 내 아버지…… 돌아가신 염라대왕님을 찾는 게, 그녀는 정말로 저승에 대해 알고서 찾아온 듯했다.

한발 늦게, 나는 재차 상황을 판단했다.

어쨌든 호구별성은 저승에 유감이 없어 보였다.

……그러니 그녀가 유감을 갖는다면, 저승을 철거하고 염라의 묘를 밀어버리려던, 이 빌어먹을 공무원 쪽일 가능성이 높지 않을까.

“……여기 모셨는데.”

재빨리 불도저와 대왕님의 묘를 가리켰다.

“보시다시피, 제가 지금 필사적으로 지키고 있습니다만.”

어째 고자질하는 모양이 됐는데, 그걸 머쓱해하기도 전에 호구별성이 먼저 언성을 높였다.

“뭐야, 이거!”

사태를 파악한 그녀가 공무원에게 눈을 부라렸다.

“저게 정말 영감네 묫자리냐?!”

사납게 흩날리는 긴 머리카락.

역신의 독기가 삽시간에 들불처럼 주변을 불태우기 시작했다.

“우라질, 뭐 이런 호로새끼가 다 있어?!”

영문은 알 수 없지만, 어쩐지 나를 든든하게 만드는 분노가.

1장. 헌터 출신 저승차사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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