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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조군으로 천하통일까지-574화 (574/616)

<574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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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묘한 분위기가 이어지던 도중에 순유가 난입하자 흐름이 깨지게 되었다.

그제야 정신이 돌아왔다.

순욱은 얼굴을 붉히면서 옆으로 고개를 돌렸다.

내가 대체 무슨 짓을…!

분위기에 도취되어 이성휘에게 그대로 몸을 맡기려고 했다. 만약 조카님이 등장하지 않았다면 입맞춤에 이어 순결을 바쳤을지도 모르지.

‘아, 아무리 대장군을 좋아한다지만…! 어떻게 시집도 안 간 숫처녀가! 으, 음란하군요! 불결해요!’

보수적이고 고지식한 성정의 여인은 분위기에 휩쓸려 순결을 허락하려 했던 자신을 크게 질책했다.

말도 안 돼.

내가 이런 음란한 여자였다니!

명문가의 여식이 어떻게 외간남자에게 순결을….

순욱은 당혹감에 몸을 떨면서도 안타까움이 느껴지는 곁눈질로 이성휘를 슬쩍 쳐다보았다. 스스로를 질책하면서도 짙은 애착이 두 눈에 가득했다.

‘헤에, 고지식한 고모님께서 이렇게 풀어지시다니.’

그를 순유는 결코 놓치지 않았다.

애욕. 집착. 안타까움.

두 눈에 맹렬한 감정들이 넘쳐흘렀다.

주군에게 그동안 간직해온 마음을 고백했음이 분명했다. 필사적으로 꾹꾹 억눌렀던 감정들이 일거에 폭발하면서 더 이상 멈출 수 없게 되었다.

“무슨 이야기를 하셨어요?”

서적과 문헌들로 가득한 문고에서 은밀하게 밀회를 즐겼음을 알면서도 애써 능청맞은 물음을 던졌다.

순욱의 얼굴이 더욱 붉어졌다.

그 변화를 통해 순유는 확신하게 되었다.

이제 조금만 더 밀어붙이면 된다.

그를 위해서 만반의 준비를 갖춰둔 것이니까.

“별일 아니었다.”

“흐흥, 그런가요? 그런 것치고는 꽤나 뜨거운 분위기였는데요.”

장난스러운 미소를 지으면서 대꾸했다.

그러자 이성휘는 곤혹스럽다는 반응을 보였다.

“못 보던 향로인데요. 혹시 따로 가져오셨나요?”

순유가 팔꿈치로 옆구리를 쿡쿡 찌르면서 이성휘를 취조하듯 캐묻자 순욱이 다급히 입을 열었다.

혹시라도 입맞춤을 나눴다는 사실이 들킬까 노심초사하는 기색이 역력했다. 순욱은 관심을 어떻게든 돌리고자 책상 위에 놓인 향로를 가리켰다.

“네! 오늘을 위해 어렵사리 공수한 물건이에요.”

“향이 조금 독특하네요….”

짙은 달콤함이 코를 자극했다.

아니,

후각만이 아니었다.

흘러들어온 냄새가 취기처럼 퍼지면서 온몸을 자극했다. 마치 감각이 민감해진 듯했다. 냄새를 맡을수록 몸이 달아오르는 듯한 느낌까지 들었다.

신기한 경험이었다.

몸의 변화가 조금 무섭기도 했다.

하지만 어째서인지 싫지 않았다.

이성휘와 입맞춤을 나누면서 느꼈던 행복한 두근거림이 생생하게 재현되는 것 같았기 때문이다.

“상서령? 왜 그러십니까.”

“아, 아뇨! 아무것도 아니에요…!”

이성휘의 물음에 순욱은 화들짝 놀라며 대답했다.

얼굴이 붉어졌다.

몸이 뜨겁게 달아올랐다.

어째서일까….

갑자기 답답함이 밀려들었다.

당장이라도 옷을 벗고 싶다는 충동이 휩싸였다.

“큭! 설마…! 조카님!”

입맙춤의 여운 때문이라고 여기면서 인내하던 순욱은 불길한 낌새를 직감하고는 순유를 노려보았다.

두 눈에 당혹감이 서렸다.

드디어 향로의 ‘정체’를 알아챈 것이리라.

진녹색의 눈동자가 점점 요염하게 물들었다.

허리를 움찔움찔 떨면서 고개를 숙였다.

온몸이 성감대처럼 민감해진 순욱은 요염한 신음소리를 흘렸다. 술에 취했을 때처럼 비틀대면서 이성을 잃어갔다.

“어머, 괜찮으세요?”

순유가 짐짓 걱정하면서 다가왔다.

하지만 입가에는 장난기 넘치는 미소로 가득했다.

“가까이, 오지 마세요…!”

심상찮은 꿍꿍이를 획책하는 조카를 경계한 순욱은 애써 이성을 붙잡으면서 뒤로 물러섰다.

귀여운 반항이다.

활짝 웃으면서 고모님의 팔을 붙잡았다.

가까이 다가서면서 민감하게 달아오른 귓가에 숨결을 불어넣었다. 그러자 애써 충동을 참아내던 여인은 교태처럼 음란한 신음소리를 터트렸다.

“히야악…!”

아기고양이가 우는 소리처럼 귀여웠다.

그리고 발정기의 암고양이처럼 음란했다.

귀여우면서 음란한….

흥분에 빠진 여인의 교성이 틀림없었다.

“정말 귀여워요. 사랑스럽게 보일 정도로 귀여우세요, 고모님.”

귀중한 장식품을 들어올리듯 부드러운 손길로 고모님을 쓰다듬었다. 손길이 스칠 때마다 어깨를 움찔움찔 떨면서 신음소리를 흘리는 격한 반응을 보였다.

흐읏…! 흐응, 흐아앙…!

사랑스러운 교성이 공간을 가득 메웠다.

실로 발칙한 광경이다.

영천순씨 가문의 여식들이 자아내는 음란한 광경에서 눈을 뗄 수 없을 정도였다.

‘향내 때문인가? 아니, 그렇지는 않은데…. 만약 미약이었으면 내가 모를 리 없을 테고.’

잠시 미약(媚藥)을 의심했다.

향로에서 달콤한 향내가 흘러나오면서 순욱이 이상행동을 보였으니까.

하지만 미약은 아니었다.

이성휘에게는 아무런 반응이 없었기 때문이다.

“주군과 진도가 어디까지 나가셨어요? 혹시 고모님의 탐스러운 가슴을 만지게 해드렸나요?”

“만지지, 마세요…! 그럴, 리가 없잖아요…!!”

순유가 애처롭게 비틀대던 순욱을 배후에서 껴안았다. 그리고 양손으로 탐스러운 가슴을 주무르면서 성적인 충동을 촉발시켰다.

가슴이 꽤나 컸다.

뇌쇄적인 몸매를 자랑하는 여걸들에 비하면 작았지만 초선과 비슷했다.

항상 폭이 넓은 관복만 고집했기에 결코 보이지 않았던 커다란 가슴이 손아귀에 잡힌 채 모습을 드러냈다.

“으읏, 응핫…!”

상아색 머리카락을 늘어뜨린 미녀가 애달픈 신음소리를 흘리면서 몸을 바르르 떨었다.

뒤에서 가슴이 붙잡힌 채,

어떻게든 쾌락에 저항하는 모습이 실로 야릇했다.

최음에 빠져버린 것처럼 몸이 달아올랐음에도 애써 참아내려는 모습을 보였다. 그렇기에 더욱 거칠게 괴롭히고 싶어졌다.

“고모님, 대장군께서 뚫어져라 보고 계세요. 고모님의 흐트러진 모습에… 엄청 기뻐하시잖아요.”

“보… 보지 마세요! 대, 대장군!”

고개를 든 순욱은 이성휘와 시선을 마주했다.

그제야 정신이 번쩍 든 걸까.

양손으로 음란하게 변해버린 몸을 가리면서 허리를 숙였다.

하지만 그것을 용납할 순유가 아니었다.

순유는 이성휘에게 능글맞은 미소를 흘리면서 순욱을 밀었다. 무력하게 중심을 잃어버린 순욱은 그대로 이성휘에게 폭 안겨들었다.

“으으…! 으으, 으아앗…!!”

부끄럽다.

당장 어딘가에 숨고 싶었다.

말이 제대로 나오지 않았다.

귓가와 목덜미까지 붉어진 순욱은 입술을 달싹이면서 어찌할 바를 몰라 했다.

“몸이 뜨겁습니다. 혹시 열이라도….”

“아니에요, 아무것도!”

뜨겁다.

온몸이 불덩이처럼 뜨거웠다.

이성휘가 걱정하며 물었다.

오늘 유독 찬바람이 거셌으니까.

단둘이서 정원을 거닐던 와중에 감기라도 걸렸을까 건강을 걱정했다. 따스한 배려에 순욱은 수줍은 미소를 지으면서도 자신의 상태를 철저히 숨겼다.

‘어, 어떻게… 어떻게 말하라고요! 조카님께서 가져온 향로 때문에 몸이 달아올랐다고, 말할 수 있을 리가 없잖아요…!’

당장 하고 싶다.

또 입맞춤을 하고 싶었다.

심장이 빠르게 뛰기 시작했다.

입술을 탐닉했을 때처럼 품에 안겼기 때문일까. 충동을 억누르던 인내심에 빠르게 한계가 찾아왔다.

“대장군, 저…! 저, 말이에요…!”

당장 대장군과 하고 싶어요!

옷소매를 꾹 움켜쥐면서 말끝을 흐렸다.

온몸이 뜨겁다.

마치 온몸이 성감대가 된 듯했다.

허벅지 사이로 흘러내린 액체에 하복부가 젖었음에도 필사적으로 정절을 지키려 했다. 어떻게든 도리에 어긋나는 행동을 막으려는 노력이 참으로 가상했다.

“저는 당장 주군하고 하고 싶어요!”

한없이 머뭇대는 고모님을 대신하여 갈색 머리카락을 늘어뜨린 여인이 뛰어들었다.

이성휘에게 폭 안겼다.

그리고 뺨에 바람을 넣으면서 투정을 부렸다.

“계속 주군을 좋아했었는데… 어째서 제 몸을 건드리지 않은 거예요? 직권을 남용해서라도 저를 마음껏 범해주기를 바랐다구요!”

얼토당토않은 말이다.

직권을 남용해서 덮쳐주길 바랐다니.

하지만 고백만큼은 진심이었다.

이성휘의 도움으로 절체절명의 상황에서 구원을 받았던 여인은 마음을 애태우면서 고백만을 기다렸다.

입으로는 항상 음란한 농담들을 늘어놓았지만 사실 순유는 참모로서 헌신하면서 고백을 기다렸을 정도의 부끄러움이 많은 요조숙녀였다.

“이렇게 저를 애태우다니…! 모두 주군 때문이에요! 제 쪽에서 덮치게 만들 정도로 방치해둔 주군이 잘못한 거예요!”

좌측에는 순욱.

우측에는 순유.

영천순씨 가문의 아름다운 여식들이 애달픈 숨결을 토해내면서 매달렸다.

이렇게 황송스러운 경우가 또 있을까.

열렬한 구애를 이어졌다.

당장이라도 의복을 벗을 것처럼 아슬아슬한 상황이 반복되었다.

“하지만 나는….”

더 이상은,

더 이상은 안 된다.

연이어 처첩들을 받아들였다.

이제 더 이상 아만을 배신하고 싶지 않았다.

순욱과 순유의 파상공세에 직면한 이성휘는 조조를 떠올리면서 뒤로 물러서려는 모습을 보였다.

“주군, 저 사실… 오늘 안전한 날이에요.”

발칙한 참모가 속삭였다.

“사실 저도 달거리가 끝나서… 안전해요.”

부뚜막에 오른 상서령까지 가세했다.

“…….”

안전해요.

안전한 날이에요.

달콤하면서도 섬뜩한 속삭임이었다.

애욕에 휩싸인 영천순씨 가문의 여인들이 광기어린 눈빛을 번뜩이면서 몸을 밀착했다. 사실 무척 위험한 날이었음에도 대명문가의 꽃뱀들은 오직 확약을 받아내기 위해 육탄공세를 펼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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