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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조군으로 천하통일까지-351화 (351/616)

〈 351화 〉 351. 수춘성 공방전(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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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덕현에 주둔하고 있던 뇌박과 진란으로부터 군량을 보급 받은 조조군은 더욱 맹렬하게 수춘성을 공격했다.

이번에야말로 기필코,

저 난공불락의 요새를 무너뜨릴 것이다.

고질병이었던 군량 부족을 회복한 조조군은 사방에서 총공세를 감행하면서 원술군을 한계까지 밀어붙였다.

“놈들이 성벽을 오르고 있다!”

양강이 크게 고함쳤다.

성벽에 운제들이 내걸렸다.

새카맣게 밀려든 조조군이 성벽을 오르고 있었다.

어떻게든 놈들을 막아야 한다.

그러나 보름이 넘도록 이어진 공방전으로 기진맥진한 상태였던 원술군은 파상공세를 감당할 수 없었다.

“장군, 이제 화살이 없습니다!”

온몸에 흙먼지를 뒤집어쓴 무관이 다급한 목소리로 양강에게 소리쳤다.

화살들이 모두 떨어졌다.

심지어 병장기마저 부족한 판국이었다.

무관의 보고에 절망어린 표정을 지은 양강은 이를 빠득 갈면서 성벽 아래를 노려보았다.

개미떼처럼 몰려든 조조군은 당장이라도 성벽을 무너뜨릴 것만 같았다.

“컥!”

허공을 꿰뚫으면서 날아든 눈 먼 화살에 무관이 외마디의 비명과 함께 쓰러졌다.

조조군이 성벽 위로 올라섰다.

보름 동안의 시도 끝에 드디어 조조군은 성벽에 깃발을 꽂아버렸다.

그에 양강은 당혹감을 금치 못했다.

결국 놈들이 성벽을 집어삼켰다.

아군을 상대로 백병전을 벌이면서 주도권을 빼앗고 있었다.

“막아라! 놈들을 다시 성벽 아래로 떨어트려라!!”

검을 치켜든 양강이 소리쳤다.

그러나,

더 이상 조조군을 막을 여력이 없었다.

성벽을 사수하던 병력들 중 거의 대부분이 다친 부상병이었다. 온몸에 붕대를 두른 부상병들이 날랜 조조군을 상대로 백병전에서 이기는 것은 불가능했다.

“장군, 피하셔야 합니다!”

“놈들이 사방에서 몰려들고 있습니다!”

원술군 무관들이 달려와 양강에게 소리쳤다.

조조군이 성벽을 점거했다.

연이어 방어선이 무너지고 있었다.

이미 성벽은 적들에게 반쯤 빼앗겼으며, 성벽 또한 무너지기 직전인 상황이다.

더 이상 가망이 없음을 깨달은 무관들은 당장 양강에게 내성으로 철수할 것을 진언했다. 잔병들을 이끌고 내성에서 계속 저항을 꾀할 요량이었다.

“드디어 성벽을 점령했다!”

“황실의 군사들이여, 원술의 잔당들을 모조리 토벌하라!”

성렴과 위속이 병사들과 함께 성벽에 올라섰다.

드디어,

난공불락의 요새를 넘어섰다.

마침내 공방전에 쐐기를 박을 때가 온 것이다.

백병전에 압도적인 승세를 보이면서 성벽을 사수하던 원술군을 제압했다. 지리멸렬하게 패퇴를 거듭 이어나가던 원술군은 승산이 없음을 느꼈는지 내성으로 패주했다.

* * *

콰직­!

육중한 충차가 성문을 강타했다.

최전선에 투입된 병사들은 계속해서 충차를 이용하여 성문을 두들겼다.

꽈앙! 꽈앙! 꽈아앙!!

사력을 다한 공격이 연신 이어졌다.

연이은 공방전으로 너덜너덜한 상태가 된 수춘성의 성문은 결국 우지끈, 소리와 함께 박살나고 말았다.

“성문이 뚫렸다!”

“돌격하라! 성문을 점거해야 한다!”

견고하던 성문이 파괴됨과 동시에 보병들이 수춘성 내부로 달려들었다.

결국 성문마저 뚫리고 말았다.

적들의 급습에 놀란 원술군은 날카로운 창검을 치켜들면서 응수했으나, 저돌적으로 달려드는 조조군을 상대로 계속 밀리는 모습을 보였다.

“뭣들 하느냐! 어서 막아라!”

“절대로 방어선이 뚫려선 안 된다!”

급히 달려온 이풍과 악취는 밀물처럼 밀려드는 조조군을 보며 아연실색할 수밖에 없었다.

성문이 무너졌다.

성벽에 이어 성문마저 적들에게 함락되었다.

피를 토하면서 차디찬 흙바닥에 쓰러지는 병사들의 모습에 이풍과 악취는 이를 빠득 갈아야 했다. 더 이상 저항하고 싶어도 저항할 방법이 없었기 때문이다.

“놈들을 모조리 분멸해라──!!”

붉은 갈기의 용마를 탄 여성이 아름다운 금발을 나부끼면서 성문 안으로 진입했다.

최강의 맹장이,

마중적토 인중여포가 수춘성에 들어섰다.

기병들과 함께 성문으로 진입한 여포는 방천화극을 휘두르면서 앞을 가로막던 원술군을 찢어발겼다.

“여, 여포다!”

“빌어먹을…!”

방천화극이 아찔한 빛을 발산하면서 휘둘러질 때마다 병사들이 추풍낙엽처럼 나가떨어졌다.

사나운 늑대가 양떼를 도륙하듯,

기병들의 돌격에 원술군은 속절없이 패퇴를 반복했다.

더 이상 승산이 없다.

계속 싸웠다간 개죽음을 당할 뿐이다.

이풍과 악취는 성벽을 사수하던 양강처럼 잔병들을 이끌고 내성으로 달아나려 했다.

“원공로! 이 하후원양이 왔다!”

“수춘성의 잔당들을 소탕하고 외성을 점거하세요.”

공세에 밀린 원술군이 패주를 결정했을 때,

하후돈과 장료가 수춘성을 급습했다.

마지막 쐐기를 박아버리듯,

휘하 군세와 함께 들어선 두 여걸들은 원술군의 마지막 저항마저 짓밟아버렸다.

“투항하라!”

“네놈들에게는 더 이상 승산이 없다!”

수춘성의 성벽에 조조군의 깃발들이 일제히 휘날렸다.

이풍과 악취가 부리나케 달아났다.

그러나 대부분의 병력들은 전의가 꺾인 채 병장기를 버리고 투항해야 했다.

사방에서 동시에 들이친 조조군에게 수춘성의 외곽이 단숨에 넘어가고 말았다. 오래 버티던 난공불락의 성벽은 시커먼 연기와 함께 함락되고 말았다.

“원공로는?”

“관저에는 없었습니다. 아마 부하들과 함께 내성으로 도망친 것 같습니다.”

성렴의 대답에 하후돈이 혀를 차면서 고개를 끄덕였다.

쥐새끼 같은 놈.

그새 쥐구멍으로 도망쳤나.

외곽 성벽보다 훨씬 견고한 내성을 힐끗 쳐다본 하후돈은 고래 심줄만큼 질긴 원술의 명줄에 혀를 내둘렀다.

“후성 장군과 조성 장군은 내성의 포위를, 성렴 장군과 위속 장군은 휘하 병력을 재정비하세요. 그리고 송헌 장군은 투항해온 항병들을 감독해주세요.”

“알겠습니다!”

각 장수들에게 명령을 내린 장료는 여포와 함께 성문에서 이성휘를 맞이했다.

곧 이성휘가 정예부대들과 함께 성문을 통과하면서 수춘성에 들어섰다. 여포와 장료를 비롯한 여러 제장들이 총대장에게 경례하며 승전보를 전했다.

“적들을 모두 분쇄하고 성문과 성벽들을 모두 점령했습니다. 그리고 투항해온 수천 명의 원술군 장졸들은 한쪽에 모아 감시하고 있습니다.”

“열심히 싸워주었다. 고맙다.”

“감읍한 말씀이십니다.”

마침내 철옹성을 함락시킨 장수들의 노고에 찬사를 보낸 이성휘는 고개를 들어 수춘성의 정경을 눈에 담았다.

불에 그슬린 자국.

분쇄의 흔적들이 곳곳에 보였다.

끔찍하고 처참했던 공방전의 자취가 낙인처럼 선명하게 새겨져 있었다.

폭정과 핍박으로 세워진 요새를 계속해서 바라보던 이성휘는 장졸들을 소집하여 쥐새끼가 숨어든 내성을 무너뜨릴 방책을 강구하려 했다.

“표, 표기장군!”

후성이 이성휘에게 달려왔다.

내성을 포위하던 중,

무언가를 발견했는지 다급한 낯빛을 하고 있었다.

“…그게 정말인가? 원공로, 내 예상보다도 훨씬 쓰레기 같은 놈이로군.”

이윽고 후성에게 급보를 받게 된 이성휘는 놀란 표정을 지으면서 입을 열었다.

전혀 예상치 못한 일이었는지,

여포와 장료 또한 급보를 듣고는 크게 놀라는 반응을 보였다.

* * *

결국 적들의 제파(??)에 무너졌다.

견고했던 성문도,

높은 성벽들도 모두 조조군의 수중에 떨어지고 말았다.

사태가 최악으로 치달았음을 느낀 양강, 이풍, 악취는 심복들과 전선을 탈출하여 내성에 들어가려 했다.

하지만­

“어서 성문을 열어라!”

“조조군 놈들이 쫓아오고 있단 말이다…!”

성문은 굳게 닫힌 채 열리지 않았다.

다급함에 찬 고함을 내질렀음에도,

내성을 사수하고 있던 병사들은 간절한 외침을 매정하게 무시했다.

대체 무슨 이유 때문이란 말인가.

내성으로 통하는 좁은 길목에 들어선 병력들은 굳게 닫힌 성문 때문에 내부로 진입하지 못한 채, 자신들이 소모품처럼 버려졌음을 부정하려는 듯 절박함을 토해낼 뿐이었다.

“이, 이놈들! 당장 성문을 열어라!!”

교유가 엄한 목소리로 꾸짖었다.

그간 목숨을 다해 적들을 막아냈건만,

어떻게 자신들을 헌신짝처럼 버릴 수 있단 말인가.

억하심정을 느끼지 않을 수 없었다.

호소와 강박에도 불구하고 요지부동처럼 전혀 움직이지 않는 옹성(??)을 보며 허탈감을 느껴야 했다.

“조조군이다!”

“놈들이 결국 여기까지 왔단 말인가!”

쥐새끼처럼 도망친 주군에게 철저히 외면당한 장졸들은 결국 최후를 각오할 수밖에 없었다.

목숨을 다해 싸웠으나,

충성의 대가는 한 줌의 모래만도 못했다.

외면당한 채 버려진 원술군의 잔병들은 결국 죽음을 강요받게 되었다. 그에 통한을 금할 수 없었던 병사들은 마지막 의지마저 꺾인 채 조조군에 결국 투항해버렸다.

“놔라, 이놈들!”

“우리는 여남원씨 가문의 장수들이다!”

교유. 이풍. 양강. 악취.

일군을 지휘했던 장수들이 모두 조조군에게 포로로 붙잡히는 수모를 겪어야 했다.

적에게 성을 잃었다.

거기에 포로로 잡히는 굴욕까지 당하게 되었다.

도살장에 끌려가는 소처럼 붙잡힌 원술군의 장수들은 곧 이성휘에게 ‘참수’를 선고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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