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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조군으로 천하통일까지-348화 (348/616)

〈 348화 〉 348. 가시투성이 장미(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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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환(??)과 외침(外?)을 동시에 맞이하게 된 원술은 백척간두(????)의 위기에 내몰렸다. 그에 조조군은 곧바로 출병하여 원술군의 영토를 공격했다.

하후연의 병력이 투입되었으며,

또한 이성휘가 이끄는 육군이 곧바로 출병했다.

당연한 결단이었다.

조조는 어릴 적부터 자신을 업신여겼던 원술을 철천지원수로 생각했으며, 또한 반드시 제거해야 할 후환으로 여기고 있었으니 말이다.

“천하제일검이 육군을 이끌고 출정하였으니… 결코 승산이 없을 겁니다.”

원소의 종제(??)였던 원서가 매우 조심스러운 어조로 말했다.

이성휘가 움직였다.

내환과 외침에 휩싸인 원술군은 절대로 만승천자의 군대를 막아내지 못할 터.

만약 아군이 돕지 않는다면 구강군의 원술군 세력은 잿더미만을 남긴 채 멸망하게 되리라.

“방금 대전에서 말했을 텐데요. 원공로를 구원하는 일은 결코 없을 거예요.”

종제의 간곡한 말에도 불구하고 가시투성이의 장미처럼 차갑게 내려앉은 미녀는 표독함을 고수했다.

여남원씨 가문의 망나니.

사세삼공의 명성과 위광을 갉아먹는 버러지.

이복동생이 당장 죽을 위기에 직면했음에도 원소는 매우 냉철한 모습을 일관했다. 칼바람처럼 매서운 무표정에는 그 어떤 감정도 담겨져 있지 않았다.

“하지만 누님…!”

“그만.”

싸늘하게 식은 눈동자가 종제를 향했다. 그 시선을 마주하게 된 원서는 어깨를 움찔 떨어야 했다.

꿀꺽.

마른침을 삼켰다.

제왕(?王)의 자질을 가진 원소는 눈빛만으로도 좌중을 압도했다. 누이가 얼마나 잔인해질 수 있는지를 알기에 원서는 입을 꾹 다물어야 했다.

“만약 원공로가 무리들을 이끌고 서주를 거쳐 청주로 입성한다면 목숨을 건질 순 있겠죠.”

서주는 조조군이 아직 병탄하지 못한 상태였다.

그 빈틈을 노린다면,

무리들과 함께 서주를 통과하여 청주에 들어올 수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성공할 가능성은 매우 희박했다.

천하제일검이 절대로 원술을 놓칠 리가 없었기 때문이다.

만승천자의 군대가 나선 이상,

결국 원술은 아비규환의 지옥이 되어버린 구강군에 갇힌 채 죽음을 맞이할 수밖에 없으리라.

* * *

뇌박과 진란의 반란에 가담한 병력은 무려 수만 명에 육박했다.

비참할 정도의 통솔력.

한낱 범인에 불과한 군재와 군략.

조조군에게 속수무책으로 당하는 원술의 모습에 회의감을 느낀 장졸들은 뇌박과 진란이 반란을 일으키자마자 여남원씨 가문에 등을 돌렸다.

“조조군이 여음에 도착했네.”

“벌써 여음까지 도달했단 말인가…?!”

뇌박의 말에 진란이 크게 놀라는 반응을 보였다.

벌써 여음까지 진격해오다니.

수춘성의 반나절 거리에 위치한 고을이 아닌가.

조조군의 신속한 기동력에 혀를 내두른 진란은 옛 주군의 명줄이 얼마 남지 않았음을 직감했다. 곧 조조군의 공세가 시작된다면 수춘성은 단숨에 불바다가 될 터이니.

“부하들을 보내어 성덕현(成??)에 있던 곡창들을 모두 차지했네. 지금쯤 원공로는 그 소식을 듣고 분개를 토해내고 있을 테지.”

“보급이 끊어졌을 테니…, 수춘성에 비축된 군량이 모두 바닥나면 원술은 백기를 들 수밖에 없을 걸세.”

뇌박과 진란은 성덕현에 위치한 원술군의 곡창들을 점거한 뒤, 동료 장수였던 뇌서와 매성과도 연합하여 단숨에 세력을 구성했다.

부하들의 배신과 반란은 풍전등화에 놓인 원술군의 수명을 더욱 빠르게 갉아먹고 있었다.

머지않아 원술은 비참하게 죽는다.

죄책감은 없었다.

원술은 구강군 백성들을 수탈해온 폭군이 아닌가.

포악한 가렴주구에 염증을 느끼고서 스스로 도적이 된 뇌박과 진란은 오히려 원술이 빨리 죽기를 고대하고 있었다.

“장군!”

매성이 달려와 뇌박과 진란에게 급보를 알렸다.

“조조군이 강을 도하하여 원술군과 교전을 시작했다고 하오! 조조의 종제(??)인 하후연이 군세를 이끌고 있다고 하더이다.”

“하후연… 아군에게 참패를 입혔던 장수들 중의 한 명이로군.”

속전속결로 수춘성을 떨어트릴 생각인지 양주에 도착하자마자 곧바로 교전을 개시했다.

하후연의 저돌적인 공세에 뇌박과 진란은 혀를 내둘렀다.

원술이 사면초가에 내몰렸다고 하나,

그를 따르는 무리들은 여전히 수만 명에 달했다.

불과 수천 밖에 안 되는 소규모 병력으로 원술군에게 싸움을 건 담력이 놀라웠다.

“허나 쉽지 않을 터인데. 분명 민란에 가담한 백성들이 10만 명에 달한다고 하지 않았나.”

“그렇네. 지금쯤 회남에서 민란을 일으킨 군중들이 강을 건너 수춘성을 포위했을 터이니… 아마 주변 일대는 아비규환일 걸세.”

수만 명에 달하는 병력을 거느리게 된 뇌박과 진란이 섣불리 수춘성을 공격하지 않는 이유가 바로 그것이었다.

수춘성은 아비규환의 지옥이다.

섣불리 공격했다간 도리어 아군이 위태로워질 것이었다.

하후연이 아비규환에 뛰어들었다는 소식을 들은 그들은 잠시 전황을 관망하기로 결정했다.

* * *

조조군은 피비린내를 맡고 몰려드는 사나운 이리떼들과 같았다.

몇 번이고 놓쳤던,

눈앞에서 안타깝게 놓친 먹잇감이 피를 철철 흘리면서 죽어가고 있다.

마침내 원술의 숨통을 끊을 천재일우의 기회가 왔음을 간파한 조조는 곧바로 병력들을 투입하여 수춘성을 무너뜨리려 했다.

“그으으! 그아아아아!!”

여남원씨 가문의 공자가 산짐승이 울부짖듯 괴성을 내지르기 시작했다.

온갖 집기들을 사정없이 내던지며,

핏발 선 눈으로 광기에 가까운 포악함을 떨쳤다.

자신에게 계속 모멸감을 안겼던 환관 년이 결국 자신의 목숨마저 거두러 왔음에 울화를 토해냈다. 목숨조차 장담할 수 없을 정도로 처참한 상황까지 내몰리게 된 자신을 향한 분노였다.

“어서 꿀물을 가져와라! 목이 마르다! 너무 목이 말라서 죽을 것 같단 말이다!!”

피를 토하면서 쓰러졌던 원술은 일어나자마자 시녀들에게 날카로운 목소리로 꿀물을 요구했다.

꿀물.

빨리 꿀물을 다오­!

목이 타서 죽을 것만 같다.

뜨겁게 달군 숯을 삼킨 것처럼,

울화가 쌓이고 쌓인 뱃속이 너무도 뜨거웠다.

어떻게든 뱃속의 불길을 꺼트리고 싶었기에 시원한 꿀물을 대령하라며 연신 소리쳤다.

“여, 여기 있사옵니다….”

“내놔라!”

원술의 광분에 바들바들 떨던 시녀는 이윽고 꿀물이 가득 담긴 대접을 내밀었다.

낚아채듯 대접을 빼앗은 원술은 며칠 굶은 사람처럼 게걸스럽게 꿀물을 꿀꺽꿀꺽 삼켰다. 입에서 꿀물이 줄줄 흐르고 있었음에도 전혀 개의치 않고 대접을 비웠다.

“하아! 하아…!”

시원한 꿀물 덕분에 드디어 뱃속의 불길이 꺼진 것일까.

원술은 잠시나마 이성을 되찾은 듯 숨을 거칠게 내쉬면서 침상에 털썩 앉았다.

“주군.”

처참한 몰골을 한 사내가 꿀물로 범벅이 된 입가를 옷소매를 닦고 있었을 때,

무거운 표정을 지은 교유가 침소에 들어왔다.

“무슨 일이냐? 어서 말하라.”

“예, 그것이….”

눈치를 슬쩍 살피면서 입을 꾹 다물고 있는 교유의 모습에 원술이 보고를 재촉했다.

이윽고 교유가 숙연함에 젖은 표정을 지으면서 입을 열었다.

“여강태수 육강을 의지하기 위해 떠났던 주군의 친족들께서… 석정(??)에서 멈추셨다고 합니다.”

“그건 또 무슨 말이냐. 석정에서 멈추다니!”

석정은 여강군(???)에 위치한 군현으로, 여강태수의 치소가 위치한 환현(??)과 마주하고 있었다.

어째서 석정에 멈췄단 말인가.

여강태수 육강이 있는 환성(??)에서 환대를 받아야 마땅하거늘.

갈 곳 잃은 유랑민처럼 석정에 잔류하고 있다는 식솔들의 소식을 들은 원술은 두 눈을 부릅뜨면서 목소리를 높였다.

“육강… 그 개자식이 귀의를 요청하는 내 식솔들을 쳐냈단 말이냐! 먼 길을 온 손님들을 귀하게 대접하는 것은 마땅히 군자가 해야 될 도리이거늘!”

육강에게 문전박대를 당하면서 궁색한 처지에 놓인 식솔들의 신세가 실로 무참했다.

여남원씨 가문이,

사세삼공의 명문가가 어쩌다가 이 지경에까지 이르렀단 말인가.

원술은 피눈물을 뚝뚝 흘릴 것 같은 심정으로 육강을 저주했다. 그리고 자신의 도움을 뿌리친 지방관들에게도 저주를 퍼부어댔다.

“꿀물! 어서 꿀물을 가져와라!”

뱃속에서 재차 불길이 넘실대기 시작했다.

그에 원술은,

바깥에서 대기하고 있던 시녀들을 향해 소리쳤다.

꿀물.

어서 꿀물을 가져오라.

내 뱃속의 불길을 꺼트릴 수 있는 것은 시원한 꿀물 밖에 없단 말이다!

귀를 찢는 듯한 고함소리를 들은 시녀들은 아연실색한 낯빛으로 부리나케 움직였다.

“고정하십시오, 주군….”

광인처럼 미쳐버린 원술의 모습에 교유는 황망함을 감출 수 없었다.

흐려진 두 눈은 망자와 같았고,

멀겋게 변한 안색은 산송장처럼 끔찍했다.

계속 피를 한 움큼씩 토했기 때문일까.

아름다운 용모와 고귀한 기품을 자랑하던 미공자였다는 것이 믿겨지지 않을 정도로 몰골이 처참했다.

* * *

아비규환의 지옥에 뛰어든 하후연은 한 달이 넘도록 격전을 거친 끝에 거점을 점령했다.

많은 우여곡절을 겪었으나,

하후연은 아군보다 몇 배는 많은 원술군 병력을 격퇴하는 기염을 토해냈다.

사력을 다해 사촌누이의 명령을 완수해낸 하후연은 휘하 장수들과 함께 우렁찬 함성을 내질렀다. 극적으로 거둔 승전을 적들에게 알리기 위함이었다.

그리고,

“본대가 보인다!”

“만승천자의 군대가 온다! 표기장군께서 오셨다!”

구르르르르르!

쿠웅­! 쿠웅­! 쿠웅­! 쿠웅­! 쿠웅­!

지평선 너머에서 거대한 흙먼지가 나부끼기 시작했다.

푸른 하늘을 가릴 것처럼,

드넓게 펼쳐진 지평선이 황토색의 흙먼지로 뒤덮였다.

마침내 진류군에서 출격한 만승천자의 군대가 강행군을 거친 끝에 구강군에 도달했다. 여남원씨 가문의 수명이 경각에 달했음을 말해주었다.

“전군, 수춘성을 포위하라.”

표기장군 이성휘가 명령했다.

새카맣게 몰려든 수만 명에 달하는 군세들이 일사불란하게 움직이면서 수춘성을 겹겹이 둘러쌌다.

결코 도망치지 못하도록,

두터운 성벽에 의지한 채 바들바들 떨고 있을 머저리를 진퇴유곡(????)으로 처넣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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