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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조군으로 천하통일까지-345화 (345/616)

〈 345화 〉 345. 절대 조조를 건드리지 마라(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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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까지 여러 이유들로 인해 이성휘는 수많은 내연녀들을 두게 되었다.

하지만 그럼에도,

이성휘 본인은 ‘잠시 여색에 미쳤을 뿐, 당장 언제라도 조절할 수 있다.’라고 생각하고 있었다.

조홍. 조인. 초선. 여포. 장료.

아름다운 미녀들의 유혹에 못 이겨 관계를 맺고 말았지만 그것도 이제는 끝이다.

두 번 다시 주군을,

두 번 다시 아내를 배신하지 않으리라.

뼈에 새길 정도로 깊은 각오를 다진 이성휘는 현모양처(자칭)에게 상처를 주지 않겠노라고 다짐했다.

‘전적으로 내 미숙함 때문이다.’

사랑스러운 아내와 귀여운 아들이 있다.

어엿한 유부남이 된 이상,

이제부터는 결코 여색에 휩쓸리지 않으리라.

사공부(???)로 집무실을 옮기게 된 이성휘는 여색에 휩쓸린 채 내연녀들과 육욕을 탐했던 자신의 모습을 떠올리면서 고개를 가로저었다.

“어르신, 검토하실 서류들입니다.”

“그래.”

집무실에 새로 배속된 남성 관료를 힐끗 쳐다본 이성휘는 곧 그가 내민 서류들을 받았다.

과연 조조가 선발한 인원답게,

표기장군을 보필하게 된 사내들은 매우 우수했다.

마치 정교한 톱니바퀴처럼 산더미처럼 쌓인 업무들이 처리되었다. 탁월한 업무능력을 통해 선발된 인재들인 듯했다.

“서주 방면에서 올라온 장계는 어찌 되었습니까?”

“예, 서주자사를 대행하고 있는 차주 장군이 곧 장계를 보내오기로 했습니다.”

“사공 어르신과 표기장군 어르신께서 학수고대하며 기다리고 있거늘… 아직도 보내지 않았단 말입니까!”

백면서생처럼 보이는 문관들이 각 전선에서 올라온 장계들을 검토하고 있었다.

표기장군부에서 검토한 뒤,

사공부로 보내어 최종결재를 받으려는 것이다.

새로 복속시킨 서주 군현들을 병탄하는 과정이 계속 지연되는 듯했다. 그럴 법도 하지. 얼마 전까지 적대관계였으니.

‘업무는 순탄하게 진행되고 있긴 한데…, 조금 심심하군.’

허전한 느낌이 들었다.

공허함이 마음속에 밀려들었다.

역시 ‘그녀’들이 없기 때문일까.

풍만한 몸매가 드러나는 음란한 복장을 입은 채 엉덩이를 살랑살랑 흔드는 가후.

귓가에 야한 농담을 속삭이면서 사람의 이성을 계속해서 뒤흔드는 순유.

업무 도중에 집무실로 쳐들어와 떠들썩한 분위기를 만들고는 했던 여포와 장료.

아름다운 용모와 늘씬한 몸매를 자랑하는 경국지색의 미녀들이 곁을 떠났기 때문일까. 사내들 밖에 없는 공간이 영 익숙하지 않았다.

‘그나마 중달이 있는 게 위안이다만….’

말석에서 업무를 보고 있는 흑발의 소녀를 힐끗 쳐다보면서 중얼거렸다.

그 날 이후,

질투의 화신으로 등극해버린 조조에게 겨우 부탁하여 사마의를 집무실에 데려왔다.

인형처럼 앙증맞고 귀여운 소녀를 본 이성휘는 공허함에서 겨우 안도를 느낄 수 있었다.

“종사중랑, 글자가 틀렸습니다.”

“히에엑… 미안함!”

“그게 무슨 기괴한 소리입니까. 당장 고치십시오.”

“네엡!”

우리는 일곱 장군들을 대표하는 표기장군을 섬기는 속관들이다.

각 전선들을 총괄하며,

또한 대장군을 대신하여 군부를 관장하고 있다.

새로 배속된 관료들은 천하제일검을 지척에서 보필하게 되었음에 자긍심을 느끼고 있었다.

“표기장군, 사공 어르신께서 부르십니다.”

사마의가 지적을 받고 있는 모습을 턱을 괸 채 조용히 지켜보고 있었을 때,

조조의 부름을 받게 되었다.

즉시 사공부로 오라.

조조의 부름에 이성휘는 막연한 공포를 느꼈다.

대체 왜 사공부로 부른 걸까.

설마 기어코 멍석말이까지 하려고?

두 번 다시 바람을 피우지 못하도록 불륜의 근원을 제거하려는(궁형:??) 생각일지도 모른다.

두 다리를 움찔 떨었다.

불륜을 고백한 이후…,

질투의 화신이 되어버린 아내라면 충분히 가능할지도 모른다고 생각했다.

“중달.”

“응!”

“잠시 다녀올 곳이 있다. 따라와라.”

“아, 알겠음!”

직봉 높은 관료에게 혼나고 있던 사마의는 궁지에서 벗어나고자 곧장 이성휘를 뒤따랐다.

그러나 얼마 지나지 않아,

사마의는 새파랗게 질린 낯빛으로 비명을 내질러야만 했다.

이성휘가 향하는 곳이 무시무시한 흑발마녀가 있는 사공부임을 알게 되었기 때문이다.

* * *

사공부에 도착한 이성휘는 곧이어 조조에게 놀라운 소식을 듣게 되었다.

“장안을 장악하고 있던 농서동씨 놈들이 결국 무너졌다는군.”

“…예?”

“동탁의 주구들이 스스로 자멸했네.”

황실과 조정을 농단하면서 천하의 패권까지 거머쥐었던 농서동씨 가문이 제 풀에 무너졌다.

대장군 동민의 칩거.

표기장군 동황과 위양군 동백의 내분.

낙양대전에서 대패한 이후부터 계속 쌓이기 시작했던 장졸들의 불만.

거대한 세력을 떠받치는 기둥이었던 동탁이 천하제일검에게 전사했을 때부터 농서동씨 가문의 도처낭패(???)는 예견된 것이었다.

“그럼… 농서동씨 가문의 몰락한 개들은 어찌 되었습니까.”

만약 놈들이 살아있다면 두고두고 화근이 될 터.

결코 살려둘 수 없다.

이번에야말로 그 더러운 핏줄을 완전히 끊어낼 것이다.

또한 동탁을 따른 주구들의 가문까지도 모조리 숙청하여 농서동씨 가문의 무참한 말로와, 그를 따랐던 주구들의 무자비한 최후를 천하에 보여주리라.

“그들의 생사는 알지 못하네.”

흑발의 여인이 고개를 가로저었다.

농서동씨 가문이 붕괴했다.

장안성 방면의 소식은 그것이 전부였다.

농서동씨 가문을 따른 부하들은 동탁이 남기고 떠난 권력의 찌꺼기를 차지하기 위해 혈안이 된 상태였다.

권력을 차지하기 위한 동란(??).

탐욕과 욕심이 농서동씨 가문을 기어코 집어삼켜버리고 만 것이다.

“…결국 그렇게 되었군요.”

세력의 거두를 잃은 농서동씨 가문이 결국 무너지리라는 것은 필정에 가까운 결말이다.

잠시 시간이 길어졌을 뿐,

예상대로 그들은 멸망하고 말았다.

남은 세력은 이각과 곽사가 계승할 터.

동탁을 추종했던 무장들 중에서 가장 두각을 드러내고 있는 장수가 이각과 곽사였으므로, 분명 농서동씨 가문의 내분을 틈타 동탁이 남기고 떠난 병력들을 규합했으리라.

“오랜 폭정으로 몰락했을 것이나… 삼보 지역을 거머쥐기 위해서라도 반드시 장안성이 필요하네.”

“물론입니다.”

기필코 장안성을 차지해야 한다.

경조윤(?北?).

좌풍익(???). 우부풍(??風)

사예주의 서쪽, 삼보(三?) 지역을 차지하기 위해선 농서동씨 가문의 오랜 폭정에 시달려온 장안성을 해방하여 영토로 둘 필요가 있었다.

황제와 조정대신들을 구출한 뒤에 시급히 탈출해야 했던 그때의 상황을 떠올린 이성휘는 두 주먹을 바르르 쥐면서 다시 군세를 일으킬 때가 도래했음을 직감했다.

“헌데….”

이성휘를 향하던 조조의 시선이 뒤에 앉은 채 오들오들 떨고 있는 소녀를 향하게 되었다.

낭고의 상.

연모하는 사내 앞에서 내 호박씨를 깐 꼬맹이.

어마어마한 뒤끝을 자랑하는 조조답게 수개월 전의 일조차도 마치 어제 겪은 것처럼 선명히 기억하고 있었다.

­착한 사람 다 얼어 죽었음?

­분명 평생 노처녀로 살 게 틀림없음! 그 성격머리에 누가 데려가겠음?

빠득.

흑발의 여인이 이를 빠득 갈면서 작은 동물처럼 떨고 있는 소녀를 노려보았다.

그에 사마의의 낯빛은 더욱 흐려지게 되었다.

“주변의 계집들을 모두 물리라고 하였거늘….”

견실하고 우직하던 남편이 바람을 피운 것은 주변에 모인 불여우들 때문이다.

달콤한 꿀에 모인 벌레들처럼,

어디에 내놓아도 결코 부족함이 없이 완벽한 내 지아비를 천박한 몸뚱이로 유혹했음이 분명하다.

‘분명 자렴과 자효도 그렇고, 사도 왕윤의 수양딸과 병주 출신의 계집년들도…!’

지금까지 남편을 유혹했던 여자들은 모두 쭉쭉빵빵한 몸매를 자랑했다.

커다란 유방과 순산형 골반,

잘록한 허리와 잘 빠진 엉덩이까지.

자신에게 없는 것을 가지고 있는 풍만한 몸매의 미녀들에게 질투를 품게 된 것인지, 사마의를 노려보던 조조는 이윽고 고개를 돌리면서 이성휘를 주시했다.

깨달은 것이리라.

남편의 숨겨진 취향과 성벽을.

* * *

농서동씨 가문의 무자비한 권력투쟁은 삼보 일대를 완전히 초토화시키는 결과를 만들었다.

마등군, 한수군과 동맹을 맺은 위양군 동백이 승세를 점하는 듯 보였으나… 대장군 동민을 따르던 장수들이 동황에게 가세하면서 양상이 다시 달라졌다.

내전은 더욱 길어졌고,

그때마다 삼보 지역은 시산혈해로 뒤덮였다.

대장군 동민의 중재로 일단락되는 듯 보였던 내전이 다시 발발하면서 농서동씨 가문은 결국 제 스스로 구렁텅이에 몸을 던지고 말았다.

“커헉­!”

날카로운 칼끝이 사내를 꿰뚫었다.

칼끝은 배후에서 날아들었다.

예상치 못한 급습이었기에 사내는 별다른 저항조차 못한 채 무너질 수밖에 없었다.

설마 부하에게…,

총애하던 심복에게 배신당할 줄은 꿈에도 몰랐기에 그 결과는 실로 치명적이었다.

“이, 이각…! 곽사…!”

황제와 조정대신들을 겁박하여 표기장군에 오른 동황이 얼굴을 일그러뜨리면서 고개를 들었다.

피를 토하면서 주저앉게 된 동황은 결정적인 상황에서 자신을 배신한 두 역적들을 노려보았다.

빌어먹을 놈들.

이 더러운 배신자들.

누구보다 믿고 총애했거늘,

어떻게 제 주군의 등을 찌를 수 있단 말인가!

“멍청한 놈, 우리들이 네놈을 평생 따를 줄 알았더냐.”

이각이 누런 이를 드러내면서 웃음을 터트렸다.

배신당할 줄 몰랐다는 듯,

피를 울컥 토하면서 두 눈을 부르르 떨고 있는 동황의 모습을 크게 비웃었다.

농서동씨 가문은 이제 끝이다.

결국 쇠락과 멸망만을 남겨둔 채 사라질 터.

천자를 옹립한 이후로 계속해서 지배권을 확대하고 있는 조조군에게 지금까지 쌓은 모든 것들을 빼앗기게 되리라.

“동황의 목을 베었다!”

“어서 농서동씨 가문의 연놈들을 찾아라!”

휘하 장수들과 반란을 주도한 이각과 곽사는 곧 장안성을 차지했다.

그 뒤,

비열하고 잔인한 살육을 벌였다.

장안성을 정복한 이각과 곽사의 칼끝이 이윽고 농서동씨 가문을 향하게 되었다.

“이 천인공노한 놈들, 내 아들이 너희들을 크게 아꼈거늘… 어찌 비겁하게 배신할 수 있느냐!”

백발을 풀어헤친 노인이 얼굴을 일그러뜨리면서 자신에게 칼날을 겨누고 있는 장졸들을 향해 일갈했다.

그에 곽사가 코웃음을 쳤다.

“천인공노? 그 말은 뒈져버린 댁의 아들에게나 가서 하시오!”

곽사가 육중한 철퇴를 휘둘렀다.

곧 백발을 늘어뜨린 노인은 머리통을 박살난 채 죽어버리고 말았다.

지양군(???)의 봉호를 받은 동탁의 모친을 살해한 곽사는 뒤이어 동탁의 친족들을 모두 도륙했다.

“더러운 핏줄의 수급들을 잘 포장해라! 연주에 계신 황제 폐하에게 진상할 물건이다!”

조조군은 마침내 서주까지 정복하여 뿔뿔이 흩어졌던 중원 지역을 통일해버렸다.

진정한 중원의 패자에 등극하게 된 조조의 칼끝은 결국 장안성을 향하게 될 터.

그에 두려움을 느낀 이각과 곽사는 농서동씨 일가의 수급들로 조조군의 보호를 받고 있는 황실과 교섭하려 했다.

벼슬과 봉토,

지금까지 저지른 죄들에 대한 사면이었다.

“위양군이 도망쳤습니다!”

“서영과 고석, 마등과 한수가 도와준 모양입니다!”

가장 악랄한 계집년이 도망쳤다.

우리들을 번번이 죽이려 했으며,

동탁의 꾀주머니 역할을 했던 년이 낌새를 눈치 채고 달아났다.

그 소식을 들은 이각과 곽사는 모든 장수들을 동원하여 서량으로 달아난 동백을 뒤쫓도록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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