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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조군으로 천하통일까지-328화 (328/616)

〈 328화 〉 328. 하늘이 내린 장수(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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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각(??)은 좁고 긴 형태를 가진 몽충(??)이 함선의 약한 부분을 공격하여 단번에 바닷물 속으로 처박아버리는 공격이다.

조조군의 전술이 과연 그러했다.

원술군과 손견군이 눈앞의 병력들을 돌파하기 위하여 모든 치중을 전면에 두고 있을 때, 상대적으로 취약해진 곳을 곧바로 들이친다.

측면(??).

그리고 후미(??).

마치 유람이라도 즐기러 나온 것처럼 수많은 아첨꾼들을 좌우에 거느린 채 전쟁을 구경하고 있던 원술이 있는 본대가 배후에 위치하고 있었다.

그 말은 곧,

원술군의 본대가 크게 취약해진 상태라는 것이다.

“주군, 적들의 급습입니다­!”

기령이 우렁찬 목소리로 소리쳤다.

무려 3만의 병력이 쳐들어왔다.

구릉 위에 빼곡하게 들어선 조조군의 모습에 기령은 폐부를 찌르는 듯한 경각심을 느꼈다.

양성 전투에서 이성휘에게 대패했을 때와 같은 경각심을 느낀 기령은 휘하 장수들에게 조조군의 급습을 요격하도록 명령했다.

“적이라니! 조조 년이 설마 직접 오기라도 했단 말이냐!”

“모, 모르겠습니다! 일단 피하셔야 합니다…!”

“닥쳐라! 환관 년에게 또 치욕을 당할 순 없다!”

당장 사생결단이라도 낼 것처럼 원술이 포악한 목소리로 일갈하면서 화려하게 장식한 보검을 뽑아들었다.

이 전쟁은 치욕을 갚기 위한 복수전이다!

결코,

양성 전투의 대패에 필적하는 치욕을 또 한 번 겪으려고 온 게 아니란 말이다!

“큭!”

흙먼지를 크게 일으키면서 비탈길을 타고 내려오는 조조군의 모습에 원술이 침음을 삼켰다.

강동의 호랑이도,

용맹을 자랑하는 강동의 용사들도.

그리고 아군의 정예부대들 또한 모두 공세에 투입된 상태였다.

모든 전력들이 앞으로 치중되어 있다.

전선과 거리를 둔 채 관망하고 있는 본대는 병력이 얼마 되지 않았으며, 후방에서 병참을 담당하고 있는 병력들은 전투경험이 부족한 신병이 대부분이었다.

“으아악!”

“적들이 쳐들어온다!”

방금 전까지 승리를 논하면서 원술에게 온갖 감언이설을 내뱉던 아첨꾼들이 비명을 내지르면서 달아났다.

적의 기병부대가 달려오고 있었다.

건무장군(????)의 대장기,

사촌 조조를 따라 연주 전역을 정벌했던 맹장 하후돈이 분명했다.

묵직한 언월도를 든 여걸이 타오르는 불길처럼 붉은 머리카락을 나부끼면서 달려오는 모습에 원술 또한 겁을 집어먹게 되었다.

“어, 어서… 손견을 데려와라! 손견을 데려오란 말이다!”

“소장이 막겠사옵니다!”

손견을 부르짖는 원술의 외침에 기령은 50근에 달하는 삼첨도(三??)를 들어올리며 우렁차게 말했다.

자신이 눈앞에 있음에도 오직 손견을 고집하는 주군의 모습에 불쾌감을 느꼈는지, 기령은 자신이 대적하겠다며 고집했다.

“조, 좋다! 기령 장군, 당장 놈들을 쓸어버려라!”

“명을 받들겠사옵니다!”

잃은 신망을 다시 얻을 기회다.

이성휘에게 대패를 당한 이후,

계속 무능력한 밥벌레 취급을 받아온 기령은 이번에야말로 설욕하겠다며 호기로운 모습을 보였다.

마침내 주군으로부터 명령을 받들게 된 기령은 본대의 병력을 이끌고 하후돈의 기병부대에 대적했다.

“와라, 환관 년의 떨거지들아! 내가 바로 여남원씨 가문의 장수인 기령이다!!”

수천 명에 달하는 본대의 병력을 거느린 기령이 하후돈을 노려보면서 소리쳤다.

“이 하후원양, 네놈의 도전에 응해주마­!”

그에 하후돈은 망설임 없이 응했다.

언월도를 높게 치켜든 채,

질주를 거듭하던 말이 기령에게 달려드는 것과 동시에 묵직한 언월도를 힘껏 휘둘렀다.

쩌어어어엉──!!

병장기가 격돌했다.

괴력을 실은 두 병장기들이 부딪치자 요란한 금속음이 귓가에 쩌렁쩌렁 울렸다.

무시무시한 괴력이다.

기령과 하후돈은 첫 일합을 통해 상대방의 힘을 가늠했다.

“계집 주제에 제법이군!”

“너도 좆 달린 새끼치고는 제법이야.”

기령의 도발에 호탕한 목소리로 맞받아친 하후돈은 재차 언월도를 들어올렸다.

겨뤄볼 만한 놈이다.

분명 허영심에 찬 원술군 장수들 중에서 나름 지위를 가진 놈이 틀림없었다.

휘하 장수들에게 원술군의 본영을 모조리 불태워버릴 것을 명령한 하후돈은 미첨도를 치켜든 채 버티고 있는 기령에게 다시 달려들었다.

* * *

적들의 반격이 시작되었다.

저 교활하기 짝이 없는 놈들은,

우리들의 공세를 모두 계산하고 치밀하게 올가미를 둔 게 분명했다.

표적의 목덜미를 맹렬하게 물어뜯던 손견군은 조조군의 반격으로 인해 올가미에 걸려들고 말았다.

“지금쯤 원공로가 고함을 꽥꽥 내지르고 있겠군!”

원술군의 본영이 위치한 곳으로 급히 말머리를 돌린 손견이 다급한 목소리로 외쳤다.

적들의 꾀에 완전히 넘어갔다.

스스로 올가미에 뛰어든 격이다.

사나운 덤불처럼 날카로운 가시들이 달린 올가미에 온몸이 엮인 것만 같았다.

절박한 상황임을 알리는 경종(??)이 끊임없이 손견의 머릿속에서 울리고 있었다.

“원공로의 장수들은 어찌하고 있다더냐?”

손견이 물었다.

그에 주변을 정찰하고 돌아온 조무가 소리쳤다.

“이풍과 양강이 군세를 이끌고 즉시 퇴각했습니다! 그리고 교유와 악취는 적들과 싸우고 있습니다!”

군세를 지휘하며 조조군을 밀어붙이고 있던 네 명의 대장들 중 두 명이 철수했다.

주군 원술이 적들의 급습을 받고 있음을 간파하고는 곧바로 군세를 돌린 것이리라. 그 탓에 완전히 밀어붙였다고 생각했던 조조군의 기세가 점점 살아나고 있었다.

“빌어먹을! 적들의 꾀에 완전히 놀아났군. 이 강동의 호랑이가 적의 올가미에 걸려들 줄이야!”

실로 낭패가 아닌가.

앞으로 나아가야 할지,

아니면 뒤로 잠시 물러나야 할지.

결국 공세를 계속 이어간다면 원술이 위태로울 것이오, 뒤로 물러난다면 애써 거머쥔 승기를 안타깝게 놓치게 될 터였다.

“주군! 아가씨께서 적장 조인과 접전을 벌이고 계십니다!”

“책아가… 적장과 싸우고 있단 말이냐!”

급히 달려온 한당의 보고에 손견은 딸 손책이 적의 총대장과 싸우고 있음을 알게 되었다.

정남장군(????) 조인.

딸은 용맹하게도 적의 총대장과 싸우고 있었다.

그러나 지금은 당장이라도 원술군의 전선이 무너질 것처럼 위태로운 상황이었기에 딸의 용맹을 마냥 칭찬할 수만은 없었다.

용맹과 만용은 종이 한 장 차이에 불과했기 때문이다. 자칫 딸이 만용에 휩쓸려 큰 낭패를 당하게 될까, 손견은 그것이 걱정스럽기만 했다.

* * *

하후돈과 하후연이 마침내 전장에 당도했다.

차갑게 울리는 금속음.

병사들이 토해내는 단말마의 비명.

찢어진 상처 때문에 얼굴이 온통 피범벅이었던 조인은 두 눈을 부릅뜨면서 승기를 직감했다.

­바람이 불기 시작한 것이다.

불리함을,

절체절명의 위기를 뒤엎을 때가 찾아왔다.

하후돈의 급습에 원술군의 본대가 계속 패퇴를 거듭하고 있다는 소식을 전령으로부터 들은 조인은 검을 치켜들면서 마지막 총공세를 명령했다.

“오늘… 도겸군은 멸망한다.”

도겸군.

원술군과 손견군.

강대한 전력들이 가한 압박에 위태로운 상황에까지 직면했으나 결코 굴하지 않았다.

이 조자효,

언니께서 천하통일의 대업을 이루기 전까지는 결코 패배하지 않겠노라고 맹세했기에.

그렇기에 조인은 수십 기의 기병들을 대동한 채 전장을 누비면서 사력을 다해 싸웠다. 만약 아군 병력이 적들에게 포위되었다면 단기필마로 뛰어들어 구출하는 등의 지대한 활약까지 세웠다.

“정남장군!”

“패국조씨 가문을 위하여­!”

조인의 용맹 덕분에 구사일생으로 포위망에서 빠져나올 수 있었던 조조군 장졸들이 죽음을 맹세한 결사대처럼 원술군에게 달려들었다.

성난 파도가 몰아치듯,

궁지에 내몰렸던 조조군 병력이 일거에 들이쳤다.

하후돈과 하후연의 참전으로 서서히 반전되기 시작하던 전황이 조인의 총공세로 뒤집어지게 되었다.

“물러서지 마라! 아직 우리들은 지지 않았다! 끝까지 싸워라­! 우리들은 강동의 용병들이다!”

적들의 위세가 전장을 뒤덮기 시작했다.

거센 노도가 몰아친다.

곧 거대한 소용돌이로 확산될 터.

폭풍우처럼 사나운 소용돌이가 전장을 휩쓰는 것을 결코 용납할 수 없었던 손책은 휘하 병력들을 이끌고 특공을 감행하려 했다.

“따르겠습니다, 아가씨!”

“백부 아가씨를 엄호하라! 적들이 몰려온다!”

손책을 따르는 손견군 무관들이 전열을 정비하면서 적의 공세에 대비했다.

소용돌이에 맞서야 한다.

손견군 무관들의 표정은 한없이 굳은 상태였다.

맹렬하게 달려드는 정남장군 조인과 조조군 장졸들의 총공세를 본 손책은 월극을 치켜들면서 돌격을 감행했다.

“강동의 촌놈들이!”

“원술을 따르는 떨거지들을 모조리 쓸어버려라!”

역경을 이겨낸 끝에 성장하게 된 소용돌이가 곧 적들을 강타했다.

이윽고,

무모하게 달려들었던 강동의 용병들이 거센 소용돌이에 휩쓸려나갔다.

콰직!

콰아아앙!!

조조군의 총공세에 먼저 밀려난 것은 반격을 꾀했던 교유의 원술군 병력이었다.

먼저 원술군을 무너뜨린 뒤,

조인은 여세를 몰아 강동의 용병들과 함께 저항을 꾀하던 손책을 공격했다.

“버텨! 어떻게든 버텨라!!”

손책이 비명에 가까운 고함을 내질렀다.

단숨에 전열이 무너졌다.

조조군의 공세에 강동의 용병들이 일제히 쓸려나가기 시작했다.

철저히 힘에서 밀리고 말았다.

정면돌파 싸움에서 밀리게 된 손책은 허망함에 물든 눈길로 강동의 용병들이 무너지는 것을 바라볼 수밖에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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