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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조군으로 천하통일까지-323화 (323/616)

〈 323화 〉 323. 패국조씨 가문의 후계자(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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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만 5천에 달하는 도겸 토벌군은 연전연승을 거두면서 1차 토벌 때 세운 성과에 준하는 활약을 선보였다.

평로교위(????) 우금

토구교위(????) 악진

정남장군(????) 조인의 부장으로 임명된 두 장수들이 크게 맹공을 떨친 덕분이다.

우금과 악진이 군세를 이끌고 동해군(???)과 하비국(下?國)을 점령하며 욕심 많은 늙은이가 심복들과 함께 도망치지 못하도록 퇴로를 막아버렸다.

“항복하라! 더 이상 도겸에게 승산이 없음을 어찌 모르는가!”

조조군의 선봉에 선 남성이 크게 소리치며 팽성에서 웅거하고 있는 장졸들을 회유했다.

그는 기도위(???) 장패였다.

결코 도겸군에 승세가 없음을 직감한 장패는 동료들과 함께 조조군에 투항해버렸다.

도겸이 팽성 전투의 대패에 큰 충격을 받아 병석에 누운 이후부터 사분오열하기 시작한 도겸군은 장패의 투항소식이 알려지면서 더욱 빠르게 분열했다.

“병약한 늙은이를 버리고 투항하라!”

“이 전쟁은 모두 서주자사 도겸의 만행으로 벌어지게 된 인과응보가 아닌가!”

장패의 동료였던 손관, 오돈, 윤례, 창희 등의 장수들이 목소리를 높였다.

팽성을 수비하는 도겸군 장졸들이 크게 혼란스러워하고 있음을 직감한 것이다.

조금만 더 밀어붙이면 된다.

곧 팽성은 함락될 것이며,

도겸군은 역사의 저편으로 사라지게 되리라.

서주의 항장들은 이번 전투에서 큰 활약을 세워 조정에 출세하겠다는 야심을 품고 있었다. 게다가 그들은 서주 출신도 아니었기에 야심을 떨침에 있어 주저함이 없었다.

“하, 항복하겠소!”

“식솔들의 안전만 보장해준다면… 이제부터 조조군을 따르겠소이다!”

팽성 전투에서 대패를 당했다는 소식에도 끝내 도겸을 향한 절개와 충성심을 지켰던 사대부와 호족들이 투항해오기 시작했다.

더 이상 방법이 없다.

철저히 고립무원의 처지에 가로막힌 도겸군을 누가 돕겠는가.

백기를 들고 투항한 항장들이 귀한 대접을 받고 있다는 소식을 들은 사대부와 호족들은 반신반의하면서 하나둘씩 조조군에 항복했다.

‘분명 표기장군께서는… 온건한 방법으로 도겸군을 무너뜨리라고 하셨다.’

결코 학살을 벌여선 안 된다.

살육을 최대한 멀리하며,

공포와 두려움에 빠진 서주 토호들을 어르고 달래면서 회유해야 한다.

이성휘의 충고를 떠올린 조인은 투항해온 서주 세력을 크게 환대하면서 그들의 가산과 기득권을 보장해주었다.

1차 토벌 때와는 크게 상반된 조조군의 모습에 서주 토호들이 대거 몰려들었다. 장패의 회유로 팽성국(??國)의 병력마저 항복하면서 완전히 승기를 잡게 되었다.

“도, 도겸은 이제 중과부적이나 다름없습니다! 결국 머지않아 팽성은 무너지게 될 겁니다!”

팽성의 호족들이 성문을 몰래 열고 투항했을 때 함께 조조군의 군영으로 도망쳐온 사내가 조인에게 도겸군이 곧 멸망하게 될 것이라 진언했다.

종사(??) 미방.

도겸의 오랜 측근인 별가종사(????) 미축의 동생이 조조군에 투항했다.

형 미축과 동해미씨 가문의 안위를 조건으로 투항해온 미방은 팽성을 수비하고 있는 병력의 규모와 배치도를 상세히 알려주면서 적극적으로 협조하였다.

“사공께서는 도겸의 수급을 원합니다.”

상석에 앉은 조인이 차갑게 내려앉은 목소리로 말했다.

그에 미방은 온몸을 부르르 떨었다.

“퇴로를 잃고 사방이 포위당했는데 어떻게 서주자사가 도망치겠습니까? 결국 아군에게 붙잡히게 될 겁니다.”

조조군의 목적은 도겸군을 멸망시키고 서주의 풍요로운 곡창지대들을 차지하는 것이다.

그리고 또한,

불구대천의 원수인 도겸을 참살하기 위함이었다.

경애하는 언니께서 울분을 토해내던 모습을 기억하고 있는 조인은 언니를, 표기장군을 위해서라도 기필코 도겸의 수급을 진류군으로 가져가겠노라고 맹세했다.

“광척현(???)이 떨어졌소!”

“곧 팽성의 성문이 스스로 열리는 날이 머지않았습니다!”

조조군 장수들은 승리를 장담했다.

도겸군은 오래 버티지 못할 터.

병석에 누운 늙은이가 뭘 할 수 있겠는가.

게다가 도겸의 두 아들인 도상과 도응은 용맹한 장수였던 아버지와는 달리 소심하고 유약할 필부에 지나지 않았으므로 결국 항복을 선언할 것이었다.

서주의 모든 군현들이 발치에 떨어지리라.

난공불락의 요새인 팽성을 포위한 채 서주 토호들의 투항을 받아내고 있던 조조군은 쾌재를 불렀다.

“저, 정남장군!!”

그러나 항상 변수가 존재하기 마련이다.

도겸군과 동맹관계이며,

번번이 조조군의 정복사업에 훼방을 놓았던 세력이 전쟁에 개입했다.

팽성의 남쪽에 위치한 영벽(??) 방면을 경계하던 장수가 헐레벌떡 달려와 조인에게 새로운 적이 출현했음을 알렸다.

“원술군이 쳐들어왔습니다! 원술군이 수만 명에 육박하는 병력을 이끌고 팽성으로 오고 있습니다!”

원술군의 개입.

조조군의 참모들이 충고했던 변수가 마침내 모습을 드러냈다.

원술군의 개입은 매우 당연했다.

항상 원술군은 중원 전역으로 세력을 확대하기 시작한 조조군을 경계해왔기 때문이다.

도겸군과 원술군은 순망치한(????)과도 같았다.

결국 도겸군이 멸망하게 된다면 필시 조조군의 다음 목표가 될 것이었기에 원술군은 전력을 모두 동원하여 서주를 구원하려 했다.

“환관 년을 따르는 군대 따위가 실로 오만방자하기 짝이 없구나! 감히 여남원씨 가문의 적계인 이 원술의 동맹을 위협하다니!”

원술이 무려 4만에 달하는 대군을 이끌고 팽성군으로 진입했다.

제 위용을 과시하듯,

화려하게 치장된 수천 명의 병단이 그를 호위했다.

그 뒤를 이어 장훈과 교유가 이끄는 대규모 군단들이 줄지어 진군하였으며, 또한 양주 전선에서 돌아온 손견군 또한 원술에게 가세하여 전선에 모습을 드러냈다.

“마침내 조조군과 맞붙게 되었군! 과연 우리 손가(?家)의 적수로서 부족함이 없다!”

맹금처럼 날카롭게 생긴 중년 남성이 고양된 표정을 지으면서 이를 드러냈다.

마침내 조조군과 격돌하게 되었다.

손견은 기염만장한 모습을 보이면서 휘하 장수들과 함께 전투를 준비했다.

연전연승을 거듭한 끝에 팽성을 단숨에 포위해버린 조조군은 육안으로 보기에도 결코 쉬운 적이 아니었다. 게다가 서주 토벌군을 지휘하는 총대장은 기민한 무략과 군재를 겸비한 정남장군 조인이었다.

“조조군의 장수들은 모두 들으라! 호랑이의 딸, 손백부가 네놈들을 토벌하러 왔다!!”

아름다운 백금색 머리카락을 늘어뜨린 소녀가 당찬 목소리로 고함을 내질렀다.

날카로운 월극을 들어올리며,

부친에게 제 용맹을 과시하려는 듯 선두에서 용맹을 뽐냈다.

손견의 장녀,

절충교위(????) 손책.

부친으로부터 용감하고 강인한 성품과 뛰어난 무력을 물려받은 손책은 조조군과의 결전에 강한 자신감을 내비쳤다.

“전군, 출진하라.”

원술군의 강습에 대응하듯 팽성을 압박하던 조조군 병력이 움직였다.

조인.

우금과 악진.

중원을 제패했던 수많은 용장들이 서주 정벌을 방해하는 불청객을 쫓아내기 위한 대응에 나섰다.

오합지졸에 불과한 떨거지들.

철천지원수를 향한 복수를 방해하는 원술군의 존재를 결코 용납할 수 없다.

팽성 함락까지 앞으로 한 걸음만 남겨두고 있던 조인은 직접 정예부대를 지휘하면서 서주 정벌을 완수하기 위한 마지막 단계에 진입했다.

* * *

흑산적 토벌과 서주 정벌이 동시에 진행되고 있었을 때,

마침내 조조군의 후계자가 탄생했다.

천하제일검의 혈육.

패국조씨 가문의 대업을 계승하게 될 2대째.

천신만고와 같은 고통 끝에 조조는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을 귀여운 아들을 낳게 되었다.

“아들을 낳았단 말이냐?!”

노심초사하며 결과를 기다리던 조숭은 딸이 건장한 손자를 낳았다는 낭보를 듣게 되었다.

펄쩍 뛰며 기뻐한 것은 말할 나위도 없었다.

이 기쁨을 널리 알리고 싶었는지,

조숭은 패국조씨 가문의 창고들을 모두 열어 백성들을 구휼하도록 명령했다.

“어서 종친들에게 연통을 넣어라! 패국조씨 가문을 계승할 소중한 아이가 태어났다고 말이다!”

“알겠습니다, 아버님!”

아버지 조숭의 당부에 조덕이 고개를 세차게 끄덕이면서 발 빠르게 움직였다.

누님이 아들을 낳았다.

아버지께서 손자를 보시게 되었다.

조덕 또한 귀여운 조카가 태어났음을 진심으로 기뻐했다.

“언니, 정말… 흐끅! 수고 많으셨어요… 우아앙!”

산방(?)으로 들어온 조홍이 눈물을 뚝뚝 떨어트리더니 울음을 터트렸다.

얼마나 초조하고 불안했던가.

혹시라도 아이가 잘못될까,

만약에 언니에게 무슨 문제라도 생길까.

산통이 시작됐을 때부터 아연실색한 채 언니의 곁을 계속 지켰던 조홍은 드디어 긴장이 풀렸는지 엉엉 울음을 터트리면서 조카의 탄생을 축하해주었다.

“자렴, 시끄럽다. 네 울음소리 때문에…, 머리가 아프단 말이다.”

“흡!”

온몸이 땀에 젖은 흑발의 여인이 이부자리에 누운 채 미간을 찡그렸다.

몸에 잠시 미열이 있을 뿐,

아들을 낳은 조조는 매우 건강한 상태였다.

역시 수많은 전장들을 누빈 여장부였다. 방금 아이를 낳았음에도 쇠약해진 모습을 보이지 않았다.

문제가 있다면 딱 하나.

머릿속이 쩌렁쩌렁 울릴 정도로 울음을 엉엉 터트리고 있는 사촌동생의 행동이었다.

“앙이는….”

“시녀들이 조심스럽게 몸을 씻기고 있어요.”

“그래, 그런가.”

조홍의 대답에 조조는 후련한 마음이 느껴지는 실소를 흘렸다.

아들을 낳았다.

사랑하는 사내를 꼭 빼닮은 사내아이였다.

두 눈을 질끈 감은 채 울음을 터트리던 아들의 모습을 떠올린 조조는 안도감에 찬 미소를 지으면서 푹신한 이부자리에 몸을 맡겼다.

“자렴.”

“네, 언니!”

“이 소식을 어서 부관에게… 아니, 됐다. 지금쯤 부관은 전장에서 치열하게 싸울 테니.”

전령을 보내어 이 낭보를 애아빠에게 알려주고 싶었다.

하지만 이내 조조는 고개를 가로저었다.

혹여 부담이 될까,

짐승처럼 흉포하기로 유명한 흑산적과의 싸움에 동요를 일으킬까.

귀여운 후계자를 낳은 조조는 한시라도 빨리 남편이 돌아오기를 바라면서 잠자코 기다리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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