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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조군으로 천하통일까지-244화 (244/616)

244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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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주로 귀환하게 된 조조군 장졸들은 대대적인 환영을 받게 되었다.

동탁을 참살하고 돌아왔다.

연주 백성들에게 그를 입증하려는 듯,

조조 군은 소금에 절여진 동탁의 수급을 창대에 매단 채 성문으로 들어왔다.

덥수룩한 수염을 기른 중년남성의 커다란 머리를 본 백성들은 혀를 축 내민 채로 두 눈을 까뒤집은 얼굴을 보고는 경악을 금치 못했으나, 그 수급이 동탁임을 알게 된 이후에는 욕설을 토해내고 침을 뱉으면서 격노하는 모습을 보였다.

“동탁이 죽었다!”

“역적의 최후다! 낙양을 불태운 역적이 죽었다!”

대역죄인(大逆罪人) 동탁(董卓)

동탁의 수급을 매단 창대에 내걸린 깃발에 붉은 글씨가 적혀 있었다.

그의 핏물로 적은 글귀로,

전횡과 폭정을 저지르고 약탈과 방화까지 일삼았던 것들을 포함한 여러 죄상들을 낱낱이 기록했다.

“하후돈 장군이다!”

“선봉대가 돌아왔다!”

붉은 머리카락의 여걸이 선봉군을 이끌고 진류군에 입성하였다.

늠름하고 아름다운 하후돈의 용모에 시선을 빼앗긴 백성들은 크게 함성을 내질렀다.

“이번 전투에서 여포와 병주군이 큰 공을 세웠다고 하네!”

“배신과 변절을 밥 먹듯이 행하는 자들이라고만 생각했는데… 대단한 활약을 세웠군….”

어림총사 이성휘를 도와 전장을 휩쓸었던 병주군의 위명이 널리 알려지게 되었다.

배신과 변절의 상장이었으나,

이번 전투에서 거둔 활약으로 드높은 무명을 쌓게 되면서 새롭게 쇄신할 수 있었다.

수만 명에 달하는 낙양 백성들을 구해 낸 여포는 사예주에서 좋은 평가를 받고 있었고, 또한 이번 낙양대전의 활약으로 연주에서도 좋은 평가를 받게 되었다.

“크흠, 뭐 나쁘지 않네.”

하후돈의 선봉대를 이어 성문을 통과한 여포는 자신을 향해 열렬한 환호를 보내는 백성들을 보며 헛기침했다.

열렬한 지지와 함성이 나쁘지 않았는지,

수려한 금발을 늘어뜨린 아름다운 미녀는 쑥스러움에 찬 모습을 보였다.

옆에서 여포를 호위하던 장료는 그 모습이 보기 좋았는지 옅은 미소를 지으면서 고개를 끄덕였다.

“축하드립니다, 봉선 님. 이번 전투의 활약으로 봉선 님의 무명이 널리 알려졌을 거예요. 분명 그 무명은 한나라의 맹장으로 기록되겠죠.”

“너, 너무 띄워주지 마…. 그 정도는 아니라고….”

장료의 칭찬에 여포는 부끄러움을 감출 수 없었는지 겸연쩍은 표정을 지었다.

물론 기분은 나쁘지 않았다.

백성들의 환호와 함성에 마치 영웅이라도 된 듯한 기분이 들었으니까.

전쟁에서 거둔 활약 덕분에 백성들의 지지를 받게 된 여포는 심장을 박동 치게 만드는 고양감을 느끼면서 방천화극을 쥔 손아귀에 힘을 더했다.

앞으로도 목숨을 다해 전쟁에서 큰 활약을 거두겠노라고 스스로에게 맹세하면서 군중을 지나쳤다.

“중원제일 검이다!”

“만고의 역적을 참살한 어림총사가 돌아왔다!!”

어림총사 이성휘가 우금과 이전의 뒤를 이어 조인과 함께 조조를 보필하면서 모습을 드러냈다.

열화와 같은 함성이 쏟아졌다.

환희와 환열에 찬 고함 소리가 쩌렁쩌렁 울렸다.

만고의 역적을 참살하고 돌아온 한나라 최고의 맹장에게 연주 백성들은 절대적인 지지를 보냈다. 압도적으로 불리한 전황을 뒤집고서 승리를 거둔 중원제일 검의 무명은 군주인 조조를 능가할 정도였다.

“우와아아아아!!”

“어림총사! 중원제일 검!!”

일반 백성들뿐만 아니라,

연주의 사대부와 호족들까지 수많은 노복들과 함께 시가지로 나와 이성휘에게 격렬한 지지를 보냈다.

고막을 찢을 것처럼 함성과 고함을 내지르는 백성들의 모습에 이성휘는 당혹감을 감추지 못했다.

구름처럼 모여든 수만 명의 백성들,

그들이 모두 자신을 향해 열띤 성원을 보내고 있었다.

물론 이게 처음 있는 일은 아니었지만 좀처럼 익숙해질 수 없었는지 그때마다 이성휘는 난감함에 찬 모습을 보이고는 했다.

“후후, 손이라도 한 번 흔들어 주는 건 어떤가?”

이성휘와 함께 나란히 말을 몰고 있던 흑발의 여인이 장난스러운 미소를 지으면서 물었다.

그에 이성휘는 뻣뻣한 움직임을 보이면서 구름처럼 모여든 군중들을 향해 어색하게 손을 흔들었다. 광경을 지켜보던 조조는 그의 어색한 모습에 쿡쿡 웃음을 터트렸다.

‘귀엽습니다, 어림총사. 십만 대군을 상대로 용전무퇴를 벌인 어림총사께서 난감함을 금치 못 하는 모습이라니… 꽉 깨물어 주고 싶습니다.’

함께 조조를 보필하고 있던 조인은 무표정을 고수한 채 이성휘에게 열렬한 애정을 보냈다.

결코 사촌언니에게 말할 수 없는,

절대로 들켜선 안 될 애정을 속으로 중얼거린 조인은 무뚝뚝한 모습을 한 가면으로 심중을 감췄다.

당장에라도 입가에 흐뭇함이 서린 미소가 어릴 것만 같았지만 꾹 참았다. 순유에게 본심을 들켰을 때와 같은 우행을 다시 범할 순 없었기에.

“익숙해지는 게 좋을 걸세.”

“어려운 하명이지만… 한 번 노력해 보겠습니다.”

난감한 듯 머쓱한 표정을 짓는 이성휘와

그를 바라보면서 장난기에 물든 웃음을 보이는 사촌언니.

오래 사귄 연인처럼 알콩달콩한 분위기를 내는 두 남녀의 뒷모습을 바라보던 조인은 입을 꾹 다문 채로 호위에 집중했다.

* * *

조조는 진궁과 함께 순욱과 조홍에게 업무를 보고받기 위해 잠시 자리를 비웠다.

이성휘는 학수고대하며 자신이 오기를 기다렸을 유협과 초선을 만나기 위해 궁궐에 들어섰다.

아니나 다를까,

유협과 초선은 궁인들과 함께 내곽에서 이미 이성휘를 기다리고 있었다. 한시라도 빨리 만나고 싶었는지 유협은 두 발을 동동 구를 정도였다.

“그대!”

멀리서 다가오는 이성휘를 발견했는지,

예쁘고 귀여운 용모를 자랑하는 소녀가 입가에 함박웃음을 머금으면서 달려들었다.

작은 소녀가 품에 와락 안겼다.

이성휘는 두 팔로 소녀의 따스한 몸을 감싸면서 격렬한 환대를 받아들였다.

“그간 무고하셨습니까.”

“물론이다! 학문에 계속 매진하면서 그대가 돌아오기만을 오매불망 기다렸다!”

이성휘의 말에 대답한 유협은 어서 자신을 칭찬해 달라는 듯 허리에 두 손을 척 올렸다.

그 모습이 기특했는지,

햇볕에 말린 지푸라기처럼 부드러운 유협의 머리를 쓰다듬었다.

머리를 상냥하게 짓누르는 따스한 손길을 느낀 유협은 헤실헤실 웃음을 터트렸다. 새하얀 뺨에 보조개가 폭 파이면서 미소가 그려졌다. 그 모습이 마치 아버지에게 칭찬을 받는 딸아이처럼 보였다.

“돌아오셨사옵니까, 명공.”

재회의 기쁨을 나누는 이성휘와 유협의 모습을 가만히 지켜보고 있던 낙양제일미가 정중하게 예를 갖추면서 입을 열었다.

역시 낙양제일미였다.

그 사이에 더 아름다워진 것 같았다.

작약꽃처럼 아름다운 머리카락과 청명한 빛을 내는 호수를 담아낸 듯한 푸른 눈동자. 갓 짜낸 우유처럼 새하얀 피부를 자랑하는 미녀의 환대에 이성휘는 그만두 눈을 빼앗기고 말았다.

“그간 무고하셨습니까.”

“소녀는 명공께서 활약해주신 덕분에 아무런 탈 없이 잘 지내고 있었습니다.”

“다행입니다.”

만약 이 자리에 사마의가 있었다면 익살스러운 목소리로 “얼레리꼴레리.”라며 놀렸겠지.

하지만 유협은 비록 사마의보다 어렸지만 매우 의젓한 성격이었기에 한 걸음 뒤로 물러서면서 이성휘와 초선을 배려해주었다.

“다과를 마련해 두었다! 어서 안으로 들어가 무용담을 이야기해다오!”

역사에 길이 남을 전투를 대승으로 이끈 주역.

이성휘의 무명은 하늘을 찔렀으며,

수많은 이들로부터 동경과 경외의 대상으로 불리게 되었다.

당연히 유협에게 있어서도 이성휘는 동경과 경외의 대상이었다. 낙양대전을 치르기 이전부터, 수많은 자객들을 상대로 자신과 궁인들을 안전하게 지켜 주었을 때부터 유협은 이성휘를 항상 동경해 왔다.

“궁인들에게 들었다! 새카맣게 몰려든 십만 대군을 상대로 혈투를 벌인 끝에 승리를 거뒀다고…! 그대는 정말 항우와도 같은 용사가 아니더냐!”

아무래도 진류왕의 눈에는 이성휘가 서초패왕 항우와 같은 무력을 용맹을 가진 장수로 보이는 듯했다.

두 눈을 반짝이면서 기뻐하는 유협의 모습에 이성휘는 부담감을 느끼게 되었다.

12만 대군을 완파했다고는 하나,

패왕(覇王)이라 불린 항우와 비교할 줄이야.

중원제일 검이라는 별칭보다 낯간지러운 말이었다.

“전하, 잠시 다과를 즐긴 뒤에… 조정대신들과 호의가 있지 않습니까.”

“물론이다! 내 어찌 잊겠는가!”

이성휘의 말에 유협이 방긋 웃으면서 어깨를 으쓱거렸다.

마지막 논공행상.

낙양대전을 승리로 이끈 지휘관인 이성휘에게 벼슬과 함께 봉토를 내리려 했다.

조조와 이성휘. 그리고 진류왕 유협과 조정대신들이 모여 그것을 의논할 예정이다. 또한 그 자리에는 황후 당씨도 참여하게 될 것이었다.

“그럼 일단 안으로 드시지요.”

초선이 말했다.

그에 유협이 당찬 발걸음을 내디디면서 궁궐로 향했다.

기쁨에 찬 미소를 짓는 유협의 모습을 바라보던 이성휘가 옅은 웃음을 지었다.

“명공, 소녀가 차를 대접하겠사옵니다.”

“감사합니다.”

하고 싶은 말들이 많았다.

이성휘도, 초선도.

그간 떨어져 있었던 만큼,

서로에게 하고 싶은 말들이 산더미처럼 쌓인 상태였다.

정성스럽게 다과를 준비한 유협의 호의를 받아들인 이성휘는 초선과 함께 나란히 궁궐로 발걸음을 향했다.

이성휘가 손을 내밀었다.

내민 손길에 새하얀 얼굴을 붉게 물들인 초선은 수줍음에 입술을 우물우물 달싹였다. 잠시 망설이는 모습을 보이다가 이내 용기를 내어 이성휘가 건넨 손길을 맞잡았다.

“후우웃…!!”

객실에서 남몰래 관계를 맺었음에도 그녀는 여전히 숫처녀처럼 부끄러움이 많았다.

손을 맞잡는 순간,

앓는 소리를 내면서 온몸을 바르르 떨었다.

그 모습이 귀여웠는지 이성휘는 피식 웃음을 터트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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