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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조군으로 천하통일까지-59화 (59/616)

59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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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검이 부딪치는 금속음,

숨이 끊어질 듯한 외마디의 비명 소리,

마치 당장에라도 뒤집어질 것처럼 심하게 요동치는 마차 안에서 몸을 웅크린 채 벌벌 떨고 있었던 유협은 한시라도 빨리 이 지옥 같은 시간이 끝났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무섭다.

두려웠다.

벌써 몇 번이고….

질릴 정도로 겪어온 일이었지만,

그런데도 죽음에 대한 공포는 결코 익숙해지지 않았다. 하물며 유협은 겨우 여덟 살, 죽음에 대한 공포에 무뎌지기엔 너무도 어렸다.

“흐윽?!”

푸욱.

눈먼 화살이 마차를 뚫고 들어왔다.

지붕을 뚫고 들어온 날카로운 화살촉.

그를 본 초선은 무심코 딸꾹, 소리를 내면서 온몸을 떨어야 했다.

벌써 몇 발의 화살이 마차 안으로 날아들었단 말인가. 그냥 생포를 포기하고 죽이려는 것처럼 날카로운 화살촉이 계속해서 마차 안으로 들어왔다.

아직 확인하지는 않았으나,

분명 진류왕이 탄 마차는 수백 발이 넘는 화살들을 맞고 고슴도치가 된 끔찍한 외견을 하고 있을 것이었다.

“저, 전하…. 괜찮을 것이옵니다…. 괜찮을 것이옵니다….”

금발의 작은 황녀를 품에 안고 있었던 초선이 하염없이 중얼거렸다.

자신 또한 두려웠으나….

아니, 여덟 살 황녀보다 더 두려워했지만.

그런데도 왕윤의 수양딸은 결코 황녀 앞에서 두려워하는 모습을 보여선 안 된다는 책임감을 느끼면서 떨리는 두 눈을 애써 부릅떴다.

‘절대로 눈물을 보여서도, 놀란 모습을 보여서도 안 돼요…! 진류왕 전하께서도 이리 꿋꿋하게 울음소리를 내지 않고 계신 데, 곁을 보필해야 할 시녀의 신분인 제가 울어선 안 되잖아요!’

유협을 품에 안은 채,

한 손으로 뺨을 강하게 툭툭 때리면서 아득한 두려움에 놓아버릴 것만 같았던 정신줄을 굳게 잡았다.

“아악!”

한 궁녀의 비명 소리였다.

분명 마차를 뒤따라서 걸었던….

초선은 방금 들린 비명이,

시녀의 신분으로 유협을 보필하게 된 자신을 살갑게 대해주었던 궁녀들 중 한 명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마차를 엄호하라!”

“역적들이 감히 마차에 다가오게 해선 안 된다!”

어림군 무관들의 고함 소리가 커질 때마다 덜컹거리던 마차가 더욱 심하게 요동쳤다.

격렬한 싸움이 반복되고 있었다.

잠잠해질 것 같으면서도… 다시금 금속음과 비명이 울리면서 공포를 자극시켰다.

“아.”

새하얗게 질린 낯빛을 한 채,

공포와 절망감을 이기지 못해 고개를 숙였을 때,

작은 황녀가 작고 여린 손으로 두려움에 빠진 시녀의 섬섬옥수 같은 손을 맞잡아주었다.

“나, 나 또한… 많이 무섭고, 두렵다…. 하지만 괜찮다…. 우리에게는, 어림총사가… 중원제일 검이 지켜 주고 있으니….”

“전하…!!”

공포에 온몸을 떨면서도 자신을 위로해 주는 유협의 배려에 초선은 감읍하듯 고개를 끄덕였다.

눈먼 화살이 마차 안까지 파고들어 작은 황녀에게 위해라도 가할까, 초선은 계속 유협을 끌어안은 채로 공포를 버텨 냈다.

“흐으으….”

그렇게 서로의 몸을 부둥켜안으면서 공포와 두려움을 이겨 냈을 때,

이윽고 비명이 그치게 되었다.

듣는 것만으로도 온몸에 소름이 돋는 거친 금속음도 들리지 않게 되었다.

마침내 적의 급습에서 빠져나오게 된 것일까. 초선은 마차의 창문을 열어 확인할까 잠시 생각하였으나, 이내 고개를 내저으면서 이성휘가 지시를 보내주기를 기다리기로 했다.

쿵쿵!!

마차를 크게 두드리는 소리와 함께,

작게 마련된 마차의 창문이 열리면서 피 칠갑이 된 익숙한 얼굴이 모습을 드러냈다.

“괜찮으십니까, 전하.”

이성휘였다.

또한 이번에도 많은 적들을 베었는지,

그는 옷에 성한 곳이 남아 있지 않을 정도로 피 칠갑이 되어 있었다.

“명공!”

초선이 환한 미소를 지으면서 투박한 인상의 사내에게 환열을 보냈다.

그가 무사한 것 같아 다행스러웠고,

난데없이 급습을 가해온 적들로부터 무사히 빠져나오게 된 것 같아서 안심이었다.

유협 역시 초선과 같은 마음이었는지 이성휘를 바라보면서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그가 건재하다는 것을 두 눈으로 확인하게 되어 기쁜 듯했다.

“지금 막 낙양을 빠져나왔습니다. 비록 예상치 못한 급습을 받았으나 마차는 예정대로 형양(滎陽)으로 가게 될 것입니다.”

형양을 거쳐 중모현(中牟縣)으로,

그리고 관도현(館陶縣)을 통과하여 진류군에 입성할 계획이었다.

하지만 모두 무사한 것은 아니었다.

예상치 못했던 급습으로 인해 다수의 사상자가 발생하였고, 또한 하후연과 조홍이 이끄는 후군(後軍)은 여전히 낙양 성문을 빠져나오지 못한 채였다.

“후우…. 이제 무사하옵니다, 전하.”

초선은 그렇게 유협에게 안도의 눈웃음을 지으면서 치마폭으로 가리고 있던 작은 궤짝을 두 손으로 짚어서 그것을 확인했다.

양부께서 맡기신 소중한 보물.

설령 목숨을 잃는 한이 있더라도 반드시 챙겨야 한다고 신신당부했던 물건이었다.

대체 양부가 무엇을 맡겼는지 초선은 여전히 짐작되는 바가 없었으나, 어떻게든 지켜내야 한다는 양부의 말을 떠올린 초선은 굳은 표정을 지으면서 두 손으로 궤짝을 지그시 눌렀다.

* * *

하후돈이 이끄는 선봉대는 형양으로,

그 뒤의 후열을 이끌던 정동장군 조조는 행군을 잠시 멈춘 채 상황을 확인했다.

입술을 꾹 깨문 조조는 급습해온 적과 치열한 교전을 벌였던 장졸들로부터 ‘동탁 군’의 소행임을 알게 되었다.

“병주목 동탁…! 놈이 감히 기습을 해왔단 말인가.”

분노에 찬 눈길로 낙양을 노려보면서 동탁을 향한 증오를 불태웠다.

원소는 분명히 이것을 경계하고 있었으리라.

그래서 가장 먼저 재빠르게 군세를 이끌고 낙양을 벗어난 것이었다.

물론 조조 또한 내심 예상은 하고 있었으나 동탁이 이렇게까지 과격한 군사행동을 벌이리라고는 생각하진 못했기에 더욱 분할 수밖에 없었다.

미리 간파하여 화를 모면한 원소와는 달리,

자신은 원소보다 우둔하고 미련하여 위험을 피하지 못했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었다.

“맹덕 님, 아직 후군이 성문을 통과하지 못했습니다. 제가 당장 어림 군을 이끌고 재진입하여 후군까지 모두 탈출할 수 있도록 엄호하겠습니다.”

피떡이 된 몸을 정돈할 여유도 없이,

이성휘는 자신이 어림 군을 이끌고 하후연과 조홍이 이끄는 후군을 엄호하겠노라고 말했다.

그에 조조가 입을 열었다.

“귀관은 진류왕을 호위하느라 지쳤을 것이 아닌가? 다른 장수를 보내겠네.”

“부상이 없어 괜찮습니다.”

이성휘가 재차 청했다.

연이은 요청에 결국 조조는 고개를 끄덕이면서 이성휘의 주장을 받아들였다.

내심 바랐을지도 모른다.

아비규환이 된 낙양 시가지에 다시 뛰어들어 아군을 엄호하는 위험천만한 임무를 맡길 수 있는 장수는 이성휘 밖에 없었으니까.

하후돈이라면 가능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녀는 지금 연주로 나아가기 위한 중간지점인 형양에 입성하여 그곳을 정비하는 중이었다.

“…정말 괜찮겠는가?”

조조가 우려스러운 목소리로,

걱정스러운 눈길로 이성휘를 바라보았다.

“예.”

그에 이성휘는 건재함을 과시하듯 평소와 다를 바 없는 무뚝뚝한 표정을 지은 채 고개를 끄덕였다.

믿음직스럽고 의지가 되는 모습이었지만…, 흑발의 여인은 그런 이성휘가 스스로 너무 무리를 하는 것처럼 보여 안타까움에 찬 한숨을 흘렸다.

“묘재와 자렴을 구출하고 적들에게 포위되었을지도 모르는 후군을 무사히 데려오게.”

조조로부터 명령을 받게 된 이성휘는 자기 뒤를 무사히 따를 수 있는 인원들을 선발했다.

몸이 민첩하고 용력이 뛰어난,

적들에 의해 사방이 포위된 사지(死地)에서 무사히 살아나올 수 있는 능력을 갖춘 100명의 최정예 무관들에게 자기 뒤를 따르게 했다.

“중원제일 검을 따를 수 있어 영광입니다.”

“분명 아군을 공격했던 동탁 군 놈들이 궁궐에 불을 지른 것이 틀림없습니다! 어림군의 어느 누구도 한나라의 역적을 상대로 물러서지 않을 겁니다!”

선발된 무관들은 누구도 떠는 기색 없이 호기롭게 용맹을 드러냈다.

낙양이 역적들에게 포위되었다.

반역의 수괴는 병주목 동탁.

입조를 명분으로 낙양에 상경하였으나, 결국 역심을 품고 반역을 저지른 놈이었다.

궁궐이 있는 방향에서 끔찍한 검은 연기가 치솟는 것을 본 어림군 무관들은 분기충천한 모습을 보이면서, 십상시가 벌였던 정변으로 인해 불에 탔던 궁궐이 다시금 수모를 겪게 되었음에 분노했다.

“모두 낙양으로 간다! 우리는 궁궐에 불을 지른 역적들을 참살하고 아군을 구출할 것이다!”

말에 박차를 가하면서 내달렸다.

그리고 100명의 무관들이 그를 뒤따랐다.

* * *

황금 갑옷을 입은 흑발의 여걸은 사방에서 달려드는 적들로 인해 혼란에 빠진 상태였다.

계속해서 분전을 거듭하였으나,

적장으로 보이는 거구의 남성이 직접 병졸을 지휘하기 시작하면서 포위망을 더욱 뚫기 어려워졌다.

이성휘처럼 무모하게 적진으로 달려들어 활로를 열 수 있는 일기당천(一騎當千)의 용장이 후군에는 존재하지 않았기에 하후연과 조홍이 이끄는 후군은 절체절명의 상황 속에 내몰리기에 이르렀다.

“묘재, 앞은 어떻게 됐어!”

“계속해서 공격을 감행했지만 포위망이 꿈쩍도 안 합니다! 아마 동탁 군에 이어…, 대장군부 병력까지 준동한 것 같습니다.”

“뭐, 대장군부가?!”

대장군부까지 동탁 군에 가세했다는 소식을 들은 조홍을 낭패에 빠졌다는 표정을 지었다.

병주목 동탁의 병사들은 많지 않았다.

갑작스러운 기습에 내몰렸으나 중군을 지휘하는 이성휘가 동탁 군의 두 장수들을 베고 휘하 병력을 모조리 쓸어 버렸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 뒤를 이어 병력의 공백을 메우기라도 하듯이 대장군부 병력이 합류하여 포위망에 동원되면서부터 지옥이 시작되었다.

뚫을 수 있을 것 같았던 포위망이 더욱 견고해지게 된 것이었다.

“비켜라, 이 잡졸들아!!”

우레처럼 쩌렁쩌렁한 목소리와 함께,

거구의 체격을 자랑하는 대머리의 남성이 언월도를 내지르면서 조조군 장졸들을 쓰러트렸다.

네다섯 명의 장정들이 달려들어도 감히 들지 못할 정도로 무거운 언월도를 자유자재로 붕붕 휘두르면서 용맹을 뽐내는 서량 제일의 장수가 등장하여 조조군을 더욱 거세게 압박했다.

“놈은 제가 맡겠습니다! 그 틈에 활로를 열어 포위망을 탈출하십시오!”

일당백(一當百)처럼 거대한 몸집을 일으킨 채,

아군 장졸들을 계속해서 격파하여 무너뜨리는 남성을 본 하후연은 용맹하게 검을 뽑아 든 채로 달려들었다.

저 거한을 반드시 쓰러트려야 한다.

분명 동탁 휘하 장수들 중에서도 손으로 꼽히는 역사(力士)일 터.

놈을 쓰러트린다면 동탁 군의 사기는 꺾이게 될 것이며, 또한 아군은 활로를 열 수 있을 것이었다.

“전군, 나를 따르라! 이 아비규환을 빠져나가기 위해서라도 사력을 다해 포위망을 뚫어야 한다!”

하후연이 정예부대를 이끌고 활로를 가로막은 화웅을 향해 응전했을 때,

조홍은 휘하 장졸들을 다시 재정비했다.

몇 번이고 포위망을 뚫으려다가 실패하였기에 사기가 많이 꺾인 상태였으나, 목숨을 보전하기 위해서라도 어떻게든 포위망을 뚫어야 한다는 것을 장졸들 또한 알고 있었기에 조홍의 명령을 순순히 따랐다.

“포위망을 뚫어라!”

“살아남기 위해서다! 모든 장졸들은 사력을 다하여 분전하라!”

조홍이 검을 치켜들었다.

흑발의 여인은 결연한 표정을 지은 채,

모든 장졸들을 지휘하면서 활로가 될 방향을 향해 내달렸다.

“놈들이 온다!”

“한 놈도 빠짐없이 모조리 죽여라!!”

이윽고 다시,

몇 번이고 맞붙었던 조조군과 동탁 군 장졸들이 다시 자웅을 겨루기 시작했다.

진류왕 유협을 코앞에서 놓쳐 버린 동탁 군은 어떻게든 공훈을 쌓기 위해서, 조조 군의 후군이라도 전멸시키려 혈안이 되어 있었다.

“으아아!”

“빌어먹을 놈들아!!”

수많은 장졸들이 뒤엉키면서 살벌한 혈전을 시작했다.

그에 조홍은 혈혈단신으로 전장을 누비면서 백병전에 투입된 아군에게 고함을 내지르면서 사기를 높였다.

“정동장군의 장졸들이여, 목숨을 바쳐 분전하라! 우리는 반드시 낙양을 탈출하여 연주로 가야 한다!!”

목에 핏대를 세우면서,

찢어질 것처럼 크게 고함을 내질렀다.

검을 휘두르면서 앞을 가로막고 있던 동탁 군 병사들을 무자비하게 베어냈다.

그러나 눈먼 화살이 날아들어,

조홍을 태운 채 전장을 크게 가로지르던 말의 허벅지를 관통했다.

-히이이이잉!!!

적병들을 돌파하면서 무수히 많은 상처들을 입었던 조홍의 말이 비명을 내지르며 균형을 잃었다.

크게 위태롭게 흔들리더니,

맹렬하게 내달리던 말은 속도를 점점 늦추는가 싶다가 결국 앞으로 고꾸라져 버렸다.

“크흐윽!!”

전장을 주도하던 흑발의 여인이 말에서 굴러떨어져 흙바닥에 처박혔다.

하지만 씩씩하게 다시 일어나,

결코 손아귀에서 놓치지 않았던 검을 거칠게 휘두르면서 수급을 차지할 생각으로 달려든 동탁 군 병사들을 뒤로 물러나게 만들었다.

‘젠장, 똑바로 설 수가 없어…!!’

조홍이 얼굴을 일그러뜨렸다.

낙마하면서 다리를 다친 것일까.

다리가 힘없이 절뚝거렸다.

뼈가 부러진 정도의 중상은 아닌 듯했지만,

그것만으로도 현재 상황으로서는 매우 치명적인 상황이었다.

“이 조자렴이 겨우 네놈들 따위의 무명소졸에게 죽을 것 같아?!”

부상을 입었음에도 조홍은 날카롭게 소리치면서 저력을 드러냈다.

그에 동탁 군 장졸들이 창검을 늘어뜨린 채,

일 거에 날카로운 창검을 내질러서 조홍을 벌집으로 만들어 버리려 했다.

“크하아악!”

“뒤다! 뒤에서 온다!”

하지만 그 찰나의 순간,

온몸에 피칠갑한 남성이 100명에 달하는 정예병을 이끌고 난입하여 동탁 군의 포위망에 일격을 가했다.

병사들이 외마디의 비명을 내질렀다.

무수히 많은 적들을 통과한 이성휘는,

상체를 숙인 채로 팔을 앞으로 뻗으면서 조홍을 향해 질주했다.

이성휘의 그 모습을 본 조홍은 행동의 의미를 알아들었는지 고개를 끄덕였다. 그리고 손을 뻗으면서 낚아채듯이, 이성휘의 손길을 당김과 동시에 한쪽 다리로 지면을 크게 도약했다.

“으윽!”

흑발의 여인이 이성휘가 탄 말에 폴짝 오르게 되었다.

이성휘를 뒤에서 부둥켜안은 채,

급박함에 찬 목소리로 이성휘에게 말했다.

“언니는요?!”

“당연히 무사하십니다. 활로를 뚫을 테니 자렴 님은 저를 꼭 붙들고 주십시오.”

“예, 그러도록 하죠!”

그의 도움으로 덕분에 목숨을 건지게 된 조홍은 두 팔로 남성의 허리를 꼭 끌어안았다.

부끄럽고 수치스러운 모습이었지만,

지금 상황에서 그의 방해가 될 순 없었기에 얌전히 시키는 대로 따랐다.

“목숨을 다해 자렴 님을… 맹덕 님께서 계신 곳까지 안전하게 지켜드리겠습니다.”

각오가 담긴 이성휘의 호언에 흑발의 여인은 쑥스러움에 찬 목소리로 헛기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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