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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별을 앞둔 용사 파티가 내게 집착한다-119화 (119/217)

〈 119화 〉 마녀 사냥­4

* * *

힘으로는해결할수없는일이너무나도많다.주로,사람에관한일이그렇다.

우리파티는분명윌리엄보다훨씬강했지만,그의분노를꺾을수는없었다.만약그가받은힘이부족해그를쓰러트렸다해도,만족스러운결과가나오지는않았을것이다.

싸움을말리는것도,평화를만드는것도해결할수없는일이었다.

용사의힘을얻은지금도그건달라지지않았다.오히려,마족이라는알기쉽고위험한적을상대하는것보다더까다롭고복잡했다.

하지만지금들어온웨더의군대는,그런내고민을너무나도손쉽게해결해주었다.

그가먼저평화적인해결책을포기했다.허울뿐인명분도스스로저버렸다.

아무변명도하지않고,검과병사들을앞세운채누가더강한지로대결하자고제안했다.

질이유가없다.너무나도쉽고간단한싸움이다.

"그워어어어어!!!"

흉측하고거대한괴물에포효에도,나는눈하나깜빡하지않았다.눈에힘을주면느낄수있었다.

저건,그냥빈껍데기에불과했다.

"생각이상으로무시무시하네,파시어..."

나는웃으며,이전에그녀가해줬던말을떠올렸다.

마법은,눈속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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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등때문에사이가나빠진다음에도,파시어는나와말하기를멈추지않았다.

내무식함에대한욕이절반쯤섞여있는대화였지만,지식을얻기에는충분했다.

그렇게나를혐오하면서도내질문에꼬박꼬박대답해주는것은,어쩌면그녀가자신의지식과우월함을자랑하지않고서는버틸수없었기때문일지도몰랐다.

마을에가득들어찬해골병사를보고용사파티가달려들었을때,나는헐떡이며그들의뒤를따라가야했다.

하지만,파시어는그흑마법사를보내주었다.

"저걸보내주실줄은몰랐습니다."

"그냥무허가마법사일뿐이니라."

해골을부리고,썩은시체를불러일으킨마법사다.

처음봤을때는마물과싸우고있었지만,그마법사의신분은틀림없이의심스러웠다.

"특별히사악한이는아니다.막마술을배우는마법사들은,주로저런짓을하기마련이야."

"네?하지만저마기는..."

내피부가찌릿거릴정도로역겨운마기가온몸의신경을자극했었다.둔한내가이런감각을느낄정도라면,셀리아의얼굴이끝도없이찌푸려지는것을이해할수있을정도로.

"마가원래그런것이다.그걸충분히길들인다음에는느낄수없더라도,그원천은더없이탁하고역하지.인간이제부자연스러운욕심으로세계를바꾸려고하는게마법이니,그원천을보면거부감을느낄수밖에."

파시어의차가운시선이내려꽂힌다.이를악문나였지만,그녀는순순히근거를알려주었다.

"제대로배운마법사가아니라면,당연히저럴수밖에없는거다.뭘해야할지도모르는데마기는마법사를유혹하지,주위에있는마법재료라고는시체밖에없지.괜히무허가마법사를경계하는것이아니다."

"하지만,마기는요?"

"저게저렇게얼기설기퍼져나오고있다는것자체가,그배움의일천함을보여주는증거다.제대로된마법사라면저게새어나올리없지않나.물이질질새는수로나바닥이깨진술통처럼,마법자체가어설픈거다."

바로이해되지는않았지만,대략어떤느낌인지는눈치챌수있었다.

흑마법이라는것이특별히더수상하고역겨운마법이아니라,그저오염물질이새어나오는공장처럼실패하고정제되지않은마법이라는것이다.

"애초에,마술은눈속임이다.대부분의마술은저것과다를바없어."

"네?"

"어리석은것.네가이전에산에서가져온재료가무엇이더냐?"

지팡이로내머리를툭툭건드리는그녀의태도가영마음에들지않았지만,당장화를낼수는없었다.

"서리거인의발가락...이군요."

"시체지."

그녀의말을듣자,조금느껴지는것이있었다.

"대부분의마법재료는시체다.살아있는것의생명력은너무다루기까다롭고,또윤리적으로도위험하니까."

"음..."

"하지만시체에는생명의종말,역사와흔적이,마술적인상징이적절하게배어있지.대지그자체에서힘을뽑아낼수도있지만,거기에는많은기반시설이필요하고.결국,대부분의마법재료는시체가될수밖에없는거다."

이세계에서이해되지않는일이한둘은아니었지만,마법은더더욱이해되지않았다.그저파시어의말에천천히고개를끄덕이는것외에는할수있는게없었다.

"그리고,진짜마법사들도다르지않다.포장을조금더예쁘게할뿐이지.다른이들이받아들일수있게."

"그게...무슨말이죠?"

"단순한일이다.너는,제국을위해목숨을바친기사의시체를얼기설기되살려데스나이트로만들겠다고하면받아들이겠나?"

나는고개를저었다.파시어는비릿한미소를지었다.

"그렇다면,평생제국에봉사하겠다고서약한기사의뜻을받들어그힘을이어받은골렘을만든다고하면?깔끔한철로만들어진,멋들어진모습으로."

"그건..."

"겉모습의차이일뿐이니라.시체를태우고뼈를곱게빻아그정수와정보만뽑아낸다음,쇳덩이에입히는것뿐이다.근본적으로는아무것도바뀌지않았지만,그걸보는사람들은다른것을느끼지."

가공되지않은,썩어내려가는살점과정제되지않은마기를본사람은그걸사악하고부자연스럽다고여긴다.

"대부분의마법이그렇다.거대한마기를어떻게다뤄야할지,겉치레를배우는것이마법을배운다는것이야."

그걸처음들었을때의나는실감하지못했지만,이제는이해할수있었다.

마술의강함은단순히그위력과힘이아니다.그건마력의강함이다.

마술의진가는,숙련된마술사의능력은거기에있지않다.

작은힘이라도,그형태를비꼬고틀어보는사람들이다른것을느끼게하는것.

"그래도이건,스케일이큰데?"

용사파티원들은그괴물의거대한위용에도불구하고,앞으로다가와내뒤에서있었다.

"이걸쓴마법사의역량이뛰어났다.능력은한없이보잘것없지만,마력의크기가달라."

"그래도,이렇게까지..."

"뽑아쓸것이많았지.이런분야는내전공이기도하고."

파시어였다.골렘을뽑아낸것은웨더에고용된흑마법사였을테지만,이미그마법이시전될때즈음에는파시어의개조로한없이달라져있었다.

"별것아니었다.보안장치도자기만의암호도없이,그저되는대로지껄인마법에불과했으니까.중간에내명령을덧붙여형태를부풀리고기능을집어넣는것은쉬웠지."

"저결계같은것도?"

"필요할것같아서해봤다.겉보기에만요란할뿐,필부가저걸뚫고지나가도아무런해도입지않을것이다."

겉보기에만커다란,풍선같은거인일뿐이다.저괴물도,그게뱉어낸토사물같은마기의끈도마찬가지다.

마술이그부자연스러운에너지를무해하게보이도록의태할수있다면,반대로더욱더위험하고강대하게보이도록할수도있다.

그리고강한적은,인간들의다툼을멈추게할수있다.공동의목표는그들사이의유대감을만들수있다.

나는검을뽑아든채,소리쳤다.여기있는모두가들을수있도록.

"들어라!웨더가문의흑마법사가저런흉측한괴물을만들었다!"

웨더의병사들은이미충분히혼란스러워하고있었다.등장부터부자연스러웠다.인간하나를막지못해도망치다가,상부의명령이떨어지고후퇴를마친다음에야소환되었던괴물이었다.

웨더가문의장남과연관이있다고생각하는건,너무나도자연스럽고논리적인의심이었다.

"이미웨더가문의영지에서해골병사들이드러났고,그들은심지어차남을습격하기까지했었다!"

그리고한번흑마법사가모습을드러낸상황이라면,그전에일어났던일을전부그의탓으로돌리는것은너무나도쉬운일이었다.

장남이인상을찌푸리는것을느낄수있었다.말도안되는모함이었지만,일반병사들은의심할수밖에없었다.

힘을믿고,명분과대의따윈집어던진채황실과정면으로적대하는것을감수하고군대를투입한장남이다.심지어흑마술사와연관이있는것이확실시되고있는상황이다.

그런사람이,겨우혈육의정때문에경쟁자에게비겁한수를쓰지않는다면그게더믿기지않는일이었다.

"나는용사로서,이끔찍한악행을막기위해.너희들을지키기위해왔다!"

다시한번,검끝에푸른빛이반짝였다.

아직다전개되지않은방패의형상을띄고있어어설프고미묘했지만,그게일반적인검기와다르다는것은모두가알수있었다.

"무엇이옳은일인지,누구와싸우는것이정의로운일인지스스로판단하라!"

무게감이다르다.막침공한마을에서이름모를남자하나가자신을용사라고지칭하는것과,웨더가문의군대전체를무너트릴능력이있고그럼에도아무도죽이지않았던사람이용사라고주장하는것은말의무게가다르다.

"이괴물은내가쓰러트리겠다!"

게다가,저런거대한괴물앞에서도전혀흔들리지않고검을겨누며외치는말이다.같은사람의같은말일지언정,무게가다를수밖에없었다.

"그워어어어어어!!!"

"하아아아아!"

나는빛처럼달려들어,거대한살점괴물의발바닥에검을꽂아넣었다.

모든분노와증오를이괴물이안고사라지기를바라면서.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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