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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5화. 곱게 보내줄 수야 없지 (125/173)


125화. 곱게 보내줄 수야 없지
2022.09.10.


사절단의 일정은 정말이지, 숨 가쁘게 돌아갔다.

하루하루가 눈 코 뜰 새 없이 바빠서 아델리움 왕국에서 지낸 지 벌써 몇 달은 흐른 듯한 기분까지 들었다.

그렇게 정신없이 일정을 소화하다 보니, 곧 떠날 날짜가 다가오고 있었다.

그사이 아델리움 왕실과는 여러 가지 협정을 맺었다. 세실리카 황제가 알면 무척이나 기뻐할 그런 협정들을.

하지만 이런 쾌거를 얻어 내기 위해서는 ‘반드시’라고 해도 좋을 정도로 정신적인 피로가 뒤따랐다.

이른 아침부터 오후까지 내내 이어진 오늘의 회의에서도 마찬가지였다.


“짐이 곰곰이 생각해 보았는데…….”

아델리움의 왕이 의자에 비스듬히 기대어 앉은 채 입을 열었다. 어쩐지 불길한 느낌이 들어 모두가 그에게 시선을 집중했다.


“세실리카의 상선이 아델리움의 브로나 항구를 아무 제약 없이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게 해 달라는 그 조건은, 아무래도 왕국에 너무 손해인 것 같소.”

이 망할 노인네 태세 전환하는 것 좀 보소.

아침엔 분명 괜찮은 것 같다고 해놓고선!

떠날 날이 얼마 남지 않았고, 기대보다 많은 협약을 성사시키긴 했지만, 여전히 쉬운 건 하나도 없었다.

로렐라는 부글거리는 속내를 숨긴 채 애써 웃는 얼굴을 유지했다.

갑작스러운 어깃장에 당황한 건 그녀만이 아니었다. 레어넌의 눈썹 또한 아주 살짝 치켜 올라갔다가 곧 제자리로 돌아왔다.


“폐, 폐하……?”

동요한 건 아델리움의 신하들도 마찬가지였다.


“브로나는 오래전 전쟁이 일어났을 때, 선대 국왕이 직접 군대를 끌고 가 지켜 내신 곳이라오. 그때의 모습이 동상으로 남아 있을 만큼 역사적 의미도 깊은 곳이지. 그런 곳을 외국의 상선이 자유롭게 드나들게 하다니, 과연 그런 협상을 할 필요가 있을까?”

사절단의 피로를 가중시키는 몇몇 원흉 중, 적지 않은 지분을 차지하는 게 바로 아델리움의 왕이었다.

그는 하늘 아래 무서울 게 없는 왕족답게 상당히 오만할뿐더러 변덕마저 심했다.

서로가 납득하고 만족할 만한 결과를 얻기 위해 협상을 하는 것이건만, 그는 오로지 자신의 이득만을 좇았다.

심지어 나라의 이익보다는 제 자존심이나, 그럴싸한 모양새만 지키는 길을 택하려 들 때도 있었다.

방금처럼 말이다.

왕실의 발자취가 남아 있는 항구에 다른 나라의 배가 드나드는 모습이 보기 싫다는 이유 하나만으로, 크게 이득이 될 만한 협상을 걷어차려 하다니.

왕실의 신하들조차 사색이 된 얼굴로 서로의 눈치만 보았다. 아무래도 왕이 독단적으로 갑작스레 꺼낸 말인 듯했다.

결코 현명하고 좋은 군주는 아니었다.


“그 조건엔 응하고 싶지 않소. 그러니 다른 걸 제시해 보시오.”

바라는 게 그거라면, 원하는 대로 해 드려야지.

로렐라와 레어넌, 그리고 세실리카의 나머지 사절단들은 재빨리 눈빛을 교환했다. 그러고는 각자 주섬주섬 자료를 꺼내 들기 시작했다.

이미 어느 정도는 이런 사태를 예상했기에, 또 다른 선택지를 많이 준비해 왔으니까.

이건 기회였다. 왕이 부린 바보 같은 억지를 핑계로, 브로나 항구보다 더욱 유리한 조건을 받아 낼 기회.

……좀 피곤해서 그렇지.

사절단이 다른 제안을 위해 준비할 동안, 왕실의 신하들은 여전히 입을 꾹 닫고 눈치만 보았다.


“어째서 그대들은 아무런 말을 하지 않지?”

그게 왕의 심기를 건드렸는지, 그가 눈살을 찌푸리며 신하들을 쏘아보았다.

하지만 그 누구도 쉽게 입을 열 수 없었다.

아델리움에게 득이 되는 선택을 하려면 왕의 말에 반대해야 하는데 그 누가 말을 할 수 있겠는가.

먹잇감을 발견한 맹수처럼 쫓아와, 유리한 고지를 전부 꿀꺽할 준비가 되어 있는 세실리카 사절단의 기세등등한 모습을 보면서도 그저 발만 동동 구를 수밖에.

그때, 누군가가 조용히 입술을 열었다.


“실례를 무릅쓰고 한 말씀 올리겠습니다, 폐하.”

신하들은 모두 구세주라도 보는 마음으로 샬로네즈 왕녀를 바라보았다.

허락이 떨어지자마자 왕녀는 왕실의 신하들을 향해 자세를 고쳐 앉았다.

그러고는 제법 강한 목소리로 운을 뗐다.


“아바마마의 말씀대로, 브로나는 우리 왕국에서 정말 중요한 항구입니다. 호국과 충정의 상징이나 다름없다는 걸 여러분은 정말 모르시나요? 폐하의 마음을 이해하는 자가 한 명도 없단 말입니까?”

“으음.”

왕은 말 한번 잘했다는 듯 노기 어린 눈으로 신하들을 쏘아보았다. 그 서슬 퍼런 기색에 그들은 마치 거북이처럼 목을 움츠렸다.

샬로네즈는 아랑곳하지 않고 말을 이었다.


“그런 항구를 개방하기 위해선 그만큼의 이득이 있어야 합니다. 세실리카에서는 상선의 자유로운 정박을 허가해 주면 무역 독점권을 주겠다고 하셨죠. 그것이 과연 얼마만큼 이득인지 각종 자료를 통해 대충 계산해 보았더니…….”

어느새 위로 부드럽게 들린 분홍빛 입술이 매끄럽게 움직였다.


“항구를 신식으로 정비하고, 선대 국왕의 동상도 훨씬 더 크고 멋진 것으로 바꾸기에 충분하겠더군요.”

“허어, 새로운 동상을?”

왕은 즉각 반응을 보였다. 그러자 아델리움의 신하들이 기다렸다는 듯 입을 열었다.


“그, 그렇군요. 미처 몰랐습니다……!”

“정말 좋은 생각이십니다. 아예 도, 동상을 여러 개 세우는 건 어떻습니까?”

사실 그들은 이미 짐작하고 있었다. 그 돈이면 동상 따위 수십 개도 더 세우고도 남을 거라는 걸.


“그런 자료가 있는 줄은 몰랐구나. 짐에게도 보여 주지 않겠느냐?”

왕은 솔깃하여 물었다. 왕실의 피로 지켜 낸 항구에 다른 나라 배가 들락날락하는 꼴을 보기 싫다는 마음도 완전히 풀어진 듯 보였다.


“물론입니다, 폐하.”

샬로네즈는 기다렸다는 듯 뒤에 서 있던 신하에게 눈짓했다. 그는 곧장 커다란 서류 뭉치를 들고 왔다. 마치 물 흐르듯 자연스러운 움직임이었다.

당연했다. 준비한 자료들을 갖고서 뒤에서 대기하라고 미리 지시해 놓았으니까.

그의 변덕을 예상한 것은 물론, 어느 부분에서 어깃장을 놓을지, 그리고 그 마음을 돌리려면 어떻게 해야 할지 모두 알고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왕이 반대하던 그 시점에 모든 걸 설명할 수도 있었지만, 그때 이야기하면 왕이 별로 귀담아듣지 않을 거라는 것까지 전부.

샬로네즈는 미소 띤 얼굴로 신하들을 바라보며 가만히 고개를 끄덕였다. 그들의 입에서도 비로소 안도의 한숨이 흘러나왔다.

왕은 사람들에게 양해를 구한 뒤, 눈을 빛내며 서류를 살폈다. 그동안 세실리카의 사절단은 씁쓸한 미소를 머금은 채 그저 테이블 위만 바라보았다.

저 왕녀 때문에, 왕의 발언을 역으로 이용할 흐름이 완전히 끊겼다.

아델리움에겐 구세주겠지만, 세실리카 입장에서는 정말이지 강적이 아닐 수 없었다.

만약 그녀가 정식으로 왕위를 이어받게 된다면, 아델리움은 지금보다 훨씬 더 강대국으로 성장하게 되겠지.

그런 생각을 하며 로렐라가 찻잔을 들어 올리던 그때.

어디선가 시선이 느껴졌다.

시선을 돌려 눈을 마주치자, 자신을 뚫어져라 바라보고 있던 샬로네즈가 먼저 예의 바르게 고개를 숙였다.


“이제 곧 떠나신다니, 너무나도 아쉽습니다.”

“……그러게요. 시간이 정말 빠르네요.”

로렐라도 재빨리 속내를 감추고는 예쁜 미소로 화답했다.

그런 두 사람을 바라보며 왕실 신하들은 마음속으로 같은 생각을 떠올렸다.

이 나라에는 반드시 샬로네즈 왕녀가 있어야만 한다고.

아름다운 건 단순히 외모만이 아니었다. 총명한 두뇌와 대담하면서도 실리를 놓치지 않는 성격, 어디에 내놔도 흠잡을 데 없는 예의 바른 성품까지.

그야말로 반짝반짝 빛이 넘쳐흐르는 왕국의 보물이자 자랑이었다.

신하들의 눈에는 더할 나위 없이 깊은 신뢰와 애정이 가득 스며들었다.

* * *

기나긴 회의가 끝난 후, 만찬까지는 약간의 시간이 있었다.

사절단을 비롯한 대부분의 사람이 만찬을 위해 옷을 갈아입으러 간 사이, 샬로네즈는 조용히 정원 쪽으로 걸음을 옮겼다.

그녀의 곁에서 조각 같은 외모와 훤칠한 키를 지닌 남자 한 명이 함께 보폭을 맞췄다.

바로 아델리움에서 명망으로 한 손에 꼽히는 카시엄 가문의 공자이자, 재무 대신의 아들이었다.


“샬로네즈 님.”

카시엄은 애절한 음성으로 그녀를 불렀다.


“또다시 이런 말을 입에 담는 게, 왕녀님께 큰 부담이 될 거라는 건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마음만은 진심입니다.”

“…….”

“언제나 그렇듯, 아까도 또다시 반하고 말았습니다.”

가슴이 저밀 정도로 아름다운 눈동자가 그를 물끄러미 올려다보았다.


“그대를…… 반드시 행복하게 해 드리겠습니다.”

그는 이미 오래전부터 샬로네즈에게 열렬히 구애해 왔다. 하지만 그녀는 이번에도 아무런 대답 없이, 야속하게도 아름다운 미소만 보여 주었다.

남자에게 살짝 묵례를 건네고 샬로네즈는 커다란 유리문 안쪽으로 들어섰다.

축축한 공기와 함께 어지러울 정도로 진한 향기가 사방에서 뿜어져 나왔다. 아델리움에선 결코 볼 수 없는 이국의 식물이 천장 끝에 아슬아슬 닿을 기세로 쭉쭉 뻗어 있었다.

이 온실은 왕녀의 허락 없이는 함부로 따라 들어갈 수 없는 공간이었다.

제아무리 카시엄 공자라 해도.

샬로네즈는 온실에서 미리 기다리고 있던 하녀가 건넨 작은 나무통을 받아 들고 홀로 사뿐사뿐 걸음을 움직였다.

꽃향기를 흠뻑 들이마시며 한참을 안으로 걷자, 사람 키만 한 커다란 새장이 나타났다. 온통 금빛으로 칠한 새장 문을 조심스럽게 열고, 통을 집어넣자 색색의 새들이 앞다투어 포르르 날아들었다.

샬로네즈는 그 광경을 유심히 바라보다 통 안의 곡식을 한 줌 쥐었다. 그리고 손을 펴자 작은 새들이 기다렸다는 듯 그녀의 손 위에 안착했다.

조그마한 부리로 열심히 곡식을 먹는 모습에 그녀의 입가에도 환한 미소가 걸렸다.

투명한 유리 천장을 뚫고 들어온 아름다운 노을빛 안에 서서, 새들을 돌보는 왕녀의 모습은 그야말로 그림처럼 아름다웠다.


 
그런 그녀의 곁에, 마치 지옥에서 올라온 듯한 추한 몰골의 검은 형상이 하나 서 있다는 건 그 누구도 보지 못했다.


“저 남자…… 아직도 저기 서 있네요.”

라그가 키득거리며 소름끼치게 웃었다.


“흐리멍덩한 눈빛이 아주 볼 만하군요. 샬로네즈 님께 푹 빠졌나 봐요.”

“날 행복하게 해 줄 수 있다고?”

그의 말을 곱씹던 샬로네즈가 혀를 쯧, 하고 찼다.


“……건방지게.”

그녀의 눈에 싸늘한 기색이 서렸다.

누가 누구를 행복하게 해줄 수 있단 말인가. 권력도, 부도, 명성도 자신이 훨씬 더 우위인데.

언젠가 그녀의 곁에 ‘남자’가 필요해진다면, 그땐 최고로 좋은 것을 골라서 가질 생각이었다. 자신을 위한 장식품이니까, 제일 아름답고 눈길을 끄는 것으로 골라야겠지.

그녀의 머릿속에 비단처럼 아름답게 흔들리던 금발이 스쳐 지나갔다.

지금으로선 그자가 가장 탐이 났다.


“하지만 레어넌 베르하르트도 그저…… 제국 황실의 핏줄일 뿐인걸.”

“네?”

“그렇잖니. 설령 황제가 된다 해도 고작 나라 하나 통치할 뿐이지 않으냐. 세계를 손에 넣을 수 있는 주인공 후보와는 격차가 크잖아?”

샬로네즈는 안타깝다는 듯 한숨을 내쉬었다.


“주인공 후보는 어째서 전부 여자뿐일까? 라그, 너는 그 이유를 아니?”

“흐음, 글쎄요.”

뜬금없는 질문에 뜸을 들인 것도 잠시.


“욕심도 많으셔라. 제아무리 근사한 남자라 해도, 그자가 주인공 후보라면 어차피 죽이실 거잖아요.”

“그것도 그래.”

한 치 예상도 빗나가지 않은 대답에 라그는 또다시 품위 없게 마구 소리 내어 웃었다.

샬로네즈는 배불리 먹고선 날개깃을 다듬는 새들을 바라보았다.


“전서구가 늦지 않게 도착해서 다행이야. 덕분에 그 애를 세실리카로 바로 보낼 수 있었으니까. 시킨 일을 무사히 해냈다면, 내일 새벽쯤에는 답신이 오겠지?”

그러자 라그가 부스스한 머리를 흔들었다.


“그 애라면, 유일하게 살려 둔 그 후보를 말씀하시는 거죠? 샬로네즈 님께 압도당해, 우리의 말이라면 뭐든지 하는 여자 말이에요.”

“그녀 말고 또 누가 있겠니.”

“그 여자를 세실리카로 보낸 건, 로렐라 메이레드를 ‘작업’하기 위해서고요?”

“그렇지.”

여기까진 쉽게 이해했다. 결코 호락호락하지 않은 주인공 후보들을 발밑에 꿇리려면, 그들이 소중히 하는 걸 손에 넣어야 하는 법이니까.

이네스보다 먼저 그녀의 아이를 납치한 것도 전부 그 때문이었다.

그러나 라그의 고개는 점차 더 옆으로 꺾였다. 비록 엉망으로 뭉개져 표정을 읽을 순 없었지만, 그녀의 제스처만큼은 명확했다. 아직 이해하지 못한 게 남아 있다는 뜻이었다.


“굳이 그러실 필요 있습니까? 애초에 로렐라 메이레드는…… 바로 저기에 있잖아요.”

라그는 초점 없는 눈동자를 들어 어딘가를 가만히 응시했다.

그녀의 시선 끝에, 초록빛 지붕을 얹은 커다란 건물의 끄트머리가 보였다. 바로 사절단이 머물고 있는 왕궁의 숙소였다.


“손만 뻗으면 목을 조를 수도 있을 만큼, 아주 가까운 곳에 말이죠. 그러니 평소처럼 납치해서 죽여 버리면…….”

“넌 정말이지, 생각이 짧구나.”

입술을 히죽 말아 올린 라그를 바라보며 샬로네즈는 고개를 가로저었다.


“그냥 손님도 아니고, 세실리카 제국에서 보낸 사절단이야. 그런 사람이 왕국에서 살해…… 아니, 쥐도 새도 모르게 실종된다면 어찌 되겠니?”

“아…….”

“아델리움 왕국은 물론, 세실리카 황실까지 발칵 뒤집힐 거야. 조사단이 급파될 거고, 이네스나 바이올렛 같은 귀족 영애들이 사라진 일도 분명 함께 수면 위로 올라오겠지.”

샬로네즈는 또다시 통 속에 손을 집어넣어 곡식을 한 움큼 쥐었다.

이미 먹을 만큼 먹었는데도, 몇몇 새들은 또다시 그녀의 손에 달라붙었다.


“그럼 일이 너무 귀찮아지지 않겠어?”

“그럼…… 그냥 세실리카로 떠나게 놔두시려고요?”

“아니.”

샬로네즈는 가장 마지막까지 떠나지 않고 곡식을 쪼아 먹던 새를 그대로 살그머니 쥐었다.


“곱게 보내줄 수야 없지.”

“그럼요?”

“누구나 안타까운 사고라 여길뿐더러, 세실리카 사람들이 왕국의 ‘땅’을 들쑤시게끔 두지 않아도 되는 곳이 딱 하나 있잖니.”

“그게 어딘데요?”

그녀는 대답 대신 천천히 손아귀에 힘을 주었다.

그러자 손 안에서 작고 보들보들한 생명체가 마구 몸부림치는 게 느껴졌다.

이윽고 무언가가 부러지듯 우두둑, 하는 소리가 들렸다.

부리를 벌린 채 축 늘어진 새를 바라보며, 샬로네즈는 천천히 입술 끝을 끌어올렸다.


“바다 위.”

라그마저 잠깐 눈을 돌릴 정도로 아주 오싹한 미소였다.


“멀리 떠나는 길이 될 테니 아주 성대한 배웅을 해 줘야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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