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2화. 희생
(122/173)
122화. 희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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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2화. 희생
2022.08.31.
바삐 돌아가던 일정에 갑자기 공백이 생기기는 했으나, 그저 ‘공식적인 행사’가 취소된 것뿐, 아무것도 하지 않고 시간을 보낼 수는 없었다.
각종 사교 단체나 무도회에서 알게 된 귀족들이 개인적으로 보낸 초청장이 산처럼 쌓여 있었다. 하지만 나는 모두에게 정중한 거절의 답장을 보냈다.
맡은 바 책임을 다해야 하니 사절단으로서의 업무는 차질 없이 완벽하게 끝낼 거지만, 지금은 그 외에 다른 일까지 신경 쓸 여력이 없었다.
어제 왕녀의 행동도 그렇고, 돌아가는 상황이 심상치 않으니까.
일단은 위너드와 둘이서 차분히 이야기를 나눌 필요가 있었다.
“아무 걱정 하지 마시고 푹 쉬십시오.”
모든 일정이 취소되고 혼자 있는 내가 퍽 걱정스러웠는지, 레어넌 단장이 직접 방으로 찾아왔다.
“건강보다 중요한 건 없으니까요.”
아침엔 그가 부른 의사가 다녀갔다.
아무렇지 않은데 진료까지 받아야 한다니……. 좀 난감했지만 차마 그의 호의를 거절하지 못했다.
의사는 단순히 피로가 쌓였을 뿐이라고 했는데도, 그 말을 전해 들었을 레어넌은 여전히 걱정스러운 얼굴이었다.
나는 그를 올려다보며 한껏 밝게 웃었다.
“그럴게요. 걱정하지 말고 어서 가 보세요. 이러다 늦으시겠어요.”
그는 완벽한 정복 차림이었다. 나에게도 여러 곳에서 초청장이 왔는데, 세실리카를 대표하는 유명인사인 그를 찾는 곳이 많은 건 당연한 일이었다.
“오늘은 아델리움 기사단 훈련을 참관하러 간다고 하셨죠?”
“네. 그렇긴 하지만…….”
레어넌이 나지막이 한숨을 내쉬며 말끝을 흐렸다.
“모쪼록 조심히 다녀오세요. 저는 잠깐 낮잠을 좀 청하려고요.”
계속해서 걸음을 주저하던 그가 결국 고개를 끄덕이며 뒤로 물러섰다.
“알겠습니다. 피곤하실 텐데 편히 쉬십시오.”
그는 마지막까지 나를 한 번 더 돌아보고는 기사들과 함께 자리를 떴다.
텅 빈 방 안에 밝은 햇살이 쏟아져 들어왔다. 나는 레어넌에게 썼던 것과 같은 핑계로 전담 하녀도 물렸다.
당연하지만, 진짜 낮잠을 잘 생각인 건 절대 아니었다.
오늘 아침 도착한 서신을 손에 쥔 채 볕이 잘 드는 창가 테이블로 다가갔다.
그대로 의자를 빼서 앉으려는데 문득 맞은편의 빈자리가 눈에 들어왔다.
나는 그쪽으로 다가가 의자를 빼 놓은 뒤, 다시 자리에 돌아와 앉았다.
그러자 어디선가 바람이 불어왔다.
“고마워.”
어느새 내가 빼 둔 의자에 앉은 위너드가 웃으며 인사했다. 나는 바람에 헝클어진 머리카락을 정리하며 미소 지었다.
“에라주리스 백작이 보낸 서신이지?”
내 손에 든 편지 봉투를 보며 그가 알은체해 왔다.
“맞아.”
나는 고개를 끄덕였다.
“백작 부부는 바이올렛 영애의 병을 고치기 위해 의사는 물론 수많은 신관까지 동원했었대. 소중한 외동딸이니 당연한 거겠지.”
나 역시 백작에게 새로운 단서를 발견하면 꼭 알려 달라고 부탁했다.
딸의 일에 관심을 기울여 주는 것이 고마웠는지, 백작은 기꺼이 들어주었다. 최근에 알게 된 소식을 바로 서신으로 보내 준 것이다.
“그중 한 신관이 실종되었나 봐. 그것도 바이올렛이 사라지기 얼마 전에. 긴 은발의 젊고 잘생긴 남자였다는데…….”
서신에는 백작 부부가 은밀하게 숨겨져 있던 바이올렛의 비밀 일기장을 발견했다고 적혀 있었다. 은발의 신관과 바이올렛이 어떤 관계였는지도 그 안에 담겨 있었다.
아무리 내가 아델리움의 사교계와는 관련 없는 사람이라곤 해도, 명망 높은 귀족가에서 이런 이야기를 솔직히 털어놓는 건 쉽지 않은 일이었다.
바이올렛이 그자와 야반도주를 했을지도 모를 일이고, 이 사실을 알게 된 내가 다른 사람에게 발설하기라도 한다면 그녀의 명예에 큰 타격을 입을 테니까.
하지만 백작은 그런 걱정은 하지 않는 듯했다. 애초에 바이올렛이 그와 함께 도망갔다고 생각하지 않기 때문이겠지.
백작은 딸을 찾기 위해 별의별 사람을 전부 동원했을 것이다. 차마 대놓고 고용할 수조차 없는 그런 사람들까지.
그런 이들도 실마리조차 찾지 못하는 사랑의 도피라고?
아무리 철저하게 준비했다 하더라도 불가능한 일이었다. 두 남녀가 땅으로 함께 꺼지지 않는 이상.
“신관은 바이올렛에게 무척 소중한 사람이었나 봐. 만약 그걸 다 알고서 누군가가 그를 미리 납치했다면……?”
그때였다.
조용히 내 말을 경청하던 위너드가 자리에서 벌떡 일어섰다.
뒤로 쓰러진 나무 의자가 요란한 소리를 내며 바닥을 굴렀다.
놀랄 틈도 없이 눈 깜짝할 사이에 위너드가 내 앞을 막아섰다.
“멈춰. 움직이지 마.”
비록 얼굴은 보이지 않지만, 그의 목소리는 그 어느 때보다도 차가웠다.
“다른 후보의 안내자가 내 후보에겐 무슨 일이지?”
마치 얼음처럼 싸늘한 어투.
하지만 그보다 더 놀라운 건, 두 귀를 의심하게 만드는 그의 말이었다.
다른 후보의 안내자라고?
나 역시 놀라 자리에서 일어나려 했지만, 내 어깨를 누르고 움직이지 못하도록 만드는 위너드의 손길에 저지당하고 말았다.
급한 대로 얼른 몸을 기울여 고개를 뺐다.
그제야 비로소, 덩그러니 서 있는 한 남자가 보였다.
* * *
새하얀 백발에 축 처진 피부, 주름이 자글자글한 눈까지.
갑자기 나타난 남자는 노인이라고 지칭해도 될 정도로 나이가 무척 많아 보였다.
“나, 나는…… 베렌토라고 합니다. 여기 이 청년의 말대로, 안내자이지요.”
그의 입에서 말라비틀어진 낙엽처럼 버석거리는 목소리가 흘러나왔다.
“후보님을 해치려는 게 아, 아닙니다.”
그가 안심하라는 듯 양손을 든 채 우리에게로 천천히 다가오려던 때였다.
“다가와도 좋다고 허락한 적은 없는 것 같은데.”
여전히 낮고 무겁게 가라앉은 위너드의 목소리가 울렸다.
“배짱이 좋은 건지, 무모한 건지 모르겠군.”
동시에 그의 몸을 타고 붉은 기운이 삽시간에 뻗쳐올랐다.
예전에 위너드가 보여 주었던 그 신비한 능력이었다. 나는 놀란 나머지 어깨 위의 손을 밀어내며 벌떡 몸을 일으켰다.
얼른 시선을 들어 바라본 그의 얼굴에서는, 경고가 장난이 아니라는 걸 보여 주겠다는 듯한 싸늘함이 엿보였다.
“아, 압니다! 제 행동이 얼마나 무례하고 무모한 짓인지……! 하지만…….”
노인은 겁을 먹은 듯 어깨를 움찔하더니 그대로 자리에 멈춰 섰다.
“부디 잠시만 제 말을 들어 주십시오. 제발, 부탁드립니다…….”
위너드는 무척이나 경계하고 있었지만, 내겐 간절하고 절박한 그의 모습이 연기처럼 보이진 않았다.
“위너드, 잠깐만.”
그의 팔을 살짝 잡아당기자, 위너드가 잠시 주춤하는 게 느껴졌다.
그 틈을 타 앞으로 나섰다.
“안내자라고요?”
“그, 그렇습니다.”
“후보는 어디 가고 안내자가 왜 나한테 온 거죠? 제게 하고 싶은 말이 뭔가요?”
“…….”
그러나 그는 대답 대신 핏발선 눈을 부릅뜬 채 나를 뚫어져라 바라볼 뿐이었다.
적의는 느껴지지 않았으나, 그의 눈빛에는 비통함과 분노가 가득 서려 있었다.
위너드의 손끝을 타고 흐르는 붉은빛이 더더욱 강렬하게 번져 갔다. 조금이라도 허튼수작을 부리면 인정사정 봐주지 않겠다고 말하는 듯이.
나는 그런 위너드의 팔을 토닥이며 가만히 속삭였다.
“괜찮아. 우선 이야기를 좀 들어 보자.”
못마땅하다는 듯한 한숨이 들려오긴 했지만, 방금처럼 나를 막지는 않았다.
무언의 동의를 얻어낸 나는 노인을 향해 엷은 미소를 지어 보였다.
“여긴…… 왜 왔죠?”
그 덕분일까.
그가 주먹을 부들부들 떨며 힘겹게 입술을 열었다.
“그 애를 지켜 주겠다고 약속했었어요. 그, 그런데 그렇게 하지 못했습니다…….”
말을 마치자마자 주름진 얼굴을 타고 눈물이 주르륵 흘러내렸다.
“네? 그 애라니요?”
노인은 쉽사리 말을 잇지 못하고 그저 힘겨운 신음만 흘렸다. 가쁜 숨을 내쉬느라 노인의 어깨가 들썩였다. 시시각각 변하는 얼굴에서는 극도의 불안함이 엿보였다.
“이런 일은 절대로, 절대로…… 두 번 다시 있어선 안 돼요……!”
베렌토가 울분에 가득 찬 얼굴로 갑자기 마구 가슴을 쳤다.
“베렌토 님.”
나는 그를 진정시키기 위해 최대한 차분한 목소리로 그를 불렀다.
“그 애가 누구죠?”
일부러 부드러운 목소리로, 재차 물은 그때였다.
“바이올렛…….”
피를 토하는 듯한 처절한 절규가 울려 퍼졌다.
“나는 바이올렛이 다른 후보에게 살해당하는 걸 막지 못했어요!”
“……뭐라고요?”
생각지도 못한 이야기에 마치 절벽에서 거꾸로 떨어지기라도 한 듯한 충격이 정수리를 가격했다. 순간 머리가 핑 돌았다.
어떻게든 정신을 가다듬으려 노력하며 간신히 입술을 연 그때였다.
띵동!
「경고! 규칙 위반입니다!」
그 순간, 종소리와 함께 온통 붉은빛으로 점멸하고 있는 시스템 창이 떴다.
“그, 그 후보……!”
말을 이으려던 베렌토가 갑자기 목소리가 나오지 않는지 입만 벙긋거리더니 당황한 얼굴로 목을 감싸 쥐었다.
“커헉……!”
그러더니 고통스러운 비명과 함께 사지를 덜덜 떨기 시작했다.
갑작스러운 상황에 내 머릿속까지 새하얗게 변했다.
“경, 경고라니?”
「경고! 안내자 베렌토는 비밀 엄수 규칙을 위반했습니다. 이에 징계를 내립니다.」
“끄으윽…….”
노인이 고통스러운 듯 사지를 비틀던 그때.
번개만큼이나 강렬한 빛이 바로 눈앞에서 터졌다.
“읏.”
나도 모르게 손을 들어 얼른 눈을 가렸다.
그보다도 빨리, 위너드가 나를 끌어안아 온몸으로 눈앞을 가려 주었다.
띵동.
이윽고 또다시 종소리가 들려왔다. 시끄럽게 울리던 아까와는 다른, 은은한 소리였다.
손을 내리자 흐릿한 시야에 간단명료한 문구가 들어왔다.
「징계 완료.」
“……어?”
나는 여전히 시큰시큰한 눈을 문지르며 주위를 살폈다.
노인은 온데간데없이 사라지고 없었다.
종소리가 울려 퍼진 지 얼마 지나지 않았건만, 방 안에는 거짓말처럼 나와 위너드뿐이었다.
“베, 베렌토 님……?”
떨리는 목소리로 그의 이름을 불러 보았지만 아무런 대답도 들려오지 않았다.
그저 깜빡이는 빛의 잔상만이 허공을 떠돌아다닐 뿐이었다.
* * *
커튼을 활짝 걷은 방 안에는 밝은 햇볕이 내리쬐고 있었다. 하지만 나와 위너드 사이에는 어두운 침묵만이 계속되었다.
아까 그 노인은 어디로 간 걸까.
많이 고통스러워 보였는데, 혹시 큰일을 당한 건 아닐까.
……대체 무슨 징계를 받은 걸까.
수많은 상념이 꼬리에 꼬리를 물었다.
하지만 그중에서도 가장 머리를 복잡하게 한 건, 베렌토가 마지막에 남긴 말이었다.
“다른 주인공 후보에게 살해당했다니…….”
나는 아까부터 몇 번이고 중얼거리던 말을 다시 입 밖으로 꺼냈다.
“이게 말이 되는 소리야?”
하지만 위너드는 손가락으로 테이블만 톡톡 두드릴 뿐, 아무런 대답이 없었다.
나 역시 보채지 않았다. 답을 바라고 한 소리는 아니었으니까.
시스템에 ‘다른 주인공 후보를 죽여선 안 된다’라는 규칙은 존재하지 않았다.
그뿐만 아니라 ‘사람을 죽여선 안 된다’라는 규칙 또한 없었다.
실제로 내가 세이블을 처음 본 날, 그녀는 자기의 복수를 위해 더 이상 이용 가치가 없어진 사람을 죽이지 않았는가.
‘자신의 야망을 위해 눈 하나 깜짝 않고 방해물을 해치우는 악녀’는 유명한 인기 요소 중 하나다.
나 또한 전생에 그런 여주에게 무척이나 열광한 적이 있고.
이곳에도 그런 걸 좋아하는 주주가 있다는 데 내 주식을 전부 걸 수도 있다.
그러니 경쟁자를 제거하고 주식을 팔고 있는 ‘후보’가 있다는 건 아주 놀라울 만한 일은 아니었다.
단지 궁금한 건 딱 하나였다.
“바이올렛을 죽인 사람은 어떻게 그녀가 주인공 후보라는 걸 알았을까?”
“…….”
“우연히 죽인 사람이 후보였을 리 없어. 게다가 지금 사라진 게 바이올렛만이 아니잖아. 갑자기 없어진 누이를 찾으러 다니는 사람도 있고…….”
위너드도 이미 알고 있을 얘기였지만, 나는 일부러 그 화제를 입에 올렸다.
순간 테이블을 두드리던 그의 손이 우뚝 멈췄다.
안 그래도 ‘주인공 후보’ 같아 보이는 사람이 둘씩이나 사라진 점이 자꾸만 마음에 걸렸다. 그저 단순히 우연이라고 하기엔 석연찮은 점도 많았다.
단순한 짐작에 불과했던 내 생각은, 바이올렛의 안내자였던 베렌토가 등장하면서 확신이 되었다.
“베렌토는 내가 또 다른 주인공 후보라는 것도, 바이올렛의 행방을 수소문하고 있다는 것도 전부 알고 있었나 봐.”
“……그래. 접근해도 괜찮은 사람인지 계속 지켜봤겠지.”
베렌토의 분노에 찬 눈빛과 사시나무 떨듯 떨리던 어깨가 떠올랐다.
그는 처음부터 ‘비밀 엄수’라는 규칙을 깰 생각으로 내 앞에 나타났다. 비록 결정적인 이야기는 듣지 못했지만, 그 이야기가 아니었다면 난 지금 어떤 상황인지 짐작조차 못 했겠지.
징계를 받으리라 각오하고 행동한 거니, 크나큰 결심이 필요했을 것이다.
“왜 살해당했을 때 직접 막지 못했을까? 그녀를 아주 아끼는 것 같았는데…….”
“규칙.”
위너드가 짧게 대답했다.
“규칙이라니?”
“본인의 후보가 위험에 처했을 때, 주식 판매를 속행하기 위해 안내자가 능력을 써서 개입하는 건 가능해. 하지만 위협을 가하는 존재가 또 다른 후보라면 얘기가 달라지지.”
“…….”
“그땐 안내자가 개입해선 안 된다는 규칙이 존재해.”
“그럼…… 상대가 다른 주인공 후보였기에 막을 수 없었다는 거야?”
“아마도. 징계가 두려워서 막지 못했을 수도 있고.”
나는 다시 한번 베렌토를 떠올렸다. 분노 외에도 어쩐지 커다란 슬픔이 서려 있었던, 그의 절규를.
그는 혹시 뒤늦게 후회했던 것일까.
“주인공 자리를 놓고 경쟁하는 것 자체가 어차피 생존이 걸린 싸움이니까. 안내자는 많은 능력을 갖고 있지만, 그건 어디까지나 후보를 보좌하기 위한 수단이야. 주식 판매량을 직접적으로 좌지우지해선 안 된다는 규칙도 그래서 있는 거고.”
“뭐? 하지만…….”
순간 나와 위너드 사이에 있었던 많은 일이 눈앞에 주마등처럼 스쳐 지나갔다.
그간 위너드에게 부탁했다가 거절당했던 적이 한두 번이 아니었다. 그래도 때로는 ‘주식에 직접적인 영향을 주는 일이 아니니까’ 괜찮다며 승낙해 주기도 했다.
하지만 무엇보다…… 그가 멋대로 끼어든 적이 가장 많았다.
후보인 내 의사는 물어보지도 않고, 도와달라고 한 적도 없는데 마음대로 난입해 오히려 진땀 빼게 하고선, 뭐라고? ……규칙이 어쩌고 어째?
“……조금 아슬아슬할 때가 많긴 했지.”
내 머릿속을 읽기라도 한 듯, 그가 헛기침하며 나지막이 속삭였다.
“하지만 규칙에는 반드시 허점이 존재하기 마련이니까. 그 부분을 누구보다 열심히 파악해 냈어.”
“…….”
“그 결과, 넘으면 안 되는 선 바로 직전까지는 어겨도 된다는 걸 알게 되었지.”
나는 당당하게 턱을 치켜든 위너드를 물끄러미 바라보았다.
……응, 아니야.
보통은 그런 생각 안 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