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2화. 이번만 참을게
(102/173)
102화. 이번만 참을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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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2화. 이번만 참을게
2022.06.22.
이른 오전, 훤칠한 키를 지닌 한 신사가 저택의 문을 두드렸다.
서글서글한 인상에 사람 좋은 미소를 만면에 띤 이 청년은 미드웨이 백작가의 장남이자 차기 가주인 ‘에이든 미드웨이’였다.
몇 차례 서신을 주고받은 끝에 드디어 성사된 만남에 아침부터 내 마음은 상당히 들떠 있었다.
“귀한 걸음 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아닙니다, 로렐라 메이레드 님.”
나는 그에게 정성껏 차를 대접하며 용건을 전했다.
그것도 모자라 햇빛이 찬란하게 내려앉은 정원을 천천히 거닐며 못다 한 이야기를 마저 나누었다.
“그렇게만 해 주신다면 저희의 사업에 무척이나 큰 도움이 될 겁니다.”
에이든 미드웨이는. 아니, 미드웨이 가문은 예상대로 내 제안에 매우 적극적으로 호응해 주었다.
나는 미소로 화답하며 청년의 등 뒤로 얼핏 보이는 붉게 물든 단풍나무로 시선을 돌렸다.
아이 손바닥만 한 붉은 잎이 바람에 살랑살랑 흔들렸다. 그걸 보고 있자니, 며칠 전에 있었던 일이 문득 머릿속을 스쳐 지나갔다.
어느 화창한 날, 예고도 없이 저택에 찾아온 것은 붉은색 드레스를 입은 낯선 여인이었다.
‘센우드 가문과 메비앙 가문이 서로 반목하는 바람에 입장이 곤란해진 분들이 있습니다. 전 그들의 대변인이고요.’
그녀는 자신을 디아프 가문의 차녀라 소개했다. 내게 보여 준 인장 역시, 디아프 가문의 것이 맞았고.
수도에 그런 이름의 가문이 있다는 건 나도 알지만…… 문제는, 그 가문에 진짜로 차녀가 있냐는 거지.
어차피 인장 같은 건 돈을 많이 주면 위조가 가능해서 철석같이 믿기는 어려웠다.
‘황궁에서 열리는 가면무도회 날, 두 가문의 가주들을 미리 약속된 장소로 불러와 주시면 됩니다. 큰 소란이 나지만 않는다면 어떤 방법을 쓰시든 상관하지 않겠습니다.’
그러면서 그녀는 내게 무언가를 내밀었다. 황궁의 인장이 찍힌 초대장이었다.
그때 알았다. 이 여자에게 일을 시킨 사람이 따로 있을 거라는 걸.
황궁에서 열리는 모든 연회의 손님 명단은 전부 황실에서 관리했다. 바꿔 말하면, 내게 이 초대장을 보낸 사람은 황궁에서도 위치가 상당한 사람이라는 거지.
‘가면무도회 초대장입니다. 이게 무얼 의미하는지는 로렐라 님도 잘 아시겠지요? 누군가의 파트너로서가 아니라 황궁 무도회에 직접 초대받아 참석한다는 것은 그 자체만으로도 큰 의미가 있습니다. 사교계에서 보다 큰 영향력을 행사하실 수 있게 될 겁니다. 그리고…….’
막대한 금화와 더불어 황궁의 유력 인사에게 줄을 댈 수 있도록 해 주겠다.
나는 그녀의 마지막 말을 떠올리며 한쪽 입꼬리를 비스듬히 끌어올렸다.
이거 속이 너무 들여다보이잖아.
센우드와 메비앙은 세르하드 후작과 마찬가지로 사절단 후보에 이름이 올라와 있는 사람들이었다.
모두 유능한 인재지만 둘의 사이가 급속도로 나빠져 황제가 어느 한쪽도 쉽게 고르지 못하고 있다는 것, 그래서 세르하드 후작이 가장 유력한 후보로 떠올랐다는 것도 이미 레어넌에게 전해 들었다.
그런데 그 둘을 화해시키고 싶으니 협력해 달라는 정체불명의 귀족이 갑자기 등장한다고?
이건 그야말로…….
‘완전 땡큐지!’
사절단은 때론 황제의 대리인이 되어 각종 외교 분쟁을 처리하는 일을 도맡아 한다. 그런 만큼 중도를 지킬 줄 아는 사람이 어울리는 자리였다.
그런데 하필이면 두 후보가 ‘서로 반목 중’이시란다.
크으! 이런 일에 나를 엮어 주시다니!
어디 계신지만 알면 그쪽으로 절이라도 하고 싶은 심정이다.
이건 잘 차려 놓은 밥상에 내 밥그릇도 하나 얹어 주고 국도 떠먹으라고 숟가락도 쥐여 준 거나 마찬가지였다.
이 기회를 놓치면 바보지, 바보.
나는 그 호의(?)에 냉큼 올라타기로 결정했다.
그래서 여자가 다녀간 뒤 두 가문이 사이가 안 좋아진 이유를 남몰래 알아본 것은 물론, 이 기회를 살려 보고자 최선을 다해 전략도 짰다.
오늘 이렇게 에이든 미드웨이를 부른 것도, 당연히 전략의 일부분이고.
“……로렐라 님?”
아차, 소중한 손님을 두고 너무 오래 생각에 빠져 있었네.
“괜찮으십니까?”
나는 얼른 상념에서 벗어나 다시 한번 그를 향해 활짝 웃었다.
“아, 네. 죄송해요. 제가 제안한 일이 부디 잘되었으면 하는 생각을 하느라 그만…….”
“그러셨군요.”
그러자 청년의 눈빛이 비로소 안심했다는 듯 한결 부드러워졌다.
그는 내게 깍듯하게 고개를 숙였다.
“가문을 대표하여, 진심으로 감사의 인사를 올립니다.”
“아니에요. 이러실 필요 없어요.”
나는 얼른 손을 내저으며 너스레를 떨었다.
“그저 제안일 뿐인데 너무 과합니다. 인사는 일이 잘 마무리되면 그때 해 주세요.”
물론 내 계획대로 무조건 잘되게 만들 테지만.
사교계도 그렇지만, 특히나 황궁은 음모와 계략이 난무하는 음험한 곳이다.
권력과 힘이 있는 곳이라면 어디든, 그걸 뺏으려는 자와 빼앗기지 않으려는 자가 존재하는 법이니까.
하지만 어떤 음모가 도사리고 있든 간에, 나로선 겁이 나긴커녕 얼른 뛰어들고 싶어 몸이 근질거릴 정도였다.
왜냐고?
그야 권력도 얻고 잘하면 주식도 얻을 수 있는 판이니까!
내가 목표한 대로 제대로 가고 있는데 힘들거나 지칠 리 없다.
오히려 힘든 건 그런 게 아니라…….
“이제 일에 관한 이야기는 이쯤 마무리하고, 로렐라 님께 조금 사적인 이야기를 드려도 될까요?”
“네, 네?”
에이든이 갑자기 진지한 목소리로 말을 이었다.
“실은 그날 이후부터 줄곧 만나 뵙고 싶었답니다.”
“그날……이라뇨?”
“몰리 부인께서 로렐라 님을 제게 처음 소개시켜 주신 날 말입니다. 바자회에서요. 그땐 몰리 부인도 계시고, 로렐라 님의 곁에 외출 시종도 있었던 터라 개인적인 이야기를 나누기가 조금 힘들었습니다만…….”
그러면서 수줍게 웃었다.
……그래, 바로 이런 부분이 힘들다고!
카셀과 함께 바자회에 간 날, 사교계에서 친해진 부인이 에이든을 소개해 준 건 사실이다.
부인도 은근히 잘되길 바라는 눈치였고, 에이든 본인도 아주 생각이 없는 건 아닌 듯해서 안 그래도 곤욕스러운 통에 카셀이 몰래 손을 잡아 더 당황했던 기억이 아직도 생생했다.
솔직히 말해, 서신을 쓰기 전까진 그 사실에 대해 까맣게 잊고 있었다. 돌아온 답장에서 은은하게 드러낸 호감 표시가 아니었다면 지금도 잊고 있었을 것이다.
에이든은 흠잡을 데 없이 훌륭한 청년이었지만, 이상하게도 그의 구애는 내 마음을 다소 불편하게 했다.
“그때도 무척이나 아름다우셨지만, 오늘은 한층 더 아름다우시군요.”
그는 진심을 전하기 위해서인 듯 웃음기 하나 없는 얼굴로 나를 바라보았다.
“감사……합니다.”
“혹시 괜찮으시다면, 올해 추수제에 제 파트너가 되어 주지 않겠습니까?”
“예? 아. 그, 그건…….”
추수제라니. 그건 너무 빅 이벤트인데.
“물론 그전에 제 저택으로 초대하고 싶습니다. 함께 식사라도…….”
오로지 직진밖에 모르는 그의 강렬하고 저돌적인 구애에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난처하게 웃음만 흘리던 그때.
“로렐라?”
뒤에서 익숙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얼른 고개를 돌리니, 눈부시게 차려입은 남자가 보였다.
“이런. 손님이 계셨군.”
옅은 핑크빛이 감도는 셔츠에 정교한 자수가 수 놓인 검은색 베스트, 거기에 붉은 가넷이 박힌 단추까지.
저렇게 화려하고 눈에 띄는 패션을 소화할 수 있는 남자는 내가 알기론 딱 한 명뿐이었다.
게다가 저택에 소리 소문도 없이 갑자기 등장할 만한 사람도 그밖에는 없었고.
“누구신지……?”
에이든 미드웨이가 위너드를 향해 의아하다는 듯 물었다.
“실례했습니다. 손님이 계신 줄은 몰랐군요.”
위너드는 그런 그를 향해 깍듯하고 정중하게 사과를 건넸다.
하지만 그건 그저 목소리뿐, 그의 표정에는 미안함이라곤 조금도 보이지 않았다.
“내 인내심이 정말 바닥에 다다랐나 봐.”
느긋한 걸음으로 가까이 다가온 위너드가 곁에 서더니 허리를 굽혀 내 귓가에 입술을 가까이 가져다 댄 채 속삭였다.
“어떻게든 참아 보려고 했지만…….”
그뿐만 아니라, 다정하고도 애절한 눈빛을 줄곧 내게 고정한 채 조금도 돌리지 않았다.
“갑자기 너무 보고 싶어서.”
으, 으응?
……왜, 왜 이래?
당황한 것도 잠시.
‘내가 곤란해하는 걸 눈치채고 나타나 준 건가?’
그렇다면 좀 이해가 된다.
그래, 연기겠지.
저 다정한 눈빛도, 눈 하나 깜짝하지 않고 낯 뜨거운 소리를 술술 잘도 해 대는 것도.
……전부.
“심려를 끼쳐 미안합니다. 제가 너무 오래 있었나 보군요.”
그때 나를 유심히 바라보고 있던 에이든이 급히 인사를 건넸다.
“그럼…… 무도회 때 뵙겠습니다.”
마치 큰 실례를 범했다는 듯, 내 눈도 제대로 마주치지 못하고.
나는 내내 어리둥절한 기분으로 서둘러 마차를 부르는 그를 배웅했다.
잠시간의 소동 뒤에 점점 멀어지는 마차를 멍하니 바라보고만 있는데…….
“하.”
짧게 한숨 쉬며 짜증스러운 손길로 머리를 쓸어 넘기는 위너드가 눈에 들어왔다.
“……감히 누굴 넘봐.”
어쩐지 조금 날이 선 표정으로, 연신 혼잣말을 중얼거린다.
나는 그를 좀 더 빤히 바라보았다.
그러다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펠리어트와 레어넌, 그리고 카셀이랑은 달리 에이든 미드웨이와 함께 있을 땐 주식이 안 팔려서 그러는 건가?
나랑 별 접점이 없어서 그렇지, 그도 가능성이 아예 없는 건 아니라고 본다. 조금 눈치가 없긴 하지만 기본적으로 선량하고, 또 어쨌거나 굉장한 훈남이니까.
모르긴 몰라도 건수만 있으면 주접킹 님이 텍마 머니! 하면서 좋아할 수도…….
“로렐라.”
생각이 뚝 멈췄다. 바람에 흐트러진 머리칼을 위너드가 정리해 주었기 때문이었다.
“주식 때문에 그런 거 아니야.”
마치 내 마음을 읽기라도 한 듯, 다소 무뚝뚝한 음성이 내려앉았다.
“어, 어?”
“……주식 생각하지 말라고.”
그럼…… 뭐 때문인데?
하지만 나는 되묻지 못했다.
“어제 세 시간 정도밖에 못 잤지? 레어넌 단장과 브라운베르크 백작에게 서신을 쓰느라고 말이야.”
가만히 내 얼굴을 살피던 그가 어두운 표정으로 낮게 혀를 찼다.
“요즘 들어 계속 짧게 눈 붙이는 게 전부잖아. 이번 일을 네 뜻대로 만들기 위해 열심히 노력하는 건 알지만, 네 몸이 우선이야.”
역시 위너드는 내가 말해 주지 않아도 나의 일과를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다. 핀잔 주는 듯하지만 애정이 담긴 잔소리에 나도 모르게 웃음이 나왔다.
“……웃기는. 사람 마음도 모르고.”
작게 한숨 쉰 그가 손가락을 튕겼다. 그러자 순식간에 주위 풍경이 바뀌었다.
고풍스러운 천장에 옅은 베이지색 실크 벽지, 테두리에 장미 무늬가 새겨진 커다란 거울. 방금까지만 해도 햇빛이 쏟아지는 정원에 있었는데, 어느새 내 침실로 들어온 것이다.
“누워.”
위너드가 또다시 손가락을 튕겼다.
“우와, 뭐야.”
너무 놀라 입에서 탄성이 흘러나왔다. 움직인 적도 없는데 몸은 푹신한 이불에 들어가 있었고 심지어는 옷까지 잠옷으로 갈아입은 채였다.
“그리고 일단 자.”
신기해서 이불 밖으로 팔을 꺼내 잠옷 소매를 만지작거리고 있는데, 위너드가 옆에 앉았다. 살짝 차가워서 기분 좋은 손이 내 이마를 매만지듯 쓸어 주었다.
고작 그뿐인데, 신기하게도 점차 눈꺼풀이 무거워졌다.
혹시 이것도 그의 능력 중 하나일까.
그런 생각도 잠시. 나는 순식간에 밀려드는 잠을 이기지 못하고 눈을 감았다.
그러자 손길이 멈췄다.
이대로 떨어지려는 게 틀림없었다.
잠을 솔솔 부르는, 기분 좋은 느낌이 사라지는 것이 무척이나 아쉬워 나는 비몽사몽 간에 그의 손을 덥석 잡고 다시 내게로 끌어당겼다.
“어디 가게.”
“…….”
“조금만, 더…….”
그의 말대로 요 며칠간 내내 수면 부족이었다. 열심히 돌아다니느라 몰랐는데 몸은 이미 피로에 파묻혀 있던 모양인지, 눈을 감은 것만으로 손가락 하나 움직이기도 힘이 들었다.
“알겠어. 여기 있어 줄게.”
웃음기 섞인 목소리가 아스라이 들리더니, 걸터앉은 듯 침대가 푹 깊게 꺼졌다. 아까보다 더 다정한 손길이 머리를 쓰다듬어 주었다.
“하아, 기분 좋다.”
긴장이 풀려 나도 모르게 한숨을 내쉬자, 손이 어쩐지 멈칫하는 게 느껴졌다. 하지만 이윽고 다시 다정하게 움직였다.
“…….”
“내 안내자…… 최고…….”
나는 끝내 다디단 잠 속으로 빠져들었다.
* * *
많이 피곤했는지 로렐라는 금세 깊은 잠에 빠져들었다.
되도록 많은 사람의 협조를 얻어내기 위해, 그녀는 요 며칠간 수십 통의 서신을 보내고 받기를 반복했다.
행여나 일을 그르치지 않도록 단어 하나하나까지 몹시 신중하게 써 내려갔고, 필요하다면 수도까지 가서 보낼 선물을 골랐다.
날이 밝아 올 때까지 서재의 책상 앞에 앉아 있기 부지기수였고 다른 사람들이 움직일 시간이 되면 몸이 두 개여도 모자랄 지경으로 바쁘게 뛰어다녔다.
사교계에서 사귄 친구들과 하루가 멀다고 만났고 디저트 가게의 손님들에게도 이것저것 정보를 모으느라 여념이 없었다.
그렇게 바쁘게 돌아다녔으니, 피곤이 몰려오지 않으면 그게 더 이상하다.
로렐라의 잠든 얼굴을 조용히 지켜보던 위너드는, 홀린 듯 손을 뻗어 흘러내린 머리카락을 조심스럽게 넘겨 주었다. 그러자 그녀가 몸을 뒤척였다.
행여 깨우는 건 아닐까 싶어 급히 손을 빼려는데…….
“…….”
그는 굳은 것처럼 움직이지 못했다.
“하.”
꽉 다문 잇새로 짧은 침음이 흘렀다.
로렐라가 잠결에 자신의 손을 꼭 잡고, 손등 위에 뺨을 비빈 것이다.
눈 아래로 그림자가 질 정도로 풍성하고 기다란 속눈썹과 하얗고 매끄러운 뺨, 그리고 엷은 복숭앗빛으로 물든 입술까지.
더할 나위 없이 사랑스러워 마치 펄떡대는 심장을 누군가가 꽉 쥐었다 놓은 것처럼 가슴이 뻐근해져 왔다.
쌕쌕거리며 단잠에 빠진 그녀를, 위너드는 한참 동안 바라보았다.
마음속엔 어떤 충동이 자꾸만 불쑥 치밀어올랐지만, 그는 애써 모른 척했다. 그러다 그것을 이기지 못할지도 모른다는 불안감에 겨우 시선을 돌렸다.
로렐라를 닮은 태양이 방 안에 기나긴 붉은 족적을 남기고 있었다.
그 타는 듯한 노을을 바라보던 위너드에게, 아주 오래된 기억 하나가 스쳐 지나갔다.
‘이건 명백한 규칙위반이다. 하지만 나는 너를 여전히 포기하지 않았다.’
‘안내자로서 다시 한번 삶의 기회를 가져 보겠느냐?’
그때 그는 맹세했다.
무슨 일이 있더라도 반드시 자신의 후보를 주인공으로 만들겠노라고.
위너드는 세상모르고 잠들어 있는 로렐라를 물끄러미 응시했다.
후보를 사랑하게 될 줄은 정말 몰랐지만, 그 맹세는 지금도 여전히 변함이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