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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술사는 초월을 원한다-341화 (341/526)

볽 341화 > 륵집 방송 - 산, 괴물, 그리고 진실

구덩이는위장이 된 상태였다.

사람이 빠지지 않게 하기 위함인지 나무판과 철판으로 덮어놓았고, 그 위

에 흙을 덮고 나뭇가지와 나뭇잎을 떨어뜨려 주변과구분이 되지 못하게 만

들었다. 그 솜씨는 꽤 교묘해서, 알고 온 것이 아니라면 무심코 지나쳤으리라

"내 눈은 못 속이지….’,

하지만 열심히 작업을 했을 군인들에게는 참으로 애석하게도, 이제순은

확신하고 온 상태 였다.

이 황장산에서 '촬영,이 이루어졌고,구덩이에서 아주특별한취잿거리 …,

특종■이 될만한 것이 있다고 확신을 하는 상태였다.

그렇기에 그는 손쉽게 이질감을 눈치챌 수 있었다.

터엉-!

그는 묘하게 사람 손을 탄 것 같은 구역으로 가서 가볍게 발을 굴렀다. 그

러자속이 텅 비어있는소리가울려 퍼졌다.

단단하게 몇 겹으로 깔았는지 그 느낌은 매우 옅기는 했지만, 의식한다면

분명히 알아챌 수 있는 것이었다.

'내가 아니었다면 발견하지 못했겠지. 나 정도 되는 사람이 아니고서야 이

런 걸 발견할 수는 없었을 거야, 그래. 분명 그렇다고. 그렇지?,

그냥 평범한 등산객이 나 약초꾼이 라면 별다른 위화감을 느끼지 못하고

그냥 지나쳤을 테지만….

그가 누구인가.

주물을 가지고 있는 사람이 자, 앞으로 더 높은 곳까지 날아오를 기자가 아

니던가.

이제순은 자화자찬하며 바닥에 쪼그려 앉고 장갑을 낀 손을 이리저리 움

직여 흙을 걷어냈다. 그렇게 몇 번 흙을 치우자 땅속에 파묻혀 있다고는 믿기

지 않을 정도로 상태가 좋은 나무판이 모습을 드러냈다.

땅속에 일정 기간 파묻혀 있었다면 습기를 머금었어야 했지만, 그 나무판

은 뽀송뽀송했고, 벌레에 파먹히거나 썩지도 않았다.

누가보더라도극히 최근에 땅에 묻힌 녀석이었다.

이제순은 기쁨을 감추지 않은 채 몸을 움직이기 시작했다.

구덩이를 가리고 있는 이 거추장스러운 걸 모두 치워버린 뒤, 구덩이를 촬

영하기 위해서 말이다.

그렇게 이제순은 땀을 뻘뻘 흘리며 임시로 가려놓은 구덩이의 봉인을

풀었고, 구덩 이 가 모습을 드러내 자 본격 적으로 움직 이 기 시 작했다. 가방 안

에 챙겨온 줄사다리를 설치해서 아래로 늘어뜨린 뒤 직접 그 구덩이 안으로

들어가 버린 것이다.

그렇게 구덩이로 들어온 이제순은 가져온 랜턴과 카메라를 이용해 구덩

이를 비추고그 안을 거침없이 찍기 시작했다.

구덩이는 빌라를 연상하게 할 정도로 까마득한 깊이 였으며, 광원이 없기

에 안은 무저갱처럼 새까만 어둠뿐이었지만 그 정도는 현대문물로 극복할

수 있었다.

등대와도 맞상대할 수 있다고 광고하고 있는 손전등으로 구덩이를 환하

게 밝혔고, 빛이 닿지 않는 곳은 강렬한플래시를 터뜨려서 사진을 찍었다.

.....

그렇게 어느 정도 사진을 찍자 이제순은 만족한 듯 고개를 끄덕였다.

'후우. 대충 원래 구덩 이 모습은 사진으로 찍었으니 ….,

그는 잠시 숨을 고르려는 듯 몇 번 심호흡하고는 간이 금속탐지기를 꺼냈

다. 그리곤 간이 금속탐지기를 손에 들고 반응이 나오기를 기대하며 구덩이

곳곳을 탐지했다.

하지만 이미 제작진이 의심되는 것을 싹 쓸어간 것일까?

그것도 아니라면 간이 금속탐지기의 성능이 나빴던 것일까?

안타깝게도 그가 원하는 반응은 나오지 않았다.

구덩이에서는 병뚜껑 하나, 녹슨 못 하나 없다는 듯 그 어떠한 소리도

울려 퍼지지 않은것이다.

이제순은 약간 실망한 얼굴로 간이 금속탐지기를 다시 배낭에 집어넣고

는 다른 것을 꺼 냈다.

손톱보다도 작은 크기의 자갈이 었다.

물론 진짜 자갈은 아니 었다.

자갈 모양의 초소형 카메 라와 녹음기 였다.

그는 제작진이 다시 구덩이에 방문했을 시 좋은 그림이 찍힐만한 위치를

머릿속으로 떠올리 며 심혈을 기울여 카메 라를 벽 곳곳에 박아넣었고, 혹시

영상이 찍히지 않을 것을 대비해 적당한 위치에 자갈모양녹음기를 뿌렸다.

그리고 혹여 위화감을 느끼지 않도록 흙을 그 위에 뿌림으로써 흔한 자갈로

위장했다.

'완벽하군.,

그렇게 작업을 마친 이 제순은 만족스러운 미소를 지 으며 사다리를 타고

위에 올라갔고,그가왔다는 것을 들키지 않기 위해 감쪽같이 원상복구를 했

다. 그리 고 GPS를 이용해 구덩 이의 위 치 를 파악한 뒤 , 그대로 몸을 돌려서

하산하기 시작했다.

돌아가는 것은 어렵지 않았다.

어떤 경로로 돌아다녔는지 기록이 있었으니 그것을 역으로되짚으며 돌아

가면 그만이었으니까.

그렇게 이제순은 무사히 목적을 마치고 차로 돌아올 수 있었다.

구덩 이의 위 치를 알아냈고, 사진을 찍 었으며, 그 안에 카메 라와 녹음기 까

지 설치할 수 있었다.

완벽했다.

■반드시 그곳으로온다. 제작진이 되었던, 군인이 되었건, 그것도 아니면

뭐 다른 사람이 되 었건…그곳에 반드시 누가 온다.,

이제순은 카메라가 설치된 것도 모르고 돌아와서 이것저것 이야기할 제

작진을 떠올리며 히죽 웃었다.

그의 웃음은 자신이 깔아놓은 덫에 걸릴 사냥감을 상상하며 짓는 사냥꾼

의 웃음과매우 흡사했다.

■증거, 증거가 필요해….,

지금 이 사안을 기사로 쓰기 에는 부족한 점 이 많았다.

증거도 없고, 자세한 내용도 알기 힘들었으며, 제보자조차 없었다.

'연예부에 있을 때는 그런 거 없어도 됐는데 ….,

물론 저것들이 없다고 기사로 쓰지 못하는 건 아니 다.

그가 연예부에 있을 적에는 찌라시 만 가지고 기사를 쓰는 기자들도 많았

고, 찌라시 정도가 아니라 그냥누군가의 입에서 흘러나온 소문을 사용해서

소설 비슷하게 써서 기사를쓰는 사람도 있었다.

사실 여부?

맞으면 좋고 아니 면 그만이 다.

중요한 것은 조회 수였고, 관심 이 었다.

하지 만 사회 부로 오니 이 런 공기 가 달라졌다.

최 소한의 물증이 나 상황 증거 가 없다면 0K를 하지 않았다.

그이유는 뭐…간단했다.

만만치 가 않았기 때문이 었다.

연예부에 있을 적에는 그냥 연예인과 관련된 기사를 쓰면 그만이었다.

연예인은 그저 사람들에게 인기를 끌되 단지 그뿐인 존재였다.

인기가무섭지 않냐고?

무섭다.

왜 무섭지 않겠는가.

하지만그 인기라는 것이 꼭 연예인에게 유리하게 작용하는 것만은 아니

었다.

세 상에는 높이 있는 사람을 동경하는 사람보다는 높이 있는 사람을 끌

어내려서 시궁창에 처박으려고 하는 사람이 훨씬 많았다. 언제든 물어뜯을

기회가 생기면 거침없이 달려들어서 온갖 폭언을 날릴 사람들이 넘쳐났고,

이러한 안티들은 팬들보다도 더 활동적 이고, 공격적 이고, 조직적으로 움직

인다.

그렇기에 연예부의 기자들은 항상 잠재적 아군이 함께하고 있었다.

진위 가 확인되 지 않은 단순한 뜬소문이라고 할지라도, 그것을 신나게 물

고 뜯고 씹고 맛보고 즐기며 기자와 함께 욕을 해줄 아군이 말이다. 그들은

욕을 할 때는 기자의 아군이 되며, 기사가 틀렸다고 알려졌을 때에는 '대중,

이라는 이름의 훌륭한 방패 가 된다.

그렇기에 연예부에서 기사를 올릴 때는 어지간한 톱스타가 아닌 이상은

기사에 대한 리스크를크게 지지 않았다.

하지 만 사회 부는 달랐다.

사람들에게 많이 알려진 사람을 쓰는 것은 비슷하지만, 그 결이 완전히 달

랐다.

단순히 사람들의 인기로 먹고사는 직업이 아니라, 실질적으로 권력을 휘

두르는 사람들. 소위 ■사회지도층,이라고 불리는 사람들이었으니까 말이다.

정치인, 교수, 의사, 재벌, 기업인, 정부….

금력이면 금력, 인맥이면 인맥,권력이면 권력.

스스로가 힘을 가지고 있으며, 여차하면 그 힘을 휘두를 수 있는 존재라는

이야기다.

이런 이들을 뜬소문만으로 공격한다?

그러면 연예인을 공격할 때와는 비교도 되지 않는 리스크를 짊어져야만

한다.

그렇다면 그 리턴이 라도 좋은가?

그것도 아니다.

십중팔구는 연예인을 대상으로 기사를 썼을 때와는 비교도 되지 않을 정

도로 작은 반향을 불러오는 데 그친다.

그렇기에 사회부에서는 기사를 내기 전 철저하게 각을 잰다.

이 기사를 냈을 때 후환이 두렵지 않은지를 철저하게 체크하고, 감당할 수

있을 때에만그것을 낸다.

일종의 리스크 관리였다.

이 게 나쁜가 하면 그건 아니 었다.

바위 에 박치 기하는 멍청 이같은 행동을 막아주는 행동이 었으니까.

멍청하게 들이댔다가 험한 꼴을 보는 것을 미리 방지해주는 행위인데 이

걸 어찌 나쁘다고 할 수 있겠는가?

하지만이게 기자의 올바른 태도냐하면…그건 좀 애매했다.

말이 리 스크 관리 지 , 권 력 에 굴복하는 것과 비 슷한 행태 였으니 까.

■뭐 그건 알바아니긴 한데….,

물론 이제순은그런 건 별로 관심이 없었다.

애초에 그가 원하는 것은 올바른 기자니, 깨끗한 기자니 하는 뜬구름 잡는

이 야기 가 아니 라 높은 자리 와 명 성 이 었으니 까 말이 다.

특종을 계속해서 터뜨려서 사람들의 머릿속에 이제순 석 자를 박아넣고,

기자 하면 이제순이라는 공식을 만들 정도로 유명해지고 싶은 욕망뿐이 었으

니까!

그렇기에 그는 증거가 필요했다.

누가 보더라도 부정하지 못할 확실한 증거가 말이다!

■이 건은 무조건 내가 먹는다. 무조건, 무조건 내가 먹는다. 내가 정보를 알

아내고 취재한 거니까 이건 내가 무조건 먹어야해 ….,

이제순이 보기에 이 건은너무 커다랬다.

전국의 산에 괴물이 출몰한 소동에 천황이 연관되 어있다?

이건 무조건 정부가 나설 사안이 었다.

그러니 그가 기사를 아무리 기막히게 써서 올려도 무조건 퇴짜를 맞게 되

리라.

기자를 할 정도의 머리통이 있다면 그 뒤에 있을 후환을 걱정하지 않을 수

가 없을 테니까 말이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이 특종을 포기해야 한다?

그럴 수 없었다.

절대로, 절대로 그럴 수 없었다.

어떻게 해서 얻은 정보인데 이걸 포기한단 말인가?

끔찍한 공포 속에서도 꾸역꾸역 의식을 행해서 얻어낸 주물에서 얻은 정

보다.

그의 노력으로 얻은 정보이며, 그의 보물로 알아낸 특종이었단 말이다!

절대로 포기할 수 없었다.

후환?

외교마찰?

전운?

그게 무슨 상관인가?

그가 감당해 야 하는 일도 아닌데!

중요한 것은 오직 하나.

지금 이 건은 특종이 며, 이 걸 그의 이름을 달고 기 사로 써 보내 면 그의 이

름이 대한민국…. 아니, 대한민국을 수준을 넘어서, 세계적으로 유명해질 것

이라는 사실이다.

'그러니까, 증거가 나오면 그대로 인터넷에 풀어버린다. 어차피 일이 이렇

게 된 거 그냥 기사로써버리자는 말이 나오게 말이야….,

-4- -4- -4-

으뵫으

1 1 1 •

이 제순의 눈이 호선을 그렸다.

그 눈은 분명히 욕망으로 번들거리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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