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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술사는 초월을 원한다-218화 (218/526)

볽 218 화〉꿀을 들고 한국으로

"흠.’,

진성은 나는 모르겠다며 당당하게 말하는 이 아린을 보았다.

"몇 마리 이미 잡아먹었느냐?"

"아닌데?’,

그녀의 태도는 당당했다.

"내가 얼마나 여리고, 어? 내가 얼마나소녀 같은 사람인데 말이야. 저런

귀여운 애들을 막 잡아먹고 그러겠어? 오라비 나를 그런 사람으로 본 거야?

응?’,

"흠.’,

"나를그런 사람으로 본 거냐고!’,

진성은 당당하게 가슴을 쭉 내밀며 나는 잘못이 없다, 나는 결백하다고 주

장하는 이 아린을 바라보았다.

"러시아에서 이 악마같은 짐승을빨리 해치우라고했던 것 같은데.’,

"모르겠는데?’,

그는 과거에 있었던 논란이 될 법한 이아린의 발언을 꺼 냈지만, 이아린은

그 논란을 무적의 카드로 회피했다.

"나는 모르겠는데 껬 몰라. 기억이 안 나."

치트키.

모른다.

기억이 나지 않는다.

나는 모르는 일이 다.

그녀는 무적의 세 문장을 사용해 진성의 공격을 회피했다.

유능제 강(柔能制剛)의 극의 를 깨달은 유술의 고수라도 되 는 것처 럼 말

이다.

하지 만 무적의 회 피 기술은 없는 법.

그녀의 치트키 같은 논리를 깨트려버릴 존재 가 나타났다.

"소녀 아니야."

"아이 씨, 깜짝이야!"

배 째라는 듯 진성에게 당당하게 몸을 내밀고 있는 이아린의 옆에 또 다른

사람이 나타난 것이다.

이아린의 자매, 이세린이었다.

투웅-!

이세 린은 유령 이 나타난 것처럼 갑작스럽게 그 자리 에 모습을 드러내 었

다.

어둠에서 조립되어 나타난 것처럼 튀어나왔으며, 공간을 뒤바꿔서 그 자

리에 나타나기라도 한 것처럼 갑작스레 인기척을 내며 이아린의 옆에 자리

잡았다. 그리고 이러한 신출귀몰한 이세린의 등장은 이 아린을 깜짝 놀라게

하기에 충분했다.

특히 나 짐승이 나 다름없는 예 리한 감각을 지 니고 있었던 이 아린이 었기 에 ,

저렇게 갑자기 창조되기라도한것처럼 나타난 이세린의 등장에 더 놀랄수

밖에 없었으리라.

이 아린은 오이를 보고 깜짝 놀라 튀 어 오르는 고양이 처 럼 제 자리 에 서 펄

쩍 뛰 어올랐고, 중력을 반쯤 무시하기라도 한 듯 공중에 붕 떠서 수영장의

옆까지 이동했다. 그리곤 미끄러운 바닥에서 용케 중심을 잡고는 간 떨어질

뻔했다는 듯 자신의 가슴께를 손으로 눌렀다. 그리곤 항의 라도 하듯 크게

소리 질렀다.

"야! 인기척 내고 다니랬지 !’,

하지 만 빼액 소리를 치는 이 아린의 항의 가 지하 공간에 울려 퍼졌지 만 이

세린은 눈 하나 깜짝하지 않았다. 도리 어 오밤중에 왜 시끄럽 게 소리를 치냐

는 듯 책 망하는 듯한 시선을 보냈으며, 세 상에 서 가장 하찮은 것을 보기 라도

한 것처럼 한심하다는 듯 그녀를 위 아래로 훑어보기까지 했다.

그러자 이 아린은 발끈하며 손을 수영장 안에 집 어넣어 물을 약간 뜨고는

보법을 사용해 순식간에 이세린에게 다가갔다. 그리곤 이세린이 반응할 수

없을 정도로 빠르게 움직여 그녀의 등 뒤를 점하고 그녀의 잠옷 목 부분을 검

지로 잡아당겨 공간을 만들어내 었다.

그리고 그렇게 만들어진 구멍 사이로 자신이 떠온 물을 집 어넣었다.

"꺅기"

당연히 방심하고 있다가등에 물세례를 맞게 된 이세린은 펄쩍 뛰었다.

그녀는 등에 흐르는 물을 내리겠다는 듯 제자리에서 통통 튀었고, 다행히

도 그녀가 입고 있던 잠옷은 치마였기에 물을 빼는 것은 쉬웠다. 하지만 물을

빼는 것에 성공했다고 한들 등 뒤의 물기가 사라지진 않는 법.

그녀는 축축해진 자신의 등, 그리고 물기를 머금어 젖어버린 잠옷의 등 부

분의 감촉에 기분이 나쁘다는 듯 이아린을 노려보았다.

"뭐.’,

이아린은 그런 자기 자매의 시선에 뭐가 문제냐는 듯 적반하장으로 나왔

다.

아니, 그뿐만 아니라 자신은 정의로운 일을 행했다는 생각에서 오는 뿌듯

함마저 그녀의 얼굴에 서려 있었다.

이세린이 욱해서 욕을 할 정도로 성질을 북돋는 표정이었다.

"멍청한이아린.’,

"아닌데? 멍청한건 넌데?’,

"아니. 멍청해.’,

"응, 아니죠? 인기척 내고 다니라고 몇 번이나 말했는데 그거 까먹은 사람

이야말로 멍청한 게 맞죠?’,

"아냐. 안 까먹었어. 무시한 거야.’,

"응,까먹었죠? 까먹었는데 이 악물고변명하죠? 머리가멍청해서 그변명

도 제대로된 게 아니죠?"

"아냐.’,

"애초에 무인은뇌도발달하는데 멍청하다고하는 게 말이 안되죠? 뇌 발

달한다는 것도 모르는 사람이 야말로 진짜 멍청하죠?’,

’’아니 라니 까E 그리고 뇌의 발달과 지혜로움은…달라. 너는 지혜가….’,

"응, 멍청한 사람 말 안들어.’,

그리고이세린의 욕을 시작으로 유치하기 짝이 없는 싸움이 시작되었다.

이세린은 부족한 어휘력을 사용해서 이아린에게 타격을 주고자 안간힘을

썼으며, 이아린은 어디서 배워왔는지 모르는 사람을 열받게 하는 방법을 사

용해 그녀의 약을 올렸다.

곧 이아린의 유치한데다가 묘하게 성질을 자극하는 말투에 이세린이 말

려들었고, 그것을 깨달은 이아린은 승기를 굳히겠다는 듯 '나는 팰 테니까 너

는 알아서 막던지 피하든지 해라.,라는 태도로 미친 듯이 그녀를 약을 올렸다

그렇게 이세린은 속절없이 말의 소나기에 얻어터졌고, 더 이상 견딜 수가

없는 것인지 치트키를 사용했다.

"오빠. 이아린, 이상한 거 배웠어요.’,

"야!"

고자질.

제삼자의 입장에서 자매들끼리 사이좋게 투덕거리고 있는 것을 가만히

보고 있던 진성을 끌어들인 것이다.

그녀는 이아린에 대한 분노 때문인지, 평소에 진성에게 보이던 미약한

어색 함도 보이 지 않은 채 그의 소매를 잡아당기 며 이 아린을 손가락으로 가

리 켰다.

"아샤랑놀러 다니면서 이상한 거 배웠어요.’,

"흠.’,

"아샤랑맨날놀러다니면서….’,

이세린은 자신이 겪었던 설움을 알아달라는 듯 입을 열어서 진성이 없는

동안 이 아린이 일으켰던 사건 績 사고를 말하려고 했고, 그것을 눈치챈 이 아린

은 신묘한 보법을 밟으며 그녀의 입을 막으려고 했다.

하지만 이아린의 그러한 입막음 시도를 예견하고 있었던 이세린은 계약자

로서의 힘을 사용해 몸을 바닥에 쑥 꺼뜨려 버렸고, 유사에 파묻혔다가 다시

솟아나는 사람처 럼 수영 장의 옆쪽에 서 솟아났다.

"사술이다, 사술!’,

"시끄러워….’,

이아린은 사기적인 이세린의 회피기술에 불평을 터뜨리며 발을 움직여 그

녀의 앞까지 다시 이동했고, 이세린은 이번에는 이동하지 않고 그녀의 손짓

을 허용했다.

이아린은 자기 손끝이 이세린에게 닿자 이겼다는 듯 환하게 웃었고, 학교

에서 배웠던 대로 손을 미끄러지듯이 움직여 관절을 잡고, 그대로 꺾어서 그

녀를 제압하려고 했으나….

투둑.

그 순간 이세린의 모습이 변했다.

음침하고 나른해 보였던 이세린의 형상은 붉은색의 실과 금으로 만들어

진 듯노랗게 빛나는 실로분해되었고, 이세린이 입고 있던 잠옷은 매미의 날

개처럼 투명한 레이스로 변했다. 그리고 그것들은 마치 그물이라도 되는

것처럼 이 아린의 몸에 감겼고, 거미줄이라도 되는 것처럼 끈끈하게 붙어 그

녀를 벽에 찰싹 달라붙게 했다.

"야! 이거 풀어!’,

이아린은 끈끈이에 잡혀버린 벌레가 바둥거리듯, 혹은 거미에게 잡힌 먹

이가 고치에서 벗어나려 발버둥을 치듯 빠져나오기 위해 안간힘을 썼다. 그

리고 그런 시도는 효과가 있어 실이 뜯어지고 레 이스가 잔뜩 늘어나며 찢어

지기도 했으나, 그 숫자가 만만치가 않아 빠져나오는 데는 시간이 걸릴 것 같

았다.

그렇게 주어진 얼마 안 되는 시 간을 이세 린은 아주 현명하고 효율적으로

이용했다.

"멍청한 이아린이 더 멍청해졌어요. 언니 토끼한테 홀려서 온갖 짓을 다 도

와주고 다녀요. 얼마 전에는 저택 옥상에 거대 얼음 조각상을 만들겠다고 빙

공을 익힌 친구를 집으로 데리고 왔는데, 얼음 만드는데 쓸 물이 필요하다

면서 간이 수영장물을 옥상에서 채워서 옥상이 무너져버렸어요."

"야!"

"게다가 러시아에서 곰이랑음료수 먹던 게 끝내줬다면서 불법 웅담채취

곰 농장에 쳐들어갔던 적도 있었어요. 경찰이 왔을 때 곰이랑 콜라 마시고 있

는 거 보고 얼마나 황당해했는지 몰라요.’,

"이세린!"

"게 다가 또 학교에 서 엘 라를 꼬셔 서 이 상한 짓 하기도 했어요. 석유는 진

짜 공룡 화석이 변한 거고, 플라스틱은 석유로 만들었으니까 플라스틱 공룡

은진짜 공룡이 아니냐면서…전시용거대 플라스틱 공룡 모형을 엘라한테

부탁해서 위치크래프트로 움직이게 만들고 싸우기도 했어요.’,

이세린은 이아린이 빠져나올그시간동안쉴 새 없이 고자질했다.

진성에게 가지고 있던 일말의 어색함도 모조리 버려버리고, 오직 자신의

혈연메 이트이 자 유전적으로 원수로 프로그래 밍 이 되 어 있는 저 짐승 같은

적의 실체를 오빠에게 알려서 타격을 주겠다는 일념만을 품은 채 말이다.

"그때 엘라꼬시는게 엄청났어요.우리 친구아니냐,특별한사이 아니냐.

내가 너를 얼마나특별하게 생각했는데 그러냐…. 얼마나느끼했는지 몰라

요. 여자꼬시는 호스트 같았어요. 게다가 엄청나게 끈질긴데다가 아샤까지

같이 합세해서 엘라는 얼마못버티고….’,

텁.

하지만 그 복수는 길게 이 어지지 않았다.

자신의 행적이 고자질 당하는 것을 견디지 못한 이아린이 온 힘을 다해서

봉인을 풀고 뛰쳐나와 이세린의 입을 막은 것이다.

"크흠, 오라비? 배고픈데 그만 이야기하고 선물이나 좀 만들어.’,

"읍! 읍!"

"저거 두 마리 구워줘! 알겠지?! 조금 있다가식당으로 갈게!"

이아린은 이세린의 입을 단단히 틀어막은 채 그녀를 들고 경공을 사용해

지하를 빠져 나갔다.

..

!.

.....

그리고 폭풍과도 같은 자매 싸움이 지 나간 뒤 지하 공간이 적막에 잠기 자

삐융?

폭풍을 피해 물속에 숨어있던 카피바라들이 하나둘 고개를 들고 진성을

바라보았다.

대체 무슨 일이 있었던 거냐고 묻는 듯한 얼굴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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