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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9. 이번엔 가볍게 끝나지 않을 거야 (69/136)


69. 이번엔 가볍게 끝나지 않을 거야
2022.06.27.


펑!

등 뒤로 들려오는 갑작스러운 큰소리에 레이나가 깜짝 놀라며 뒤돌았다.

색색의 화려한 불꽃들이 검은 하늘을 가득 메우고 있었다.

낡다 못해 허물어진 리베르탄의 건물 위로 터지는 불꽃들이 이질적으로 느껴졌다.

레이나의 곁에 있던 키네스가 아쉬운 목소리로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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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꽃놀이가 시작됐나 보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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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 그러네요.”

레이나는 요란한 폭죽을 바라보며 씁쓸한 미소를 지었다. 과거가 떠오른 탓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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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날도 그랬었지.’

동생이 사라졌던 그날도 아름다운 불꽃들이 검은 하늘을 수놓았었다.

그래서 레이나는 이 상황을 무시하고 지나칠 수 없었다. 델카인의 소식을 들은 메이아와 라크하의 심정이 누구보다 이해가 잘 됐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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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시 직접 확인을 해야 마음이 놓일 것 같아.’

무례를 무릅쓰고 황제에게 부탁했던 행동에 후회는 없었다.

폭죽을 바라보던 레이나의 시선이 곧 어느 한 곳에서 멈추었다.

사람 한 명이 겨우 들어갈 수 있을 정도로 좁은 길목에 누군가가 서 있었다.

언뜻 보면 리베르탄 주민으로 보였지만, 레이나는 그 사람에게서 시선을 떼지 못했다.

붉은색의 머리카락, 그리고…….

퍼펑-!

또 한 번의 불꽃이 터지자 벽에 기댄 채 숨을 몰아쉬고 있던 남자가 레이나를 바라보았다.

호박색의 눈동자와 레이나의 눈이 마주쳤다. 레이나는 일순 시간이 멈춘 듯한 기분이 들었다.

그때, 남자는 몸을 돌려 골목 안쪽으로 도망치듯 뛰어갔다.

레이나는 다소 초조한 기분으로 입술을 물었다. 처음 보는 남자였다. 저 남자가 낯설어야 마땅한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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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폐하, 무사히 아인티아의 기사와 함께 있는 공자를 발견했습니다.”

그 순간, 리베르탄을 정찰하고 온 호위기사의 보고에 레이나의 생각이 더 이어지진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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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폐하?”

키네스가 반응이 없자 호위기사는 다시 한번 그를 불렀다.

키네스는 대답 없이 복잡미묘한 눈으로 어느 한 곳을 빤히 바라보고 있었다. 마치 홀린 듯이 골목길의 남자를 바라본 자신처럼.

그리고 그 시선의 끝에는 서로 입을 맞추고 있는 메이아와 라크하가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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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데미안의 몸이 금방이라도 쓰러질 것처럼 휘청거렸다. 하지만 그는 계속해서 골목 안쪽으로 걸음을 옮겼다.

겨우 따돌린 아인티아의 기사들이 언제 자신을 따라잡을지 몰랐으니까.

더 이상 자신을 추격하는 자들이 없다는 걸 확인한 후에야 데미안은 그 자리에 주저앉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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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하하…….”

데미안의 입에서 허탈한 웃음이 흘러나왔다. 제 스스로가 우스웠다.

라크하가 한 말이 맞다면 데미안은 자신의 구원자를 구해줄 수 없었다.

그걸 깨닫자 데미안은 모든 걸 잃은 듯했다. 그들이 데미안의 희망이자, 그를 움직이게 했던 원동력이었으니까.

삶의 의미가 없어진 것과 다름없었다. 하지만 우습게도 데미안은 살기 위해 도망쳤다.

이제 무엇을 위해 살려고? 살아 봤자 의미가 있긴 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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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기의 흑마법도 풀지 못하는데…….”

정말 혼자가 되었는데. 데미안은 조소하며 눈을 질끈 감았다.

데미안, 네 몸을 줘. 불쌍한 데미안. 망자들이 속살거리는 목소리가 들려왔다. 금기의 흑마법을 쓰고 난 이후로 들려오는 속살거림이었다.

그분들을 구할 수만 있다면, 이런 속살거림도 두렵지 않았다. 하지만 처음으로 그들의 속살거림이 두렵게 느껴졌다.

데미안은 귀를 꽉 틀어막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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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꺼져, 다 꺼져.”

데미안, 데미안. 하지만 여전히 데미안의 귓가에서 그 음성들은 사라지지 않았다.

고요한 메아리처럼 맴도는 음성에 데미안이 벌벌 떨던 그때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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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미안, 오랜만이야.]

바로 옆에서 듣는 것 같은 선명한 음성이 그의 귀에 화살처럼 박혔다.

데미안은 느릿하게 눈을 뜨고 고개를 돌렸다. 그의 옆에서 검고 끈적거리는 덩어리가 꿀렁이고 있었다.

괴상하게 생긴 검은 덩어리를 보고도 데미안은 놀라지 않았다. 여태껏 봐왔던 것처럼 친숙하게 느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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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금기의 흑마법을 푸는 방법을 알려줄까?]

악마처럼 달콤한 속삭임이었다.

***

감정이 진정되고 나서야 나는 내가 얼마나 대담한 짓을 저질렀는지 깨달았다. 열이라도 나는 것처럼 얼굴이 뜨거웠다.

하지만 나는 마차에 타자마자 목에 붕대를 감고 있는 델카인을 보자마자 사라지고 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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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짝 베인 거라서 걱정할 필요는…… 혀, 형수님?”

나는 델카인의 말을 끝까지 듣지도 않고 끌어안았다.

도무지 아무렇지 않게 행동하는 델카인의 모습을 지켜보고 있을 수만 없었다. 성인이었어도 두렵고 무서웠을 상황이었으니까.

델카인이 조금이라도 그 나이의 아이답게 굴었으면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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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델카인, 이럴 때는 아프다고 하는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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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니야, 형수님. 정말 괜찮아. 형이랑 형수님이 가장 먼저 달려와 줄 거라고 믿고 있었는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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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도 무서웠지?”

델카인의 어깨가 흠칫 떨렸다. 나는 델카인의 등을 토닥이며 작게 속삭였다. 감정을 숨기지 않고 드러내도 된다고. 얼마든지 어리광을 부려도 된다고.

결국, 델카인은 내 품에서 울음을 터트렸다. 많이 참고 있었던 걸까. 델카인은 한참 동안 내 품에서 울었다.

공작저에 거의 도착했을 때 즈음, 델카인은 퉁퉁 부은 눈으로 내 품에서 떨어져 나왔다.

한결 후련해 보이면서도 부끄러운지 델카인은 고개를 푹 숙였다.

그리고 마차에서 내리자 가장 먼저 뛰어온 사람은 아이샤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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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델카인!”

아이샤는 몸을 던져 델카인을 와락 안았다. 그러고는 델카인의 얼굴을 감싸 쥐더니 기함할 듯 놀라며 소리를 질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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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 어떤 놈이 네 눈을 이렇게 만든 거야!”

내가 움찔하며 끙, 하는 소리를 내자 그런 나를 보며 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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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그러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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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뭔가…… 찔려서요.”

내 대답에 라크하가 살짝 웃었다. 나는 눈을 가늘게 뜬 채 라크하를 노려다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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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게 웃겨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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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언제 웃었다고 그러지?”

라크하는 입술에 침도 바르지 않고 천연덕스럽게 거짓말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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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도 웃고……!”

욱해서 따지려는데 라크하의 붉은 입술이 눈에 들어왔다.

나도 모르게 입을 맞췄던 그 순간이 떠오르며 얼굴에 열이 올랐다. 다행히 때마침 아이샤가 버럭 화를 내 자연스럽게 쌍둥이들에게로 시선이 돌아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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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눈이 어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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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 눈도 완전 붕어 같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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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니야! 어딜 봐서 붕어 같다는 거야!”

아이샤가 언제 델카인을 걱정했냐는 듯 팔짝팔짝 뛰며 버럭 화를 냈다.

그리고 델카인은 그런 아이샤의 모습을 바라보며 웃음을 터트렸다.

아아, 드디어 집에 돌아왔구나.

내가 그토록 바랐던 아이들의 모습들을 보고 있자니 마음이 편안해지며 입가에 절로 미소가 지어졌다.

***

잠자리에 들 준비를 마친 나는 침대에 벌러덩 누웠다. 물끄러미 천장을 바라보고 있자니 오늘 있었던 일들이 머릿속에서 빠르게 스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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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너무 많은 일이 있었지.’

쌍둥이들의 납치극을 계획한 주범은 데미안이었다고 한다. 하지만 데미안이 연막탄을 사용해서 도망간 탓에 아인티아의 기사들이 추적 중이라고.

라크하는 당분간은 잠잠할 테니 내게 신경 쓰지 않아도 된다고 했으나 그럴 수 있을 리가 없었다.

무려 쌍둥이들을 건드린 주범이다. 그리고 그놈 때문에 리베르탄이라는 이상한 곳까지 가서 녹스와도 마주치지 않았던가.

녹스를 떠올리자 아직도 몸서리가 쳐지며 한기가 들었다. 불꽃놀이를 하는 날이 아니었다면 꼼짝없이 당했을 테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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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끔찍했지…….”

덕분에 깨달았다. 원작대로 흘러가지 않더라도 내가 언제 죽을지 모르는 운명이라는 걸.

그러니 숨어들고 도망치는 것만이 답이 아니라는 거지. 게다가 당장 도망칠 수 있는 상황도 아니었다.

나는 주먹을 꽉 쥐며 천장을 향해 뻗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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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 이 빌어먹을 운명아, 어디 한번 덤벼보라지.”

내가 신까지 구워삶아 운명을 바꾼 사람이라고!

심지어 라크하라는 든든한 흑막…… 음, 흑막은 아닌가, 뭐라고 해야 좋을까. 인맥? 그것도 아니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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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뭐 하는 거지?”

갑자기 들려오는 목소리에 나는 화들짝 놀라며 몸을 벌떡 일으켰다.

라크하가 한쪽 눈썹을 치켜든 채 나를 가만히 지켜보고 있었다.

제길. 어디서부터 보고 들은 거야. 너무 의지에 불탄 나머지 부끄러운 독백을 해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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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흠흠, 왔어요?”

나는 헛기침을 하며 화제를 돌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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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일이 꽤 충격적이었던 모양이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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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그렇죠…….”

내가 한 말과 행동을 전부 들은 거야?

수치스럽다……. 내 치부를 들킨 것 같은 기분에 나는 고개를 푹 떨구었다.

대화가 끊기자 숨 막히는 침묵이 흐르며 어색한 분위기가 맴돌았다.

내 곁에 라크하가 앉았는지 침대가 아래로 살짝 움직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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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 의미에서 심각한 얘기는 다음으로 미루는 게 좋겠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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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얘기를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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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로 하기엔 복잡한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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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

나는 힐끗 라크하를 올려다보았다. 계속 나를 빤히 바라보고 있었던 건지 단번에 눈이 마주쳤다.

내 눈을 바라보던 그의 시선이 조금씩 아래로 떨어졌다. 눈에서 콧등으로, 붉어진 내 뺨에 잠시 머물렀다가 마침내 입술로 향했다.

그 순간, 잠시 잊고 있었던 감각이 다시 고스란히 되살아났다. 달콤한 푸딩처럼 부드럽고 달콤하던 그 감촉이.

가볍게 내 턱을 잡은 라크하가 엄지손가락으로 느릿하게 내 입술을 훑었다. 자신이 지나간 자리를 각인시키듯이.

낯선 감각에 흠칫하며 몸을 떨자 라크하가 내 손을 움켜잡아 자신의 어깨를 붙들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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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엔 가볍게 끝나지 않을 거야.”

관능적이고 눅눅한 목소리가 귓가에 스며들었다. 그와 거리가 점차 가까워지며 물씬 풍기는 체향에 취해버릴 것만 같던 그때였다.

똑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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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니…….”

문을 두드리는 노크소리와 함께 들려오는 아이샤의 목소리에 나는 갓 잡은 활어처럼 펄쩍 튀어 올랐다.

순간, 옆에 있던 라크하의 표정이 험악해지는 건 덤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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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아이샤가 왔나 봐요.”

나는 성큼성큼 걸어가 문을 벌컥 열었다. 뜻밖에도 문 앞에는 델카인도 함께 있었다.

내가 놀란 눈으로 바라보자 델카인이 목덜미를 매만지며 작게 중얼거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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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이 잘 안 와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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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오늘 언니랑 같이 자면 안 돼?”

베개를 든 아이샤가 델카인과 팔짱을 끼더니 반짝반짝한 눈빛을 보냈다.

으으…… 이러면 내가 거절할 수가 없잖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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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 같이 자자.”

결국 아이샤의 애처로운 눈빛에 굴복한 나는 쌍둥이들이 들어올 수 있도록 비켜섰다.

아이샤가 활짝 웃더니 델카인을 데리고 와다다 안으로 들어왔다.

그러다 침대에 앉아 있는 라크하를 발견하곤 슬쩍 나를 흘겨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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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맞다, 아이샤는 내가 밤마다 라크하랑 자는 걸 모르고 있지?’

이렇게 된 이상, 입막음 작전이다. 아이샤와 델카인의 손을 각각 붙든 나는 아이들을 침대로 끌어들인 후 철퍼덕 누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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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 오늘은 처음으로 다 같이 자는 날이겠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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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니! 오빠랑은 매번…….”

아이샤가 금방이라도 따지고 들 것처럼 굴었으나 나는 말없이 이불을 들어 아이샤의 몸 위로 덮어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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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아이샤랑 같이 누워 있으니까 너무 좋은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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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흐, 흥. 당연히 그렇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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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델카인도 많이 피곤하지? 얼른 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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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응, 형수님도 잘 자.”

쌍둥이들을 얌전히 눕힌 후에야 나는 라크하에게 얼른 누우라는 눈짓을 주었다.

그러자 라크하가 한숨처럼 웃더니 내 옆에 누웠다.

네 사람이 누워서 자기에 좁은 침대였지만, 어떤 날보다 기분 좋고, 편안하게 잠든 것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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