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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3. 사랑하기라도 하는 건가? (53/136)


53. 사랑하기라도 하는 건가?
2022.05.02.


레이나는 휴게실 앞에서 아이샤를 건네준 후에야 인사를 하고 떠나갔다.

나는 휴게실에 있는 소파에 아이샤를 내려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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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나저나 그 시종…… 조금 이상했는데.’

술에라도 취한 것처럼 비틀거리던 모습이 머릿속에서 떠나지 않았다.

곰곰이 그 시종에 대해 생각하고 있는데 델카인이 내게 말을 걸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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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수님, 그런데 형은 어디 갔을까.”

아, 그렇지. 정신이 없는 나머지 라크하를 찾아야 한다는 걸 잊고 있었다.

라크하는 우리가 휴게실에 있는지 모를 테니 가만히 기다리고 있을 수만은 없는 노릇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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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작님을 찾고 올 때까지 절대 움직이지 말고 여기서 쉬고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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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응, 형수님 나만 믿어. 어차피 아이샤도 잠들어 있으니까 여기에 가만히 있을게.”

휴게실을 나서는 나에게 델카인이 생긋 웃는 얼굴로 손을 흔들었다.

문이 닫히고 넓은 복도를 바라보자 한숨이 터져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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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곤해.’

괜히 몸이 이곳저곳 다 쑤시는 기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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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크하는 대체 어디로 간 거야…….”

원작 속에서도 탄신 연회 때 등장하지 않더니 예상대로였다.

휴게실에 오기 전까지 연회장에 없었으니 다른 곳을 뒤져봐야겠지?

나는 연회장 대신 페르타 궁 곳곳을 돌아다녔다.

하지만 궁 내부에서는 라크하의 그림자도 찾을 수 없어서 야외 정원으로 나오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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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에도 없으면 그냥 다시 연회장으로 돌아가자.'

어쩌면 길이 엇갈린 걸 수도 있었다. 나는 여기가 라크하가 있을 만한 마지막 장소라고 생각하며 정원을 샅샅이 둘러보았다.

그러다 풀숲 너머에 쓰러져 있는 붉은 머리의 남자를 발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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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이런 곳에 사람이…….’

차마 쓰러져 있는 사람을 그냥 두고 지나칠 수는 없었다. 지금껏 쓰러진 사람을 도와야 한다는 주입식 교육을 받아온 결과였다.

조심스레 다가간 나는 가볍게 남자의 어깨를 두드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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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기, 괜찮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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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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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기요.”

숨은 쉬고 있는데……. 나는 한 번 더 낯선 남자를 부르며 어깨를 두드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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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에도 안 일어나면 그냥 사람을 불러야겠다.’

딱 그 생각을 하기 무섭게 남자의 눈꺼풀이 파르르 떨리더니 호박색의 눈동자가 드러났다.

다행이다. 나는 안도하며 남자를 향해 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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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디 아프신 거예요? 사람이라도 불러드릴까요?”

창백한 얼굴에 눈 밑이 얼핏 거무튀튀한 게 어딘가 안 좋아 보이긴 했다.

깜빡, 깜빡. 눈을 몇 번 깜빡이던 남자가 입술을 느릿하게 달싹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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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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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사람이 대체 뭐라는 거야. 아이샤에 이어 두 번째로 듣는 어처구니없는 말이었다.

나는 빠르게 눈앞의 남자에 대해 정의 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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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친 사람.’

자고로 미친 사람은 피하는 게 정석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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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괜찮으시다고요? 혹시나 했는데 다행이네요. 그럼 저는 이만!”

어색하게 웃은 나는 능청스레 말한 뒤 도망치듯 그 자리를 벗어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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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붉은 머리 남자, 데미안이 완전히 정신을 차렸을 땐 이미 메이아는 사라진 후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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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게 어떻게 된 일이지?’

데미안은 곰곰이 오늘 있었던 일을 돌이켜 보았다.

마력 증폭석으로 라크하와 협상을 해 보려고 했다.

하지만 라크하가 무방비 상태라고 방심해 등 뒤를 보였던 게 화근이었다.

엄청난 기세로 몸을 일으켜 세운 라크하가 자신에게 일격을 날릴 줄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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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 죽은 게 신기한 건가.’

아니, 못 죽인 거려나. 그 몸 상태로 당연히 흑마법은 못 쓸 테고, 기절도 겨우 시켰을 것이었다.

데미안은 욱신거리는 뒤통수를 만지작거렸다.

머릿속에서 울리기 시작하는 망자들의 목소리에 마침 정신이 들던 참이었다.

그런데 어느 순간 모든 게 맑아지는 듯한 기분이 들었다.

그리고 어떤 여자의 목소리가 어렴풋이 들려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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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기, 괜찮으세요?

 
처음에는 환청인 줄 알았다. 하지만 뒤이어 들려오는 목소리에 데미안은 현실임을 자각했다.

눈을 뜬 순간 마주했던 걱정 어린 눈빛과 말투.

여태껏 데미안을 그런 눈으로 보면서 말해줬던 사람은 없었다.

게다가 이상하게도 금기의 흑마법을 썼고, 해가 졌는데도 정신이 멀쩡했다.

데미안은 메이아가 건드렸던 제 어깨 부근에 손을 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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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뭐지, 이 느낌은?”

 

***

‘천사’라는 소리가 아직도 귓가에 떠나가지 않아 소름이 오소소 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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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마터면 미친놈이랑 제대로 꼬일 뻔했네.”

나는 두 팔을 매만지며 빠르게 연회장으로 걸음을 옮겼다.

그렇게 연회장 앞에 도착했을 때였다. 얼핏 보이는 붉은 머리에 나는 흠칫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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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미르 님! 기다리고 있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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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이나 님?”

나는 그제야 굳어 있던 몸을 풀며 레이나에게 가까이 다가갔다.

레이나가 내 팔을 덥석 휘어감더니 연회장으로 이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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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러고 있을 때가 아니에요, 이제 해가 졌으니 연회의 꽃인 무도회가 시작할 거예요!”

레이나와 함께 연회장에서 들어가자 공교로운 타이밍에 키네스가 황좌에서 일어났다.

그러든 말든 나는 라크하를 찾느라 주변을 둘러보기 바빴다.

그러자 레이나가 나에게 작은 목소리로 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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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이아 님? 찾으시는 분이라도 있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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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혹시 아인티아 공작님을 보셨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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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으음, 아인티아 공작님이시라면 몇 분 전에 연회장을 둘러보더니 나가셨어요.”

또 길이 엇갈리다니. 이번에야말로 찾을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는데 낭패였다.

그렇다고 연회장에서 가만히 기다리고 있을 수는 없었다.

이제 첫 춤을 출 상대를 고르려는 건지 키네스가 홀로 내려와 있었다.

원작대로 흘러간다면 키네스가 레이나와 첫 춤을 추겠지만, 혹시 모르는 일이었다.

나는 우리 쪽을 향해 걸어오는 키네스를 흘겨보며 레이나에게 속닥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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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저는 공작님을 찾으러 돌아온 거였어서, 가볼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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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아…… 그렇군요. 네, 알겠어요.”

레이나가 시무룩한 얼굴로 나를 놓아주었다.

레이나에게 인사하며 다시 자리를 옮기려던 그때였다.

그대로 보내줄 줄 알았던 레이나가 작게 탄성을 터트리더니 내 숄을 붙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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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이아 님, 잠시만요!”

내가 빠르게 앞으로 걸어가던 차라 숄이 벗겨졌다.

당황한 나는 뒤를 돌아보았다. 하지만 내가 마주한 건 레이나가 아니었다.

무언가가 잘못됐다. 그걸 느꼈을 때는 이미 늦은 후였다.

이미 키네스가 내 앞에 서 있었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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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폐, 폐하?”

키네스 너머로 보이는 레이나는 제 일처럼 얼굴을 붉히며 좋아하고 있었다.

그러더니 나를 향해 한쪽 눈을 찡긋하며 입 모양으로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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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숄은 제가 나중에 드릴게요!’

아니야, 그게 아니라고. 키네스와 첫 춤을 춰야하는 건 레이나, 너란 말이야.

하지만 현실은 원작과 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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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의 딸, 메이아 양. 부디 내게 그대와 첫 춤을 출 수 있는 영광을 주겠나?”

허리를 살짝 굽힌 키네스가 하얀 장갑을 낀 커다란 손을 내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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졸지에 내 정체까지 밝혀지며 홀 분위기가 더욱 술렁였다.

나는 충격에 휩싸였다. 이게 이렇게 된다고?

그렇다고 내게 키네스의 춤을 거절할 권한은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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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제의 첫 춤을 거절할 땐, 약속한 파트너가 곁에 있을 때뿐이니까.’

결국, 나는 마지못해 키네스의 손을 맞잡았다. 내 손을 그러잡은 키네스는 나를 홀 중앙으로 이끌었다.

그러자 악단은 기다렸다는 듯이 무도회의 첫 번째 춤곡을 연주했다.

키네스는 자연스럽게 내 허리를 감싸 안더니 능숙하게 리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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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수인 척 확 발이나 밟아버릴까.’

문득 그런 충동이 들었다. 하지만 보는 눈이 많은지라 가까스로 참고 선율에 따라 배운 대로 몸을 움직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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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사이에 춤을 배웠나 보군. 거의 한평생 신전에서 지내왔다고 들어서 걱정했는데 말이야.”

키네스의 말에 시롬과 함께 고생하며 춤을 배웠던 게 떠올랐다.

내가 라크하의 약혼자라는 인식을 심어주려고 배웠던 춤이었다. 분명 키네스도 그 사실을 알고 있을 것이다.

그런데 저렇게 능청스레 말을 하니 속이 바짝 탔다.

이대로 가만히 있을 순 없지. 발을 밟으면 티가 나겠지만 대화 소리는 아무도 듣지 못할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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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크하에게 배웠어요. 애초에 제 파트너는 그이니까요.”

사실 시롬에게 배웠으나 약간의 거짓말을 했다. 친근해 보이도록 ‘라크하’라고 부르면서까지 말이다.

나름 효과가 있었는지 키네스가 눈썹을 꿈틀거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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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크하라…… 공작이 그리 부르라고 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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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 공작님은 딱딱하니 다정하게 이름을 불러달라고 하시더군요.”

한번 거짓말을 하고 나니 그다음은 어렵지 않았다.

맞잡고 있는 키네스의 손에 살짝 힘이 들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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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작이 잘해주긴 하는지 궁금하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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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 잘해줘요. 매일 행복해서 웃음이 날 정도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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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 공작이?”

키네스가 헛웃음을 터트렸다. 물론 내가 생각해 봐도 오버스럽고 허무맹랑한 말이긴 했다.

그래도 나는 최대한 얼굴에 철판을 깔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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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믿기시지 않겠지만 저에게만큼은 재밌고 다정하신 분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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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작을 사랑하기라도 하는 건가?”

하지만 그 질문을 듣는 순간 표정관리가 되지 않았다.

그냥 방금 전까지 그래왔듯 당당히 네, 라고 말하며 넘기면 되는 일이었는데.

나는 늦게나마 부드럽게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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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 물론이죠.”

다행히 키네스가 더 추궁하기 전에 턴을 하는 구간이 찾아왔다. 춤곡이 끝나가고 있었다.

타이밍에 맞춰 턴을 하던 내가 그렇게 찾아도 발견하지 못했던 라크하를 본 건 우연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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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크하가 왜 저 여자랑 같이 있는 거지?’

라크하는 일전에 혼담이 오고 갔다던 샤론과 함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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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는 당황해서 발을 헛디디고 말았다.

다행히 키네스가 빠르게 나를 잡아당기며 넘어지는 불상사는 면했으나 심장이 쿵쿵 뛰었다.

나도 모르게 다시금 시선이 라크하를 봤던 쪽으로 돌아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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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이아 양.”

내 귓전에 내려앉은 부드럽고 나지막한 목소리에 정신이 들었다.

어느새 춤곡은 끝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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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까지 춤을 추는 파트너에게 집중해줬으면 좋았을 텐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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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나는 내가 저지른 무례한 행동에 대해 서둘러 사과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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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죄송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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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죄송하다면 조만간 식사나 한번 같이했으면 좋겠군.”

키네스가 입매를 당겨 웃더니 내 손등 위로 가볍게 키스한 뒤 나를 놓아주었다.

나는 그에게 무릎을 살짝 굽혀 인사를 한 뒤 뒤돌았다. 그러면서 멀리 있는 라크하와 눈이 마주쳤다.

그때 누군가가 내 드레스를 살짝 잡아당겼다.

고개를 내리자 울상을 짓고 있는 델카인이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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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수님, 빨리 휴게실로 가 봐야 할 것 같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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